史記/列傳

列傳87-李斯列傳(이사열전)

耽古樓主 2023. 8. 16. 02:16

 

李斯는 의 上蔡출신으로 秦 法家流의 정치가(? ~ BC 208)이다荀子에게 배우고 으로 가서 丞相 呂不韋에게 발탁되어 客卿이 되었다鄭國渠라는 운하를 완성하는 데 노력하였으며始皇帝가 6국을 통일한 후에는 봉건제에 반대하고 郡縣制를 진언하여 丞相이 되었으며焚書坑儒를 단행하게 하였다시황제가 죽은 후 환관 趙高와 공모하여 막내아들 胡亥를 2세 황제로 옹립하고 시황제의 장자 扶蘇와 장군 蒙恬을 자살하게 하였는데조고의 참소로 투옥되어 그 아들과 함께 처형당했으며 三族이 몰살되었다.

 

列傳87-李斯列傳(이사열전)

 

李斯者,楚上蔡人也。
李斯는 楚 上蔡사람이다.

年少時,為郡小吏,見吏舍廁中鼠食不絜,近人犬,數驚恐之。
젊은 시절에는 의 하급관리였는데 吏舍의 변소의 쥐가 불결한 것을 먹다가도 사람이나 개에 가까워지면 자주 놀라고 두려워함을 보았다.

斯入倉,觀倉中鼠,食積粟,居大廡之下,不見人犬之憂。
이사가 창고에 들어가 창고의 쥐를 보았는데쌓아 놓은 곡식을 먹고 큰 지붕 아래에 살면서 사람이나 개를 걱정함을 보이지 않았다.

於是李斯乃嘆曰:
「人之賢不肖譬如鼠矣,在所自處耳!」
이에 이사가 탄식하였다.
사람의 현명함과 못남을 비유하면 쥐와 같으니 자신이 처한 바에 달려있구나!”


乃從荀卿學帝王之術。
이에 荀卿을 섬기며 제왕의 학문을 배웠다.

學已成,度楚王不足事,而六國皆弱,無可為建功者,欲西入秦。
학업을 완성하고 판단하기를楚王은 섬기기에 부족하고 6국은 모두 약므로그들을 위하여 공을 세울 수 있는 자가 없다고 하여서쪽으로 에 가고자 하였다.


辭於荀卿曰:
순경에게 하직하며 말하였다.

「斯聞得時無怠,今萬乘方爭時,游者主事。
제가 듣기로, ‘때를 얻으면 태만하지 말라고 하는데지금 萬乘의 나라가 바야흐로 다투는 때로 유세객이 나랏일을 주장합니다.

今秦王欲吞天下,稱帝而治,此布衣馳騖之時而游說者之秋也。
지금 진왕이 천하를 삼켜 천자를 칭하며 다스리려고 하니이는 벼슬 없는 선비가 내달릴 때로 유세가가 활약할 때입니다.

處卑賤之位而計不為者,此禽鹿視肉,人面而能閒行者耳。
비천한 지위에 있으면서 계책을 세우지 않음은짐승이 고기를 보면 먹기만 하듯이사람의 얼굴을 하고 억지로 행하는 것일 뿐입니다.

故詬莫大於卑賤,而悲莫甚於窮困。
그러니 비천함보다 큰 치욕은 없고 곤궁함보다 심한 슬픔은 없습니다.

久處卑賤之位,困苦之地,非世而惡利,自託於無為,此非士之情也。
오랫동안 비천한 지위와 곤궁한 처지에 있으면서 세상을 비판하고 이익을 미워하며 자신을 無爲에 맡기니이것은 선비의 성정이 아닙니다.

故斯將西說秦王矣。」
그래서 저는 서쪽으로 가서 秦王에게 유세하고자 합니다.”

▶ 小吏: 하급관리. 衙前.
▶ 絜: 潔과 같다. 깨끗하다.
▶ 積粟: 쌓아 놓은 미곡. 粟은 식량.
▶ 大廡: 규모가 큰 집. 廡는 지붕.
▶ 不肖: 현명하지 않다. 못나다.
▶ 荀卿: 전국시대 사람으로 언행이 <荀子>에 실려 있다.
▶ 度: 헤아리다. 생각하다.
▶ 六國: 戰國七雄중 秦을 제외한 여섯 나라. 韓, 魏, 趙, 燕, 齊, 楚.
▶ 得時無怠: 좋은 때를 얻으면 태만함이 없이 근면하여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말.
▶ 萬乘: 周나라 때, 戰時에 天子는 兵車 萬乘을, 諸侯는 干乘을 내도록 되어 있었다. 여기서는 제후를 말한다.
▶ 稱帝: 제라 일컫다.
▶ 布衣: 평민. 서민.
▶ 馳騖(치무): 질주하다. 내달리다. 騖: 달리다
▶ 秋: 때. 시기.
▶ 禽鹿: 禽獸와 같다. 날짐승과 길짐승. 모든 짐승.
▶ 閒行: 사잇길로 감.
▶ 詬(후): 치욕.
▶ 無為: 자연에 맡겨 작위를 가하지 않는 道家의 처세.

 

至秦,會莊襄王卒,李斯乃求為秦相文信侯呂不韋舍人;
不韋賢之,任以為郎。

에 도착하니 마침 莊襄王이 죽었고이사는 의 相國 文信侯 呂不韋의 舍人이 되기를 구하였는데,
여불위가 현명하다고 여겨 郎官에 임명하였다.

李斯因以得說,說秦王曰:

이사는 이로써 유세할 기회를 얻어 진왕에게 유세하였다.

「胥人者,去其幾也。
평범한 사람은 그 기미를 놓칩니다.

成大功者,在因瑕釁而遂忍之。
큰 공을 이루는 사람은 남의 빈틈을 이용하여 모질게 행동합니다.

昔者秦穆公之霸,終不東并六國者,何也?

옛날 秦穆公께서 패자가 되심에끝내 동으로 6국을 병합하지 못함은 무슨 까닭입니까?

諸侯尚眾,周德未衰,故五伯迭興,更尊周室。
제후가 아직 많고 주나라의 덕이 쇠퇴하지 않아서 五覇가 번갈아 흥하여 주나라 왕실을 다시 받들었기 때문입니다.

▶ 會: 마침.
▶ 莊襄王: 진왕 영정의 아버지.
▶ 胥人者,去其幾也: 胥人猶胥吏,小人也。去猶失也。幾者,動之微
▶ 瑕釁: 빈틈. 잘못.
▶ 忍: 마음을 모질게 먹다. 독한 마음을 먹다.
▶ 秦穆公: 嬴任好, ? ~기원전621년. 秦의 군주로 춘추시대 주나라 襄王 때 秦의 영토를 크게 확장하였다. 그는 많은 조언자를 얻었는데 百里奚, 蹇叔, 丕豹 등이었다.
▶ 五伯: 五霸. 春秋五覇를 말하며, 齊桓公, 晉文公, 宋襄公, 楚莊王, 秦穆公을 지칭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 迭興: 잇달아 흥기하다.

 

自秦孝公以來,周室卑微,諸侯相兼,關東為六國,秦之乘勝役諸侯,蓋六世矣。
秦孝公이래로 주나라 왕실이 卑微하고 제후는 서로 兼倂하여 함곡관 동쪽은 여섯 나라가 되었으며이 승세를 타고 제후를 부림이 모두 6대입니다.

今諸侯服秦,譬若郡縣。
지금 제후가 에 복종함은 비유하자면 군현과 같습니다.

夫以秦之彊,大王之賢,由灶上騷除,足以滅諸侯,成帝業,為天下一統,此萬世之一時也。
의 강성함과 대왕의 현명함으로 부뚜막 위를 청소하듯이 제후국을 멸망시킴으로써帝業을 이루어 천하를 통일할 수 있으니이것은 만세에 한 번 있을 때입니다.

今怠而不急就,諸侯復彊,相聚約從,雖有黃帝之賢,不能并也。」
그런데도 게을러서 서둘러 성취하지 않으면제후들이 다시 강해지고 서로 모여 합종을 약속할 테니비록 黃帝의 현명함을 가졌더라도 천하를 합병할 수 없습니다.”

▶ 卑微: 비천하다. 지체가 낮고 천함.
▶ 乘勝: 승세를 타다.
▶ 六世: 秦의 6왕. 孝公, 恵文公, 武王, 昭王, 孝文王, 荘襄王을 말한다.
▶ 由: 猶와 통하여 마치~과 같다. 허사 由 참조
▶ 騷除: 掃除와 같다. 騷는 掃와 통한다. 청소하다.
▶ 黃帝: 신화에 나오는 三皇五帝의 한 사람.

 

秦王乃拜斯為長史,聽其計,陰遣謀士齎持金玉以游說諸侯。
진왕이 이에 이사를 長史로 삼아 그의 계책을 들었고은밀히 謀士에게 金玉을 주고 파견하여 제후를 유세하게 하였다.

諸侯名士可下以財者,厚遺結之;
不肯者,利劍刺之。
제후의 名士로 뇌물로 무너뜨릴 수 있는 자는 후한 예물을 주어 결탁하고,
말을 듣지 않는 자는 예리한 칼로 찔러 죽였다.

離其君臣之計,秦王乃使其良將隨其後。
군주와 신하를 이간질하는 계략을 쓰며진왕은 良將을 보내 뒤따르게 하였다.

秦王拜斯為客卿。
진왕은 이사를 客卿으로 삼았다.


會韓人鄭國來閒秦,以作注溉渠,已而覺。
마침 의 鄭國이 에 간첩으로 와서 水路를 건설토록 하였는데일이 끝나자 간첩임이 발각되었다.

秦宗室大臣皆言秦王曰:
「諸侯人來事秦者,大抵為其主游閒於秦耳,請一切逐客。」

의 종실 대신들은 모두 진왕에게 말하였다.
제후의 사람으로 에 와서 벼슬하는 자는대개 자신들의 군주를 위해 유세하며 을 이간할 뿐이니모든 빈객을 쫓아버리소서.”


李斯議亦在逐中。

이사를 의논함도 역시 축출 대상에 있었다.

