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고문진보)

後集64-阿房宮賦(아방궁부)-杜牧(두목)

耽古樓主 2024. 3. 29. 07:10

古文眞寶(고문진보)

阿房宮賦(아방궁부)-杜牧(두목)

 

六王畢, 四海一.
六王이 다하고 천하가 통일되었네.
六王畢 : 육왕은 전국시대 ·····여섯 나라의 왕을 말함. 여섯 나라가 에게 망하다.
四海一 : 천하가 통일되다.

蜀山兀, 阿房出.
蜀山이 우뚝해지며 아방궁이 출현했네.
蜀山兀 : 촉산의 수목이 베어져 우뚝하고 평평해지다. 秦始皇이 궁전을 지으려고 蜀山荊山의 목재를 벤 것을 말함. 은 높고 평평한 것.

覆壓三百餘里, 隔離天日.
300리를 뒤덮었고 하늘의 해를 격리시켰네.
覆壓 : 뒤덮고 억누르다.

驪山北搆而西折, 直走咸陽. 二川溶溶, 流入宮墻.
驪山 북쪽에 축조되어 서쪽으로 꺾여 곧장 咸陽에 이르렀고 두 하천이 유유히 궁궐 담으로 흘러들었네.
驪山 : 陝西省 臨潼縣 동남쪽에 있는 산.
: 축조하다.
咸陽 : 의 서울.
二川溶溶 : 두 물줄기가 유유히 흐르다. 二川이란 渭水涇水. 溶溶은 물이 도도히 흐르는 모양.

五步一樓, 十步一閣. 廊腰縵廻, 簷牙高啄.
5步에 한 개의 樓요, 10보에 한 개의 閣이 있으며, 복도는 빙돌며 이어져 있고, 처마는 높이 솟아 있네.
,: 樓是指重屋閣是指下部架空底層高懸的建築(는 겹집, 은 아랫부분이 허공에 떠 있고 밑바닥이 높게 쳐진 건물을 말한다.)
廊腰縵廻 : 낭요는 복도가 구부러진 곳을 말함. 만회는 빙빙 돌아 길게 이어진 모양.
簷牙高啄 : 처마끝이 높이 솟은 모습이 마치 새의 부리가 높은 곳을 쪼는 듯함을 말함. 는 처마끝.

各抱地勢, 鉤心鬪角. 盤盤焉, 囷囷焉.
각기 지세에 따라 배치되었으며, 지붕은 鉤心과 鬪角처럼 구불구불 둘러쌓네.
鉤心鬪角 : 지붕이 갈고리로 이은 듯하고 처마끝은 뿔로 다투듯 얽혀 있다. 궁실의 배치가 치밀하게 연이어 있을 말함.
鉤心 : 车下与轴相连的钩心木(수레의 하부와 축을 잇는 나무)
形容宫室建筑的结构精致巧妙语出唐杜牧阿房宫赋〉。后用鉤心斗角比喻诗文的布局结构精心巧制爭奇斗胜亦用於比喻竞斗心机刻意经营
盤盤焉 : 구불구불한 모양.
囷囷(균균언) : 빙빙 둘러 있는 모양.

蜂房水渦, 矗不知其幾千萬落.
벌집과 같고 소용돌이와 같으며, 우뚝 솟은 추녀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는 몇천인지 몇만인지 모르겠네.
() : 우뚝 솟은 모양.
: 처마에서 떨어지는 물줄기. 낙숫물.

長橋臥波, 未雲何龍. 複道行空, 不霽何虹.
긴 다리가 물결 위에 누웠으니, 구름이 일지 않았는데 웬 용인가? 2층 복도가 허공을 가로지르니, 비가 개지도 않았는데 웬 무지개인가?
未雲何龍 : 구름이 일지도 않았는데 어찌 용이 있는가? 長橋를 물결 위에 놓인 큰 용에 비유한 것.
複道行空 : 2층으로 된 복도가 공중을 가로질러 간다.
不霽何虹 : 비가 갠 것도 아닌데 어찌 무지개가 있는가? 비가 갬을 라 한다.

高低冥迷, 不知西東.
높고 낮은 누각들로 어둡고 희미하여 동서를 분간하지 못하네.

歌臺暖響, 春光融融. 舞殿冷袖, 風雨凄凄. 一日之內, 一宮之間, 而氣候不齊.
歌臺의 부드러운 노랫소리 봄볕같이 화락하고, 舞殿의 차가운 옷소매 나부껴 풍우에 서늘하니, 한 날 한 궁궐에 기후가 같지 않네.
融融 : 부드럽고 화락함.
冷袖 : 차가운 옷소매. 춤을 추느라 긴 옷소매를 흔들어 바람이 이는 것을 말함.
凄凄 : 서늘함.

