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의 허사(虛詞) 然 |
然而 그러나 然後 연후에 然則 연즉 然은 용법이 대단히 많다. 기본적으로는 “이러 이러하다”라는 의미를 가진다. 대명사, 접속사, 부사, 조사, 어기사로 쓰인다. |
(1) 然은 “이와 같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단독으로 쓰여서 상황어가 될 수도 있고, 서술어가 될 수도 있다.
¶ 事君者, 量而後入, 不入而後量. 凡乞假於人, 爲人從事者亦然. 然, 故上無怨而下遠罪也. 《禮記 少儀》
○ 임금을 섬기는 자는, 헤아려 본 다음에 조정에 들어가고, 조정에 들어가고 나서는 헤아리지 않는다. 무릇 남에게 애걸하는 자, 돈을 빌리는 자, 그리고 남을 위해서 일하는 봉사자도 또한 이와 같다. 그렇다, 때문에 윗사람은 원망하지 않고 아랫사람은 죄를 멀리하게 되는 것이다.
¶ 人人皆以我爲好士, 然, 故士至. 《荀子 堯問篇》
○ 사람마다 모두 내가 인재를 좋아한다고 여긴다. 그렇다, 때문에 인재들이 모인다.
☞이상 예문은 “然”자가 단독으로 쓰인 상황어로서의 예문이다.
¶ 季氏以公鉏爲馬正, 慍而不出. 閔子馬見之曰: “子無然!” 《左傳 襄公23年》
○ 계무자는 공서를 집안의 말을 관리하는 책임자로 삼았다. 공서는 화를 내고 나가지 않았다. 민자마가 공서를 만나서 말하기를: “자네는 그래서는 안 되네!”
¶ 文人相輕, 自古而然. 《曹丕: 典論論文》
○ 문인들끼리 서로 업신여기는 것은 자고이래로 이와 같았다.
☞이상 예문은 “然”자가 서술어로 쓰인 예이다.
¶ 天之方難, 無然憲憲! 天之方蹶, 無然泄泄! 《詩經 大雅 板》
○ 하늘이 바야흐로 성을 내시니, 그처럼 법석을 떨지 말라! 하늘이 바야흐로 움직이시니, 그처럼 수다만 떨지 말라!
(2) 然은 “옳다” “맞다” “정확하다”의 뜻으로 쓰인다. 서술어가 되고, 응대사로도 쓰인다.
¶ 雍之言然. 《論語 雍也》
○ 옹의 말이 맞다.
¶ 出話不然, 爲猶不遠. 《詩經 大雅 板》
○ 하는 말이 정확하지 않고, 계획도 원대하지 않다.
상기 예문은 然자가 서술어로 쓰인 예이다.
¶ 曰: “然, 有是言也.” 《論語 陽貨》
○ 공자께서 말씀했다: “그렇다. 이런 말이 있다.”
상기 예문은 然자가 응대 부사로 쓰인 예이다.
(3) 然은 부사로서 “…이면 곧” “이리하여”의 의미로 쓰인다.
¶ 鮒魚忿然作色曰: “吾失我常與, 我無所處, 吾得斗升之水然活耳.”《莊子 外物篇》
○ 붕어는 성이 나서 얼굴빛이 변하며 말했다: “저는 제가 늘 필요로 하는 물을 잃고 있어서, 당장 몸 둘 곳이 없습니다. 저는 한 말이나 몇 됫박의 물만 있으면 곧 살 수 있습니다.
¶ 衛靈公聞孔子來, 喜, 郊迎, 問曰: “蒲可伐乎?” 對曰: “可. 其男子有死之志, 婦人有保西河之志, 吾所伐者不過四五人.” 靈公曰: “善.” 然不伐蒲. 《史記 孔子世家》
○ 위령공은 공자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하며, 교외까지 나가 영접하며 물었다: “ 포 땅을 공격할 수 있겠습니까?” 공자가 대답하여 말했다: “있습니다. 그곳의 장정들은 모두 위나라를 위해서 목숨을 바칠 의지가 있으며, 부녀자들도 그들의 서하 땅을 지키려는 의지가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토벌하려는 사람들은 반란을 일으킨 우두머리 4、5 명에 불과합니다.” 위령공이 말했다: “좋습니다.” 그러나 위령공은 포를 공격하지 않았다.
(4) 然은 전환 접속사로 쓰인다. “그러나” 然而의 2자로 연용된다.
¶ 自吾爲汝家婦, 不及事吾姑, 然知汝父之能養也. 汝孤而幼, 吾不能知汝之必有立, 然知汝父之必將有後也. 《歐陽修: 瀧岡阡表》
○ 내가 너의 집 며느리가 되었을 때, 시어머니를 모셔보지도 못했지만, 그러나 너의 아버님이 [너의 할머니를] 잘 모셨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네가 아버님을 잃고 어릴 적에, 네가 입신출세하리라고 확신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너의 아버지에게 반드시 장차 후세가 있을 것임을 알고 있었다.
¶ 西南山水, 惟川蜀最奇, 然去中州萬里. 《宋濂: 送天台陳庭學序》
○ 서남 산수 중에서, 오직 천촉이 가장 기이하다. 그러나 중원에서 만리나 떨어져 있다.
¶ 此三臣者, 豈不忠哉? 然而不免于死. 《史記 李斯列傳》
○ 이 세 사람의 대신들은 어찌 불충한 사람들인가? 그러나 죽음을 면치 못했다.