斯乃上書曰:
이사가 이에 諫逐客書을 올려 말하였다.

▶ 齎: 가져가다. 휴대하다.
▶ 鄭國: 전국시대 韓의 사람으로 治水를 잘하여 秦始皇 원년 韓이 秦의 국력을 소진시켜 동쪽으로 침공하는 일이 없도록 하려고 그를 사신으로 파견하여 秦으로 하여금 방죽 3백여 리를 만들도록 하였다.
▶ 遊間: 유세하여 秦의 군신을 이간질함.
▶ 一切: 칼로 물건을 잘라 반듯하게 만드는 것.

諫逐客書

 

臣聞吏議逐客,竊以為過矣。
신이 듣건대관리들이 유세객을 내쫓는 논의를 한다던데 삼가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昔繆公求士,西取由余於戎,東得百里奚於宛,迎蹇叔於宋,來丕豹、公孫支於晉。
옛날 繆公께서 인재를 구함에서쪽으로 西戎에서 由余를 얻었고동쪽으로 에서 百里奚를 얻었으며에서 蹇叔을 맞아 왔고에서 丕豹와 公孫支가 왔습니다.

此五子者,不產於秦,而繆公用之,并國二十,遂霸西戎。
이 다섯 사람은 의 출신이 아니지만 목공께서 그들을 등용하여 20개의 나라를 합병하고 마침내 西戎을 제패하였습니다.

孝公用商鞅之法,移風易俗,民以殷盛,國以富彊,百姓樂用,諸侯親服,獲楚、魏之師,舉地千里,至今治彊。
孝公께서는 商鞅의 변법을 채택해 풍속을 바꾸니 백성은 번성하고 나라는 부강해졌으며백성들은 즐거이 부역에 나섰고제후는 몸소 복종하여와 의 을 사로잡아 점령한 땅이 천 리에 달하며지금까지 나라를 강성하게 만들었습니다.

▶ 繆公: 秦穆公. 繆은 穆과 같다. 秦穆公은 성이 嬴이고 이름이 任好이며, 相國인 百里奚와 蹇叔을 등용하여 春秋時代 五霸의 하나가 되었다.
▶ 由余: 춘추시대 秦의 相國이다. 본래 晉 사람으로 西戎에 들어가 戎王에게 등용되었다가 戎王의 사신이 되어 秦에 왔었는데, 穆公이 그의 유능함을 알아보고 계략을 써서 억류하고 융왕과 틈이 벌어지게 한 다음 相國으로 발탁하였다. 由余는 이에 穆公을 도와 西戎을 침공해서 20여 개의 나라를 얻고 국토를 천 리나 넓혀 秦은 서쪽 일대의 패자가 되었다.<史記 秦本紀>

 

 

본기5. 秦本紀1(진본기1)

秦本紀는 중국의 서쪽 일개 부락에서 발전하여 周나라 때 제후국의 하나였다가,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秦라의 역사를 기록한 것이다. 秦나라의 선조는 顓頊의 후대 손녀인 女修이며, 후손인 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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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百里奚: 虞 출신으로 자는 井伯이며 宛사람이다. 虞가 멸망하자 唐晉의 포로가 되어 소를 길렀으며 秦穆公은 그가 어질다는 말을 듣고는 양가죽 다섯 장으로 그의 몸값을 치르고 데려와서 相國으로 삼았다.
▶ 蹇叔: 宋 사람으로 百里奚가 穆公에게 추천하자 宋에서 大夫로 삼았다.
▶ 丕豹: 晉 사람으로 아버지 丕鄭이 晉惠公에게 피살되자 秦으로 달아나 목공에게 발탁되어 大夫가 되었다. <史記 秦本紀>
▶ 公孫支: 晉 사람으로 秦穆公 때 大夫가 되자 百里奚를 천거하여 霸業을 이룩하게 하였다.
▶ 商鞅: 衛의 公子로 孝公을 도와 법치를 바탕으로 한 개혁 정치로 秦을 부강하게 하였다.
▶ 殷盛: 번화하고 盛함

 

 

惠王用張儀之計,拔三川之地,西并巴、蜀,北收上郡,南取漢中,包九夷,制鄢、郢,東據成皋之險,割膏腴之壤,遂散六國之從,使之西面事秦,功施到今。
惠王께서는 張儀의 계책을 채용하여 三川의 땅을 빼앗고서쪽으로 巴蜀을 합병하고 북쪽으로 上郡을 거두고 남쪽으로 漢中을 취하였으며오랑캐들을 포섭하고과 을 제압하고동쪽으로 城皋의 험난함에 의지하여 기름진 땅을 떼어 받아 마침내 6의 합종을 깨뜨려서이들이 西面하여 을 섬기게 하니공적이 지금까지 베풀어지고 있습니다.

昭王得范睢,廢穰侯,逐華陽,彊公室,杜私門,蠶食諸侯,使秦成帝業。
昭王은 范睢를 얻어 穰侯를 폐하고 華陽君을 내쫓아 公室을 강화하고 私門을 억제하였으며제후을 잠식하여 이 帝業을 이루게 하였습니다.

此四君者,皆以客之功。
이 네 군주는 모두 유세객의 공을 사용하였습니다.

由此觀之,客何負於秦哉!

이런 일로 보건대 유세객이 어찌 을 저버린다고 하십니까!

向使四君卻客而不內,疏士而不用,是使國無富利之實而秦無彊大之名也。
만약 네 군주께서 유세객을 물리쳐 들이지 않고 선비를 멀리하고 기용하지 않았다면나라에 부귀와 이익의 실질이 없고 에 강대국의 명성도 없었을 터입니다.

▶ 張儀: 魏의 사람으로 連衡을 주창하여 6국이 秦을 섬기도록 하였다.
▶ 范睢: 魏의 사람으로 昭襄王때 相國이 되고 應侯에 봉해졌다. 당시의 외척이었던 魏冉 등을 제거하고 왕실을 강하게 하였다.
▶ 九夷: 九戎. 동쪽의 아홉 오랭캐 氏族. 畎夷ㆍ于夷ㆍ方夷ㆍ黃夷ㆍ白夷ㆍ赤夷ㆍ玄夷ㆍ風夷ㆍ陽夷의 九族. <後漢書 東夷傳>
▶ 膏腴之地: 기름진 땅.
▶ 杜私門: 개인적 가문의 세력을 막다. 杜는 두절.
▶ 向使: 만약. 허사 참조

 

 

한문의 허사(虛詞) 向

한문의 허사(虛詞) 向 向來 방금 向使 만약 向令 만약 嚮使 만약 向, 鄕, 嚮자의 고대 음은 모두 같았다. 따라서 이들 글자가 허사로 쓰일 때는 모두 같다. 그러나 오늘날 嚮은 간체화되어 向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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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內: 納과 통하여 들이다.

 

今陛下致昆山之玉,有隨、和之寶,垂明月之珠,服太阿之劍,乘纖離之馬,建翠鳳之旗,樹靈鼉之鼓。
지금 폐하께서는 昆崙山의 옥을 가져오고隨候와 和氏의 보물을 소유하고明月珠를 드리우고太阿劍을 차셨으며纖離馬를 타시며翠鳳旗를 세우고靈鼉鼓까지 세웠습니다.

此數寶者,秦不生一焉,而陛下說之,何也?

이러한 여러 보배는 에서 하나도 나지 않는데폐하께서 좋아하심은 어째서입니까?

必秦國之所生然後可,則是夜光之璧不飾朝廷,犀象之器不為玩好,鄭、衛之女不充後宮,而駿良駃騠不實外廄,江南金錫不為用,西蜀丹青不為采。
반드시 의 생산인 연후에 可能하다면夜光璧으로 조정을 꾸밀 수 없고무소뿔이나 상아로 만든 기물들을 즐길 수 없으며와 의 미녀를 후궁에 채울 수 없고駃騠와 같은 준마로 마구간을 채울 수 없으며강남의 금과 주석도 사용할 수 없고西蜀의 丹青으로 채색할 수 없을 터입니다.

▶ 致: 불러 모으다.
▶ 隨和之寶: 隨侯의 진주와 和氏之璧: 卞和의 璧玉.
隨侯之珠는 춘추시대 隨의 諸侯가 상처 입은 큰 뱀을 만나 약을 발라주었는데 후에 그 뱀이 강에서 큰 구슬을 물고 와 은혜에 보답하였다는 전설에서 나온 말. <淮南子說山訓>
▶ 明月之珠, 夜光之璧:전설상의 밤에 빛을 발하는 옥으로 만든 구슬.
▶ 太阿之劍: 太阿劍. 춘추시대에 楚王이 歐冶子와 干將에게 명하여 만든 보검의 이름.
▶ 纖離: 준마의 이름.
▶ 翠鳳之旗: 물총새와 봉황새의 깃털로 장식한 깃발로 천자를 상징한다.
▶ 靈鼉鼓: 신령스런 악어가죽으로 만든 북.
▶ 駃騠: 명마의 이름. 駃騠는 중국 북방의 소수민족이 수말과 암 노새를 교접시켜 낳은 말이다. 거친 사료를 거뜬하게 먹고 노역을 견디며 질병에 강하고 지구력이 좋아 준마로 분류된다.

 

 

所以飾後宮充下陳娛心意說耳目者,必出於秦然後可,則是宛珠之簪,傅璣之珥,阿縞之衣,錦繡之飾不進於前,而隨俗雅化佳冶窈窕趙女不立於側也。
후궁을 꾸미고 下陳을 채워 마음과 뜻을 즐겁게 하고 귀와 눈을 기쁘게 하는 것도 꼭 에서 나온 연후에야 가능하다면宛珠의 비녀傅璣귀고리阿縞의 옷과 錦繡의 장식을 폐하의 앞에 올리지 않고풍속에 따라 아름답게 장식한 정숙한 의 여인도 폐하 곁에 서지 못합니다.

夫擊甕叩缶彈箏搏髀,而歌呼嗚嗚快耳者,真秦之聲也;
鄭、衛、桑閒、昭、虞、武、象者,異國之樂也。
무릇 동이를 치고 질장구를 두드리며 쟁을 타고 넓적다리를 두드리면서 목청을 돋우어 노래를 불러 귀를 즐겁게 하는 것이 참다운 의 노래이고桑間은 타국의 음악입니다.

