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와 漢文

自遣(자견) - 李白(이백)

耽古樓主 2023. 4. 9. 03:36

自遣(자견) - 李白(이백)

對酒不覺暝 落花盈我衣(대부불각명 낙화연아의).
醉起步溪月 鳥還人亦稀(취기보계월 조환인역희).

술을 마시다 보니 어느듯 날이 어둡고, 옷자락에 수북히 쌓인 낙화여!

취한 걸음 시냇물의 달을 밟고 돌아갈 때, 새도 사람도 없이 나 혼자로구나.

[參考] 오언절구의 짧은 시이나 뜻은 길어서 함축부진(含蓄不盡)한

이백의 호탕하고 고고한 경지를 가리킨다.

 

▶중국 당나라 때의 대표 시인 이백(李白)의 시입니다.

그는 ‘달’과 ‘술’의 시인이라고 할 만큼 풍류를 즐길 줄 알았으며, ‘술 한 말에 시 백 편’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취중에 시를 많이 읊었습니다.

제목 ‘자견(自遣)’은 ‘나의 적막하고 고독한 감정을 없앤다’는 뜻입니다.

이백은 독작(獨酌)을 즐겼습니다.

홀로 술을 마시며 대취하여 시를 읊었는데, 그런 시편들에는 ‘고독’이 물처럼 스며들어 있습니다.

‘자견’이란 이 짤막한 오언절구 또한 ‘고독’이 낙화가 되어 뚝뚝 떨어집니다. 그 고독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시인은 달이 잠긴 계곡을 걷고, 그러다가 문득 새도 없고 인적이 끊긴 산 속에서 ‘고독’에 흠씬 취한 자신을 발견합니다.

그러니 저절로 시가 나오지 않을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