後集14-歸去來辭(귀거래사)-陶淵明(도연명)
<序>
余家貧,耕植不足以自給.
나는 집이 가난하여 농사를 지어도 自給하기에 부족하였다.
幼稚盈室, 缾無儲粟, 生生所資, 未見其術.
어린 아이는 집에 가득한데, 쌀독에는 저장한 곡식이 없어, 생활비를 마련할 방도가 없었다.
▶ 缾(병) : 곡식을 담아 두던 작은 항아리.
▶ 生生 : 삶을 영위하다. 생활하다.
親故多勸余為長吏, 脫然有懷, 求之靡途.
친척과 벗들이 관리가 되라고 여러 번 권하였고 나도 거리낄 것 없이 그런 의향을 품었으나 자리를 구하여도 방법이 없었다.
▶ 長吏 : 祿 6백 石 이상의 벼슬. 《漢書》景帝紀,
▶ 脫然 : 거리낄 것이 없는 모양.
▶ 有懷 : 벼슬을 구할 마음.
▶ 靡途 : 방도가 없다.
會有四方之事, 諸侯以惠愛為德;
家叔以余貧苦, 遂見用於小邑。
마침 제후의 일이 있어 제후께서 은혜로써 덕을 베푸시고, 숙부께서도 나의 貧苦함을 아시고 추천하시어 마침내 小邑에 등용되었다.
▶ 會有四方之事 : 會는 適과 같다. 때 마침의 뜻. 사방은 제후를 가리킴. 도연명은 建威將軍 劉敬宣의 막료로서 首都에 간 적이 있었다.
於時風波未靜, 心憚遠役. 彭澤去家百里, 公田之利, 足以為酒, 故便求之。
그때에는 風波가 잦지 않은 때이매 멀리 나가서 일하기를 꺼렸으나, 彭澤은 집에서 백 리 떨어져 있고, 公田의 수입으로 족히 생활할 수 있겠으므로, 그곳으로 갔다.
▶ 彭澤 : 지금의 江西省 湖口縣 동쪽에 있던 고을.
及少日, 眷然有歸歟之情
얼마 안 되어, 그리운 마음에 집에 돌아가려는 마음이 생겼다.
▶ 眷然 : 그리워함.
何則? 質性自然, 非矯勵所得; 饑凍雖切, 違己交病。
왜냐하면, 천성이 자연을 좋아하는데 억지로 고칠 수 있는 바가 아니며, 굶주림과 추위가 비록 절박하여도 나의 천성과 어긋남이 더욱 괴로웠기 때문이다.
▶ 交病(교병 : 더욱 괴롭게 하다.
嘗從人事, 皆口腹自役, 於是悵然慷慨, 深愧平生之志。
지난날 남을 따라 일을 한 것은 다 먹고살기 위함이었으니, 이에 서글프고 강개하였고 평소의 志氣에 몹시 부끄러웠다.
猶望一稔, 當斂裳宵逝。尋程氏妹喪於武昌, 情在駿奔, 自免去職。
1년이 되기를 기다려서 의관을 챙겨 소문 없이 돌아가려 하던 차에, 얼마 안 있어 程氏에게 출가한 누이가 武昌에서 죽으매, 내 마음은 급히 달려가고 싶어 스스로 사직하였다.
▶ 稔(임) : 벼가 한 번 익는 기간이 1稔이다. 곧 한 해를 말함.
▶ 斂裳宵逝 : 의관을 챙겨 밤에 조용히 돌아감.
▶ 尋 : 오래지 않아. 얼마 안 있어.
▶ 程氏妹 : 程氏에게 출가한 누이동생.
▶ 武昌 : 지금의 湖北省 도시.
▶ 駿奔 : 駿은 빨리. 奔은 달려가다. 혹은 奔喪하다.
仲秋至冬, 在官八十餘日。
음력 8월부터 겨울까지 관직에 있은 지 80여 일이었다.