▶ 下陳:堂下에 예물을 진열하거나 婢妾들이 늘어서 있는 곳. 훗날 侍妾을 의미하기도 함.
▶ 宛珠: 宛縣에서 나는 진귀한 진주.
▶ 傅璣珥: 둥글지 않은 진주를 붙인 귀고리. 傅는 附와 통하여 부착. 璣는 둥글지 않은 진주. 珥는 귀고리.
▶ 阿縞: 齊 東阿에서 나는 희고 고운 비단.
▶ 搏髀: 박자를 맞추기 위해 넓적다리를 두드림. 髀는 넓적다리.
▶ 鄭衛: 춘추시대 鄭와 衛 양국의 민간 음악.
▶ 桑間: 衛의 지명으로 당시 鄭와 魏의 민간 음악을 가리킨다.
▶ 韶虞: 虞, 舜임금의 음악.
▶ 象武: 주나라 武王시절의 음악.

 

今棄擊甕叩缶而就鄭衛,退彈箏而取昭虞,若是者何也?
지금 동이를 치고 질장구를 두드림을 버리고 와 의 노래를 취하며쟁을 탐을 물리치고 昭虞를 취하니이같이 함은 어째서입니까?

快意當前,適觀而已矣。
즐거운 마음을 目前에 당면하고보기에 적합할 뿐입니다.

今取人則不然。
그런데 사람을 얻음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不問可否,不論曲直,非秦者去,為客者逐。
가부를 따지지 않고 곡직을 논하지 않고의 사람이 아니면 버리고유세객이면 내쫓습니다.

然則是所重者在乎色樂珠玉,而所輕者在乎人民也。
그러하니중히 여김은 여색음악주옥에 있고가벼이 여김은 사람에 있습니다.

此非所以跨海內制諸侯之術也。
이것은 천하에 군림하고 제후를 제압하는 방법이 아닙니다.


臣聞地廣者粟多,國大者人眾,兵彊則士勇。
신이 듣기에 땅이 넓으면 곡식이 많고 나라가 크면 백성이 많고 이 강하면 병사가 용감하다고 합니다.

是以太山不讓土壤,故能成其大;
河海不擇細流,故能就其深;
王者不卻眾庶,故能明其德。
그래서 太山은 흙을 사양하지 않으므로 그런 거대함을 이룰 수 있고,
황하와 바다는 가는 물줄기도 가리지 않으므로 그런 깊음을 이룰 수 있고,
왕은 뭇 백성을 물리치지 않으므로 그 덕을 밝힐 수 있습니다.

是以地無四方,民無異國,四時充美,鬼神降福,此五帝、三王之所以無敵也。
그러므로땅에 사방으로 끝이 없고백성에 다른 나라가 없으며사계절에 아름다움을 채우고귀신도 복을 내렸으니이것이 五帝와 三王에게 적이 없었던 이유입니다.

今乃棄黔首以資敵國,卻賓客以業諸侯,使天下之士退而不敢西向,裹足不入秦,此所謂「藉寇兵而齎盜糧」者也。
그런데도 백성을 버려 적국을 도우고빈객을 물리쳐 제후에게 일하게 하고천하의 선비를 물리쳐서 감히 서쪽으로 향하지 못하게 하여 발을 묶어서 에 들이지 않으니이것이 이른바 外敵에게 무기를 빌려주고 盜賊에게 양식을 대주는 것입니다.


夫物不產於秦,可寶者多;
士不產於秦,而願忠者眾。
무릇 물건이 에서 나지 않아도 보물이라 할 만한 것이 많으며
선비가 에서 나지 않아도 충성하고자 하는 자가 많습니다.

今逐客以資敵國,損民以益讎,內自虛而外樹怨於諸侯,求國無危,不可得也。
그런데도 유세객을 내쫓아 적국에 자산이 되게 하고백성을 버려 원수에게 이익을 주고안으로는 자신을 텅 비게 하고 밖으로는 제후에 원망을 심으니나라를 구원하고 위태로움을 없애려고 해도 이루지 못합니다.

▶ 五帝: 史記의 五帝本記에서는 黃帝, 顓頊, 帝嚳, 堯, 舜을 들고, 帝王世記에서는 少昊, 顓頊, 帝嚳, 堯, 舜을 들고, 周易에서는 伏羲, 神農, 黃帝, 堯, 舜을 가리킨다.
▶ 三王: 중국 古代의 세 임금. 곧 夏의 禹王과 殷의 湯王과 周의 文王<武王을 추가하기도 함>을 일컫는 말.
▶ 黔首: 冠을 쓰지 않은 검은 머리라는 뜻으로, 일반 백성을 이르는 말.
▶ 裹足: 앞으로 나아가지 못함.
▶ 藉寇: 도적에게 빌려주다. 藉는 借. 빌려주다.
<이상이 간축객서의 全文임. >

 

秦王乃除逐客之令,復李斯官,卒用其計謀。
진왕이 이에 逐客令을 취소하고 이사를 復官하고 마침내 그의 계책을 수용하였다.

官至廷尉。
관직이 廷尉에 이르렀다.

二十餘年,竟并天下,尊主為皇帝,以斯為丞相。
20여 년마침내 천하를 합병하고 군주를 높여 皇帝라고 했으며이사를 승상으로 삼았다.

夷郡縣城,銷其兵刃,示不復用。
郡縣의 성벽을 허물고 무기를 녹여서다시는 쓰지 않겠다는 뜻을 보였다.

使秦無尺土之封,不立子弟為王,功臣為諸侯者,使後無戰攻之患。
에 작은 땅의 봉지도 없애고, (황제의아들을 (봉국의)왕으로 삼지 않고공신을 제후로 삼지 않음으로써 뒷날 전쟁의 우환을 없앴다.

▶ 卒: 마침내.
▶ 夷郡縣城: 군현의 성벽을 허물다. 夷는 깍아서 평평하게 하다.
▶ 銷: 녹이다.

 

始皇三十四年,置酒咸陽宮,博士仆射周青臣等頌始皇威德。
시황34(기원전213), 함양궁에서 주연을 베풀자 博士僕射 周青臣 등이 始皇의 위엄과 덕망을 칭송하였다.

齊人淳于越進諫曰:

齊 출신 淳于越이 간언하였다.

「臣聞之,殷周之王千餘歲,封子弟功臣自為支輔。
신이 듣기에 殷周가 왕이 되어 1천여 년 동안자제와 공신을 봉하니 스스로 支輔로 삼았습니다.

今陛下有海內,而子弟為匹夫,卒有田常、六卿之患,臣無輔弼,何以相救哉?

그런데 폐하께서 온 천하를 소유하고서도 자제들을 일개 평민으로 만들었으니갑자기 田常·六卿의 우환이 생기면臣下에 輔弼이 없으니 무엇으로 서로 구원하겠습니까?

事不師古而能長久者,非所聞也。
政事에 옛것을 본받지 않고 오래감은 들은 바가 아닙니다.

今青臣等又面諛以重陛下過,非忠臣也。」
그런데도 주청신 등이 또 면전에서 아첨하며 폐하의 허물을 거듭하게 하니 충신이 아닙니다.”

▶ 僕射: 秦의 관직명.
▶ 頌始皇威德: 僕射周靑臣이 “폐하께서 신령스럽고 거룩하시어 온 천하를 평정하고는 제후의 나라를 郡縣으로 삼아 전쟁의 걱정이 없게 하였으니, 이는 상고시대의 임금들도 미치지 못할 바입니다.”라고 하였다. <史記 卷六 秦始皇本紀>

 

 

본기6. 秦始皇本紀1(진시황본기1)

중국의 서쪽 일개 부락에서 발전하여 周나라 때 제후국의 하나였다가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나라의 역사는 대부분 秦本紀에 수록되어 있으며, 이편에서는 그 중 진시황 이후의 기록을 별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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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淳于越: 淳于가 성이며 이름이 越이다. 齊 출신의 博士였다. 박사는 정사를 논의하고 예의를 관장하는 관리로서 진시황 시대에 70명이 있었다. 순우월은 봉건제를 옹호하고 군현제에 반대하였다. <資治通鑑綱目>
▶ 王: 통치하다. 動詞처럼 쓰였다.

▶ 支輔: 辅助根本的枝叶(근본을 보조하는 枝葉)
▶ 海內: 온 천하.
▶ 卒: 猝과 통하여 갑자기, 돌연히.
▶ 田常: 齊의 대부 陳恒을 가리킨다. 齊의 임금 簡公을 시해하고 平公을 옹립한 다음에 자신이 相國이 되었다.
▶ 六卿: 晉의 强臣인 智ㆍ范ㆍ中行ㆍ韓ㆍ魏ㆍ趙 6姓을 말한다. 이들 6성은 서로 간에 정권을 차지하기 위하여 다투었는데, 晉은 결국 이들 중 한ㆍ위ㆍ조로 3분되었다.
▶ 面諛: 면전에서 아첨하다.

 

 

始皇下其議丞相。
시황이 그 논의를 승상에게 내렸다.

丞相謬其說,絀其辭,乃上書曰:

승상은 그 주장이 잘못되었다며 그 말을 물리치고 上書하였다.

「古者天下散亂,莫能相一,是以諸侯并作,語皆道古以害今,飾虛言以亂實,人善其所私學,以非上所建立。

옛날 천하가 흩어져 어지러움에 아무도 통일할 수 없었고그래서 제후들이 모두 일어났는데말함에 옛날의 도리로 지금을 힐난하고허황한 말로 수식하여 진실을 어지럽히니사람들은 그들의 사적인 학설을 좋다고 여겨서 조정에서 세운 법제를 비난했습니다.

