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子는 중국 춘추시대의 전략가로 본명이 孫武이며 자는 長卿으로 齊 출신이다.(기원전545년경~기원전470년경). 吳왕 闔廬 때 등용되어 伍子胥와 함께 楚를 무찔렀다. 孫子는 경칭이며 <손자병법> 13편을 지었으며 강태공의 六韜三略을 기초하여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孫子武者,齊人也。 孫子 武는 齊 사람이다. 以兵法見於吳王闔廬。 병법으로 吳왕 闔閭를 뵙게 되었다. 闔廬曰: 「子之十三篇,吾盡觀之矣,可以小試勒兵乎?」 합려가 말하였다. “그대의 13편을 내가 모두 읽어보았는데 조금이라도 군대를 지휘해 보일 수 있겠소?” 對曰: 「可。」 손무가 대답하였다. “가능합니다. ” 闔廬曰: 「可試以婦人乎?」 합려가 말하였다. “부녀자라도 시험해볼 수 있겠소?” 曰: 「可。」 손무가 대답하였다. “가능합니다. ” |
▶ 闔閭(합려, ? - 기원전 496년) : 춘추시대 吳의 제24대 임금이며, 제6대 왕으로, 휘는 光이다. 춘추5패의 한 사람으로 꼽기도 한다. 신하인 손무, 오자서 등의 도움을 받아 吳를 강국으로 성장시키고 패자를 꿈꾸었으나, 월왕 구천에게 패배하여, 부차에 복수를 맹세하게 하고 죽는다.
▶ 十三篇: 손자병법을 말한다. 춘추시대 오왕 합려를 섬기던 孫武가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전해지는 손자병법은 조조가 원본을 요약하고 해석을 붙인 魏武註孫子 13편으로 始計, 作戰, 謀攻, 軍形, 兵勢, 虛實, 軍爭, 九變, 行軍, 地形, 九地, 火攻, 用間으로 구성되어 있다.
▶ 小試: 조금 시험해보다.
▶ 勒兵:軍의 隊伍를 정돈하고 점검하다. 勒은 통솔의 의미.
於是許之,出宮中美女,得百八十人。
이에 허락하고 궁중의 미녀를 불러내니 180명이었다.
孫子分為二隊,以王之寵姬二人各為隊長,皆令持戟。
손자는 二隊로 나누어 오왕의 寵姬 두 사람을 각각 隊長으로 삼고, 모두에게 창을 들게 명령하였다.
令之曰:
「汝知而心與左右手背乎?」
명령하였다.
“너희들은 심장과 좌우의 손과 등을 알고 있는가?”
婦人曰:
「知之。」
여인들이 대답하였다.
“압니다.”
孫子曰:
「前,則視心;左,視左手;
右,視右手;後,即視背。」
손자가 말하였다.
“앞이라고 하면 가슴을 보고, 좌라고 하면 왼쪽 손을 보고
우라고 하면 오른쪽 손을 보고 뒤라고 하면 등을 보아라. ”
婦人曰:
「諾。」
여인들이 말하였다.
“예.”
約束既布,乃設鈇鉞,即三令五申之。
이렇게 號令을 알리고 작두와 큰 도끼를 설치하고 몇 번이고 되풀이하여 명령하였다.
於是鼓之右,婦人大笑。
이에 북을 치며 ‘우’하고 구령을 하자 여인들은 크게 웃었다.
孫子曰:
「約束不明,申令不熟,將之罪也。」
손자가 말하였다.
“號令이 분명하지 못하고 명령이 익숙하지 못함은 장수의 잘못이다. ”
復三令五申而鼓之左,婦人復大笑。
다시 몇 번 되풀이 하여 명령하고 북을 울리고 “좌”라고 호령하였으나, 여인들은 다시 크게 웃어대었다.
▶ 寵姬: 총애를 받는 아름다운 여자. 여기서는 왕의 후궁.
▶ 戟: 창. 갈래진 창.
▶ 約束: 號令, 규정.
▶ 設鈇鉞: 형벌을 주기위해 설치한 도구. 鈇는 작두, 鉞은 큰 도끼.
▶ 三令五申: 여러 번 명령하다. 몇 번이고 되풀이하여 경고하다. 三, 五는 虛數. 申은 거듭 ‘신’.
▶ 申令: 명령을 내리다. 구령을 하다. 申은 알리다의 의미.
孫子曰:
「約束不明,申令不熟,將之罪也;
既已明而不如法者,吏士之罪也。」
손자는 말하였다.
“號令이 분명치 못하고 구령이 숙달되지 않음은 장수의 잘못이지만, 군령이 분명한데도 본보기대로 따르지 않음은 隊長의 잘못이다. ”
乃欲斬左右隊長。
그러고는 좌우의 隊長을 참수하려고 하였다.
吳王從臺上觀,見且斬愛姬,大駭。
오왕이 臺에서 관람하다가 愛姬들을 곧 참수함에 매우 놀랐다.
趣使使下令曰:
「寡人已知將軍能用兵矣。
寡人非此二姬,食不甘味,願勿斬也。」
황급히 전령을 보내 명령을 내렸다.
“과인은 이미 장군의 용병에 능함을 알았소.
과인은 그 두 후궁이 아니면 밥을 먹어도 맛을 알 수 없으니 참하지 말기를 바라오. ”
孫子曰:
「臣既已受命為將,將在軍,君命有所不受。」
손자가 말하였다.
“신은 이미 君命을 받아 장수가 되었습니다. 장수가 군영에 있을 때는 君命에도 받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
遂斬隊長二人以徇。
마침내 隊長을 참하여 대중에게 본보기로 보였다.
用其次為隊長,於是復鼓之。
그 다음으로 총애하는 후궁을 대장으로 삼고 다시 북을 울렸다.
婦人左右前後跪起皆中規矩繩墨,無敢出聲。
여인들은 ‘좌, 우, 전, 후, 꿇어앉아, 일어서’라는 구령에 법도대로 맞추고, 감히 소리를 내지 않았다.
▶ 吏士: 隊長을 말한다.
