滕文公問爲國.
滕文公이 나라를 다스림을 물었다.
文公以禮聘孟子, 故孟子至滕, 而文公問之.
文公이 禮로써 孟子를 招聘하였으므로 孟子가 滕나라에 이르니 文公이 질문하였다.
孟子曰:
「民事不可緩也.
孟子가 말하였다.
“百姓의 일은 느슨히 할 수가 없습니다.
詩云:
『晝爾于茅, 宵爾索綯; 亟其乘屋, 其始播百穀.』
詩經에 이르기를 ‘낮이면 가서 띠풀을 베어 오고 밤이면 새끼 꼬아서, 빨리 그 지붕에 올라가 지붕을 이어야 다음 해에 비로소 百穀을 播種할 수 있다.’라고 하였습니다.
▲爾:卽
▲索(삭):새끼
民事, 謂農事.
民事는 農事를 이른다.
詩豳風七月之篇.
詩는 豳風 七月篇이다.
于, 往取也.
于는 가서 取함이다.
綯, 絞也.
綯는 꼬는 것이다.
亟, 絞也.
亟은 急함이다.
乘, 升也.
乘은 오름이다.
播, 布也.
播는 뿌리는 것이다.
言
農事至重, 人君不可以爲緩而忽之.
農事가 至極히 소중하니, 人君이 느슨히 여겨 輕忽히 하여서는 안 된다고 말하였다.
故引詩言治屋之急如此者, 蓋以來春將復始播百穀, 而不暇爲此也.
그러므로 詩經을 인용하여 지붕을 수리하기를 이같이 급하게 한다고 말한 것은, 내년 봄에 다시 百穀을 파종하기 시작하면 이것을 할 겨를이 없다는 것이다.
▶以:시간을 나타냄.
民之爲道也, 有恆産者有恆心, 無恆産者無恆心.
百姓들이 살아가는 方法은 일정한 産業이 있는 자에게는 일정한 마음이 있고, 일정한 산업이 없는 자에게는 일정한 마음이 없습니다.
苟無恆心, 放辟邪侈, 無不爲已.
만일 일정한 마음이 없으면, 放辟함과 邪侈함을 행하지 않음이 없을 것입니다.
及陷乎罪, 然後從而刑之, 是罔民也.
백성들이 罪에 빠진 然後에 뒤를 쫓아서 그들을 刑罰한다면, 이는 백성을 그물질하는 것입니다.
焉有仁人在位, 罔民而可爲也?
어진 사람이 地位에 있으면서 어찌 百姓을 그물질하고도 다스릴 수 있겠습니까?
音義並見前篇.
음과 뜻은 전편(梁惠王上)에 아울러 보인다.
是故賢君必恭儉禮下, 取於民有制.
이러한 연고로 賢君은 반드시 恭遜하고 儉素하여 아랫사람을 禮遇하며 백성들에게 취함에 제한이 있습니다.
恭則能以禮接下, 儉則能取民以制.
恭遜하여 禮로써 아랫사람을 應接할 수 있고, 儉素하여 百姓들에게서 세금을 取함을 制限할 수 있다.
陽虎曰:
『爲富不仁矣, 爲仁不富矣.』
陽虎가 말하였습니다.
‘富者가 되려면 仁을 행하지 못하고, 仁을 행하려고 하면 부자가 되지 못한다.’
陽虎, 陽貨, 魯季氏家臣也.
陽虎는 陽貨이니 魯나라 季氏의 家臣이다.
天理人欲, 不容並立.
天理와 人欲은 並立을 容納하지 않는다.
虎之言此, 恐爲仁之害於富也;
孟子引之, 恐爲富之害於仁也.
陽虎가 이것을 말한 것은 仁을 행함이 富裕함에 해될까 염려함이요,
孟子가 이것을 引用한 것은 부자가 됨이 行仁에 害될까 염려함이다.
君子小人, 每相反而已矣.
君子와 小人은 매양 相反될 뿐이니라.
夏后氏五十而貢, 殷人七十而助, 周人百畝而徹, 其實皆什一也.
夏后氏는 五十畝에 貢法을 썼고, 殷나라는 七十畝에 助法을 썼고, 周나라는 百畝에 徹法을 썼으니 그 실체는 모두 十分의 一입니다.
