孟子曰:
「富歲, 子弟多賴; 凶歲, 子弟多暴,
非天之降才爾殊也, 其所以陷溺其心者然也.
孟子가 말하였다.
“풍년에는 子弟들에 선량함이 많고,
凶年에는 子弟들에 포악함이 많으니,
하늘이 재질을 내림이 이렇게 다르지는 않은데, 그들의 마음을 빠뜨리는 것이 그렇기 때문이다.
富歲, 豐年也.
富歲는 豊年이다.
賴, 藉也.
賴는 자뢰함이다.
豐年衣食饒足, 故有所顧藉而爲善; 凶年衣食不足, 故有以陷溺其心而爲暴.
豊年에는 衣食이 豊足하므로 믿고 의지할 바가 있어서 善行을 하고,
凶年에는 衣食이 不足하므로 그들의 마음을 빠뜨림이 있어서 포악을 행한다.
今夫麰麥, 播種而耰之, 其地同, 樹之時又同, 浡然而生, 至於日至之時, 皆熟矣.
지금 麰麥(모맥)을 播種하고 씨앗을 덮되, 그 토질이 같고 심는 시기도 같으면, 발연(浡然)히 싹이 나와서 日至(夏至)의 때에 이르러 모두 익는다.
雖有不同, 則地有肥磽, 雨露之養, 人事之不齊也.
비록 소출에 같지 않음이 있을지라도, 그것은 땅에 肥沃과 瘠薄함이 있고, 雨露의 培養과 사람이 가꾸는 일이 같지 않기 때문이다.
麰, 大麥也.
모(麰)는 大麥이다.
耰, 覆種也.
우(耰)는 씨앗을 덮는 것이다.
日至之時, 謂當成熟之期也.
日至之時는 成熟하는 시기가 되었음 이른다.
磽, 瘠薄也.
磽(요)는 척박(瘠薄)함이다.
故凡同類者, 擧相似也, 何獨至於人而疑之?
그러므로 무릇 同類인 것은 모두 비슷한데, 어찌 유독 사람에 이르러서만 그것을 의심하는가?
聖人與我同類者.
聖人과 나도 同類인 것이다.
聖人亦人耳, 其性之善, 無不同也.
聖人도 사람일 뿐이니, 성인의 본성이 善함이 범인과 같지 않음이 없다.
故龍子曰:
『不知足而爲屨, 我知其不爲蕢也.』
그러므로 龍子가 말하였다.
‘발의 크기를 알지 못하고 짚신을 삼을지라도, 나는 그가 삼태기를 만들지 않을 줄을 안다.’
屨之相似, 天下之足同也.
짚신의 모습이 서로 비슷함은 天下의 발의 모습이 같기 때문이다.
蕢, 草器也.
궤(簣)는 풀로 만든 그릇이다.
▶以草爲器
不知人足之大小而爲之屨, 雖未必適中, 然必似足形, 不至成蕢也.
사람의 발의 크기를 알지 못하고 신을 만들면, 비록 반드시 適中하지는 못할지라도, 틀림없이 발의 形狀과 비슷하지, 삼태기를 만드는 데는 이르지 않을 터이다.
口之於味, 有同耆也.
입이 음식을 맛봄에 대하여, 같은 기호가 있다.
易牙先得我口之所耆者也.
易牙는 먼저 우리 입이 좋아하는 것을 깨우친 자이다.
如使口之於味也, 其性與人殊, 若犬馬之與我不同類也, 則天下何耆皆從易牙之於味也?
가령 입이 음식을 맛봄에 대하여, 그 食性이 남과 달라서 마치 개와 말이 우리와 同類가 아닌 따위와 같다면, 天下 사람이 어찌 맛을 즐기되 모두 易牙의 음식 맛을 따르겠는가?
至於味, 天下期於易牙, 是天下之口相似也
음식 맛에 대하여는 天下 사람이 易牙를 희망하나니, 天下 사람의 입맛이 서로 비슷하기 때문이다.