▶ 趣使使: 趣는 促과 통하여 ‘재촉하다’는 의미이며, 使使는 使者를 보내다. 使는 보낼 ‘시’.
▶ 徇: 대중에게 공개적으로 보이다.
1. 돌다, 순행하다(巡行--)
2. 좇다(남의 말이나 뜻을 따르다)(≒殉)
3. 따라 죽다
4. 주창하다
5. 거느리다, 복종시키다(服從---)
6. 지키다
7. 호령하다, 군령을 내리다
8. 영위하다, 경영하다(經營--)
9. 총명하다(聰明--), 영리하다
10. 빼앗다
11. 구하다(求--), 원하다(願--)
12. 빠르다
13. 자랑하다, 드러내 보이다
14. 두르다, 둘러싸다
15. 부리다
16. 두루, 널리
▶ 跪: 무릎을 꿇고 앉다.
▶ 規矩: 목수들이 선을 긋는 도구인 그림쇠와 굽은 자. 올바른 법도를 말한다.
▶ 繩墨: 먹줄과 먹, 법도라는 뜻으로 쓰인다.
於是孫子使使報王曰:
「兵既整齊,王可試下觀之,唯王所欲用之,雖赴水火猶可也。」
그러자 손자는 전령을 보내어 왕에게 보고하였다.
“군대가 整齊되었으니, 왕께서는 시험하고 보시면, 오직 왕께서 부리는 대로 비록 물불에 뛰어듦도 가능합니다. ”
吳王曰:
「將軍罷休就舍,寡人不願下觀。」
오왕이 말하였다.
“장군은 그만 숙사에서 쉬도록 하시오. 과인은 내려가서 보기를 원하지 않소. ”
孫子曰:
「王徒好其言,不能用其實。」
손자가 말하였다.
“왕은 병법의 이론을 좋아할 뿐, 그 실제를 운용할 수 없습니다.”
於是闔廬知孫子能用兵,卒以為將。
이에 합려는 손자가 용병에 뛰어남을 인정하고, 마침내 장군으로 삼았다.
西破彊楚,入郢,北威齊晉,顯名諸侯,孫子與有力焉。
吳는 서쪽으로 楚를 격파하고 郢에 입성하였으며, 북쪽으로는 齊와 晉 을 위협하여 제후들에 명성을 떨쳤으니, 손자가 참여한 덕분이었다.
▶ 整齊: 질서정연하다.
▶ 徒: 다만.
▶ 郢: 춘추전국시대 楚의 수도.
▶ 與: 參與
孫武既死,後百餘歲有孫臏。
孫武가 죽고 난 후 백여 년에 孫臏이 있었다.
臏生阿鄄之閒,臏亦孫武之後世子孫也。
손빈은 齊의 阿와 鄄 부근에서 태어났는데, 손빈 역시 손무의 후손이다.
孫臏嘗與龐涓俱學兵法。
손빈은 일찍이 龐涓과 함께 병법을 배웠다.
龐涓既事魏,得為惠王將軍,而自以為能不及孫臏,乃陰使召孫臏。
방연은 魏를 섬겨서 惠王의 장군이 됨에, 스스로 재능이 손빈에 못 미친다고 생각하였으므로, 은밀히 사람을 보내 손빈을 불렀다.
臏至,龐涓恐其賢於己,疾之,則以法刑斷其兩足而黥之,欲隱勿見。
손빈이 오자, 방연은 그가 자신보다 뛰어난 재능을 보일까 두려워하여 그를 미워하였고, 법을 적용하여 두 발를 끊고 墨刑을 가함으로써, 손빈이 은거하며 보이지 않기를 원하였다.
▶ 龐涓(? ~기원전342년) : 전국시대 魏의 장수이다. 귀곡산장에 은거한 鬼谷子에게서 손빈과 같이 수학하였다. 손빈의 재능을 질투한 방연은 손빈이 자신의 앞길에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출세하여 魏의 대장군이 되었고, 손빈이 魏에 등용되자, 손빈을 齊의 간첩으로 무고하여 손빈의 무릎 연골을 손상시켜 다리를 못 쓰게 하는 빈형을 받게 하여 손빈에게 해를 가하였다.
▶ 魏惠王(기원전400년~기원전334년) : 전국시대 魏의 제3대 군주로 惠成王으로 불리기도 한다. 맹자에서는 梁惠王으로 기록되었고, 장자에는 文惠君으로 기록되어 있다. 성은 姬. 씨는 魏. 휘는 罃이다.
▶ 能不及: 재능만 못하다. 能은 才能.
▶ 陰: 은밀히. 비밀리.
▶ 疾: 질투하다. 시기하다.
▶ 法刑: 죄를 뒤집어씌워 처형하다.
▶ 黥(경): 墨刑. 이마에 죄인이라는 표시를 먹실로 새기는 고대 형벌.
▶ 見: =現. 나타나다. 드러내다.
齊使者如梁,孫臏以刑徒陰見,說齊使。
齊의 使者가 大梁으로 오자, 손빈은 죄수이므로 몰래 만나 齊의 使者를 설득하였다.
齊使以為奇,竊載與之齊。
齊의 사자는 비범하다고 여기고, 몰래 수레에 태워 함께 齊로 갔다.
齊將田忌善而客待之。
齊의 장군 田忌가 재능을 알아주어 손빈을 빈객으로 대우하였다.
忌數與齊諸公子馳逐重射。
전기는 자주 齊의 공자들과 거금을 걸고 경마 도박을 벌였다.
孫子見其馬足不甚相遠,馬有上、中、下、輩。
손빈은 말의 속도에는 별 차이가 없으나, 말에는 상·중·하의 등급이 있음을 알았다.
▶ 如梁: 如는 이르다. 梁은 전국시대 魏의 수도이며 魏의 별칭으로도 불리었다.
▶ 刑徒: 벌을 받는 무리. 죄수.
▶ 說: 설득하다. 달래다.
▶ 奇: 뛰어나다. 기이하다.
▶ 竊: 남몰래. 비밀리.