妃嬪媵嬙, 王子皇孫, 辭樓下殿, 輦來于秦. 朝歌夜絃, 爲秦宮人.
妃嬪과 궁녀, 왕자와 皇孫이 자기 집을 떠나 수레 타고 秦으로 와서, 아침에 노래하고 저녁에 연주하며 진나라의 宮人이 되었네.
妃嬪媵嬙 : 황후 다음이 이고 그 다음이 이다. 은 빈 다음 가는 궁녀.
: 천자가 타는 수레.

明星熒熒, 開粧鏡也. 綠雲擾擾, 梳曉鬟也. 渭流漲膩, 棄脂水也. 煙斜霧橫, 焚椒蘭也.
별이 반짝인다 했더니 鏡臺의 거울을 연 것이고, 검푸른 구름이 뭉실뭉실 인다 했더니 새벽에 머리를 빗는 것이고, 渭水에 기름기 흘러넘침은 연지 물을 버린 것이고, 연기가 비끼고 안개 자욱함은 蘭香을 태우는 것이네.
熒榮 : 번쩍번쩍 빛남.
綠雲擾擾 : 녹색 구름이 어지러이 일어남, 은 여자의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형용한 것. 擾擾는 어지러이 일어나는 모양.
椒蘭(초란) : 산초와 난초 향기.

雷霆乍驚, 宮車過也. 轆轆遠聽, 杳不知其所之也.
우렛소리가 잠깐 놀라게 하니, 궁전의 수레가 지나가는데, 덜커덕덜커덕 멀리까지 들리니 아득하여 그 가는 곳을 모르겠네.

一肌一容, 盡態極姸. 縵立遠視, 而望幸焉. 有不得見者, 三十六年.
살결 하나 얼굴빛 하나 교태와 예쁨을 극진히 하고, 마냥 서서 멀리 바라보며 황제의 행차 기다리지만, 뵙지 못함이 36년이네.
雷霆乍驚 : 우렛소리가 깜짝 놀라게하다.
轆轆(녹록) : 수레 달리는 소리.
: 가다...
縵立 : 우두커니 서서 기다림
望幸 : 황제의 행차를 기다림
三十六年 : 진시황의 재위기간이 36년임.

燕趙之收藏, 韓魏之經營, 齊楚之精英. 幾世幾年, 取摽其人, 倚疊如山. 一旦不能有, 輸來其間.
燕·趙에서 소중히 간직하던 보물, 韓·魏에서 애써 모은 보화, 齊·楚의 귀중품은 몇 世 몇 년을 백성에게서 빼앗았는지 산처럼 쌓였는데, 하루아침에 지키지 못하고 진나라로 실어 왔다네.
收藏 : 거둬들여서 창고에 감춰 둔 보물.
經營 : 애써서 모은 보물.
精英 : 정교하고 빼어난 값진 물건.
標掠其人 : 으로 보아야 함. 唐 太宗 李世民의 민을 휘함. 백성으로부터 강제로 빼앗다.
倚疊 : 쌓다.

鼎鏜玉石, 金塊珠礫. 棄擲邐迆. 秦人視之, 亦不甚惜.
鼎이 보통 가마솥이 되고, 玉이 돌이 되고, 금은 흙덩이가 되고, 진주는 조약돌이 되어, 버려서 널브러졌으나, 진나라 사람들은 보고도 그다지 아까워하지 않네.
鼎鏜玉石(정쟁옥석) : 보물인 을 가마솥처럼 여기고 을 돌처럼 여김. 다음 구절 金塊珠礫도 같은 구조임.
棄擲邐迆(기척리이) : 내버려서 길에 가득함. 기척은 내버리다. 邐迆는 연이어 있는 모양.

嗟乎, 一人之心, 千萬人之心也. 秦愛紛奢, 人亦念其家.
아아! 한 사람의 마음이 천만인의 마음이거늘, 秦황제가 호사를 좋아하니 사람들도 자기 집을 생각하네.
一人之心 : 황제 한 사람의 마음.
紛奢 : 호사스러운 사치.

奈何取之盡錙銖, 用之如泥沙.
어찌하여 작은 것까지 모조리 거둬들이고는, 진흙이나 모래처럼 쓰는가?
錙銖(치수) : 중량을 나타내는 단위. 14이고 16. 여기에서는 매우 하찮은 것, 작은 것을 뜻함.

使負棟之柱, 多於南畝農夫, 架梁之椽, 多於機上之工女, 釘頭磷磷, 多於在庾之粟粒, 瓦縫參差, 多於周身之帛縷, 直欄橫檻, 多於九土之城郭, 管絃嘔啞, 多於市人之言語.
대들보를 받친 기둥이 남쪽 밭의 농부보다 많고, 대들보에 걸친 서까래는 베 짜는 女工보다 많으며, 못대가리 번쩍임이 곳간의 곡식 낟알보다 많고, 기와의 이음매 들쭉날쭉함이 몸에 두른 비단실보다 많고, 가로세로 놓인 난간은 전국의 성곽보다 많고, 관현악기의 요란한 소리가 저자 사람들 말보다 많네.
磷磷(인린) : 반짝이는 모양.
: 곳간.
瓦縫 : 기와가 서로 맞닿은 곳.
九土 : 九州. 곧 전국을 말함.
嘔啞(구아) : 요란한 악기 소리.

