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고문진보)

後集59-桐葉封弟辯(동엽봉제변)-柳宗元(유종원)

耽古樓主 2024. 3. 27. 03:19

古文眞寶(고문진보)

桐葉封弟辯(동엽봉제변)-柳宗元(유종원)

 
古之傳者有言.
“成王以桐葉, 與小弱弟戱曰:
‘以封汝.’
周公入賀.
王曰:
‘戱也.’

周公曰:
‘天子不可戱.’
乃封小弱弟於唐.”
옛 서적에 이런 말이 있다.
“成王이 오동잎을 나이 어린 동생에게 주며 장난으로 말하였다.
‘이로써 너를 封하노라.’
周公이 들어와 축하하였다.
왕이 말하였다.
‘장난이었소.’
주공이 말하였다.
‘천자는 장난하셔서는 안 됩니다.’
이에 나이 어린 동생을 唐의 제후로 봉하였다.”
古之傳者 : 옛일을 전하는 책. 옛 서적. 成王이 어린 동생을 지방에 봉한 이야기는 대 사람 劉向說苑君道篇 司馬遷史記晉世家에 보인다. 설원에는 周公이 그 일을 성취하였다 하고, 사기에는 史官 尹佚이 성취하였다고 한다. 이 글에서는 주공이 일이라 하매 유향의 설원을 가리킨다고 보아야 할 터이다.
 

 

說苑(설원) 제1권 君道(군도)

이 篇은 帝王의 統治行爲와 규범을 論述한 文章이다. 專制時代 최고 統治者의 人品과 能力은 국가를 다스리는 문제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를 차지한다. 이는 국가의 興亡盛衰와 國民의 安危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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世家39. 晉世家(진세가)

이篇은 30世家 중 아홉 번째 편으로 周나라의 제후국인 晉의 흥망과정을 기록하였다. 晉은 西周초기에 周成王이 자기의 동생 叔虞를 唐에 봉하면서 시작되었으며, 숙우의 아들 燮父가 도읍을 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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成王 : 나라 武王의 아들. 어린 나이에 천자가 되었으므로 숙부인 주공이 섭정했음.
以桐葉與小弱弟戱 : 오동잎을 나이 어린 동생에게 주며 장난하다. 사기진세가에 의하면, 성왕이 동생 叔虞와 함께 놀다가 오동잎으로 만든 (:제후를 표시하는 )를 동생에게 주며 제후에 봉하는 장난을 하였다 한다.
以封汝 : 이것으로써 너를 봉한다. 성왕이 장난으로 동생에게 한 말.
周公 : 주나라 文王의 아들이며 武王의 아우로서 문·무왕을 도와 주나라를 건국하는 데 공을 세웠다. 무왕의 뒤를 이어 나이 어린 성왕이 즉위하자, 섭정을 통해 주나라 왕실의 기초를 다졌고 문물제도와 예약을 정비하여 주나라 문화의 기틀을 세웠다.
入賀 : 들어와 축하하다. 성왕이 장난으로 한 것을 진실로 받아들이고 축하한 것임. : 지금의 河北省 唐縣으로 임금이 다스렸던 곳.

吾意不然.
나는 그것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王之弟當封邪, 周公宜以時言於王, 不待其戱而賀以成之也.
왕의 동생이 마땅히 봉해질 만하였다면 주공이 적절한 때에 왕에게 말했어야지, 그 농담을 기다렸다가 축하하며 그 일을 이루어선 안 된다.

不當封邪, 周公乃成其不中之戱, 以地以人, 與小弱者爲之主, 其得爲聖乎.
封國함이 부당하다면, 주공이 도리에 맞지 않는 농담을 성사시켜 토지와 백성을 어리고 약한 자에게 주고 주인으로 삼았으니, 어찌 聖人일 수 있겠는가?
當封 : 마땅히 봉해질 만하다.
不中之戱 : 도리에 맞지 않는 장난

且周公以王之言不可苟焉而已, 必從而成之邪.
더욱이 주공이 왕의 말은 구차하면 안 된다고 말하였으면 그만이지, 꼭 그 말을 따라 성사시켜야만 했겠는가?

設有不幸, 王以桐葉戱婦寺, 亦將擧而從之乎.
가령 불행히도 왕이 오동잎으로 부녀자나 환관에게 장난하였다면, 역시 들춰내어 그것을 따랐겠는가?
: 구차하다. 아무렇게나 하다.
: 설령, 가령.
婦寺(부시) : 부녀자와 환관. 궁중에서 일하는 남녀 종복.

