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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조선-한호(韓濩)

구글서생 2023. 5. 16.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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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한호(韓濩)

 

黃義敦
1891~1969. 사학자충남 생어릴 때 한학을 수학평양 대성학교휘문의숙보성고보교원을 거쳐 조선일보 사원문교부 편수관동국대 교수 등을 역임.
저서에 「신편조선역사(新編朝鮮歷史)」,「중등조선역사」 등이 있음.

 

한호의 성은 한(韓), 명은 호(濩), 관(貫)은 삼화(三和), 자는 경홍(景洪)이요, 호는 석봉(石峰) 또는 청사(晴沙)라 하나 흔히 한석봉이라 부르면 가동주졸(街童走卒)도 거의 다 구가하는 명필로 알게 된다. 그는 정랑(正郞) 한관(韓寬)의 손으로서 중종 38년 계묘에 송도 한 모퉁이 빈한한 가정에서 처음으로 呱呱의 소리를 듣게 되었었다.

 

그는 어려서부터 운필(運筆)의 천재가 있을 뿐 아니라 서도에 대하여 취미와 성의가 매우 간절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자기의 주소(晝宵)1)로 흠앙하던 왕우군(王右軍 ; 왕희지)을 몽중(夢中)에 만나 그의 서첩(書帖)을 받은 일도 있었다 한다. 특수의 천재를 가진 중에 60년의 근공(勤工)을 쌓은 결과 마침내 백세에 방명(芳名)을 날릴 만한 서성(書聖)이 되었었다.

1)晝宵: 밤낮.

 

「중경지(中京誌)」에

“가정이 빈한하여 종이가 없었다. 그리하여 나가면 돌다리에 글씨를 썼으며 들어오면 질그릇에 연습했다.” (편집자 역)

라 하였고 전설에

“그의 어머니가 떡장사를 하여서 학비를 대어 주며 글씨 공부를 시키는 중에 어둔 밤에 글씨쓰기와 떡썰기를 대조하여 누가 반듯하게 하였는가 내기하였다.”

는 말이 있음으로부터 미루어 보아도 그의 가정이 얼마나 빈한하였으며 서도를 연습하기에 얼마나 노력하였던 것을 알 만하다.

 

석봉의 묘갈문에

“이미 천재인 데다가 또한 공을 쌓았으니 글씨와 그림이 그 묘함을 지극히 다하지 않음이 없었다.” (편집자 역)

라 함을 보면 천재에 적공(功)을 가한 결과가 과연 어떠하였던 것을 또알 만하다.

 

그러므로 명종 정묘에 진사시를 마쳤고 이어 선조의 총애를 받아서 벼슬이 군수에 이르렀으며 명국(明國)에 가는 사행과 명사(明使)를 맞이하는 접빈사행(接賓使行)에는 반드시 사자관(寫字官)으로 참가케 되었었다. 그리고 제독(提督) 이여송(李如松), 마귀(麻貴), 북해(北海) 등계달(鄧季達), 유구사(琉球使) 양찬(梁燦)이 다 석봉의 글씨를 얻어 갔으므로 석봉의 글씨가 천하에 퍼졌으며

왕세정(王世貞) 필담(筆談)에

“석봉의 글씨는 성난 암고래가 돌을 깨뜨리고 목마른 준마가 샘을 향해 달리는 것과 같다.” (편집자 역)

라 찬탄하였고

명사(明使) 주지번(朱之蕃)은

“석봉의 글씨는 마땅히 왕희지, 안진경과 더불어 우열을 다툴 만하다.”(편집자 역)

라 칭찬하였었다.

 

그러므로 한석봉의 이름이 천하에 울렸었다.

 

묘갈문에

“이런 까닭에 석봉의 글씨가 천하에 퍼져서 천하에서 모두 조선에 한석봉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중략) 이에 그 글씨는 더욱 귀중하게 되었으며 사람들은 구슬이나 곤옥 뿐만 아니라 그의 빛나는 자취를 얻고자 하였다.”(편집자 역)

라 하였었다.

그리고 선조께서 일찌기 그가 쓴 대자(大字)를 보고

“기이하고 웅장함은 측량키 힘들다” (편집자 역)

라 찬탄하시면서 중사(中使)를 보내어 석봉의 집에 연수(宴需)를 하사하시고 이어서 한벽처(閑僻處)에 군수를 제수하시면서

“반드시 너의 글씨를 얻어서 그 필법을 후세에 전하고자 하는 자가 있을 것이니 때에 게으르지 말고 또 억지로 무리하지도 말라. 아무쪼록 게으르지 말고 급하게도 말라.” (편집자 역)

라 하셨다.

 

그리고 선조어필(宣祖御筆)로

‘취리건곤 필탈조화(醉裡乾坤筆奪造化)’2)의 8자를 써서 주셨으며 병중에는 의약을 하사하시고 별세에는 상장(喪葬)을 관호(官護)케 하였었다.

2)취리건곤 필탈조화(醉裡乾坤 筆奪造化):취한 속에 우주를 포함하고 필법은 조화를 빼앗다.

 

선조 을사에 63세를 마치고 돌아갔으나 그의 방명과 유적만은 지금껏 남아 있어 왔다.

조선-한호(韓濩)
한석봉의 6곡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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