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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한화골계전103-行乎與崔揚善 본문

漢詩와 漢文/太平閑話滑稽傳

태평한화골계전103-行乎與崔揚善

耽古樓主 2025. 1. 5. 00:09

太平閑話滑稽傳

 

 

行乎與崔揚善

 

禪宗住寺和尙行乎 博該經文 且機警 術士崔揚善 恃口才.

禪宗 住寺和尙 行乎는 經文에 해박하고 또한 예민하고 민첩했고, 術士인 崔揚善은 말재주를 자부했다.

機警: 매우 재빠르고 날래며 재치(才致) 있음.

住寺和尙: 고유명사로 볼 수도 있겠고, 관점에 따라서는 住持僧을 말한 것으로 볼 수도 있을 듯하다.

行乎: <조선왕조실록>에 의하면, 세종 때에 判禪宗事를 지낸 스님이다.

崔揚善: 조선 초기의 술사였다. 세종 때에 서운장루(書雲掌漏)를 지냈다.

 

一日 詣和尙 論辯 縱橫如流 和尙難之.

하루는 和尙을 방문해 논변하는데, 종횡하기를 물 흐르는 듯하니 화상이 곤란하였다.

 

揚善問和尙曰

三歲童子 皆有頭髮 七十和尙 何無頭髮.

하루는 揚善이 화상에게 물었다.

“세 살 먹은 아이도 모두 머리카락이 있는데, 일흔 먹은 화상은 어째서 머리카락이 없습니까?”

 

和尙曰

汝見日月星辰 亦有頭髮

화상이 말하였다.

“네가 보기에 해와 달과 별이 또한 머리카락이 있더냐?”

 

揚善曰

惡山不髮 惡土不毛 人惡亦然

揚善이 말하였다.

"惡山에는 털이 없고 惡土에는 풀이 나지 않습니다. 사람도 모질면 또한 그렇습니다."

 

和尙曰

鈍馬多鬃 老尨多毛 何善所使.

화상이 말하였다.

“아둔한 말이 갈기가 많고 늙은 삽살개가 털이 많은데, 그것이 어찌 착함이 시키는 바이리오?”

느린 말이 갈기가 많고 늙은 삽살개가 털이 많은 것도 그 자질이 좋기 때문이겠느냐는 뜻이다.

 

揚善 不及對.

양선은 대답하지 못했다.

 

和尙曰

日月星辰 無耳目口鼻手足 汝獨有耳目口鼻手足 何耶.

화상이 말하였다.

“해와 달과 별은 귀・눈・입・코・손발이 없는데, 너만 홀로 귀・눈・입・코・손발이 있는 것은 무슨 까닭이냐?”

 

揚善曰

日月星辰天也

天有目故 曰天視自我民視

有耳故 曰鶴鳴九臯 聲聞于天

有口故 曰北斗 天之喉舌

有鼻故 曰德馨聽聞

有手故 曰挹酒漿

有足故 曰天行健 一日周天三百六十五度四分度之一

人受天地氣以生故曰 天生蒸民 有物有則

吾之有耳目口鼻手足 不亦宜乎

양선이 말하였다.

"해와 달과 별은 하늘입니다.

하늘은 눈이 있으매, '하늘은 우리 백성이 보는 것으로부터 본다(天視自我民視)'라고 말합니다.

귀가 있으매, '학이 먼 못가에서 우는데 그 소리 하늘에서 듣네(鶴鳴九皐 聲問于天)'라고 말합니다.

입이 있으매, ‘북두는 하늘의 후설이다(北斗天之喉舌)’라고 말합니다.

코가 있으매, '덕의 향기를 맡는다(德馨聽聞)'라고 말합니다.

손이 있으매, ‘술과 미음을 떠 마신다(挹酒漿)’라고 말합니다.

발이 있으매, '하늘이 꾸준히 움직여 하루에 하늘 둘레의 365도 4분의 1을 돈다'라고 말합니다.

사람은 천지의 기를 받아 태어났으매, '하늘이 우리 백성을 내시고, 만물에는 하늘이 준 도리가 있네(天蒸民有物有則)'라고 말합니다.

제가 귀, 눈, 입, 코, 손발을 가짐이 또한 마땅하지 않습니까?"

鶴鳴九皐聲問于天: 원전대로 하면 鶴鳴于九皐聲聞天이다. 원래 이 구절은 <시경> <小雅> "鶴鳴"이라는 시 제2연의 첫 두 구절이다.

喉舌: 喉舌之臣의 준말이다. 목구멍과 혀라는 뜻으로 '승지(承旨)'를 달리 부르는 말이다.

북두는 하늘의 후설이다: 북두칠성이 하늘의 뜻을 전달하는 구실을 한다는 뜻이다. 後漢書<李固傳>에 이에 관한 기록이 있다고 한다.

挹酒漿: <시경> <소아> "大東"이라는 시에 나온 구절이다.

人受天地氣以生: 사람은 우주의 기가 모여서 생겨난 것이라는 뜻으로 <장자> <知北遊> 편에 人之生氣之聚也聚則為生散則為死若死生為徒吾又何患라는 구절이 있다.

天生蒸民 有物有則: <시경> <대아> "蒸民"이라는 시에 나온 구절이다.

 

和尙揮小圓扇示揚善曰

這箇扇子亦有道理

揚善曰

月到天心處 風來水面時

화상이 작고 둥근 부채를 흔들어 양선에게 보여 주면서 말하기를,

“이 한 개의 부채에 또한 도리가 있다”

라고 하자, 양선이 말했다.

“달은 하늘 가운데에 이르고 바람은 수면(水面)에 부는 때라.”

月到天心處 風來水面時: 소옹의 <淸吟>이라는 시에 나온 구절이다.

 

滿座驚歎

온 자리의 사람들이 경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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