後集7-聖主得賢臣頌(성주득현신송)-王褒(왕포)
夫荷旃被毳者, 難與道純緜之麗密, 羹藜含糗者, 不足與論太牢之滋味.
성근 모포 조각을 걸치고 거친 털옷을 입은 사람과는 순면의 곱고 세밀함을 말하기 어렵고, 명아주국과 말린 밥을 먹는 사람과는 太牢의 맛을 논하기에 부족합니다.
▶ 荷旃(하전) : 荷는 負의 뜻. 旃(전)은 모직물, 氈과 같은 뜻. 성근 모포조각을 걸침.
▶ 毳(취) : 거친 털옷.
▶ 羹藜(갱려) : 명아주풀 국을 먹다.
▶ 含糗(함구) : 含은 食의 뜻. 糗는 볶은 쌀 또는 말린 밥.
▶ 太牢 : 소·양·돼지의 세 가지 희생을 갖춘 祭需. 大盛饌.
今臣僻在西蜀, 生於窮巷之中, 長於逢茨之下.
그런데 臣은 西蜀에 치우쳐 살며, 가난한 마을에서 태어나 쑥대 지붕 밑에서 자랐습니다.
▶ 逢茨(봉자) : 쑥대 지붕. 누추한 집. 茨: 가시나무, 억새로 지붕을 이다
無有游觀廣覽之知, 顧有至愚極陋之累. 不足以塞厚望應明旨.
세상을 두루 관람하거나 많은 책을 읽어서 얻은 지식이 없고, 도리어 몹시 우둔하고 비루한 결점을 지니고 있으매, 폐하의 두터운 信望을 채워드리고 밝으신 분부에 응답하기에 부족합니다.
▶ 游觀 : 널리 名山大川을 구경하여 견문을 넓힘.
▶ 廣覽 : 책을 널리 읽어서 지식을 얻음.
▶ 顧 : 도리어.
▶ 累 : 허물.
▶ 塞 : 充의 뜻. 채우다.
雖然, 敢不略陳其愚心, 而抒情素.
비록 그러하나, 감히 어리석은 마음을 간략히 진술하여 진정을 펴지 않겠습니까?
略陳 : 대략 陳言하다.
記曰:
頌을 지어 말씀 올립니다.
▶ 記: 이 〈聖主得賢臣頌〉의 글․
“恭惟 『春秋』法, 五始之要, 在乎審己正統而已.
삼가 춘추의 法을 생각해 보니, 五始의 요체는 임금이 자신을 살피고 통치를 바르게 함에 있을 따름입니다.
▶ 春秋法 : 孔子가 《春秋》를 쓴 방법.
▶ 五始: 공자가 《춘추》를 쓸 때, '元年春王正月, 公卽位'라는 식으로 각 王代의 기록을 시작했다. 이것을 《漢書》注에 元은 氣의 시작, 春은 四時의 시작, 王은 受命의 시작. 正月은 政敎의 시작, 公卽位는 一國의 시작'이라고 하여 五始라 했다.
夫賢者國家之器用也.
현명한 사람은 나라의 그릇입니다.
所任賢, 則趨舍省而功施普; 器用利, 則用力少而就效衆.
위임받은 자가 현명하면 取捨를 줄여도 공덕은 널리 퍼지고, 도구가 예리하면 쓰는 힘이 적어도 효과는 큽니다.
▶ 趨舍 : 取捨.
故工人之用鈍器也, 勞筋苦骨, 終日矻矻.
그러므로 工人이 무딘 도구를 사용하면 뼈와 근육을 괴롭히며 종일토록 바득바득 애써야 합니다.
▶ 矻矻(골골) : 부지런히 일하는 모양.
及至巧冶鑄干將之樸, 淸水淬其鋒, 越砥斂其鍔, 水斷蛟龍, 陸剸犀革, 忽若篲泛塵塗.
그러나 뛰어난 대장장이가 干將을 위한 원석을 불리고, 맑은 물에 그 칼끝을 담금질하고, 越砥에 그 칼날을 갈아내면, 물에서는 교룡을 베고 뭍에서는 무소 가죽을 끊는데, 빠르기는 비로 먼지 나는 길을 쓰는 듯합니다.
▶ 巧冶 : 기술이 뛰어난 대장장이, 冶는 쇠붙이를 녹여 주조함, 또는 그러한 일을 하는 사람.
