五帝本紀는 사기의 제1편으로 상고시대의 五帝에 대한 기록이다. 사마천이 五帝로 든 것은 黃帝軒轅,顓頊高陽, 帝嚳高辛, 帝堯放勳:陶唐氏, 帝舜重華:有虞氏이다.
帝王世記에서는 少昊, 顓頊, 帝嚳, 堯, 舜을 들고,
周易에서는 伏羲, 神農, 黃帝, 堯, 舜을 가리킨다.
黃帝者,少典之子,姓公孫,名曰軒轅。
黃帝는 少典 부족의 자손으로 성을 公孫, 이름은 軒轅이라 불렸다.
生而神靈,弱而能言,幼而徇齊,長而敦敏,成而聰明。
태어나면서부터 신령스러웠으며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말을 했고, 어려서는 총명하고 기민하였고 성장하면서는 성실하고 근면했으며 장성해서는 총명하였다.
▶ 黃帝 : 黃帝 軒轅氏. 중국 신화의 帝王으로 三皇에 이어 중국을 다스린 五帝의 첫 번째 왕이다. 성은 公孫 또는 姬水에 살아 姬라 했으며, 헌원의 언덕에서 살아 軒轅氏라고도 한다. 또 有熊에 국도를 정한 까닭에 有熊氏로도 일컬어진다. ‘黃帝’라는 명칭은 재위 기간 중 황룡이 나타나 土德의 상서로운 징조가 있다고 하여 붙여졌다.
▶ 少典 : 고대 부족명.
▶ 子 : 后代.
▶ 徇齊 : 총명하고 기민하다.
▶ 敦 : 돈후하다. 성실하다.
▶ 敏 : 근면하다.
軒轅之時,神農氏世衰。
軒轅 시대에는 神農氏의 후대가 쇠퇴하였다.
諸侯相侵伐,暴虐百姓,而神農氏弗能征。
제후들이 서로 침략 侵伐하고 백성에게 포악하게 굴었으나 신농씨가 정벌할 수 없었다.
於是軒轅乃習用干戈,以征不享,諸侯咸來賓從。
이에 헌원은 군사를 훈련시켜서 조공하지 않는 제후들을 정벌하니 모두 신하로 복종하였다.
而蚩尤最為暴, 莫能伐。
그러나 蚩尤는 가장 포학하여 토벌할 수가 없었다.
炎帝欲侵陵諸侯,諸侯咸歸軒轅。
炎帝 신농씨가 제후들을 치려고 하자 제후들이 모두 헌원에게 귀의하였다.
軒轅乃修德振兵,治五氣,藝五種,撫萬民,度四方,教熊羆貔貅貙虎,以與炎帝戰於阪泉之野。
헌원은 덕을 닦고 군대를 정비하였으며, 五行의 기운을 다스리고, 다섯 가지 곡식을 심는 등 만민을 어루만지고 사방의 토지를 측량했으며, 곰, 비휴, 이리, 호랑이 등 맹수들을 훈련시켜 阪泉의 들판에서 炎帝와 싸웠다.
三戰然後得其志。
세 번의 전투 끝에 그의 뜻을 이루었다.
▶ 神農氏 : 중국 三皇의 하나로 흔히 '炎帝 神農氏'로 불린다. 별칭으로는 烈山氏, 炎帝朱襄氏라고 불리기도 한다. 황제 헌원씨 이전에 한족에게 농사짓는 방법을 알려주었으며, 한의학의 창시자로 불린다.
▶ 三皇 : 三皇五帝와 관련된 전설은 여러 계통이 있으며 민간전승이나 문헌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있지만 神農, 伏羲, 女媧를 三皇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 世 : 後嗣, 後代.
▶ 百姓 : 귀족. 百官.
▶ 習用干戈 : 군사를 훈련시키다. 干戈는 창과 방패.
▶ 不享 : 제후가 천자에게 조공을 하지 않다.
▶ 咸 : 모두.
▶ 賓從 : 복종하다. 귀순하다.
▶ 振 : 정돈하다.
▶ 五氣 : 木․火․土․金․水의 五行 또는 五運의 기운.
▶ 藝五種 : 다섯 가지 곡식을 심다. 오종은 오곡으로 稻, 黍, 稷, 菽, 麥의 다섯 가지 곡식을 이른다. 藝는 심다.
▶ 度四方 : 사방의 토지를 측량하다. 度(헤아릴 ‘탁’)은 재다.
▶ 熊羆貔貅貙虎 : 맹수의 이름. 熊羆(웅비)는 곰과 큰곰. 貔貅(비휴)는 범의 일종, 추(貙)는 살쾡이과의 맹수로 6개 부족의 상징으로도 본다.
▶ 阪泉 : 중국 신화에서 黃帝와 炎帝가 전쟁을 벌인 곳(지금의 하북성). 오랫동안 전쟁을 치렀는데 세 차례의 교전으로 염제 부락이 패배하였다.
蚩尤作亂,不用帝命。
치우가 반란을 일으켜 황제의 명을 따르지 않았다.
於是黃帝乃徵師諸侯,與蚩尤戰於涿鹿之野,遂禽殺蚩尤。
이에 황제는 제후들의 군사를 징발해 탁록(涿鹿)의 들판에서 치우와 싸워 마침내 치우를 사로잡아 죽였다.
而諸侯咸尊軒轅為天子,代神農氏,是為黃帝。
그러자 제후들이 모두 헌원을 천자로 받들어 신농씨를 대신하게 하니 이 사람이 바로 황제이다.
天下有不順者,黃帝從而征之,平者去之,披山通道,未嘗寧居。
천하에 따르지 않는 자가 있으면 황제는 군사를 거느리고 가서 정벌하였고, 평정한 곳은 떠나며 산을 개간하여 길을 개통하느라 편하게 지낸 적이 없었다.
▶ 蚩尤(치우) : 중국 고대 신화에 나타나는 인물로 九黎族의 우두머리로서 황제와 전쟁을 벌였다고 전해진다. ‘전쟁의 신’이나 ‘병기의 신’으로 숭배되기도 하였다.
▶ 平者 : 평정한 곳.
▶ 披 : 개척하다.
▶ 寧居 : 편안히 살다.
▶ 涿鹿 : 탁록전쟁. 황제와 염제가 연합하여 치우와 중원을 차지하기 위하여 치른 전쟁. 황제가 전쟁에서 승리하였다.
東至于海,登丸山,及岱宗。
동쪽으로 동해에 이르러 丸山과 岱宗에 까지 올랐다.
西至于空桐,登雞頭。
서쪽으로는 空桐山에 이르고 鷄頭山에 올랐다.
南至于江,熊·湘。
남쪽으로는 長江에 이르고 熊山과 湘山에 올랐다.
逐葷粥,合符釜山,而邑于涿鹿之阿。
북쪽으로는 葷粥族을 내쫓고, 釜山에서는 제후들을 소집하여 符節을 확인하고, 涿鹿의 산기슭에 도읍을 정하였다.
遷徙往來無常處,以師兵為營衛。
황제는 여러 곳으로 옯겨 다녀 정해진 거처가 없었으므로 군영을 지어 지켰다.
官名皆以雲命,為雲師。
관직 명칭에는 모두 ‘雲’자를 넣어 지었으며 군대를 ‘雲師’라 하였다.
▶ 岱宗 : 泰山.
▶ 葷粥 : 부족명. 흉노.
▶ 合符 : 符節은 구리나 대나무, 옥 따위로 만든 符信. 직위를 증명하는 것으로, 둘로 갈라 하나는 조정에 보관하고 하나는 본인이 가지고 信標로 사용하였다.
▶ 阿 : 산기슭.
置左右大監,監于萬國。
좌우 大監을 두어 모든 제후국을 감찰하게 하였다.
萬國和,而鬼神山川封禪與爲多焉。
만국이 화평해졌으나 귀신과 산천에 봉선하는 일이 예전보다 많아졌다.
獲寶鼎,迎日推筴。
寶鼎을 얻었으며 태양의 운행을 蓍草로 예측하였다.
舉風后·力牧·常先·大鴻以治民。
風后, 力牧, 常先, 大鴻을 등용하여 백성을 다스리게 하였다.
順天地之紀,幽明之占,死生之說,存亡之難。
하늘과 땅의 규율을 따르고 음양의 변화를 추측하고, 삶과 죽음의 도리를 해석하고 존망의 원인을 논하였다.
時播百穀草木,淳化鳥獸蟲蛾,旁羅日月星辰水波土石金玉,勞勤心力耳目,節用水火材物。
때에 맞춰 온갖 곡식과 풀과 나무를 심고, 금수와 누에를 길렀으며, 해와 달, 별과 물, 흙과 돌, 금속과 옥을 두루 살펴 몸과 마음을 다 하고 잘 듣고 보았으며, 물과 불 그리고 재물을 아꼈다.
有土德之瑞,故號黃帝。
土德의 상서로운 징조가 있었기 때문에 황제라고 일컬었다.
▶ 封禪 : 고대 帝王이 천지에 제사지내던 의례로 최초로 봉선한 것은 泰山의 산정에서 하늘을 제사지내는 것을 封이라하고, 부근의 작은 동산인 梁父山에서 땅에 제사지내는 것을禪이라 하였다.
▶ 與 : ~과
▶ 寶鼎 : 보정에 대하여는 하나라 우왕이 구주의 쇠를 한데 모아서 만든 솥이라고도 전해진다. 은주 시대까지 전해 오다가 없어졌다가 漢武帝 元狩 6년(기원전 117년)에 汾陰 지방에서 寶鼎이 발견되자, 신하들이 이 솥을 길상한 보물로 여겨 새로운 연호를 제정해 사용할 것을 건의하였다. 이에 武帝는 ‘元鼎’으로 연호를 고쳤다.<史記 권10. 孝武本紀>
▶ 迎日推筴 : 해를 보고 筴으로 점을 쳐서 날짜를 계산하였다.
▶ 筴 : 策과 같다. 점대. 蓍草로 길흉을 점치는 것을 말하며 蓍草는 가새풀로 점을 치는 데 사용하는 풀을 말한다.
▶ 幽明 : 陰陽. 어둠과 밝음.
▶ 難 : 논설하다. 이치에 따라 말하다.
▶ 淳化 : 기르며 길들이다.
▶ 蟲蛾 : 누에를 말한다. 황제의 정비는 嫘祖였는데 그녀는 養蠶을 발명하여 ‘嫘祖始蠶’으로 불린다.
▶ 節用 : 사용을 억제하다.
▶ 土德之瑞 : 土德의 상서로운 징조. 오행에서 토는 황색이다. 일설에는 재위 기간 중 황룡이 나타났다고도 한다.
黃帝二十五子,其得姓者十四人。
황제에게는 25명의 아들이 있었고, 그 중 성(姓)을 얻은 자는 14명이었다.
黃帝居于軒轅之丘,而娶于西陵之女,是為嫘祖為黃帝正妃,生二子,其後皆有天下:
황제는 軒轅의 언덕에 거주하면서 西陵族의 딸을 아내로 맞이하니, 그녀가 嫘祖이며 황제의 정비로서 아들 둘을 낳았는데, 그 후손 모두가 천하를 차지하였다.
其一曰玄囂,是為青陽,青陽降居江水;
첫째는 玄囂, 즉 靑陽이며 청양은 江水의 제후로 봉해졌다.
其二曰昌意,降居若水。
둘째는 昌意로서 若水의 제후로 봉해졌다.