▶期: 希望 [hope]
良剑期乎断。——《吕氏春秋·察 今》
易牙, 古之知味者.
易牙는 옛날에 맛을 잘 안 자이다.
言易牙所調之味, 則天下皆以爲美也.
易牙가 조리한 맛은 天下가 다 맛있다고 여겼다는 말이다.
惟耳亦然.
귀 또한 그러하다.
▶惟:발어사
至於聲, 天下期於師曠, 是天下之耳相似也.
소리에 이르러서는, 天下 사람이 師曠이 되기를 희망하나니, 天下 사람의 귀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師曠, 能審音者也.
師曠은 音을 잘 살핀 자이다.
言師曠所和之音, 則天下皆以爲美也.
師曠이 和音을 맞춘 音樂은 天下 사람이 다 아름답게 여겼다는 말이다.
惟目亦然.
눈 또한 그러하다.
至於子都, 天下莫不知其姣也.
子都에 대하여, 天下 사람에 그의 아름다움을 알지 못하는 이가 없다.
不知子都之姣者, 無目者也.
子都의 아름다움을 알지 못하는 자는 안목이 없는 자이다.
子都, 古之美人也.
子都는 옛날의 美人이다.
妏, 好也.
교(姣)는 아름다움이다.
▶好:美
故曰:
口之於味也, 有同耆焉;
耳之於聲也, 有同聽焉;
目之於色也, 有同美焉.
그러므로 말하였다.
‘입이 음식 맛에 대하여 같은 기호가 있으며,
귀가 소리에 대하여 같은 들음이 있으며,
눈이 색에 대하여 같은 아름답게 여김이 있다.
至於心, 獨無所同然乎?
마음에만 유독 같이 옳게 여기는 것이 없겠는가?
心之所同然者何也?
마음이 옳게 여김은 무엇인가?
謂理也, 義也.
理와 義를 말한다.
聖人先得我心之所同然耳. 故理義之悅我心, 猶芻豢之悅我口.」
聖人은 우리 마음에 옳게 여기는 바를 먼저 깨우쳤을 뿐이다. 그러므로 理와 義가 우리 마음을 기쁘게 함은 추환(芻豢)이 우리 입을 즐겁게 함과 같다.’”
然, 猶可也.
然은 可와 같다.
草食曰芻, 牛羊是也;
穀食曰豢, 犬豕是也.
풀을 먹는 것을 추(芻)라고 하니, 소와 양이 이것이다.(牛馬羊)
곡식을 먹는 것을 환(豢)이라고 하니, 개와 돼지가 이것이다.(犬豕鷄)
程子曰:
「在物爲理, 處物爲義, 體用之謂也.
孟子言人心無不悅理義者, 但聖人則先知先覺乎此耳, 非有以異於人也.」
程子가 말하였다.
“사물에 있는 것을 理라 하고, 사물을 대처하는 것을 義라 하니, 體와 用을 말한 것이다.
孟子가 말하기를 ‘사람의 마음이 理와 義를 좋아하지 않음이 없으나, 聖人은 이것을 먼저 알고 먼저 깨달았을 뿐이고 범인과 다름이 있지 아니하다.’라고 하였다.”
程子又曰:
「理義之悅我心, 猶芻豢之悅我口, 此語親切有味.
須實體察得理義之悅心, 眞猶芻豢之悅口, 始得.」
程子가 또 말하였다.
“理와 義가 우리 마음을 기쁘게 함이, 추환(芻豢)이 우리 입을 즐겁게 함과 같다는 이 말씀은 친절하여 음미할 맛이 있다.
모름지기 실제로 體得하고 察得하기를, 義理가 마음을 기쁘게 함이 참으로 추환(芻豢)이 우리 입을 즐겁게 함과 같다고 해야 비로소 유익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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