徹者, 徹也; 助者, 藉也.
徹은 통용한다는 뜻이요, 助는 빌린다는 뜻입니다.
▲夏后氏: 우임금은 순임 금에게서 수선을 받았으므로 뒤 后자를 써서 夏后라 한다. 앞에 有를 붙임 有夏, 有虞
▲殷人, 周人:백성의 마음을 따라서 정벌하였기 때문에 人을 썼음. 앞에 成을 붙임 成湯, 成周, 成殷 (다만 명나라는 有明이라 자칭함)
▲藉:借의 本字
此以下, 乃言制民常産, 與其取之之制也.
이 이하는 바로 백성들에게 일정한 재산을 제정해 줌과, 그들이 세금을 취하는 제도를 말하였다.
夏時一夫授田五十畝, 而每夫計其五畝之入以爲貢.
夏나라 때는 한 세대주가 土地 五十畝를 받고, 家長마다 五畝의 收入을 계산하여 공물로 바치게 하였습니다.
▲夫:세대주
商人始爲井田之制, 以六百三十畝之地, 畫爲九區, 區七十畝.
中爲公田, 其外八家各授一區, 但借其力以助耕公田, 而不復稅其私田.
商나라 때에 처음으로 井田의 제도를 만들어서, 六百三十畝의 土地를 구획하여 아홉 구역으로 만드니 한 구역은 七十畝이다.
가운데는 公田이 되고, 그 밖은 여덟 집에 각기 한 구역을 주어, 단지 그 힘을 빌려서 公田의 경작을 돕게 하고, 다시 그 私田에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았다.
周時一夫授田百畝.
周나라 때는 한 세대주에게 토지 百畝를 주었다.
鄕遂用貢法, 十夫有溝;
都鄙用助法, 八家同井.
鄕遂에서는 貢法을 써서 열 세대주에게 溝가 있고,
都鄙에서는 助法을 써서 여덟 집이 井田을 함께 가졌다.
▲鄕遂: 교외
▲都鄙: 1.周公卿·大夫·王子弟的采邑,封地。 2.京城和边邑。 3.美好和丑陋。
耕則通力而作, 收則計畝而分, 故謂之徹.
경작은 勞動力을 합하여 일하고, 수확하면 이랑을 계산하여 분배하므로 徹이라 한다.
其實皆什一者, 貢法固以十分之一爲常數, 惟助法乃是九一, 而商制不可考.
[其實皆什一也]라 함은 貢法은 본래 十分의 一을 일정한 數로 삼았고, 오직 助法은 바로 九分의 一이나 商나라 制度는 상고할 수 없다.
周制則公田百畝, 中以二十畝爲廬舍, 一夫所耕公田實計十畝.
周나라 제도는 公田 百畝 중 二十畝를 廬幕으로 만들었으니, 一夫가 耕作하는 公田을 실제로 계산하면 十畝이다.
通私田百畝, 爲十一分而取其一, 蓋又輕於什一矣.
私田 百畝를 합하여 계산하면 十一分의 一을 取하는 것이므로, 또한 十分의 一보다 가볍다.
竊料商制亦當似此, 而以十四畝爲廬舍, 一夫實耕公田七畝, 是亦不過什一也.
나는 생각해 본다.
商나라 제도 역시 마땅히 이와 유사하여, 十四畝로써 廬幕으로 삼아 一夫가 실제로 공전 七畝를 경작했을 터이니, 이 역시 十分의 一에 不過하다.
徹, 通也, 均也. 藉, 借也.
徹은 통한다는 뜻이며 고르게 한다는 뜻이요, 藉는 빌린다는 뜻이다.
龍子曰:
『治地莫善於助, 莫不善於貢.
貢者校數歲之中以爲常.
樂歲, 粒米狼戾, 多取之而不爲虐, 則寡取之;
凶年, 糞其田而不足, 則必取盈焉.
爲民父母, 使民盻盻然, 將終歲勤動, 不得以養其父母, 又稱貸而益之, 使老稚轉乎溝壑, 惡在其爲民父母也?』
龍子가 말하였습니다.
‘土地의 세금을 부과함은 助法보다 좋은 것이 없고, 貢法보다 나쁜 것은 없다.
貢法이란 몇 年의 중간치를 계산하여 일정한 수로 정한다.’