因事順心, 命篇曰 <歸去來兮>。
사정을 근거로 하고 마음을 좇아서 이 편명을 〈귀거래혜〉라 한다.
乙巳歲十一月也。
乙巳년 11월이다.
<本文>
歸去來兮!
돌아가자!
田園將蕪, 胡不歸?
田園이 황폐해가는데 어찌 돌아가지 않겠는가?
旣自以心爲形役, 奚惆悵而獨悲?
이미 스스로 마음을 육신의 일꾼으로 삼아 왔거늘, 어찌 상심하여 홀로 슬퍼하겠는가?
▶ 形 : 육체.
悟已往之不諫, 知來者之可追.
이미 지난 일은 돌이키지 못함을 깨달았고, 다가올 일은 추구할 수 있음을 알았다네.
▶ 諫 : 말리다. 그만두게 하다.
實迷塗其未遠, 覺今是而昨非.
실로 길을 잘못 들어 멀어지기 전에, 지금이 옳고 이전이 그릇됨을 깨우쳤네.
▶ 今是而昨非 : 지금이 옳고 어제는 그르다.
舟搖搖以輕颺, 風飄飄而吹衣.
배는 흔들흔들 가볍게 흔들리고, 바람은 살랑살랑 옷깃에 불어오네.
▶ 搖搖 : 가볍게 흔들리는 모습.
▶ 颺 : 揚과 같다.
問征夫以前路, 恨晨光之熹微.
길손에게 앞길 물어 가는데, 새벽빛 희미한 것이 한스럽네.
▶ 征夫 : 길 가는 나그네.
▶ 熹微 : 빛이 희미함.
乃瞻衡宇, 載欣載奔.
이윽고 초라한 우리집 보이매, 기뻐서 달려가네.
▶ 瞻 : 보이다.
▶ 衡宇 : 衡門屋宇, 초라한 대문과 처마.
▶ 載 : 語助詞. 뜻이 없다.
僮僕歡迎, 稚子候門.
하인이 기쁘게 맞아주고, 어린 것들 대문에서 기다리네.
三徑就荒, 松菊猶存.
뜰 앞 오솔길은 황폐해 가나, 松菊은 그대로 있네.
▶ 三經 : 뜰 앞에 난 세 개의 작은 길. 옛날 蔣詡란 사람이 집의 대나무 숲 사이에 세 가닥 길을 내놓고 오직 求仲과 羊仲이란 두 친구만 오게 하여 함께 놀았다 함. 여기에서 세 가닥 길[三徑]은 隱士가 사는 곳을 가리키게 되었다.
▶ 就荒 : 사람이 다니지 않아 잡초가 무성해감.
携幼入室, 有酒盈樽.
아이들 손잡고 방으로 들어가니, 술독에 술이 가득.
引壺觴以自酌, 眄庭柯以怡顔.
술병과 잔을 당겨 自酌하며, 뜰의 나뭇가지 바라보니 흐뭇하네.
▶ 壺觴 : 술병과 술잔.
▶ 眄(면) : 바라보다.
▶ 庭柯 : 뜰의 나뭇가지.
▶ 怡顔 : 흐뭇해하다.
倚南窓以寄傲, 審容膝之易安.
남쪽 창에 기대고 거리낌 없는 마음을 푸니, 좁은 방이지만 편안함을 알겠네.
▶ 寄傲 : 거침없고 호방한 마음을 기탁한다. 의기양양해하다.
▶ 審 : 알다.
▶ 容膝 : 무릎을 경우 들여놓을 정도로 집이 좁음을 말함. 《韓詩外傳》에 이르기를 (……) 북곽선생의 아내가 말했다. “수레와 가마가 줄을 이어도 편안한 장소는 무릎을 들여놓을 만큼의 넓이에 불과하다.” 하였다.
園日涉以成趣, 門雖設而相關.
정원을 날마다 거닐어 즐거운 정취를 이루고, 문은 달아만 놓았지 항상 닫혀 있네.
策扶老以流憩, 時矯首而遐觀.