▶ 干將 : 吳나라의 工인 干將이 그의 아내와 힘을 합하여 만든 두 자루의 명검 중 하나. 吳王 闔閭의 청으로 만들었다 하는데, 칼에 아내 莫邪의 머리카락과 손톱을 넣어 만들고 만든 두 칼에 각각 간장·막야라는 이름을 붙였다.
▶ 樸(박) : 璞과 같은 뜻, 제련하지 않은 금속.
▶ 淬(쉬) : 달군 칼을 물에 담가 식혀 단단하게 함.
▶ 鋒 : 칼의 끝.
▶ 越砥(월지) : 越나라에서 나는 좋은 숫돌.
▶ 鍔(악) : 칼날.
▶ 蛟龍 : 승천하지 못한 채 물속에 잠겨 있는 이무기.
▶ 剸(단) : 끊음. 절단함.
▶ 篲(수) : 箒와 같은 뜻으로 비. 특히 대나무로 만든 큰 비.
▶ 泛(범) : 拂의 뜻으로 쓸다. 털다.
如此則使離婁督繩, 公輸削墨, 雖崇臺五層, 延袤百丈, 而不溷者, 工用相得也.
이러하매, 離婁가 督繩하게 하고 公輸班이 먹줄을 따라 깎게 하면, 비록 5층의 높은 누대가 길이와 너비가 百丈이어도 흐트러짐이 없음은 공인과 용구가 적합하기 때문입니다.
▶ 離婁 : 黃帝 때의 사람으로 백 보 밖에서도 털끝을 가릴 만큼 눈이 밝았다고 함.
▶ 督繩 : 督은 正의 뜻, 繩은 목수들이 직선을 그을 때 쓰는 먹통에 담긴 먹줄.
▶ 公輸 : 魯나라의 이름난 匠人 公輸子. 이름은 班.
▶ 延袤(연무) : 길이와 너비.
▶ 不溷(불혼) : 혼란하지 아니함.
庸人之御駑馬, 亦傷吻敝策, 而不進於行, 胸喘膚汗, 人極馬倦.
보통사람이 둔마를 몰 때, 말주둥이를 상하게 하고 채찍을 해지게 하여도, 길을 가는 데 진척이 없어서, 가슴이 헐떡거리고 피부는 땀에 젖으나, 사람은 한계에 달하고 말은 싫증을 냅니다.
▶ 駑馬 : 둔한 말.
▶ 敞策 : 채찍을 해지게 함.
及至駕齧膝, 參乘旦, 王良執靶, 韓哀附輿, 縱騁馳騖, 忽如景靡, 過都越國, 蹶如歷塊.
齧膝을 수레에 매고 乘旦을 곁말로 쓰며 王良이 고삐를 잡고 한나라 哀侯가 수레를 함께 몰면, 종횡무진으로 치달아서 빠르기가 해가 지는 듯하고, 도읍을 지나고 국경을 넘는 데도 흙무더기를 지나가듯 달립니다.
▶ 齧膝(설슬) : 名馬의 이름.
▶ 參 : 驂의 뜻으로 곁말로 세움. 사두마차에 있어 가운데의 두 말을 服이라 하고, 바깥쪽의 말을 驂이라 한다.
▶ 乘旦: 명마의 이름.
▶ 王良 : 造父와 함께 주나라 때 말 잘 부리는 사람으로 크게 이름남.
▶ 靶(파) : 고삐. 轡와 같은 뜻.
▶ 韓哀 : 韓나라 때의 哀侯로 말을 부리는 솜씨가 뛰어났다함.
▶ 附輿 : 마차에 동승함.
▶ 如景靡 : 景은 햇빛, 靡는 沒의 뜻, 해가 짐처럼 빠름.
▶ 蹶如歷塊 : 흙덩이를 지나가듯이 달리다.
追奔電, 逐遺風, 周流八極, 萬里一息, 何其遼哉?
번개를 추적하고 바람을 좇으면서 八方의 끝을 두루 돌고 萬里를 한숨에 달릴 터이니, 그 얼마나 멀리 달리겠습니까?
▶ 遺(수) : 따르다. 좇다.
▶ 周流 : 두루 돌아다님.
人馬相得也.
사람과 말이 적합하기에 때문입니다.
故服絺綌之凉者, 不苦盛暑之鬱燠; 襲狐狢之暖者, 不憂至寒之凄愴.
그러므로 시원한 갈포옷을 입은 자는 한여름의 무더위를 괴로워하지 않고, 따뜻한 여우와 담비의 갖옷을 껴입은 사람은 한겨울의 혹한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 絺綌(치격) : 가는 칡베와 굵은 칡베. 갈포옷.