昌意娶蜀山氏女,曰昌仆,生高陽,高陽有聖德焉。
창의는 蜀山氏의 딸 昌仆을 아내로 얻어 高陽을 낳았는데, 고양에게는 성스러운 덕이 있었다.
黃帝崩,葬橋山。
황제가 세상을 뜨자 橋山에 장사를 지냈다.
其孫昌意之子高陽立, 是為帝顓頊也。
그의 손자이며 창의의 아들인 高陽이 즉위하였는데 바로 帝顓頊이다.
▶ 軒轅之丘 : 황제가 태어나고 도읍을 정한 곳이라고 전해진다.
▶ 嫘祖 : 西陵氏의 딸로 累祖라고도 부른다. 중국 상고시대의 신화적인 인물 黃帝의 元妃로 두 아들을 낳았는데, 玄囂(少昊)와 昌意이다. 玄囂의 아들은 蟜極이고, 교극의 아들은 五帝의 일인인 帝嚳이다. 昌意는 蜀山氏 딸을 처로 삼았고, 高陽을 낳았다. 고양은 五帝의 한 사람인 顓頊帝이다. 그녀는 養蠶을 발명하여 ‘嫘祖始蠶’으로 불린다.
▶ 其後皆有天下 : 玄囂의 후대는 帝嚳과 堯이며, 昌意의 후대는 顓頊과 舜이다.
▶ 降居 : 제후로 봉해지다. 降은 하사하다.
帝顓頊高陽者,黃帝之孫而昌意之子也。
임금 顓頊 高陽은 黃帝의 손자이자 昌意의 아들이다.
靜淵以有謀,疏通而知事;
고요하고 침착하며 지략이 있어 사물의 이치에 밝았다.
養材以任地,載時以象天,依鬼神以制義,治氣以教化,絜誠以祭祀。
작물을 길러 토지를 잘 이용하였고, 사계절의 운행에 맞추어 자연에 순응했으며, 귀신에 순종하여 예의를 제정했고, 음양오행의 규율을 익혀 만민을 교화했으며, 심신을 정결하게 하여 귀신에게 제사를 드렸다.
北至于幽陵,南至于交阯,西至于流沙,東至于蟠木。
북쪽으로는 幽陵에 이르고, 남쪽으로는 交趾이르렀으며, 서쪽으로는 流沙에 이르고, 동쪽으로는 蟠木에 이르렀다.
動靜之物,大小之神,日月所照,莫不砥屬。
천지만물과 크고 작은 산천의 신들과 해와 달이 비치는 모든 곳이면 모두 평정하여 복속시키지 않은 곳이 없었다.
▶ 顓頊高陽 : 黃帝의 손자이며 昌意의 아들로서, 아들은 鯀, 손자는 禹王이다. 姓은 姬, 号는 高陽氏이다. 천하를 잘 다스려 明君으로서 이름이 높았다. 후일의 夏나라와 楚나라는 그를 자기들의 遠祖로 섬겼다.
▶ 靜淵 : 고요하고 침착하다.
▶ 疏通 : 통달하다. 이치에 밝다.
▶ 任地 : 토지를 개발하여 이용하다.
▶ 載時 : 사계절의 운행.
▶ 象天 : 자연에 순응하다.
▶ 絜(결) : 潔과 같다.
▶ 動靜之物 : 천지만물. 움직이는 동물과 움직이지 않는 식물.
▶ 大小之神 : 五嶽과 4江의 신과 작은 산과 평지의 신.
▶ 砥(지) : 본뜻은 숫돌이나 평정하다의 의미.
▶ 屬 : 귀속하다. 귀부하다.
帝顓頊生子曰窮蟬。
임금 전욱은 窮蟬이라는 아들을 낳았다.
顓頊崩,而玄囂之孫高辛立,是為帝嚳。
전욱이 세상을 뜨자 玄囂의 손자인 高辛이 즉위하였는데 이 사람이 帝嚳이다.
帝嚳高辛者,黃帝之曾孫也。
帝嚳 高辛은 황제의 曾孫이다.
高辛父曰蟜極,蟜極父曰玄囂,玄囂父曰黃帝。
고신의 아버지는 蟜極이며, 교극의 아버지는 玄囂이고, 현효의 아버지가 황제이다.
自玄囂與蟜極皆不得在位,至高辛即帝位。
현효로부터 교극까지 모두 帝位에 오르지 못하다가 고신에 이르러서야 帝位에 올랐다.
高辛於顓頊為族子。
고신은 전욱의 조카가 된다.
▶ 帝嚳 : 高辛 사람으로 姓은 姬이고, 이름은 俊, 호는 嚳, 高辛氏이다. 상고 시대의 부족장이자 제왕으로 皇帝의 曾孫이다. 5세에 辛侯에 봉해졌다. 顓頊이 죽은 후에 제위에 올랐다.
▶ 族子 : 조카.
高辛生而神靈,自言其名。
고신은 태어나면서부터 신령스러워서 스스로 자신의 이름을 말하였다.
普施利物,不於其身。
널리 은택을 베풀어 사물을 이롭게 했지만, 자신에게는 그러하지 아니하였다.
聰以知遠,明以察微。
총명하여 먼 일을 알고, 현명하여 미세한 것도 잘 살폈다.
順天之義,知民之急。
하늘의 도리에 순응하고 백성에게 시급한 것이 무엇인 줄 알았다.
仁而威,惠而信,修身而天下服。
어질면서 위엄이 있고, 은혜로우면서 미더웠으며, 자신을 수양하여 천하가 복종하였다.
取地之財而節用之,撫教萬民而利誨之.
땅에서 재물을 취하되 아껴서 썼으며, 만민을 어루만지고 가르쳐서 스스로 이익을 얻도록 이끌었다.
歷日月而迎送之,明鬼神而敬事之。
해와 달의 운행을 헤아려서 맞이하고 보냈으며, 귀신을 잘 알아 공경하는 마음으로 섬겼다.
其色郁郁,其德嶷嶷。
그의 풍채는 당당했으며 덕성은 고상하였다.
其動也時,其服也士。
그의 활동은 때에 맞았고 그의 옷은 선비와 같았다.
帝嚳溉執中而遍天下,日月所照,風雨所至,莫不從服。
帝嚳은 물을 대듯 치우침 없이 천하에 두루 미치니 해와 달이 비추는 곳, 바람과 비가 이르는 곳이면 따르고 복종하지 않는 것이 없었다.
帝嚳娶陳鋒氏女,生放勛。
제곡은 陳鋒氏의 딸을 아내로 맞아 放勛을 낳았다.
娶娵訾氏女,生摯。
娵訾氏의 딸을 맞아 摯를 낳았다.
帝嚳崩,而摯代立。
곡 임금이 세상을 떠나자 摯가 대신하여 즉위하였다.
帝摯立,不善,而弟放勛立,是為帝堯。
帝摯가 즉위하였는데 잘 다스리지 못하자 동생 방훈이 즉위하였는데 이 사람이 堯임금이다.
▶ 誨(회) : 가르치다. 인도하다.
▶ 色 : 풍채.
▶ 郁郁 : 당당하다. 울창하다.
▶ 嶷嶷 : 품덕이 고상하다.
▶ 士 : 士人. 백성. 선비.
▶ 不善 : 不著. 통치를 잘하지 못하다.
帝堯者,放勛。
요 임금의 이름은 放勛이다.
其仁如天,其知如神。
그의 仁德은 하늘과 같고 그의 지혜는 신과 같았다.
就之如日,望之如雲。
그에게 가까이 가면 태양과 같았고, 멀리서 보면 구름과 같았다.
富而不驕,貴而不舒。
부유해도 교만하지 않고 고귀해도 우쭐대지 않았다.
黃收純衣,彤車乘白馬。
누런 모자를 쓰고 검은 옷을 입었으며 붉은 수레를 몰고 백마를 탔다.
能明馴德,以親九族。
바른 덕이 있는 사람을 존경하여 九族을 친밀하게 만들었다.
九族既睦,便章百姓。
구족이 화목하게 된 후 백관의 직분을 명백히 구분하였다.
百姓昭明,合和萬國。
백관의 직분이 명확히 구분되자 모든 제후국이 화목해졌다.
▶ 帝堯 : 堯는 제곡 고신의 아들로 이름은 放勳이며, 唐堯 또는 帝堯陶唐으로도 부른다. 이는 요가 唐 지방을 다스렸기 때문에 붙은 칭호이다. 요는 陶唐氏라고도 부르는데, 요가 처음에 陶라는 지역에 살다가 唐이라는 지역으로 옮겨 살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 知 : 智와 같다. 지혜.
▶ 就 : 접근하다.
▶ 舒 : 방종하다.
▶ 黄收 : 황색의 모자.
▶ 純衣 : 흑색의 의복. 純는 검은 비단 치(緇).
▶ 彤(동) : 붉다.
▶ 明 : 존경하다.
▶ 馴德 : 善德. 바른 덕을 가진 사람.
▶ 九族 : 高祖에서 玄孫까지의 직계.
▶ 便章 : 辨章. 분명하게 가리다.
▶ 合和 : 화목하다.
乃命羲·和,敬順昊天,數法日月星辰,敬授民時。
이에 羲氏와 和氏에게 명하여 하늘의 뜻을 정중하게 따르고, 일월성신의 운행법칙을 헤아려서 백성에게 신중히 농사의 때를 맞추도록 하였다.
分命羲仲,居郁夷,曰暘谷。
羲仲에게는 郁夷에 거주하도록 명하였는데 이곳을 暘谷이라 하였다.
敬道日出,便程東作。
떠오르는 해를 공손히 맞이하고 때맞추어 농사를 짓게 하라고 명령하였다.
日中,星鳥,以殷中春。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날 星鳥가 정남쪽에 나타나는 시각을 잡아서 仲春으로 정하게 하였다.
其民析,鳥獸字微。
이때가 되면 백성들은 들로 흩어져 농사를 지었고, 새나 짐승은 교미해 새끼를 낳았다.
▶ 羲·和 : 천문역법을 관장하는 관리.
▶ 敬 : 정중하다.
▶ 昊天 : 하늘.
▶ 暘穀 : 해가 뜨는 곳. 서경(尚書·虞書·堯典)에 해가 뜨는 곳을 양곡이라 하였다. “分命羲仲,宅嵎夷,曰暘谷. : 별도로 羲仲에게 명하여, 嵎夷 땅에 살게 하니 곧 暘谷이라 하였다.”
▶ 敬道日出 : 봄에는 해가 동쪽에서 뜨므로 봄을 영접하라는 뜻.
▶ 便程 : 차례를 분별한다. 便은 辨과 통한다.
▶ 東作 : 봄철의 농사를 말한다.
▶ 日中 : 春分을 말한다. 밤과 낮의 길이가 같은 날.
▶ 星鳥 : 星宿. 星宿는 28宿 중 남방7수로 南宮朱雀七宿 네 번째 별로 황혼 때 정남쪽에 출현한다.
▶ 殷 : 추정하다.
▶ 中春 : 仲春. 음력 2월. 봄은 三春으로 불리우며 早春(1월), 仲春(2월), 晩春(3월)로 나눈다.
▶ 析 : 나누다. 분산하다.
▶ 字 : 새끼를 낳다.
▶ 微 : 尾와 통하여 交尾하다.
申命羲叔,居南交。
거듭 羲叔에게는 南交에 거주하도록 명하였다.
便程南為,敬致。
때맞추어 여름 농사를 공경하는 마음으로 짓도록 하였다.