今陛下并有天下,別白黑而定一尊;
而私學乃相與非法教之制,聞令下,即各以其私學議之,入則心非,出則巷議,非主以為名,異趣以為高,率群下以造謗。
지금 폐하께서 천하를 并有하셨으니 흑백의 구별은 一尊에게서 결정되어야 합니다.
그런데도개인적인 학설로 서로 함께 법령과 교화의 제정이 그릇되었다며법령을 내림을 알면각자 개인의 학설로 의논하며조정에 들어서는 마음속으로 그릇되었다 하고조정에서 나가서는 거리에서 떠들어대며군주가 그릇되었다고 함을 명예로 삼고 색다른 주장을 고상하게 여기며무리를 거느리고 비방을 짓고 있습니다.

▶ 絀: 黜과 통하여 물리치다.
▶ 私學: 사사로운 학설. 당시의 諸子百家의 학설을 말한다.
▶ 造謗: 남을 비방함.

 

 

如此不禁,則主勢降乎上,黨與成乎下。
이런 것을 금하지 않으면 위에서는 군주의 권세가 떨어지고 아래에서는 당파가 형성될 터입니다.

禁之便。
금함이 편하겠습니다.

臣請諸有文學詩書百家語者,蠲除去之。
신이 청하건대문학인 詩經書經제자백가의 서책을 가진 자들에게서 그것을 없애십시오.

令到滿三十日弗去,黥為城旦。
명령하고 30일이 되어도 없애지 않으면 黥刑을 내리고 城旦刑에 처하십시오.

所不去者,醫藥卜筮種樹之書。
제거하지 않을 것은 의약점술농업에 관한 책입니다.

若有欲學者,以吏為師。」
만약 배우려는 자가 있다면 관리를 스승으로 삼게 하십시오.”

▶ 黨與: 당파. 개인적인 파벌.
▶ 文學: 문화서적.
▶ 詩書百家語: 詩經, 書經, 諸子百家의 서적.
▶ 蠲除: 폐기하다.
▶ 黥為城旦: 黥은 墨刑으로 이마에 죄인의 표시로 먹실로 새기는 형벌이며, 城旦은 낮에는 오랑캐들을 방비하고, 밤에는 長城을 쌓기를 4년 동안 하게 하는 형벌이다.

 

※焚書坑儒: 

始皇帝 34년(BC 213년) 전국의 유생들이 秦에서 실시하는 중앙집권적 군현제를 반대하고 봉건제 부활을 주장함으로써 불행한 사태가 시작되었다. 
시황제는 일단 그 의견을 조정의 공론에 붙였으나, 철저한 법가로 일관한 승상 李斯는 그에 반대함에 그치지 않고, 차제에 사적인 학문으로 정치를 비판하는 일체의 행동을 본원적으로 봉쇄하기 위하여 秦 이외의 모든 책은 불태우고, 《시》 《서》 백가어를 소장한 자는 30일 이내에 모두 관에 신고하여 불태우게 하였다. 이를 어긴 자는 관노 城旦으로 삼으며, 감히《시》 《서》를 논한 자는 棄市에 처하고, 옛것을 들먹이며 현실 정치를 비방한 자는 族刑에 처할 것, 단 의약·점복·농업 관계 서적은 제외할 것을 건의하자, 시황제는 이를 재가하였다. BC 212년 不老長生藥을 구한다는 盧生과 侯生이라는 方士가 많은 재물을 詐取한 뒤 시황제의 不德을 비난하며 도망을 치자, 시황제는 咸陽에 있는 유생을 체포하여 결국 460여 명이 구덩이에 매장되는 형을 받았다. 
이것이 역사상 악명 높은 시황제의 분서갱유인데, 처형 규모도 크지 않고 실제 유생이라기보다는 사기성이 농후한 일부 방사를 겨냥한 것이라는 점을 들어 儒家탄압을 과장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또 분서도 그 실제적인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秦에서 유가가 환영받지 못한 것은 명백하며, 한나라가 기원전191년 새삼 ‘挾書律(금서 소지를 금하는 법)’을 폐지할 때까지 원칙상 유가의 고전을 자유롭게 학습할 수 없었음이 사실이니, 분서갱유가 유가를 일시나마 크게 위축시킨 것은 사실이다.

분서가 있은 다음 해에 秦의 정치를 비판한 유학자 460여 명을 구덩이에 묻었다고 하는데, 갱유에 대해서는 사실이 분명하지 않고 異說이 많아 후세 유학자가 꾸며낸 것으로 추측되기도 한다.

 

 

始皇可其議,收去詩書百家之語以愚百姓,使天下無以古非今。
始皇은 그 의견이 옳다고 여기고 시경서경제자백가의 책을 수거하여 백성을 어리석게 만들고천하 사람들이 로써 現今을 비난할 수 없게 하였다.

明法度,定律令,皆以始皇起。
법도를 밝히고 율령을 정함은 모두 始皇으로부터 시작되었다.

同文書。

문자를 통일하였다.

治離宮別館,周遍天下。
離宮과 別館을 수리하고 전국에 두루 지었다.

明年,又巡狩,外攘四夷,斯皆有力焉。
이듬해또 순시하며 바깥으로 사방의 소수민족을 평정하였는데 이사에게 모든 공로가 있었다.

▶ 巡狩;巡視.
▶ 攘: 평정하다.

 

斯長男由為三川守,諸男皆尚秦公主,女悉嫁秦諸公子。
이사의 장남 李由는 三川郡守가 되었으며 아들들은 모두 의 공주에게 장가들었고 딸은 모두 의 공자들에게 시집갔다.

三川守李由告歸咸陽,李斯置酒於家,百官長皆前為壽,門廷車騎以千數。
삼천군수 李由가 咸陽에 휴가를 옴에이사는 집에서 주연을 벌였는데百官의 이 모두 앞에 나와서 祝壽했으며대문과 뜰에는 車騎는 천의 단위로 수를 계산하였다.

▶ 守: 郡守.
▶ 尚: 지위가 높은 상대와 결혼하다.

▶ 以千數: 数以千计 천의 단위로 숫자를 계산하다. 數千이다.

 

 

李斯喟然而嘆曰:
이사가 탄식하여 말하였다.

「嗟乎!吾聞之荀卿曰『物禁大盛』。
아아나는 荀卿선생께 사물이 지나치게 성함을 금한다.’라고 배웠다.

夫斯乃上蔡布衣,閭巷之黔首,上不知其駑下,遂擢至此。
나는 상채의 평민으로 시골의 백성인데임금께서 노둔함을 알지 못하고 발탁하여 여기에 이르렀다.

當今人臣之位無居臣上者,可謂富貴極矣。
지금 人臣의 지위에 나보다 위에 있음이 없으니부귀가 지극하다고 할 만하다.

物極則衰,吾未知所稅駕也!」
사물이 지극하면 쇠하는데나는 멈출 때를 알 수 없구나!”

▶ 喟然: 한숨을 쉬며 서글프게 탄식하는 모양.
▶ 閭巷之黔首: 시골의 백성. 閭巷은 시골마을. 黔首는 백성.
▶ 駑下: 재능이 모자라 남에게 뒤떨어짐. 천하고 둔함.
▶ 擢: 발탁하다.
▶ 稅駕: 말의 멍에를 풀고 수레를 멈춘다는 뜻으로, 휴식함을 이른다. 稅는 벗을 ‘탈’.

 

始皇三十七年十月,行出游會稽,并海上,北抵瑯邪。
始皇 37(기원전210) 10출행하여 會稽를 유람하였고바다를 涉獵하였고북쪽으로 琅邪에 이르렀다.

丞相斯、中車府令趙高兼行符璽令事,皆從。
李斯와 中車府令 趙高가 符璽令의 일을 겸하면서 함께 수행하였다.

始皇有二十餘子,長子扶蘇以數直諫上,上使監兵上郡,蒙恬為將。
始皇에게 20여 명의 아들이 있었는데장남 扶蘇가 누차 직간을 올렸기 때문에 임금이 上郡의 을 감독하도록 보내며 蒙恬을 장수로 삼았다.

少子胡亥愛,請從,上許之。
막내아들 胡亥를 사랑하여隨從을 청하자 임금이 허락하였다.

餘子莫從。
나머지 아들들은 따라가지 못하였다.

▶ 趙高: 秦의 환관이자 정치가이다. 중국 역사상 최악의 환관이라고 말해진다. 시황제를 따라 여행하던 중 시황제가 병사하자, 李斯와 짜고 조서를 거짓으로 꾸며, 시황제의 맏아들 부소와 장군 몽염을 자결하게 만들었다. 또 시황제의 우둔한 막내아들 호해를 2세 황제로 삼아 마음대로 조종하였다.
▶ 扶蘇: 嬴扶蘇
▶ 胡亥: 嬴胡亥. 始皇帝의 막내아들로 태어났으나, 기원전210년 丞相인 李斯와 宦官 趙高에게 擁立되어 秦의 제2대 皇帝가 되었다.

 

其年七月,始皇帝至沙丘,病甚,令趙高為書賜公子扶蘇曰:
「以兵屬蒙恬,與喪會咸陽而葬。」

그해 7始皇이 沙丘에 이르러 병이 심해져서 조고에게 명령하여 글을 써서 공자 부소에게 내리게 하였다.
군사를 몽염에게 맡기고 상을 당하면 함양에 와서 장사를 지내라.”

書已封,未授使者,始皇崩。
글을 봉하고 사자에게 주지 않았는데 始皇이 붕어하였다.

書及璽皆在趙高所,獨子胡亥、丞相李斯、趙高及幸宦者五六人知始皇崩,餘群臣皆莫知也。
편지와 옥새는 모두 조고의 처소에 있었고오직 아들 호해丞相 李斯조고와 幸宦 5, 6명만이 始皇의 붕어를 알았으며나머지 신하들은 모두 알지 못하였다.

李斯以為上在外崩,無真太子,故祕之。
이사는 황제가 외지에서 붕어하였고 정식 태자가 없었으므로 이 일을 비밀로 하였다.

置始皇居輼輬車中,百官奏事上食如故,宦者輒從輼輬車中可諸奏事。
始皇을 轀輬車에 두고 백관이 정사를 아뢰고 식사를 올림을 예전처럼 했으며환관이 언제나 온량거 안에서 아뢰는 일들을 처리하였다.

