孟子集註大全卷之七 離婁章句 上
凡二十八章.
모두 二十八章이다.
孟子曰:
孟子가 말하였다.
「離婁之明, 公輸子之巧, 不以規矩, 不能成方員:
師曠之聰, 不以六律, 不能正五音;
堯舜之道, 不以仁政, 不能平治天下.
“離婁의 밝은 시력과 公輸子의 좋은 솜씨를 가져도 規矩를 쓰지 않으면 方形과 圓形을 이루지 못하고,
師曠의 밝은 청력을 가져도 六律을 쓰지 않으면 五音을 바로잡을 수 없다.
堯舜의 道를 가졌더라도 仁政을 쓰지 않으면 天下를 均平하게 다스릴 수 없다.
離婁, 古之明目者.
離婁는 옛날에 눈이 밝은 자이다.
公輸子, 名班, 魯之巧人也.
公輸子는 이름이 班이니 魯나라의 솜씨 좋은 목수이다.
規, 所以爲員之器也.
規는 圓形을 만드는 기구이다.
矩, 所以爲方之器也.
矩는 方形을 만드는 기구이다.
師曠, 晉之樂師, 知音者也.
師曠은 晉나라의 樂師로 음악을 잘 아는 자이다.
六律, 截竹爲筩, 陰陽各六, 以節五音之上下.
六律은 대나무를 잘라 대통을 만들어 陰陽으로 각각 여섯 개를 만들어 五音이 높고 낮음을 조절하는 것이다.
黃鍾·太蔟·姑洗·蕤賓·夷則·無射, 爲陽; 大呂·夾鍾·仲呂·林鍾·南呂·應鍾, 爲陰也.
황종 태주 고선 유빈 이칙 무역은 양인 六律이 되고, 대려 협종 중려 임종 南呂 응종은 陰인 六呂가 된다.
五音: 宮·商·角·徵·羽也.
五音은 궁·상·각·치·우이다.
范氏曰:
「此言治天下不可無法度, 仁政者, 治天下之法度也.」
범씨가 말하였다.
‘이는 천하를 다스림에 法度가 없을 수 없으니, 仁政은 天下를 다스리는 法度임을 말한 것이다.’
今有仁心仁聞而民不被其澤, 不可法於後世者, 不行先王之道也.
이제 군주에게 仁의 마음과 仁의 명망이 있으나, 백성들이 그 恩澤을 입지 못하여 後世에 본보기가 되지 못함은, 先王의 道를 행하지 않기 때문이다.
仁心, 愛人之心也.
仁心은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仁聞者, 有愛人之聲聞於人也.
仁聞은 사람을 사랑한다는 名聲이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것이다.
先王之道, 仁政是也.
先王의 道는 仁政이 이것이다.
范氏曰:
「齊宣王不忍一牛之死, 以羊易之, 可謂有仁心.
梁武帝終日一食蔬素, 宗廟以麪爲犠牲, 斷死刑必爲之涕泣, 天下知其慈仁, 可謂有仁聞.
然而宣王之時, 齊國不治, 武帝之末, 江南大亂.
其故何哉, 有仁心仁聞而不行先王之道故也.」
范氏가 말하였다.
‘齊宣王은 한 마리 소가 죽는 것을 차마 보지 못하여 羊으로써 바꾸게 하였으니, 仁心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梁武帝는 하루에 한 번만 먹되 소식을 하고, 宗廟에는 밀가루로 犧牲을 만들어 썼으며, 死刑을 決斷함에는 반드시 그를 위하여 눈물을 흘려, 천하가 그의 仁慈함을 알았으나, 仁聞을 지녔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宣王의 때에 齊나라가 잘 다스려지지 못하였고, 武帝의 末期에 江南이 크게 혼란(후경의 난)하였으니, 그 연고는 무엇인가?
仁心과 仁聞을 지녔으되 先王의 道를 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故曰, 徒善不足以爲政, 徒法不能以自行.
그러므로 말하였다.
‘한갓 善心만 가지고는 善政을 행할 수 없고, 한갓 法制만 가지고는 인정이 저절로 행하여질 수 없다.’
徒, 猶空也.
徒는 空과 같다.
有其心, 無其政, 是謂徒善; 有其政, 無其心, 是爲徒法.
그 善心만 있고 그 善政이 없음을 徒善이라 이르고, 그 善政만 있고 그 善心이 없는 것을 徒法이라 이른다.
程子嘗言:
「爲政須要有綱紀文章, 謹權·審量·讀法·平價, 皆不可闕.」
程子(정명도 정호)가 일찍이 말하였다.
‘정사를 함에는 모름지기 紀綱과 文章이 있어야 하니, 저울을 삼가 지키고 量을 살피며 法을 읽어주고 물가를 공평하게 함을 모두 빼놓을 수 없다.’
而又曰,
「必有關雎麟趾之意, 然後可以行周官之法度」 ,
또 말하였다.
