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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살리고 싶은 버릇-67.삼국시대의 과학자

구글서생 2023. 6. 16. 03:16

한국인의 살리고 싶은 버릇

 

과학적 두뇌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그 과학적인 두뇌를 개발하고 체계화하는 능력이 서양사람에 비해 모자랐을 뿐과학적인 두뇌는 대단했음을 알 수 있다.

 

흔히들 서양 사람들은 과학적이고 한국 사람들은 비과학적이라고들 말들 한다. 온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서양 과학의 원점(原點)은 자연이란 정복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데서 비롯되고있다. 지금 우리들은 이 같은 서양의 발상에 길들어 있기에 사람의 힘은 자연의 힘에 미치지 못한다는 원점에서 시작된 우리 선조들의 발상을 비과학적이라고 깔보는 데 예외가 없다.

 

하지만 우리 선조들은 과학이란 말로 부르지 않았을 뿐이요, 실은 고도의 과학적 지혜로 각각이 변하는 자연에 대응해서 살아왔던 것이다.

 

그 가운데 하나로써 바닷가에 배를 대기 위한 방파제의 축조를 들 수 있다.

 

서양의 방파제는 물결의 힘을 물리적으로 막는 壁만 구축하면된다. 지중해는 흔히들 '죽은 바다'라고 일컬을 만큼 파도가 약한 바다다. 그러기에 벽(壁)으로 방파제를 삼아도 된다.

 

우리 선조들은 펀한 바윗덩이나 돌을 서로 어긋나게 바다 밑부터 쌓아 올린다. 그러기에 물결의 힘이 와서 닿으면 서양 방파제의 벽면처럼 부딪쳐 되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 물결의 에너지의 약 70퍼센트가 이 바위와 바위틈 그리고 바위의 표면에 부딪쳐 흡수되게끔 했던 것이다. 옛날에 구축된 우리 전통적 방파제를 유심히 보면 해안선에서 약 12미터 안팎에 축조되어 있는 것이 상식이며 문헌에도 8간(약 12미터) 밖에다가 축조하도록 돼 있다. 밀물 때 밀어닥친 조수의 에너지가 이 방파제에서 70퍼센트 흡수를 당하고 나머지 30퍼센트가 방파제 안으로 스며들지만 그 약해진 30퍼센트의 에너지는 12미터의 거리를 밀려드는 동안 확산되기에 해안선에 이르러서는 그 파도의 에너지는 제로가 되고 만다.

 

이처럼 한국인의 지혜는 자연을 정면으로 대결해서 지배하지 않고 자연과 더불어 협조해서 자연을 달래는 식으로 지혜가 발달했던 것이다.

 

과학적인 두뇌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그 과학적인 두뇌를 개발하고 체계화하는 능력이 서양 사람에 비해 모자랐을 뿐, 과학적인 두뇌는 대단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저수지가 호남평야에 있는 벽골제다. 삼국시대 때 만들어진 이 벽골제는 그 후 여러 번 개수되고 개축되어오긴 했지만 둑을 만든 기술이 지극히 과학적이었다. 수년 전에 이 벽골제를 발굴해 놓은 것을 본 일이 있는데 그 둑의 뼈대가 주로 적송(赤松)이라는 소나무로 돼 있고 그 둘레에 자갈을 다졌으며 진흙으로 굳혀놓고 있는 것을 보았다.

 

현대식 공법으로 비교한다면 소나무는 철근 구실을 하고 자갈과 진흙은 콘크리트 구실을 하고 있는 셈이다. 아마 적송(赤松)은 나무이기에 鐵筋보다 덜 튼튼하고 또 빨리 썩어 없어질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물론 나무 가운데는 철근보다 빨리 썩는 나무가 많다. 그러나 이 삼국시대의 우리 선조들은 많은 나무 가운데 적송(赤松)만은 쇠보다 훨씬 단단하고 썩지 않는다는 과학적인 지식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아무리 단단하게 지은 철근 콘크리트 집일지라도 그 내구연한은 30년 내지 40년이 고작이다. 왜냐하면 철근이 산화해서 썩기 때문에 건물이 힘을 못쓰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우리 선조들이 목근으로 썼던 그 소나무에는 송진 성분 때문에 최고 2천 년이 지나도 썩지 않는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40년과 2천 년은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천 수백 년 동안 그 물의 압력을 지탱해 온 벽골제의 비밀은 바로 이 같은 우리 선조들의 과학적인 두뇌에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