趙高因留所賜扶蘇璽書,而謂公子胡亥曰:
「上崩,無詔封王諸子而獨賜長子書。
長子至,即立為皇帝,而子無尺寸之地,為之柰何?」

조고는 이에 부소에게 내리는 옥새가 찍힌 서신을 보류하고공자 호해에게 말하였다.
임금께서 붕어하셨으나 아들들을 왕으로 봉하는 조서는 없었고오직 장자에게만 글을 내렸습니다.
장자가 와서 황제로 즉위하면 공자께서는 尺寸의 땅을 가질 수 없는데 이를 어찌하시겠습니까?”


胡亥曰:
「固也。

吾聞之,明君知臣,明父知子。
父捐命,不封諸子,何可言者!」

호해가 말하였다.
당연하오.

내가 듣기에 현명한 군주는 신하를 알아보고현명한 아버지는 자식을 알아본다고 하오.
아버지께서 돌아가시며 자식들을 봉하지 않았으니 무엇을 말할 수 있겠소!”


趙高曰:
「不然。

方今天下之權,存亡在子與高及丞相耳,願子圖之。
且夫臣人與見臣於人,制人與見制於人,豈可同日道哉!」
조고가 말하였다.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 천하 대권과 존망은 공자와 저와 승상에게 달려있으니 공자께서는 깊이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남을 신하로 부림과 남에게 신하가 됨남을 제어함과 남에게 제어됨이 어찌 같다고 말하겠습니까!”

▶ 與喪: 상을 당함. 與에 피동의 뜻이 있다. 허사 與 참조

▶ 真太子: 정식으로 옹립된 태자.
▶ 轀輬車: 고대에 평안하게 누어 쉬는 수레를 뜻하였으나, 나중에 棺을 싣는 것으로 바뀌었다.
▶ 璽書: 황제의 옥새가 찍힌 문서.
▶ 捐命: 목숨을 버림. 임종.

▶ 且夫: 그런데. 한편. [문맥을 다른 데로 돌릴 때 쓰이는 發語詞]
▶ 臣人: 신하를 부리다.
▶ 見: 당하다.

 

 

胡亥曰:
「廢兄而立弟,是不義也;
不奉父詔而畏死,是不孝也;
能薄而材谫,彊因人之功,是不能也:
三者逆德,天下不服,身殆傾危,社稷不血食。」
호해가 말하였다.
형을 폐하고 동생을 세움은 不義이며,
아버지의 조서를 받들지 않고 죽음을 두려워함은 不孝이며,
능력이 없고 재능이 없는 자가 억지로 남의 공을 이음은 不能이오,
이 세 가지는 덕을 거스르므로 천하가 복종하지 않고자신이 아마 위태롭고사직이 제사를 받지 못할 터이오.”

▶ 譾: 천박하다.
▶ 殆: 거의. 장차. :近,差不多。
▶ 傾危: 형세가 위태로움.
▶ 血食: 피 묻은 산짐승을 잡아 제사를 지낸 데서, 제사를 지내는 것을 이르는 말이 되었다.

 

 

高曰:
조고가 말하였다.

「臣聞湯、武殺其主,天下稱義焉,不為不忠。
신이 듣기에 湯王과 武王은 그들의 군주를 죽였으나천하가 라고 칭하며 不忠이라 여기지 않았습니다.

衛君殺其父,而衛國載其德,孔子著之,不為不孝。
衛君은 아버지를 죽였으나 는 그 덕을 받들었으며孔子도 이를 기록함에 불효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夫大行不小謹,盛德不辭讓,鄉曲各有宜而百官不同功。
무릇 큰일을 행함에 작은 예절을 무시하고성대한 덕은 작은 겸양을 사절한다고 했으니마을에 각각 좋은 점이 있으며 百官에게도 공이 다 같지 않습니다.

故顧小而忘大,後必有害;
狐疑猶豫,後必有悔。
작은 일을 돌보다가 큰일을 잊으면 나중에 틀림없이 화를 입고,
의심하고 망설인다면 나중에 틀림없이 후회할 터입니다.

斷而敢行,鬼神避之,後有成功。
결단을 내려 감행하면 귀신도 피하여 나중에 공을 이룰 수 있습니다.


願子遂之!」
공자께서는 수행하시기 바랍니다!”

胡亥喟然嘆曰:
「今大行未發,喪禮未終,豈宜以此事干丞相哉!」

호해가 탄식하며 말하였다.
지금 황제의 서거를 발표하지 않았고 상례를 끝내지 못했는데 어찌 이런 일을 승상에게 요구한단 말이오!”


趙高曰:
「時乎時乎,閒不及謀!
贏糧躍馬,唯恐後時!」

조고가 말하였다.
때가 때인 만큼생각할 시간이 없습니다!
식량을 지고 말을 달려도 오직 때에 늦을까 염려됩니다!”

▶ 鄉曲: 고향. 마을.

▶ 大行: 황제가 서거한 후 시호를 올리기 전의 존칭. 황제가 막 서거했음을 말함.
▶ 干: 요구하다. :求,麻煩。
▶ 贏: 지다.

 

胡亥既然高之言,高曰:
「不與丞相謀,恐事不能成,臣請為子與丞相謀之。」

호해는 이미 조고의 말을 옳다고 여겼는데 조고가 말하였다.
승상과 상의하지 않으면 일을 성공하지 못할까 염려되니신이 공자를 위해 승상과 상의하겠습니다.”


高乃謂丞相斯曰:
「上崩,賜長子書,與喪會咸陽而立為嗣。
書未行,今上崩,未有知者也。
所賜長子書及符璽皆在胡亥所,定太子在君侯與高之口耳。

事將何如?」
조고가 이에 승상 李斯에게 말하였다.
주상께서 붕어하심에장자에게 조서를 내려 상을 당하면 함양에 가서 후사를 세우라고 하셨습니다.
조서는 아직 보내지 않았고 지금 황제의 붕어를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장남에게 내리는 조서와 옥새는 모두 호해의 처소에 있으니태자를 정하는 것은 君侯와 제 입에 달려있습니다.
일을 장차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斯曰:
「安得亡國之言!

此非人臣所當議也!」
이사가 말하였다.
어찌 나라를 망칠 말을 하는가!

이것은 신하가 논의할 바가 아니오!”

高曰:
「君侯自料能孰與蒙恬?
功高孰與蒙恬?

謀遠不失孰與蒙恬?
無怨於天下孰與蒙恬?
長子舊而信之孰與蒙恬?」

조고가 말하였다.
군후께서는 자신을 판단하건대 재능에 몽염과 비교하여 누가 더 낫습니까?
공로의 높음에 몽염과 비교하여 누가 더 낫습니까?

책략이 심원하여 실패하지 않음에 몽염과 비교하여 누가 더 낫습니까?
천하에 원한이 없기에 몽염과 비교하여 누가 더 낫습니까?
장자와 오래 사귀고 신임함에 몽염과 비교하여 누가 더 낫습니까?”


斯曰:
「此五者皆不及蒙恬,而君責之何深也?」
이사가 말하였다.
이 다섯 가지는 모두 몽염에 미치지 못하는 점인데그대의 책망이 어찌 이렇게 심한가?”

▶ 然: 동의. 찬성.
▶ 嗣: 후계자.
▶ 君侯: 고대에는 諸侯를 君侯라 하였다. 李斯를 말한다.

▶ 安得: 어디에서[어떻게] …을 얻으랴[얻을 수 있으랴].

(반문의 뜻으로) 어찌 …일 수 있으랴. 어떻게 …할 수 있으랴.
▶ 孰與: ~와 비교하다. ~어떻게 필적할 수 있으랴.

 

 

高曰:
「高固內官之廝役也,幸得以刀筆之文進入秦宮,管事二十餘年,未嘗見秦免罷丞相功臣有封及二世者也,卒皆以誅亡。
조고가 말하였다.
저는 본래 환관인 종으로다행히도 형법의 문서 담당 관리로서 의 궁궐에 들어와서 일해온 지 20여 년인데에서 면직된 승상이나 공신으로 봉작이 2대에 걸쳐 미치는 자를 보지 못했으니끝내 모두 형벌로 죽었습니다.

皇帝二十餘子,皆君之所知。
황제의 20여 명의 아들은 모두 군후께서 알고 계시는 사람입니다.

長子剛毅而武勇,信人而奮士,即位必用蒙恬為丞相,君侯終不懷通侯之印歸於鄉里,明矣。
장남은 의지가 굳고 武勇이 있고남을 믿고 선비를 격려하는 인물이라서즉위하면 틀림없이 몽염을 등용해 승상으로 삼을 터이고군후께서는 끝내 通侯의 인수를 지니지 못하고 고향으로 돌아갈 터임이 분명합니다.

高受詔教習胡亥,使學以法事數年矣,未嘗見過失。
저는 황제의 명을 받고 호해를 가르치면서 法事를 가르치기 몇 년이나아직 過失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慈仁篤厚,輕財重士,辯於心而詘於口,盡禮敬士,秦之諸子未有及此者,可以為嗣。
자애롭고 인자하며 인정이 두터워 재물을 가볍게 여기고 인재를 중히 여기며마음속에 분별하면서도 말에 굼뜨나예의를 다해 선비를 공경하니 의 공자들에 그에 미칠 자가 없으니 후사로 삼을 만합니다.

君計而定之。」
군후께서 헤아려 결정하십시오.”

▶ 內官: 宦官.
▶ 廝役: 종. 奴僕.
▶ 刀筆之文: 형법의 문서.
▶ 信人: 성실한 사람. 신의가 두터운 사람.
▶ 奮士: 부하를 격려하기를 잘함.
▶ 通侯: 제후 중에서 지위가 높은 사람.
▶ 法事: 법률에 관한 일.
▶ 篤厚: 성실하고 인정이 두터움.
▶ 辯: 辨과 통하여 분별하다. 즉 총명하다는 뜻.
▶ 詘: 굼뜨다.

 

斯曰:
「君其反位!

斯奉主之詔,聽天之命,何慮之可定也?」
이사가 말하였다.
그대는 자신의 위치로 돌아가시오!

