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고문진보)

後集78-憎蒼蠅賦(증창승부)-歐陽修(구양수)

耽古樓主 2024. 4. 3. 03:45

古文眞寶(고문진보)

憎蒼蠅賦(증창승부)-歐陽修(구양수)

 

 

蒼蠅蒼蠅, 吾嗟爾之爲生.
쉬파리야, 쉬파리야! 나는 너라는 생명을 탄식한다.
蒼蠅 : 쉬파리. 이 작품에서는 全篇을 통하여 소인배, 혹은 간사한 무리를 비유하고 있다.
: 슬퍼하다. 탄식하다.
: .
爲生 : . 살아감.

旣無蜂蠆之毒尾, 又無蚊蝱之利觜. 幸不爲人之畏, 胡不爲人之喜.
벌이나 전갈의 독 있는 꼬리도 없고, 또 모기나 등에의 날카로운 부리도 없으매, 다행히 사람들이 무서워하는 것은 아니나, 어찌하여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이 되지 못하는가?
蜂蠆(봉채) : 벌과 전갈.
蚊蝱(문맹) : 모기와 등에.
利觜(이취) : 날카로운 부리, 날카로운 주둥이.

爾形至眇, 爾欲易盈, 盃盂殘瀝, 砧几餘腥, 所希秒忽. 過則難勝, 苦何求而不足, 乃終日而營營.
너는 모양이 아주 작으매 네 욕심도 쉽게 채우므로, 술잔에 남은 찌꺼기나 도마에 남은 비린 고기처럼 바라는 바가 아주 미소하고 지나치면 감당하지 못하면서도, 무엇을 간절히 구하다가 부족하길래 종일토록 앵앵거리느냐?
至眇(지묘) : 지극히 작음.
盃盂(배우) : 술잔과 바리, 혹은 술잔
砧几(침궤) : 도마.
餘腥 : 남은 비린 날고기.
秒忽(묘홀 : 지극히 작음.
頃刻 : 눈 깜빡할 사이.
殘瀝(잔력) : 남은 찌꺼기.
營營(영영) : 윙윙거리며 왔다 갔다 함.

逐氣尋香, 無處不到, 頃刻而集, 誰相告報.
냄새를 쫓고 향기를 찾아서 이르지 않는 곳이 없고 잠깐 사이에 모여듦은 누군가가 일러주기 때문인가?

其在物也雖微, 其爲害也至要.
생물 중에 비록 미미한 존재이긴 하나, 그것이 끼치는 해는 지극히 심하다.

若乃華榱廣厦, 珍簟方牀, 炎風之燠, 夏日之長, 神昏氣蹙, 流汗成漿, 委四肢而莫擧, 眊兩目其茫洋, 惟高枕之一覺, 冀煩歊之暫忘.
화려한 서까래의 넓은 집의 진귀한 대나무 자리를 깐 침상에, 뜨거운 바람의 더위에 여름날은 길고 정신이 혼미하고 숨이 막히고 땀을 흘리기를 비오듯 하며 사지가 늘어져 거동하지 못하고 두 눈은 흐릿하고 아득할 적에는, 베개를 높이 베고 한잠 푹 자서 무더위를 잠시나마 잊어볼까 하게 된다.
若乃 : 아래 말을 뒤의 말로 연결시키는 말.
華榱(화최) : 화려하게 꾸민 서까래.
廣廈(광하) : 넓은 집.
珍簟(진점) : 진귀한 대나무 자리.
() : 무더움.
氣蹙(기축) : 숨이 막힘.
漿 : 미음처럼 붉은 액체, 여기서는 땀이 많이 난 것의 형용.
() : 눈이 흐릿다.
一覺 : 한잠 자다. 睡醒后亦称一次睡眠为一觉
冀煩歊之暫忘 : 찌는 듯한 무더위를 잠시 잊기를 바라다.

念於爾而何負, 乃於吾而見殃.
너에게 무엇을 빚졌다고 생각하길래 내게 이런 해를 입히느냐?

尋頭撲面, 入袖穿裳, 或集眉端, 或沿眼眶, 目欲瞑而復警, 臂已痺而猶攘.
머리에 찾아오고 얼굴에 부딪치고, 소매에 들어가고 바지에 파고들고, 눈썹 끝에 앉기도 하고 눈두덩을 따라 다니기도 하니, 눈을 감으려 하다가 다시 깨어나고, 팔이 저린데도 여전히 휘둘러 쫓네.
眼眶(안광) : 눈두덩.

於此之時, 孔子何由見周公於髣髴, 莊生安得與蝴蝶而飛揚.
이런 때에 孔子인들 무엇을 통하여 周公을 방불하게 뵙겠으며, 莊子는 어떻게 호접과 함께 날아오를 수 있겠는가?

