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고문진보)

後集40-送溫造處士序(송온조처사서)-韓愈(한유)

耽古樓主 2024. 3. 20.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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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文眞寶(고문진보)

送溫造處士序(송온조처사서)-韓愈(한유)

 

伯樂一過冀北之野, 而馬群遂空.
伯樂이 冀北의 들판을 한 번 지나가기만 하면 말떼가 없어지고 말았다.
伯樂 : 본시 별 이름으로 天馬를 관장한다고 하였다. 춘추시대 孫陽이 말을 잘 알아보았으므로, 뒤에 그를 백락이라 부르게 되었다.
冀北 : 冀州의 북쪽. 기주는 황하 이북 遼河 이서의 땅으로 말의 산지로 유명하였다.

夫冀北馬多於天下, 伯樂雖善知馬, 安能空其群邪?
기북에는 천하에서 말이 많은 곳이매, 백락이 비록 말을 잘 알아본다손 치더라도 어찌 그 떼를 없어지게 할 수 있겠는가?
: 어찌.
虛語 : 虛言. 거짓말.

解之者曰:
“吾所謂空, 非無馬也, 無良馬也.
伯樂知馬, 遇其良, 輒取之, 群無留良焉.
苟無留其良, 雖謂無馬, 不爲虛語矣.”
설명하는 사람이 말하였다.
“나의 所謂 ‘空’이란 말이 없어졌다는 말이 아니고 良馬가 없어졌다는 뜻이다.
백락이 말을 잘 알아보므로 좋은 말을 만나기만 하면 가져가매, 무리에 좋은 말을 남김이 없었다.
좋은 말을 남김이 없다면 비록 말이 없다고 말하더라도 거짓말이라 하지 않을 터이다.”

東都固士大夫之冀北也, 恃才能, 深藏而不市者, 洛之北涯曰‘石生’, 其南涯曰‘溫生’.
東都는 본시 사대부의 기북으로, 그의 재능을 믿고 깊이 숨어 자신을 팔지 않는 사람으로 洛水의 북쪽 기슭에선 石生을 치고, 그 남쪽 기슭에선 溫生을 친다.
東都 : 西都 長安에 대하여 洛陽을 가리킴.
深藏而不市 : 깊이 숨어 자신을 드러내지 않다. 깊이 숨어 살며 벼슬하려 들지 않다.
: 洛水. 낙양 남쪽에 흐르는 강물 이름.
石生 : 送石洪處士序에 보인 石洪을 가리킴.

 

 

後集39-送石洪處士序(송석홍처사서)-韓愈(한유)

送石洪處士序(송석홍처사서)-韓愈(한유) 河陽軍節度使烏公, 爲節度之三月, 求士於從事之賢者, 有薦石先生者, 公曰: “先生何如?” 河陽軍節度使 烏公이 절도사가 된 지 3월, 從事하는 賢者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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溫生 : 溫造. 자는 簡輿. 이 글에 나타났듯이 낙양에 숨어살다가 석홍에 뒤이어 河陽軍節度使 烏重胤의 참모로 불려갔다.

大夫烏公, 以鈇鉞. 鎭河陽之三月, 以石生爲才, 以禮爲羅, 羅而致之幕下; 未數月也, 以溫生爲才, 於是以石生爲媒, 以禮爲羅, 又羅而致之幕下.
대부 烏公이 鈇鉞을 받들어 河陽을 지킨 지 석 달, 석홍을 才士라 여기고 예우로써 그물을 치더니, 그물로 잡아서 幕下로 데려갔고, 또 몇 달 되지 않아 온조를 才士라 여기고 이번에는 석홍을 중매로 삼아 예우로써 그물을 치더니, 붙잡아서 그의 휘하로 데려갔다.

東都雖信多才士, 朝取一人焉, 拔其尤; 暮取一人焉, 拔其尤, 自居守河南尹, 以及百司之執事, 與吾輩二縣之大夫, 政有所不通, 事有所可疑, 奚所咨而處焉?
동도에 비록 才士가 참으로 많지만, 아침에 한 사람을 취하여 우수하면 뽑아가고, 저녁에 한 사람을 취하여 우수하면 뽑아가매, 東都留守와 河南尹부터 여러 관청의 관리와 우리 洛陽과 河南의 대부까지는 政事에 通하지 않음과 의문이 생길 적에 어느 곳에 물어서 의견을 취하겠는가?
鈇鉞 : 도끼. 무기의 일종으로 군중에서 처형할 때 주로 썼고, 장군의 지휘권을 상징하기도 하였다. 여기서는 장군의 권력 상징으로 도끼를 천자에게서 받은 것. 절도사에 임명됨을 뜻함.
: 지키다. 수비하다.
: 그물. 그물로 새나 물고기를 잡듯 잡아들임을 뜻함.
: 중매. 중개자.
: 특출한 것. 빼어난 사람.
居守 : 낙양의 東都留守를 가리킴. 낙양의 가장 높은 관리임.
河南尹 : 하남부의 장관. 낙양은 하남부에 속하매, 하남윤도 낙양에 있다.
百司之執事 : 여러 관청의 일을 맡은 관리들.
吾輩 : 우리들.
二縣之大夫 : 洛陽縣河南縣의 두 현령. 이 글의 작자 한유는 이때 하남현령이었다.
奚所 : 어느 곳.
() : 묻다. 의논하다.
: 일을 처리하다.