日永,星火,以正中夏。
낮이 가장 긴 날 星火가 정남쪽 하늘에 나타나는 시각을 잡아서 仲夏로 정하게 하였다.
其民因,鳥獸希革。
백성들은 높은 곳에서 살고 새나 짐승들은 털갈이를 하느라 털이 성글었다.
▶ 申 : 거듭.
▶ 南為 : 여름 농사.
▶ 日永 : 夏至. 낮의 길이가 가장 긴 날.
▶ 星火 : 心宿. 東宮靑龍七宿 중 다섯 번째 별. 황혼 때 정남쪽에 나타난다. 大火라고도 한다.
▶ 中夏 : 즉 仲夏. 음력 5월.
▶ 因 : 높은 곳에서 살다.
▶ 希革 : 털이 드물다. 希는 稀와 같다. 革은 (털을) 갈다.
申命和仲,居西土,曰昧谷。
거듭 和仲에게 西土에 살도록 명하였으며 이곳을 昧谷이라고 일컬었다.
敬道日入,便程西成。
지는 해를 공손히 보내고 가을 농사를 때맞추어 짓도록 하였다.
夜中,星虛,以正中秋。
밤과 낮의 길이가 같은 날 星虛가 정남쪽 하늘에 나타나는 시각을 잡아서 仲秋로 정하게 하였다.
其民夷易,鳥獸毛毨。
이때가 되면 백성들은 평지에서 살았고, 새나 짐승들은 새 털이 났다.
▶ 敬道日入 : 三秋에는 서쪽으로 해가 지므로 가을이 오는 것을 영접하라는 뜻.
▶ 西成 : 가을에는 만물이 장성함을 말한다. 오행상 서쪽은 가을을 상징한다.
▶ 夜中 : 秋分을 말한다. 밤과 낮의 길이가 같은 날.
▶ 星虛 : 虛宿. 北方玄武七宿 중 네 번째 별로 황혼 때 정남쪽에 나타난다.
▶ 中秋 : 즉 仲秋. 음력 8월. 가을의 두 번째 달.
▶ 夷易 : 평지로 옮겨서 살다. 易는 평탄하다.
▶ 毨 : 털을 갈다. 가을에 새나 짐승들이 털이 새로남을 말한다.
申命和叔;居北方,曰幽都。
거듭 和叔에게는 北方에 살도록 명하였으며 이곳을 幽都라고 하였다.
便在伏物。
겨울 곡식을 잘 저장하도록 하였다.
日短,星昴,以正中冬。
낮의 길이가 가장 짧은 날 昴星이 정남쪽 하늘에 나타나는 시각을 잡아서 仲冬으로 정하게 하였다.
其民燠,鳥獸氄毛。
이때가 되면 백성들은 따뜻하게 하였으며 짐승들에게는 털이 무성해졌다.
歲三百六十六日,以閏月正四時。
1년을 366일로 정하고, 윤달을 두어서 사계절을 바로 잡았다.
信飭百官,眾功皆興。
요임금이 백관들을 성실히 훈계하니 모두의 업적이 흥성하였다.
▶ 伏物 : 겨울철의 각종 물자를 저장하다.。伏은 저장하다.
▶ 日短 : 冬至를 말한다. 낮이 짧고 밤이 가장 긴 날.
▶ 星昴 : 昴宿. 西方白虎七宿 중 네 번째 별로 황혼 때 정남쪽에 출현하다.
▶ 中冬 : 仲冬. 겨울의 두 번째 달로 음력 11월.
▶ 燠 : 따뜻하다.
▶ 氄(용) : 새와 짐승의 부드러운 털. 털이 성하다.
▶ 飭 : 훈계하다. 타이르다.
堯曰:
「誰可順此事?」
요가 말하였다.
“누가 나의 일을 이어 받을 수 있을까?”
放齊曰:
「嗣子丹朱開明。」
大臣인 放齊가 대답하였다.
“후계자이신 아드님 丹朱께서 사리에 밝고 총명하십니다.”
堯曰:
「吁!頑凶,不用。」
요가 말하였다.
“아! 완고하고 흉악하여 쓸 수가 없네.”
堯又曰:
「誰可者?」
요가 다시 물었다.
“누가 괜찮겠는가?”
讙兜曰:
「共工旁聚布功,可用。」
환두(讙兜)가 말하였다.
“共工이 사람들을 널리 모아서 많은 업적을 드러냈으니 쓸 만합니다.”
堯曰:
「共工善言,其用僻,似恭漫天,不可。」
요가 말하였다.
“공공은 말은 잘하지만 마음 씀이 바르지 않고, 공손한 것 같지만 하늘마저 기만했으니 안 되오.”
▶ 順 : 계승하다.
▶ 放齊 : 요임금의 大臣.
▶ 嗣子 : 후계자.
▶ 丹朱 : 요의 아들로 이름은 源明,字는 監明, 호는 단주이다. 어머니는 散宜氏이고 丹水에 살았다 해서 단주라 부르게 되었다. 성격이 오만하고 모질며 여기저기 놀러 다니기를 좋아하였다. 요 임금은 아들 단주가 덕이 없고 어리석다고 판단하여 자리를 물려주지 않고 순에게 선양하였다.
▶ 開明 : 사리에 밝고 총명하다.
▶ 頑凶 : 완고하고 흉악하다.
▶ 讙兜 : 요순시대에 제위를 노렸던 신하. 중국 고대의 전설적인 惡人. 사람 얼굴에 새 부리 형상에 날개를 지녔고 바다의 고기를 먹는데, 순임금 때에 共工·三苗·鯀 등과 함께 崇山으로 쫓겨났다.
▶ 共工 : 神農氏의 후예로 물의 신으로 물과 관련된 사업을 담당한 水官. 9개의 머리와 뱀의 몸을 가진 하인 相繇와 함께 반란을 일으켰다.
▶ 旁聚 : 사람들을 널리 모으다. 旁은 광범위하다.
▶ 布 : 드러나다.
▶ 用僻 : 마음 씀이 바르지 않다.
▶ 漫 : 기만하다.
堯又曰:
「嗟,四嶽,湯湯洪水滔天,浩浩懷山襄陵,下民其憂,有能使治者?」
요가 또 말하였다.
“아, 사방의 제후들이여, 홍수가 하늘까지 넘쳐서 물줄기가 산을 감싸고 언덕까지 물에 잠기니 백성들의 걱정이 태산인데, 이 홍수를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이 없겠소?”
皆曰鯀可。
모두들 鯀이 할 수 있다고 하였다.
堯曰:
「鯀負命毀族,不可。」
요가 말하였다.
“곤은 하늘의 뜻을 어기고 동족을 훼손시켰으니 안 되오.”
嶽曰:
「異哉,試不可用而已。」
사방의 제후들이 말하였다.
“그렇지 않습니다, 시험해보시고 안 되면 그만두셔도 됩니다.”
堯於是聽嶽用鯀。
요는 이에 사방의 제후들의 말을 듣고 곤(鯀)을 기용하였다.
九歲,功用不成。
그러나 9년이 지나도록 공적을 이루지 못하였다.
▶ 四嶽 : 사방의 제후들을 나누어 관장하는 지방장관에 해당하는 관직명.
▶ 湯湯 : 물결이 세차다.
▶ 懷 : 감싸다.
▶ 襄 : 물에 잠기다.
▶ 鯀 : 전설상의 인물로 아버지는 오제인 전욱이고 자식으로는 하나라의 禹이다. 요의 치세에 황하의 범람이 그치지 않았기 때문에, 요는 누군가에게 치수를 맡기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때, 모두가 입을 모아 곤을 시켜야 한다고 말하였다. 요는 곤을 쓰는 것을 꺼렸지만 신하들이 곤보다 영리한 자가 없다고 했으므로, 요는 곤에게 치수를 맡겼다. 그러나 9년이 지나도 범람이 진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요는 곤을 대신해 순을 등용하였다.
▶ 負命 : 하늘의 뜻을 위배하다.
▶ 毁族 : 동족을 훼손함.
▶ 已 : 정지하다. 즉 파면하다.
▶ 功用 : 공적.
堯曰:
「嗟!四嶽:朕在位七十載,汝能庸命,踐朕位?」
요가 말하였다.
“오! 사방의 제후들이여. 짐이 즉위한 지 70년이 되었는데 그대들 중 누가 천명에 순응하여 나의 자리에 오를 수 있겠는가?”
嶽應曰:
「鄙德忝帝位。」
제후들이 응답하였다.
“천박한 덕행으로 제왕의 자리를 욕되게 할 터입니다.”
堯曰:
「悉舉貴戚及疏遠隱匿者。」
요가 말하였다.
“고귀한 친척이 되었건 혈연적으로 멀지만 숨어 있는 자를 막론하고 모두 천거해 보시오.”
眾皆言於堯曰:
「有矜在民閒,曰虞舜。」
모두 한 입으로 요에게 말하였다.
“민간에 홀아비가 있는데 虞舜이라고 합니다.”
堯曰:
「然,朕聞之。其何如?」
요가 말하였다.
“그렇소. 짐도 들었는데 그는 어떤 사람이오?”
嶽曰:
「盲者子。
父頑,母嚚,弟傲,能和以孝,烝烝治,不至姦。」
사방의 제후들이 말하였다.
“盲人의 아들입니다.
아버지는 완고하고 어머니는 어리석으며 동생은 교만하지만, 효성을 다해 화목하게 하였고 극진한 효성으로 가정을 다스려서 사악한 행동을 하지 않게 했습니다.”
堯曰:
「吾其試哉。」
요가 말하였다.
“내가 그를 시험해보겠소.”
▶ 庸命 : 天命에 순응하다. 庸은 用과 같다.
▶ 踐朕位 : 나의 제위를 계승하다.
▶ 鄙德 : 덕행이 천박하다.
▶ 忝 : 더럽히다. 욕되게 하다.
▶ 矜(관) : 홀아비. 앓다.
▶ 嚚(은) : 어리석고 완고함.
▶ 烝烝 : 蒸蒸과 같다. 효성이 극진함.
於是堯妻之二女,觀其德於二女。
이에 요는 자신의 두 딸을 그의 아내로 삼게 하여 두 딸을 대하는 그의 덕을 관찰하였다.
舜飭下二女於媯汭,如婦禮。
舜은 요의 두 딸을 嬀水 가에서 맞이하여 훈계하고 신분을 낮춘 다음 부부의 예를 따랐다.
堯善之,乃使舜慎和五典,五典能從。
요가 이를 좋게 보아 곧 순에게 다섯 가지 가르침을 신중하게 가르쳐서 따르게 하니 백성들이 五典의 도리를 따랐다.
乃遍入百官,百官時序。
이에 순에게 백관의 일을 맡게 하자 백관의 업무를 질서 정연하게 처리하였다.
賓於四門,四門穆穆,諸侯遠方賓客皆敬。
궁전의 사방에 있는 문에서 빈객을 접대하게 했더니 사방의 문 주변이 화목해져 제후와 먼 곳의 빈객들도 모두 공경하였다.
▶ 妻之二女 : 두 딸을 시집보내다. 두 딸은 娥皇과 女英을 말한다.
▶ 飭 : 훈계하다.
▶ 下二女 : 두 딸의 신분을 낮추다.
▶ 媯汭(규예) : 媯水 가. 汭(예)는 강 어귀.
▶ 如 : 따르다. 준수하다.