使天下之人, 不敢言而敢怒. 獨夫之心, 日益驕固.
천하의 백성을 감히 말하지 못하고 화만 나게 하고도 외로운 폭군의 마음은 날로 더욱 교만하고 완고해졌네.
獨夫 : 민심을 잃어 편들어 주는 이 없는 폭군.

戍卒叫, 函谷擧, 楚人一炬, 可憐焦土.
戍卒이 소리쳐서 函谷關을 함락하고, 楚王의 한 자루 횃불에, 가련하게도 焦土가 되었네.
戍卒 : 국경을 지키는 졸병. 진시황에게 최초로 반란을 일으킨 사람은 蘄縣 大澤鄕陳勝吳廣이며, 이들에 뒤이어 천하가 들고 일어났다
函谷擧 : 함곡은 咸陽을 지키는 난공불락의 관문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劉邦이 이를 함락시키고 함양에 입성하였다. 는 공격하여 빼앗음.
楚人一炬 : 는 횃불 혹은 불사르다. 항우가 함양에 입성하여 왕족들을 죽이고 궁실을 불태우니 그 불길이 3개월 동안 계속되었다 함.

嗚呼, 滅六國者, 六國也, 非秦也. 族秦者秦也, 非天下也.
아아! 六國을 말한 것은 육국 자신이지 진나라가 아니요, 진나라를 滅한 것은 진나라 자신이지 천하가 아니었도다.

嗟夫, 使六國各愛其人, 則足以拒秦. 秦復愛六國之人, 則遞二世可至萬世而爲君. 誰得而族滅也.
아아! 六國이 각기 그 백성을 사랑하였으면, 충분히 진나라를 방어할 수 있었을 터이요, 진이 다시 六國의 백성을 사랑하였으면, 2世를 계승하여 만세에 이르기까지 임금노릇을 하였을 터이니, 누가 그들을 멸할 수 있었겠는가?
() : 갈마들다. 바뀌어지다.
: 族滅하다. 황족을 모두 죽임.

秦人不暇自哀, 而後人哀之.
진왕은 자신을 슬퍼할 겨를도 없었는데 후인이 그를 슬퍼하고 있다.
不暇 : ~할 겨를이 없다.

後人哀之, 而不鑑之, 亦使後人而復哀後人也.
후인이 슬퍼하기만 하고 거울삼지 않는다면, 역시 후인이 슬퍼하게 만드리라.
: 거울로 삼아 경계하다.

 

 

 

 해설


史記秦始皇本記에 의하면 아방궁은 지금의 陝西省 長安縣 서북쪽에 있었던 궁전으로 渭水남쪽 上林苑에 지어졌다.

 

 

본기6. 秦始皇本紀1(진시황본기1)

중국의 서쪽 일개 부락에서 발전하여 周나라 때 제후국의 하나였다가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나라의 역사는 대부분 秦本紀에 수록되어 있으며, 이편에서는 그 중 진시황 이후의 기록을 별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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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크기가 엄청나 동서로 5백 보남북으로 5백 이나 되고 殿上에는 1만 명을 앉힐 수 있고 殿下에는 다섯 의 旗를 세울 수 있다건물과 건물을 잇는 複道를 통하여 곧바로 南山에 이를 수 있으며 2층의 복도는 위수를 건너 함양까지 연결되었는데이는 북두성이 은하를 건너 營室星에 이름을 상징하였다.

아방궁은 완공되기 전에 소실되어 지명을 따서 阿房이라 불렀다이 궁은 죄수 70여만 명이 동원되어 北山의 돌과 蜀·荊 두 지방의 목재로 건축되었는데완성되기 전에 시황제가 죽어다음 대에까지 공사가 계속되었다한때 재상이던 李斯가 백성의 원성이 높다고 간하여 공사의 중단을 청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무리한 공사의 강행은 진나라 멸망의 주요 원인이 되고 말았다.

《唐詩紀事》의 기록에 의하면당 太和 초년의 太學博士이던 吳武陵이 이 글을 보고 禮部侍郞에게 추천하여 杜牧을 과거에 급제케 하였다고 한다두목은 25세에 급제했다니 그 이전에 이 작품을 지었다고 봄이 옳을 터이다.
이 작품은 의 특성인 묘사와 舖張의 방법으로전반부에서는 아방궁 건물과 그 안의 정경들을 세세히 묘사해 나가다가 마지막에 가서 楚人一炬 可憐焦土에 이르러 모든 것을 한순간에 날려버리고는후세인들에 대한 훈계로써 끝을 맺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