나는 황제의 조서를 받들고 천자의 명령을 들을 뿐인데생각하여 무엇을 결정하란 말이오?”

高曰:
「安可危也,危可安也。
安危不定,何以貴聖?」

조고가 말하였다.
평안함은 위태로울 수 있고위태로움은 평안할 수 있습니다.
평안함과 위태로움을 결정하지 못한다면무엇으로 성인이라고 존중하겠습니까?”


斯曰:
「斯,上蔡閭巷布衣也,上幸擢為丞相,封為通侯,子孫皆至尊位重祿者,故將以存亡安危屬臣也。

이사가 말하였다.
나는 上蔡 시골의 평민이었으나주상께서 사랑하고 발탁하시어 승상으로 삼고 通侯로 봉하셨으며자손은 모두 높은 지위와 많은 봉록에 이르니그럼으로써 장차 존망과 안위를 내게 맡기셨소.


豈可負哉!
어찌 저버리겠소!

夫忠臣不避死而庶幾,孝子不勤勞而見危,人臣各守其職而已矣。
君其勿復言,將令斯得罪。」
무릇 충신은 죽음을 피하여 (그리되기를바라지 않으며효자는 부지런히 일하여 위급을 당하지 않게 하고신하된 자는 각각 그 직분을 지킬 뿐이오.
그대는 그것을 다시 말하여 나로 하여금 죄를 짓게 하지 마시오.”


高曰:
「蓋聞聖人遷徙無常,就變而從時,見末而知本,觀指而睹歸。
조고가 말하였다.
대체로 듣건대 성인은 행할 바를 옮김에 불변함이 없으며변화에 나아가고 시류를 따르며枝末을 보아 根本을 알며지향하는 바를 보아 돌아갈 곳을 본다고 하였습니다.

物固有之,安得常法哉!

사물의 본성에 그런 것이 있는데어찌 불변의 법칙이 있겠습니까!

方今天下之權命懸於胡亥,高能得志焉。
지금 천하의 대권과 운명은 호해에게 달렸으며 저는 거기에서 뜻을 얻을 수 있습니다.

且夫從外制中謂之惑,從下制上謂之賊。
무릇 밖에서 안을 제어함을 미혹이라고 으르며아래에서 위를 제어함을 역적이라고 합니다.

故秋霜降者草花落,水搖動者萬物作,此必然之效也。

그래서 가을에 서리가 내리면 풀과 꽃이 떨어지고물의 요동이 만물을 振作하니 이것은 필연의 법칙입니다.

君何見之晚?」
군후께서는 어찌 이토록 판단이 늦으십니까?”

▶ 庶幾: 바라다.
▶ 遷徙: 이리저리 옮기다.
▶ 就變: 변화에 복종하다.
▶ 從時: 潮流에 순응하다.
▶ 得志: 마음에 가지고 있는 것을 추측하다. 뜻을 이루다.
▶ 水搖動: 봄이 되어 얼음과 눈이 녹다.
▶ 萬物作: 만물이 생장하다.

 

斯曰:
「吾聞晉易太子,三世不安;
齊桓兄弟爭位,身死為戮;
紂殺親戚,不聽諫者,國為丘墟,遂危社稷:
三者逆天,宗廟不血食。
斯其猶人哉,安足為謀!」
이사가 말하였다.
내가 듣기에은 태자를 바꾸었다가 삼대가 평안하지 못하였고,
齊桓公의 형제는 보위를 다투다가 죽어서 戮屍되었으며,
紂王은 친척을 죽이고 간언을 듣지 않아 나라는 폐허가 되고 끝내 사직이 위태로웠으니이 세 사람이 하늘을 거슬러서 종묘가 제사를 받지 못하였소.
나도 그들과 같은 사람이 될 텐데 어찌 모의함에 만족하겠소!”

▶ 晉易太子: 晉獻公의 寵妃 驪姬가 자신의 아들을 태자로 세우기 위해 참언을 하였고 진헌공은 이 讒言을 곧이듣고 太子 申生을 자살토록 하였으며, 驪姬가 또 讒言하여 重耳와 夷吾 두 公子를 해치려 하자 두 공자는 도피하였으며, 獻公이 죽으니 驪姬의 아들 奚齊가 즉위하지 못하고 피살되었다. <史記 晉世家>

 

 

世家39. 晉世家(진세가)

이篇은 30世家 중 아홉 번째 편으로 周나라의 제후국인 晉의 흥망과정을 기록하였다. 晉은 西周초기에 周成王이 자기의 동생 叔虞를 唐에 봉하면서 시작되었으며, 숙우의 아들 燮父가 도읍을 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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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齊桓兄弟爭位: 춘추시대 齊桓公은 형과 왕권을 다투다가 포숙아의 활약으로 형인 공자 규와 분쟁에서 승리해 齊의 군주가 되자 공자 규를 죽인다. <史記 齊太公世家>
▶ 紂殺親戚: 은나라 紂王은 叔父인 比干이 紂王에게 정치를 바로 잡을 것을 주장하자 심장을 갈라 죽였다. <史記 殷本紀>

 

高曰:
「上下合同,可以長久;

中外若一,事無表裏。
君聽臣之計,即長有封侯,世世稱孤,必有喬松之壽,孔、墨之智。
今釋此而不從,禍及子孫,足以為寒心。
善者因禍為福,君何處焉?」

조고가 말하였다.
상하가 같은 마음이면 오래가며안과 밖이 일치되면 일에 표리가 없어집니다.
군후께서 의 계책을 들으면오래도록 제후의 자리에 있어서 대대로 제후라 칭할 수 있고틀림없이 王子喬나 赤松子의 장수와 공자나 墨子의 지혜를 가질 터입니다.
지금 이것을 놓고 따르지 않으면 재앙이 자손에까지 미쳐서마음이 섬뜩해지기에 충분할 터입니다.
처세를 잘하는 사람은 因禍為福하는데군후께서는 어떻게 처신하겠습니까?”


斯乃仰天而嘆,垂淚太息曰:
「嗟乎! 獨遭亂世,既以不能死,安託命哉!」

이사가 이에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고 눈물을 흘리며 크게 탄식하며 말하였다.
홀로 어지러운 세상을 만나이미 죽을 수도 없으니어디에 목숨을 맡길꼬!”


於是斯乃聽高。
이에 이사는 조고의 말을 수락하였다.

高乃報胡亥曰:
「臣請奉太子之明命以報丞相,丞相斯敢不奉令!」
조고가 호해에게 보고하였다.
신이 실제로 태자의 현명한 명령을 받들어 승상에게 전하였는데승상 李斯가 감히 명을 받들지 않겠습니까!”

▶ 稱孤: 王侯로 칭하다.
▶ 喬松: 전설 속의 仙人인 王子 喬와 赤松子를 말한다. 王子 喬는 주나라 영왕의 태자이며, 생황을 잘 불어 봉황의 울음소리를 낼 수 있었다. 赤松子는 神農氏 때 雨師였으며 음식으로 물을 먹고 옥으로 옷을 해 입으며, 신농에게 타오르는 화염 속에서 견디는 방법을 일러주었다.
▶ 孔墨: 孔子와 墨翟(묵자)
▶ 太息: 탄식.
▶ 託命: 몸을 맡김.

 

於是乃相與謀,詐為受始皇詔丞相,立子胡亥為太子。
이에 상의하여거짓으로 始皇의 조서를 승상이 받았다고 하고공자 호해를 태자로 세웠다.

更為書賜長子扶蘇曰:

조서를 고쳐서 장자 扶蘇에게 내렸다.

「朕巡天下,禱祠名山諸神以延壽命。

짐이 천하를 순행하며 명산의 신들에게 기도하고 제사를 지내어수명을 연장하려고 한다.

今扶蘇與將軍蒙恬將師數十萬以屯邊,十有餘年矣,不能進而前,士卒多秏,無尺寸之功,乃反數上書直言誹謗我所為,以不得罷歸為太子,日夜怨望。

지금 부소는 장군 몽염과 軍 수십만을 거느리고 변경에 주둔한 지 10여 년인데전진하지 못하고 병사를 많이 잃어서 작은 공도 세우지 못함에도도리어 여러 차례 상서하여 직언하며 나의 행위를 비방하고임무를 마치고 태자에 복귀하지 못함을 밤낮으로 원망하고 있다.

扶蘇為人子不孝,其賜劍以自裁!

부소는 사람의 자식으로서 불효하므로그에게 검을 하사하니 그것으로 자결하라!

將軍恬與扶蘇居外,不匡正,宜知其謀。

장군 몽염은 扶蘇와 외지에 머물면서 바로잡지 않았으니 마땅히 꾀하는 바를 알았을 터이다.

為人臣不忠,其賜死,以兵屬裨將王離。」

남의 신하로서 불충하므로 그에게 죽음을 내리니은 裨將 王離에게 귀속시켜라.”

封其書以皇帝璽,遣胡亥客奉書賜扶蘇於上郡。
그 조서를 황제의 옥새로 봉하고호해의 식객을 보내어 조서를 가져다 上郡의 부소에게 하사하였다.


使者至,發書,扶蘇泣,入內舍,欲自殺。
사자가 도착함에조서를 펴보더니 부소는 울면서 내실로 들어가 자살하려고 하였다.

蒙恬止扶蘇曰:
「陛下居外,未立太子,使臣將三十萬眾守邊,公子為監,此天下重任也。
今一使者來,即自殺,安知其非詐?
請復請,復請而後死,未暮也。」

몽염이 부소를 제지하며 말하였다.
폐하께서 외지에 계시면서 태자를 책봉하지 않았고신에게 30만의 대군을 이끌고 변방을 지키게 하며공자를 監軍으로 삼으셨으니이것은 천하의 막중한 임무입니다.
지금 사자 한 사람이 왔다고 자살하시면어찌 그것이 거짓이 아님을 알겠습니까?
다시 간청하십시오다시 간청한 후에 죽어도 늦지 않습니다.”


使者數趣之。
사자가 몇 번이나 재촉하였다.

扶蘇為人仁,謂蒙恬曰:
「父而賜子死,尚安復請!」

부소는 사람됨이 인자했기에 몽염에게 말하였다.
아버지가 되어 자식에게 죽음을 내리셨는데그런데도 어찌 다시 간청하겠소!”