¶ 夫環而攻之, 必有得天時者矣. 然而不勝者, 是天時不如地利也.《孟子 公孫丑下》
○ 대개 포위하고 공격함에 있어서는, 반드시 천시와 어울리도록 했을 터이지만, 그러면서도 이기지 못하는 것은, 천시가 땅의 이로움만 같지 못하기 때문이다.
(5) “然”은 기타의 다른 글자와 결합하여 부사어를 만든다.
¶ 惠然肯來? 莫往莫來. 《詩經 邶風 終風》
○ 고분고분 찾아오려나? 오지도 가지도 않으니.
¶ 天油然作雲, 沛然下雨, 則苗浡然興之矣. 《孟子 梁惠王上》
○ 하늘이 뭉게뭉게 구름을 만들어, 좍 비를 내려 주면, 싹은 무럭무럭 자라날 것입니다.
다만, 반드시 然자를 추가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있고, 추가해야 되는 경우가 있다.
¶ 朔初入長安, 至公車上書, 凡用三千奏牘. 公車令兩人共持擧其書, 僅然能勝之. 《史記 滑稽列傳 褚補東方朔傳》
○ 동방삭은 처음 장안에 들어와서, 공차라는 관아에 가서 황제께 상서를 올렸는데, 사용한 죽간이 모두 삼천 개에 달했다. 공차 관아는 이 상주문을 두 명의 관원으로 하여금 들게 했는데, 겨우 들 수 있었다.
¶ 此皆學士所謂有道仁人也, 猶然遭此菑. 況以中材而涉亂世之末流乎? 《史記 游俠列傳》
○ 이 분들은 모두 선비로써 도가 있는 군자인데도, 이러한 재난을 받으셨다. 하물며 보통 사람으로 난세의 말류를 건너려는 사람이야 말할 것이 있겠는가?
(6) 然後는 접속사로서 앞일과 뒷일의 시간적 전후 관계를 나타낸다. “연후에”
¶ 寒, 然後爲之衣; 飢,然後爲之食. 《韓愈: 原道》
○ 추워지자 연후에 옷을 만들게 했고, 굶주리자 연후에 음식을 마련하게 했다.
¶ 世有伯樂, 然後有千里馬. 《韓愈: 雜說4》
○ 세상에는 [명말 감정가인] ‘백락’이 먼저 있고 난, 연후에야 천리마가 가려질 수 있다.
(7) 然則은 접속사로 쓰인다.
☞① 순승 접속사로서 뒷일이 앞일을 이어받은 것임을 나타낸다. “그래서”
② 전환 관계를 나타내기도 한다. “그러나”
¶ 然, 麟之爲物, 不畜於家, 不恒有於天下. 其爲形也不類, 非若牛馬犬豕豺狼麋鹿然. 然則雖有麟, 不可知其爲麟也. 《韓愈:獲麟解》
○ 그러나 기린이란 동물은, 집에서 기르지 않아서 항상 세상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 모습은 유별나서, 말、소、개、돼지、승냥이、이리、고라니、사슴 같지도 않다. 그래서 기린이 있다 할지라도, 그것이 기린인 줄을 모른다.
¶ 曾子曰: “參也與子游聞之.” 有子曰: “然. 然則夫子有爲言之也.”《禮記 檀弓上》
○ [유자가 증자에게, 선생님이 벼슬을 하시다가 관직을 잃었을 때의 처신을 선생님으로부터 들은 것이 있는가고 묻자, 증자가 말하기를 “들었다. 벼슬하다가 관직을 잃으면 속히 가난해지는 것이 좋고, 사람이 죽으면 속히 썩게 하는 것이 좋다고 들었다.” 하고 말하자, 증자가 그것은 선생님 말씀같지 않다고 말한데 대하여] 증자가 말했다: “내가 선생님께서 말씀하는 것을 자유와 함께 들었다.” 유자가 말했다: “맞다, 그렇다면 선생님께서는 까닭이 있어서 그렇게 말씀하셨을 것이다.”
(8) 然은 若, 如 등의 글자와 함께 이른바 若(如) … 然[…과 같다] 구문을 만든다.
¶ 無若宋人然. 《孟子 公孫丑上》
○ 송나라 사람과 같이 하지 말라.
¶ 予豈若是小丈夫然哉? 《孟子 公孫丑下》
○ 내가 어찌 이 졸장부와 같다는 말인가?
☞상기예문은 若 다음에 명사 또는 명사 상당 어구가 오는 경우의 예이다.
¶ 今言王若易然. 《孟子 公孫丑上》
○ 지금 가령 왕노릇 하는 것이 쉽다면.
¶ 人之視己, 如見其肺肝然. 《禮記 大學》
○ 다른 사람이 나를 보는 것이, 마치 내 오장육부를 훤히 들여다보는 것과 같다.
¶ 夫子若有不豫色然. 《孟子 公孫丑下》
○ 선생님께서는 마치 불쾌하신 얼굴과 같으십니다.
¶ 其視殺人若艾草菅然. 《漢書 賈誼傳》
○ 그는 사람 죽이는 것을 마치 풀을 베는 것과 같이 한다.
☞상기 예문은 “若”자나 “如”자 다음에 형용사 또는 動賓構造, 즉 술어가 오는 경우의 예이다.
(9) 然은 때로는 어기사 焉자로 쓰인다.
¶ 歲旱, 穆公召縣子而問然. 《禮記 檀弓下》
○ 가뭄이 심해지자, 목공이 縣子를 불러 문의했다.
¶ 若由也 不得其死然 《論語 先進》
○ 유와 같으면 제명에 죽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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