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二十回
曹阿瞞許田打圍 董國舅內閣受詔.
제20회
曹阿瞞이 許田에서 사냥하고 董國舅가 內閣에서 밀조를 받다.
話說
曹操舉劍欲殺張遼,玄德攀住臂膊,雲長跪於面前。
한편
조조가 검을 들어서 장요를 죽이려 하는데, 현덕이 팔을 잡아 제지하고, 운장이 조조 면전에 무릎을 꿇었다.
玄德曰:
「此等赤心之人,正當留用。」
현덕이 말하였다.
“이 사람은 赤心之人이니 마땅히 남겨 쓰셔야 합니다.”
雲長曰:
「關某素知文遠忠義之士,願以性命保之。」
운장도 말하였다.
“제가 평소 문원이 忠義之士임을 압니다. 그 목숨을 보전해주소서.”
操擲劍笑曰:
「我亦知文遠忠義,故戲之耳。」
조조가 검을 땅에 던지고 웃었다.
“나도 문원의 충의를 알고 농담했을 뿐이오.”
乃親釋其縛,解衣衣之,延之上坐。
몸소 포박을 풀고 옷을 벗어 입히고 이끌어 자리에 올라오게 하였다.
遼感其意遂降。
장요가 그 뜻에 감복하여 귀순하였다.
操拜遼為中郎將,賜爵關內侯,使招安臧霸。
조조가 장요를 중랑장으로 임명하고 관내후에 봉한 후, 장패의 귀순을 권하게 하였다.
聞呂布已死,張遼已降,遂亦引本部軍投降。
여포는 죽었고 장요가 투항하니, 장패도 휘하 부대를 이끌고 투항하였다.
操厚賞之。
조조가 후하게 포상하였다.
臧霸又招安孫觀,吳敦,尹禮,來降;獨昌豨未肯歸順.
장패가 다시 손관, 오돈, 윤례에게 권하여 투항케 했는데 유독 창희가 귀순하려 하지 않았다.
操封臧霸為瑯琊相。
조조가 장패를 낭야의 상으로 삼는다.
孫觀等亦各加官,令守青、徐沿海地面。
손관 등도 각각 관직을 더하여 청주, 서주의 연해 지역을 지키게 하였다.
將呂布妻女載回許都。
여포의 처자는 허도로 데려갔다.
大犒三軍,拔寨班師。
3군을 크게 호궤하고 진지를 거두어 철군하였다.
路過徐州,百姓焚香遮道,請留劉使君為牧。
길이 서주를 지나는데, 백성들이 향을 피우고 길을 막으며 유비를 남겨 서주목으로 삼으라고 청하였다.
操曰:
「劉使君功大,且待面君封爵,回來未遲。」
조조가 말하였다.
“유사군의 공이 크니, 임금을 뵙고 벼슬을 받고 나서 돌아와도 늦지 않소.”
百姓叩謝。
백성들이 머리를 조아려 사례하였다.
操喚車騎將軍車冑權領徐州。
조조가 車騎將軍 車冑를 불러 임시로 서주를 다스리게 하였다.
操軍回許昌,封賞出徵人員,留玄德在相府左近宅院歇定。
操軍이 허창으로 돌아가서 출정 인원에게 벼슬과 상을 내리고, 현덕을 머물게 하여 승상부 부근에 집을 구하고 쉬게 하였다.
次日,獻帝設朝,操表奏玄德軍功,引玄德見帝。
다음날 헌제가 조회를 열자 조조가 표를 올려 현덕의 공을 아뢰고, 현덕을 안내하여 황제를 뵙게 하였다.
玄德具朝服拜於丹墀。
현덕이 조복을 갖추고 궁정에서 절하였다.
帝宣上殿問曰:
「卿祖何人?」
황제가 대전에 오르게 하고 물었다.
“그대 조상은 누구이오?”
玄德奏曰:
「臣乃中山靖王之後,孝景皇帝閣下玄孫,劉雄之孫,劉弘之子也。」
현덕이 아뢰었다.
“저는 중산정왕의 후예로서 효경황제 각하의 현손, 유웅의 손자이자 유홍의 아들입니다. ”
帝教取宗族世譜檢看,令宗正卿宣讀曰:
孝景皇帝生十四子。
第七子乃中山靖王劉勝。
勝生陸城亭侯劉貞。
貞生沛侯劉昂。
昂生漳侯劉祿 祿生沂水侯劉戀。
戀生欽陽侯劉英 英生安國侯劉建。
建生廣陵侯劉哀 哀生膠水侯劉憲。
憲生祖邑侯劉舒 舒生祁陽侯劉誼。
誼生原澤侯劉必 必生潁川侯劉達。
達生豐靈侯劉不疑。不疑生濟川侯劉惠。
惠生東郡范令劉雄。雄生劉弘。
弘不仕劉備乃劉弘之子也。
황제가 宗族世譜를 가져다 살펴보게 하고 宗正卿에게 읽게 하였다.
“효경황제께서 아드님 열네 분을 두셨습니다.
일곱째 아드님이 중산정왕 유승이십니다.
유승께서 육승정후 유정을 낳으셨습니다.
유정께서 패후 유앙을 낳으셨습니다.
유앙께서 장후 유록을 낳으시고 유록께서 기수후 유연을 낳으셨습니다.
유연께서 흠양후 유영을 낳으시고 유영께서 안국후 유건을 낳으셨습니다.
유건께서 광릉후 유애를 낳으시고 유애께서 교수후 유헌을 낳으셨습니다.
유헌께서 조읍후 유서를 낳으시고 유서께서 기양후 유의를 낳으셨습니다.
유의께서 원택후 유필을 낳으시고 유필께서 영천후 유달을 낳으셨습니다.
