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고문진보)

後集6-弔屈原賦(조굴원부)-賈誼(가의)

耽古樓主 2024. 3. 2. 09:26

古文眞寶(고문진보)

後集6-弔屈原賦(조굴원부)-賈誼(가의)

 


恭承嘉惠兮, 竢罪長沙.
삼가 천자의 은혜를 입음이여, 長沙에서 待罪하네.
: 받들다. 받다.
嘉惠 : 황제께서 내리신 은혜. 여기에서는 가의가 황제의 詔命을 받들어 長沙赴任함을 가리킴.
: 待罪. 처벌을 기다림.

仄聞屈原兮, 自湛汨羅.
듣건대 屈原이여, 스스로 汨羅에 몸을 던졌다고 하네.
仄聞(측문) : 소문으로 들음.
: 과 같음.
汨羅(멱라) : 강 이름, 湘江의 지류로 屈原이 빠져 죽은 곳으로 유명하다.

造托湘流兮, 敬弔先生.
나는 湘水에 가서 假托하며, 삼가 선생을 애도하네.
: 와 같음. 가다. 이르다.
: 寄託.

遭世罔極兮, 迺殞厥身.
세상을 만남이 罔極함이여, 그 몸을 망쳤도다.
罔極 : 혼란하기 이를 데 없는.
: 와 같음.
() : 죽다. 굴원이 멱라에 투신함을 말한다.
: 와 같음.

烏虖哀哉兮, 逢時不祥.
아아, 슬픔이여, 만난 때가 상서롭지 못하였네.
烏虖(오호) : 嗚呼와 같음. 감탄사

鸞鳳伏竄兮, 鴟鴞翶翔.
난새와 봉황이 숨음이여, 부엉이와 올빼미가 날뛰네.
鸞鳳(난봉) : 난새와 鳳凰. 모두 靈鳥로 현인이나 聖人을 비유함.
伏竄(복찬) : 몸을 숨김.
鴟鴞(치효) : 부엉이와 올빼미, 모두 惡鳥로 소인을 비유함.
翶翔(고상) : 빙빙 돌며 낢. 轉意하여 跋扈.

闒茸尊顯兮, 讒諛得志.
어리석고 무능한 자가 높아지고 顯達함이여, 모함하고 아첨하는 자가 뜻을 얻네.
闒茸(탑용) : 둔하고 용렬한 사람.
讒諛(참유) : 참언하고 아첨하는 사람.

賢聖逆曳兮, 方正倒植.
賢聖이 거꾸로 끌려감이여, 方正한 선비를 거꾸로 세워두네.
逆曳(역예) : 거꾸로 끌리다. 현인이 세상에 드러나고 소인이 아래에 있어야 하는데, 도리어 현자들은 쫓겨나 있고 소인배들이 在位함을 말함.
方正 : 곧고 바름.
倒植 : 倒置와 같음. 의미는 逆曳에서와 마찬가지이다.

謂隨夷溷兮, 謂跖蹻廉.
卞隨와 伯夷를 흐리다고 여김이여, 盜跖과 莊蹻를 청렴하다 여기네.
隨夷 : 卞隨伯夷. 청렴결백한 사람을 뜻함. 변수는 나라 湯王이 왕위를 물려주려고 할 때 받지 않았고, 백이는 周 武王이 혁명으로 은을 멸망시켰을 때, 이에 반대하여 祿粟을 먹지 않겠노라며 아우 叔齊와 함께 首陽山에 들어가 고비를 뜯어 먹으며 연명하다 굶어 죽었다.
() : 흐림. 혼탁함
跖蹻(척교) : 나라의 도둑인 盜跖나라의 도둑인 莊蹻. 악인의 대명사.

莫邪爲鈍兮, 鉛刀爲銛.
莫邪를 무디다고 말함이여, 납 칼을 잘 든다고 말하네.
莫邪(막야) : 名劍의 이름. 나라의 干將이라는 사람이 명검 두 자루를 만들어 하나는 자기 이름을 따라 간장이라 하였고, 다른 하나는 아내의 이름을 따서 막야라고 지었다 함.
() : 예리함.

于嗟黙黙, 生之亡故兮.
아아! 말하지도 못하니, 삶에 까닭이 없네.
默默 : 말을 하지 못하는 모양.
亡故(무고) : 이유없이. 와 같다.

斡棄周鼎, 寶康瓠兮.
周鼎은 내버리고, 진흙 항아리를 보배라 여기네.
斡棄(알기) : 내버림.
周鼎 : 나라 임금이 9의 상징으로 9개의 숱을 만들었는데 이것이 周代까지 국보로 전해왔다.
寶康瓠兮(보강호혜) : 는 보배로 여기다. 康瓠는 진흙 항아리 혹은 빈 항아리. 가치없는 물건의 비유.

