匡章曰:
「陳仲子豈不誠廉士哉?
居於陵, 三日不食, 耳無聞, 目無見也.
井上有李, 螬食實者過半矣, 匍匐往將食之, 三咽, 然後耳有聞, 目有見.」
匡章이 말하였다.
“陳仲者는 어찌 진실로 介潔한 사람이 아니겠습니까?
於陵(오릉)에 거처할 때 三日 동안 먹지 못하여 귀에는 들리는 것이 없고 눈에는 보이는 것이 없었습니다.
우물가에 오얏이 있어 굼벵이가 半이 넘게 파먹었는데, 기어가서 먹어 세 번 삼킨 뒤에야, 귀에 들리는 것이 있었고, 눈에 보이는 것이 있었습니다.”
匡章·陳仲子, 皆齊人.
匡章·陳仲子는 모두 齊나라 사람이다.
廉, 有分辨, 不苟取也.
廉은 分辨함이 있어 구차히 취하지 않는 것이다.
於陵, 地名.
於陵(오릉)은 지명이다.
螬, 蠐螬蟲也.
螬는 굼벵이 벌레이다.
匍匐, 言無力不能行也.
匍匐은 힘이 없어서 걸어갈 수 없음을 말한다.
咽, 呑也.
咽(연)은 삼킴이다.
孟子曰:
孟子가 말하였다.
「於齊國之士, 吾必以仲子爲巨擘焉.
“齊나라의 선비 중에 내 반드시 仲子를 巨擘(엄지손가락)으로 여긴다.
雖然, 仲子惡能廉?
비록 그러하나 仲子가 어찌 능히 개결할 수 있으리오?
充仲子之操, 則蚓而後可者也.
仲子의 지조를 충족하려면 지렁이가 된 뒤에야 可하니라.
巨擘, 大指也. 言齊人中有仲子, 如衆小指中有大指也.
巨擘(거벽)은 큰 손가락이니, 齊나라 사람 가운데에 仲子가 있음은 여러 손가락 가운데 큰 손가락이 있음과 같다는 말이다.
充, 推而滿之也.
充은 미루어 채우는 것이다.
操, 所守也.
操는 지키는 지조이다,
蚓, 丘蚓也.
蚓(인)은 丘蚓(지렁이)이다.
言仲子未得爲廉也, 必若滿其所守之志, 則惟丘蚓之無求於世, 然後可以爲廉耳.
仲子는 개결하다고 할 수 없으니, 만일 반드시 그가 지키는 지조를 충족하려면, 오직 지렁이처럼 세상에 구함이 없는 뒤에야 개결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夫蚓, 上食槁壤, 下飮黃泉.
대저 지렁이는 위로 마른 흙을 먹고 아래로 흐린 물을 마신다.
仲子所居之室, 伯夷之所築與?
仲子가 거처하는 집은 伯夷가 건축한 것인가?
抑亦盜跖之所築與?
아니면 盜跖이 건축한 것인가?
所食之粟, 伯夷之所樹與?
먹는 곡식은 伯夷가 심은 것인가?
抑亦盜跖之所樹與?
아니면 盜跖(도척)이 심은 것인가?
是未可知也.」
이것은 알 수 없는 일이다.”
槁壤, 乾土也. 黃泉, 濁水也.
槁壤은 마른 흙이요 黃泉은 탁한 물이다.
抑, 發語辭也.
抑은 發語辭라,
言
蚓無求於人而自足, 而仲子未免居室食粟, 若所從來或有非義, 則是未能如蚓之廉也.
지렁이는 사람에게 구함이 없어도 스스로 만족할 수 있으나. 仲子는 집에 거처하고 곡식을 먹음을 면치 못하니, 만일 그 所從來가 혹시라도 義가 아닌 것이 있으면, 이것은 지렁이의 개결함만 못하다는 말이다.
曰:
「是何傷哉?
彼身織屨, 妻辟纑, 以易之也.」
匡章이 말하였다.
“이것이 어찌 개결함에 해가 되겠습니까?
그는 자신이 신을 삼고 아내는 길쌈을 하여 그것으로써 (곡식을) 바꾸어 먹습니다.”
辟, 績也. 纑, 練麻也.
辟(벽)은 길쌈이요, 纑(로)는 삼을 마전하는 것이다.
曰:
孟子가 말하였다.
「仲子, 齊之世家也.