▶ 鬱燠(울욱) : 찌는 듯한 무더위.
▶ 襲狐狢(습호학) : 襲은 옷을 두 가지 이상 껴입음. 狐狢은 여우와 담비.
▶ 至寒 : 한겨울. 동지추위
▶ 凄愴(처창) : 혹독한 추위.
何則有其具者, 易其備.
어째서 그런가 하면, 도구가 있어서 대비하기가 쉽기 때문입니다.
賢人君子, 亦聖王之所以易海內.
현명한 사람과 군자 역시 聖王이 온 세상을 쉽게 다스리기 위한 도구입니다.
是以嘔喩受之, 開寬裕之路, 以延天下之英俊.
이 때문에 즐거이 그들을 받아들이고, 넓고 여유있는 길을 열어 천하의 영웅호걸을 맞아들여야 합니다.
▶ 嘔喩(구유) : 화평하고 즐거운 모양.
夫竭智附賢者, 必建仁策; 索遠求士者, 必樹伯迹.
지혜를 다하여 賢者를 가까이하면 틀림없이 仁義의 정책을 수립하고, 멀리까지 찾아다니며 선비를 구하면 틀림없이 覇者의 업적을 세울 터입니다.
▶ 伯迹(패적) : 覇者의 공적. 伯는 覇와 같은 뜻.
昔周公躬吐握之勞, 故有圄空之隆; 齊桓設庭燎之禮, 故有匡合之功.
옛날 周公은 吐握의 노고를 몸소 실천하셨으매 감옥이 비는 융성을 이루었고, 齊 桓公은 庭燎의 예우를 베풀었으매 천하를 바로잡고 제후를 규합하는 공적을 이루었습니다.
습니다.
▶ 吐握(토악) : 吐哺据髮. 선비를 존중함. 周成王 때 周公은 그의 아들 伯禽이 魯를 다스리라는 왕명을 받고 떠날 때 훈계하였다. ‘나는 머리를 감다가도 세 번씩이나 젖은 머리카락를 잡고 선비들을 만났고, 밥을 먹다가도 세 번씩이나 입안의 것을 뱉어가며 선비들을 만났다. 이것은 천하의 선비를 놓칠까 하는 염려 때문이었다.’
▶ 圄(어) : 감옥.
▶ 庭燎(정료) : 옛날 나라에 큰일이 있을 때 밤중에 대궐의 뜰에 피우던 화롯불. 여기서는 환공이 아침 일찍 詣闕하는 신하들을 위하여 뜰에 밝혀 둔 횃불을 가리킨다.
由此觀之, 君人者, 勤於求賢, 而逸於得人.
이로써 본다면, 임금된 사람은 현자를 구함에 힘써서, 사람을 얻음에서 편안해집니다.
▶ 逸於得人 : 어진 사람을 얻은 뒤에는 편안해짐. 일은 安逸.
人臣亦然.
신하도 그러합니다.
昔賢者之未遭遇也, 圖事揆策, 則君不用其謀; 陳見悃誠, 則上不然其信, 進仕不得施效, 斥逐又非其愆.
옛날에 현자가 성군을 만나지 못하면, 일을 도모하고 정책을 펴려 해도 임금이 그 계책을 채용하지 않고, 진정을 펴 보여도 임금은 그 신실함을 허락하지 않으매, 벼슬자리에 나아가도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니, 쫓겨남도 그의 허물이 아닙니다.
▶ 遭遇 : 자기를 알아주는 主를 만남.
▶ 揆策(규책) : 책략을 건의함.
▶ 悃誠(곤성) : 至誠을 말함.
▶ 斥逐(척축) : 참소를 당하여 쫓겨남.
▶ 愆(건) : 허물. 過와 같은 뜻
是故伊尹勤於鼎俎, 太公困於鼔刀, 百里自鬻, 寗子飯牛, 離此患也.
이 때문에 伊尹은 부엌에서 일했고, 太公은 푸줏간에서 고생하였고, 百里는 자신을 팔았고, 寗戚은 소 먹이는 일을 하였는데, 그러한 환난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 伊尹勤於鼎俎 : 殷나라 湯王 때의 재상이던 伊尹은 탕왕을 만나기 전까지는 王의 요리사로서 솥과 칼과 도마가 있는 부엌에서 고생했다.
▶ 大公園於鼓刀 : 주 文王의 軍師이던 呂望(呂尙이라고도 함)은 문왕을 만나기 전에는 푸줏간의 백정이었다. 문왕이 "태공이 기다리고 바라던 신하이다."라고 하여 太公望이라고 불렀다 한다.
