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의 허사(虛詞) 且 |
且猶 ~조차 且又 또한 且는 부사, 접속사, 어기사, 대명사 등으로 쓰인다. 부사로서의 且는 당송시대에 “단지” “의연히” “겨우” 등의 새로운 뜻이 생겨났다. 접속사로서의 且는 예로부터 지금까지 큰 변화가 없었으며, 어기사 및 대명사로서의 且는 중고 시대 이후 점차 드물게 쓰여 사라졌다. |
(1) 且는 부사로서 행위가 장차 발생하려고 하는 것을 나타낸다. “장차 …하려고 한다”
¶ 范增起, 出召項莊, 謂曰:
“君王爲人不忍, 若入前爲壽, 壽畢, 請以劍舞, 因擊沛公於坐, 殺之.
不者, 若屬皆且爲所虜.” 《史記 項羽本紀》
○ 범증이 일어나서 밖으로 나와 항장을 불러 말하기를, “군왕의 사람됨이 모질지 못하므로, 그대가 들어가서 축수를 올리고 축수가 끝나면, 검무를 출 것을 청하시오, 그러다 기회를 보아서 패공을 앉은 자리에서 죽여 버리시오.
그렇지 않으면, 그대들은 장차 모두 그의 포로가 될 것이오.”라고 했다.
☞不者의 者: 語氣詞로서 복합문의 上分句에 쓰여 ‘가설’을 나타낸다. 이 者는 현대 중국어로 옮기기가 어렵다. 부득이 ‘가설접속사’를 사용할 수 있다. “만약…한다면”으로 해석한다.
¶ 驢一鳴, 虎大骇, 遠遁, 以爲且噬己也, 甚恐. 《柳宗元: 黔之驢》
○ 나귀가 한번 울어대니 호랑이는 깜짝 놀라서 멀리 피하여 생각하기를, 나귀가 장차 자기를 잡아먹을 것 같았다. 대단히 무서웠다.
(2) 且는 부사로서 행위가 잠시 발생하는 것을 나타낸다. “우선” “잠깐”
¶ 不直, 則道不見, 我且直之. 《孟子 藤文公上》
○ 바른대로 말하지 않으면 도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니, 우선 내가 바른대로 말할 것이다.
¶ 漢興之初, 儀制未定, 即且因秦墳祠, 復立北畤. 《漢書 郊祀志下》
○ 한나라 왕조가 막 성립되었을 때에는, 의제가 아직 제정되지 않았으므로, 잠시 진나라 대의 구 신묘와 북치 제도를 빌려썼다.
(3) 且는 부사로서 사람이나 사물이 어느 시점에 근접한 것을 나타낸다. “머지않아” “거의”
¶ 後燕王盧綰復反, 率其黨且萬人降凶奴. 《漢書 凶奴傳》
○ 이후에 연왕 로관이 다시 반란을 일으켜, 그의 도당 약 1만 명을 이끌고 흉노에 투항했다.
¶ 今曹公遭海內傾覆, 宗廟焚滅, 躬擐甲胄, 周旋征伐, 櫛風沐雨, 且三十年. 《三國志 魏志 董昭傳 注引 獻帝春秋》
○ 지금 조조는 국가가 피폐하고, 종묘사직이 위태로운 지경을 맞이하여, 몸소 아뢰어 군장을 갖추고, 각처에서 일어나고 있는 난적들에 대응하여, 토벌함에 거의 30년 동안 비바람을 무릅써왔다.
(4) 且는 부사로서 “…조차도”의 의미로 쓰인다. 때로는 且猶 2자로 연용된다.
☞ 且는 상황을 더욱 두드러지게 한다. 일반적으로 뒤의 단문은 점층을 나타내는 접속사인 況 및 반문을 나타내는 安 등과 호응한다.
