初 魏遼東公翟黑子 有寵於太武 奉使幷州 受布千疋 事覺.
처음에 魏나라 遼東公 翟黑子는 太武帝에게 사랑을 받았는데, 幷州에 사신의 임무를 받들고 가서 베 1000필을 뇌물로 받았다가, 이 사실이 발각되었다.
黑子謀於著作郞高允曰
主上問我 當以實告 爲當諱之?
翟黑子는 著作郞 高允과 상의하였다.
“主上께서 나에게 물으시면 마땅히 實告해야 하겠는가? 마땅히 숨겨야 하겠는가?”
允曰
公 帷幄寵臣 有罪首實 庶或見原 不可重爲欺罔也.
高允이 대답하였다.
“공은 帷幄의 총애받는 신하이니, 죄가 있음에 사실을 자수하면 행여 혹 용서를 받을 터이니, 거듭 속여서는 안 됩니다.”
中書侍郞崔鑒公孫質曰
若首實 罪不可測 不如姑諱之.
中書侍郞 崔鑒과 公孫質은 말하였다.
“만일 사실을 자수한다면 죄를 예측할 수 없으니, 우선 숨김만 못하다.”
黑子怨允曰
君奈何誘人就死地?
翟黑子가 高允을 원망하였다.
“그대는 어찌하여 사람을 유인하여 죽음으로 나아가게 하는가?”
入見帝 不以實對 帝怒殺之 《北史》〈高允列傳〉
들어가 太武帝를 뵙고 사실대로 대답하지 않았으매, 太武帝가 격노하여 그를 죽였다.
【集說】
陳氏曰
魏元魏 太武魏帝.
幷州 今太原府.
允 字伯恭.
宥罪曰原.
重 再也 言已受賄 若更隱諱 是再造欺罔之罪也
陳氏가 말하였다.
“魏는 元魏이고 太武는 魏나라 임금이다.
幷州는 지금의 太原府이다.
高允은 字가 伯恭이다.
죄를 용서함을 原이라 한다.
重은 거듭이니, 이미 뇌물을 받고 만약 다시 숨긴다면, 이는 거듭 속이는 죄를 짓는 것이다.”
帝使允授太子經 及崔浩以史事被收 太子謂允曰
入見至尊 吾自導卿 脫至尊有問 但依吾語.
太武帝는 高允을 시켜 太子에게 경서를 가르쳤는데, 崔浩가 역사편찬의 일로 拘禁당하자, 太子가 高允에게 말하였다.
“들어가 至尊을 뵙고서 내 스스로 卿을 인도하겠으니, 만약 지존께서 물음이 있으시면 내 말만 따르시오”
【集解】
太子 太武 長子晃也.
太子는 太武帝의 長子인 晃이다.
崔浩位司徒 與允等 修國書刻石 以彰直筆.
崔浩는 벼슬이 司徒였는데, 高允 등과 함께 國書[국가에 대한 글]를 편수하여 돌에 새겼는바 直筆을 드러냈다.
太武怒其暴揚國惡 收浩誅之.
太武帝는 그가 나라의 나쁜 점을 드러낸 데 노하여 崔浩를 잡아 목베었다.
將及於允 故太子敎允入對 欲指導其生路也.
장차 高允에게도 미치게 되었으므로, 太子가 高允에게 들어가서 대답하게 하여 그의 살길을 지도하려 하였다.
脫 儻也
脫은 만약이다.
○ 按此段 太子欲欺君而脫高允 允必諫止 而無一言 恐史氏記錄之誤也
○ 이 단락을 살펴보건대, 太子가 임금을 속여 高允을 벗어나게 하고자 하였으니, 高允은 반드시 간하여 만류했을 터인데 한마디 말이 없으니, 아마도 史官의 기록의 오류인 듯하다
太子見帝言
高允小心愼密 且微賤.
制由崔浩 請赦其死.
太子가 太武帝를 뵙고 말하였다.
“高允은 小心하고 삼가고 치밀하며 더구나 직책이 미천합니다.
저술은 모두 崔浩에게서 말미암았으니, 청컨대 그의 죽음을 사면해 주소서.”
帝召允 問曰
國書皆浩所爲乎?
太武帝가 高允을 불러 물었다.
“國書는 모두 崔浩가 지었는가?”
對曰
臣與浩共爲之.
然浩所領事多 總裁而已 總裁而已 至於著述 臣多於浩.
高允이 대답하였다.
“臣이 崔浩와 함께 지었습니다.
그러나 崔浩는 관장하는 일이 많으므로 총괄하여 결재하였을 뿐이요, 저술함에는 신이 崔浩보다 많습니다.”
帝怒曰
允罪甚於浩 何以得生?
太武帝가 노하여 말하였다.