▶ 百里奚自鬻(백리해자육) : 秦나라의 賢相인 백리해는 자기 몸을 양가죽 다섯 장 값으로 팔아 노예가 되어서 秦 穆公을 만났다.
▶ 寗子飯牛子飯牛(영자반우) : 寗子는 齊나라 桓公 때의 賢相 蜜戚.
본시 영척은 齊에 이르러 저녁에 성문 밖에서 머물고 있었다. 환공이 손님을 맞으려고 관문에 이르렀더니 영척이 소에게 먹이를 주면서 소뿔을 치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환공은 이 노래를 듣고 보통 인물이 아니라고 여겨 그를 재상으로 삼았다 한다.
▶ 此愚 : 이러한 환난. 어진 사람이 밝은 군주를 만나지 못하여 고통을 받음.
及至遇明君遭聖主也, 運籌合上意, 諫諍則見聽, 進退得關其忠, 任職得行其術.
明君과 聖主를 만나게 되면, 계책을 내면 임금의 뜻에 부합되고, 간언을 올리면 들어주며, 進退가 그의 충심에 연관되며, 직책을 맡으면 그 재주를 행할 수 있습니다.
▶ 運籌(운주) : 책략을 내다.
▶ 諫諍 : 諫言을 올리다. 諍:간하다
去卑辱奧渫, 而升本朝, 離蔬釋蹻, 而享膏粱, 剖符錫壤, 而光祖考, 傳之子孫, 以資說士.
비천하고 욕되고 어둡고 더러운 곳을 떠나 조정에 오르고, 거친 음식과 결별하고 짚신을 벗어던지고 기름진 고기와 질좋은 곡식을 누리고, 관리에 임용되고 토지를 하사받아 조상을 빛내고 자손에게 영광을 전하며, 유세하는 선비를 도와주게 됩니다.
▶ 奧渫(오설) : 구석지고 더러워 남에게 알려지지 않은 곳.
▶ 蔬 : 푸성귀. 전하여 변변치 못한 음식.
▶ 蹻(갹) : 짚신, 초리
▶ 膏粱 : 膏는 기름진 고기. 粱은 기장. 옛날에는 기장을 귀히 여겼으므로 전하여 좋은 곡식.
▶ 剖符 : 옛날 제후에 임명할 때 황제가 符의 일부를 떼어 주어 임명의 징표로 삼았다.
▶ 資 : 돕거나 구원함.
故世必有聖知之君, 而後有賢明之臣.
그러므로 세상에는 항상 聖知之君이 있은 후에야 賢明之臣이 있게 됩니다.
故虎嘯而風冽, 龍興而致雲, 蟋蟀俟秋吟, 蜉蝣出以陰.
그래서 호랑이가 울부짖어야 바람이 차갑고 용이 일어나야 구름이 모여들고 귀뚜라미는 가을을 기다려 울고 하루살이는 날이 끄무레해야 나옵니다.
▶ 蟋蟀俟秋吟(실솔사추음) : 蟋蟀은 귀뚜라미로 어진 신하를, 秋는 名君을 가리킨다.
▶ 蜉蝣出以陰(부유출이음) : 蜉蝣는 하루살이로 어진 신하를, 陰은 성군을 가리킴.
『易』曰:
“飛龍在天, 利見大人.”
《易經》에 일렀습니다.
“飛龍이 하늘에 있으니, 大人을 만남이 이롭다.”
▶ 飛龍在天 : 성군이 寶位에 있을 가리킴.
『詩』曰: “思皇多士, 生此王國.”
《詩經》에 일렀습니다
“훌륭한 많은 선비, 이 왕국에 태어났네.”
▶ 思皇多士 : 思는 조사. 皇은 활을 빛나다의 뜻. 《시경》 大雅 文王에 나오는 시구.
故世平主聖, 俊乂將自至.
그러므로 세상이 평화롭고 임금이 성군이면 준걸이 스스로 찾아옵니다.
▶ 俊乂(준예) : 아주 뛰어난 賢才. 乂는 어진 사람.
若堯舜禹湯文武之君, 獲稷契皐陶伊尹呂望之臣, 明明在朝, 穆穆布列, 聚精會神, 相得益章.
만약 堯·舜·禹·湯·文·武 같은 임금이 后稷·契·皐陶·伊尹·呂望 같은 신하를 얻으면, 밝고 밝은 임금이 조정에 계시며 온화하고 威儀를 갖춘 신하가 줄지어 있어서, 정신을 모아 서로가 더욱 밝아집니다.