‘반드시 시경 關雎와 麟趾의 뜻이 있은 뒤에야 周官(주나라 때의 관직제도)의 法度를 시행할 수 있다.’
正謂此也.
바로 이것을 말한 것이다.
詩云:
『不愆不忘, 率由舊章.』
詩經에 일렀다.
‘실행하는 바가 잘못되지 않고 잊어버리지 않음은, 옛 법을 따르기 때문이다.’
遵先王之法而過者, 未之有也.
先王의 法을 따르고서 잘못되는 자는 아직 있지 않다.
詩大雅假樂之篇.
詩는 大雅假樂篇이다.
愆, 過也.
愆은 잘못이다.
率, 循也.
率은 따라 행함이다.
章, 典法也.
章은 典法이다.
所行不過差不遺忘者, 以其循用舊典故也.
행하는 바가 잘못되지 않고 잊어버리지 않는 것은, 그가 옛 법을 따라 쓰는 연고이다.
聖人旣竭目力焉, 繼之以規矩準繩, 以爲方員平直, 不可勝用也;
旣竭耳力焉, 繼之以六律, 正五音, 不可勝用也;
旣竭心思焉, 繼之以不忍人之政, 而仁覆天下矣.
聖人이 이미 視力을 다하시고, 規矩와 準繩으로써 계속하시니, 方·圓·平·直을 만듦에 이루 다 쓸 수 없었으며,
이미 聽力을 다하시고 六律로써 계속하시니, 五音을 바로잡음에 이루 다 쓸 수 없었으며,
이미 心思를 다하시고 사람을 차마하지 못하는 정사로써 계속하시니, 仁이 天下를 덮었다.
準, 所以爲平.
準(水準器)은 평평한 것을 만드는 도구이다.
繩, 所以爲直.
繩은 곧은 것을 만드는 도구이다.
覆, 被也.
覆(부)는 입힘이다.
此言
古之聖人, 旣竭耳目心思之力, 然猶以爲未足以徧天下, 及後世.
故制爲法度以繼續之, 則其用不窮, 而仁之所被者廣矣.
이것은 말하였다.
‘옛날 성인이 이미 耳, 目, 心思의 힘을 다하시고도 오히려 천하에 두루 하고 後世에 미치기에 부족하다고 여겼다.
그러므로 法度를 제정하여 잇게 하였으니, 그 쓰임이 다하지 않아 仁이 입혀짐이 넓다.’
故曰,
爲高必因丘陵, 爲下必因川澤.
그러므로 말하였다.
‘높은 곳에 성을 쌓을 때 반드시 구릉을 이용하며, 아래에 해자를 팔 때는 반드시 川澤을 이용한다.’
爲政不因先王之道, 可謂智乎?
정사를 하되 先王의 道를 이용하지 않는다면, 지혜롭다 이를 수 있겠는가.
丘陵本高, 川澤本下, 爲高下者因之, 則用力少而成功多矣.
丘陵은 본래 높고 川澤은 본래 낮으니, 높은 것과 낮은 것을 만드는 자가 이것을 따르면, 힘씀이 적되 功을 이룸이 많다.
鄒氏曰:
「自章首至此, 論以仁心仁聞行先王之道.」
鄒氏가 말하였다.
‘章의 처음부터 여기까지는 仁心과 仁聞으로써 先王의 道를 행함을 말하였다.’
是以惟仁者宜在高位.
不仁而在高位, 是播其惡於衆也.
이 때문에 오직 仁者만이 높은 지위에 있어야 하는 것이다.
不仁하면서 높은 지위에 있으면, 그 惡心을 여러 사람에게 펴는 것이다.
仁者, 有仁心仁聞而能擴而充之, 以行先王之道者也.
仁者는 仁心과 仁聞을 지니고 이것을 擴充하여, 先王의 道를 행하는 자이다.
播惡於衆, 謂貽患於下也.
播惡於衆은 患亂을 아래 사람에게 끼침을 말한다.
上無道揆也,下無法守也, 朝不信道, 工不信度, 君子犯義, 小人犯刑, 國之所存者幸也.
위에서는 道를 헤아림이 없으며, 아래에서는 법을 지킴이 없어, 조정에서는 道를 믿지 않으며, 관리들은 법도를 믿지 아니하여, 군자(위정자)가 의를 범하고 소인이 형법을 범하면서 나라가 보존됨은 僥倖이다.
此言不仁而在高位之禍也.
이는 不仁하면서 높은 지위에 있는 禍를 말하였다.
道, 義理也.
道는 義理이다.
揆, 度也.
揆는 헤아림이다.
法, 制度也.
法은 制度이다.
道揆, 謂以義理度量事物而制其宜.
道揆는 義理로써 사물을 헤아려 의리에 맞도록 제정하는 것이다.
法守, 謂以法度自守.
法守는 法度로써 자신을 지킴을 이른다.
工, 官也.
工은 官員이라.
度, 卽法也.
度는 바로 法度이다.
君子小人, 以位而言也.
君子와 小人은 地位로써 말한 것이다.