凡王者之德, 在行之何若, 設未得其當, 雖十易之不爲病, 要於其當不可使易也, 而況以其戱乎.
王者의 덕은 행동이 어떠한가에 달려있으매, 만일 그것이 합당하지 못하다면 비록 열 번 변경하여도 병폐가 되지 않을 터이고, 만약 합당함을 얻었다면 변경해서는 안 될 터인데, 하물며 그것을 장난이라 여김에 있어서랴?
十易(십역) : 열번 바꾸다.
: 다양한 뜻으로 사용되매 우리말로 해석하기 어려운 글자이다. 여기서는 얻다’, ‘취득하다로 해석하였다. 참고로 네이버 한자사전에서 의 훈을 옮겨본다.
1. 요긴하다(要緊--), 중요하다(重要--)
2. 요약하다(要約--)
3. 모으다, 합치다(--)
4. 원하다(--), 바라다, 요구하다(要求--)
5. 맞히다, 적중하다(的中--)
6. 바루다
7. 얻다, 취득하다(取得--)
8. 이루다, 성취하다(成就--)
9. 기다리다, 잠복(潛伏)하여 노리다
10. 규찰하다(糾察--)
11. 조사하다(調査--)
12. 언약하다(言約--), 맹세하다(盟誓--)
13. 책망하다(責望--)
14. (허리에)감다
15. 통괄하다(統括--)
16. 으르다(무서운 말이나 행동으로 위협하다), 협박하다(脅迫--)
17. 막다, 금하다(--), 말리다
18. 누르다
19. 굽히다
20. 잡다
21. 근본(根本)
22. 생략(省略), 간략(簡略)
23. 회계(會計) 장부(帳簿賬簿)
24. 증권(證券)
25. 허리()
26. 허리띠
27. 반드시,
28. 요컨대

若戱而必行之, 是周公敎王遂過也.
장난임에도 기어이 실행함은 주공이 성왕에게 잘못을 수행하게 하는 것이다.
: 이루다. 의 뜻.

吾意周公輔成王, 宜以道從容優樂, 要歸之大中而已, 必不逢其失而爲之辭, 又不當束縛之馳驟之, 使若牛馬然, 急則敗矣.
내 생각에는, 주공이 성왕을 보필함에 의당 도리를 가지고, 차분하고 침착하며 여유있고 즐겁게 大中으로 이끌려 했을 터이지, 절대로 왕의 실수를 만나 구실로 삼지는 않았을 터이며, 또 왕을 속박하고 몰아붙여 牛馬처럼 부렸을 리가 없으니, 급하게 다그치면 일은 실패하기 때문이다.
從容優樂 : 종용은 점잖고 부드러운 것. 우락은 여유있고 즐거운 것.
要歸之大中而已 : 여기서 원하다의 뜻으로 해석하였다.
大中 : 치우침이 없는 위대한 中正. 위대한 올바름.
束縛 : 속박하다. 얽어매다.
馳驟 : 몰아붙이다. 는 달리다, 는 몰다.

且家人父子, 尙不能以此自克, 況號爲君臣者邪.
더구나 일반 가정의 父子조차 이런 방법으로는 스스로 성공하지 못할 터인데, 하물며 명색이 君臣임에랴?
家人 : 일반 가정의 사람.
自克 : 스스로 이겨내다.

是直小丈夫缺缺者之事, 非周公所宜用, 故不可信.
이러한 것은 다만 小人으로 자잘한 지혜를 쓰는 자의 일이지, 주공이 써야 할 도리가 아니다. 그러므로 믿을 수가 없다.
小丈夫 : 소인배.
缺缺者 : 자잘한 지혜를 씀.

或曰:
“封唐叔史佚成之.”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叔虞를 唐에 봉함은 史佚이 이루었다.”
或曰 : 혹은 이렇게 말한다. 사기진세가의 기록을 가리킴.
封唐叔 : 叔虞땅에 봉함.
史佚(사일) : 太史 尹佚. 태사는 史官.
 
 
 
 해설

이 글은 唐代의 문장가인 유종원이 古書에 실려 있는 미심쩍은 기록을 논하여 분명히 한 글이다.
《설원》과 《사기》에는 周初의 成王이 오동잎으로 어린 동생을 제후에 봉하는 장난을 하였다가 그 말을 실행에 옮기게 되었다는 일화가 나온다.

필자는 聖人으로 일컬어지는 周公이라면 그런 장난을 실행에 옮기도록 종용하는 분별없는 짓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논증하고 있다.
논증의 방법에는 아무런 실증적 사료가 동원되지는 않았지만, 성인의 인품 및 군신의 道를 論據로 하여 자기의 논지를 설득력 있게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