▶ 五典 : 사람이 지켜야 할 다섯 가지의 떳떳한 도리. 곧 父子 사이의 친애. 군신 사이의 의리, 부부 사이의 분별, 長幼 사이의 次序, 朋友 사이의 신의. 아버지는 의리로, 어머니는 자애로, 형은 우애로, 아우는 공경으로, 자식은 효도로 각각 대하여야 할 마땅한 길.
▶ 入 : 참여하다.
▶ 穆穆 : 화목하다.
堯使舜入山林川澤,暴風雷雨,舜行不迷。
요는 순에게 산림과 하천과 연못에 들어가게 했는데, 폭풍과 천둥 번개 속에서도 순은 길을 잃지 않았다.
堯以為聖,召舜曰:
「女謀事至而言可績,三年矣。女登帝位。」
요는 그를 총명하고 도덕심이 있다고 여겨 순을 불러 말하였다.
“네가 일을 꾀하면 일이 이루어지고, 말한 것은 공적으로 나타난 지 3년이 되었다.
네가 제위에 오르도록 하라.”
舜讓於德不懌。
순은 덕행이 백성을 기쁘게 하지 못하였으므로 사양하였다.
正月上日,舜受終於文祖。
정월 초하루에 순은 요의 태조 사당에서 요의 선양을 받았다.
文祖者,堯大祖也。
文祖는 요의 太祖를 말한다.
▶ 聖 : 총명하고 도덕심이 있다.
▶ 女 : 汝와 같다. 너.
▶ 績 : 이루다.
▶ 懌 : 기쁘게 하다.
▶ 上日 : 초하루.
▶ 受終 : 요의 선양을 받다. 終은 요의 천자의 직무가 끝났음을 말한다.
▶ 文祖 : 요임금의 조상의 신주를 모신 사당.
▶ 大祖 : 太祖. 始祖.
於是帝堯老,命舜攝行天子之政,以觀天命。
이 무렵 요 임금이 나이가 들자 순에게 천자의 정치를 대행하도록 명하고 하늘의 뜻을 살피게 하였다.
舜乃在璿璣玉衡,以齊七政。
이에 순은 璇璣와 玉衡으로 해와 달과 五星의 운행이 올바른지를 살폈다.
遂類于上帝,禋于六宗,望于山川,辯于群神。
그리고는 상제께 類 제사를, 六宗에는 禋 제사를, 산천에는 望 제사를 드렸으며, 여러 신들에게도 辯 제사를 올렸다.
揖五瑞,擇吉月日,見四嶽諸牧,班瑞。
五瑞를 모았다가 좋은 달과 날을 택하여 사방의 제후와 여러 지방의 수령을 접견하여 五瑞를 나누어 주었다.
▶ 於是 : 이 무렵.
▶ 攝行 : 대행하다.
▶ 天命 : 하늘의 뜻.
▶ 在 : 관찰하다. 관측하다.
▶ 璿璣玉衡 : 선기(璿璣)는 북극성, 玉衡은 북두칠성 가운데 다섯 번째 별로 큰곰자리이다. 玉衡은 옥으로 만든 저울대란 뜻으로 북두칠성이 해·달·금성·목성·수성·화성·토성인 七曜의 운행을 표상한다는 의미이다.
▶ 齊七政 : 日, 月과 五星이 정상적으로 운행하고 있는지를 관측하여 政事의 득실을 판단하다. 七政은 일월과 오성. 즉, 해, 달, 금성, 목성, 수성, 화성, 토성을 말한다.
▶ 類 : 類祭. 고대 제사명으로 천신에게 지내는 제사.
▶ 禋(인) : 禋祀. 고대 제사명으로 희생물을 태워 연기로써 드리는 제사.
▶ 六宗 : 제사 지내야 할 여섯 가지의 대상을 가리키는 말로 六神이라고도 한다. 함. 천·지·춘·하·추·동이나, 乾坤의 6가지 요소인 水·火·雷·風·山·澤을 가리키기도 한다.
▶ 望 : 望祭. 고대 제사명으로 멀리서 산천을 바라보면서 산천의 신에게 지내는 제사.
▶ 辯 : 辯祭. 보편적인 제사. 辯은 遍과 통한다.
▶ 揖 : 輯과 통하여 ‘모으다’.
▶ 五瑞 : 5가지의 瑞信. 천자가 제후에게 수여하여 신표로 삼은 圭玉. 공작·후작·백작·자작·남작이 쥐는 다섯 가지 신표로 흔히 홀이라 한다.
▶ 見 : 접견하다.
▶ 諸牧 : 여러 지방의 수령.
▶ 班 : 나누다.
歲二月,東巡狩,至於岱宗,祡,望秩於山川。
그해 2월에는 동쪽으로 순시를 가서 태산에서는 하늘에 祡 제사를 지내고 산과 강에는 순서대로 望 제사를 올렸다.
遂見東方君長,合時月正日,同律度量衡,修五禮五玉三帛二生一死為摯,如五器,卒乃復。
마침내 동방의 君長들을 접견할 때는 사계절과 달과 날짜를 교정하는 것을 협조하도록 하였으며, 음률과 도량형을 통일하고, 五禮를 명백히 고치고 제후가 바치는 예물인 五玉, 三帛과 경대부가 바치는 二生과 일반관리가 바치는 一死를 예물로 규정하였으며, 五器에 대해서는 의례가 끝나면 다시 제후들에게 돌려주었다.
五月,南巡狩;八月,西巡狩;十一月,北巡狩:皆如初。
5월에는 남쪽을 순시하였으며, 8월에는 서쪽을 순시하였고, 11월에는 북쪽을 순시했는데 의례는 모두 처음과 같았다.
歸,至于祖禰廟,用特牛禮。
궁중으로 돌아와 조부와 부친의 사당에 희생소 한 마리를 제물로 예를 올렸다.
▶ 巡狩 : 천자가 제후의 관할지를 시찰하다.
▶ 祡 : 柴祭. 고대 제사명으로 땔감을 불태워서 하늘에 지내는 제사.
▶ 望秩 : 산천에 등급별로 望祭를 지내다. 秩은 순서.
▶ 合 : 통일토록 협조를 구하다.
▶ 正 : 교정하다.
▶ 律 : 音律.
▶ 度量衡 : 길이, 무게 부피 등의 단위를 재는 법.
▶ 五禮 : 나라에서 행하는 5가지 의례. 吉禮, 凶禮, 軍禮, 賓禮, 嘉禮 등을 말한다.
▶ 五玉 : 五瑞를 말한다.
▶ 三帛 : 세 가지 빛깔이 나는 비단으로 제후가 朝見시 바치는 예물.
▶ 二生 : 살아 있는 양 또는 기러기로 卿大夫의 예물.
▶ 一死 : 죽은 꿩 한 마리로 士가 바치는 예물.
▶ 摯 : 고대에 윗사람을 처음 뵐 때 올리는 예물.
▶ 如 : ~에 대해서는. 如其禮樂, 以俟君子(예악으로 말하자면 군자를 기다리겠습니다.)
▶ 五器 : 五玉과 五瑞.
▶ 禰 : 부친의 신주를 모신 묘당을 禰(니)라고 한다.
▶ 特牛禮:소 한 마리를 제물로 바치는 제사 의식. 特은 한 마리의 희생소.
五歲一巡狩,群后四朝。
5년에 한번씩 순시하였고, 4년 동안은 제후국의 군주들에게 조회를 오게 하였다.
遍告以言,明試以功,車服以庸。
두루 천하를 다스리는 이치를 알리고, 공명정대하게 제후들의 공적을 살폈으며, 공적이 있으면 수레와 의복을 하사하였다.
肇十有二州,決川。
비로소 전국을 12주를 나누고 각 주의 물길을 잘 통하게 하였다.
象以典刑,流宥五刑,鞭作官刑,撲作教刑,金作贖刑。
예전부터 내려오던 형벌을 집행하였고, 五刑에 해당하는 죄를 지은 사람은 유배형으로 죄를 낮추었으며, 관청에서는 채찍질로 형을 집행했고, 학교에서는 회초리로 벌을 주었으며, 금으로 속죄금을 내고 죄를 면하게 하였다.
眚災過,赦;怙終賊,刑。
재난이나 과실에 의한 죄는 사면하였고, 고의적이고 간악한 죄만 형벌을 가하게 하였다.
欽哉,欽哉,惟刑之靜哉!
신중하라, 신중하라, 형벌은 가능하면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群后四朝 : 순시가 없는 4년 동안에는 제후국의 군주가 조정에 조회를 오도록 하였다. 群后는 제후국의 군주.
▶ 遍告 : 두루 알리다.
▶ 試 : 고찰하다.
▶ 車服以庸 : 공적으로 수레와 의복을 하사하다. 庸은 공적. 공로가 있는 사람.
▶ 肇 : 시작하다. 개시하다.
▶ 十二州 : 冀·兗·靑·徐·荊·揚·豫·梁·雍·并·幽·營의 12주를 말한다. 훗날 하나라의 禹)금이 나라를 冀·兗·靑·徐·荊·揚·豫·梁·雍의 九州로 구별하였으며, 중국 전체를 일컫는 말이 되었다.
▶ 决川 : 물길을 소통시키다.
▶ 象 : 법을 집행하다.
▶ 典刑 : 정상적인 형벌.
▶ 流宥五刑(유유오형) : 五刑에 해당하는 죄를 지은 사람은 유배형으로 죄를 낮추었다. 流는 유배하다. 宥는 너그럽게 용서하다. 五刑은 옛날 중국의 다섯 가지 형벌로 살갗에 먹물 넣기(墨刑), 코 베기(劓刑), 발뒤꿈치 베기(刖刑), 불알 까기(宮刑), 죽이기(大辟)를 말한다.
▶ 官刑 : 관청에서 사용하는 형벌.
▶ 撲 : 회초리.
▶ 教刑 : 학교에서 사용하는 형벌.
▶ 金作贖刑 : 金으로 속죄하다. 죄를 면하기 위하여 속죄금을 바치는 것을 말한다.
▶ 眚災過(생재과) : 재난으로 인한 과실. 眚災는 과실과 재난.
▶ 怙終賊 : 고의적이고 간악한 죄. 怙終은 전의 허물을 뉘우치지 않고 다시 죄를 저지르는 것을 말한다.
▶ 欽 : 삼가다. 신중하다.
▶ 静 : 세밀하고 신중하다.
讙兜進言共工,堯曰不可而試之工師,共工果淫辟。
讙兜가 共工을 추천함에 요는 안 된다고 했으나, 그를 工師로 임명하여 시험해보니, 공공은 과연 방종하고 편벽하였다.
四嶽舉鯀治鴻水,堯以為不可,嶽彊請試之,試之而無功,故百姓不便。
사방의 제후들이 鯀을 추천해 홍수를 다스리자고 함에 요는 안 된다고 했으나, 사방의 제후들이 그를 시험해보기를 청하여 시험해보니, 공이 없었으므로 백성이 불편해하였다.
三苗在江淮·荊州數為亂。
三苗가 江淮와 荊州에서 여러 차례 반란을 일으켰다.
▶ 進言 : 추천하다.
▶ 工師 : 토목기술자들을 교육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관리.
▶ 淫辟 : 방종하고 바르지 않다.
▶ 三苗 : 堯舜 시대에 江·淮·荊州에 자리 잡고 있었던 蠻族의 이름.
▶ 數(삭) : 누차. 여러 차례.