지팡이 짚고 다니며 수시로 쉬다가, 때로는 고개 들어 멀리 바라보네.
▶ 扶老 : 지팡이.
▶ 流憩 : 수시로 쉬다.
▶ 矯首 : 고개를 들다.
▶ 遐觀 : 먼 곳을 바라보다. 遐는 遠.
▶ 景 : 햇빛.
雲無心以出峀, 鳥倦飛而知還.
구름은 무심히 산봉우리에서 나오고, 날다가 지친 새는 돌아올 줄을 아네.
景翳翳以將入, 撫孤松而盤桓.
날이 어둑어둑해지며 해가 곧 지려 하는데, 외로운 소나무 어루만지며 서성이네.
▶ 翳翳 : 어둑어둑해지는 모양.
▶ 盤桓 :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배회하며 서성거림.
歸去來兮!
돌아가자!
請息交以絶游.
세상과의 교유를 끊어 버리자.
▶ 息交 : 교제를 그만둠. 息은 休, 중단함.
世與我而相違, 復駕言兮焉求.
세상과 나는 서로 어긋나거늘, 다시 수레 타고 나가서 무엇을 구하겠는가?
▶ 相違 : 서로 어긋나다.
▶ 復駕言兮焉求 : 駕는 수레를 탐. 곧 세상에 나가 벼슬길에 오름을 말한다. 言은 어조사. 焉은 何와 같다.
悅親戚之情話, 樂琴書以消憂.
친척과의 情談을 즐거워하고, 거문고와 책을 즐겨서 시름을 달래네.
農人告余以春及, 將有事于西疇.
농부가 내게 봄이 왔다고 알려주면, 서쪽 밭의 농사일 준비하네.
▶ 有事 : 농사일.
▶ 西疇 : 서쪽 밭.
或命巾車, 或棹孤舟.
어떤 때는 수레를 타고, 어떤 때는 외로이 배를 저어,
▶ 巾車 : 포장이 쳐진 가벼운 수레.
旣窈窕以尋壑, 亦崎嶇而經丘,
깊숙한 골짜기를 찾아가고, 높고 험한 산길을 오르기도 하네.
▶ 窈窕 : 깊고 그윽한 모양.
▶ 崎嶇 : 높고 험준한 모양.
木欣欣以向榮, 泉涓涓而始流.
나무는 생기발랄 무성하게 자라고, 샘물은 졸졸 흘러내리니,
▶ 欣欣흔흔 : 생기발랄한 모습.
▶ 向榮 : 榮은 무성함. 곧, 무성하게 자람.
▶ 涓涓 : 물이 가늘게 졸졸 흐르며 끊이지 않는 모양.
羨萬物之得時, 感吾生之行休.
만물이 제때를 만남을 부러워하며, 내 삶의 動靜을 느끼게 되네.
▶ 行休 : 행동과 휴식, 행동해야 할 때와 쉬어야 할 때.
已矣乎!
아서라!
寓形宇內復幾時
이 몸을 세상에 깃들임이 그 얼마나 되리?
▶ 寓形宇內 : 육신을 이 세상에 기탁하고 살다. 寓는 기탁함. 宇內는 세상, 천하,
曷不委心任去留,
어찌 본심 따라 모든 행동을 맡기지 않겠는가?
▶ 委心任去留 : 마음에 맡겨 모든 행동을 자연의 섭리에 따름. 去留는 生死와 進退.
胡爲乎遑遑欲何之?
무엇 때문에 허겁지겁하며, 어디로 가겠다는 말인가?
▶ 胡爲 : 어찌하여, 무엇 때문에,
▶ 湟湟 : 조급하여 안절부절못함.
富貴非吾願, 帝鄕不可期.
富貴는 내가 바라는 게 아니요, 천국도 기대할 수 없는 것.
▶ 帝鄕 : 上帝가 사는 곳, 仙界. 천국.
懷良辰以孤往, 或植杖而耘耔.