“高允의 죄가 崔浩보다 심하니, 어찌 살아날 수 있겠는가””
太子懼曰
天威嚴重 允小臣 迷亂失次耳.
臣曏問 皆云浩所爲.
太子가 두려워하여 말하였다.
“폐하의 위엄이 엄중하시고 高允은 낮은 신하이므로 정신이 혼미하고 어지러워 순서를 잃었을 뿐입니다. 제가 지난번에 물어보니 모두 崔浩가 지은 것이라고 말하였습니다.”
帝問允
信如東宮所言乎?
太武帝가 高允에게 물었다.
“진실로 太子가 말한 것과 같으냐?”
對曰
臣罪當滅族 不敢虛妄.
殿下以臣侍講日久 哀臣 欲丐其生耳.
實不問臣 臣亦無此言.
不敢迷亂
高允이 대답하였다.
“臣의 죄가 宗族에 해당하오니, 감히 허망한 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전하[太子]께서는 臣이 모시고 講한 날짜가 오래므로, 臣을 불쌍히 여기시어 그 삶을 빌고자 하셨을 뿐입니다.
실제는 臣에게 묻지 않으셨으며 臣도 그렇게 말한 적이 없습니다.
감히 혼미하고 어지러울 수가 없습니다.”
【集說】
陳氏曰
微賤 言其職之卑.
制 著述也.
總裁 謂總其大綱而裁正之.
紀事曰著 纂言曰述.
失次 謂所對失其次序.
曏猶昔也.
東宮 太子之宮.
陳氏가 말하였다.
“微賤은 그 직책이 낮다는 말이다.
制는 저술이다.
總裁는 그 대강을 총괄하여 재단하고 바로잡음을 이른다.
일을 기록함을 著라 하고, 말을 편찬함을 述이라 한다.
失次는 대답한 바가 그 次序를 잃은 것이다.
曏은 昔[지난번]과 같다.
東宮은 太子의 궁이다.”
帝雇謂太子曰
直哉!
此人情所難 而允能爲之 臨死不易辭信也 爲臣不欺君 貞也.
宜特除其罪 以旌之.
太武帝는 太子를 돌아보며 말하였다.
“정직하도다!
이는 人情상 하기 어려운 일인데 高允이 능히 하였으니, 죽음에 임하여 말을 바꾸지 않음은 信이요, 신하로서 임금을 속이지 않음은 곧음이다.
마땅히 특별히 그의 죄를 면제하여 旌表하여야 한다.”
遂赦之.
마침내 그를 사면하였다.
【增註】
直哉 贊其直也 旌之 之其善也.
直哉는 그의 정직함을 칭찬한 것이요, 旌之는 그의 善함을 표창한 것이다.
他日 太子讓允曰
吾欲爲卿脫死 而卿不從 何也?
훗날 太子가 高允을 꾸짖었다.
“내가 卿을 위하여 죽음에서 벗어나게 하려 하였는데, 卿이 따르지 않음은 무엇 때문인가?”
允曰
臣與崔浩 實同史事 死生榮辱 義無獨殊.
誠荷殿下再造之慈 違心苟免 非臣所願也.
高允이 말하였다.
“臣은 崔浩와 더불어 실로 역사편찬의 일을 같이하였으니, 死生榮辱을 의리상 홀로 달리할 수가 없습니다.
진실로 전하께 다시 살려 주시려는 은혜를 입었사오나, 마음을 어기고 구차히 면함은 臣이 원하는 바가 아닙니다.”
太子動容稱嘆.
太子는 얼굴을 변하여 칭찬하고 감탄하였다.
【集說】
陳氏曰
言當與浩同之.
再造 猶言再生.
陳氏가 말하였다.
“마땅히 崔浩와 죄를 함께 하여야 했다는 것이다.
再造는 再生[다시 태어남]이란 말과 같다.”
允退謂人曰
我不奉東宮指導者 恐負翟黑子故也
高允이 물러나와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내가 동궁의 지도를 받들지 않음은 <속이지 말라고 말해주었던> 翟黑子를 저버릴까 두려워해서이다.”
【正誤】致堂胡氏曰
高允 不欺之君子也.
與崔浩同爲國史 浩旣被罪 允義不可苟免 自陳於君父之前 內不欺其心 外不欺其友 上不欺其君 若高允 可謂仁矣
致堂胡氏[胡寅]가 말하였다.
“高允은 속이지 않는 君子이다.
崔浩와 함께 國史를 지었는데, 崔浩가 이미 죄를 입자 高允은 의리상 구차히 면할 수가 없었으므로, 스스로 君父의 앞에서 말하여 안으로는 자신의 마음을 속이지 않고, 밖으로는 그 친구를 속이지 않고, 위로는 그 임금을 속이지 않았으니, 高允과 같은 자는 仁하다고 이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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