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와 漢文

四時(사시) - 陶潛(도잠)

구글서생 2023. 4. 1. 06:34

四時(사시) - 陶潛(도잠)

春水滿四澤(춘수만사택) 夏雲多奇峯(하운다기봉)
秋月揚明輝(추월양명휘) 冬嶺秀孤松(동령수고송)

봄 물은 사방의 못에 가득하고, 여름 구름은 기이한 봉우리에 가득하네.
가을 달은 밝은 빛을 드날리고, 겨울 산엔 외로운 소나무가 빼어나도다.

<字解>
[水]水 총4획, 물 수; 水脈, 潛水.
[滿]水 총14획, 찰 만; 滿月, 圓滿.
[四]囗 총5획, 넉 사; 四方, 朝三暮四.
[澤]水 총16획, 못 택; 澤梁, 山澤. 윤 택; 澤色, 潤澤.
은혜 택; 澤濡, 德澤.
[雲]雨 총12획, 구름 운; 雲霧, 層雲.
[多]夕 총6획, 많을 다; 多情, 三多.
[奇]大 총8획, 기이할 기; 奇妙, 新奇.
[揚]手 총12획, 드날릴 양; 揚名, 宣揚. 오를 양; 揚鞭, 浮揚.
[輝]車 총15획, 빛날 휘; 輝煌, 光輝.
[嶺]山 총17획, 고개 령; 嶺南, 峻嶺.
[秀]禾 총7획, 빼어날 수; 秀麗, 特秀.
[孤]子 총8획, 외로울 고; 孤獨, 窮孤. 고아 고; 孤兒, 幼孤.
[松]木 총8획, 소나무 송; 松竹, 長松.

 

<감상>

도연명(陶淵明)의 〈사시(四時)〉라는 시이다 < [고문진보]10.사시(四時) >.

봄 물, 여름의 뭉게구름, 가을 달, 겨울의 소나무를 가지고 4 계절의 특징을 살려 이것을 단적으로 표현해 내고 있다. 자연미 그 자체를 주제로 한 곳에 이 시의 특색이 있다.

 

1 구 : 겨울동안 꽁꽁 얼었던 산천이 봄바람에 녹으면서 내를 이루고 흐르다가 저지대에 와서 웅덩이나 못을 이루며 고여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물기 서린 봄철의 온화하고 풍성한 기분이 느껴지면서 마치 시냇가의 흔들리는 버들강아지가 눈에 보이는 듯하다.

 

2 구 : 한여름 하늘에 피어나는 뭉게구름은 참으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사람의 얼굴이 되었는가 싶으면 어느새 웅장한 성이 되기도 하고, 떼지어 다니는 양이 되었다가는 다시 흩어지는 새의 깃털이 된다. 바다가 보이는 산길에 앉아 멀리 수평선 끝으로 솟아오르는 뭉게구름은 어느덧 층층이 기기묘묘한 산봉우리를 이루며 자기의 변화무쌍한 자태를 뽐내곤 한다.

 

3 구 : 자연을 노래하는 시의 소재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 가을을 노래할 때 시인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소재 중에는 달을 빼 놓을 수 없다. 그리고 달 하면 역시 밤 하늘에 높이 떠서 사방을 밝혀주는 가을 달이 으뜸이다. 1년 4계절 달이 뜨지만 가을에 뜨는 달은 빛이 더 밝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그러므로 도연명 역시 4계절의 특징을 노래하면서 달을 대표적인 소재로 삼아 가을을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4 구 : 여름과 가을을 초록빛깔과 고운 단풍으로 화려한 자태를 뽐내던 산천의 초목들도 겨울이 되면 앙상한 가지만 남게 된다. 이와 같이 만물이 황량한 겨울 산 꼭대기에 소나무 한 그루만이 우뚝 솟아 세찬 눈보라에도 시들지 않고, 사시(四時)를 다 지나도록 길이 푸른 빛을 간직한 채 빼어난 자태로 외로이 서 있다. 도연명은 당(唐)이 망하고 아직 송(宋)이 들어서기 전인 시기적으로 혼란했던 시대에 벼슬을 떠나 전원생활을 즐기면서 은둔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절개와 지조를 버리지 않았다고 한다. 따라서 4구에서는 겨울 산에 시들지 않고 고고하게 서 있는 소나무를 통해 변함없는 자신의 절개와 지조를 보여주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게 한다. 자연미가 다분히 윤리적인 미, 즉 사람의 뜻에 반영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春水滿四澤(춘수만사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