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의 허사

한문의 허사(虛詞) 固

耽古樓主 2022. 12. 19. 13:18
한문의 허사(虛詞) 固

固는 단지 부사로 쓰이며, 때로는 응대사로도 쓰이는데, 이것 역시 부사이다.
그러나 그 아래 동사와 기타 성분이 생략된다.
固의 의미는 수시로 상하 문의에 따라 달라진다.
응대사로 쓰이면 단지 “당연하다”라는 의미이다.


(1) 자는 태도가 단호함을 나타낸다. “단호히


¶ 齊侯請娶之, 固辭. 《左傳 桓公6年》
○ 제나라 임금은 또다시 그에게 그 딸을 아내로 맞이해 달라고 청했으나, 그는 굳이 사절했다.

¶ 朱公長男固請欲行. 《史記 趙世家》
○ 범려의 장남은 단호히 자신이 떠나기를 청했다.

(2) 자는 술어 앞에 쓰여 본래” “원래의 뜻으로 쓰인다.


¶ 臣固知王之不忍也. 《孟子 梁惠王上》
○ 저는 본래 임금님께서 마음이 모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 象至不仁, 封之有庳. 有庳之人奚罪焉? 仁人固如是乎? 《孟子 萬章上》
○ 상은 지극히 어질지 못한 사람인데도, 유비땅에 제후로 봉하셨습니다. 유비땅의 사람들이 무슨 죄가 있습니까? 어진 사람도 원래 이와 같습니까?

고대인들은 문장을 지을 때, 판단문 중에 부사가 있으면, 연계성 동사를 생략했다. 즉 당해 부사는 부사 겸 계동사로 쓰이게 되는데, “자도 예외가 아니다.

¶ 此固其理也, 有何怨乎? 《史記 廉頗藺相如列傳》
○ [염파가 세력을 잃었을 때 떠났던 식객들이 그가 다시 재상에 임명되자 되돌아왔다. 이를 보고 염파가 식객들에게 모두 가버리라고 하자 그중 한 사람이 말했다. “원래 사람들은 장삿속으로 교제하고 있는 것입니다(市道之交). 그대에게 세력이 있으면 따르고, 세력이 없으면 떠나는 것”] 이것이 당연한 이치가 아니겠습니까? 떠났다 하여 원망할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때로는 연계성 동사를 생략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어기를 더욱 강하게 나타낸다.

¶ 晉楚爭先. 晉人曰: “晉固爲諸侯盟主, 未有先晉者也.” 《左傳 襄公27年》
○ 晉과 초가 주역을 다투었다. 진나라 사람이 말하기를, “우리 진나라가 본디 제후의 맹주가 되었으니, 아무도 우리 진나라를 앞설 수는 없다.”라고 했다

(3) 는 응대사로 쓰이는 경우 당연하다라는 뜻을 가진다.


¶ 李斯曰:

“固也, 吾欲言之久矣.” 《史記 李斯列傳》
○ 이사가 말했다.

“당연하다, 나는 일찍이 그렇게 말하고 싶었다.”

固也固如此也”[본래 이와 같다]와 같다. 당연히 그대가 말한 대로이다.”라는 의미이다.

¶ 鼂錯曰: “固也, 不如此, 天子不尊, 宗廟不安.” 《史記 鼂錯列傳》
○ [조착의 개혁 정책에 제후들이 모두 그를 증오한다는 말을 전하며 나무라는 아버지에게] 조착이 말했다: “당연하신 말씀입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천자는 존귀함을 받지 못하고, 종묘는 안정되지 못합니다.” [아버지가 말했다. “그렇게 하면 劉氏는 안전하겠지만, 우리 집안은 위험하게 된다.” 그 아버지는 고향으로 돌아가 독을 마시고 자결했다. 10여 일이 지나자 반란이 일어나 조착을 죽이라는 압력이 높아지자 경제는 조착을 저자에서 참수했다.]

(4) 는 짧은 시간을 나타내며, “잠시” “우선” “먼저” 등으로 해석한다.


¶ 將欲廢之, 必固興之; 將欲奪之, 必固與之. 是謂微明. 《老子 36章》
○ 장차 그것을 폐하고자 하면 반드시 먼저 일으켜야 하고, 장차 그것을 빼앗고자 하면, 그에게 먼저 주어야 한다. 이것을 微明이라 한다.

¶ 其事未究, 固試往, 復問之. 《淮南子 人間訓》
○ 그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잠시 한번 가서 다시 한번 물어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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