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와 漢文

友人會宿(우인회숙) - 李白(이백)

耽古樓主 2023. 4. 10. 00:27

滌蕩千古愁 留連百壺飮(척탕천고수 유련백호음)
良宵宜且談 晧月未能寢(양소의차담 호월미능침)
醉來臥空山 天地則衾枕(취래와공산 천지즉금침)

천고의 시름을 말끔히 씻고자, 미련이 남아 백병의 술을 마시도다.

좋은 밤이어서 정담을 나누기에 더 없이 좋고, 달이 너무 밝아서 아직도 잠들지 못한다네.

취하여 텅 빈 산에 누워 보니, 하늘은 이불이요 땅은 베개로다.

이 시는 《李太白集》23권에 실려 있다. 벗이 방문해 오자 함께 술을 마시며 취중에 지은 것으로, 특히 끝의 두 구는 유영(劉伶)의 〈酒德頌(주덕송)〉에 나오는 ‘막천석지(幕天席地)’라는 구에 근본한 것으로 이백의 활달한 기상을 엿볼 수 있다. 좋은 벗과 우연히 만나서 술을 마시며 시름을 잊고 달 아래에서 고담준론(高談峻論)을 하여 잠들지 못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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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1> 滌蕩千古愁(척탕천고수留連百壺飮(유련백호음) : 이 내용은 도치형(倒置型)으로 보아 백 병의 술을 연달아 마시면서 천고의 시름을 씻는 것으로 보는 것이 온당할 듯하다. 滌蕩(척탕) : 말끔히 없앰

 

역주2> 天地即衾枕(천지즉금침) : 곧 유영(劉伶:유백륜)의 ‘하늘을 천막으로 삼고 땅을 자리로 삼는다.’는 뜻이니, 흉금의 회포가 광활하고 통달한 자가 아니면 이렇게 표현할 수 없다.

 

역주3> 良宵(양소) : 良夜(양야), 좋은 밤

良宵宜且談(양소의차담) : 良宵宜談(양소의청담)으로 되어있는 본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