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의 허사(虛詞) 此 |
此若 이것 此以 이 때문에 此는 斯자와 그 용법이 매우 비슷하다. 顧炎武는 그의 저서인 《日知錄》 권6 檀弓 조에서 “《論語》에는 斯자가 70회[사실은 71회이다] 나오고, 此는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檀弓》에는 斯자가 53회 나오고, 此자는 단 1회 나온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아마도 방언[사투리]에 그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된다. 此는 《殷墟書 契粹編 380》에 “此受又(祐)”라고 보이는 것처럼 일찍이 甲骨文에도 나오는 글자이다. 다만 《易經 卦爻辭》및 西周金文에는 보이지 않는다. 이와 같은 현상은 더 깊은 연구가 수반되어야 확실한 해석이 가능할 것이다. 한편 西周시대에 쓰여진 《詩經 周頌》에서는 此자와 爾자를 대응시키고 있는데, 이 중 《周頌 思文》편을 보면 “無此疆爾界”[이곳 저곳을 가리지 않는다.]라고 보이고, 《周頌 振鷺》편을 보면 “在彼無惡 在此無斁[저편도 미워하지 않고, 이편도 미워하지 않는다.]라고 보인다. 此자와 爾자의 대응에 있어서, 此는 자기의 이쪽 일방을, 爾는 자기로부터 상대방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와 같은 此와 爾의 대응은 극히 드물게 보이는 용법이다. 이에 비하여 此와 彼의 대응은 대단히 일상적으로 보이는 용법인데, 《詩經 大雅 瞻仰》을 보면, “此宜無罪, 女反收之; 彼宜有罪, 女覆說之”[이쪽은 마땅히 죄가 없는데, 그대는 오히려 그를 잡아들이고; 저쪽은 마땅히 죄가 있는데, 그대는 오히려 그를 좋아한다.]라고 보인다. 한편 《詩經 小雅 大田》에 보면, “彼有不穫稚, 此有不斂穧”[거기에는 아직 익지 않아 베지 못한 벼도 있고, 여기에는 베기는 했지만 아직 거두어들이지 않고 남겨둔 벼가 있다.]라고 보인다. 이와 같이 상응하는 此와 彼 중 此는 근칭지시사로 쓰인다. 此는 斯자와 마찬가지로 대명사, 형용사, 부사 및 접속사로 쓰인다. |
(1) 此는 대명사로서 사람, 장소, 사물을 대신하여 쓰인다.
¶ 信至國, 召辱己之少年令出胯下者, 以爲楚中尉. 告諸將相曰: “此, 壯士也.” 《史記 淮陰侯列傳》
○ 한신이 초나라 왕이 되어 부임하자, 자기에게 모욕을 주면서 가랑이 밑으로 빠져나가도록 한 그 젊은이를 찾아내 초나라 중위에 임명하고, 모든 장수와 대신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사람은 장사요.”
¶ 今王鼓樂於此. 《孟子 梁惠王下》
○ 지금 왕께서 이곳에서 음악을 연주하신다.
¶ 孟子見梁惠王, 王立于沼上, 顧鴻雁麋鹿, 曰: “賢者亦樂此乎?” 《孟子 梁惠王上》
○ 맹자께서 양혜왕을 뵐 적에 왕이 못가에 있었는데, 홍안과 미록을 돌아보고 말했다: “현자도 또한 이것을 즐거워합니까?”
¶ 且太子所與俱諸將, 皆與上定天下梟將也. 令使太子將之, 此無異使羊將狼也. 《史記 留侯世家》
○ 게다가 태자와 함께 가는 몇몇 지휘관들은, 모두 일찍이 황상과 함께 천하를 평정했던 맹장들입니다. 태자로 하여금 이들을 지휘하도록 한다면, 이것은 마치 양에게 이리를 지휘하게 하는 것과 같습니다.