騰駕罷牛, 驂蹇驢兮.
지친 소에게 수레를 끌게 하고, 절름발이 노새를 곁말로 삼네.
騰駕罷牛(등가피우) : 지친 소를 수레에 매어 끌게 함. 騰駕는 수레에 멍에를 올림. 와 같다.
驂蹇驢兮(참건려혜) : 절름발이 노새를 곁말로 두다. 고대의 마차는 네 필의 말이 끄는데 바깥쪽 좌우의 말은 또는 라 하고 안쪽의 두 말은 이라 함.

驥垂兩耳, 服鹽車兮.
천리마가 두 귀를 늘어뜨리고 소금 수레를 끄네.
驥垂兩耳(기수량이) : 천리마가 맥이 빠져 두 귀를 늘어뜨림. 는 천리마. 驂蹇驢兮와 함께 인재가 적소에 배치되지 않아 재능있는 사람이 푸대접을 받는다는 말이다.

章甫薦屨, 漸不可久兮.
章甫관을 신발 아래 깐 셈이니, 점점 오래 갈 수 없게 되네.
章甫薦屨(장보천구) : 머리에 써야 할 을 신발 밑에 깜. 곧 현인이 소인 아래에 있음을 말함. 장보관은 에서 쓰던 이름난 관. 은 깔다.
漸不可久矣 : 나라가 점점 어지러워져서 오래 갈 수 없음. 혹은 나라가 점점 어지러워져서 군자가 오래 할 수 없음.

嗟苦先生, 獨離此咎兮.
아아! 괴로우신 선생님, 홀로 이 재난 당하셨도다!
嗟苦先生(차고선생) : 는 감탄사, '아아. 선생은 굴원을 가리킴.
() : 만나다, 당하다. =

誶曰:
이에 말하노라.
誶曰(수왈) : 노래의 終篇을 뜻하며, 끝머리에 붙여 전편의 뜻을 개괄하고 결론을 서술한다. 辭賦에 주로 쓰이며, 訊曰·亂曰로도 쓴다.

“已矣, 國其莫吾知兮.
끝났도다. 나라에 아무도 날 알아주는 이 없네.

予獨壹鬱其誰語.
나 홀로 답답하니 그것을 누구에게 이야기할까?
壹鬱(일울) : 가슴이 답답함.
誰語 : 누구에게 말할까?

鳳縹縹其高逝兮, 夫固自引而遠去.
봉황이 훨훨 높이 날아감이여, 스스로 물러나 멀리 가버리도다.
縹縹(표표) : 飄飄와 같음, 훨훨 높이 나는 모양.
自引(자인) : 스스로 물러남.

襲九淵之神龍兮, 沕淵潛以自珍.
九淵의 神龍을 본받음이여, 깊고 깊이 잠겨 自重하네.
襲九淵之神龍兮(습구연지신룡혜) : 깊은 못의 신룡을 본받다. 은 본받다. 九淵은 아홉 겹의 못. 아주 깊은 못.
() : 깊고 아득함. : 깊다
自珍 : 자중함, 자신을 소중히 여겨 保重. 난세에 처한 군자의 처신을 말한다.

偭蟂獺以隱處兮, 夫豈從蝦與蛭螾.
蟂獺을 멀리하고 숨어 삶이여, 어찌 새우나 거머리와 지렁이들과 어울리겠는가?
価蟂獺(면교달 : 교달벌레를 등지다. 와 같다. 蟂獺은 어류를 해치는 전설상의 수중동물(傳說中為害魚類的水中動物)이니 요즈음의 수달에 해당하겠다. 소인을 비유하는 말로 쓰였다.
蝦與蛭螾(하여질인) : 새우와 거머리와 지렁이. 역시 소인을 비유함.

所貴聖之神德兮, 遠濁世而自臧.
聖人의 神德을 귀히 여김이여, 濁世를 멀리하여 자신을 숨기네.
自臧 : 자신을 숨기다. 과 같다.

使麒麟可係而覊兮, 豈云異夫犬羊.
麒麟을 묶어서 굴레를 씌운다면, 어찌 개나 양과 다르다 하겠는가?
麒麟 : 상서로운 동물로 성인 군자에 비유된다.
係而羈(계이기) : 묶어서 굴레를 씌움.

般紛紛其離此郵兮, 亦夫子之故也.
난세에 머뭇거리다가 이런 화를 당함이여, 그 또한 선생의 잘못이네.
般紛紛(반분분) : 난세에 처하여 머뭇거리며 피하지 못함. 으로 보아 盤桓으로 새기며 그 뜻은 머뭇거려 떠나지 못함을 말함. 紛紛은 어지러워 혼잡함.
離此郵 : 는 만나다. 당하다. 와 같으며 허물을 뜻함.