樂歲에는 곡식이 狼藉하여 많이 取하여도 학정이 되지 않는데도 적게 취하고,
凶年에는 그 토지의 낟알을 쓸어모아도 不足한데도 반드시 취하되 일정한 수를 채웁니다.
百姓의 父母가 되어서 百姓이 한스럽게 보면서 一年 내내 부지런히 노동하여도 자기 父母를 奉養할 수 없게 하고, 또 빚을 내어 稅金을 내는 데 보태게 하여, 늙은이와 어린아이를 溝壑에서 전전하게 한다면, 그가 百姓의 父母가 됨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稱貸:빚을 내다
▲龍子의 말이 이 문장의 끝까지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龍子, 古賢人.
龍子는 옛 賢人이다.
狼戾, 猶狼藉, 言多也.
狼戾는 狼藉와 같으니 많다는 말이다.
糞, 壅也.
糞은 끌어모으는 것이다.
盈, 滿也.
盈은 가득채움이다.
盻, 恨視也.
盻는 한스럽게 봄이다.
勤動, 勞苦也.
勤動은 勞苦이다.
稱, 擧也.
稱은 듦이다.
貸, 借也. 取物於人, 而出息以償之也.
貸는 빌림이니, 남에게 물건을 취하고, 利息을 내어 償還하는 것이다.
益之, 以足取盈之數也.
益之는 충분히 취하여 숫자를 채우는 것이다.
稚, 幼子也.
稚는 어린 자식이다.
夫世祿, 滕固行之矣.
대저 世祿은 滕나라가 본래 施行하고 있나이다.
孟子嘗言
文王治岐, 耕者九一, 仕者世祿.
孟子가 말한 적이 있다.(양혜왕 하)
‘文王이 岐周를 다스릴 적에, 耕作하는 자들에게 九分의 一의 세법을 썼으며, 벼슬하는 자에게는 대대로 祿을 준다.’
二者王政之本也.
이 두 가지는 王政의 근본이다.
今世祿滕已行之, 惟助法未行, 故取於民者無制耳.
지금 世祿은 滕나라가 이미 시행하고 있지만, 다만 助法을 시행하지 않아서백성에게 세금을 거둠에 제한이 없을 뿐이다.
蓋世祿者, 授之土田, 使之食其公田之入, 實與助法相爲表裏.
대개 세록이란 토지를 주어서, 그에게 그 公田의 수입을 먹게 하는 것이니, 실로 助法과 더불어 서로 표리가 된다.
所以使君子野人各有定業, 而上下相安者也, 故下文遂言助法.
君子와 小人에게 각기 정해진 生業을 가지게 하여 上下가 모두 편안하였다. 그러므로 아랫글에 조법을 말하였다.
詩云:
『雨我公田, 遂及我私.』
시경에 일렀습니다.
‘우리 公田에 비를 내리고 나서 우리 私田에 미치라.’
▲穀雨:곡식을 뿌린다는 뜻 雨:뿌리다
惟助爲有公田.
오직 助法에만 공전이 있기 때문입니다.
由此觀之, 雖周亦助也.
이로 말미암아 관찰하면 비록 주나라도 역시 조법을 쓴 것입니다.
詩小雅大田之篇.
詩는 小雅 大田篇이다.
雨, 降雨也.
雨는 비가 내림이다.
言
願天雨於公田, 而遂及私田,
先公而後私也.
하늘이 公田에 비를 내리고 나서 私田에 미치기를 원한다고 말하였으니, 先公後私한 것이다.
當時助法盡廢, 典籍不存, 惟有此詩, 可見周亦用助, 故引之也.
當時에 助法이 모두 폐지되고 典籍이 남아 있지 않았는데, 다만 이 詩가 있어서 周나라도 또한 助法을 썼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므로 이것을 引用하였다.
設爲庠序學校以敎之:
庠者, 養也;
校者, 敎也;
序者, 射也.
庠, 序, 學, 校를 설치하여 백성을 가르쳤습니다.
庠은 奉養한다는 뜻이요,
校는 가르친다는 뜻이요,
序는 활쏘기를 익힌다는 뜻입니다.
夏曰校, 殷曰序, 周曰庠, 學則三代共之, 皆所以明人倫也.