徒使蒼頭丫䯻, 巨扇揮颺, 或頭垂而腕脫, 或立寐而顚僵, 此其爲害者一也.
쓸데없이 하인들과 계집종들에게 큰 부채를 부치게 하지만, 졸아서 팔에 힘이 빠지거나, 선 채로 졸다 뒤로 자빠지기 일쑤이니, 이것이 쉬파리가 해를 끼침 첫째이다.
孔子何由 : 공자인들 이렇게 파리가 달려들면 어떻게 꿈에 周公을 볼 수가 있겠는가?論語述而5심하도다, 나의 노쇠함이여! 꿈에 주공을 못 뵌 지가 오래되었도다 [甚矣, 吾衰也久矣, 吾不復夢見周公]'라는 구절이 나온다.

 

 

論語集註 述而 第七(논어집주 술이 제칠) 第五章

▣ 第五章 子曰: 「甚矣吾衰也! 久矣吾不復夢見周公。」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심하도다. 나의 노쇠함이여! 오래되었다. 내가 다시는 꿈속에서 周公을 뵙지 못하였다.” 孔子盛時,志欲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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莊生 : 莊子라도 꿈에 나비가 되어 날아다닐 수는 없으리라 莊子齊物論에 장자가 꿈에 나비가 되어 훨훨 날아다녔다는 얘기가 있다.
蒼頭Y(창두아계) : 남녀 종들. 창두는 남자, 아계는 여자.
顚僵(전강) : 넘어지다. ():넘어지다

又如峻宇高堂, 嘉賓上客, 沽酒市脯, 鋪筵設席, 聊娛一日之餘閑, 奈爾衆多之莫敵.
또, 우뚝 솟은 고대광실에서 귀한 손님을 맞아서, 술과 脯를 사다가 자리를 깔고 주연을 베풀며 하루의 남은 여가를 즐기려 하는데, 너희 무리가 어찌나 많이 밀려오는지 당해내지 못한다.
峻宇高堂 : 높이 솟은 지붕이 있는 큰 집. 훌륭한 집.
嘉賓上客 : 반가운 손님과 존귀한 손님.
沽酒市脯 : 술을 사고 포를 삼. 는 모두 산다[]는 뜻.

或集器皿, 或屯几格, 或醉醇酎, 因之沒溺, 或投熱羹, 遂喪其魄, 諒雖死而不悔, 亦可戒夫貪得.
그릇에 모이거나, 술상과 선반에 진을 치거나, 진한 술에 취하여 빠지거나, 뜨거운 국에 투신하여 혼백을 잃어버리기도 하니, 정말이지 죽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터이나, 이득을 탐하는 자들에게 경계가 될 만하다.
屯儿格 : 식탁과 선반에 모여들다. 둔은 병사가 을 침. 파리가 모여듦을 비유함.
醇酎 : 진국 술, 진한 술.
: 진실로,
貪得 : 이득을 탐하다.

尤忌赤頭, 號爲景迹. 一有霑汚, 人皆不食, 奈何引類呼朋, 搖頭鼓翼, 聚散焂忽, 往來絡繹.
붉은 머리는 더욱 피해야 하니, 이름은 景迹인데, 이것이 한번 적시어 오염시키면 사람은 아무도 먹지 못하되, 동류를 끌어오고 친구를 불러서 머리를 흔들고 날개를 퍼덕이며, 모였다가 흩어지길 순식간에 하고 왕래가 끊이지 않고 이어짐을 어찌할 수가 있겠는가?
赤頭 : 머리가 붉은 파리.
景迹 : 와 같다. 큰 자취를 남긴다는 뜻에서 이런 이름을 붙인 것 같다.
霑汚 : 적시어서 더럽힘.
焂忽(숙홀) : 갑자기. 순식간에.
絡繹(낙역) : 왕래가 끊이지 아니하는 모양.

方其賓主獻酬, 衣冠儼飾, 使吾揮手頓足, 改容失色.
賓主가 막 술잔을 주고받으며 衣冠을 엄정히 하고 있다가도, 내가 손을 휘두르고 발을 구르며 몸가짐을 흐트러뜨리고 낯빛을 바꾸게 한다.
獻酬 : 술잔을 주고받음.

於此之時, 王衍何暇於淸談, 賈誼堪爲之太息, 此其爲害者二也.
이런 때에 王衍이 淸談에 어찌 짬을 내고, 賈誼도 어떻게 크게 탄식하였겠는가? 이것이 쉬파리가 해를 끼침 두 번째이다.
王衍 : 나라 사람으로 자는 夷甫이다. 종일토록 淸談을 이야기하며 老莊의 설을 논했다 함.
賈誼 : 前漢 사람. 그의 上文帝書통곡해야 할 일이 세 가지, 탄식해야 할 일이 여섯 가지 있다'라는 글이 있다. 가의라도 이러한 상황에서는 탄식이 나올 여유가 없으리라는 말.

