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第二十五章
顏淵、季路侍。
顔淵과 季路가 孔子를 모시고 있었다.
子曰:
「盍各言爾志?」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어찌 각기 너희들의 뜻을 말하지 않느냐?”
盍,音合。盍,何不也。
盍은 어찌 않는가의 뜻이다.
子路曰:
「願車馬、衣輕裘,與朋友共。敝之而無憾。」
子路가 말하였다.
“車馬를 타고 衣裘를 입고 친구와 함께 공유하닥 해지더라도 유감이 없고자 하옵니다.”
▶衣輕裘: 衣裘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衣,去聲。衣,服之也。裘,皮服。敝,壞也。憾,恨也。
衣는 입는 것이다. 裘는 갖옷이다. 敝는 해짐이다. 憾은 유감스럽게 여기는 것이다.
顏淵曰:
「願無伐善,無施勞。」
顔淵이 말하였다.
“자신이 잘하는 것을 자랑함이 없으며, 공로를 과시함이 없고자 하옵니다.”
伐,誇也。善,謂有能。施,亦張大之意。
伐은 자랑함이요. 善은 유능함을 말한다. 施 또한 과장하고 확대하는 것이다.
勞,謂有功,易曰「勞而不伐」是也。
勞는 공로가 있음을 말하니, 《周易》에 ‘공로가 있어도 자랑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것이다.
或曰:
「勞,勞事也。勞事非己所欲,故亦不欲施之於人。」亦通。
혹자는
“勞는 수고로운 일이니, 수고로운 일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이 아니므로 남에게도 베풀려고 하지 않는다.”라고 말하니, 역시 뜻이 통한다.
子路曰:
「願聞子之志。」
子路가 물었다.
“선생님의 뜻을 듣고자 하옵니다.”
子曰:
「老者安之,朋友信之,少者懷之。」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늙은이를 편안하게 해주고, 朋友에게는 미덥게 해주고, 젊은이를 감싸주고자 한다.”
老者養之以安,朋友與之以信,少者懷之以恩。
늙은이를 편안하게 봉양하고, 朋友를 신의로써 대하며, 젊은이를 恩愛로 품어주는 것이다.
一說:安之,安我也;信之,信我也;懷之,懷我也。亦通。
一說에는 安之는 나를 편안하게 여기게 하는 것이요, 信之는 나를 믿게 하는 것이요, 懷之는 나를 사모하게 하는 것이라 하니, 역시 통한다.
程子曰:
「夫子安仁,顏淵不違仁,子路求仁。」
程子가 말씀하였다.
“夫子께서는 仁을 자연스레 행하였고, 顔淵은 仁을 떠나지 않았고, 子路는 仁을 구하였다.”
又曰:
「子路、顏淵、孔子之志,皆與物共者也,但有小大之差爾。」
또 말씀하였다.
“子路 · 顔淵 · 孔子의 뜻은 모두 남과 함께 하신 것인데, 다만 작고 큰 차이가 있을 뿐이다.”
又曰
「子路勇於義者,觀其志,豈可以勢利拘之哉?
亞於浴沂者也。
顏子不自私己,故無伐善;知同於人,故無施勞。
其志可謂大矣,然未免出於有意也。
至於夫子,則如天地之化工,付與萬物而己不勞焉,此聖人之所為也。
今夫羈靮以御馬而不以制牛,人皆知羈靮之作在乎人,而不知羈靮之生由於馬,聖人之化,亦猶是也。
先觀二子之言,後觀聖人之言,分明天地氣象。
凡看論語,非但欲理會文字,須要識得聖賢氣象。」
또 말씀하였다.
“子路는 義理에 용감한 사람이니, 그의 뜻을 살펴보면 어찌 권세나 이익으로써 그를 구속할 수 있겠는가?
‘沂水에 목욕하겠다.’라고 한 曾點에 버금가는 자이다.
顔子는 자신을 사사로이 여기지 않았으므로 자신의 잘하는 것을 자랑함이 없었고, 남과 내가 같음을 알았으므로 수고로움을 베풀지 않았다.
그 뜻이 크다 할 만하나 意識이 있음을 면치 못하였다.
夫子에 이르러서는 마치 天地의 化工〔造物主〕이 모든 사물에 맡겨주고 자신은 수고롭지 않은 것과 같으니, 이것이 聖人의 행하시는 바이다.
지금 굴레와 고삐로 말을 어거하고 소를 어거하는 데는 사용하지 않는데 사람들은 모두 굴레와 고삐를 만든 것이 사람에게 있다는 것만 알고, 이 굴레와 고삐가 생겨난 것이 말에서 말미암은 줄은 알지 못하니, 聖人의 造化도 이와 같다.
먼저 顔淵과 子路 두 사람의 말을 살펴보고, 뒤에 聖人의 말씀을 살펴보면, 天地의 氣象처럼 분명하다.
《論語》를 읽을 때는 비단 글자의 뜻만 알려 해서는 안 되고, 모름지기 聖賢의 氣象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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