於是舜歸而言於帝,請流共工於幽陵,以變北狄;
放讙兜於崇山,以變南蠻;
遷三苗於三危,以變西戎;
殛鯀於羽山,以變東夷:
이에 순은 순시를 마치고 돌아와 요에게 요청하기를,
共工을 幽陵으로 유배를 보내어 北狄의 풍속을 변화시키고,
讙兜를 崇山으로 내쫓아 南蠻의 풍속을 변화시키고,
三苗를 三危山으로 유배시켜 西戎의 풍속을 변화시키고,
鯀을 멀리 羽山으로 추방하여 東夷의 풍속을 변화시키도록 하였다.
四罪而天下咸服。
四凶을 처벌하니 천하가 모두 복종하였다.
▶ 變 : 풍속을 변화시키다.
▶ 北狄 : 북방의 부족. 四夷는 고대에 중국이 인접 국가들을 얕잡아 일컫던 말로 東夷, 西戎, 南蠻, 北狄이라 하였다.
▶ 三危 : 삼위산. 書經 虞書 舜典에 “순임금이 악한 제후였던 三苗를 삼위로 流配보냈다”고 하였다. 甘肅省 敦煌縣 남쪽에 있는 산.
▶ 殛 : 極과 통하여 먼 곳으로 유배하다.
▶ 四 : 四凶. 순임금 때의 네 사람의 惡人인 共工·驩兜·三苗·鯀을 말한다.
▶ 罪 : 죄를 다스려 벌을 주다.
堯立七十年得舜,二十年而老,令舜攝行天子之政,薦之於天。
堯가 즉위한 지 70년 만에 舜을 얻었고 20년이 지나 나이가 들어, 舜에게 천자의 정치를 대행하라고 명하고 하늘에 순을 추천하였다.
堯辟位凡二十八年而崩。
요는 제위를 물려준 지 28년 만에 세상을 떴다.
百姓悲哀,如喪父母。
백성들은 매우 슬퍼하여 마치 부모를 잃은 듯하였다.
三年,四方莫舉樂,以思堯。
3년 동안 사방 누구도 음악을 연주하지 않음으로써 요를 추모하였다.
堯知子丹朱之不肖,不足授天下,於是乃權授舜。
요는 아들 丹朱가 어리석어서 천하를 물려받기에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잠시 순에게 선양하였다.
授舜,則天下得其利而丹朱病;授丹朱,則天下病而丹朱得其利。
순이 계승하면 천하가 그 이로움을 얻지만 단주는 손해를 보고, 단주가 계승하면 천하가 손해를 보고 단주는 이로움을 얻는다.
▶ 辟位 : 임금의 자리에서 물러남. 辟는 避와 같다.
▶ 權 : 잠시. 임시로.
堯曰:
「終不以天下之病而利一人」,而卒授舜以天下。
요가 말하기를,
“도저히 천하를 해롭게 해서 한 사람을 이롭게 할 수는 없다”라고 하고 마침내 천하를 순에게 물려주었다.
堯崩,三年之喪畢,舜讓辟丹朱於南河之南。
요가 세상을 뜨고 3년 상을 마치자 순은 단주에게 천하를 양보하고 자신은 南河의 남쪽으로 가서 숨었다.
諸侯朝覲者不之丹朱而之舜,獄訟者不之丹朱而之舜,謳歌者不謳歌丹朱而謳歌舜。
제후들은 단주가 아니라 순에게 조회를 드리러 갔으며, 소송하는 사람도 단주가 아닌 순에게로 갔으며, 칭송의 노래를 하는 자도 단주가 아니라 순을 노래하였다.
舜曰:「天也」,夫而後之中國踐天子位焉,是為帝舜。
순이 말하기를,
“하늘의 뜻이다.”라고 하며
國都로 돌아와 천자 자리에 올랐는데 이 사람이 바로 순임금이다.
▶ 朝覲 : 제후가 천자에게 조회를 드리다. 봄의 朝會를 朝라하고 가을의 조회를 覲이라 한다.
▶ 獄訟 : 소송 사건.
▶ 謳歌者 : 노래로 공을 칭송하는 자.
▶ 中國 : 國都. 首都.
▶ 踐 : 즉위하다.
虞舜者,名曰重華。
虞舜은 이름은 重華이다.
重華父曰瞽叟,瞽叟父曰橋牛,橋牛父曰句望,句望父曰敬康,敬康父曰窮蟬,窮蟬父曰帝顓頊,顓頊父曰昌意:以至舜七世矣。
중화의 아버지는 瞽叟이며, 고수의 아버지는 橋牛이며, 교우의 아버지는 句望이며, 구망의 아버지는 敬康이며, 경강의 아버지는 窮蟬이며, 궁선의 아버지는 顓頊이며, 전욱의 아버지를 昌意라 했는데, 순에 이르기까지 7대가 지났다.
自從窮蟬以至帝舜,皆微為庶人。
궁선으로부터 순 임금에 이르기까지 모두 미천한 평민이었다.
▶ 虞舜 : 성은 虞 또는 有虞. 이름은 重華. 禪讓 설화의 대표적 인물이며 堯·禹와 병칭되고 있다. 大舜, 虞帝舜, 舜帝로도 일컬어진다. 상고시대 華夏부락 연맹체 수령으로 帝堯의 사위이다.
▶ 微 : 비천하다.
▶ 庶人 : 평민.
舜父瞽叟盲,而舜母死,瞽叟更娶妻而生象,象傲。
순의 아버지 고수는 맹인이었는데 순의 어머니가 죽자, 고수는 다시 아내를 얻어서 象을 낳았는데 象은 오만하였다.
瞽叟愛後妻子,常欲殺舜,舜避逃;
고수는 후처가 낳은 아들을 사랑하여 늘 순을 죽이려 하므로, 순은 피해서 도망하였다.
及有小過,則受罪。
순은 작은 잘못이라도 저지르면 바로 벌을 받았다.
順事父及後母與弟,日以篤謹,匪有解。
아버지와 계모와 동생을 잘 섬겼고, 매일 공경하고 삼가면서 태만하지 않았다.
▶ 事 : 섬기다. 모시다.
▶ 匪 : ~이 아니다.
▶ 解 : 태만하다.
舜,冀州之人也。
순은 冀州 사람이다.
舜耕歷山,漁雷澤,陶河濱,作什器於壽丘,就時於負夏。
순은 歷山에서 농사를 짓고, 雷澤에서 물고기를 잡고, 황하 가에서 질그릇을 만들었으며, 壽丘에서 집기를 만들었고, 負夏에 가서 장사하였다.
舜父瞽叟頑,母嚚,弟象傲,皆欲殺舜。
순의 아버지는 완고했고, 어머니는 어리석었으며, 동생 象은 교만했는데 모두가 순을 죽이려 하였다.
舜順適不失子道,兄弟孝慈。
순은 자식의 도리를 거스르지 않고 순종하여 형제간에 우애가 있고 부모에게 효성스러웠다.
欲殺,不可得;即求,嘗在側。
그들이 죽이려고 할 때는 찾을 수 없었지만, 필요할 때는 항상 옆에 있었다.
▶ 陶 : 陶器를 만들다.
▶ 什器 : 살림살이 도구.
▶ 就時 : 때맞추어 이익을 얻다. 장사를 하다.
▶ 嚚 : 어리석고 완고함.
▶ 順適 : 거스르지 않고 좇음.
▶ 孝慈 : 부모에게 효성스럽다.
▶ 嘗 : 常과 통용된다.
舜年二十以孝聞。
순은 20세에 효자로 소문이 났다.
三十而帝堯問可用者,四嶽咸薦虞舜,曰可。
30세에 요 임금이 등용할 만 자가 있느냐고 묻자 사방 제후들이 모두 우순을 천거하며 적당하다고 하였다.
於是堯乃以二女妻舜以觀其內,使九男與處以觀其外。
이에 요는 바로 두 딸을 순의 부인으로 삼게 하여 집 안에서의 언행을 관찰했고, 아홉 명의 아들을 함께 거처하게 하여 집 밖에서의 언행을 관찰하였다.
舜居媯汭,內行彌謹。
순은 嬀水 가에 살면서 가정에서는 행동을 더욱 삼갔다.
堯二女不敢以貴驕事舜親戚,甚有婦道。
요의 두 딸은 신분이 고귀하다고 해서 순의 친척에게 감히 교만하지 않았으며, 더욱 부녀자의 도리를 다하였다.
堯九男皆益篤。
요의 아홉 아들도 모두 더욱 독실해졌다.
▶ 内 : 집안.
▶ 彌謹 : 더욱 삼가다.
▶ 媯汭 : 媯水 가. 汭(예)는 강 어귀.
舜耕歷山,歷山之人皆讓畔;漁雷澤,雷澤上人皆讓居;陶河濱,河濱器皆不苦窳。
순이 역산에서 농사를 지을 때 역산의 사람들은 모두 밭고랑의 경계를 양보했고, 뇌택에서 물고기를 잡을 때는 뇌택 사람들이 모두 거처를 양보하였고, 황하 가에서 질그릇을 구울 때는 그곳 그릇들은 모두 조악한 것이 없었다.
一年而所居成聚,二年成邑,三年成都。
1년이 되자 촌락이 형성되었고, 2년이 되자 읍이 형성되었고, 3년이 되자 도읍이 형성되었다.
堯乃賜舜絺衣,與琴,為筑倉廩,予牛羊。
요가 이에 순에게 갈포 옷과 거문고를 내리고, 곡식 창고를 지어주었으며 소와 양을 주었다.
瞽叟尚復欲殺之,使舜上涂廩,瞽叟從下縱火焚廩。
고수는 아직도 다시 순을 죽이려고 했으며, 순을 시켜 곡식 창고에 올라가서 진흙을 바르게 하고는 아래에서 불을 질러 창고를 태웠다.
舜乃以兩笠自捍而下,去,得不死。
순은 두 개의 삿갓으로 자신을 보호하면서 날아 내려와 도망쳐 죽음을 면하였다.
▶ 畔 : 밭의 경계.
▶ 苦窳 : 조악한 도자기. 거칠고 나쁜 것.
▶ 聚 : 촌락.
▶ 絺衣 : 가는 갈포로 만든 옷.
▶ 倉廩 : 곡식 창고.
▶ 涂 : 진흙으로 바르다.
▶ 捍 : 막다. 보호하다.
後瞽叟又使舜穿井,舜穿井為匿空旁出。
그 뒤 고수는 또 순에게 우물을 파게 했는데, 순은 우물을 파면서 비밀 통로가 옆으로 나가게 팠다.
舜既入深,瞽叟與象共下土實井,舜從匿空出,去。
순이 깊이 파서 들어가자, 고수와 상은 함께 아래로 흙을 부어 우물을 메웠는데, 순은 몰래 파놓은 구멍을 통해 나와서 도망갔다.
瞽叟·象喜,以舜為已死。
고수와 상은 순이 죽었을 것이라고 여겨 기뻐하였다.
象曰:
「本謀者象。」
상이 말하였다.
“이 꾀를 낸 사람은 저입니다.”
象與其父母分,於是曰:
「舜妻堯二女,與琴,象取之。牛羊倉廩予父母。」
상은 그의 부모와 재산을 나누면서 말하였다.
“순의 아내인 요의 두 딸과 거문고는 내가 가지겠습니다.
소와 양과 창고는 부모님이 가지십시오.”
▶ 匿空 : 비밀 통로.
▶ 旁出 : 측면을 통하여 밖으로 나오다.