유달께서 풍령후 유불의를 낳으시고 유불의께서 제천후 유혜를 낳으셨습니다.
유혜께서 동군범령 유웅을 낳으시고 유웅께서 유홍을 낳으시고 유홍께서는 벼슬하지 않았습니다. 유비께서 바로 유홍의 아드님이십니다.”
帝排世譜,則玄德乃帝之叔也。
황제가 족보를 따져보니 현덕이 황제의 숙부이었다.
帝大喜,請入偏殿敘叔姪之禮。
크게 기뻐하며 편전에 들여서 숙부와 조카의 예를 베풀었다.
帝暗思:
「曹操弄權,國事都不由朕主,今得此英雄之叔,朕有助矣!」
황제가 생각하였다.
‘조조가 권력을 농단하여 국사를 모두 짐을 거치지 않고 독단하는데, 이제 이런 영웅다운 숙부를 얻었으니 짐에게 도움이 되겠구나!’
遂拜玄德為左將軍宜城亭侯。
현덕을 좌장군 의성정후로 봉하였다.
設宴款待畢,玄德謝恩出朝。
연회를 열어 환대하고 나자 현덕이 사은하고 조정을 나섰다.
自此人皆稱為劉皇叔。
이로부터 사람들이 모두 유황숙이라 불렀다.
曹操回府,荀彧等一班謀士入見曰:
「天子認劉備為叔,恐無益於明公。」
조조가 부중으로 돌아오자 순욱 등 모사들이 들어와서 말하였다.
“천자께서 유비를 숙부라 인정하니 아마도 명공께 무익할 터입니다.”
操曰:
「彼既認為皇叔,吾以天子之詔令之,彼愈不敢不服矣 。
況吾留彼在許都,名雖近君,實在吾掌握之內,吾何懼哉?
吾所慮者,太尉楊彪係袁術親戚;倘與二袁為內應,為害不淺。
當即除之。 」
조조가 말하였다.
“그가 이제 황제의 숙부가 되었으니 내가 천자의 조서로 명령하면, 그는 더욱 감히 불복할 수 없소.
게다가 그를 허도에 머물게 해서 명분은 임금을 모신다지만, 실은 나의 掌握之內에 둠이니 무엇이 두렵겠소?
내 걱정은 태위 양표가 원술의 친척인 것이니, 두 원씨와 내응하면 피해가 얕지 않겠소.
즉시 제거해야 하오.”
乃密使人誣告彪交通袁術,遂收彪下獄,命滿寵按治之。
몰래 사람을 시켜 양표가 원술과 교통한다고 무고하게 해서, 양표를 잡아서 하옥하고 만총에게 죄를 다스리게 하였다.
時北海太守孔融在許都,因諫操曰:
「楊公四世清德,豈可因袁氏而罪之乎?」
이때 북해태수 공융이 허도에 있다가 조조에게 간언하였다.
“양공은 4세에 걸쳐 고결한 덕행이 뛰어난데 어찌 원씨 때문에 벌하십니까?”
操曰:
「此朝延意也。」
조조가 말하였다.
“이것은 조정의 뜻이오.”
融曰:
「使成王殺召公,周公可得 言不知耶?」
공융이 말하였다.
“가령 성왕이 소공을 죽였으면 주공이 몰랐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操不得已,乃免彪官,放歸田里。
조조가 할 수 없이 양표를 면직하고 고향으로 보내었다.
議郎趙彥憤操專橫,上疏劾操不奉帝旨、擅收大臣之罪。
의랑 조언이 조조의 전횡에 분노하여 상소해서, 조조가 교지를 받들지 않고 대신의 죄를 함부로 구금한다고 탄핵하였다.
操大怒,即收趙彥殺之。
조조가 크게 노해서 즉시 조언을 잡아 죽였다.
於是百官無不悚懼。
이에 백관 가운데 무서워하지 않는 자가 없었다.
謀士程昱說操曰:
「今明公威名日盛,何不乘此時行王霸之事?」
모사 정욱이 조조에게 말하였다.
“지금 명공의 위명이 날로 성대해지는데 어찌 이 기회에 王霸之事를 실행하지 않으십니까?”
操曰:
「朝廷股肱尚多,未可輕動。
吾當請天子田獵,以觀動靜。」
조조가 말하였다.
“조정에 股肱이 아직 많으니 가볍게 움직여선 안 되오.
천자께 田獵을 청하여 동정을 살피겠소.”
於是 揀選良馬名鷹俊犬,弓矢俱備,先聚兵城外,操入請天子田獵。
이리하여 좋은 말, 이름난 매, 뛰어난 개를 가려 뽑고 弓矢를 구비하고 성 밖에 병력을 소집하고서 조조가 천자에게 사냥하기를 청하였다.
帝曰:
「田獵恐非正道。」
황제가 말하였다.
“사냥은 정도가 아니라서 꺼리오.”
操曰:
「古之帝王,春蒐夏苗,秋獮冬狩,四時出郊,以示武於天下。
今四海擾攘之時,正當借田獵以講武。」
조조가 말하였다.
“옛날 제왕들께서 춘수하묘, 추선동수의 사냥으로 사계절 들로 나가 천하에 무위를 보이셨습니다.
지금은 사해가 어수선한 시기이니, 사냥으로 무예를 닦게 함이 합당합니다.”
帝不敢不從,隨即上逍遙馬,帶寶雕弓、寶雕弓,排鑾駕出城。
황제가 마지못해 따르고 逍遙馬를 타고 寶雕弓과 寶雕弓을 가지고 鑾駕를 타고 出城하였다.