▶ 田忌: 전국시대 齊의 장군. 자국의 승상이었던 鄒忌와 권력을 다투었고 魏의 장수인 龐涓의 공격으로 몇 차례 패했으며, 魏에 사신을 갔다가 齊軍로 활약하게 되는 손빈을 구출하고 그를 왕에게 천거하였다.
▶ 善: (남의 재능을) 알아주다.
▶ 客待之: 賓客으로 대우하다.
▶ 數: 자주.
▶ 諸公子: 귀족의 자제.
▶ 馳逐: 기마 경기. 競馬를 말한다.
▶ 重射: 도박에 큰돈을 걸다. 재물을 많이 걸고 승부를 겨룸.
▶ 馬足: 말의 속도.
於是孫子謂田忌曰:
「君弟重射,臣能令君勝。」
이에 손빈은 전기에게 말하였다.
“장군은 얼마든지 큰돈을 거십시오. 제가 장군을 이기도록 할 수 있습니다. ”
田忌信然之,與王及諸公子逐射千金。
전기는 그 말이 미더워서, 齊왕과 공자들과 함께 경마에 千金을 걸었다.
及臨質,孫子曰:
「今以君之下駟與彼上駟,取君上駟與彼中駟,取君中駟與彼下駟。」
경기가 시작되려 하자 손빈이 말하였다.
“지금 장군의 하급 말을 상대의 상급 말, 상급 말을 상대의 중급 말, 중급 말을 상대의 하급 말과 겨루게 하십시오. ”
既馳三輩畢,而田忌一不勝而再勝,卒得王千金。
세 등급 말의 시합이 끝나고, 전기는 2승 1패로 이겨, 결국 왕에게서 천금을 얻었다.
於是忌進孫子於威王。
그리하여 전기는 孫子를 齊위왕에게 천거하였다.
威王問兵法,遂以為師。
위왕이 병법을 물어보고 軍師로 삼았다.
▶ 弟: 단지. 얼마든지. 허사 第 참조
▶ 臨質: 경기에 임하다.
▶ 齊威王(? ~기원전320년) : 전국시대 齊의 제4대 군주이며, 성은 嬀, 씨는 田, 휘는 因齊, 또는 嬰齊이다. 鄒忌를 재상, 田忌를 장군, 孫臏을 軍師에 기용하였다. 16년 魏軍을 桂陵에서 대패시켰다. 이어 馬陵전투에서 魏를 격파하고 魏의 태자 申을 포로로 잡았으며, 龐涓을 살해하였다.
※春秋時代 : 기원전770~403. 주나라의 동천 이후 秦의 중국 통일까지 시기를 부르는 춘추전국시대 전반기에 해당한다.
※春秋五覇 : 고대 춘추시대 제후간 회맹의 맹주를 가리킨다. 춘추시대의 5대 강국을 일컫기도 한다. 이들 패자는 모두 尊王攘夷를 내세웠다. 춘추오패는 齊의 환공, 晉의 문공, 楚장왕, 吳왕 합려, 越왕 구천을 가리키며, 기록에 따라서 秦목공, 宋양공 또는 吳왕 부차 등을 꼽는 경우가 있다.
※戰國時代 : 기원전403년부터 秦이 중국 통일을 달성한 기원전221년까지의 기간을 가리키며, 그 시기의 일이 주로 《戰國策》에 보이므로 전국시대라 불린다.
※戰國七雄 : 전국시대부터 秦의 시황제가 중국을 통일할 때까지 멸망하지 않고 살아남은 일곱 나라를 지칭한다. 전국시대에는 그 외에도 여러나라가 있었으나, 이들 일곱 나라가 가장 강력하였고 중국사에서 중요하게 취급된다. 秦, 韓, 魏, 趙, 燕, 齊, 楚.
其後魏伐趙,趙急,請救於齊。
그 후 魏가 趙를 공격하자 趙는 위급하여 齊에 구원을 청하였다.
齊威王欲將孫臏,臏辭謝曰:
「刑餘之人不可。」
齊위왕이 손빈을 장군으로 삼으려 하자 손빈은 사양하였다.
“죄를 진 사람이므로 장군이 될 수 없습니다. ”
於是乃以田忌為將,而孫子為師,居輜車中,坐為計謀。
이에 전기를 장군으로 삼고 손빈은 軍師로 삼으니, 손빈은 휘장을 친 수레 안에 앉아 계략을 짰다.
▶ 輜車: (군수품을 운반하는) 휘장을 두른 수레.
田忌欲引兵之趙,孫子曰:
「夫解雜亂紛糾者不控棬,救鬬者不搏撠,批亢擣虛,形格勢禁,則自為解耳。
今梁趙相攻,輕兵銳卒必竭於外,老弱罷於內。
君不若引兵疾走大梁,據其街路,衝其方虛,彼必釋趙而自救。
是我一舉解趙之圍而收獘於魏也。」
전기가 軍를 이끌고 趙로 가려 하자 손자가 말하였다.
“무릇 어지럽게 엉킨 실을 풀려면 주먹을 쥐어서는 안 되며,
싸우는 사람을 말리려면 치고 박고 해서는 안 되며,
맞서 싸울 때는 적의 허점을 쳐서, 형세를 저지하고 공격을 꺼리게 만들면 자연히 해결됩니다.
지금 梁과 趙가 서로 공격하므로, 정예병은 모두 외부로 나가서 없고, 노약자가 지쳐서 내부에 있습니다.
장군께선軍를 이끌고 대량으로 疾走하여 길목을 차지하고, 방비가 허술한 곳을 공격함이 낫습니다. 저들은 틀림없이 趙의 공격을 풀고 자기 나라를 구원할 터입니다.
우리는 一擧에 趙의 포위를 풀고 魏를 지치게 만듭니다.”
田忌從之,魏果去邯鄲,與齊戰於桂陵,大破梁軍。
전기가 손빈을 좇으니, 魏軍은 과연 趙의 邯鄲을 떠나 桂陵에서 齊軍과 교전하게 되니, 魏軍를 대파하였다.
▶ 雜亂紛糾: 두서가 없음. 紛糾는 일이 뒤얽혀 말썽이 많고 시끄러움.