¶ 君妬而好內, 竪刁自宮以爲治內. 人情莫不愛其身, 身且不愛, 安能愛君? 《韓非子 論難一篇》
○ 군주께서는 질투심이 강하시며 여색을 좋아하십니다. 그래서 수조는 스스로 거세를 하고 후궁을 단속하는 책임을 맡았습니다. 그러나 인정상으로 볼 때 제 몸뚱이를 사랑하지 않는 자는 없을 것입니다. 수조와 같이 자기 몸뚱이 조차 사랑하지 못하는 자가 어찌 군주를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 且欲與常馬等不可得, 安求其能千里也? 《韓愈: 雜說4》
○ [천리마] 조차도 보통 말과 같고자 해서 될 수 있는 일이 아닌데, 어찌 보통말이 천리를 달릴 수 있기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 管仲且猶不可召, 而況不爲管仲者乎? 《孟子 公孫醜下》
○ 관중조차도 불러들여 만나지 않았는데, 하물며 관중을 대단찮게 여기는 사람에 있어서랴?
¶ 水且猶可以忠信誠身親之, 而況人乎? 《列子 說符篇》
○ 물조차도 충실한 것으로써 자기 몸을 성실하게 하여 거기에 친할 수 있는 것인데, 하물며 사람에 있어서랴?
(5) 且는 접속사로서 단어와 단어, 구와 구, 문장과 문장을 연결하여 병렬관계를 나타낸다. “뿐만 아니라” “또한”
¶ 王不行, 示趙弱且怯也. 《史記 廉頗藺相如列傳》
○ 왕께서 가시지 않으면, 조나라가 약하고 또한 비겁하다는 것을 드러내는 일입니다.
¶ 凡四方之士, 無有不過而拜且泣者. 《張溥: 五人墓碑記》
○ 각지의 선비들이, 그들의 묘소를 지날 때 절을 하며 또한 울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 侯, 自我得之, 自我捐之, 無所恨. 且終不令灌仲孺獨死, 嬰獨生. 《史記 魏其武安侯列傳》
○ 후라는 작위는, 내가 얻은 것이니, 내가 스스로 버린다 해도, 한이 될 것이 없겠으나, 또한 관장군이 종국에 죽는다면 나 혼자 어찌 살 수 있겠소.
¶ 黥布, 天下猛將也, 善用兵. 今諸將皆陛下故等夷, 乃令太子將此屬, 無異使羊將狼, 莫肯爲用. 且使布聞之, 鼓行而西耳. 《史記 留侯世家》
○ 경포는 천하의 맹장으로, 용병술이 뛰어납니다. 지금 제장들은 모두 폐하와 동등하게 전장을 누볏던 옛 무장들인데, 태자로 하여금 이들을 거느리게 하신다면, 양에게 이리를 이끌게 하는 것과 다를 바 없으니, 제대로 부릴 수가 없습니다. 또한 경포가 이런 소식을 듣는다면 북을 울리며 서쪽으로 와서 우리를 집중적으로 공격할 것입니다.
☞ 때로는 且又의 2글자로 연용된다.
¶ 舉天下而圖之, 莫若徑於結趙矣. 且又淮北宋地, 楚、魏之所同願也. 趙若許, 約楚、魏、宋盡力, 四國攻之, 齊可大破也. 《戰國策 燕策 樂毅報燕王書》
○ 천하 각국을 연합하는데는, 조나라과 결합하는 것이 가장 빠릅니다. 또한 회수 이북과 송나라 땅은, 초와 위 두 나라가 서로 차지하려고 합니다. 조나라가 응낙하고, 다시 초、위、송나라와 연합하여, 네 나라가 힘을 합쳐 공격한다면, 제나라를 대파할 수 있을 것입니다.
(6) 且는 발어사가 된다.
☞ 발어사란 문장 앞에서 말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수행한다. 보통 “대저” “무릇” 등으로 번역하지만, 번역하지 않아도 된다. 발어사로서의 且는 발어사로서의 夫자 용법과는 약간 구별된다. 이러한 발어사 용법은 현대 중국어에서는 쓰이지 않기 때문에 번역하기가 쉽지 않다.
¶ 且柳下惠可謂能說矣, 非獨存己之國, 又存魯國之君. 《呂氏春秋 審己篇》
○ 류하혜가 말을 설득력 있게 잘 하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비단 자신의 나라를 존립케 했을 뿐만 아니라, 노나라 임금도 존립케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 公子牟辭應侯. 應侯曰: “公子將行矣, 獨無以敎之乎?” 曰: “且微君之命命之也, 臣固且有效于君.” 《戰國策 趙策》
○ 위나라 공자 모가 진나라에 머물다가 돌아올 때, 응후에게 작별을 고하자, 응후가 말했다: “그대는 장차 떠나려 하시는 군요. 제게 특별히 가르쳐 주실 만한 것은 없으신지요?” 공자 모가 말했다: “귀하께서 제게 묻지 않으셨더라도, 저는 진실로 귀하에게 본받을 말을 한 마디 하려던 참이었습니다.”