象乃止舜宮居,鼓其琴。
상은 이에 순의 방에 가서 거처하면서 거문고를 연주하였다.
舜往見之。象鄂不懌,曰:
「我思舜正郁陶!」
순이 돌아와 그를 보니 상은 깜짝 놀라서 난처해하며 말하였다.
“내가 형을 생각하며 울적해하고 있었어!”
舜曰:
「然,爾其庶矣!」
순이 말하였다.
“그랬구나, 너는 아마도 그랬으리라!”
舜復事瞽叟愛弟彌謹。
순은 다시 고수를 섬기고 동생을 아끼는 것이 더욱 신중해졌다.
於是堯乃試舜五典百官,皆治。
이에 요는 순에게 오전과 백관의 업무를 맡겨 시험해보니 모두 잘 처리하였다.
▶ 宮 : 방. 室과 같은 뜻이다.
▶ 鄂 : 愕과 통하여 깜짝 놀라다.
▶ 郁陶 : 울적하여 근심함.
▶ 庶 : 거의. 비슷하다.
▶ 五典 : 사람이 지켜야 할 다섯 가지의 떳떳한 도리. 곧 부자 사이의 친애. 군신 사이의 의리, 부부 사이의 분별, 장유 사이의 차서, 붕우 사이의 신의. 아버지는 의리로, 어머니는 자애로, 형은 우애로, 아우는 공경으로, 자식은 효도로 각각 대하여야 할 마땅한 길.
昔高陽氏有才子八人,世得其利,謂之「八愷」。
옛날 고양씨에게 재능 있는 아들 여덟 명이 있었는데, 세상 사람들은 그들로부터 이로움을 얻게 되어서 그들을 <팔개>라 불렀다.
高辛氏有才子八人,世謂之「八元」。
고신씨에게도 재능 있는 아들 여덟 명이 있었는데, 세상 사람들이 그들을 <팔원>이라 불렀다.
此十六族者,世濟其美,不隕其名。
이들 16씨족은 대대로 선세의 미덕을 계승하여 선대의 명예를 실추시키지 않았다.
▶ 高陽氏有才子八人 : 고양씨에게 재덕을 갖춘 아들 8명이 있었다. 창서·퇴개·도인·대임·방항·정견·중용·숙달을 가리키는데, 이들은 신중하고 현명하며 심원하며 명확하고 진실하며 돈독하여 천하의 백성들이 이들을 팔개라고 하였다. <춘추좌씨전 노문공 18년>
▶ 愷 : 상냥하다.
▶ 高辛氏有才子八人 : 고신씨에게 재덕이 있는 아들 여덟 8명이 있었다. 백분, 중감, 숙헌, 계중, 백호, 중웅, 숙표, 계리를 말하며 이들은 충직하고 근신하며 공손하게 관을 다스리고 널리 혜택을 베풀고 은혜롭고 화목하여 천하의 백성들이 이들을 팔원이라고 하였다. <춘추좌씨전 노문공 18년>
▶ 元 : 선량하다.
▶ 十六族 : 16명뿐인데도 족이라고 한 것은 그들에게 각각 친속이 있었기 때문에 族이라고 한 것이다.
▶ 世濟其美 : 후손이 선대의 미덕을 계승하다. 濟는 보전하다.
▶ 不隕其名 : 선대의 미명을 떨어뜨리지 않다.
至於堯,堯未能舉。
요의 시대에 이르러 요는 그들의 후손을 등용하지 못하였다.
舜舉八愷,使主后土,以揆百事,莫不時序。
순은 팔개를 등용하여 후토를 주관해 다스리게 하고 모든 일을 관리하게 하니 모든 일이 적시에 처리되고 질서가 있었다.
舉八元,使布五教于四方,父義,母慈,兄友,弟恭,子孝,內平外成。
팔원을 등용하여 사방에 오교를 전파하게 하니 아버지는 의롭고, 어머니는 자애롭고, 형은 우애가 있고, 아우는 공손하며, 아들은 효도하여 가정이 화목하고 이웃과도 평화로웠다.
▶ 后土 : 토지를 관장하는 관리.
▶ 揆 : 주관하다. 관리하다.
▶ 五教 : 父義, 母慈, 兄友, 弟恭, 子孝를 말한다.
▶ 内平外成 : 가정은 화목하고 이웃이 평화롭다.
昔帝鴻氏有不才子,掩義隱賊,好行凶慝,天下謂之渾沌。
옛날에 帝鴻氏에게 불초한 아들이 있어 義를 행하는 사람을 가로막고 도적을 숨겨 주며, 흉악하고 邪慝한 일을 행하기 좋아하여 천하의 사람들이 그를 ‘渾沌’이라 불렀다.
少暤氏有不才子,毀信惡忠,崇飾惡言,天下謂之窮奇。
소호씨(少皥氏)에게는 불초한 아들이 있어 신의를 헐뜯고 충직함을 미워하며, 사악한 말을 모아 보기 좋게 꾸미니 천하의 사람들이 그를 ‘窮奇’라 불렀다.
顓頊氏有不才子,不可教訓,不知話言,天下謂之梼杌。
顓頊氏에게는 불초한 아들이 있어 가르칠 수 없었고, 선한 말을 할 줄을 모르니 천하의 사람들이 그를 ‘檮杌’이라 불렀다.
此三族世憂之。
이 세 씨족을 세상 사람들이 걱정하였다.
至于堯,堯未能去。
요의 치세에 와서도 제거하지 못하였다.
▶ 凶慝 : 흉악하고 邪慝하다.
▶ 渾沌 : 또는 混沌이라고도 하며 중국 신화의 사흉 중 하나이다. 머리에 눈·코·입·귀가 없다. 북해의 천제인 忽과 남해의 왕 熟이 함께 혼돈에게 七孔을 뚫어 천지를 창조하였다.
▶ 崇飾 : (오점이나 결점을 덮기 위해) 겉을 보기 좋게 꾸미다.
▶ 窮奇 : 중국 변경의 서북쪽 외곽에 궁기라는 짐승이 살았다. 모습은 호랑이와 흡사하며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날개가 있어 비행 능력이 있었다. 그리고 갈고리 모양의 발톱과 톱과 같은 송곳니로 사람을 잡아먹는데, 단 아무나 잡아먹지는 않았다
▶ 檮杌 : 사람의 얼굴에 호랑이와 유사한 몸을 하고 있으며 전신에 40센티미터 정도의 털이 나 있고, 몸집이 호랑이보다 컸다. 또 입에는 멧돼지와 같은 송곳니가 나 있고, 약 3미터 길이의 긴 꼬리를 갖고 있었다. 이 괴물은 남에게 배우는 것을 모른다. 그래서 '難訓'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었다.
縉云氏有不才子,貪于飲食,冒于貨賄,天下謂之饕餮。
縉雲氏에게도 불초한 아들이 있어 음식을 탐하고 재물을 탐하니, 천하 사람들은 그를 ‘饕餮’이라 불렀다.
天下惡之,比之三凶。
천하 사람들이 그를 미워해 三凶과 견주었다.
舜賓於四門,乃流四凶族,遷于四裔,以御螭魅,於是四門辟,言毋凶人也。
순이 사방의 문에서 빈객들을 맞이하고 이 四凶을 나라의 먼 변방으로 내쫓아서 괴물 같은 자들을 막게 하니, 이에 사방의 문이 열리고 四凶을 말하는 사람이 없었다.
▶ 冒 : 탐하다.
▶ 貨賄 : 재물.
▶ 饕餮 : 이름의 '饕' 자에는 재산을 탐한다는 의미가, '餮' 자에는 음식을 탐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도철은 사람의 얼굴에 양의 몸을 하고 있는데, 머리에는 양과 비슷한 뿔이 나 있다. 전신은 털로 뒤덮여 있고, 호랑이와 같은 송곳니와 사람의 발톱을 갖고 있다. 탐욕스러운 성질은 마치 이리와 같고, 재산을 불리는 일을 좋아하지만 그것을 쌓아놓기만 할 뿐 소비하지는 않았다.
▶ 舜賓於四門 : 순임금이 요임금의 신하였을 때 사대문에서 제후들을 영접하고, 네 명의 악한 자들을 유배시켰는데, 渾敦·窮奇·檮杌·饕餮을 사방의 먼 끝으로 버려 산중에 살며 사람을 해치는 괴물인 螭魅를 막게 하였다.<춘추좌씨전 권20, 문공 18년>. 일설에는 궁기를 공공, 혼돈을 환도, 도철을 삼묘, 도올을 곤이라고 한다.
▶ 三凶 : 渾沌, 檮杌, 窮奇.
▶ 四裔 : 나라의 먼 변방.
▶ 螭魅 : 전설 상에 산림에 사는 요괴. 사람의 얼굴을 하고 짐승 모양의 몸을 가진 怪物.
舜入于大麓,烈風雷雨不迷,堯乃知舜之足授天下。
순이 大麓에 들어갔을 때 사나운 바람과 비 그리고 천둥 번개가 쳤지만 길을 잃지 않으니, 요는 순이 천하를 계승하기에 충분함을 알았다.
堯老,使舜攝行天子政,巡狩。
요가 늙자 순에게 천자의 정치를 대신하게 하고 전국을 순시하게 하였다.
舜得舉用事二十年,而堯使攝政。
순이 등용되어 20년 동안 정사를 행하였고 요는 순에게 섭정하도록 하였다.
攝政八年而堯崩。
섭정하기 8년 만에 요가 세상을 떠났다.
三年喪畢,讓丹朱,天下歸舜。
3년 상을 마치자 단주에게 천자의 자리를 양보했으나 세상 사람들이 순에게 귀의하였다.
而禹·皋陶·契·后稷·伯夷·夔·龍·倕·益·彭祖自堯時而皆舉用,未有分職。
禹, 皐陶, 契, 后稷, 伯夷, 夔, 龍, 垂, 益, 彭祖는 요 때부터 모두 등용되었으나 직책이 구분되지는 않았다.
於是舜乃至於文祖,謀于四嶽,辟四門,明通四方耳目,命十二牧論帝德,行厚德,遠佞人,則蠻夷率服。
이에 순은 요의 시조 사당에서 사방의 제후들과 논의하고 사방의 문을 활짝 열어 사방으로 눈과 귀가 밝게 열리게 했으며, 12주의 수령들에게는 제왕의 덕을 논하게 하고, 백성들에게 후한 덕을 베풀고 아첨하는 자를 멀리 하니 만이족들까지 모두 복종하였다.
舜謂四嶽曰:
「有能奮庸美堯之事者,使居官相事?」
순이 사방의 제후들에게 물었다.
“분발하여 요의 빛나는 업적에 공로를 세울 자가 있다면, 직책을 주어 보좌하게 하겠다.”
皆曰:
「伯禹為司空,可美帝功。」
모두들 대답하였다.
“伯禹를 司空으로 삼으면 요의 업적을 빛낼 수 있을 터입니다.”
舜曰:
「嗟,然!禹,汝平水土,維是勉哉。」
순이 말하였다.
“오, 그렇구나! 禹여, 그대가 치수와 토목을 평탄하게 다스렸으니, 이것을 힘써 주시오.”
▶ 分職 : 직무.
▶ 文祖 : 요임금의 조상의 신주를 모신 사당.
▶ 奮庸 : 분발하여 공을 세우다. 庸은 공적.
