魯平公將出.
魯나라 平公이 거둥하려 하였다.
嬖人臧倉者請曰:
「他日君出, 則必命有司所之.
今乘輿已駕矣, 有司未知所之. 敢請. 」
嬖人(폐인)인 臧倉이란 자가 청하였다.
“他日에 군주께서 거둥하실 때는 반드시 有司에게 갈 곳을 명령하셨습니다.
지금은 타는 수레에 이미 멍에를 하였으되 有司가 갈 곳을 알지 못하니, 敢히 청하나이다.”
公曰:
「將見孟子. 」
평공이 말하였다.
“孟子를 만나겠다.”
曰:
「何哉?
君所爲輕身以先於匹夫者, 以爲賢乎?
禮義由賢者出 而孟子之後喪踰前喪. 君無見焉! 」
“무엇 때문입니까?
君主께서 몸을 낮추어 匹夫에게 예우하는 까닭은 그를 어질다고 여겨서입니까?
禮義는 賢者로부터 나오거늘, 孟子의 뒤의 상례가 앞 상례보다 나았습니다.
君主께서는 그를 만나보지 마소서.”
公曰:
「諾. 」
平公이 말하였다.
“그렇게 하겠다.”
乘輿, 君車也.
乘輿는 君主의 수레이다.
駕, 駕馬也.
駕는 말을 멍에를 메우는 것이다.
孟子前喪父, 後喪母.
孟子는 앞에 아버지를 여의고 뒤에 어머니를 여의었다.
踰, 過也, 言其厚母薄父也.
踰는 더함이니, 어머니에게 厚하게 하고 아버지에게 薄하게 함을 말하였다.
諾, 應辭也.
諾은 응낙하는 말이다.
樂正子入見, 曰:
「君奚爲不見孟軻也? 」
樂正子가 들어가 平公을 뵙고 말하였다.
“임금께서 어찌하여 孟軻를 만나보지 않으셨습니까?”
曰:
「或告寡人曰, 『孟子之後喪踰前喪』 , 是以不往見也. 」
말하였다.
“或者가 寡人에게 말하기를 ‘孟子의 뒤 初喪이 앞 初喪보다 나았다.’라고 하기에, 이 때문에 가서 만나지 않았노라.”
曰:
「何哉君所謂踰者?
前以士, 後以大夫;
前以三鼎, 而後以五鼎與? 」
말하였다.
“어째서입니까 임금께서 소위 나았다고 함은?
먼저는 士의 禮로 하고 뒤에는 大夫의 禮로써 하며,
먼저는 三鼎을 쓰고 뒤에는 五鼎을 쓴 것을 말씀하십니까?”
曰:
「否.
謂棺槨衣衾之美也. 」
말하였다.
“아니다.
棺槨과 衣衾의 아름다움을 말한 것이다.”
曰:
「非所謂踰也, 貧富不同也. 」
말하였다.
“지나쳤다고 이를 바가 아니니, 貧富가 같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樂正子, 孟子弟子也, 仕於魯.
樂正子는 孟子의 弟子이니, 魯나라에 벼슬 하였다.
三鼎, 士祭禮. 五鼎, 大夫祭禮.
三鼎(三湯)은 士의 祭禮요, 五鼎(五湯)은 大夫의 祭禮이다.
樂正子見孟子, 曰:
「克告於君, 君爲來見也.
嬖人有臧倉者沮君, 君是以不果來也. 」
樂正子가 孟子를 뵙고 말하였다.
“제가 임금에게 아뢰니 人君께서 와서 뵈려고 하였습니다.
嬖人 臧倉이란 자가 君主를 저지하니, 임금이 이 때문에 오지 못했습니다.”
▶沮-막을 저 尼-막을 닐 臧-어질 장 倉-창고 창
▶果:能
曰:
「行或使之, 止或尼之.
行止, 非人所能也.
吾之不遇魯侯, 天也.
臧氏之子焉能使予不遇哉? 」
孟子가 말하였다.
“길을 가는데 누군가 시키기도 하고, 멈추는데 누군가 저지하기도 하는 법이다.
감과 멈춤은 사람이 능히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魯나라 임금을 만나지 못함은 天命이다.
臧氏의 아들이 어찌 나를 만나지 못하게 할 수 있겠는가?”
克, 樂正子名.
克은 악정자의 이름이다.
沮尼, 皆止之之意也.
沮尼(닐)는 모두 그치게 한다는 뜻이다.
言
人之行, 必有人使之者.
其止, 必有人尼之者.
然其所以行所以止, 則固有天命, 而非此人所能使, 亦非此人所能尼也.
然則我之不遇, 豈臧倉之所能爲哉?
다음과 같이 말한 것이다.
‘사람이 길을 감에 필시 사람이 그렇게 시키는 자가 있다.
그가 멈춤에 필시 사람이 그치게 하는 자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가 가게 되는 所以와 멈추게 되는 所以는 진실로 天命에 달린 것이어서, 이 사람이 시킬 수 있는 바가 아니고 이 사람이 그치게 할 수 있는 바도 아니다.
그러하니 내가 魯나라 임금을 만나지 못함이 어찌 臧倉이 할 수 있는 일이겠는가?’
此章言
聖賢之出處, 關時運之盛衰.
乃天命之所爲, 非人力之可及. 」
이 장은 말하였다.
‘聖賢의 出處는 時運의 盛衰에 매인 것이다.
바로 天命이 하는 것이요, 人力으로 미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出處:去就进退,出仕和隐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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