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題目 作者 原文 解釋
宿王昌齡隱居(숙왕창령은거) -常建(상건) |
淸溪深不測, 隱處唯孤雲.
맑은 시내 아득하여 헤아릴 수 없는데, 그대 은거하던 이곳엔 외로운 구름만.
松際露微月, 淸光猶爲君.
소나무 끝에 초승달 드러나니, 맑은 빛은 여전히 그대 위해 비추는 듯.
茅亭宿花影, 藥院滋苔紋.
띠를 인 정자에 꽃 그림자 잠자고, 약초 심은 뜰에는 이끼가 불어났네.
余亦謝時去, 西山鸞鶴群.
나 역시 시속과 이별하고서, 서산의 난학과 함께 살고 싶구나.
2.通釋
오늘 저녁, 소나무 사이에 초승달이 떠오르니, 이 맑은 달빛은 그대가 떠난 후에도 여전히 그대를 위해 빛나고 있는 듯하다.
띠로 이은 정자에는 주인이 없으니 꽃 그림자만이 자고 있고, 약초를 심은 뜰에는 푸른 이끼가 무성하다.
나도 時俗을 떠나 西山으로 와서, 靑鸞과 白鶴을 타고 노니는 신선과 짝하고 싶구나!
3.解題
常建의 이 시는 山水隱逸詩로서, 盛唐 시절에 이미 名篇으로 이름이 났다. 淸代에 와서 다시 神韻派의 추숭을 받았으며, 〈題破山寺後禪院〉과 함께 상건의 대표작이 되었다.
상건과 王昌齡은 開元 15년(727)에 함께 進士科에 급제한 宦友이자 친한 친구 사이였다. 그러나 出仕 이후의 행적은 서로 매우 달랐다. 상건은 盱眙尉를 지냈을 뿐 그 후에는 곧 벼슬에서 물러나 武昌 樊山에 歸隱하였으니, 여기가 곧 西山이다. 왕창령은 벼슬길이 험난하기는 했지만 물러나 은거하지는 않았다.
〈宿王昌齡隱居〉라고 제목을 붙인 것은, 왕창령이 出仕하기 이전에 은거했던 곳을 가리키며, 또한 이 시를 지을 당시에는 왕창령이 그곳에 없었음을 말한다.
왕창령이 과거에 급제한 때는 그의 나이 37세 즈음이었다.
그 전에 그는 일찍이 石門山에 은거하였다. 이 산은 지금의 安徽省 含山縣 경내에 있는데, 바로 이 시에서 말하고 있는 ‘淸溪’가 있는 곳이다. 상건이 직임을 맡았던 盱眙는 지금의 江蘇省 우이인데, 석문산과는 淮河를 중심으로 남북으로 나뉘어져 있다. 상건은 벼슬을 사직하고 무창 번산으로 돌아갈 때 아마도 회하를 건너 멀지 않은 길로 우회하였을 것이다. 도중에 그는 근처 석문산에 들러 유람을 하고, 왕창령이 은거했던 곳에서 하룻밤을 머물며 이 시를 쓴 것으로 보인다.
淸溪‧孤雲‧松‧淸光 등은 왕창령이 隱者의 고결함을 지녔음을 암시한다. ‘松際露微月 淸光猶爲君’ 두 句는, 王維의 〈竹里館〉시 가운데 ‘숲 깊어 아는 이 없으니, 밝은 달만이 와서 비추네.[林深人不知 明月來相照]’와 意境이 매우 비슷하다.
‘茅亭宿花影 藥院滋苔紋’은 對句로 경치를 그려낸 것이니, 茅亭에 꽃그림자만이 자고 있음은 꽃을 감상할 주인이 없기 때문이며, 藥院에 이끼가 불어나 있음은 약초밭을 가꾸고 다듬어야 할 주인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두 句는 모두 왕창령이 오래 전에 그곳을 떠났음을 절묘하게 암시하고 있는 바, 특히 ‘宿’과 ‘滋’는 이 시에서 가장 工巧롭게 쓰인 글자, 즉 詩眼이라 할 수 있다.
4.集評
○ 建詩 似初發通莊 却尋野徑百里之外 方歸大道
常建의 시는 처음에는 도읍의 大路에서 출발하여 백리 밖 들판의 작은 길을 찾은 뒤에 다시 大路로 돌아오는 것과 같다.
所以其旨遠 其興僻 佳句輒來 唯論意表
그렇기 때문에 시의 主旨는 심원하나 興은 편벽되며, 佳句가 나올 때에는 주로 意表를 논하였다.
至如松際露微月 淸光猶爲君 又山光悅鳥性 潭影空人心 此例十數句 竝可稱警策 - 唐 殷璠, 《河嶽英靈集》 卷上
‘소나무 끝에 초승달 드러나니, 맑은 빛은 그대 위해 비추는 듯[松際露微月 淸光猶爲君]’이나 ‘산 빛이 새의 本性 기쁘게 하고, 못 그림자 사람의 마음 텅 비게 한다.[山光悅鳥性 潭影空人心]’와 같은 몇 구절에 대해서는 모두 警策이라 칭할 만하다.
○ 情景沈冥 不類着色 - 宋 劉會孟, 《唐詩廣選》 卷1
情景이 깊고 그윽하여, (인공의) 색을 입힌 류가 아니다.
5.譯註
▶ 常建 : 708~765?. 자호는 미상이다. 저서에 《常建詩集》 3권과 《常建集》 2권이 있다.
▶ 微月 : 眉月, 新月과 같다. 農曆에서 月初의 달을 가리킨다.
▶ 謝時 : 時俗과 이별하는 것이다.
▶ 鸞鶴群 : 靑鸞‧白鶴은 모두 신선이 타는 새로서, ‘鸞鶴群’은 난새‧학과 더불어 짝을 짓는다는 뜻이다.
▶ 神韻派 : 淸나라 王士禎이 주창한 詩派로, 그 연원은 唐代의 王維‧李頎‧劉長卿‧韓翃 등의 詩趣에서 찾을 수 있다. 平靜‧沖淡‧雋永‧淸遠의 품격을 이상으로 삼았다.
6.引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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