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고문진보)

後集76-醉翁亭記(취옹정기)-歐陽修(구양수)

耽古樓主 2024. 4. 2. 08:47
반응형

古文眞寶(고문진보)

醉翁亭記(취옹정기)-歐陽修(구양수)

 


環滁皆山也.
滁州를 둘러싼 것은 온통 산이다.
: 옥고리처럼 빙 둘려 있음.
: 安徽省滁州를 가리킨다.

其西南諸峰, 林壑尤美, 望之蔚然而深秀者, 瑯琊也.
그 서남쪽의 여러 산봉우리에는 숲과 골짜기가 더욱 아름다운데, 그곳을 바라볼 때 초목이 우거지고 매우 빼어난 것이 瑯琊山이다.
蔚然 : 초목이 무성하게 우거져 있는 모양.
瑯琊 : 산 이름.

山行六七里, 漸聞水聲潺潺, 而瀉出于兩峰之間者, 釀泉也.
산으로 6, 7리쯤 들어가면 차츰 물소리가 졸졸 들리는데 산의 양쪽 봉우리에서 흘러나오는 것으로 釀泉이다.
潺潺 : 물이 졸졸 흐름 형용하는 말.
釀泉 : 샘 이름. 은 술을 빚는다는 뜻. 이 샘물로 술을 빚으면 술맛이 좋다 하여 양천이라 이름지었다 한다.

峰回路轉, 有亭翼然, 臨于泉上者, 醉翁亭也.
산봉우리를 돌아 길을 바꾸면 정자가 날개를 펼친 듯 양천에 서 있으니, 醉翁亭이다.
翼然 : 새가 날개를 활짝 펼친 듯한 모양.

作亭者誰?
정자를 세운 이가 누구인가?

山之僧智仙也.
이 산에 사는 승려 智仙이다.
智仙 : 낭야산에 사는 중의 이름.

名之者誰? 太守自謂也.
취옹정이라 命名한 자가 누구인가? 이곳 태수가 자기의 號를 땄다.

太守與客, 來飮于此, 飮少輒醉, 而年又最高. 故自號曰: “醉翁也.”.
태수는 손님과 이곳에 술 마시러 오곤 하는데 조금만 마셔도 금방 취하고, 또 나이가 가장 많아서, 자신을 號하기를 醉翁이라 하였다.
: 문득. 언제나.
醉翁 : 술에 취한 늙은이. 구양수는 慶曆 539세 때 滁州知事로 가서 다음해인 경력 6년에는 스스로 취옹이라는 호를 붙였다.

醉翁之意不在酒, 在乎山水之間也.
취옹의 뜻은 술에 있지 않고 산수에 있다.

山水之樂, 得之心而寓之酒也.
산수의 즐거움은 마음으로 얻으나 술을 구실로 삼는 것이다.
寓之酒 : 술을 구실삼음.

若夫日出而林霏開, 雲歸而巖穴暝, 晦明變化者, 山間之朝暮也.
해가 나와 숲속의 우중충함이 걷혔다가, 구름이 돌아와서 巖穴이 컴컴해지며, 어두웠다 밝았다 변화함이 山間의 아침과 저녁이다.
林霏 : 숲에 엉긴 안개.
雲歸 : 저녁에 구름이 펼쳐짐이 마치 구름이 돌아가 같은 느낌을 준다는 말.

野芳發而幽香, 嘉木秀而繁陰, 風霜高潔, 水落而石出者, 山間之四時也.
들꽃이 피어 그윽한 향기를 풍기고, 아름다운 나무가 높이 뻗어 무성한 그늘을 이루며, 바람은 높게 일고 서리는 하얗게 내리며, 시냇물이 줄어서 바닥의 돌이 드러남이 산골의 네 계절이다.
野芳 : 들에 핀 이름 모를 꽃.
繁陰 : 나무가 무성하여 생기는 그 밑의 그늘.
風霜高潔 : 바람은 높이 불고 서리는 희고 깨끗함. 모두 가을 풍경을 묘사하고 있다.
水落而石出 : 물이 줄어들어 돌이 드러남. 물이 줄어 시내 바닥의 돌이 드러나게 되는 겨울 풍경을 나타냄.
山間之四時 : 사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산의 풍경.

朝而往, 暮而歸, 四時之景不同而樂亦無窮也.
아침이면 나갔다가 저녁이면 귀가하되, 사계절의 경치가 같지 않으매 즐거움 또한 무궁하다.