(7) 且는 선택 접속사로 쓰인다. “…이 아니면 …이다”
☞ “將”자의 선택 접속사 용법과 같다.
¶ 子擊因問曰: 富貴者驕人乎? 且貧賤者驕人乎? 《史記 魏世家》
○ 태자 격인이 물었다: “부귀가 사람을 교만하게 하는 것입니까? 아니면 빈천이 사람을 교만하게 하는 것입니까?”
¶ 足下欲助秦攻諸侯乎? 且欲率諸侯破秦也? 《史記 酈食其列傳》
○ 그대는 진나라가 제후들을 공격하는 것을 도울 작정입니까? 아니면 제후들을 인솔하여 진나라를 공격할 작정입니까?
(8) 且는 접속사로서 연관 관계를 나타낸다. 순접 관계를 나타내기도 하며 “…하고도” “…한 후에” 역접 관계를 나타내기도 한다. “그러나”
¶ 楚人尙左, 君必左, 無與王遇, 且攻其右. 《左傳 桓公6年》
○ 초나라 사람들은 왼쪽을 높이 여기니, 임금은 반드시 왼쪽에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초나라 왕과 충돌을 피한 연후에, 그러고 나서 그 오른쪽을 공격하십시오
¶ 使治亂存亡, 若高山之與深谿, 若白堊之與黑漆, 則無所用智, 雖愚人猶可矣. 且治亂存亡則不然. 《呂氏春秋 察微篇》
○ 다스려지는 일과 어지러워지는 일, 그리고 살아남는 일과 멸망하는 일의 관계가, 마치 높은 산이 깊은 계곡과의 사이에 갖는 관계와 같고, 또한 마치 백악이 검은 칠과 갖는 관계와도 같다면, 지혜를 쓸 필요도 없이, 아무리 어리석은 자라도 이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스려지는 일과 어지러워지는 일, 그리고 살아남는 일과 멸망하는 일이란 그렇지가 않다.
¶ 丘能仁且忍, 辯且訥, 勇且怯. 《論衡: 定賢篇》
○ 나 孔丘는 인애로우면서도 모질고, 말이 유창하면서도 어눌하며, 용감하면서도 소심하다.
(9) 且는 접속사로서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행하는 것을 나타낸다. “…하면서 …하다”
☞ 때로는 且자 한 자로, 때로는 “且 … 且 …”의 형식으로 나타낸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때로는 且자 한 자로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행함을 나타낸다는 점이다.
¶ 見信死, 且喜且憐之. 《史記 淮陰侯列傳》
○ 한신이 죽은 것을 보고, 한편으로는 기뻐하고 한편으로는 그를 동정했다.
¶ 彭越是時居梁地, 中立, 且爲漢, 且爲楚. 《史記 田儋傳》
○ 彭越은 이때 량군에 주둔하고 있었는데, 중립적 태도를 취하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유방’ 편을 들고 다른 한편으로는 ‘항우’ 편을 들었다.
¶ 以乘韋先, 牛十二犒師. 且使遽告于鄭. 《左傳 僖公33年》
○ 먼저 네 개의 부드러운 가죽을 바치고, 이어서 소 12마리를 보내 진나라 군대를 먹이게 하는 한편, 화급하게 정나라에 사람을 파견하여 이를 보고했다.
¶ 遵馮幾口占書吏, 且省官事. 《漢書 陳遵傳》
○ 진준은 소탁자 옆에 앉아서, 한편으로는 서기에게 서신의 초고를 받아쓰게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공문을 읽고 지시했다.
'한문의 허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문의 허사(虛詞) 輒 (0) | 2022.12.29 |
---|---|
한문의 허사(虛詞) 此 (0) | 2022.12.29 |
한문의 허사(虛詞) 直 (2) | 2022.12.29 |
한문의 허사(虛詞) 至 (1) | 2022.12.29 |
한문의 허사(虛詞) 只 (1) | 2022.12.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