▶ 控棬: 주먹을 쥐다。棬은 拳과 통하여 주먹.
▶ 搏撠: 치고 박다. 搏과 撠은 치다.
▶ 批亢搗虛: 적의 허를 찌름. 적의 요충지나 빈틈을 공격함. 批亢은 적의 요충지를 공격하다. 批는 擊.
▶ 形格勢禁: 적을 저지하여 원래의 계획을 꺼리게 하다. 格은 가로막다. 禁은 꺼리다. 망설이다.
▶ 輕兵銳卒: 가볍게 무장한 소수의 병력. 銳卒은 날쌔고 용감한 병사.
▶ 罷: 疲와 통하여 피로하다, 고달프다는 뜻.
▶ 大梁: 魏의 수도. 지금의 하남 개봉시.
▶ 收獘於魏: 魏軍의 힘을 지치게 하다. 獘는 弊와 통하여 지치게한다는 의미.
▶ 邯鄲: 趙의 수도. 지금의 하북성 한단시.
▶ 桂陵: 당시 魏의 땅으로 지금의 山東省荷擇縣.
後十三歲,魏與趙攻韓,韓告急於齊。
13년 뒤 魏는 趙와 더불어 韓을 공격하자, 韓은 위급함을 齊에 알렸다.
齊使田忌將而往,直走大梁。
齊는 전기를 將帥로 파견하니 곧장 魏의 大梁으로 진격하였다.
魏將龐涓聞之,去韓而歸,齊軍既已過而西矣。
魏의 장수 방연이 알고 韓을 떠나 귀국하였으나, 齊軍은 이미 국경을 넘어 서쪽으로 진격해 왔다.
孫子謂田忌曰:
「彼三晉之兵素悍勇而輕齊,齊號為怯,善戰者因其勢而利導之。
兵法,百里而趣利者蹶上將,五十里而趣利者軍半至。
使齊軍入魏地為十萬灶,明日為五萬灶,又明日為三萬灶。」
손빈이 전기에게 말하였다.
“저들 三晉의 軍은 원래 사납고 용맹스러우나, 齊를 경시하여 齊軍을 겁쟁이라고 부릅니다. 전쟁을 잘하는 사람은 형세를 잘 이용하여 이롭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병법에 이르기를, ‘백 리를 달려가서 이익을 재촉하면 上將軍을 잃고, 오십 리를 달려가서 이익을 재촉하면 軍의 절반만 목적지에 이른다.’라고 했습니다.
齊軍이 魏의 땅에 들어서면 병사들에게 아궁이를 10만개, 다음 날에는 5만 개, 그 다음 날에는 3만개를 만들게 하십시오. ”
▶ 三晉之兵: 魏軍. 三晉은 春秋時代 晉이 쇠약해지자 晉이 분리되어 성립한 韓・魏・趙의 세 나라이다. 이때부터 戰國時代가 시작되었다.
▶ 素:본래부터.
▶ 悍勇: 사납고 용맹스러움. 悍은 사나울 ‘한’.
▶ 因其勢: 주어진 형세. 객관적인 정세.
▶ 百里而趣利者蹶上將,五十里而趣利者軍半至: 백 리의 이익을 다투어 급히 행군하면 上將軍을 잃게 되고, 오십 리의 이익을 다투어 급히 행군하면 軍의 절반만 목적지에 이른다.
孫子兵法 軍爭에 나오는 말로
“갑옷을 말아 급히 달려가서 밤낮으로 머물지 않고 행군속도를 배가하여 백 리의 이익을 다투면, 세 장군이 사로잡히게 되고 굳센 자가 먼저 도착하고 피로한 자가 뒤에 도착하게 되니, 그 軍은 10분의 1만 도착한다. 50리를 달려가 이익을 다투면 上將軍이 쓰러지니 軍士가 반만 도착한다. (是故卷甲而趨,日夜不處,倍道兼行,百里而爭利,則擒三將軍,勁者先,疲者後,其法十一而至;五十里而爭利,則蹶上將軍,其法半至;”고 하였다. <孫子兵法 軍爭>
▶ 趣利: 이익을 위해 뛰어다니다.
▶ 蹶: 넘어지다. 쓰러지다.
▶ 灶: 아궁이. 병사들이 밥을 해 먹은 흔적을 말한다. 손빈의 계책을 減竈之計(감조지계: 아궁이를 줄여 적의 눈을 속인다)라 한다. 방연은 아궁이 수가 줄어듦을 보고 齊軍이 도망가서 아궁이 숫자가 점차 줄어든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龐涓行三日,大喜,曰:
「我固知齊軍怯,入吾地三日,士卒亡者過半矣。」
방연은 행군한 지 3일, 크게 기뻐하며 말하였다.
“나는 본래 齊軍이 겁쟁이임을 알고 있었지만, 우리 땅을 침입한 지 3일 에 병사 중 도망한 자가 절반을 넘었다. ”
乃棄其步軍,與其輕銳倍日并行逐之。
그리고 보병은 남겨두고 정예부대를 이끌고 이틀 길을 하루에 달려 齊軍를 추격하였다.
孫子度其行,暮當至馬陵。
손빈이 魏軍의 행진을 헤아려 보니, 저녁이면 마땅히 마릉에 도착할 터이었다.
馬陵道陜,而旁多阻隘,可伏兵,乃斫大樹白而書之曰
「龐涓死于此樹之下」。
마릉은 길이 좁고 옆에는 험한 지형이 많아서 복병하기에 알맞았다. 큰 나무를 자귀질하여 껍질을 벗겨내고 글을 썼다.
“방연이 이 나무 밑에서 죽음.”
於是令齊軍善射者萬弩,夾道而伏,期曰
「暮見火舉而俱發」。
이에 齊軍의 활 잘 쏘는 자 일만 명을 뽑아 길을 끼고 매복하고 기약하였다.
“저녁에 불을 드는 것이 보이면 일제히 활을 쏘아라. ”
▶ 亡: 달아나다. 도망가다.
▶ 輕銳: 정예 부대.
