滕文公問曰:
「滕, 小國也.
竭力以事大國, 則不得免焉.
如之何則可? 」
滕文公이 물었다.
“滕나라는 작은 나라입니다.
힘을 다하여 大國을 섬기더라도 侵伐을 免할 수 없습니다.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孟子對曰:
「昔者大王居邠, 狄人侵之.
孟子가 대답하였다.
“옛적에 太王이 邠(빈) 땅에 거주하실 적에 狄人이 침략하였습니다.
事之以皮幣, 不得免焉;
事之以犬馬, 不得免焉;
事之以珠玉, 不得免焉.
皮幣로써 섬기더라도 侵伐을 免할 수 없었으며,
犬馬로써 섬기더라도 侵伐을 免할 수 없었으며,
珠玉으로써 섬기더라도 侵伐을 免할 수 없었습니다.
▶幣-폐백 폐
乃屬其耆老而告之曰:
『狄人之所欲者, 吾土地也.
吾聞之也: 君子不以其所以養人者害人.
二三子何患乎無君?
我將去之. 』
마침내 그 耆老(원로)들을 모아놓고 말하였습니다.
‘狄人이 바라는 바는 우리의 土地이오.
내가 들으니 [君子는 사람을 기르는 것(土地)을 가지고 사람을 害치지 않는다]라고 합니다.
여러분들은 어찌 君主가 없음을 근심하겠소?
내가 이곳을 떠나겠소.’
▶屬: 모을 촉
▶耆(60세) 老(70세) 耄(80세) - 예기 공여
去邠, 踰梁山, 邑于岐山之下居焉.
邠을 떠나 梁山을 넘어서 岐山의 아래에 都邑터를 만들고 거주하였습니다.
邠人曰:
『仁人也, 不可失也. 』
邠땅의 사람들이 말하였습니다.
‘어진 사람이다. 놓쳐서는 안 된다.’
從之者如歸市.
그를 따르는 자가 앞을 다투어 모여들 듯하였습니다.
皮, 謂虎·豹·麋·鹿之皮也.
皮는 虎豹와 麋鹿의 가죽이다.
▶豹: 표범 표 麋: 고라니 미
幣, 帛也.
幣는 비단이다.
屬, 會集也.
屬은 모으는 것이다.
土地本生物以養人, 今爭地而殺人, 是以其所以養人者害人也.
土地는 본래 물건을 生産하여 사람을 기르는 것인데, 지금 土地를 다투어 사람을 죽이면 이것은 사람을 기르는 것으로써 사람을 해치는 것이다.
邑, 作邑也.
邑은 都邑을 만드는 것이다.
歸市, 人衆而爭先也.
歸市는 사람이 많아서 앞을 다투어 모이는 것이다.
或曰:
『世守也, 非身之所能爲也.
效死勿去. 』
或者는 말합니다.
‘대대로 지켜오는 것으로, 自身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목숨을 바칠지라도 떠나지 말라.’
▶效-바칠 효
又言
或謂土地乃先人所受而世守之者, 非己所能專.
但當致死守之, 不可舍去.
또 말하였다.
‘或者는 [土地는 先人이 받아서 대대로 지켜오는 것으로, 자기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마땅히 죽음을 다하여 지킬 뿐이요, 버리고 떠날 수 없다.]라고 말한다.’
此國君死社稷之常法.
이렇게 國君이 社稷을 위하여 죽는 것이 常法이다.
傳所謂國滅君死之, 正也, 正謂此也.
傳에 이른바 [국가가 滅亡하면 군주가 죽음이 正道이다]라고 하였으니, 바로 이것을 말한 것이다.
君請擇於斯二者. 」
군주께서는 이 두 가지 중에서 선택하소서.”
能如大王則避之, 不能則謹守常法.
太王과 같이 할 수 있으면 避하고, 그것이 불가능하면 常法을 嚴守하여야 한다.
蓋遷國以圖存者, 權也; 守正而俟死者, 義也.
나라를 옮겨 보존하기를 도모함은 權道요, 정도를 지키면서 죽음을 기다리는 것은 義이다.
審己量力, 擇而處之可也.
자기를 살피고 力量을 헤아려서 선택하여 대처함이 옳다.
楊氏曰:
「孟子之於文公, 始告之以效死而已, 禮之正也.
至其甚恐, 則以大王之事告之, 非得已也.
然無大王之德而去, 則民或不從而遂至於亡, 則又不若效死之爲愈.
故又請擇於斯二者. 」
楊氏가 말하였다.
‘孟子가 文公에게, 처음에는 죽음을 바칠 뿐임을 말하였으니, 이것은 禮의 올바름이다.
그가 매우 두려워함에 이르러서는 太王의 일로써 말하였으니, 이것은 不得已해서이다.
그러나 大王 같은 德이 없이 떠나간다면, 백성들이 혹 따라오지 않아서 滅亡에 이를 터이니, 그렇다면 또 죽음을 바침이 낫다.
그러므로 또 이 두 가지 중에서 선택하라고 청하였다.’
又曰:
「孟子所論, 自世俗觀之, 則可謂無謀矣.
然理之可爲者, 不過如此.
舍此則必爲儀秦之爲矣.
凡事求可, 功求成. 取必於智謀之末而不循天理之正者, 非聖賢之道也.
또 말하였다.
‘孟子가 논한 바를 세상 風俗의 관점에서 본다면 無謀하다고 여길 수 있다.
그러나 이치로써 할 수 있는 것은 이와 같음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을 버린다면 반드시 張儀와 蘇秦 같은 행위를 하리라.
凡事에 가능함만을 추구하고 功을 이룸만 추구하여, 智謀의 말단에서 期必을 취하고 天理의 정도를 따르지 않는 것은 聖賢의 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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