即自殺。
곧 자살하였다.

蒙恬不肯死,使者即以屬吏,系於陽周。
몽염이 죽지 않으려고 하자 사자는 그를 형리에게 넘겨서 陽周에 감금하였다.


使者還報,胡亥、斯、高大喜。
사자가 돌아와서 보고하자 호해·이사·조고는 대단히 기뻐하였다.

至咸陽,發喪,太子立為二世皇帝。
함양에 도착하여 常事를 발표하고 태자는 즉위하여 二世皇帝가 되었다.

以趙高為郎中令,常侍中用事。
조고를 郎中令으로 삼으니항상 궁중에서 황제를 모시며 권력을 장악하였다.

▶ 朕: 始皇 때부터 황제를 자칭하는 말로 사용되었다.
▶ 禱祠: 기도드리고 제사 지냄.
▶ 匡正: 바로잡아 고침.
▶ 裨將: 副將. 대장을 돕는 장군.
▶ 未暮: 늦지 않다. 暮는 늦다.
▶ 數趣: 여러 차례 재촉하다. 趣는 재촉할 ‘촉’.

▶ 用事: 대권을 장악하다.
▶ 趙高: ?~기원전207. 秦의 환관으로, 법률에 밝아 始皇帝 때 中車府令을 지냈다. 二世(胡亥)때 郎中令, 丞相 등을 지내며 국정을 전단하였고 武安侯에 봉해졌다. 劉邦이 關中으로 진격하자二世를 望夷宮에서 시해하였는데, 얼마되지 않아 子嬰에게 살해되었다.

 

二世燕居,乃召高與謀事,謂曰:
「夫人生居世閒也,譬猶騁六驥過決隙也。
吾既已臨天下矣,欲悉耳目之所好,窮心志之所樂,以安宗廟而樂萬姓,長有天下,終吾年壽,其道可乎?」
2는 한가하게 지내며 조고를 불러 국사를 의논하며 말하였다.
무릇 사람이 태어나 세상을 삶은 비유하자면 여섯 필의 준마가 끄는 수레가 문틈으로 지남과 같소.
나는 이미 천하에 군림하였으니귀와 눈이 좋아하는 것을 모두 얻고 싶고마음이 즐거워하는 것을 다하여종묘를 안정시키고 만백성을 기쁘게 하며 천하를 오래도록 소유하며 천수를 마치고 싶은데 그런 방법이 가능하겠소?”

▶ 燕居: 閑居하다. 燕은 宴과 통한다.
▶ 騁六驥過決隙: 세월이 순식간에 지나간다는 의미. 騁은 내달리다. 決隙은 벽의 갈라진 틈. 莊子知北遊에는“사람이 천지 사이에 사는 것은 마치 빠른 말이 틈을 지나가는 것과 같은지라 순식간에 지나갈 뿐이다. (人生天地之間,若白駒之過隙,忽然而已.)”라고 하였다.
▶ 臨: 통치.

 

 

高曰:
「此賢主之所能行也,而昏亂主之所禁也。
趙高가 말하였다.
그것은 현명한 군주가 행할 수 있는 것으로혼란의 군주는 삼가는 바입니다.

臣請言之,不敢避斧鉞之誅,願陛下少留意焉。
신이 말씀드림에 감히 斧鉞의 형을 피하지 않사오니부디 폐하께서는 조금만 유의해 주십시오.

夫沙丘之謀,諸公子及大臣皆疑焉,而諸公子盡帝兄,大臣又先帝之所置也。
무릇 沙丘의 모략을 공자들과 대신이 모두 의심하고 있는데공자들은 모두 황제의 형이며대신들 또한 선제가 배치한 사람입니다.

今陛下初立,此其屬意怏怏皆不服,恐為變。
지금 폐하께서 막 즉위하시자이에 그 무리가 마음속에 불만을 품고 모두 복종하지 않으니변란이 있을까 염려됩니다.

且蒙恬已死,蒙毅將兵居外,臣戰戰栗栗,唯恐不終。
또한몽염은 이미 죽었으나 동생 蒙毅는 병사를 이끌고 외지에 머무니 신은 벌벌 떨 뿐두려움이 다하지 않습니다.

且陛下安得為此樂乎?」
그러니 폐하께서 어찌 그런 즐거움을 누리겠습니까?”


二世曰:
「為之柰何?」

2가 말하였다.
어찌하면 좋겠소?”


趙高曰:
「嚴法而刻刑,令有罪者相坐誅,至收族,滅大臣而遠骨肉;
貧者富之,賤者貴之。
盡除去先帝之故臣,更置陛下之所親信者近之。
此則陰德歸陛下,害除而姦謀塞,群臣莫不被潤澤,蒙厚德,陛下則高枕肆志寵樂矣。
計莫出於此。」
조고가 말하였다.
법을 엄하게 하고 형벌을 가혹하게 하며죄가 있는 자는 서로 연좌해 처벌하되 일족을 멸하며선제 때의 대신을 멸하고 육친을 멀리하며가난한 자를 부유하게 하고 천한 자를 높이십시오.
선제의 옛 신하를 모두 제거하고폐하가 親信하는 자로 바꾸어 배치하여 가까이하십시오.
이렇게 하시면 숨은 덕행은 폐하에게 돌아가고해로움이 제거되고 간사한 음모는 막히고신하들은 은혜를 받고 후덕을 입지 않음이 없어서폐하께서는 베개를 높이 베고 뜻대로 행동하며 즐기실 수 있습니다.
이보다 나은 계책은 없습니다.”


二世然高之言,乃更為法律。
2는 조고의 말을 옳다고 여기고 법률을 다시 제정하였다.

於是群臣諸公子有罪,輒下高,令鞠治之。
이리하여 신하나 공자들이 죄를 지으면 그때마다 조고에게 맡기고 심문하도록 하였다.

殺大臣蒙毅等,公子十二人僇死咸陽市,十公主僇死於杜,財物入於縣官,相連坐者不可勝數。
대신 蒙毅 등을 죽이고 공자 열두 명을 함양의 저자에서 죽였으며공주 열 명도 杜縣에서 죽였으며재산을 몰수하여 황제 소유로 하니서로 연좌된 자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

▶ 斧鉞: 작은 도끼와 큰 도끼를 말하며, 古代의 목을 베는 刑罰을 말한다.
▶ 少留意: 조금만 유의하다. 少는 稍와 통하여 조금, 약간.
▶ 蒙毅: 蒙恬의 아우.
▶ 戰戰栗栗: 두려워 벌벌 떠는 모양. 전전긍긍. 栗은 慄(떨릴‘률’)과 같다.
▶ 相坐: 連坐하다. 연대하여 벌을 주다.
▶ 收族: 온 집안이 재산을 몰수당하고 참형당하다. 族은 씨족을 멸하다.
▶ 陰德: 남에게 알려지지 아니한 덕행. 숨은 덕행.

▶ 鞠治: 죄를 신문하여 다스림. 鞠은鞫(국문할‘국’)과 같다.
▶ 僇死: 형벌을 입어 죽다. 僇은 戮과 통하여 죽이다. 육시하다. 矺死로 되어 있는 판본도 있으며 矺은 磔(찍을‘책’)과 같으며 사지를 찢어 죽이는 형벌을 말한다.
▶ 縣官: 皇帝를 말한다.

 

公子高欲奔,恐收族,乃上書曰:
「先帝無恙時,臣入則賜食,出則乘輿。
御府之衣,臣得賜之;中廄之寶馬,臣得賜之。
臣當從死而不能,為人子不孝,為人臣不忠。
不忠者無名以立於世,臣請從死,願葬酈山之足。

唯上幸哀憐之。」
공자 嬴高가 달아나려고 했으나 일족이 연좌될까 두려워 글을 올렸다.
선제께서 건재하실 때신이 입궁하면 음식을 내리셨고 출궁하면 수레를 타게 하셨습니다.
御府의 의복을 이 하사받았고中廄의 좋은 말도 이 하사받았습니다.
신은 마땅히 따라 죽어야 했으나 하지 못했으니 아들로서 불효이고 신하로서 불충입니다.
불충한 자는 명분이 없어 세상에 나서지 못하니 신은 따라 죽기를 청하며酈山기슭에 묻히면 만족하겠습니다.

폐하께서 가엽게 여겨주시기 바랍니다.”

書上,胡亥大說,召趙高而示之,曰:
「此可謂急乎?」

글이 올라오자 호해가 매우 기뻐하며조고를 불러서 보여주고 말하였다.
이것을 사태가 급박하다고 말할 수 있겠소?”

趙高曰:
「人臣當憂死而不暇,何變之得謀!」

조고가 말하였다.
신하된 자가 죽을까 근심하며 겨를이 없으니무슨 변란을 꾀하겠습니까!”

胡亥可其書,賜錢十萬以葬。
호해가 그 글대로 허락하며 동 10만을 하사하여 장사 지내게 하였다.

▶ 無恙: 건재함. 병이 없음.
▶ 御府: 황제의 의복을 관장하는 관서.
▶ 中廄: 궁중에서 임금의 말을 관리한 부서.
▶ 酈山: 驪山을 말하며 始皇의 능묘가 있는 곳으로 지금의 陝西省 臨潼縣 동남쪽에 있다.

 

 

法令誅罰日益刻深,群臣人人自危,欲畔者眾。
법령과 형벌이 날로 가혹해지자 신하들이 저마다 위험을 느끼고 모반하려는 자가 많았다.

又作阿房之宮,治直[道]、馳道,賦斂愈重,戍傜無已。
阿房宮을 짓고 곧은길과 황제가 다니는 길을 만드느라세금이 더욱 무거워지고 징발과 노역이 그치지 않았다.

於是楚戍卒陳勝、吳廣等乃作亂,起於山東,傑俊相立,自置為侯王,叛秦,兵至鴻門而卻。
이에 의 戍卒인 陳勝과 吳廣 등이 난을 일으켜서 산동에서 봉기하자 준걸들이 제각기 일어나 스스로 제후와 왕을 칭하며을 배반하여 군대가 鴻門에 이르렀다가 물러갔다.

