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와 漢文

江雪(강설) - 柳宗元(유종원)

耽古樓主 2023. 4. 8. 07:06

江雪(강설) - 柳宗元(유종원)

千山鳥飛絶(천산조비절) 萬徑人踪滅(만경인종멸)
孤舟蓑笠翁(고주사립옹) 獨釣寒江雪(독조한강설)

산마다 날던 새 한 마리 안 보이고,  길마다 사람 종적 모두 사라졌다.

외로운 배에 도롱이 걸치고 삿갓 쓴 노인,  눈 내리는 강에서 홀로 낚시질하네.

<唐詩選>

 

해설   

위 시는 시인이 속세를 초월한 듯 대자연에 은거한 고기잡이 늙은이의 모습에 자신의 처지를 빗대 관조적으로 노래함으로써, 정치적 실의와 고독감을 극복하려는 작가의 강한 정신력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라고 하는데, 이 시에 묘사된 정경은 중국 남송의 화가 마원(馬遠)의 “한강독조도(寒江獨釣圖)”를 비롯해 화제(畵題)로 자주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유병례 교수님은 끝구절 獨釣寒江雪(독조한강설) 의 해석을 “겨울 강에서 흰 눈을 홀로 낚는다”로 하여야 시의 심오한 맛이 살아난다고 하였는데,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번역한 분은 여섯 살 때 이미 한시를 지었다는 시인 김종길 선생이었다 하고 중국에서도 고수들은 그렇게 본다고 합니다.

 

작자

유종원[柳宗元, 773 ~ 819]

자는 자후(子厚), 세상에서는 유주자사를 지내 유유주(柳柳州)라 칭함, 장안(長安) 출생.

중국 중당시대의 관리이자 문학가로 한유, 구양수, 소순, 소식, 소철, 왕안석, 증공과 더불러 당송팔대가로 지칭되었고, 한유와 더불어 산문 작가로 쌍벽을 이루어 韓柳로 일컬었다.

덕종 정원(貞元) 9년인 793년 21세에 진사에 급제하고, 정원 14년인 798년 박학굉사과에 급제하여 집현전정자(集賢殿正字)로 있다가 남전위(藍田尉)로 옮기고, 감찰어사(監察御史)가 되었다.

왕숙문 등이 주도하는 개혁정치에 참여하였다가 개혁이 실패하여 소주자사로 좌천된 후 다시 영주사마로 좌천되었고, 장안을 떠난지 10년만에 경사에 돌아왔으나 곧 유주자사에 임명되어 다시 장안을 떠났는데, 유주자사를 지내면서 선정을 베풀어 현지 주민들로부터 존경을 받았고, 46세를 일기로 임지인 유주에서 세상을 떠났으며 주민들은 그의 죽음을 애통해 하여 사당을 지어 그를 수호신으로 받들어 모셨다 한다.

도연명을 본받아 자연시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