玄德與關、張各彎弓插箭,內穿掩心甲,手持兵器,引數十騎隨駕出許昌。
현덕이 관우, 장비과 함께 彎弓插箭하고 掩心甲을 입고 병기를 쥐고 수십 기를 거느리고 난가를 따라 허창을 떠났다.
曹操騎爪黃飛電馬,引十萬之眾,與天子獵於許田。
조조가 爪黃飛電馬를 몰고 10만의 군사를 이끌고 천자와 함께 허전에서 사냥하였다.
軍士排開圍場,週廣二百餘里。
병사들이 사냥터에 늘어서니 둘레가 2백여 리이었다.
操與天子並馬而行,只爭一馬頭。
조조가 천자와 나란히 말을 몰아 말머리 하나 차이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였다.
背後都是操之心腹將校。
그 뒤는 모조리 조조의 심복 장교이었다.
文武百官,遠遠侍從,誰敢近前?
문무백관은 멀리서 시종할 뿐 누가 감히 접근하겠는가?
當日獻帝馳馬到許田,劉玄德起居道旁。
그날 헌제가 말을 달려 허전에 도착하자 유현덕이 길가에서 문후를 올렸다.
帝曰:
「朕今欲看皇叔射獵。」
황제가 말하였다.
“짐이 황숙의 사냥 솜씨를 보고 싶소.”
玄德領命上馬,忽草中趕起一兔。
현덕이 명을 받들어 말에 오르자 문득 풀숲에서 토끼 한 마리가 뛰어나왔다.
玄德射之,一箭正中那兔。
현덕이 쏘아서 한 발에 그 토끼를 명중하였다.
帝喝采。
황제가 갈채하였다.
轉過土坡,忽見荊棘中趕出一隻大鹿。
흙 언덕을 돌아 지나가자 가시덤불에서 갑자기 큰 사슴 한 마리가 나왔다.
帝連射三箭不中,顧謂操曰:
「卿射之。」
황제가 세 발을 이어서 쏘았으나 맞히지 못하고 조조를 돌아보며 말하였다.
“그대가 쏘시오.”
操就討天子寶雕弓、金鈚箭,扣滿一射,正中鹿背,倒於草中。
조조가 황제의 보조궁과 금비전을 받아서 힘껏 당겨 쏘자 사슴 등에 바로 맞아 풀숲에 쓰러졌다.
群臣將校,見了金鈚箭,只道天子射中,都踴躍向帝呼萬歲。
신하들과 장교가 금비전을 보고 천자가 맞힌 줄 알고 모두 뛰어오르며 황제를 향해 만세를 불렀다.
曹操縱馬直出,遮於天子之前以迎受之。
조조가 말을 달려 나와서 천자의 앞을 가리고 답례하였다.
群皆失色。
모두가 실색하였다.
玄德背後雲長大怒,剔起臥蠶眉,睜開丹鳳眼,提刀拍馬便出,要斬曹操。
현덕의 뒤에 있던 운장이 크게 노하여, 누운 누에 눈썹을 치켜세우고 붉은 봉황 눈을 부릅뜨고 칼을 쥐고 말을 박차 조조를 베려 하였다.
玄德見了,慌忙搖手送目。
현덕이 보고서 황망히 손을 젓고 눈짓을 보냈다.
關公見兄如此,便不敢動。
관공은 형이 그러함을 보고 감히 움직이지 못하였다.
玄德欠身向操稱賀曰:
「丞相神射,世所罕及!」
현덕이 조조를 향하여 欠身하며 稱賀하였다.
“승상께선 신궁이십니다. 세상에 드뭅니다!”
操笑曰:
「此天子洪福耳。」
조조가 웃으며 말하였다.
“이것은 천자의 큰 복일 뿐이오.”
乃回馬向天子稱賀,竟不獻還寶雕弓,親自懸帶。
말을 돌려 천자에게 하례하지만 끝내 보조궁을 돌려주지 않고 자신이 걸어 둘렀다.
圍場已罷,宴於許田。
사냥이 끝나고 허전에서 연회를 베풀었다.
宴畢,駕回許都。
연회를 마치고 천자가 허도로 돌아갔다.
眾人各自歸歇。
모두가 각자 돌아가서 쉬었다.
雲長問玄德曰:
「操賊欺君罔上,我欲殺之,為國除害,兄何止我?」
운장이 현덕에게 물었다.
“操賊欺君罔上하기에 제가 그를 죽여서 나라의 해악을 없애려 했는데 형님께서 왜 나를 말리셨소?”
玄德曰:
「『投鼠忌器』。
操與帝相離只一馬頭,其心腹之人,週迴擁侍;
吾弟若逞一時之怒,輕有舉動,倘事不成,有傷天子,罪反坐我等矣。」
현덕이 말하였다.
“쥐 잡다가 장독 깬다 하였다.
조조가 황제와 말머리 하나 거리에 떨어져 있고, 심복들이 빽빽히 둘러싸고 모시고 있었다.
아우가 一時之怒을 드러내어 가볍게 움직였다가 혹시 일이 잘못되어 천자를 다치게 하면, 도리어 죄가 우리에게 連坐될 터이다.”
雲長曰:
「今日不殺此賊,後必為禍。」
운장이 말하였다.
“오늘 이 역적을 죽이지 않아서 훗날 반드시 재앙이 될 터입니다.”
玄德曰:
「且宜秘之,不可輕言。」
현덕이 말하였다.
“마땅히 비밀로 하고 함부로 말해서는 안 되네.”
卻說
獻帝回宮,泣謂伏皇后曰:
「朕自即位以來,奸雄並起;先受董卓之殃,後遭傕、汜之亂。
常人未受之苦,吾與汝當之。
後得曹操,以為社稷之臣;
不意專國弄權,擅作威福。
朕每見之,背若芒刺。
今日在圍場上,身迎呼賀,無禮已極!