▶ 度其行: 움직임의 속도를 추측해 보다. 度은 추측하다.
▶ 倍日並行: 이틀 걸릴 길을 하루 만에 가다. 행군속도를 배가함.
▶ 馬陵: 魏의 땅으로 지금의 山東省鄄城縣. 마릉전투, 또는 마릉 馬陵大戰은 전국시대 중기에 일어났던 전투로, 전국시대의 대표적인 전투로 꼽힌다. 손빈과 방연의 대결로도 유명한 이 전투는, 전국시대 초기의 패권국이었던 위가 몰락하는 단초로 작용하였고, 제가 패권을 쥐며 전국시대의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된 전투이다.
▶ 阻隘: 험하고 좁음.
▶ 斫大樹白: 남의 껍질을 벗겨 하얗게 만듦. 斫은 砍(벨 감)과 같으며 ‘베다’.
▶ 善射者萬弩: 화살을 잘 쏘는 노수 일만 명. 弩手는 쇠뇌를 쏘는 軍.
龐涓果夜至斫木下,見白書,乃鉆火燭之。
방연은 과연 밤에 껍질이 벗겨진 나무 밑에 이르렀고, 흰 부분에 쓴 글을 발견하고, 곧 불을 켜서 횃불을 만들었다.
讀其書未畢,齊軍萬弩俱發,魏軍大亂相失。
글 읽기를 마치지 못하여, 齊軍이 1만 쇠뇌를 일제히 쏘니, 魏軍이 크게 어지러워 흩어졌다.
龐涓自知智窮兵敗,乃自剄,曰:
「遂成豎子之名!」
방연은 지혜는 궁하고 군사는 패하였음을 알고, 스스로 칼로 목을 찌르며 말하였다.
“결국 풋내기의 명성을 이루어 주는구나!”
齊因乘勝盡破其軍,虜魏太子申以歸。
齊軍는 승세를 타고 魏軍을 모조리 쳐부수고 魏太子 申을 포로로 잡아 귀국하였다.
孫臏以此名顯天下,世傳其兵法。
손빈은 이 승리로 이름이 천하에 알려졌고 세상에 그의 병법이 전한다.
▶ 鉆火: 불을 일으키다.
▶ 自剄: 칼로 자기 목을 찌르다. 자결하다.
▶ 豎子: 풋내기. 새파란 놈.
▶ 太子申: 위혜왕의 태자. 이름이 신이다. 마릉전투에서 魏태자 신이 상장군이었으며 방연을 장군으로 하였다.
吳起者,衛人也,好用兵。
吳起는 魏의 사람으로 용병을 좋아하였다.
嘗學於曾子,事魯君。
일찍이 曾子에게 배우고 魯君을 섬겼다.
齊人攻魯,魯欲將吳起,吳起取齊女為妻,而魯疑之。
齊가 魯를 공격하니 魯는 吳起를 장수로 삼으려 했으나, 오기는 齊 여인을 아내로 삼았으므로 魯는 그를 의심하였다.
吳起於是欲就名,遂殺其妻,以明不與齊也。
오기는 이에 명예를 얻으려고 자기 아내를 죽여, 齊와는 관계가 없음을 밝혔다.
魯卒以為將。
魯는 마침내 오기를 장군에 삼았다.
將而攻齊,大破之。
장군이 되어 齊를 공격하여 대파하였다.
▶ 曾子: 기원전505년~기원전435년. 전국시대의 儒家사상가이다. 이름은 參, 자는 子輿이며, 증자는 존칭이다. 공자의 만년의 제자로서 공자보다도 46세 연하이다.
▶ 取: =娶. 장가가다. 아내를 얻다.
魯人或惡吳起曰:
「起之為人,猜忍人也。
其少時,家累千金,游仕不遂,遂破其家,鄉黨笑之,吳起殺其謗己者三十餘人,而東出衛郭門。
與其母訣,齧臂而盟曰:
『起不為卿相,不復入衛。』
遂事曾子。
居頃之,其母死,起終不歸。
曾子薄之,而與起絕。
起乃之魯,學兵法以事魯君。
魯君疑之,起殺妻以求將。
夫魯小國,而有戰勝之名,則諸侯圖魯矣。
且魯衛兄弟之國也,而君用起,則是棄衛。」
魯의 사람이 오기를 비방하였다.
“오기는 시기하고 잔인한 사람이다.
젊었을 때 천금의 家産을 벼슬을 구하러 다니다가 이루지 못하고 탕진하니 마을 사람들이 비웃었다.
오기는 자신을 비방한 30여 명을 죽이고 동쪽으로 가서 魏의 성문을 빠져나갔다.
오기는 어머니와 결별하며 자신의 팔을 물어뜯으며 맹세하였다.
‘저 오기는 卿相이 되지 않고는 다시 魏에 입국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증자를 섬겼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니가 돌아가셔도 오기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증자는 그를 박정하다고 여겨 오기와 관계를 끊었다.
오기는 이에 魯로 가서 병법을 배우고 魯君을 섬겼다.
魯군이 그를 의심하자 아내를 죽이면서까지 장군 자리를 구하였다.
무릇 魯는 小國이라, 싸움에 이겼다는 명성을 얻으면 제후들이 魯를 도모할 터이다.
더구나 魯와 魏는 형제의 나라이니 군주가 오기를 중용함은 魏를 저버리는 것이다.”
魯君疑之,謝吳起。
魯군은 의심이 생겨 오기를 불신임하였다.
▶ 惡: 헐뜯다. 비방하다.
▶ 猜忍: 시기심이 강하고 잔인함.
▶ 游仕: 벼슬을 구하러 다니다.
▶ 鄉黨: 시골의 마을. 마을 사람.
▶ 郭門: 고대 외성의 성문.
▶ 訣: 이별하다.
▶ 齧臂而盟: 팔을 물어뜯으며 맹세하다. 齧은 깨물다.
▶ 遂事: 일에 전념하다.
▶ 圖: 도모하다. 꾀하다.
▶ 魯衛兄弟之國: 魯와 魏는 모두 성이 姬이므로 형제지국이라 한 것이다.