▶ 稷직 : 堯舜 때의 명신인 后稷, 農官으로 주의 始祖.
▶ 契(설) : 殷의 시조로 堯舜 때 司徒였음.
▶ 皐陶(고요) : 요순 때의 명신. 司憲이었음.
▶ 穆穆 : 언어·용모가 아름답고 威儀를 갖춘 모양.
雖伯牙操遞鍾, 逢門子彎烏號, 猶未足以喩其意也.
비록 伯牙가 遞鍾을 타고 逢門子가 烏號를 당김으로도, (임금과 신하의 화합하는) 그 뜻에 비유하기에는 부족합니다.
▶ 伯牙 : 춘추시대 琴의 명인. 鐘子期의 친구인 名樂工. 종자기가 먼저 죽자 자기의 연주를 알아들을 만한 인물이 없다고 하여 다시는 금을 타지 않았다 한다.
▶ 遞鍾 : 名琴의 이름. 號鍾이라고도 함.
▶ 逢門子 : 고대 활의 명인 逢蒙을 가리킴.
▶ 彎(만) : 활에 화살을 메겨 당김.
▶ 烏號 : 名弓의 이름. 전설에 황제가 승천할 때 하늘에서 떨어졌다고 한다.
故聖主必待賢臣, 而弘功業, 俊士亦俟明主, 以顯其德.
그러므로 성군은 반드시 賢臣을 필요로 하여 功業을 넓히고, 훌륭한 선비 역시 명군을 필요로 하여 그 덕을 드러냅니다.
上下俱欲, 歡然交欣, 千載一會, 論說無疑, 翼乎如鴻毛遇順風, 沛乎若巨魚縱大壑.
上下가 함께 원하며 기뻐하며 함께 서로 즐거워함은 千載一會이라, 대화함에 의심스러움이 없으니, 기러기의 털이 순풍을 만난 듯 날고, 거대한 고기가 큰 골짜기에서 멋대로 헤엄치듯 성대합니다.
▶ 翼乎 : 나래를 펴고 나는 모양.
▶ 沛乎 : 성대한 모양.
▶ 縱 : 자유롭게 노닒.
其得意如此, 則胡禁不止, 曷令不行.
이렇게 뜻대로 되니, 어찌 禁令이 그치지 않고, 명령이 시행되지 않겠습니까?
化溢四表, 橫被無窮, 遐夷貢獻, 萬祥必臻.
교화가 四海 바깥까지 넘쳐서 자유자재로 베풂이 무궁하여, 먼 곳의 오랑캐가 조공을 바치고, 만 가지 상서가 틀림없이 이를 터입니다.
是以聖主不偏窺望, 而視已明, 不殫傾耳, 而聽已聰.
이 때문에 성군은 일부러 들여다보거나 바라보지 않아도 봄이 이미 명확하고, 빠짐없이 귀를 기울이지 않아도 들음이 이미 똑똑합니다.
▶ 偏窺望(편규망) : 일부러 들여다보거나 바라보다. 偏: 기어코, 일부러, 꼭
▶ 殫(탄) : 빠짐없이, 널리.
恩從祥風翶, 德與和氣游, 太平之責塞, 優游之望得.
성은은 상서로운 바람을 따라 날고, 성덕은 온화한 기운과 함께 노닐어, 천하태평의 책임을 완수하고, 한가로이 지내는 소망을 얻습니다.
▶ 翶(고) : 새가 날개를 위아래로 흔들며 낢을 翺라 하고, 날개를 움직이지 않고 하늘 높이 떠있음을 翔이라 한다.
▶ 塞 : 充의 뜻.
▶ 優游 : 한가로운 모양.
遵遊自然之勢, 恬淡無爲之場, 休徵自至, 壽考無疆, 雍容垂拱, 永永萬年.
자연의 추세를 따라 노닐고, 無爲自然의 세계에서 편안하게 지내며, 좋은 징조가 저절로 이르매 만수무강하며, 온화한 모습으로 옷자락을 드리우고 팔짱을 끼고 있어도 만년토록 영원하실 터입니다.
▶ 休徵 : 休는 善의 뜻. 좋은 징조,
▶ 壽考無疆 : 수명이 길어 한이 없음. 考는 오래 산다는 뜻.