早晚必有異謀,吾夫婦不知死所也!」
한편,
헌제가 궁으로 돌아와 울면서 복황후에게 말하였다.
“짐이 즉위한 이래 간웅이 계속 일어나서 먼저 동탁의 재앙을 받았고, 그 뒤 이각 곽사의 난을 만났소.
보통 사람이라면 받지 않을 고통을 나와 그대가 당했소.
뒤에 조조를 얻어 사직을 떠받칠 신하로 여겼는데, 뜻밖에도 나라를 오로지하고 권력을 농단하고 위압과 복덕을 擅斷하고 있소.
짐이 그를 볼 때마다 등 뒤에서 가시가 찌르는 듯하오.
오늘 사냥터에서 자신이 하례를 받으니 무례하기가 갈 데까지 갔소!
조만간 분명 다른 음모가 있을 테니 우리 부부는 언제 죽을지 모르오!”
伏皇后曰:
「滿朝公卿,俱食漢祿,竟無一人能救國難乎?」
복황후가 말하였다.
“조정에 가득한 공경대신이 모두 한나라 녹을 먹는데, 끝내 국난을 구할 이가 하나도 없겠습니까?”.
言未畢,忽一人自外而入曰:
「帝、后休憂:
吾舉一人,可除國害。」
말이 끝나기 전에 문득 한 사람이 밖에서 들어와 말하였다.
“황제 폐하, 황후 마마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한 사람을 천거하오니, 나라의 해악을 제거할 수 있겠습니다.”
帝視之,乃伏皇后之父伏完也。
황제가 보니 복황후의 아버지인 복완이었다.
帝掩淚問曰:
「皇丈亦知操賊之專橫乎?」
황제가 눈물을 거두고 물었다.
“皇丈께서도 조조의 專橫을 아시오?”
完曰:
「許田射鹿之事,誰不見之?
但滿朝之中,非操宗族,則其門下。
若非國戚,誰肯盡忠討賊?
老臣無權,難行此事。
車騎將軍 國舅董承可託也。」
복완이 말하였다.
“허전에서 사슴을 쏜 일을 누가 보지 않았겠습니까?
다만 조정에 가득히 조조의 종족 아니면 그의 門下입니다.
황실 친척이 아니면 누가 충성을 다해 역적을 치겠습니까?
이 늙은 신하는 권한이 없어 이 일을 하기 어렵습니다.
거기장군 국구 동승이야말로 맡길 만합니다.”
帝曰:
「董國舅多赴國難,朕躬素知;
可宣入內,共議大事。」
황제가 말하였다.
“동국구가 여러 차례 국난에 힘써왔음을 짐이 평소에 알고 있었소.
들어오게 해서 대사를 함께 의논해야겠소.”
完曰:
「陛下左右皆操賊心腹,倘事機泄漏,為禍不淺 。」
복완이 말하였다.
“폐하 좌우에 모두 操賊心腹이라, 혹시 事機泄漏이면 재앙이 얕지 않을 터입니다.”
帝曰:
「然則奈何?」
황제가 말하였다.
“그러면 어찌하오?”
完曰:
「臣有一計,陛下可製衣一領,取玉帶一條,密賜董承;
卻於帶襯內縫一密詔以賜之,令到家見詔,可以晝夜畫策;
神鬼不覺矣。」
복완이 말하였다.
“저에게 한 계책이 있는데, 폐하께서 옷 한 벌과 옥대 一條를 지으셔서 몰래 동승에게 내리소서.
옥대 속에 밀조를 숨겨 꿰매서 주고 집에 돌아가서 조서를 보게 하면, 주야로 畫策하여도 귀신조차 모를 터입니다.”
帝然之,伏完辭出。
황제가 그렇다고 여기고, 복완은 작별하고 나갔다.
帝乃自作一密詔,咬破指尖,以血寫之,暗令伏皇后縫於玉帶紫錦襯內.
황제가 스스로 밀조를 짓되 손가락을 깨물어서 그 피로 글을 쓰고, 몰래 복황후에게 주어 옥대의 자주색 비단 안감 속에 꿰매게 하였다.
卻自穿錦袍,自繫此帶,令內史宣董承入。
스스로 비단 도포를 입고 그 옥대를 매고서, 내사에게 명하여 동승을 들게 하였다.
承見帝禮畢,帝曰:
「朕夜來與后說霸河之苦,念國舅大功,故特宣入慰勞。」
동승이 황제를 뵙고 인사를 마치자 황제가 말하였다.
“짐이 밤새 황후와 함께 패하에서 겪은 고초(이각 곽사의 난)를 이야기하며 국구의 큰 공을 생각하고 특별히 위로하려 들게 했소.”
承頓首謝。
동승이 머리를 조아려서 사례하였다.
帝引承出殿,到太廟,轉上功臣閣內。
황제가 동승을 이끌고 전각을 나가서 태묘에 이르러 功臣閣 안으로 올라갔다.
帝焚香禮畢,引承觀畫像。
황제가 焚香禮를 마치고 동승을 이끌고 (공신의) 초상화를 살펴본다.。
中間畫漢高祖容像.
중간에 한나라 고조의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帝曰:
「吾高祖皇帝起身何地 如何創業?」
황제가 말하였다.
“우리 고조 황제께서 어디서 몸을 일으켜 어떻게 창업하셨는지 아시오?”
承大驚曰:
「陛下戲臣耳。
聖祖之事,何為不知?
高皇帝起自泗上亭長,提三尺劍,斬蛇起義,縱橫四海,三載亡秦,五年滅楚,遂有天下,立萬世之基業。」
동승이 깜짝 놀라 말하였다.