▶ 謝: 멀리하며 불신임함.
吳起於是聞魏文侯賢,欲事之。
오기는 이에 魏文侯가 현명함을 알고 그를 섬기려 하였다.
文侯問李克曰:
「吳起何如人哉?」
문후는 재상인 李克에게 물었다.
“오기는 어떤 사람입니까?”
李克曰:
「起貪而好色,然用兵司馬穰苴不能過也。」
이극이 말하였다.
“오기는 탐욕스럽고 여색을 밝히기는 하나, 용병에 있어서는 사마양저도 그보다 낫지 못할 터입니다. ”
於是魏文候以為將,擊秦,拔五城。
그리하여 위문후는 장군으로 삼아 秦을 공격하여 다섯 개의 성을 빼앗았다
▶ 魏文侯(? ~기원전396년): 魏의 초대 제후로 성은 姬, 魏, 이름은 魏斯이다. 晉의 경을 지내다가 주나라에서 위문후를 후작으로 봉하여 공식 제후로 인정받았다. 吳起를 기용하여 황하 이서와 낙수 이동의 땅을 점령하고 하서군을 설치 秦의 서진을 막았으며, 李克을 재상으로 임명하여 구습을 타파하고 개혁을 단행하였다.
▶ 李克: 위문후의 재상.
▶ 司馬穰苴: 춘추시대 齊의 장군.
▶ 拔: 빼앗다.
起之為將,與士卒最下者同衣食。
오기는 장군이 되어 가장 계급이 낮은 士卒과 衣食을 동등하게 하였다.
臥不設席,行不騎乘,親裹贏糧,與士卒分勞苦。
누울 때도 자리를 깔지 않았고, 행군할 때도 수레에 타지 않았으며,
남은 식량 보따리도 직접 들고 다녔으며, 병사들과 노고를 함께 하였다.
卒有病疽者,起為吮之。
士卒에 악성 종기가 생긴 자를 오기가 입으로 빨아주었다.
卒母聞而哭之。
사졸의 어머니가 알고 哭하였다.
人曰:
「子卒也,而將軍自吮其疽,何哭為?」
누군가 물었다.
“당신 아들은 졸병으로 장군께서 친히 종기를 빨아주었는데 어찌하여 곡을 하오?”
母曰:
「非然也。
往年吳公吮其父,其父戰不旋踵,遂死於敵。
吳公今又吮其子,妾不知其死所矣。
是以哭之。」
그 어머니가 말하였다.
“그렇지 않습니다.
지난해에도 吳公께서 그 애 아버지의 종기를 빨아주었는데, 그 아버지가 싸움에 도망하지 않다가 마침내 적에게 죽고 말았습니다.
오공께서 지금 또 그 자식의 종기를 빨아주셨으니, 저는 아들이 죽을 곳을 모르겠소.
이 때문에 곡하오. ”
▶ 贏糧: 남은 군량.
▶ 病疽: 악성 종기가 나다.
▶ 吮(연, 전): 빨다.
▶ 旋踵: 등지고 돌아섬. 踵은 발꿈치 ‘종’.
※吮疽之仁: 장수가 자기 부하의 종기를 빨아서 고쳐 나았다는 말의 사자성어.
文侯以吳起善用兵,廉平,盡能得士心,乃以為西河守,以拒秦、韓。
문후는 오기가 용병에 뛰어나고, 청렴하고 공평하여, 병사들의 환심을 얻고 있음을 알자, 그를 서하태수로 임명하여 秦과 韓을 막았다.
魏文侯既卒,起事其子武侯。
위문후가 죽자 오기는 문후의 아들 武侯를 섬겼다.
武侯浮西河而下,中流,顧而謂吳起曰:
「美哉乎山河之固,此魏國之寶也!」
무후가 배를 西河에 띄우고 물을 따라 내려가다가 중간 지점에서 돌아보며 오기에게 말하였다.
“아름답구나, 산하의 험준함이여, 이는 우리 魏의 보배로다!”
起對曰:
「在德不在險。
昔三苗氏左洞庭,右彭蠡,德義不修,禹滅之。
夏桀之居,左河濟,右泰華,伊闕在其南,羊腸在其北,修政不仁,湯放之。
殷紂之國,左孟門,右太行,常山在其北,大河經其南,修政不德,武王殺之。
由此觀之,在德不在險。
若君不修德,舟中之人盡為敵國也。」
오기가 말하였다.
“나라의 보배는 군주의 덕이지 지형의 험준함에 있지 않습니다.
옛날 三苗氏는 왼쪽에 동정호가 있고 오른쪽에는 팽려호가 있었으나, 덕행과 道義를 닦지 않아서, 우임금이 멸하였습니다.
夏桀王의 거처는 황하와 제수가 왼쪽에 있고 태산과 화산이 오른쪽에 있었으며, 伊闕이 남쪽에 있고 양장산이 그 북쪽에 있었으나, 정치를 베풂이 어질지 않아서 탕왕이 추방하였습니다.
殷紂王의 나라는 맹문산이 왼쪽에 있고 태행산이 오른쪽에 있으며, 상산이 그 북쪽에 있고 황하가 그 남쪽을 지나고 있었으나, 정치를 베품이 不德하여 周武王이 그를 죽였습니다.
이것으로 미루어 볼 때 나라의 보배는 군주의 덕에 있지 지형의 험준함에 있지 않습니다.
만일 군주께서 덕을 닦지 않으시면, 이 배 안의 사람이 모두 敵國이 됩니다. ”
武侯曰:
「善。」
무후가 말하였다.
“옳도다. ”
▶ 廉平: 청렴하고 공평함.
▶ 浮: 배를 물에 띄움.
▶ 魏의 武侯: 魏의 문후의 아들. 惠王의 아버지.
▶ 三苗: <史記> <五帝本紀>에
“삼묘는 강수, 회수, 형주 지역에 살면서 자주 반란을 일으켰다[三苗在江淮荊州 數爲亂]. ”
라고 기록하고 있다. 우임금은 八元과 八愷를 등용하고 사방을 巡行하면서 鯀과 共工, 驩兜, 三苗등 四惡을 제거하였다.