▶ 使居官相事 : 적격한 사람을 구하여 百揆의 벼슬에 앉히려고 하는데, 참으로 그 공을 세워 그 일을 순조롭게 이룰 자가 과연 누구일까?”라고 한 것이다.<尙書注疏 卷第三· 舜典 第二>
▶ 相 : 보좌하다.
▶ 禹 : 전설상의 夏왕조의 시조. 요의 치세에 대홍수가 발생하여 섭정인 순이 그에게 치수를 명하였다. 천하를 9주로 나누고 공부를 정하였으며 재위 후 나라이름을 夏로 고쳤다
禹拜稽首,讓於稷·契與皋陶。
禹는 머리를 조아려 절하며 后稷과 契과 皋陶에게 양보하였다.
舜曰:
「然,往矣。」
순이 말하였다.
“그렇겠지! 그대가 가시오.”
舜曰:
「棄,黎民始饑,汝后稷播時百穀。」
순이 기에게 말하였다.
“棄여, 백성들이 굶주리기 시작하고 있으니, 그대는 후직 자리를 맡아서 때맞추어 온갖 곡식을 심도록 하시오.”
舜曰:
「契,百姓不親,五品不馴,汝為司徒,而敬敷五教,在寬。」
순이 설에게 말하였다.
“契이여, 백성들이 서로 화목하지 못하고, 오륜으로도 순화되지 못하니, 그대가 司徒官이 되어 五敎를 공경스럽게 베풀되 관대하게 하시오.”
舜曰:
「皋陶,蠻夷猾夏,寇賊姦軌,汝作士,五刑有服,五服三就;五流有度,五度三居:維明能信。」
순이 말하였다.
“皋陶여, 만이들이 우리를 침략하고 도적들이 안과 밖에서 나쁜 짓을 저지르고 있으니 그대가 법관이 되어 五刑으로 굴복시키되 오형에 복종한 죄인들을 세 곳으로 가서 형을 집행하고, 오형을 유배형으로 바꿀 때는 거리를 규정하고 벌에 따라 세 군데로 보내시오. 법의 집행이 공명정대해야 백성들의 신임을 얻을 수 있소.”
舜曰:
「誰能馴予工?」
순이 물었다.
“누가 나의 토목건축을 담당할 수 있겠는가?”
皆曰垂可。於是以垂為共工。
모두들 대답하기를,
“수(垂)가 할 수 있습니다.”라고 하니 이에 수를 共工의 직책에 임명하였다.
▶ 설 : 고대 전설상의 帝王 高辛氏 帝嚳의 아들. 舜 임금 때 司寇 벼슬을 함. 禹 임금을 도와 물을 다스려 공을 세우고, 商(殷)나라에 봉해져서 상나라의 始祖가 된다.
▶ 棄 : 周나라 王朝의 건설자. 어릴 때부터 대인의 뜻을 품어서 나무와 곡식을 심어 가꾸기를 좋아하더니 成人이 되어서도 농사짓기를 좋아하고 토질을 잘 살펴서 적합한 곡식을 심기 때문에 당시 백성들이 다 그를 본받았다고 한다. 이 소문을 들은 堯 임금은 그를 農師로 삼았다.
▶ 皋陶 : 舜임금과 禹임금 때의 관리. 咎陶, 혹은 皋繇라 불리기도 하였다. 士, 사사, 大理官, 九州牧 등을 지냈다.
▶ 稽首 : 공경하는 뜻으로 머리를 조아림.
▶ 五品 : 다섯 가지 큰 윤리이다. 五常.
▶ 敷 : 시행하다.
▶ 猾夏 : 中夏를 어지럽히다. 夏는 華夏(중국의 옛 명칭)를 말한다.
▶ 寇賊 : 도둑. 떼로 다니며 공격하고 겁박하는 것을 寇라 하고, 사람을 죽이는 것을 賊이라 한다.
▶ 姦軌 : 안과 밖에서 나쁜 짓을 하다. 밖에 있는 것을 姦이라 하고, 안에 있는 것을 軌라 한다.
▶ 五刑 : 중국 고대의 ‘墨’(이마에 刺字하는 것)·‘劓’(의:코를 베는 것)·‘剕’(비:다리를 자르는 것)·‘宮’(거세하는 것)·‘大辟’(사형) 등 다섯 가지 형벌.
▶ 三就 : 刑을 집행함에 있어서는 마땅히 세 곳으로 가서 집행해야 하니, 중죄인은 들에서, 大夫는 조정에서, 士는 시장에서 집행한다는 것이다.
▶ 五流有度 : 五刑에 해당하는 죄인에 대해서 너그럽게 용서하여 다섯 가지 등급으로 나누어 유배 보내는 것을 말한다.
▶ 五度三居 : 五刑의 流刑에는 각각 거처하는 바를 두고, 五刑의 거처하는 차등에는 세 등급으로 거처의 범위를 두었으니, 중죄인은 나라의 변두리에, 그다음 죄인은 나라의 밖에, 그다음 죄인은 천리의 밖에 거처시킨다는 것이다.
▶ 百工 : 각종 토목건축.
▶ 共工 : 직책명.
舜曰:
「誰能馴予上下草木鳥獸?」
순이 물었다.
“누가 산과 강의 초목과 조수들을 순리로 다스릴 수 있겠소?”
皆曰益可。於是以益為朕虞。
모두들 益이 할 수 있다고 대답하니, 이에 益을 虞로 삼았다.
益拜稽首,讓于諸臣朱虎·熊羆。
익이 머리를 조아리고 절하며 朱虎, 熊羆 등 신하들에게 양보하였다.
舜曰:
「往矣,汝諧。」
순이 말하였다.
“가시오, 그대가 적합하오.”
遂以朱虎·熊羆為佐。
그리고 주호와 웅비에게 익을 보좌하게 하였다.
▶ 上下 : 上은 산을 말하고 下는 澤을 말한다..
▶ 益 : 皐陶의 아들.
▶ 朕虞 : 나의 虞. 虞는 산과 못을 관리하는 관직. 朕은 ‘나’를 말하며 관직명이 아니다.
▶ 諧 : 적합하다.
舜曰:
「嗟!四嶽,有能典朕三禮?」
순이 물었다.
“아! 사방의 제후들이여, 누가 나의 三禮를 맡을 수가 있는가?”
皆曰伯夷可。
모두들 백이가 적합하다고 말하였다.
舜曰:
「嗟!伯夷,以汝為秩宗,夙夜維敬,直哉維靜絜。」
순이 백이에게 말하였다. “오! 백이여, 그대를 秩宗으로 삼으니, 아침저녁 오직 경건하고 정직하고 청명하도록 하시오.”
伯夷讓夔·龍。
伯夷가 夔와 龍에게 양보하였다.
舜曰:
「然。以夔為典樂,教稚子,直而溫,寬而栗,剛而毋虐,簡而毋傲;
詩言意,歌長言,聲依永,律和聲,八音能諧,毋相奪倫,神人以和。」
순이 말하였다.
“그렇겠지! 夔를 음악을 주관하는 관리로 임명하여 귀족의 자제들을 가르치게 하되, 정직하면서 온화하게, 너그럽되 엄격하게, 강하되 포악함이 없으며, 간략하되 오만해서는 안 될 터이오.
시는 뜻을 읊는 것이요, 노래는 말소리를 길게 내는 것이요, 소리는 가락에 맞추어 길게 빼야 되고, 音律은 그 소리를 조화시키는 것이니, 八音이 잘 어울려서 서로 차례를 빼앗음이 없으면 신과 사람이 서로 기뻐할 터이오.”
▶ 三禮 : 天神‧人鬼‧地祇에 대한 禮. 하늘에 제사 지내고, 땅에 제사 지내고, 선조에 제사 지내는 예를 말한다.
▶ 秩宗 : 郊祀와 廟祭를 주관하는 관직이다. 秩은 序의 뜻이고 宗은 尊의 뜻이다. 귀신의 尊卑에 따라 차례로 제사 지내는 일을 관장하기 때문에 이렇게 이름을 붙인 것이다.
▶ 夙夜 : 아침저녁. 밤낮.
▶ 直 : 정직
▶ 稚子 : 천자와 公卿大夫의 자제를 말한다.
▶ 栗 : 慄과 통한다. 삼가고 공경하다.
▶ 典樂 : 음악을 주관하는 관리.
▶ 八音 : 고대 악기의 통칭. 악기를 만드는 재료에 따라 분류하는 방법을 말하며, 金·石·絲·竹·匏·土·革·木으로 나뉜다.
▶ 聲依永 : 소리는 가락에 맞추어 길게 빼야 한다. 聲은 五聲을 말하며, 宮‧商‧角‧徵‧羽이고, 律은 六律‧六呂를 이르니 12개월의 音氣이다.
▶ 毋相奪倫 : 리듬이 서로 차례를 빼앗음이 없다. 倫은 次의 뜻.
夔曰:
「於!予擊石拊石,百獸率舞。」
기가 말하였다.
“아! 제가 石磬을 치고 어루만지면 온갖 짐승들이 따라서 춤을 추었습니다.”
舜曰:
「龍,朕畏忌讒說殄偽,振驚朕眾,命汝為納言,夙夜出入朕命,惟信。」
순이 용에게 말하였다.
“용이여, 나는 참소하는 말이 군자의 선행을 단절하여 나의 백성을 진동하고 놀라게 하는 것이 싫어서 내 그대를 納言으로 임명하니, 밤낮으로 나의 명령을 출납하되 오직 신의 있게 하시오.”
舜曰:
「嗟!女二十有二人,敬哉,惟時相天事。」
순이 말하였다.
“아! 그대들 22인은 경건하게 직책을 수행하고, 오로지 때를 잘 맞추어 천자의 일을 보좌하도록 하시오.”
三歲一考功,三考絀陟,遠近眾功咸興。
순은 3년에 한 번 공적을 살피고, 세 번 살핀 다음 승진 또는 강등시키니, 원근의 공적이 모두 흥기하였다.
分北三苗。
또 북쪽의 삼묘족을 구분하여 유배시켰다.
▶ 擊石拊石 : 석경을 치고 어루만짐. 석경은 돌로 만든 경쇠.
▶ 畏忌 : 두려워하고 꺼림.
▶ 殄偽 : 도덕성을 상실한 행위. 선행을 단절하다. 偽는 爲(行)와 통용된다.
▶ 納言 : 임금의 뜻을 백성에게 전하고 백성의 뜻을 임금에게 올리던 벼슬
▶ 二十有二人 : 22명. 새로 임명된 禹‧垂‧益‧伯夷‧夔‧龍 여섯 사람과 四岳‧牧을 포함해서 총 22명을 말한다.
▶ 絀陟 : 퇴출시키고 승진시킴.
▶ 分北 : 구분하여 유배시키다. ‘北(배)’는 背라는 뜻이니, 善한 자는 머물러 있고 惡한 자는 떠나가서 서로 나누어 흩어지게 한 것이다
此二十二人咸成厥功:
이 22인은 모두가 그들의 공적을 달성하였다.
皋陶為大理,平,民各伏得其實;
皋陶는 大理가 되어 법을 공평하게 집행하였으며, 백성들은 각각 복종하여 그 진실함을 얻었다.
伯夷主禮,上下咸讓;
伯夷가 예를 주관하자 상하 모두가 겸양하게 되었다.
垂主工師,百工致功;
垂가 工師가 되자 각종의 기술자가 공을 세웠다.
益主虞,山澤辟;
益이 산림과 연못을 주관하는 虞가 되자 산과 못이 개발되었다.