夏나라에서는 校라 하였고, 殷나라에서는 序라 하였고 周나라에서는 庠이라 하였습니다.
太學은 三代가 이름을 같이 하였으니, 모두 人倫을 밝히는 까닭입니다.
人倫明於上, 小民親於下.
人倫이 위에서 밝으면 小民들이 아래에서 親하나이다.
庠以養老爲義, 校以敎民爲義, 序以習射爲義, 皆鄕學也.
庠은 老人을 奉養함으로써 의의를 삼았고, 校는 百姓을 가르침으로써 의의를 삼았고, 序는 활쏘기를 익힘으로써 의의를 삼았으니, 모두 鄕學이다.
學, 國學也.
學은 國學이다.
▲國學=太學
共之, 無異名也.
共之는 다른 명칭이 없는 것이다.
倫, 序也. 父子有親, 君臣有義, 夫婦有別, 長幼有序, 朋友有信, 此人之大倫也.
倫은 차례이니, 父子有親 君臣有義 夫婦有別 長幼有序 朋友有信이 사람의 큰 차례이다.
庠序學校, 皆以明此而已.
庠序學校는 모두 이것을 밝히려 했을 뿐이다.
有王者起, 必來取法, 是爲王者師也.
王者가 일어남이 있으면, 틀림없이 와서 본보기로 삼을 터이니, 이는 王者의 스승이 되는 것입니다.
滕國褊小, 雖行仁政, 未必能興王業;
然爲王者師, 則雖不有天下, 而其澤亦足以及天下矣.
滕나라는 작아서 비록 仁政을 행하더라도, 반드시 王業을 일으키지는 못한다.
그러나 王者의 스승이 되면, 비록 天下를 所有하지는 못하여도, 그 恩澤이 또한 족히 天下에 미칠 수 있다.
聖賢至公無我之心, 於此可見.
聖賢의 至公無私하신 마음을 여기에서 볼 수 있다.
詩云:
『周雖舊邦, 其命惟新』 ,
文王之謂也.
詩經에 일렀습니다.
‘周나라가 비록 오래된 나라이나, 그 天命은 새롭다.’라고 하였으니, 文王을 이른 것입니다.
子力行之, 亦以新子之國.」
子께서 힘써 행하신다면, 또한 子의 나라를 새롭게 할 터입니다.”
▲維新: 維는 뜻이 없다.
▲子: 喪中에 있는 제후(천자는 小童) 子: 繼父之辭
詩大雅文王之篇.
詩는 大雅 文王篇이다.
言
周雖后稷以來, 舊爲諸侯, 其受天命而有天下, 則自文王始也.
周나라가 비록 后稷이래로 오래된 諸侯이었으나, 天命을 받아 天下를 소유한 것은 文王으로부터 시작됨을 말하였다.
子, 指文公, 諸侯未踰年之稱也.
子는 文公을 가리키니, 諸侯로서 즉위한 지 一年을 넘지 않은 자의 稱號이다.
使畢戰問井地.
(등문공이) 畢戰으로 하여금 井地를 묻게 하였다.
孟子曰:
「子之君將行仁政, 選擇而使子, 子必勉之!
孟子가 말하였다.
“그대의 君主가 仁政을 행하고자, 선택하여 자네에게 시키셨으니, 자네는 반드시 힘쓸지어다.
夫仁政, 必自經界始.
대저 仁政은 반드시 境界를 다스림에서 시작한다.
經界不正, 井地不鈞, 穀祿不平.
경계를 다스림이 바르지 못하면 井地가 균등하지 못하고, 穀祿이 균평하지 못한다.
是故暴君汙吏必慢其經界.
이러한 연고로 暴君과 汚吏는 틀림없이 그 경계를 태만히 한다.
經界旣正, 分田制祿可坐而定也.
경계를 다스림이 바로 서면 토지를 나누어줌과 곡록을 제정함은 가만히 앉아서도 정할 수 있다.
▲治=夷=易
▲經: 經緯
▲修: 행하다
畢戰, 滕臣.
畢戰은 滕나라 신하이다.
文公因孟子之言, 而使畢戰主爲井地之事, 故又使之來問其詳也.