▶ 雍容垂拱 : 온화한 얼굴로 옷자락을 드리우고 팔짱을 낌. 雍은 온화하다는 뜻. 垂拱은 垂拱之化의 뜻으로 임금의 덕에 의하여 백성이 착해져서 정사가 저절로 잘 됨.
何必偃仰屈伸若彭祖, 喣噓呼吸如喬松, 眇然絶俗離世哉.
하필 彭祖처럼 偃仰屈伸하거나 王子喬·赤松子처럼 喣噓呼吸하면서 멀리 絶俗離世해야만 하겠습니까?
▶ 偃仰屈伸(언앙굴신) : 偃은 눕다, 仰은 일어나다, 屈은 구부리다, 伸은 信의 뜻으로 펴다. 몸을 건강하게 하여 오래 살고자 하는 양생법.
▶ 彭祖 : 仙人의 이름. 《列仙傳》에 의하면 顓頊의 孫으로 요임금 시대부터 은나라 말까지 7백 년을 살았다고 한다.
▶ 喣噓呼吸(후허호흡) : 道家의 양생법으로, 체내의 묵은 기운을 내쉬고 새로운 기운을 들이쉬는 호흡법.
▶ 喬松 : 주나라 王의 태자인 王子喬와 선인 赤松子. 두 사람 다 불로장생의 仙法을 터득한 신선들이라고 한다.
『詩』曰:
“濟濟多士, 文王以寧.”
《시경》에 일렀습니다.
“훌륭한 많은 선비여! 文王은 그들로 인하여 편안하셨네.”
▶ 濟濟(제제) : 威儀가 성대한 형용. 《詩經》大雅 文王에 나오는 말.
蓋信乎, 以寧也.
미덥습니다, 그렇게만 되면 편안하실 터입니다.
해설
《漢書》 열전 34에 의하면, 宣帝(기원전 73~기원전 49재위)는 王褒(?~기원전 61)의 文才가 뛰어나다는 말을 듣고 왕포를 불렀는데, 왕포가 궁에 이르러 〈聖主得賢臣頌〉을 지었다 한다. 선제가 이 글을 보고 그의 재능을 높이 평가하여 즉석에서 待詔로 임명하였다고 한다.
이 頌은 聖主가 현신을 얻으면 나라가 잘 다스려짐을 매우 객관적으로 찬양한 글이지만, 간접적으로 선제의 치세를 謳歌하고 찬미한 것이다.
末에 《시경》의 大雅 文王에 나오는 시구를 인용하여 문왕이 많은 현신을 얻어 천하를 편히 다스린 일을 칭송하고 있는데, 이것은 선제를 문왕에 비유하여 찬미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또 임금된 자의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을 이야기한 것으로 선제에게 교훈으로 삼게 함이 본뜻이다.
劉의 《文心雕龍》에 일렀다.
‘頌의 문체는 典雅하고 맑다. 덕을 찬양하여 기술함이 賦와 같지만 지나치게 사치스럽지 않고, 삼가고 조심함이 銘과 같지만 훈계하지는 않는다'.
본래는 제사를 위한 頌歌로서 운문이었는데, 산문으로 짓게 됨은 頌의 변태라 할 수 있겠다.
此篇起句有策體.
蓋前漢王褒, 字子淵本蜀人, 爲漢宣帝徵召, 詔爲此頌.
起四句說譬自叙, 第一節, 且謙辭叙應詔之意, 第二節, 勉宣帝審己正統, 第三節, 方論賢者國家之器用, 第四節, 論聖主得賢臣之功, 第五節, 論人臣之遭遇, 第六節, 總論臣主相得之美.
時上頗好神仙, 故末段不取彭祖喬松之事.
이 篇의 起句에는 策文의 체제가 있다.
대체로 前漢의 王褒는 字가 子淵이고 본래 촉나라 사람인데, 漢宣帝에게 불리어 이 송을 지었다.
起 4구에서 비유해서 자기를 서술했고,
제1절은, 또 謙辭로 부름에 응하는 뜻을 서술했고,
제2절은, 宣帝가 자기를 살피고 통치를 바르게 하길 권했고,
제3절은, 賢者가 국가의 유용한 그릇임을 논했고,
제4절은, 聖主가 어진 신하를 얻는 공덕을 논했고,
제5절은, 신하가 뜻에 맞는 임금을 만남을 논했고
제6절은, 신하와 임금이 서로를 얻는 아름다움을 총괄해서 논했다.
당시 임금이 신선술을 자못 좋아했고, 그러므로 마지막 단락에서 팽조와 왕자교, 적송자의 일을 취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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