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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와 漢文

贈汪倫-李白

耽古樓主 2025. 2. 14. 04:37

贈汪倫-李白

 

李白乘舟將欲行 忽聞岸上踏歌聲.
桃花潭水深千尺 不及汪倫送我情.

나 이백이 배를 타고 막 떠나려 할 제, 문득 언덕 위에서 들려오는 발 구르며 부르는 노래 소리!

도화담의 물이 깊이가 천 자라지만, 왕륜이 나를 전송하는 정에는 미치지 못하리라.

 

주석

 

▷ 贈汪倫 : 왕륜에게 <시를 지어> 주다. 왕륜은 桃花潭에서 가까운 賈村에 살았던 호방한 선비로 알려진 인물이다.

李白 : 詩仙으로 일컬어지는 중국 盛唐 시기의 대시인으로 字는 太白, 號는 靑蓮居士이다.

乘舟 : 배를 타다.

將 : 장차, 막.

欲行 : 가려고 하다, 떠나려고 하다.

忽 : 문득, 불현 듯.

聞 : ~이 들리다, ~이 들려오다.

岸上 : 언덕 위.

踏歌 : 서로 손을 잡고 발을 구르며 박자를 맞추어 부르는 노래라는 뜻이다.

聲(성) : 소리.

桃花潭水 : 도화담의 물. 도화담은 安徽省 涇縣 서남쪽에 위치한, 長江의 지류인 靑弋江의 한 물굽이인데, 『一統誌』에서 “그 깊이를 헤아리기 어렵다.[其深不可測]”고 했을 정도로 물이 깊기로 유명하였다.

深千尺 : <물의> 깊이가 천 자이다.

不及 : ~에 미치지 못하다.

送我情 : 나를 餞送하는 情.

 

 

감상

 

이 시는, 시를 지어 전해주는 주체인 李白이 시의 본문 안에다 자신의 이름과 시를 받게 될 상대방의 이름까지 명시한, 그 類例를 찾기 어려운 매우 독특한 구성의 작품이다. 杜甫와 더불어 唐詩의 양대 山脈을 이루었고, 특히 絶句에서 독보적인 성취를 보여주었던 이백의 걸작 절구 가운데 하나인 이 시를 제대로 이해하자면, 우선 아래와 같은 배경 이야기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미 전국적인 名士가 된 이백이 어느 해 봄날에 지금의 安徽省 涇縣 일대에서 유람하고 있었는데, 그 지역의 유지였던 汪倫이라는 선비가 이백을 직접 모시고 싶은 생각이 들어 편지를 보내 말하기를,

“제가 살고 있는 곳에는 桃花潭이 있고, 그 도화담 주변에는 ‘十里桃花’와 ‘萬家酒店’이 있습니다.”

라고 하였다. 이 말에 솔깃해진 이백이 왕륜을 따라갔으나 물굽이의 이름인 도화담이라는 곳 주변에는 복숭아나무 한 그루와 작은 주점이 하나 있었을 뿐이었다.

이백이 화가 나서

“십 리에 걸쳐 피어있다는 복사꽃[十里桃花]은 뭐고, 만 집이나 된다는 술집[萬家酒店]은 도대체 뭐요?”

라고 하자 왕륜이 대답하기를,

“우리가 배를 타고 지나온 곳이 십리에 이르는 도화담이니 이 복숭아나무의 꽃이 ‘十里 도화담의 桃花’가 되는 것이고, 저기 술집 주인의 姓氏가 ‘萬’이니 ‘萬家의 酒店’이 되지 않겠습니까?”

라고 하였다.

그제야 이백은 왕륜이 자신을 오게 하기 위해 꾀를 낸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그 호의를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좋은 술과 맛난 음식으로 이백을 환대하며 자기 마을에서 여러 날을 묵게 하였을 왕륜이, 작별에 앞서 성대한 餞別宴을 베풀고 노잣돈을 두둑하게 건네지 않았을 리가 없다. 그리하여 이백은 흡족한 마음으로 왕륜과 마을 사람들의 환송을 뒤로 하고 배에 올랐을 것이다. 이제 배의 닻줄만 풀면 이 도화담을 떠나갈 터이건만, 문득 나루터 근처 언덕 위에서 왁자한 소리가 들려왔다. 이백에 대한 흠모의 정이 다하지 않은 왕륜 일행이 발을 구르며 노래를 불렀던 것이다. 전별연을 치르고도 다시 한번 환송의 정을 보여준 왕륜의 그 至極한 精誠 앞에서, 황제의 여인에게 벼루를 들게 하기도 했다는 천하의 이백조차 가슴이 뭉클해지지 않을 수 없었을 터이다. 그리하여 이 멋들어진 시가, 술이 아직 깨지도 않았을 이백의 붓끝 아래에서 태어났을 터이다.

 

元代의 楊齊賢이 말하기를, 왕륜의 후손들이 지금껏 그 시를 보물로 여기고 있다고 하였으니, 왕륜의 까마득한 후손에 이르기까지 이백에 대한 흠모의 정이 어떠했을지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 시로 인하여 왕륜은 마침내 이백과 함께 영원을 사는 사람이 되었다. 이백이 이런 걸작을 남기게 한 것은 이백의 천재성이 아니라 왕륜의 그 지성으로 보이니,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이 어찌 공연히 생겨난 것이겠는가! 

 

이백이 왕륜을 위해 지은 이 시 한 수로 인해 도화담도 덩달아 역사적인 명소가 되었다.

어디 그뿐인가! 이백이 배를 탄 곳으로 전해지는 東園古渡와 왕륜이 자기 일행들과 발을 구르며 노래 불렀다는 그 언덕에 세워진 踏歌岸閣은 물론, 왕륜의 墓所까지 관광지로 개발이 되어 그 지역 사회에 이바지하고 있으니, 엄청난 시간의 間隙을 뛰어넘어 지금에도 여전히 드리우고 있는 大家의 그늘이, 봄 하늘처럼 넓고 봄 햇살처럼 다사롭게만 여겨진다.

 

<한경닷컴 The Lifeist> 강성위(hanshi@naver.com)에서 가져왔습니다. 탐고루주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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