至於負者歌于塗, 行者休于樹, 前者呼, 後者應, 傴僂提携, 往來而不絶者, 滁人遊也.
짐을 진 자가 길에서 노래부르고, 길 가던 자가 나무 아래에서 쉬며, 앞서가는 자가 소리쳐 부르면 뒤에 가는 자가 응답하고, 서로 몸을 굽혀 손을 잡고 끌어 주며, 산을 오르내리며 행렬이 끊이지 않음에 관하여 말하자면, 저주 사람들의 유람이다.
負者 : 짐을 진 사람,
歌于塗 : 길에서 노래를 부름.와 같은 뜻.
偏僂(구루) : 몸을 굽힘.
提携 : 손을 잡아 끌다.
滁人(저인) : 저주 사람들.

臨溪而漁, 溪深而魚肥, 釀泉爲酒, 泉冽而酒香.
시냇가에서 물고기를 낚음에 물이 깊어 고기는 살찌고, 양천 샘물로 술을 담금에 샘물이 맑고 차서 술이 향기롭다.
泉冽(천렬) : 샘물이 차고 맑음.

山肴野蔌, 雜然而前陳者, 太守宴也, 宴酣之樂, 非絲非竹.
산나물 안주에 푸성귀로 뒤섞어 벌여놓은 것이 바로 태수의 연회로서, 연회의 즐거움은 絲도 아니고 竹도 아니다.
山肴 : 산나물로 만든 안주
野蔌(야속) : 야채, 푸성귀.
宴酣之樂 : 잔치가 무르익는 즐거움.
非絲非竹 : 사는 현악기, 죽은 관악기. 곧 음악 없이도 충분히 흥겹다는 뜻.

射者中, 奕者勝, 觥籌交錯, 起坐而諠譁者, 衆賓歡也.
활쏘는 자는 적중시키려 하고, 바둑 두는 자는 이기려 하고, 쇠뿔 술잔과 산가지가 두섞이고, 일어섰다 앉았다 왁자지껄 떠듦은, 손님들이 즐거워하는 바이다.
射者 : 활쏘는 사람.
奕者 : 바둑 두는 사람.
觥籌交錯(굉주교착) : 벌주잔과 산가지가 뒤섞여 있음. 은 쇠뿔로 만든 큰 술잔으로 罰杯를 내릴 때 쓰는 벌주잔. 는 벌주의 수효를 세기 위해 준비한 산가지 算枝].
諠譁(훤화) : 왁자지껄 떠듦.

蒼顔白髮, 頹乎其間者, 太守醉也.
푸른 얼굴에 백발로 그중에 쓰러져 있음은 태수가 취한 것이다.
蒼顔白髮 : 푸른색을 띤 얼굴과 흰머리, 노인의 용모를 형용한 것.
: 무너짐. 술에 취하여 아무렇게나 쓰러져 있다는 뜻.

已而, 夕陽在山, 人影散亂, 太守歸而賓客從也.
어느새 석양이 산에 걸리고 人影이 어지러이 흩어지나니, 태수가 돌아감에 빈객이 따라간다.
已而 : 얼마 안 되어. 어두워짐.

樹林陰翳, 鳴聲上下, 遊人去而禽鳥樂也.
숲에 저녁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새들의 울음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니, 유람객이 가버리자 새들이 즐기는 것이다.
陰翳(음예) : 그늘짐
太守之樂其樂也 : 태수는 사람의 즐거움을 즐긴다.

然而禽鳥, 知山林之樂, 而不知人之樂, 人知從太守遊而樂, 而不知太守之樂其樂也.
그러나 새들은 산림의 즐거움은 알아도 사람의 즐거움은 모르고, 사람들도 태수를 따라 노는 즐거움은 알아도 태수가 그들의 즐거움을 즐기고 있음은 알지 못한다.

醉能同其樂, 醒能述以文者, 太守也.
술에 취하여서는 그들의 즐거움을 같이할 수 있고, 술이 깨어서는 문장으로 기술할 수 있는 자가 태수이다.
同其樂 : 같이 즐거워함.

太守謂誰? 廬陵歐陽修也.
태수란 누구를 이름인가? 廬陵의 歐陽修이다.
廬陵 : 작자 구양수의 고향으로 江西省 吉州에 있다.

 

 

 

 해설


작자 구양수는 仁宗 慶曆 5년 39세 때에, 조정에서 참소를 당해 滁州의 지사로 좌천되었다. 《西淸詩話》에 의하면, 구양수는 저주의 태수로 있으면서 琅琊의 계곡에 성심心·醉翁의 두 정지를 세웠다고 한다. 이 글은 그중 하나인 취옹정의 유래와 그곳의 경치, 그리고 그 자신의 생활과 정취를 기술한 것이다.

구양수의 문장은 간결하며 객관적인 묘사에 뛰어나다. 이 글 역시 미사여구나 화려한 기교를 부리지 않고 평이한 표현을 썼기 때문에, 간결하면서도 생동적인 그 특유의 멋이 보인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