又如醯醢之品, 醬臡之制, 及時月而收藏, 謹缾甖之固濟, 乃衆力以攻鑽 極百端而窺覬.
또 肉漿을 맛보거나 장조림을 만들 때는 제때까지 담가놓아야 하매, 독이나 항아리 뚜껑을 단단히 처리되었는지 조심하는데도, 다수의 힘으로 구멍을 뚫고 온갖 수단을 다하여 틈을 엿본다.
醢醢(혜해) : 국물이 많은 肉漿.
醬臡(장니) : 고기와 뼈를 섞어 만든 장조림.
缾甖(병앵) : 단지나 항아리.
固濟 : 단단히 막다.
百端 : 온갖 수단
窺覬(규기) : 틈을 엿보다. 들여다보다.

至於大胾肥牲, 嘉殽美味, 蓋藏稍露而罅隙, 守者或時而假寐, 纔少怠於防嚴, 已輒遺其種類, 莫不養息蕃滋, 淋漓敗壞.

큼직한 고기토막이나 살찐 제물, 좋은 안주와 맛있는 음식에 관하여 말하자면, 간직함에 조금이라도 노출되거나 틈이 나거나, 지키는 사람이 혹시 깜빡 졸아 약간이라도 엄중한 방비에 태만하면, 어느새 그 씨를 남겨서 키우고 번식시키지 않음이 없으며, 고기는 질척질척 썩어 버린다.
大胾(대자) : 큼직하게 저며 놓은 고기.
肥牲(비생) : 살진 제물.
嘉殽(가효) : 맛좋은 안주.
罅隙(하극) : 틈 틈새,
假寐 : 잠깐 졸다.
纔少 : 약간만 조금만
蕃滋 : 무성하게 퍼짐. 여기서는 파리의 새끼들이 번식함을 말함.
淋漓(임리) : 물이 줄줄 흐르는 모양. 여기서는 고기가 썩어서 질척질척하게 된 것을 말함.
敗壞 : 썩어서 문드러짐.

使親朋卒至, 索爾以無歡, 臧獲懷憂, 因之而得罪, 此其爲害者三也.
친지나 벗이 갑자기 들이닥치면 내어놓을 것이 없어 쓸쓸하여 즐거움이 없어져, 남녀 종의 근심거리가 되어 죄를 얻게 된다. 이것이 쉬파리가 해를 끼침 셋째이다.
使 : 만약. 가령.
索爾 : 索然과 같음. 쓸쓸하고 삭막함. 여기서는 내어놓을 것이 없어서 쓸쓸함.
臧獲 : 남녀 하인.

是皆大者, 餘悉難名.
이는 모두 큰 것이고 나머지는 일일이 거명하기 어렵다.

嗚呼, 止棘之詩, 垂之六經, 於此見詩人之博物, 比興之爲精.
아! 《詩經》 小雅에 止棘의 시가 六經에 전해지므로 여기에서 시인이 사물을 널리 알고 있음과 比興이 정교하였음을 알 수 있다.
止棘之詩 : 詩經小雅靑蠅편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앵앵거리며 날던 쉬파리, 가시나무에 앉았네. 참소꾼이 법도가 없어 나라를 온통 어지럽히네[營營靑蠅,止于棘, 讒人罔極, 交亂四國].’
比興 : 시경 六義. 비는 비유법. 흥은 작가의 주관적 연상을 말한다.

宜乎以爾刺讒人之亂國.
마땅하도다, 너를 가지고 讒人이 나라를 紊亂하게 함을 풍자함이!

誠可嫉而可憎.
정말이지 밉고 가증스럽다.
: 풍자하다.

 

 

 해설


이 작품은 《詩經》 小雅의 靑을 모방하여 참소꾼을 쉬파리에 비유하여 비난한 것이다. 쉬파리가 보잘것없는 微物이면서도 사람에게 해를 끼침이 마치 간악한 소인배가 참언으로 나라를 어지럽힘과 같다고 이 글에서 풍자하고 있다. 그러한 작자의 의도는 이 작품의 마지막 단락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매우 해학적이면서 쉬파리의 습성을 잘 묘사한 풍자적인 내용이다.

蛇足
蒼蠅附驥尾致千里
쉬파리 혼자서는 먼길을 갈 수는 없지만 千里馬의 꼬리에 붙으면 천릿길도 갈 수 있다.’라는 뜻으로凡人이 賢者에게 달라붙어 功名을 이룸을 이르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