좋은 철이라 생각되면 홀로 거닐고, 때로는 지팡이 꽂아놓고 김매기 하네.
▶ 耘耔 : 김매고 북돋움.
登東皐以舒嘯, 臨淸流而賦詩.
동쪽 언덕에 올라 긴 휘파람 불고, 맑은 시냇가에서 시를 짓기도 하네.
聊乘化以歸盡, 樂夫天命復奚疑.
자연의 변화를 따라 죽음에 돌아가리니, 天命을 즐길 뿐, 다시 무얼 의심하랴!
▶ 聊 : 且와 같음. 잠시.
▶ 乘化 : 化는 자연의 변화, 推移. 자연의 변화를 타고
▶ 歸盡 : 다함으로 돌아감. 죽음으로 돌아감.
▶ 復奚疑 : 다시 무엇을 의심하리.
해설
도연명은 젊어서부터 높은 포부를 가졌고 博學能文했다. 일찍이 〈五柳先生傳〉을 지어 자신에 비유하였다. 親老家貧하여 다섯 번이나 관리생활을 하다가, 마지막으로 彭澤令일 때 郡에서 督郵가 나와 巡視하자 “내 어찌 五斗米 때문에 鄕里小兒에게 허리를 굽힐쏘냐?”라고 하고 사직하며 이 글로써 자신의 뜻을 읊었다고 한다. 그 이후로는 오직 전원에서 自給하며 詩酒를 즐기면서 일생을 보내니, 세상에서는 그를 靖節先生이라고 부른다.
이 작품은 漢代 사부의 面目을 一新한 작품이다. 한대의 賦는 호화롭고 거창한 사물을 아름다운 형식으로 멋지게 표현하는 데만 힘써서 결국 생명없는 귀족문학으로 행세하였으나, 이 작품에 이르러서는 전혀 다른 사부의 풍취를 엿볼 수 있게 된다.
그의 시 〈歸園田居〉에서 '어려서부터 속세에 어울리는 취향이 없다[少無適韻]'고 읊었듯이, 생활을 위해 관리생활을 해보기도 하였으나, 어지러운 사회가 그의 기질에 맞을 리가 없었다. 그리하여 마침내 이 작품에서 노래하듯이 전원에 자신을 묻고 자기의 본성에 맞는 세계를 추구하고 있다.
宋의 歐陽修가 이 작품을 명문장이라 극찬하였듯이, 여기에서는 전원으로 돌아가는 도연명의 自然愛와 인생관을 싱싱하게 잘 노래하고 있다.
다음은 주문공과 구양수의 평론이다.
朱文公曰:
주문공이 말했다.
“「歸去來辭」者, 晉處士陶淵明之所作也.
“「귀거래사」는 晉나라 처사인 도연명이 지은 글이다.
潛有高志遠識, 不能俯仰時俗.
도잠은 높은 뜻과 원대한 식견을 가져서 시속에 구부리거나, 우러러보지 않았다.
嘗爲彭澤令, 督郵行縣且至, 吏白 ‘當束帶見之’.
당시에 평택령이 되었는데 독우가 평택에 와서 곧 이르게 되니, 아전이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그를 뵈어야 합니다.’라고 말하였다.
潛歎曰:
도잠은 탄식하며 말했다.
‘吾安能爲五斗米, 折腰向鄕里小兒耶?’
‘내가 어찌 다섯 말의 쌀을 위하여, 허리를 굽혀 향리의 어린놈에게 절하랴?’
卽日解印綏去, 作此詞, 以見志.
그 날로 인수를 풀고 떠나 이 글을 지어 자신의 뜻을 표현하였다.
後以劉裕將移晉祚, 恥事二姓, 遂不復仕, 宋文帝時, 特徵不至, 卒諡靖節徵士.
훗날 劉裕가 진나라의 국통을 바꾸려 하자 도연명은 두 성씨를 섬김을 부끄러워하여 다시는 벼슬하지 않았고, 송문제 때 특별히 불러도 가질 않으매, 죽은 후에 ‘靖節徵士’라는 시호를 받았다.
