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고문진보)

後集15-五柳先生傳(오류선생전)-陶淵明(도연명)

耽古樓主 2024. 3. 5. 09:40

古文眞寶(고문진보)

後集15-五柳先生傳(오류선생전)-陶淵明(도연명)

 


先生不知何許人, 亦不詳其姓字, 宅邊有五柳樹, 因以爲號焉.
선생은 어디 사람인지 모르고 또 그의 姓과 字도 자세하지 않으나, 집 옆에 버드나무 다섯 그루가 있기에 그것을 號로 삼았다.
先生선생 : 도연명이 자기를 架空의 인물로 그려 五柳先生이라 하였다.
何許 : 어디. 어느 곳.

閑靖少言, 不慕榮利.
한적하고 조용하며 말이 적었고 명예나 실리를 貪하지 않았다.
閑靖 : 한가하고 고요하다. : 조용하다. 무사하다
不求甚解 : 너무 지나치게 뜻을 따지거나 이론적으로 집착하지 않음.
: 탐하다

好讀書, 不求甚解, 每有意會, 便欣然忘食.
독서를 좋아하지만 깊이 파고들지는 않았고, 매번 뜻에 맞는 글이 있으면, 곧 즐거워하며 식사도 잊었다.
欣然 : 매우 즐거워함.

性嗜酒, 家貧不能常得, 親舊知其如此, 或置酒而招之.
성품이 술을 좋아하지만, 집이 가난하여 항상 마실 수는 없으매, 친구들이 이러한 처지를 알고 술자리를 마련하여 그를 초청하곤 했다.
置酒 : 술자리를 마련하다.

造飮輒盡, 期在必醉, 旣醉而退, 曾不吝情去留.
飮宴에 가기만 하면 다 마셔서 항상 취하려 하였고, 취하고 난 후에는 물러가니, 가고 머무름에 미련을 두지 않았다.
造飮 : 술먹는 자리에 가다.
不吝情去留 : 떠나거나 머무르는 데에 미련을 두지 않음. 은 원문에 (+ )인데 과 같은 자임.

環堵蕭然, 不蔽風日, 短褐穿結, 簞瓢屢空, 晏如也.
좁은 방은 쓸쓸하기만 하고 바람과 햇빛을 제대로 가리지 못하고, 짧은 베옷은 구멍이 나서 기웠고, 밥그릇이 자주 비어도 마음은 편안하였다.
環堵 : 은 동서남북의 사방. 5, 1. 따라서 사방 1장 약간 넘는 방, 정확히 말하면 사방의 길이를 합치면 5장이 되는 방. 곧 작은 방을 뜻함.
蕭然 : 쓸쓸하고 조용함.
短褐 : 은 베옷, 단갈은 가난한 사람들이 입는 짧고 거칠게 짠 베옷.
簞瓢 : 은 대나 고리로 짠 바구니. 옛날에 가난한 사람들이 밥을 담아 먹었다. 는 표주박. 역시 가난한 사람들이 음료나 국을 담아 먹었다. 가난한 사람들의 飮食器를 단표라고 통칭했다.
晏如 : 편안하다.

常著文章自娛, 頗示己志, 忘懷得失, 以此自終.
항상 문장을 지어 스스로 즐기면서 자못 자기의 뜻을 보이려 하되 得失에 관한 생각을 잊고서, 이러한 상태로 일생을 마치려 하였다.

贊曰:
贊한다 :
: 傳記文 뒤에 붙여서 주인공을 칭찬하는 글.

黔婁有言, ‘不戚戚於貧賤, 不汲汲於富貴’ 極其言, 玆若人之儔乎.
黔婁에 관하여 말하기를, “빈천을 두려워하지 않고 부귀에 급급하지 않으셨다.”라고 했는데. 그 말을 잘 새겨보면 검루는 오류선생과 같은 무리이다.
黔婁 : 춘추시대 나라의 隱士. 청렴결백하여 벼슬살이를 하지 않았다. 그가 죽자, 그의 시체는 누더기가 걸쳐진 상태였고, 시체를 덮은 헝겊이 짧아 발이 다 드러났다. 門喪을 간 曾子가 헝겊을 비스듬히 돌려서 손발을 덮으려 하자, 검루의 처가 "고인께서는 바른 것을 좋아하셨습니다. 헝겊을 비뚤게 놓음은 라 좋지 않습니다. 또 고인께서는 빈천을 겁내지 않으셨고, 부귀를 부러워하지 않으셨습니다."고 했다 한다.
戚戚 : 두려워하고 걱정함.
汲汲 : 얻으려고 안달함.
極其言 : 그 말의 뜻을 깊이 생각하면.

酣觴賦詩, 以樂其志, 無懷氏之民歟? 無懷之民歟?”
술을 흠뻑 마시고 시를 지음으로써 자기의 뜻을 즐겼으니 無懷氏 시대의 사람인가? 無懷시대의 사람인가?
醋觴 : 술잔을 돌려가며 실컷 마심.
無懷氏 : 葛天氏와 함께 중국 태곳적 제왕. 무회씨는 도덕으로 세상을 다스려 당시의 백성은 모두 사욕이 없고 편안했으며, 갈천씨 때는 교화를 펴지 않아도 저절로 교화가 이루어져 천하가 태평했다 한다. 무회씨의 백성 또는 갈천씨의 백성이라은 욕심없이 순박한 사람을 말한다.

 

 

 

 해설


이 〈五柳先生傳〉은 託傳으로 도연명이 자신을 오류선생이라고 스스로 號하고 자신의 생활관과 인생관을 객관적으로 서술한 글이다.
매우 해학적인 문체로 후세 傳記體 규범 중의 하나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