耽古樓主의 한문과 고전 공부

태평한화골계전64-喜博奕者 본문

漢詩와 漢文/太平閑話滑稽傳

태평한화골계전64-喜博奕者

耽古樓主 2024. 12. 24. 02:01

太平閑話滑稽傳

 

 

喜博奕者

 

有喜博奕者 往隣家 方戱興酣 女奴奔告曰 家火也.

바둑을 좋아하는 사람이 이웃집에 가서 한창 바둑 두는 흥(興)이 무르익었는데, 계집종이 달려와서 "집에 불이 났습니다"라고 아뢰었다.

 

其人敲碁子緩曰 火也 是何火也.

그 사람이 바둑돌을 천천히 두드리면서 "불이 나? 무슨 불인가?"라고 했다.

 

又一人 方與客 對坐圍碁 奴自鄕曲來 告父喪.

또 한 사람은 바야흐로 손님과 마주 앉아 바둑을 두는데, 종이 고향에서 와서 아버지의 상(喪)을 고하였다.

 

其人猶擧手欲下碁子曰 父喪乎 可惜乎.

그 사람은 그래도 손을 들어 바둑돌을 놓으려고 하면서 말하였다.

“아버지의 상이 났어? 애석하도다.”

 

 

客有嘲詩曰

누군가 시를 지어 조롱하였다.

 

家焚不識是何也 父死猶知可惜乎

萬事無心論指馬 一生有興屬梟盧

回頭天地迷崩坼 隨手風雲在吸呼

自說弛張是文武 傍人錯比牧猪奴

“집이 불타도 모르고 무엇인가 말하고, 아버지의 죽음을 알고도 애석하다고 하네.

만사(萬事)에 무심하되 행마(行馬)만 따지니 평생의 흥미를 효로(梟盧)에 부쳤네.

天地에 머리를 돌리고도 무너지고 갈라질 줄 모르고, 손을 따라 이는 풍운(風雲)에 숨을 매달고 있네.

스스로는 당겼다 늦춤이 문왕(文王)과 무왕(武王)의 도(道)라고 말하지만, 옆 사람은 돼지 치는 종놈으로 착각하네.”

梟盧: 저포(樗蒲) 놀이에서 나오는 숫자의 이름이다. 오늘날 감각으로 도박에서의 ''이라는 말로 이해하는 것이 가장 적절할 것으로 판단된다. ()해 도박의 뜻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는 저포 놀이에서 일()을 말하고, '()'는 저포 놀이에서 육()을 말한다. 여기서는 '내기' 정도로 번역해도 좋을 듯하다.

風雲: 본래 바람과 구름을 뜻하나, 여기서는 '변화무쌍함' 정도의 뜻으로 이해된다.

문왕: 중국 주()나라를 세운 무왕(武王)의 아버지로 이름은 姬昌이다. 태공망(太公望)을 모사(謀師)로 삼고, 국정을 바로잡아 戎狄을 토벌해 천하의 3분의 2를 통일했으며, 중국에서 일찍부터 성군(聖君)의 한 사람으로 칭해졌다.

무왕: 문왕의 아들로 이름은 姬發이다. 여상(呂尙)을 태사(太師)로 하고, 동생인 [흔히 주공(周公)으로 더 잘 알려져 있음]과 힘을 합쳐 은()나라의 폭군 주()를 내쫓고 주()나라를 창건했다. ()()()()과 함께 이상적인 성덕(聖德)을 가진 군주로 칭송된다.

스스로는 당겼다 늦춤이 문왕(文王)과 무왕(武王)의 도()라고 말하지만: 세상일, 특히 관리의 일이란 긴장되는 일이 너무도 많으매, 이의 해소를 위해서 바둑을 두는 것이라고 주장한다는 뜻이다. 오늘날 감각으로 말하면 바둑을 두는 것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좋은 방법이라고 핑계를 댄다는 뜻이다.

(): 여기서는 사람의 손이라고 보고 번역했다. 그러나 문맥상 '바둑의 수()'라고 보아도 될 듯하다.

이장시문무(弛張是文武): 예기"一張一弛文武之道也"라는 구절에서 온 말이다. 백성들을 나라를 위한 일에 적당히 부리고[마치 활시위를 당기듯이 한다는 말로 '()'이다], 그런 다음에는 적당히 쉬게 해야만 한다[활시위를 당겼다가 늦추어 준다는 말로 ''이다]는 뜻이다. 계속해서 부리기만 하면 백성의 힘이 피폐해져서 능히 감당할 수 없게 되고, 계속해서 쉬게만 하면 백성들이 나태해져서 도리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것을 나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