“폐하께서 저를 놀리십니다.
성조의 일을 어찌 모르시겠습니까?
고황제께서 泗上亭長으로부터 몸을 일으켜서 삼척검을 들어 뱀을 베고 의병을 일으켜서, 사해를 종횡하여 3년 만에 진나라를 멸망시키고 5년 만에 초나라를 멸하셔서 마침내 천하를 얻으시고 만세의 기업을 세우셨습니다.”
帝曰:
「祖宗如此英雄,子孫如此懦弱,豈不可歎!」
황제가 말하였다.
“조종께서 이토록 영웅이신데 자손이 이렇게 나약하니 어찌 탄식하지 않겠소!”
因指左右二輔之像曰:
「此二人非留侯張良、酇侯蕭何耶?」
좌우 두 측근의 초상화를 가리키며 말하였다.
“이 두 사람은 유후 장량과 찬후 소하가 아니오?”
承曰:
「然也。
高祖開基創業,實賴二人之力。」
동승이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고조께서 기틀을 열고 창업하심에 실로 두 사람의 힘을 입었습니다.”
帝回顧左右較遠,乃密謂承曰:
「卿亦當如此二人立於朕側。」
황제가 돌아보니 좌우가 조금 멀어졌으므로 은밀히 동승에게 말하였다.
“그대도 이 두 사람처럼 내 옆에 서야 할 것이오.”
承曰:
「臣無寸功,何以當此?」
동승이 말하였다.
“臣無寸功인데 무엇으로 그것을 감당하겠습니까?”
帝曰:
「朕想卿西都救駕之功,未嘗少忘,無可為賜。」
황제가 말하였다.
“나는 그대가 서도에서 나를 구한 공을 생각하고 조금도 잊은 적이 없으나 줄 것이 없구려.”
因指所著袍帶曰:
「卿當衣朕此袍,繫朕此帶,常如在朕左右也。」
인하여 입고 있는 도포와 띠를 가리키며 말하였다.
“경은 짐의 이 도포를 입고 짐의 이 옥대를 두르고 항상 짐 가까이 있다고 여기시오.”
承頓首謝。
동승이 머리를 조아려 사례하였다.
帝解袍帶賜承,密語曰:
「卿歸可細視之,勿負朕意。」
황제가 도포와 옥대를 벗어서 동승에게 주며 몰래 말하였다.
“그대는 돌아가서 이것을 세밀히 살펴서 짐의 뜻을 저버리지 마오.”
承會意,穿袍繫帶,辭帝下閣。
동승이 알아채고 도포를 입고 옥대를 두르고 황제를 작별하고 공신각을 내려갔다.
早有人報知曹操曰:
「帝與董承登功臣閣說話。」
어느새 누군가 조조에게 알렸다.
“황제와 동승이 공신각에 올라가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操即入朝來看。
조조가 보려 하여 즉시 入朝하였다.
董承出閣,纔過宮門,恰遇操來.
동승이 공신각을 나와서 막 宮門을 지나다가, 마침 조조가 옴과 마주쳤다.
急無躲避處,只得立於路側施禮。
급히 피할 데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길가에서 예를 표하였다.
操問曰:
「國舅何來?」
조조가 물었다.
“국구께서 어찌 오셨소?”
承曰:
「適蒙天子宣召,賜以錦袍玉帶。」
동승이 말하였다.
“마침 천자께서 부르셔서 금포와 옥대를 내리셨소.”
操問曰:
「何故見賜?」
조조가 물었다.
“무슨 까닭으로 하사를 받으셨소?”
承曰:
「因念某舊日西都救駕之功,故有此賜。」
동승이 말하였다.
“제가 예전에 서도에서 천자를 구한 공을 생각하셔서 이렇게 하사하셨소.”
操曰:
「解帶我看。」
조조가 말하였다.
“옥대를 풀어서 나에게 보여주시오.”
承心知衣帶中必有密詔,恐操看破,遲延不解。
동승이 마음속으로 옷과 띠 속에 틀림없이 밀조가 있을 터임을 알고, 조조가 간파할까 두려워 미적거리며 옥대를 풀지 않았다.
操叱左右:
「急解下來!」
조조가 좌우에 소리쳤다.
“어서 풀어 가져오너라!”
看了半晌,笑曰:
「果然是條好玉帶!
再脫下錦袍來借看。」
옥대를 한참 살피고서 웃으며 말하였다.
“과연 좋은 옥대로군요!
금포도 벗어서 보게 해 주시오.”
承心中畏懼,不敢不從,遂脫袍獻上。
동승이 속으로 무섭고 두려워서 거부하지 못하고 마침내 도포를 벗어서 바쳤다.
操親自以手提起,對日影中細細詳看。
조조가 스스로 손으로 집어 들고 햇빛에 비춰가며 세세히 살폈다.
看畢, 自己穿在身上,繫了玉帶,回顧左右曰:
「長短如何?」
살피기를 끝내자, 자신의 몸에 입고 옥대를 두르고 좌우를 돌아보며 말하였다,
“옷의 길이가 어떤가?”
左右稱美.
좌우에서 잘 맞는다고 칭송하였다.
操謂承曰:
「國舅即以此袍帶轉賜與吾,何如?」
조조가 동승에게 말하였다.
“국구께서 이 도포와 옥대를 내게 주시면 어떻겠소?”
承告曰:
「君恩所賜,不敢轉贈;容某別製奉獻。」
동승이 고하였다.
“임금이 은혜로 내린 물건을 감히 남에게 줄 수 없소.
제가 따로 만들어 올리게 해주시오.”