棄主稷,百穀時茂;
棄가 농사를 주관하는 稷이 되자 백곡이 시절에 맞게 무성하였다.
契主司徒,百姓親和;
契이 司徒가 되자 백성이 화친하였다.
龍主賓客,遠人至;
龍이 빈객의 일을 맡자 먼 곳의 사절들도 모두 이르게 되었다.
十二牧行而九州莫敢辟違;
12주 지방 수령들이 다스리니 전국에서 감히 도리에 어긋난 일을 하는 사람이 없었다.
唯禹之功為大,披九山,通九澤,決九河,定九州,各以其職來貢,不失厥宜。
오직 우의 공적이 컸는데 아홉 개의 산을 개간하고, 아홉 개의 연못을 소통시키고, 아홉 개 강의 물길을 통하게 했고, 전국을 9주로 확정하고, 각 주의 수령은 공물을 가져왔는데 규정을 어기는 것이 없었다.
▶ 此二十二人 : 禹‧垂‧益‧伯夷‧夔‧龍 여섯 사람이 새로 임명되어 직위를 가졌기 때문에 四嶽과 12명의 지방 수령을 포함해서 총 22명이다. 四嶽은 사방의 제후.
▶ 厥 : 그. 그들.
▶ 大理 : 典獄署. 고대의 관직명. 형 집행에 관한 일을 맡았다.
▶ 工師 : 司空의 밑에서 百工을 거느리며 건축과 토목의 일을 주관하던 직책.
▶ 司徒 : 교화를 담당하는 관리.
▶ 辟 : 개발하다.
▶ 辟違 : 위배하다.
▶ 不失厥宜 : 정해놓은 공물의 규모 및 품질을 어기지 않음.
方五千里,至于荒服。
땅은 사방 5,000리로 荒服에까지 이르렀다.
南撫交阯·北發,西戎·析枝·渠廋·氐·羌,北山戎·發·息慎,東長·鳥夷,四海之內咸戴帝舜之功。
남쪽으로는 交阯, 北發을, 서쪽으로는 戎, 析枝, 渠庾, 氐, 羌을, 북쪽으로는 山戎, 發, 息愼을, 동쪽으로는 長, 鳥夷를 다독거리니 사해의 안이 모두 순의 공적을 받들었다.
於是禹乃興九招之樂,致異物,鳳皇來翔。
이에 우는 ‘九招’라는 음악을 지어 부르고 진기한 물건을 모아 놓으니 봉황새가 와서 날았다.
天下明德皆自虞帝始。
천하의 밝은 덕이 모두 순(虞帝)으로부터 시작되었다.
▶ 荒服 : 고대 五服의 하나. 도성을 중심으로 5백 리씩 차례로 나눈 다섯 구역으로 황복은 도성에서 2,500리 떨어진 지방. 上古시대에는 甸服·侯服·綏服·要服·荒服으로 나누었다.
▶ 戴 : 떠받들어 모시다.
▶ 九招 : 九韶. 중국 고대 순임금 때의 음악.
▶ 鳳皇 : 鳳凰.
舜年二十以孝聞,年三十堯舉之,年五十攝行天子事,年五十八堯崩,年六十一代堯踐帝位。
舜은 20세에 효행으로 이름을 떨치고, 30세에 堯에게 등용되었으며, 50세에 천자의 일을 대행했으며, 58세에 요가 세상을 떠났고, 61세에 堯를 대신해 제위에 올랐다.
踐帝位三十九年,南巡狩,崩於蒼梧之野。
제위를 오른 지 39년에 남쪽으로 순시를 나섰다가 蒼梧의 들판에서 세상을 떠났다.
葬於江南九疑,是為零陵。
강남 九疑山에 장사 지내니 이곳이 바로 零陵이다.
▶ 九疑 : 九疑山. 지금의 湖南省 寧遠縣에 있는데 蒼梧山이라고도 한다. 九疑山은 모두 9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는데, 봉우리의 생김새가 모두 비슷하여 유람하는 사람들이 의심에 빠지기 때문에 九疑라고 이름하였다.
舜之踐帝位,載天子旗,往朝父瞽叟,夔夔唯謹,如子道。
순이 제위에 올라 천자의 깃발을 수레에 꽂고 와서 아버지 고수를 뵈었는데, 삼가고 두려워하는 모습이 자식의 도리와 같았다.
封弟象為諸侯。
동생 象을 제후로 임명하였다.
舜子商均亦不肖,舜乃豫薦禹於天。
순의 아들 商均 역시 불초하여 순은 사전에 禹를 천자에 천거하였다.
十七年而崩。
제위에 오른 지 17년 만에 세상을 떠났다.
三年喪畢,禹亦乃讓舜子,如舜讓堯子。
3년 상을 마치자 禹 역시 순이 요의 아들에게 양보했던 것처럼 순의 아들에게 양보하였다.
諸侯歸之,然後禹踐天子位。
제후들이 우에게 귀의한 후에야 禹가 천자의 자리에 올랐다.
▶ 夔夔 : 삼가고 두려워하는 모양.
▶ 封弟 : 순이 동생 상을 有鼻 땅에 봉하였다.
▶ 豫 : 預와 통한다. 미리. 사전에.
堯子丹朱,舜子商均,皆有疆土,以奉先祀。
요의 아들 丹朱와 순의 아들 商均은 모두 영토를 얻어서 조상의 제사를 받들었다.
服其服,禮樂如之。
이들은 천자의 아들이 입는 옷을 입었고, 禮樂도 그와 같았다.
以客見天子,天子弗臣,示不敢專也。
빈객의 신분으로 천자를 알현했고, 천자는 그들을 신하로서 대하지 않았으니, 감히 권력을 제멋대로 하지 않음을 보인 것이다.
▶ 疆土 : 영토.
▶ 奉先祀 : 선조의 제사를 받들다.
▶ 弗臣 : 신하라고 생각하지 않다.
自黃帝至舜·禹,皆同姓而異其國號,以章明德。
황제로부터 순과 우에 이르기까지 모두 같은 姓이지만 나라 이름을 달리하여 각자의 밝은 덕행을 널리 밝혔다.
故黃帝為有熊,帝顓頊為高陽,帝嚳為高辛,帝堯為陶唐,帝舜為有虞。
그래서 황제는 有熊, 전욱은 高陽, 제곡은 高辛, 요는 陶唐, 순은 有虞인 것이다.
帝禹為夏后而別氏,姓姒氏。
禹는 夏后로 氏가 달랐는데, 성은 姒氏이다.
契為商,姓子氏。
契은 商나라의 시조이고 성은 子氏이다.
棄為周,姓姬氏。
棄는 周나라의 시조이고 성은 姬氏이다.
▶ 同姓 : 모두 少典의 후손이다.
▶ 章 : 밝히다. 드러내다.
▶ 别氏 : 氏가 다르다. 상고시대에는 姓과 氏가 같지 않았다. 전국시대 이후에는 姓氏가 합쳐져 통상 姓이라고 하였다. 姓은 출생의 혈통을 나타내는 집단의 호칭이며, 氏는 동일 혈통의 사람들이 각지에 분산될 때에 각 지역에 분산된 일파를 표시하기 위한 표지였다.
太史公曰:
太史公은 말한다.
學者多稱五帝,尚矣。
“학자들에 五帝를 칭송한 이가 많으나, 시대가 오래되었다.
然尚書獨載堯以來;而百家言黃帝,其文不雅馴,薦紳先生難言之。
<尙書>에는 오직 堯 이후의 일만 기록하였으며, 많은 학파에서도 황제를 말했지만, 그 문장이 품위가 높지도 않아서, 독서가들도 황제에 대해 분명하게 말하기가 어려웠다.
孔子所傳宰予問五帝德及帝系姓,儒者或不傳。
孔子가 전한 <宰予問五帝德>이나 <帝繫姓>을 유생들이 전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余嘗西至空桐,北過涿鹿,東漸於海,南浮江淮矣,至長老皆各往往稱黃帝·堯·舜之處,風教固殊焉,總之不離古文者近是。
나는 일찍이 서쪽으로 空桐山에 이르고, 북쪽으로 涿鹿을 지나왔으며, 동쪽으로 바다까지 가고, 남쪽으로는 長江과 淮水를 건넜는데, 그곳의 장로들이 모두 황제, 요, 순을 왕왕 말하는 곳을 가보면, 풍속과 교화가 본디부터 달랐으며, 대체적으로 고문의 내용과 위배되지 않고 사실과 가까웠다.
▶ 太史公 : 司馬遷 자신.
▶ 尚 : 멀고 오래되다. 까마득하다.
▶ 尙書 : 전국시대에는 공문서라는 의미로 <書>라고 했으며, 유학을 숭상하고 통치 이념으로 삼았던 한나라 시대에 당시의 유학자들은 존중하고 숭상해야 할 고대의 기록이라는 뜻에서 <尙書>라고 하였다. 송나라 시대에는 유교의 주요 경전인 五經에 속한다는 뜻에서 <書經>이라고 불렀다.
▶ 雅馴 : 문장이 품이 높고 점잖음. 모범.
▶ 薦紳先生 : 搢紳과 같다. 벼슬아치. 여기서는 독서가를 말한다.
▶ 宰予問五帝德及帝系姓 : <宰予問五帝德:五帝德>과 <帝繫姓>은 大戴禮記와 孔子家語의 篇名이다.
▶ 漸 : 들어가다. 이르다.
予觀春秋·國語,其發明五帝德·帝系姓章矣,顧弟弗深考,其所表見皆不虛。
내가 <春秋>와 <國語>를 읽어보고 그중에서 <五帝德>과 <帝系姓>의 문장이 매우 분명함을 알게 되었는데, 단지 사람들이 그것을 깊이 살피지 않았을 뿐이며, 그 책들에 기술된 내용은 결코 허황되지 않았다.
書缺有閒矣,其軼乃時時見於他說。
<尙書>에는 오랜 시간이 지나 결손된 부분이 많은데, 그 흩어진 부분들이 왕왕 다른 서적에 보인다.
非好學深思,心知其意,固難為淺見寡聞道也。
배우기를 좋아하고 깊이 생각하여 마음으로 그 뜻을 아는 사람이 아니고는, 본래 견문이 얕고 적은 사람이 설명하기는 참으로 어렵다.
余并論次,擇其言尤雅者,故著為本紀書首。
내가 여러 학설을 합해서 차례로 논하고 그 중 특별히 우아한 문장을 선택하여 저술하여 五帝本紀를 책의 첫머리로 삼았다.”
▶ 國語 : 周나라 左丘明이 춘추좌씨전을 쓰기 위해 春秋時代 8국의 역사를 나라별로 적은 책으로 周語, 魯語, 齊語, 晋語, 鄭語, 楚語, 吳語, 越語로 구성되어 있다. 춘추좌씨전의 외전이라는 의미로 春秋外傳이라고도 한다.
▶ 發明 : 명백히 하다.
▶ 顧弟 : 다만. 오로지.
▶ 有閒 : 오랜 시간이 지나다.
▶ 軼 : 흩어져 없어지다.
▶ 道 : 말하다.
▶ 論次 : 차례대로 논하다.
'史記 > 本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본기5. 秦本紀1(진본기1) (1) | 2023.01.11 |
---|---|
본기4. 周本紀2(주본기2) (0) | 2023.01.11 |
본기4. 周本紀1(주본기1) (1) | 2023.01.11 |
본기3. 殷本紀(은본기) (1) | 2023.01.11 |
본기2. 夏本紀(하본기) (1) | 2023.0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