由上無道揆, 故下無法守.
위에서 道로써 헤아림이 없기 때문에 아래에서 법을 지킴이 없다.
無道揆, 則朝不信道而君子犯義; 無法守, 則工不信度而小人犯刑.
道로써 헤아림이 없으면 조정에서 법도를 믿지 아니하여 군자가 의리를 범하고, 법을 지키지 않으면 백공이 제도를 믿지 않아서 소인이 형법을 범하게 된다.
有此六者, 其國必亡; 其不亡者僥倖而已.
이 여섯 가지를 갖고 있으면 그 나라는 반드시 망하나니, 그 나라가 망하지 않음은 요행일 뿐이다.
故曰:
城郭不完, 兵甲不多, 非國之災也;
田野不辟, 貨財不聚, 非國之害也.
上無禮, 下無學, 賊民興, 喪無日矣.
옛말에 일렀다.
‘城郭이 완전하지 못하고 兵士가 많지 못한 것은 나라의 災殃이 아니며,
田野가 개간되지 못하고 財貨가 모이지 않는 것은 나라의 해가 아니다.
윗사람이 禮가 없으며, 아랫사람이 배움이 없으면, 백성을 해치는 사람이 일어나서, 나라를 망하게 함은 며칠이 가지 않을 것이다.’
上不知禮, 則無以敎民; 下不知學, 則易與爲亂.
윗사람이 禮를 알지 못하면, 百姓을 가르칠 수 없고, 아랫사람이 배울 줄 모르면 쉽게 동조하여 난을 일으킨다.
鄒氏曰:
「自是以惟仁者至此, 所以責其君.」
鄒氏가 말하였다.
是以惟仁者부터 여기까지는 그 군주에게 책임을 지운 것이다.
詩曰:
『天之方蹶, 無然泄泄.』
詩經에 일렀다.
‘하늘이 바야흐로 (周나라 왕실을) 쓰러뜨리려 하니, 그렇게 泄泄(예예)하지 말라.’
詩大雅板之篇.
詩는 大雅 板之篇이다.
蹶, 顚覆之意.
蹶(궐)은 顚覆의 뜻이다.
泄泄, 怠緩悅從之貌.
泄泄(예예)는 게으르고 느슨하며 기뻐하여 따르는 모양이다.
言
天欲顚覆周室, 群臣無得泄泄然, 不急救正之.
하늘이 周나라 왕실을 顚覆시키려 하니, 臣下들은 泄泄함을 없애고 급히 바로잡지 않을 수 없다는 말이다.
泄泄, 猶沓沓也.
泄泄(예예)은 沓沓과 같으니라.
沓沓, 卽泄泄之意.
沓沓은 곧 泄泄(예예)의 뜻이다.
蓋孟子時人語如此.
아마 孟子 당시 사람들의 말이 이와 같은 듯하다.
事君無義, 進退無禮, 言則非先王之道者, 猶沓沓也.
人君을 섬김에 義가 없고 進退함에 禮가 없으면서, 말을 하면 선왕의 도를 비방하는 자는 沓沓함과 같다.
非, 詆毁也.
非는 비방함이다.
故曰:
責難於君謂之恭, 陳善閉邪謂之敬, 吾君不能謂之賊.」
옛말에 일렀다.
‘어려운 일을 人君에게 責任지우는 것을 恭이라 이르고, 善言을 아뢰고 邪心을 막는 것을 敬이라 이르고, 우리 君主는 不可能하다고 말하는 것을 賊이라 한다.’”
▲在貌爲恭 在心爲敬
范氏曰:
「人臣以難事責於君, 使其君爲堯舜之君者, 尊君之大也;
開陳善道以禁閉君之邪心, 惟恐其君或陷於有過之地者, 敬君之至也;
謂其君不能行善道而不以告者, 賊害其君之甚也.」
范氏가 말하였다.
‘臣下가 어려운 일을 君主에게 요구하여 그 君主로 하여금 堯·舜과 같은 聖君이 되게 하는 자는 군주를 높임이 큰 것이다.
善道를 開陳하여 君主의 邪心을 금하고 막아서, 오직 그 군주가 혹여 과실이 있는 곳에 빠질까 두려워하는 자는 군주를 공경함이 至極한 것이다.
君主가 善道를 행할 수 없다고 생각하여 말하지 않는 자는, 그 군주를 해침이 심한 것이다.’
鄒氏曰:
「自詩云 『天之方蹶』 至此, 所以責其臣.」
鄒氏가 말하였다.
‘詩云天之方蹶부터 여기까지는 그 臣下를 責하신 것이다.’
鄒氏曰:
「此章言爲治者, 當有仁心仁聞以行先王之政, 而君臣又當各任其責也.」
鄒氏가 말하였다.
‘이 章은 政治를 하는 자는 마땅히 仁心과 仁聞을 지니고서 先王의 정사를 행해야 하며, 君主와 臣下가 또한 마땅히 각기 그 책임을 담임해야 함을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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