操曰:
「國舅受此衣帶,莫非其中有謀乎?」
조조가 말하였다.
“국구께서 이렇게 도포와 옥대를 받으니, 그 속에 음모가 있지는 않겠지요?”
承驚曰:
「某焉敢?
丞相如要,便當留下。」
동승이 말하였다.
“제가 어찌 감히?
승상께서 필요하시면 바로 가지시오.”
操曰:
「公受君賜,吾何相奪?
聊為戲耳。」
조조가 말하였다.
“그대가 임금께 받았는데 내가 어찌 빼앗겠소?
잠시 희롱했을 뿐이오.”
遂脫袍帶還承。
마침내 도포와 옥대를 벗어 동승에게 돌려주었다.
承辭操歸家,至夜獨坐書院中,將袍仔細反覆看了,並無一物。
동승이 조조와 작별하고 귀가해서 밤이 되도록 홀로 서원에 앉아서 도포를 자세히 거듭 살펴보았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承思曰:
「天子賜我袍帶,命我細觀,必非無意;今不見其蹤跡,何也?」
동승이 생각하였다.
‘천자께서 도포와 옥대를 주시고 자세히 살피게 하셨으니 분명 뜻이 없지 않을 텐데, 지금 종적을 보지 못하니 무슨 까닭인가?’
隨又取玉帶檢看,乃白玉玲瓏,碾成小龍穿花,背用紫綿為襯,縫綴端整,亦並無一物。
이어서 또 옥대를 가져다 살펴보는데, 백옥이 영롱하고 작은 용을 조각하고 꽃을 새기고 뒷면에는 자주 비단을 안감으로 하여 끝을 가지런히 바느질했는데 역시 아무것도 없었다.
承心疑,放於桌上,反覆尋之。
동승이 속으로 이상해서 탁상에 올려놓고 거듭 찾아보았다.
良久,倦甚。
한참 지나자 아주 지쳤다.
正欲伏几而寢,忽然燈花落於帶上,燒著背襯。
막 책상에 엎드려 자려는데 갑자기 촛불 불꽃이 옥대에 떨어져서 안감을 태웠다.
承驚拭之,已燒破一處,微露素絹,隱見血跡。
동승이 놀라서 털어냈지만, 이미 한 곳은 불타 떨어져서 하얀 비단이 조금 노출되어, 은은하게 핏자국도 드러났다.
急取刀拆開視之,乃天子手書血字密詔也。
급히 칼로 뜯어 열어보니 바로 천자가 손으로 쓴 血字密詔이었다.
詔曰:
<朕聞人倫之大,父子為先;尊卑之殊,君臣為重。
近日操賊弄權,欺壓君父;結連黨伍,敗壞朝綱.
敕賞封罰,不由朕主。
朕夙夜憂思,恐天下將危。
卿乃國之大臣,朕之至戚,當念高帝創業之艱難,糾合忠義兩全之烈士,殄滅奸黨,復安社稷,祖宗幸甚!
破指灑血,書詔付卿,再四慎之,勿負朕意!
建安四年春三月詔。>
조서에 일렀다.
<짐이 들으니, 인륜의 큼은 父子를 우선하고, 존비의 다름은 군신을 중하게 여긴다고 하였다. 근일에 조조 도적이 권력을 농단하고 임금을 속이고 억압하며, 도당과 연결하여 조정의 기강을 무너뜨렸다.
조칙과 포상, 봉작, 형벌이 짐의 주장을 말미암지 않았다.
朕이 밤낮으로 걱정함은 천하가 장차 위태로울까 염려함이다.
경은 곧 나라의 큰 신하이고 짐의 至近한 인척이니, 마땅히 高帝가 창업할 때의 어려움을 생각하여 충의 둘을 완전히 갖춘 열사를 규합하여, 간사한 무리를 없애고 다시 사직을 편안하게 하면, 조종에 매우 다행이겠다!
손가락을 터트려 피를 내어 조칙을 써서 경에게 주니 두 번, 네 번 삼가하되 짐의 뜻을 저버리지 말라!
건안 사년 봄 삼월 詔>
董承覽畢,涕淚交流,一夜寢不能寐。
동승이 읽기를 마치고 눈물을 흘리며 밤새도록 잠자려 해도 잠들 수 없었다.
晨起,復至書院中,將詔再三觀看,無計可施。
새벽에 일어나 다시 서원에 이르러 조서를 가지고 두 번 세 번을 보아도 시행할만한 계책이 없었다.
乃放詔於几上,沈思滅操之計。
이에 조서를 几案 위에 놓아두고 滅操之計를 깊이 생각하였다.
忖量未定,隱幾而臥。
깊이 생각하여도 정하지 못하고 几案에 기대어 누웠다.
忽侍郎王子服至。
문득 시랑 왕자복이 왔다.
門吏知子服與董承交厚,不敢攔阻,竟入書院.
문지기가 왕자복과 동승의 사귐이 두터움을 알고 감히 막지 못하여 마침내 서원에 들어왔다.。
見承伏不醒,袖底壓著素絹,微露「朕」字。
동승이 엎드려 깨지 않음을 보았는데 소매 밑에 눌린 흰 비단에 <朕>자가 조금 드러났다.
子服疑之,默取看畢, 藏於袖中,呼承曰:
「國舅好自在!
虧你如何睡得著!」
왕자복이 의아하게 여겨 말없이 가져다 보고 나서 소매 속에 감추고 동승을 불렀다.
“국구는 아주 편안하시오!
어찌하여 이렇게 잠잘 수 있소!”
承驚覺,不見詔書,魂不附體,手腳慌亂。
동승이 놀라 깼는데 조서가 보이지 않자, 혼이 몸에 붙어있지 않고, 손과 다리가 다급하고 어지러웠다.