歷九州而相其君兮, 何必懷此都也.
천하를 遍歷하며 임금다운 임금을 보필함이여, 하필 이 고장에 연연하랴?
歷九州而相其君 : 온 천하를 두루 다니며 명군을 찾아그를 섬기다. 역은 두루 다님. 九州는 중국의 온 천하. 은 보필하다, 돕다.
此都 : 의 임금이 있는 수도. 굴원이 일편단심으로 초나라만을 생각하다 화를 당한 것을 말한다.

鳳凰翔于千仞兮, 覽德輝而下之.
봉황이 천 길의 하늘을 낢이여, 聖君의 덕이 빛남을 보고 그곳에 내리네.
德輝 : 聖君의 덕이 빛남.

見細德之險微兮. 遙增擊而去之.
無德하여 위험한 징조가 보임이여, 세차게 날개쳐서 멀리 떠나 버리네.
細德 : 덕이 적음. 無德.
險微 : 위험한 징조
遙增擊 : 날개를 더욱 세차게 쳐서 멀리 사라짐.

彼尋常之汙瀆兮, 豈容呑舟之魚.
저 흔한 더러운 도랑이여, 어떻게 배를 삼킬 만한 물고기를 수용하랴?
尋常 : 평범한, 보통의,
汙瀆(오독) : 물이 고인 웅덩이.
吞舟之魚 : 배를 삼킬만큼 큰 물고기, 대인을 가리킴. 소인들이 득실거리는 조정에서는 굴원과 같은 대인을 용납할 수 없음을 비유함.

橫江湖之鱣鯨兮, 固將制於螻螘.”
江湖를 가로지를 만한 鱣魚와 고래여, 곧 땅강아지나 개미에게 제압당하고 말 것을.
鱣鯨(전경) : 鱣魚와 고래, 역시 대인 군자를 비유함.
固將制於螻螘 : 진실로 장차 땅강아지나 개미에게 제압당할 터이다. 큰 인물이 소인배에게 괴로움을 당하게 되리라는 뜻.

 

 

 해설


漢의 大夫 賈誼는 韓 초기의 政論家이자 賦의 작가이다.
일찍이 河南守 吳公이 그의 재능을 듣고 문하에 불러들였는데, 文帝(기원전179 ~ 기원전 157 재위)가 즉위하자 곧 진언하니 문제는 그를 博士를 삼았다. 이때 가의의 나이는 불과 20세였다.
그후 1년 사이에 太中大夫가 되었는데, 그의 뛰어난 재주와 빠른 출세를 시기한 다른 權臣의 참소와 中傷을 받아 長沙王太傅가 되었다.

이때 마침 湘水를 지나다가 굴원을 생각하고 자신의 불우하고 억울한 심정을 굴원에 假託하여 이 작품을 지었다.
그 후 다시 梁 懷王의 태부가 되었는데 회왕은 문제의 가장 사랑하는 小子였다. 그가 落馬하여 죽자 가의는 마음의 충격을 받고 1년 만에 죽고 말았다. 이때 그의 나이는 겨우 33세였다. 그의 생애가 굴원의 불우함과 비슷한 점이 있어 항상 '屈賈'로 竝稱되고 있으며, 《史記》에서도 〈屈原賈生列傳〉으로 合傳하고 있다.

 

 

列傳권84-屈原賈生列傳(굴원가생열전)

屈原賈生列傳은 전국시대 楚의 屈原과 前漢의 賈誼 두 사람의 전기이다. 살았던 시대가 서로 달랐지만 不遇한 운명이 유사하다. 屈原(기원전340년~기원전278년)은 전국시대 楚의 시인이며,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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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굴원의 〈離騷〉를 계승한 한대의 서정적인 賦 중 대표적인 작품이다.
본문에서 작자는 굴원의 遭遇에 대해 깊은 동정과 애도를 표시하며, 굴원을 박해했던 어지러운 사회를 개탄한다. 그리고 봉황이 높이 날아오르고 신룡이 깊이 숨는 등의 비유를 통하여, 어지러운 세상과 타협할 수 없는 자신의 의지를 표명하여, 굴원과 자신을 同一視한다.
좋은 새와 어진 짐승으로써 현인을 비유하고, 흉한 새와 악한 짐승으로써 소인을 비유하였으니, 이는 楚辭에서 흔히 사용한 방법이며 본문에서도 그 전통을 이어받고 있다. 또 열거와 對偶 형식과 對比·誇張의 수법을 사용하여 감정을 선명하고 강렬하게 표현해냈다. 다만 寫實의 결여가 큰 흠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