▶ 夏桀: 하나라의 왕 걸. 은나라의 건국자 湯왕은 夏나라의 마지막 왕 걸을 추방해 하왕조를 멸망시켰다. 하나라의 마지막 왕 걸은 포학한 정치를 해 인심은 하로부터 멀어져 있었다.
▶ 伊闕: 지금의 河南省洛陽市남쪽. 두 개의 산이 대궐처럼 마주 보고, 그 사이로 伊水가 통과하고 있기 때문에 이궐이라 불렀다.
▶ 羊腸山: 산이 구불구불한 것이 마치 양의 창자와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 殷紂: 은나라 紂王은 은나라의 제31대 왕으로 마지막 군주로 폭군으로 알려져 있으며 주무왕이 무예의 전투에서 은나라軍을 파괴하고 은나라의 주왕은 궁을 불태우고 분사하였다.
▶ 敵國: 원수. 적.
※在德不在險: 나라의 보배는 임금의 덕행이지 산하의 險固함이 아니라는 말.
※舟中敵國: ‘한 배를 탄 사람들이 적이 되다'라는 뜻으로, 군주가 덕을 닦지 않으면 자기편일지라도 모두 적으로 변할 수 있음을 비유하는 고사성어이다.
(即封)吳起為西河守,甚有聲名。
(곧 벼슬을 내려) 오기를 서하태수로 삼으니, 오기의 명성은 더욱 높아갔다.
魏置相,相田文。
魏에서는 재상 직책을 마련하고 田文을 재상으로 임명하였다.
吳起不悅,謂田文曰:
「請與子論功,可乎?」
오기는 탐탁지 않아서 전문에게 말하였다.
“그대와 공로를 논하고 싶은데 가능하겠소?”
田文曰:
「可。」
전문이 말하였다.
“좋소. ”
起曰:
「將三軍,使士卒樂死,敵國不敢謀,子孰與起?」
오기가 말하였다.
“삼군의 장군이 되어 병사가 기꺼이 죽게 하고, 적국이 감히 넘볼 수 없게 함에 그대와 나는 누가 더 낫습니까?”
文曰:
「不如子。」
전문이 대답하였다.
“내가 당신만 못합니다. ”
起曰:
「治百官,親萬民,實府庫,子孰與起?」
오기가 물었다.
“百官을 다스리고 백성을 화합시키고 府庫를 충실하게 함에, 그대와 나는 누가 더 낫습니까?”
文曰:
「不如子。」
전문이 대답하였다.
“내가 당신만 못합니다. ”
起曰:
「守西河而秦兵不敢東鄉,韓趙賓從,子孰與起?」
오기가 물었다.
“서하를 지켜 秦軍이 감히 동쪽으로 쳐들어오지 못하고, 韓과 趙를 복종시킴에 그대와 나는 누가 더 낫습니까?”
文曰:
「不如子。」
전문이 대답하였다.
“내가 당신만 못합니다. ”
起曰:
「此三者,子皆出吾下,而位加吾上,何也?」
오기가 물었다.
“이 세 가지에 당신은 모두 나보다 못한데, 지위가 나보다 위에 있으니, 무엇 때문이오?”
文曰:
「主少國疑,大臣未附,百姓不信,方是之時,屬之於子乎?
屬之於我乎?」
전문이 대답하였다.
“군주가 어리어 나라가 안정되지 못하고, 대신은 따르지 않으며, 백성은 군주를 믿지 못하는 이런 시기에, 당신에게 재상을 맡길까요?
나에게 맡길까요?”
起默然良久,曰:
「屬之子矣。」
오기는 한참 동안 말이 없다가 말하였다.
“당신에게 위탁하겠지요. ”
文曰:
「此乃吾所以居子之上也。」
전문이 말하였다.
“이것이 내가 당신보다 윗자리에 있는 까닭이오. ”
吳起乃自知弗如田文。
오기는 그제야 자신이 전문만 못함을 알게 되었다.
▶ 孰與: ~와 비교하다. ~ 어떻게 필적할 수 있으랴.
▶ 賓從: 복종하다.
▶ 府庫: 문서, 재물을 보관하는 창고.
▶ 屬: =囑과 같으며 위탁하다, 맡기다의 뜻.
田文既死,公叔為相,尚魏公主,而害吳起。
전문이 죽자 公叔이 재상이 되었다. 공숙은 魏의 공주와 혼인하였는데, 오기를 꺼렸다.
公叔之仆曰:
「起易去也。」
공숙의 하인이 말하였다.
“오기를 내쫓는 것은 쉽습니다. ”
公叔曰:
「柰何?」
공숙이 말하였다.
“어떻게?”
其仆曰:
「吳起為人節廉而自喜名也。
君因先與武侯言曰:『夫吳起賢人也,而侯之國小,又與彊秦壤界,臣竊恐起之無留心也。』
武侯即曰:『柰何?』
君因謂武侯曰:
『試延以公主,起有留心則必受之。
無留心則必辭矣。以此卜之。』
君因召吳起而與歸,即令公主怒而輕君。
吳起見公主之賤君也,則必辭。」
하인이 말하였다.
“오기는 절조가 있고 청렴하며 명예를 소중히 여깁니다.
상공께서 먼저 무후에게 말하기를,
‘오기는 현인입니다. 군후ᄋힹ 나라는 작고 강한 秦과 국경을 맞대고 있습니다. 신은 오기가 우리나라에 오래 머무를 생각이 없을까 삼가 걱정됩니다. ’라고 하십시오.
무후께서
‘어떻게 하면 좋겠소?’
라고 물으실 터입니다.
상공께서 무후께 이르기를
‘시험 삼아 공주를 아내로 주겠다고 떠보십시오.
오기가 머무를 생각이면 필시 받아들일 터이고, 머무를 생각이 없으면 반드시 사양할 터입니다. 이것으로 판단하십시오’
라고 하십시오.
상공께서 오기를 초대하여 함께 댁으로 가시어, 공주의 화를 돋구어 상공을 깔보게 만드십시오.
