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한문 공부/한번은 한문공부

(所+동사)의 구조

耽古樓主 2024. 7. 14. 17:03

 

居祝其所親, 富視其所與, 達觀其所舉, 窮視其所不為, 貧視其所不取. -십팔사략 춘추 전국 위

평소에는 그가 가까이하는 사람을 보고, 부유할 때는 그가 내주는 것을 보고, 지위가 높을 때는 그가 천거하는 사람을 보고, 궁지에 몰렸을 때는 그가 하지 않는 일을 보고, 가난할 때는 그가 가지지 않는 것을 본다.

-문후에게 이극이 했던 말입니다. 문후가 두 명의 재상 후보 중에서 한 명을 선택해 달라고 조언을 구하자 스스로 선택하시라며 일러준 원칙이었습니다. 문후는 이 말을 듣고 그 자리에서 바로 재상을 결정합니다.

 

 

所 동사 : ~하는 바(것)

 

한문은 우리말에 비해 명사화된 표현이 발달된 언어입니다.

우리말이라면 동사나 형용사로 나타낼 것을 명사와 명사의 연결로 나타내는 경우가 많지요.

이것이 한문을 번역한 글에 '~하는 것'이란 어투가 흔한 이유입니다.

 

'所+동사'는 동사를 명사로 만드는 대표적인 고정 형식입니다. 동사의 동작이나 행위의 대상이 되는 사건, 사물, 사람 등을 나타내지요.

'~하는 바', '~하는 것(사람, 곳)' 등으로 풀이합니다.

 

일반적인 명사처럼 주어, 목적어, 관형어, 서술어 자리 어디에나 놓일 수 있습니다.

 

居視其所親에서는 '所+동사' 구가 其와 함께 구를 이루어 視의 목적어로 쓰였습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所+동사' 구조에서 所 뒤에는 항상 동사가 옵니다. 그러므로 所 뒤에 명사(대명사)나 형용사로 자주 쓰이는 글자가 오더라도 그 글자는 동사처럼 해석합니다.

우리말로 의미 차이가 크진 않지만 所親도 '친한 사람'이라고 하기보다는 '친하게 지내는 사람. '가까이하는 사람' 정도로 풀이해서 행위를 강조함이 한문 어법에 더 부합하지요.

 

또 '所+동사' 구가 동작의 대상을 나타낸다는 점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이는 '~한 것', '~한 사람'을 뜻하는 또 다른 표현인 '~者'구가 동작의 행위자, 주동자를 주로 나타낸다는 점과 구별됩니다.

 

所信 믿는 바, 믿는 것

信者 믿는 사람

 

‘所+동사' 구조는 '所+전치사+동사’ 형식으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所 다음에 以, 爲, 與, 從 등이 와서 각각의 뜻을 더해 '것'이나 '바'로 지칭하는 대상의 의미를 더 구체적으로 지시해주지요.

所以는 '~하는 까닭', '~하는 방법'으로, 所爲는 '~하는 까닭‘으로 풀이합니다.

 

연습

 

▶所見多所怪. -모자 이혹론

보는 것이 적으면 괴이한 것이 많다.

-는 서술어로 쓰일 때 와 같은 어순을 따른다. 즉 의미상 주어가 목적어 자리에 온다.

 

▶應無所住, 而生其心.-금강경 장엄정토분

마땅히 머무는 바 없이 그 마음을 낸다.

-: 접속사로 쓰여 나열(~, ~), 상반(~, ~지만) 등의 뜻을 나타내거나 부사어와 서술어 사이를 연결한다.

 

▶是非之彰也, 道之所以虧也. - 장자 내편 제믈론

옳고 그름을 밝히는 일이 도가 어그러지는 이유이다.

-所以: 동사(동사구) 앞에 쓰여 '~하는 방법', '~하는 까닭'의 의미를 나타낸다.

 

▶見漁人, 乃大驚, 問所從來. -도연명 도화원기

어부를 보고 이에 크게 놀라 온 곳을 물었다.

-: 전치사로 쓰이면 '에서부터', '~에 따라' 등의 뜻을 갖는다.

-所從來'+전치사+동사' 형식의 사례이다.

 

▶天之所助者順願也, 人之所助者信也.-주역 계사 상

하늘이 돕는 것은 순리에 따른 것이고, 사람이 돕는 것은 미덥기 때문이다.

 

▶物有本末, 事有終始, 知所先後, 則近道矣.-대학 1강

사물에는 근본과 말단이 있고 일에는 종결과 시작이 있다. 먼저 하고 나중에 할 것을 안다면 최선의 방도에 가까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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