文公이 孟子의 말씀으로 因하여 畢戰으로 하여금 井地의 일을 主管하게 하였다. 그러므로 또 그를 보내서 자세한 것을 묻게 하였다.
井地, 卽井田也.
井地는 곧 井田이다.
經界, 謂治地分田, 經畫其溝塗封植之界也.
經界는 땅을 다스리고 土地를 나누어서 도랑, 길, 두둑, 나무를 심음을 境界 구획함을 일컫는다.
此法不修, 則田無定分, 而豪强得以兼幷, 故井地有不釣;
賦無定法, 而貪暴得以多取, 故穀祿有不平.
이 법이 행하여지지 않으면, 土地에 일정한 나눔이 없어서 豪强들이 兼幷할 수 있으므로 井地가 고르지 못함이 있다.
세금 부과에 정해진 법이 없으면, 탐욕스럽고 포악한 자들이 많이 취할 수 있으므로 穀祿에 공평하지 못함이 있다.
此欲行仁政者之所以必從此始, 而暴君汙吏則必欲慢而廢之也.
이것이 仁政을 행하고자 하는 자가 반드시 經界로부터 시작하는 까닭이요, 暴君과 汚吏들은 반드시 怠慢히 하여 經界를 폐지하고자 하는 까닭이다.
有以正之, 則分田制祿, 可不勞而定矣.
이것을 바로잡을 방법이 있으면, 토지를 나누어주고 祿을 제정함을 수고롭지 않고서도 정할 수 있으리라.
夫滕壤地褊小, 將爲君子焉, 將爲野人焉.
滕나라는 國土가 작으나, 君子가 될 사람이 있으며, 野人이 될 사람이 있을 터이다.
無君子莫治野人, 無野人莫養君子.
君子가 없으면 野人을 다스리지 못할 터이요, 野人이 없으면 君子를 奉養할 수 없느니라.
言
滕地雖小, 然其閒亦必有爲君子而仕者, 亦必有爲野人而耕者, 是以分田制祿之法, 不可偏廢也.
이런 말이다.
‘滕나라의 땅이 비록 작으나 그곳에 또한 반드시 君子가 되어 벼슬할 자도 있으며, 또한 반드시 野人이 되어 耕作할 자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 土地를 나누어주고 祿을 制定하는 법을 한 가지라도 廢할 수 없다.
請野九一而助, 國中什一使自賦.
청컨대, 들에는 九分의 一의 助法을 쓰고, 國中에서는 十分의 一의 稅法을 써서, 스스로 바치도록 하라.
此分田制祿之常法, 所以治野人使養君子也.
이것은 土地를 나누어주고 祿을 制定해주는 정해진 法이니, 野人을 다스려서 君子를 봉양하게 하는 방법이다.
野, 郊外都鄙之地也. 九一而助, 爲公田而行助法也.
野는 郊外의 都鄙의 지역이다. 九一而助란 公田을 만들어 助法을 시행하는 것이다.
國中, 郊門之內, 鄕遂之地也.
國中은 郊門의 안에 있는 鄕遂의 지역이다.
田不井授, 但爲溝洫, 使什而自賦其一, 蓋用貢法也.
土地를 井田으로 주지 않고, 다만 溝洫을 만들어서 十分의 一을 스스로 바치게 하니, 아마도 貢法을 쓴 것이다.
周所謂徹法者蓋如此, 以此推之, 當時非惟助法不行, 其貢亦不止什一矣.
周나라의 소위 徹法이라는 것이 이와 같다. 이로써 미루어보면, 當時에는 다만 助法이 시행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아마도 貢法 또한 十分의 一에 그치지 않은 듯하다.
卿以下必有圭田, 圭田五十畝.
卿을 제외한 이하(大夫, 士)는 반드시 圭田이 있으니, 圭田은 五十畝니라.
此世祿常制之外, 又有圭田, 所以厚君子也.
이것이 世祿의 일정한 制度 외에 또 圭田이 있어서, 君子를 厚待한 방법이다.
圭, 潔也, 所以奉祭祀也.
圭는 깨끗함이니 祭祀를 받드는 까닭이다.
不言世祿者, 滕已行之, 但此未備耳.
世祿에 관하여 말하지 않음은 滕나라가 이미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고, 다만 규전의 制度가 未備했을 뿐이다.