士大夫之去位而巷處者誰與嬉遊?
사대부로서 벼슬을 떠나 민간에 사는 사람은 누구와 기뻐하며 교유하겠는가?
巷處 : 골목 안에 살다. 민간에 살다.
嬉遊 : 즐기며 놀다.

小子後生, 於何考德而問業焉.
젊은 후배들은 어디에서 도덕을 연마하고 학업을 질문하겠는가?
問業 : 학업에 대하여 질문함.

搢紳之東西行過是都者, 無所禮於其廬.
점잖은 사람들이 여기저기 여행하다가 이곳 동도를 지나가더라도 그들의 움막에 예방할 방법이 없을 터이다.
搢紳 : 큰 띠[]을 꽂은 사람. 곧 높은 벼슬자리에 있거나 귀족인 점잖은 사람들을 가리킴.
: 예방하다. 찾아보고 인사드리다.

若是而稱曰:
“大夫烏公, 一鎭河陽, 而東都處士之廬無人焉,”
豈不可也?
이러하니,
“대부 오공이 한번 하양을 지키게 되자, 동도의 處士의 움막에 사람이 없어졌다.”라고 칭하여도 괜찮지 않겠는가?

夫南面而聽天下, 其所託重而恃力者, 惟相與將耳.
南面하여 천하를 다스림에, 중임을 맡고 세력을 의지하는 사람은 재상과 장군일 뿐이다.
所託重而侍力 : 중대한 임무를 맡고 그의 힘에 의지함. 所託被動이다
相與將 : 재상과 장군.

相爲天子, 得人於朝廷; 將爲天子, 得文武士於幕下, 求內外無治, 不可得也.

재상이 천자를 위하여 조정에 인재를 등용하고, 장군이 천자를 위하여 幕下에 文武의 士를 등용하면, 안팎에 선정이 없으려 해도 그렇게 될 수 없는 법이다.

愈縻於玆, 不能引去, 資二生以待老.
내가 이곳에 얽매여 스스로 물러나서 떠나가지 못함은, 두 분에 의지하여 노년을 보내려고 했음이다.
糜於玆 : 여기에 얽매어 있다. 이곳 현령 벼슬에 얽매어 있다.
: 근거로 하다. 의지하다.
待老 : 늙기를 기다리다. 늙도록 살아가다.

今皆爲有力者奪之, 其何能無介然於懷邪?
그런데 두 분 모두 有力者에게 빼앗겼으니 어찌 마음속에 불안한 느낌이 없을 수가 있겠는가?
介然 : 불안한 모양.

生卽至, 拜公於軍門, 其爲吾, 以前所稱, 爲天下賀; 以後所稱, 爲吾致私怨於盡取也.

溫生은 도착하여 軍門에서 烏公을 뵙거든, 나를 위해 앞부분에서 얘기한 말을 가지고 천하를 위하여 축하드리고, 뒷부분에서 얘기한 말을 가지고 나를 위해 전하기를, 모두 빼앗아 감에 私怨이 있다고 하시오!
軍門 : 절도사는 장군이므로 그가 있는 곳을 군문이라 하였음. 軍營의 문.
致私怨 : 개인적인 원망을 전하다.
盡取 : 두 사람을 모두 데려간 것.

留守相公, 首爲四韻詩, 歌其事, 愈因推其意而序焉.
留守 대감께서 앞서서 4韻의 시를 지어 그 일을 읊으시기에, 내가 그분의 뜻을 추측하여 거기에 序한다.
留守相公 : 유수대감. 상공은 존칭이며, 이때 유수는 鄭餘慶이었다.
四韻詩 : 네 구절에 운을 밟은 시. 律詩를 가리킴.

 

 

 

 해설


이 글도 앞의 〈送石洪處士序〉와 함께 하양군절도사오중윤의 참모로 뽑히어 떠나가는 溫造란 사람을 전송하는 뜻으로 쓴 것이다.
모두 한유가 직접 이들을 전송하며 지은 것은 아니나, 떠나는 사람의 깨끗한 인품과 뛰어난 재능을 아쉬워하는 작자의 마음이 잘 드러나 있다. 두 편의 글 모두 한유 古文의 특징을 잘 드러내 보이는 글로서, 빈틈없는 짜임새로 이론을 전개하면서도 그 속에 감정이 넘쳐 물결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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