耽古樓主의 한문과 고전 공부

태평한화골계전70-鐵米銅醬 본문

漢詩와 漢文/太平閑話滑稽傳

태평한화골계전70-鐵米銅醬

耽古樓主 2024. 12. 31. 21:36

太平閑話滑稽傳

 

 

鐵米銅醬

 

有達官卜宅於南山深僻之地 客曰

多美地華屋 去彼取此 何耶

어떤 현달한 관리가 집터를 남산(南山)의 깊고 궁벽한 곳에 정하자, 客이 말하였다.

“좋은 땅도 좋은 집도 많은데 그런 것을 다 버리고 이곳을 취함은 무슨 까닭입니까?”

 

達官曰

我少時賃屋於鐘街坊里而居 聞隣家有撻婢之聲 主婦曰 飯何硬羹何臭耶

婢泣曰 市鐵之米 何由得軟 市銅之醬 何由得甘.

家翁曰 姑舍是 比屋重重 恐耳屬于垣耳

盖士家貧窶 賣鐵釜市米 賣銅甁市醬也

向使士家卜宅於深僻 必無此聲也

我家貧 若卜坊里市井而居 恐有鐵米銅醬之聲也

그 현달한 관리가 말하였다.

“내가 젊었을 적에 鐘路통에 집을 빌려 살았는데, 이웃집에서 계집종을 잡도리하는 소리를 들으니, 주인 마누라가 ‘밥은 어째서 되고, 국에선 어째서 냄새가 나느냐?’라고 했습니다.

계집종이 울면서 ‘쇠를 팔아 산 쌀이니 어찌 부드러울 수가 있으며, 구리를 팔아 산 장(醬)이니 어찌 달 수가 있겠습니까?’라고 했습니다.

주인 영감이 ‘잠시 멈추어라. 집들이 즐비하니 담장에 귀가 있을까 두렵다’라고 했습니다.

대개 선비의 집이란 매우 가난해서, 쇠솥을 팔아 쌀을 사고 구리 병을 팔아 장을 삽니다.

만약 선비의 집을 깊고 궁벽한 곳에 자리 잡게 한다면 반드시 이런 소문이 없을 것입니다.

나는 집이 가난하매, 만약 동네나 시장통에 자리 잡고 산다면 '쇠 쌀', '구리 장'이라는 소문이 있을까 두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