子服曰:
「汝欲殺曹公!
吾當出首。」
왕자복이 말하였다.
“네가 조공을 죽이려 하는구나!
내가 마땅히 고발하겠다.”
承泣告曰:
「若兄如此,漢室休矣!」
동승이 울면서 말하였다.
“만약 형이 그렇게 하면 漢室은 끝장일 터이오!”
子服曰:
「吾戲耳 。
吾祖宗世食漢祿,豈無忠心?
願助兄一臂之力,共誅國賊。」
왕자복이 말하였다.
“제가 농담하였을 뿐입니다.
우리의 조상들이 대대로 한나라의 녹을 먹었는데 어찌 충성하는 마음이 없겠습니까?
형에게 一臂之力을 도와 함께 나라의 도적을 죽이기를 원합니다.”
承曰:
「兄有此心,國之大幸。」
동승이 말하였다.
“형에게 그런 마음이 있으니 나라의 큰 행운입니다.”
子服曰:
「當於密室同立義狀,各捨三族,以報漢君。」
왕자복이 말하였다.
“밀실에서 충의의 서약서를 작성하고 각기 삼족을 버리어 漢君에게 보은함이 마땅합니다.”
承大喜,取白絹一幅,先書名畫字。
동승이 크게 기뻐하면서 흰 비단 한 폭을 취하여 먼저 書名畫字하였다.
子服亦即書名畫字。
왕자복이 또한 곧 書名畫字하였다.
書畢,子服曰:
「將軍吳子蘭,與吾至厚,可與同謀。」
쓰기를 마치자, 왕자복이 말하였다.
“장군 오자란과 내가 교분이 지극히 두터우니 함께 도모할 만합니다.”
承曰:
「 滿朝大臣,惟有長水校尉種輯、議郎吳碩是吾心腹,必能與我同事。」
동승이 말하였다.
“조정에 가득한 대신 가운데 오직 長水校尉 種輯, 議郎 吳碩이 있어 나의 심복이니 반드시 우리와 함께 일할 수 있을 터입니다.”
正商議間,家僮入報種輯、吳碩來探。
상의하는 사이에, 가동이 들어와 종집과 오석이 방문하였다고 보고하였다.
承曰:
「此天助我也!」
동승이 말하였다.
“이것은 하늘이 우리를 도움이오!”
教子服暫避於屏後。
왕자복으로 하여금 잠시 병풍 뒤에 피하게 하였다.
承接二人入書院。
동승이 두 사람을 영접하여 서원에 들어갔다.
坐定,茶畢。
좌정하여, 차 마시기를 마쳤다.
輯曰:
「許田射獵之事,君亦懷恨乎?」
종집이 말하였다.
“허전의 射獵之事에 대해 그대 역시 한탄합니까?”
承曰:
「雖懷恨,無可奈何。」
동승이 말하였다.
“비록 한을 품을지라도 어찌할 수 없습니다.”
碩曰:
「吾誓殺此賊,恨無助我者耳!」
오석이 말하였다.
“내가 맹세코 이 도적을 죽이려 하나, 나를 도와줄 자가 없음을 한할 뿐입니다.”
輯曰:
「為國除害,雖死無怨。」
종집이 말하였다.
“나라를 위해 해로움를 없애는데 비록 죽더라도 원망이 없을 터이오.”
王子服從屏後 出曰:
「汝二人慾殺曹丞相!
我當出首,董國舅便是証見。」
왕자복이 병풍 뒤에서 나와 말하였다.
“너희 두 사람이 조승상을 죽이려하는구나!
내가 마땅히 고발할 것이니 동국구는 곧 증명해 주시오.”
種輯怒曰:
「忠臣不怕死,吾等死做漢鬼,強似你阿附國賊!」
종집이 노하여 말하였다.
“충신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니 우리가 죽어서 한나라 귀신이 될지언정, 굳이 너처럼 나라의 도적에게 아부하겠느냐!”
承笑曰:
「吾等正為此事,欲見二公。
王侍郎之言乃戲耳。」
동승이 웃으며 말하였다.
“우리는 이 일을 위하여 두 분을 뵙고자 하던 차입니다.
왕시랑의 말은 농담일 뿐입니다.”
便於袖中取出詔來與二人看。
곧 소매 안에서 조칙을 꺼내 두 사람에게 보여주었다.
二人讀詔,揮淚不止。
두 사람이 조서를 읽고 눈물을 흘려 그치지 않았다.
承遂請書名。
동승이 마침내 서명을 청하였다.
子服曰:
「二公在此少待,吾去請吳子蘭來。」
왕자복이 말하였다.
“두 분이 여기에서 조금 기다리시면 내가 가서 오자란을 청해 오겠습니다.”
子服去不多時,即同子蘭至,與眾相見,亦書名畢。
왕자복이 간 지 오래되지 않아 오자란과 같이 와서 사람들과 보고 또한 서명을 마친다.
承邀於後堂會飲。
동승이 후당으로 맞아들여 모여서 술을 마셨다.
忽報西涼太守馬騰相探。
갑자기 서량태수 마등이 방문하였다고 보고하였다.
承曰:
「只推我病,不能接見。」
동승이 말하였다.
“내게 병이 있다고 핑계하고 접견할 수 없다고 해라.”
門吏回報。
문지기가 돌아가 알렸다.
騰大怒曰:
「我夜來在東華門外,親見他錦袍玉帶而出,何故推病耶!
吾非無事而來,奈何拒我!」
마등이 크게 노하여 말하였다.
“내가 밤에 동화문 밖에 온 것은 금포와 옥대를 직접 보고 나가려 함인데 무슨 이유로 병을 핑계하는가!