▲卿은 상속되는 채지(식읍)을 준다
▲고하를 말할 때 以下:불포함 以上:포함
그 외: 以下:포함 以上:포함
餘夫二十五畝.
餘夫는 二十五묘를 주니라.
程子曰:
「一夫上父母, 下妻子, 以五口八口爲率, 受田百畝.
如有弟, 是餘夫也.
年十六, 別受田二十五畝, 俟其壯而有室, 然後更受百畝之田.」
程子가 말하였다.
‘1세대주는 위로 父母가 있고 아래로 妻子가 있어서, 다섯 食口와 여덟 식구를 비율로 삼아 土地 百畝를 받는다.
만일 아우가 있으면 이는 餘夫이다.
나이 16세에 별도로 土地 二十五畝를 받고, 그가 장성하여 아내가 있기를 기다린 뒤에 다시 百畝의 土地를 받는다.’
愚按: 此百畝常制之外, 又有餘夫之田, 以厚野人也.
내가 살펴보건대, 이는 百畝의 일정한 制度 외에 또 餘夫의 土地가 있으니, 野人을 厚待한 것이다.
死徙無出鄕, 鄕田同井.
장례와 移徙함에 향리를 벗어남이 없고, 鄕리의 井田을 공동으로 소유한다.
出入相友, 守望相助, 疾病相扶持, 則百姓親睦.
출입에 서로 벗하며, 守望(지키고 망볼 때)에 서로 도우며, 疾病에 서로 붙들어주고 잡아 준다면 백성들이 親睦하리라.
死, 謂葬也.
死는 葬禮를 이른다.
徙, 謂徙其居也.
徙는 거주지를 옮김을 이른다.
同井者, 八家也.
同井은 정전을 같이하는 여덟 집이다.
友, 猶伴也.
友는 伴과 같다.
守望, 防寇盜也.
守望은 防寇盜이다.
▲寇: 兵作於內曰亂 兵作於外曰寇
▲盜: 陰私自利者皆盜
方里而井, 井九百畝, 其中爲公田.
사방 一里가 井이고, 井은 九百畝인데, 그 가운데가 公田이다.
八家皆私百畝, 同養公田.
여덟 집에서 모두 百畝를 私田으로 받고 공동으로 公田을 가꾼다.
公事畢, 然後敢治私事, 所以別野人也.
公田의 일을 끝마친 다음에 감히 私田의 일을 처리하니, 野人의 분수를 구별하는 것이다.
此詳言井田形體之制, 乃周之助法也.
이는 井田의 形體의 制度를 상세히 말한 것이니, 곧 周나라의 助法이다.
公田以爲君子之祿, 而私田野人之所受.
公田을 君子의 祿으로 삼고, 私田은 野人이 받는 것이다.
▲公田以爲君子之祿=以公田之以獲爲君子之祿 이처럼 해석하는 습관을 길러라.
先公後私, 所以別君子野人之分也.
先公後私하나니, 이것으로써 君子와 野人의 身分을 구별한다.
不言君子, 據野人而言, 省文耳.
君子를 말하지 않고 野人을 근거하여 말했으니, 省略한 글일 뿐이다.
上言野及國中二法, 此獨詳於治野者, 國中貢法, 當時已行, 但取之過於什一爾.
위의 장에서 野와 國中에 다른 法을 말하였으나, 여기서 홀로 野를 다스림에 상세히 함은 國中의 貢法은 當世에 이미 시행하였기 때문인데, 다만 取하기를 十分의 一보다 지나치게 했을 뿐이다.
此其大略也.
이것이 정전법의 대략이다.
若夫潤澤之, 則在君與子矣.」
대저 이것을 윤택하는 것은, 군주와 그대에게 달려 있느니라.”
井地之法, 諸侯皆去其籍, 此特其大略而已.
井地의 법을, 諸侯들이 모두 그 典籍을 없애버렸으니, 이는 다만 그 大略일 뿐이다.
潤澤, 謂因時制宜, 使合於人情, 宜於土俗, 而不失乎先王之意也.
潤澤이란 때에 따라 알맞게 법을 제정하여, 백성의 人情에 부합하고, 風俗에 마땅하여 先王의 뜻을 잃지 않게 함을 말한다.
▲因時制宜: 時宜
○呂氏曰:
「子張子慨然有意三代之治, 論治人先務, 未始不以經界爲急.
