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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고루주의 끄적임

李觀命의 高速昇進

耽古樓主 2025. 4. 28. 04:59

觀命昇進(관명승진)

 

문헌:

 

국조인물지(國朝人物志)

 

 유래

 

조선 숙종 때 당하관 벼슬에 있던 李觀命(1661~1733)이 어명으로 영남에 내려가 백성의 실태를 살피고 돌아왔다.
  “수의어사 이관명 알현이오.”
  옥좌에 정좌한 숙종은 용안에 희색이 만연하여 그를 맞았다.
  “얼마나 객고가 많았는가? 그래, 백성들을 직접 살펴본 소회는 어떠한고?”
  “상감마마께서 정사를 바르게 펴신 덕택에 지방 관리들도 모두 백성들을 잘 보살펴 주고 있었습니다. 다만 통영에 있는 섬 하나가 후궁의 땅으로 되어 있사온데, 그곳 백성들에게 부과하는 공물이 너무 많아 원성이 자자하였기로 감히 아뢰옵니다.”
  숙종은 후궁의 땅이라는 데 크게 노하였다.
  “과인이 조그만 섬 하나를 후궁에게 주었기로서니 그것을 탓하여 감히 나를 비방하다니……!”
  숙종이 곁에 있던 철여의를 들어 책상을 내리치니 책상이 박살났다. 갑자기 궐내의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그러나 관명은 조금도 굽히지 않고 목소리를 가다듬어 아뢰었다.
  “소신이 예전에 경연에 참여하올 때에는 전하께서 이러지 않으셨사옵니다. 그런데 소신이 외지에 나가 있던 동안에 전하의 성정이 이처럼 과격해지셨으니 이는 전하께 올바르게 간쟁하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오니 모든 신하들을 파직시키옵소서.”
  그는 서슴지 않고 자기가 생각한 바를 그대로 아뢰었다.
  그러자 숙종은 시립(侍立)하고 있는 승지에게 명하였다.
  “승지는 전교를 쓸 준비를 하라.”
  신하들은 관명에게 큰 벌이 내려질 것으로 알고 숨을 죽였다.
  “전 수의어사 이관명에게 부제학(정3품)을 제수한다.”
  숙종의 분부에 승지는 깜짝 놀라 붓끝이 움직이지 않았다. 너무도 생각 밖의 일이었다. 주위에 함께 있던 신하들도 서로 바라보기만 할 뿐 왜 그런 교지를 내리는 것인지 도무지 짐작을 할 수가 없었다.
  숙종이 다시 명했다.
  “승지, 나의 말을 다 썼는가?”
  “예!”
  “그럼 다시 부제학 이관명에게 홍문제학(종2품)을 제수한다고 쓰라.”
  괴리하게 여기는 것은 승지만이 아니었다. 만조백관이 웅성거렸다. 숙종은 잇달아 명을 내렸다.
  “홍문제학 이관명에게 예조참판(정1품)을 제수한다.”
  숙종은 이관명의 관작을 한자리에서 세 번이나 높이어 정경(正卿)으로 삼았다.
  ‘경의 간언으로 이제 과인의 잘못을 알았소. 하여 경을 예조참판에 제수하는 것이오. 앞으로도 그런 자세로 짐의 잘못을 바로잡아 나라를 태평하게 하시오.“
 

이 고사를 두고 후세사람들은 갑자기 고속 승진하는 것을 관명승진이라 했다.
  그는 훗날 예조판서를 거쳐 이조판서, 우의정, 좌의정을 지냈다.
  저서에 <屛山集>이 있다. 


(임종대 편저 한국 고사성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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