내가 일이 없어 옴이 아닌데 어찌하여 나를 막는가!”
門吏入報,備言騰怒。
문지기가 들어가서 마등이 노하였음을 자세히 보고하였다.
承起曰:
「諸公少待,暫容承出。」
동승이 일어나서 말하였다.
“여러분은 조금 기다리시오. 잠시 나가보려 합니다.”
隨即出廳延接。
곧 대청으로 나가 영접하였다.
禮畢,坐定。
예를 마치고 자리에 앉았다.
騰曰:
「騰入覲將還,故來相辭,何見拒也?」
마등이 말하였다.
“제가 들어가서 뵙고 돌아가려고, 와서 인사하려는데 어찌 만나기를 거절합니까?”
承曰:
「賤軀暴疾,有失迎候,罪甚 。」
동승이 말하였다.
“천한 몸이 병이 들어 나가서 영접하지 못하였으니 죄가 큽니다.”
騰曰:
「面帶春色,未見病容。」
마등이 말하였다.
“얼굴이 봄기운을 띠어 병든 얼굴로 보이지 않습니다.”
承無言可答。
동승이 답할 만한 말이 없다.
騰拂袖便起,嗟歎下階曰:
「皆非救國之人也!」
마등이 소매를 떨치고 일어나 탄식하고, 계단을 내려가며 말하였다.
“모두 나라를 구하려는 사람이 아니구나!”
承感其言,挽留之,問曰:
「公謂何人非救國之人?」
동승이 그 말에 감동하여 만류하면서 물었다.
“공은 누구를 일러서 나라를 구할 사람이 아니라고 합니까?”
騰曰:
「許田射獵之事,吾尚氣滿胸膛;
公乃國之至戚,猶自滯於酒色,而不思討賊,安得為皇家救難扶災之人乎!」
마등이 말하였다.
“허전에서 사냥한 일 때문에 아직도 울화가 가슴에 가득합니다.
공은 國之至戚으로 오히려 스스로 주색에 빠져서, 討賊을 생각하지 않으니, 어찌 황실을 위하여 환난을 구하고 재앙을 막는 사람이라 하리오!”
承恐其詐,佯驚曰:
「曹丞相乃國之大臣,朝廷所倚賴,公何出此言?」
동승은 그가 속일까 두려워 놀라는 척하며 말하였다.
“조승상은 나라의 대신으로 조정이 기대고 의지하는 바인데, 공은 어찌하여 이런 말을 합니까?”
騰大怒曰:
「汝尚以曹賊為好人耶?」
마등이 크게 노하여 말하였다.
“너희들은 오히려 조조 역적을 좋은 사람이라 여기는가?”
承曰:
「耳目甚近,請公低聲。」
동승이 말하였다.
“이목이 매우 가까우니 공은 소리를 낮추십시오.”
騰曰:
「貪生怕死之徒,不足以論大事!」
마등이 말하였다.
“삶을 탐하고 죽음을 두려워하는 무리와 대사를 논할 가치가 없소!”
說罷,又欲起身。
말을 마치고는 몸을 일으키려 하였다.
承知騰忠義,乃曰:
「公且息怒。
某請公看一物。」
동승이 마등의 충의를 알고 말하였다.
“공은 잠시 노여움을 거두시오.
청컨대 한 가지 물건을 보십시오.”
遂邀騰入書院,取詔示之。
마침내 마등을 맞아 서원에 들어가 조서를 가져다 보여주었다.
騰讀畢,毛髮倒豎,咬齒嚼脣,滿口流血。
마등이 읽기를 마치니 머리카락이 거꾸로 서고, 이를 갈며 입술을 깨물어 흐르는 피가 입에 가득하다.
謂承曰:
「公若有舉動,吾即統西涼兵為外應。」
동승에게 말하였다.
“공에게 만약 거동이 있으면 나는 곧 西涼兵을 거느리고 外應하겠습니다.”
承請騰與諸公相見,取出義狀,教騰書名。
동승이 마등에게 청하여 사람들을 만나게 하고, 義狀을 가져와서 마등이 서명하게 하였다.
騰乃取酒歃血為盟曰:
「吾等誓死不負所約!」
마등이 술을 가져다 피를 타서 맹세하여 말하였다.
“우리는 죽어도 약속한 바를 저버리지 않겠다고 맹세하오!”
指坐上五人言曰:
「若得十人,大事諧矣。」
좌상의 다섯 사람을 가리키며 말하였다.
“만약 10명을 얻으면 대사가 순조롭겠습니다.”
承曰:
「忠義之士,不可多得。
若所與非人,則反相害矣。」
동승이 말하였다.
“충의의 선비는 많이 얻을 수 없습니다.
만약 옳지 않은 사람과 함께하면 도리어 해치게 됩니다.”
騰教取鴛行鷺序薄來檢看。
마등이 조정 관리의 서열을 적은 장부를 가져오게 하여 살펴보았다.
檢到劉氏宗族,乃拍手言曰:
「何不共此人商議?」
점검하여 유씨 종족에게 이르렀는데 곧 박수치며 말하였다.
“어찌 이 사람과 함께 상의하지 않는가?”
眾皆問何人。
사람들이 모두 누구인지 물었다.
馬騰不慌不忙,說出那人來。
마등이 침착하게 이 사람이 올 터이라 말하였다.
正是:
本因國舅承明詔,又見宗潢佐漢朝。
바로 이러하다.
“본래 국구 동승이 조서을 받았는데, 또 종실이 한나라 조정을 도움을 보는구나.”
畢竟馬騰之言如何,且聽下文分解。
끝내 마등의 말이 어떠할까? 아래 문장이 설명함을 또 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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