呂氏(여대림. 장횡거의 제자 주자와 친구)가 말하였다.
“子張子가 慨然히 三代의 治世에 뜻을 두어, 백성을 다스리는 急先務를 논할 때 經界를 바로잡음을 서두르지 않은 적이 없었다.
講求法制, 粲然備具. 要之可以行於今.
法制를 강구하여 粲然히 具備하고 요약하여 지금에 행할 수 있게 하였다.
如有用我者, 擧而措之耳.
‘나를 쓰는 자가 있으면 법제를 들어서 시행할 수 있다.’라고 하였다.
嘗曰:
『仁政必自經界始.
貧富不均, 敎養無法;
雖欲言治, 皆苟而已.
世之病難行者, 未始不以亟奪富人之田爲辭.
然茲法之行, 悅之者衆.
苟處之有術, 期以數年, 不刑一人而可復.
所病者, 特上之未行耳.』
일찍이 말하기를
‘仁政은 반드시 경계를 바로잡음으로부터 시작한다.
貧富가 均等하지 못하며 敎養에 법도가 없으면,
비록 治道를 말하고 싶어도 모두 구차할 뿐이다.
世上에 시행하기 어려움을 병으로 여기는 자들은, 富者의 土地를 대번에 빼앗는 것을 구실로 삼지 않는 적이 없다.
이 법을 시행하면 좋아하는 자가 많을 터이다.
처리함에 좋은 방도가 있어서 몇 년을 기약하면, 한 사람에게 형벌을 주지 않고도 옛 법을 회복할 수 있다.
병폐가 되는 것은 다만 위에서 행하지 않을 뿐이다.’라고 하였다.
▲未始不=未嘗不
乃言曰:
『縱不能行之天下, 猶可驗之一鄕.』
이에 말하였다.
‘비록 이것을 天下에 시행할 수는 없으나, 한 지방에 試驗할 수 있다.’
▲縱:雖
▲受之於父母를 受之父母 또는 受於父母 등으로 줄이듯이 之於는 변화할 수 있다. 行之天下=行之於天下 驗之一鄕=驗之於一鄕
方與學者議古之法, 買田一方, 畫爲數井.
바야흐로 學者들과 함께 옛 법을 의논하여 토지 一方을 사고 區劃하여 몇 井을 만들었다.
上不失公家之賦役.
위로는 公家의 賦役을 잃지 아니하였다.
退以其私, 正經界, 分宅里, 立斂法, 廣儲蓄, 興學校, 成禮俗, 救菑卹患, 厚本抑末, 足以推先王之遺法.
아래로는 그들의 私田에 경계를 바르게 하고, 宅里를 나누어 주며, 세금을 거두는 법을 확립하고, 貯蓄을 확대하고, 학교를 일으키고, 禮俗을 이루며, 재난을 구제하고, 환난을 救恤하며, 本業(농사)을 厚待하고 末業(상업)을 抑制하여, 족히 先王의 남긴 법을 미루어나갈 수 있었다.
▲以其私=於其私 以=於
▲災=菑(물의 재앙)=灾(불의 재앙)
明當今之可行.
당장 시행할 수 있음을 증명하였다.
有志未就而卒.」
뜻이 있었으나 이루지 못하고 별세하셨다. ”
愚按:
내가 살펴보았다.
喪禮經界兩章, 見孟子之學, 識其大者.
喪禮와 經界 두 章에서 孟子의 학문이 文武의 도가 큼을 알고 있었음을 볼 수 있다.
是以雖當禮法廢壞之後, 制度節文不可復考, 而能因略以致詳, 推舊而爲新;
이로써 비록 禮法이 廢壞한 뒤를 당하여 (정전의)法制와 (상례의)節文을 다시 상고할 수 없었으나, 능히 疏略함으로 인하여 상세함에 모두 이르렀으며, 옛 제도를 미루어 새롭게 하였다.
不屑屑於旣往之跡, 而能合乎先王之意, 眞可謂命世亞聖之才矣.
이미 지나간 자취에 급급하지 않으면서도 능히 先王의 뜻에 부합하였으니, 참으로 命世(하늘이 세상에 명한)의 亞聖의 인재라고 이를 수 있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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