(2) 此는 한정어[관형어]로 쓰인다. “이” “이와 같은”
¶ 此二君者, 異於子干. 《左傳 昭公13年》
○ 제환공과 진문공 이 두 임금은, 초나라의 자간과는 다릅니다.
¶ 天子聞之, 曰: “非此母不能生此子.” 《史記 酷吏列傳》
○ 천자가 이를 듣고 말했다: “이와 같은 모친이 아니면 이와 같은 자식을 낳을 수 없다.”
☞이외에 고서에서는 此자가 此若의 2음절어로 연용되기도 한다. 王引之의 《經傳釋詞》에 보이는 “若亦此也”[약자도 역시 차자이다.]의 설명과 같이 동의어를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 若以此若三聖王者觀之, 則厚葬久喪, 果非聖王之道. 《墨子 節葬下篇》
○ 만약 이 세 분 성왕의 관점에서 본다면, 성대하게 장사지내고 오랫동안 상을 입는 것은, 과연 성왕의 가르침이 아니다.
¶ 此若言何謂也? 《管子 山國軌篇》
○ 이 말은 무슨 뜻인가?
¶ 行一不義, 殺一無罪, 而得天下, 不爲也; 此若義信乎人矣. 《荀子 儒效篇》
○ 단 한 번이라도 불의를 저지르거나 죄 없는 자를 죽이거나 하여 천하를 얻는 행위는 하지 않습니다; 이런 의리는 백성들이 신임하는 바가 됩니다.
(3) 此는 상황어, 즉 부사로 쓰인다. “이와 같이” “이렇게”
¶ 匪言不能, 胡此畏忌? 《詩經 大雅 桑柔》
○ 할 말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왜 이렇게 무서운 것인가?
¶ 以鶉首而賜秦, 天何爲而此醉? 《庾信: 哀江南賦》
○ 섬서 지역 일대를 진나라에 하사하는 것인데, 하늘은 어찌 이렇게 모르시는가?
¶ 有德此有人, 有人此有土, 有土此有財, 有財此有用. 《禮記 大學》
○ 덕이 있으면 이에 사람이 있게 되고, 사람이 있으면 이에 땅이 있게 되고, 땅이 있으면 이에 재물이 있게 되고, 재물이 있으면 이에 쓰임이 있게 된다.
¶ 自生民以來, 善政少而亂俗多. 必待堯舜之君, 此爲志士終無時矣. 《後漢書 黃琼傳》
○ 인류가 태어난 이래, 선량한 정치는 많지 않았고 난잡한 풍속이 많았다. 반드시 요임금과 순임금과 같은 성군을 기다려야 한다. 이는 뜻있는 선비가 영원히 추구해야 할 바이다.
☞此以는 접속사로서 “이 때문에” “그러므로”의 뜻으로 쓰인다.
¶ 君子賢其賢而親其親, 小人樂其樂而利其利, 此以沒世不忘也. 《禮記 大學》
○ 군자는 어진 이를 어질다 하며 친한 이를 친하게 하고, 소인은 그 즐김을 즐기고 그 이익을 이익되게 하니, 이 때문에 세상을 떠나도 잊지 못해 하는 것이다.
¶ 賞以春夏, 刑以秋冬. 是以將賞, 爲之加膳, 加膳則飫賜, 此以知其勸賞也. 將刑, 爲之不擧, 不擧則徹樂, 此以知其畏刑也. 《左傳 襄公26年》
○ 봄과 여름에 상을 주고, 가을과 겨울에 형벌을 내렸습니다. 그러므로 상을 주려고 할 때에는, 자신이 식사할 때에 밥그릇 수를 더해서, 남으면 아랫 사람에게 충분히 먹였습니다. 그래서 상을 내리는 일이 기쁜 것이라는 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형벌을 내리려고 할 때에는, 잔치도 베풀지 아니하고, 음악도 철폐해 버리니, 이 때문에 처벌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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