오기는 공주가 상공을 멸시함을 보면 틀림없이 사양할 터입니다. ”
於是吳起見公主之賤魏相,果辭魏武侯。
이리하여, 오기는 공주가 공숙을 멸시함을 보고 과연 무후에게 부마되기를 사양하였다.
武侯疑之而弗信也。
무후는 그를 의심하여 신임하지 않았다.
吳起懼得罪,遂去,即之楚。
오기는 죄를 얻을까 두려워한 나머지 魏를 떠나 楚로 갔다.
▶ 公叔: 公叔座. 魏武侯 때 재상 田文이 사망하자 뒤를 이었고, 惠王 때 韓·趙연합군을 대파하였다. 위무후 재위 시절에 吳子로 유명한 장수 吳起를 모함해서 쫓아냈다.
▶ 尚: 결혼하다. 고대에는 신하가 군주의 딸과 혼인하는 것을 ‘尚’이라 하였다.
▶ 害: 두려워하고 꺼리다.
▶ 壤界: 국경. 경계.
▶ 竊恐: 마음속으로 두려워하다.
▶ 延: 초빙하다. 오기를 魏의 공주와 혼인하도록 시험한다는 뜻.
▶ 卜: 판단하다. 헤아리다.
▶ 賤: 멸시하다.
▶ 弗信: 불신임.
楚悼王素聞起賢,至則相楚。
楚悼王은 평소 오기가 현명하다고 들었으므로, 오기가 오자 재상으로 삼았다.
明法審令,捐不急之官,廢公族疏遠者,以撫養戰鬬之士。
오기는 법령을 살펴서 명확히 하고, 불필요한 관직을 없애고, 公族 중 소원한 자의 녹봉을 폐지하고 그 재원으로 軍士를 양성하였다.
要在彊兵,破馳說之言從橫者。
긴요함을 强兵에 두었으니, 종횡가의 외교 책략을 이겨내기 위해서였다.
於是南平百越;
北并陳蔡,卻三晉;
西伐秦。
이리하여 남쪽으로 백월을 평정하고
북으로는 陳蔡일대를 병합하고 三晉을 물리치고
서쪽으로는 秦을 공격하였다.
諸侯患楚之彊。
제후들이 楚가 강성해짐을 우환으로 여겼다.
故楚之貴戚盡欲害吳起。
옛날의 楚 귀척이 모두 오기를 해치려 하였다.
及悼王死,宗室大臣作亂而攻吳起,吳起走之王尸而伏之。
초도왕이 죽자 宗室과 대신들이 반란을 일으켜 오기를 공격하니, 오기는 황급히 달아나다가 초도왕의 시신에 엎드렸다.
擊起之徒因射刺吳起,并中悼王。
오기를 치는 무리들이 오기에게 화살을 쏘니, 도왕의 시신에도 화살이 맞았다.
悼王既葬,太子立,乃使令尹盡誅射吳起而并中王尸者。
초도왕을 장사지내고 태자가 즉위하자 영윤에게 명령하여, 오기를 쏘다가 초도왕의 시신까지 맞힌 자를 모두 죽였다.
坐射起而夷宗死者七十餘家。
오기를 쏜 죄에 걸려 멸족의 화를 입은 집은 70여 집에 이르렀다.
▶ 楚悼王: 전국시대 楚의 군주로 기원전401년에 즉위하여 기원전381년에 죽었다. 오기를 재상으로 기용하여 楚의 내정을 개혁하고 법령을 밝혀 軍의 전투력을 높였다.
▶ 要: 전력하다. 애쓰다.
▶ 馳說: 분주히 유세를 하러 왕래함.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자기의 주장을 선전하다.
▶ 縱橫: 종횡가란 列國을 돌아다니며 독특한 변설로 책략을 도모하는 사람들로 열국의 연합체를 조직시켜 그 힘의 균형을 이용해서 권력을 쟁취하려는 사상가들을 말한다. 소진의 합종설과 장의의 연횡설이 유명하다.
▶ 百越: 중국 고대 越族의 통칭.
▶ 卻: 격퇴하다. 물리치다.
▶ 三晉: 春秋時代 晉이 쇠약해지자 晉이 분리되어 성립한 韓・魏・趙의 세 나라.
▶ 宗室: 왕족.
▶ 坐: 죄에 대하여 벌을 받다.
▶ 夷宗: 멸족. 夷는 멸하다는 뜻.
太史公曰:
世俗所稱師旅,皆道孫子十三篇,吳起兵法,世多有,故弗論,論其行事所施設者。
語曰:
「能行之者未必能言,能言之者未必能行。」
孫子籌策龐涓明矣,然不能蚤救患於被刑。
吳起說武侯以形勢不如德,然行之於楚,以刻暴少恩亡其軀。悲夫!
태사공은 말한다.
“세상에서 병법을 칭송함에 모두 <손자> 13편과 <오기병법>을 거론한다.
두 책은 세상에 많이 있으므로 논술하지 않고, 다만 그들이 시행한 계책만 논하였다.
옛말에 이르기를
“행동에 능한 자가 반드시 언변에 능하지 않고,
언변에 능한 자가 반드시 행동에 능하지도 않다.”
라고 하였다.
손빈이 방연을 해치운 계략은 뛰어났지만, 일찍이 형을 받는 재난을 막지는 못하였다.
오기는 위무후에게 험준한 지형이 군주의 덕행만 못하다고 말했으나, 자신이 楚에서의 행위는 각박하고 몰인정했기 때문에 목숨을 잃었으니, 슬프다!”
▶ 稱: 칭찬하다.
▶ 師旅:軍의 통칭. 사단과 여단. 여기서는 병법을 말한다.
▶ 道: 말하다.
▶ 施設: 시책. 계책.
▶ 籌策: 계책. 계획을 세움.
▶ 蚤救: 蚤(벼룩 ‘조’)는 早와 통하여 미리 막지 못하였다는 의미.
▶ 刻暴少恩: 각박하고 몰인정하다. 刻은 刻薄. 少恩은 사소한 은혜. 暴는 모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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