歐陽公言,
‘兩晉, 無文章, 幸獨有此篇耳.
구양수가 말했다.
‘兩晉 시대에는 문장이 없는데, 다행히 유독 이 篇이 있을 뿐이다.
然其詞義夷曠蕭散, 雖託『楚』聲, 而無其尤怨切蹙之病云.’”
그러나 말뜻은 평이하고 넓으며 자연스러워 구속이 없고, 비록 『楚辭』의 소리에 의탁했지만, 원망하고 간절히 삼가는 병통이 없다.’”
淵明時年, 四十一歲.
연명의 이때 나이는 41세였다.
『晉書』의 도연명전의 내용을 옮겨 놓은 것이 있다.
『晉書』「隱逸列傳 陶潛」曰:
『진서』의 「은일열전 도잠」에서 말했다.
“其親朋好事, 或載酒肴而往, 潛亦無所辭焉, 每一醉, 則大適融然.
“친한 벗이 좋은 일로 간혹 술과 안주를 가지고 오면, 도잠은 사양하지 않았고, 매번 한 번 취하면 크게 즐거워하며 화평했다.
又不營生業, 家務悉委之兒僕, 未嘗有喜慍之色.
또 생업을 경영하지 않았고 집안일은 다 종에게 맡겨두고, 기뻐하거나 슬퍼한 적이 없었다.
惟遇酒則飲, 時或無酒, 亦雅詠不輟.
오직 술을 만나면 마시되 술이 혹 없으면, 또한 시 읊조리길 그치지 않았다.
嘗言
‘夏月虛閑, 高臥北窗之下, 清風颯至, 自謂 羲皇上人.’
일찍이 말했다.
‘여름 달밤의 명랑하고 운치가 있을 때, 북창의 아래에 높이 누워, 맑은 바람이 불어오면, 자신을 羲皇上人이라고 했다.’
▶虛閑: 명랑하고 운치 있음.
▶高臥: 安適無憂地躺臥. 편안하고 걱정없이 누워 있음. 베개를 높이 하고 누움.
▶羲皇上人: 太古 때 사람을 말하며, 세상을 잊고 편히 숨어사는 사람.
性不解音, 而畜素琴一張, 絃徽不具, 每朋酒之會, 則撫而和之, 曰:
천성은 음악을 알지 못하나, 素琴(: 無絃琴) 하나를 준비해놓고, 줄과 기러기발이 없는데도 매번 벗과 술이 모이면, 비파를 어루만지며 화답하면서 말하였다.
‘但識琴中趣 何勞絃上聲’”
‘다만 비파의 흥취를 알 뿐, 어찌 줄 위의 소리를 수고롭게 하랴.’”
다음은 누구의 평론인지 알 수 없다.
按, 淵明, 以不欲束帶見督郵而去官.
도연명을 살펴보면 띠를 차고 督郵를 보려 하지 않아 벼슬을 버렸다.
而其序, 其辭, 略不及之, 無怨天尤人之心.
그러나 序文과 본문의 말엔 대략이라도 이런 내용이 없으매, 하늘을 원망하고 사람을 탓하는 마음이 없었기 때문이다.
惟見其有安土樂天之趣, 可謂賢矣.
오직 선비를 편안히 여기고 하늘을 즐기는 뜻이 있음을 보이니, 어질다고 할 만하다.
自以晉室宰輔陶侃之曾孫, 恥復屈身, 後代宋業漸隆, 不肯復仕, 歿於宋元嘉四年.
자신은 晉나라 재상 陶侃의 증손자의 신분이매, 다시 몸을 굽히기를 수치스러워했고, 후대에 劉宋의 王業이 점점 융성하여도 다시는 벼슬하려 하지 않다가, 송나라 元嘉 4년에 죽었다.
而朱文公『綱目』, 特筆書之曰: “晉處士陶潛卒.” 可謂又賢矣.
