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고문진보)

2五言古風短篇-43雜詩(잡시)

耽古樓主 2024. 2. 3. 07:56

古文眞寶(고문진보)

잡시(雜詩)-도연명(陶淵明)

▶ 雜詩(잡시) : 앞 시와 같은 <음주飮酒시의 제7文選》 30에도 앞의 시와 함께 <雜詩 2>라 하여 실려 있다.

 

秋菊有佳色裛露掇其華.
가을 국화는 빛깔도 좋을시고이슬 머금은 그 꽃을 따,
▶ 裛露(읍로) : 이슬에 젖어 있다.
▶ () : 꺾다따다.
▶ (.

汎此忘憂物 遠我遺世情.
이 시름 잊게 하는 술에 띄워나의 세상 버린 정을 더 멀리한다.
▶ () : 띄우다.
▶ 忘憂物(망우물) : 시름을 잊게 하는 물건 곧 술.
▶ 遺世情(유세정) : 세상을 버린 정속세를 잊은 정.


一觴雖獨進盃盡壺自傾.
한 잔 술을 홀로 들고는 있지만잔이 다하면 술병은 자연히 기울어진다.
▶ 觴 술잔.

日入羣動息歸烏趨林鳴.
해지자 모든 움직임이 쉬고깃드는 새는 숲속으로 울며 날아간다.
▶ 羣動息(군동식) : 여러 움직임이 쉰다곧 만물이 고요해진다.

嘯傲東軒下聊復得此生.
동쪽 툇마루 아래 휘파람 불며 거니니또 다시 이 삶을 얻은 듯하다.
▶ () : 휘파람.
▶ 傲 오만한 것嘯傲휘파람 불며 아무 거리낌없이 멋대로 행동하다.
▶ () : 창문툇마루.
▶ () : 요차(聊且)의 뜻.
▶ 得此生(득차생) : 이 삶을 얻었다진실한 삶의 기쁨을 깨달았다는 뜻.

 

 

 해설


연명(淵明)은 국화와 술을 좋아했다. 이슬 머금은 그 깨끗한 국화꽃을 따서 술에 띄우고 홀로 잔을 기울이고 있다. 잔이 비면 어느덧 술병이 기울어져 술이 다시 잔에 찬다. 이렇게 하는 사이 해가 지자 숲속으로 날아가는 새들의 울음소리만이 들려온다. 아무런 거침없이 자유로운 몸가짐을 하고 있노라니 진실한 삶의 기쁨이 느껴진다. 연명은 완전히 자연과 화합되어, 외부로부터 어떤 간섭이나 요구가 없고 연명도 다른 욕망이나 요구도 더 없다. 자연 속에서 인간 본연의 모습 그대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