“仲子는 齊나라의 世家이다.
兄戴, 蓋祿萬鍾.
兄 陳戴가 蓋(합) 땅에서 받는 祿이 萬鍾이었다.
以兄之祿爲不義之祿而不食也, 以兄之室爲不義之室而不居也, 辟兄離母, 處於於陵.
兄의 祿을 不義한 祿이라 하여 먹지 않았으며, 형의 집을 불의한 집이라 하여 거처하지 않고, 형을 피하고 어머니를 떠나 於陵에 거처하였다.
他日歸, 則有饋其兄生鵝者, 己頻顣曰:
『惡用是鶂鶂者爲哉?』
후일에 집에 돌아가니, 누군가 그 형에게 산 거위를 선물하였는데, 그는 이마를 찌푸리며 말하기를,
‘鶂鶂(예예)한 물건을 어디에 쓰겠는가’라고 하였다.
他日, 其母殺是鶂也, 與之食之.
他日에 그 어머니가 이 거위를 죽여서 진중자에게 주었고 진중자는 그것을 먹었다.
其兄自外至, 曰:
『是鶂鶂之肉也.』
出而哇之.
그 형이 밖으로부터 돌아와서 말하기를,
‘이것은 鶂鶂(예예)한 고기이다.’라고 하니,
그는 밖으로 나가 그것을 토하였다.
世家, 世卿之家.
世家는 대대로 경을 지낸 집이다.
兄名戴, 食采於蓋, 其入萬鍾也.
兄의 이름 戴가 蓋땅을 采邑으로 하여 녹을 먹으니, 그 수입이 萬鍾이었다.
歸, 自於陵歸也.
歸는 於陵으로부터 돌아온 것이다.
己, 仲子也.
己는 仲子이다.
鶂鶂, 鶂聲也.
鶂鶂(예예)는 거위의 소리이다.
頻顣而言, 以其兄受饋爲不義也.
頻顣而言은 兄이 선물을 받은 것을 不義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哇, 吐之也.
哇는 吐함이다.
以母則不食, 以妻則食之; 以兄之室則弗居, 以於陵則居之.
어머니가 하면 먹지 않고, 아내가 하면 먹으며, 형의 집에는 거처하지 않고 於陵(오릉)에서는 거처하였다.
是尙爲能充其類也乎?
이러고도 그가 지조를 지키는 따위를 충족할 수 있겠는가?
若仲子者, 蚓而後充其操者也.」
仲子와 같은 자는 지렁이가 된 뒤에야 그 지조를 채울 수 있을 것이다.”
言
仲子以母之食·兄之室, 爲不義而不食不居, 其操守如此.
至於妻所易之粟, 於陵所居之室, 旣未必伯夷之所爲, 則亦不義之類耳.
今仲子於此則不食不居, 於彼則食之居之, 豈爲能充滿其操守之類者乎?
必其無求自足, 如丘蚓然, 乃爲能滿其志而得爲廉耳.
然豈人之所可爲哉?
‘仲子는 어머니가 주시는 밥과 형의 집을 不義하다 여겨 먹지 않고 거처하지 않았으니, 그 지조 지킴이 이와 같았다.
아내가 바꾸어 온 곡식과 於陵(오릉)의 거처하는 집에 이르러서는, 틀림없이 伯夷가 지은 것이 아닌 이상 不義의 部類이다.
이제 仲子는 이것에 대해서는 먹지 않고 거처하지 않고, 저것에 대해서는 먹고 거처하니, 어찌 지조를 지키는 따위를 充滿시킬 수 있겠는가?
반드시 구함이 없이 自足하기를 丘蚓과 같이 하여야 그 지조를 충만하여 개결함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어찌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겠는가?’라고 말한 것이다.
范氏曰:
「天之所生, 地之所養, 惟人爲大.
人之所以爲大者, 以其有人倫也.
仲子避兄離母, 無親戚君臣上下, 是無人倫也.
豈有無人倫而可以爲廉哉?」
范氏가 말하였다.
‘하늘이 낳은 것과 땅이 기르는 것에 오직 사람이 偉大하다.
사람이 위대한 것은 人倫이 있는 까닭이다.
仲子는 兄을 피하고 어머니를 떠나 親戚과 君臣과 上下가 없었으니, 이는 人倫이 없는 것이다.
어찌 人倫이 없으면서 개결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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