朱文公이 『資治通鑑綱目』에 특별히 “진나라 처사 도잠께서 돌아가셨다.”라고 썼으니, 또한 어질다 할 만하다.
且節義之耿介者, 多過於矯激; 襟懷之和適者, 易流於頹靡, 淵明, 以和適之襟懷, 而全耿介之節義, 不偏不倚, 蓋兩得之.
또 節義가 굳센 사람은 과격함에서 지나친 경우가 많고, 胸襟이 柔順한 사람은 무너짐에 흐르기 쉬운데, 도연명은 和順한 흉금으로 굳센 절의를 보전하매, 치우치지도 기울지도 않았으니 대체로 두 가지를 얻은 것이다.
此篇, 兩提起 ‘歸去來兮’,
而始之曰: “胡不歸?”, 終之曰: “乘化歸盡.”
이 글에선 두 번 ‘歸去來兮’를 제기한 다음,
처음엔 “어찌 돌아가지 않겠는가?”라고 응하였고, 마지막엔 “조화를 타고 돌아가 마치겠다.”라고 응하였다.
‘胡不歸’之歸, ‘歸歟’之歸也;
‘胡不歸’의 歸는 ‘돌아갈꺼나’의 歸이고(귀향의 뜻)
‘歸盡’之歸, ‘子全而歸之’之歸也.
‘歸盡’의 歸는 ‘자식은 몸을 보전하여 죽어야 한다.’의 歸이다.(죽음의 뜻)
惟其有前之歸, 養高全節.
오직 앞에 돌아갈 곳이 있었으매, 고상함을 기르고 절개를 온전히 했다.
故能生順死安, 歸盡無歉.
그러므로 살아선 화순하였고 죽어선 편안했으니, 歸盡함에 부끄럼이 없었다.
使枉己違性, 徇祿忘歸, 則易姓之際, 不能全節, 其歸盡也, 抱恨包羞, 澌盡泯滅, 草木俱腐而已.
가령 자기를 굽혀 본성에 위배하고 봉록을 따라 돌아감을 잊었더라면, 역성혁명의 즈음엔 절의를 보전하지 못하고, 아마도 歸盡함에 한을 품고 부끄러움을 머금고 없어져서 초목과 함께 썩고 말았으리라.
▶其歸盡也: 其를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겠다.
其는 부사로서 짐작, 추측, 불긍정을 표시한다. “아마도” “대략”(보전하지 못하고, 아마도)
¶ “善不可失, 惡不可長”, 其陳桓公之謂乎? 《左傳 隱公6年》
“선은 잃어서는 안 되고, 악은 길러서는 안 된다.”라고 했는데, 아마도 진나라 환공을 두고 하는 말인가?
其는 단문을 연결시키며, 선택 관계를 나타낸다. “… 아니면 …”(보전하지 못하거나, 아니면)
¶ 徐無鬼見武侯. 武侯曰: “先生居山林, 食茅栗, 厭葱韭, 以賓寡人, 久矣夫! 今老矣, 其欲干酒肉之味耶? 其寡人亦有社稷之福耶?” 《莊子 徐無鬼篇》
서무귀가 무후를 만났다. 무후가 말했다: “선생께서는 산속에 살며, 도토리와 밤을 먹고, 파와 부추를 지겹도록 먹으면서도, 나를 찾아오지 않음이 오래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나를 찾아오심은 늙었기 때문입니까? 아니면 술과 고기 맛보러 오셨습니까? 아니면 내게 나라를 잘 다스릴 만한 복이 있기 때문입니까?”
<허사 其 참조>
安能雖死猶生, 千古流芳, 如此哉.
비록 죽더라도 살아 있는 듯하여, 천고에 향기를 뿌림이 어찌 이와 같을 수 있겠는가?
始末兩歸字, 爲一篇之眼目, 讀者其毋忽略於此云.
처음과 끝의 두 歸자가 이 한 편의 핵심이니, 독자는 이 점을 소홀히 하지 말라.
'古文眞寶(고문진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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