耽古樓主의 한문과 고전 공부
德源君 李曙와 碁敗寄馬(기패기마) 본문
碁敗寄馬(기패기마)
문헌:
조선오백년기담(朝鮮五百年奇譚)
유래
덕원군(德源君. 본명:李曙.1449~1498)은 世祖의 아들로 成宗 때 종부서 도제조의 직을 맡아 종실의 규찰과 선왕 제향소를 관리했다. 그는 성격이 호탕하였으며 잡기 중에 바둑 두기를 매우 좋아하였다. 실력도 뛰어나서 주위에는 아무도 그를 상대할 만한 사람이 없었다.
어느 날, 한 軍卒이 찾아와서 아뢰었다.
“소인은 鄕軍이온데 이번에 번을 들기 위해 한양에 왔습니다. 오래전부터 대군마마께서 바둑을 잘 두신다는 말을 들어온 터라 한 수 가르쳐주십사 하고 이렇게 찾아 뵈었습니다.”
“알겠다.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지만 한번 두어 보자꾸나!”
덕원군은 심심하던 차에 잘됐다 싶어 바둑판 앞에 마주 앉았다.
애기가(愛碁家)는 원래 서로 적수만 되면 상대 신분의 귀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군졸이 입을 열었다.
“바둑은 그냥 두면 재미가 없고 내기 바둑이 재미있는 줄 아옵니다. 만약 제가 이기면 쌀 한 가마니를 주시고, 소인이 지면 제가 몰고 온 말을 드리면 어떠할지요?”
“좋다. 두려움을 모르는 자로구나. 어서 바둑알을 놓거라.”
그러나 처음에는 팽팽하던 바둑이 결과는 덕원군이 근소한 차이로 승리하였다.
“제가 졌습니다. 약속한 대로 제 말을 드리고 가겠습니다.”
“그럴 필요 업네. 자네 덕분에 재미있게 시간을 보냈으니 말은 그냥 가져 가도록 하게나.”
“아닙니다. 약속을 어길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해서 그 군졸은 말을 두고 돌아가서 번을 서고, 석 달 뒤에 다시 덕원군을 찾았다. 그리고 이번에도 말을 건 내기 바둑을 두자고 제의하였다. 덕원군은 반가워하며 마주 앉았다.
“그동안 바둑 실력은 좀 늘었느냐?”
“예. 나름대로 열심히 했습니다.”
덕원군은 초반부터 그의 실력에 당황했다.
‘이자의 실력이 보통이 아니로구나. 지난번과는 전혀 다른 걸.’
덕원군은 끝내 그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일방적인 패배에 덕원군은 약속대로 그의 말을 되돌려주면서 말했다.
“너의 솜씨가 참으로 놀랍다. 그런데 지난번에는 어찌해서 나에게 졌느냐?”
“예. 죄송하오나 그래야만 했던 사정이 있었습니다. 한양에 말을 타고 오긴 했지만 먹이고 재울 방법이 없어서 대군마마께 잠시 맡겨 둘 요량으로 그랬습니다. 그런데 이제 번이 끝나서 다시 찾아가는 것입니다. 황공합니다.”
덕원군은 그 군졸의 남다른 기지에 껄껄 웃을 수밖에 없었다.
덕원군은 신숙주와 더불어 국사를 돌보기도 했으며, 성종 2년에는 전북 고창에 있는 禪雲寺를 중건하도록 하여 幸浩선사에게 발원문을 직접 초하기도 했다.
덕원군은 성현의 학문을 전수하여 儒宗이라는 칭송을 받기도 했다.
(임종대 편저 한국 고사성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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