▶ 畔: 叛과 통하여 모반하다.
▶ 馳道: 임금의 거마가 달리는 길.
▶ 戍傜: 변방을 지키는 징병과 부역.
▶ 戍卒: 수비병. 변경을 지키던 군졸
▶ 陳勝吳廣: 秦의 학정에 맨 먼저 반기를 들고 일어난 인물들로, 이들은 본래 秦의 戍卒들로 이들이 봉기하자 이곳저곳에서 반란이 일어나 秦은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져 끝내 멸망하였다.

 

李斯數欲請閒諫,二世不許。
이사가 누차 틈을 내어 間言을 청하였으나 2는 허락하지 않았다.

而二世責問李斯曰:

2가 이사를 꾸짖었다.

「吾有私議而有所聞於韓子也,曰

『堯之有天下也,堂高三尺,采椽不斲,茅茨不翦,雖逆旅之宿不勤於此矣。
冬日鹿裘,夏日葛衣,粢糲之食,藜藿之羹,飯土匭,啜土鉶,雖監門之養不觳於此矣。
禹鑿龍門,通大夏,疏九河,曲九防,決渟水致之海,而股無胈,脛無毛,手足胼胝,面目黎黑,遂以死于外,葬於會稽,臣虜之勞不烈於此矣』。
내게도 나름의 생각이 있고韓非子에서 안 것도 있으니

요임금이 천하를 소유함에 의 높이는 석 자였고 서까래는 참나무를 다듬지 않고 그대로 썼으며 지붕을 띠풀로 일고 다듬지 않았으니비록 나그네가 머무는 여관도 이보다 고달플 수 없을 터이다.
겨울에는 사슴 갖옷을 입고 여름에는 삼베옷을 입었으며거친 기장밥과 아욱국을 질그릇에 밥을 담아 먹고 토기에 국을 담아 먹었으니문지기의 삶이라도 이렇게 누추하지 않을 터이다.
우임금은 龍門山을 뚫어 大夏로 통하게 하여 九河를 소통시키고곡구에 제방을 쌓아 막힌 물을 흐르게 하여 바다에 이르게 했으며넓적다리의 잔털이 없어지고 종아리의 털까지 없어졌으며 손과 발은 굳은살이 생기고 얼굴은 검게 그을리다가마침내 객사하여 會稽에 묻혔는데신하나 노예의 고달픔도 이보다 가혹하지 않을 터이다.’라고 하였소.

然則夫所貴於有天下者,豈欲苦形勞神,身處逆旅之宿,口食監門之養,手持臣虜之作哉?
그러니 천하를 소유한 자를 귀하다고 함이어찌 심신을 괴롭히고몸은 여관에 살고입은 문지기의 음식을 먹으며손은 신하와 노예의 일을 하려 함이겠소?

此不肖人之所勉也,非賢者之所務也。
이것은 불초한 자가 힘쓸 일이지현명한 자가 힘쓸 일이 아니오.

彼賢人之有天下也,專用天下適己而已矣,此所貴於有天下也。
저 賢人이 천하를 소유함에는오로지 천하를 자신에게 맞도록 할 뿐이니이것이 천하의 소유를 존귀하게 여기는 까닭이오.

夫所謂賢人者,必能安天下而治萬民,今身且不能利,將惡能治天下哉!

이른바 賢人은 반드시 천하를 안정시키고 萬民을 다스려야 하는데그런데도 자신조차 이롭게 할 수 없으니 장차 어떻게 천하를 다스리겠소!

笔吾願賜志廣欲,長享天下而無害,為之柰何?」
그러므로 나는 뜻을 다 펼치고 욕구를 키워 오래도록 천하를 누리며 방해받지 않기를 바라니어찌하는 게 좋겠소?”

▶ 間: 틈. 기회.
▶ 韓子: 韓非. 인용된 문장은 韓非子 五蠹에 실려 있는 글이다. 한비는 기원전233년 순자 문하에서 함께 배웠던 이사가 질투 때문에 꾸민 음모에 휘말려 투옥되었고, 결국 음독자살하였다.
▶ 采椽不斲: 서까래는 참나무를 다듬지 않다. 采는 참나무, 椽은 서까래, 斲은 깍다.
▶ 茅茨不翦: 지붕을 이은 띠풀을 다듬지 않다. 茅茨는 짚 이엉. 翦은 자르다.
▶ 逆旅: 여인숙. 객사.
▶ 葛衣: 갈포로 만든 옷. 삼베옷.
▶ 粢糲: 기장. 거칠고 나쁜 음식을 말한다.
▶ 藜藿: 명아주 잎과 콩잎. 변변치 못한 반찬을 말한다.
▶ 土匭: 진흙으로 만든 식기.
▶ 土鉶: 진흙으로 만든 국그릇.
▶ 監門: 문지기.
▶ 觳: 누추하다.
▶ 鑿: 구멍을 파다. 뚫다.
▶ 渟水: 고인 물.
▶ 股無胈: 股는 넓적다리. 胈은 털.
▶ 脛: 정강이.
▶ 胼胝: 손발에 생기는 굳은살.

▶ 臣虜: 노예.

 

 

李斯子由為三川守,群盜吳廣等西略地,過去弗能禁。
이사의 아들 李由는 三川郡守였는데 群盜 오광 등이 서쪽으로 땅을 공략하며 지나갔으나 막아내지 못하였다.

章邯以破逐廣等兵,使者覆案三川相屬,誚讓斯居三公位,如何令盜如此。
章邯이 오광 등의 병사를 무찌르고 내쫓자사자가 삼천군의 일을 다시 심문하기를 계속하였다이사를 꾸짖기를三公의 지위에 있으면서 어찌하여 이처럼 도적이 날뛰도록 했느냐고 하였다.

李斯恐懼,重爵祿,不知所出,乃阿二世意,欲求容,以書對曰:
이사는 두려웠으나 녹봉을 중히 여기며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이에 2의 뜻에 아부하여 용서를 구하고자 글을 올렸다.

▶ 章邯: 秦의 말기 將帥로 진승과 오광이 일으킨 농민 반란을 진압하는 데 큰 공을 세웠지만, 환관 조고의 박해를 받아 항우에게 투항하였다
▶ 覆案: 사실을 확인하다.
▶ 屬: 잇다. 잇다르다.
▶ 誚讓: 책망하다. 꾸짖다.

 

夫賢主者,必且能全道而行督責之術者也。
무릇 현명한 군주는 모든 수단을 다하여 신하를 감독하고 책망하는 통치술을 실행하셔야 합니다.

督責之,則臣不敢不竭能以徇其主矣。
신하를 독촉하고 책망한다면 신하가 감히 능력을 다하지 않고 그 군주를 따를 수 없습니다.

此臣主之分定,上下之義明,則天下賢不肖莫敢不盡力竭任以徇其君矣。
이것이 신하와 군주의 직분을 정하고 산하의 의리를 분명하게 하여천하의 현인과 불초한 사람도 감히 힘을 다하여 임무를 다하지 않고는 그 군주를 따르지 못합니다.

是故主獨制於天下而無所制也。
그러므로 군주 홀로 천하를 제어하며 제어당하지 않습니다.

能窮樂之極矣,賢明之主也,可不察焉!
즐거움의 극치를 다할 수 있어야 현명한 군주이니 어찌 살피지 않아서 되겠습니까!


故《申子》曰
「有天下而不恣睢,命之曰以天下為桎梏」者,無他焉,不能督責,而顧以其身勞於天下之民,若堯、禹然,故謂之「桎梏」也。
그러므로 <申子>에 말하기를,

천하를 차지하고도 제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면 천하를 차꼬와 수갑으로 여기는 것이다.’
라고 하였는데다름이 아니라신하를 독책하지 못하고 도리어 천하의 백성에게 그 몸을 괴롭힌 요임금이나 우임금같이 되므로 <차꼬와 수갑>이라고 말한 것입니다.


夫不能修申、韓之明術,行督責之道,專以天下自適也,而徒務苦形勞神,以身徇百姓,則是黔首之役,非畜天下者也,何足貴哉!
申不害나 韓非의 高明한 법술을 배우지 못하고督責하는 방법을 행하지 못하고천하를 오로지 자신에게 맞추지도 못하고헛되이 심신을 괴롭힘에 힘써서 자신으로 백성에게 봉사함은백성의 역할이지 천하를 통치하는 자의 역할이 아닌데어찌 군주를 존귀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夫以人徇己,則己貴而人賤;
以己徇人,則己賤而人貴。
무릇 남이 자신을 따르게 하면 자신은 존귀해지고 남은 천해지며,
자신이 남을 따르면 자신은 천해지고 남은 존귀해집니다.

故徇人者賤,而人所徇者貴,自古及今,未有不然者也。
그러므로 남을 따르는 자는 천해지고 남을 따르게 하는 자는 존귀해지니예로부터 現今에 이르도록 그렇지 않음이 없었습니다.

凡古之所為尊賢者,為其貴也;
而所為惡不肖者,為其賤也。
무릇 옛날에 현명한 사람을 존중한 까닭은 그가 존귀하기 때문이며,
못난 사람을 미워한 이유는 그가 천했기 때문입니다.

而堯、禹以身徇天下者也,因隨而尊之,則亦失所為尊賢之心矣,夫可謂大繆矣。
요임금과 우임금은 몸으로 천하의 백성을 따랐으니그들을 좇아 높이면역시 현명한 사람을 높이려는 마음을 실행하지 못하니매우 잘못된 행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謂之為「桎梏」,不亦宜乎?

이를 일러 <차꼬와 수갑>이라 함도 역시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不能督責之過也。
신하를 독책하지 못한 잘못입니다.

▶ 督責: 신하의 잘못을 꾸짖고 벌을 주다. 독촉하고 책망함.
▶ 竭: 다하다.
▶ 徇: 殉과 통하여 바치다. 따르다.
▶ 分: 職分.
▶ 申子: 申不害(? ~기원전337년). 韓의 相國이며, 형명지학의 대가였다. 법가 사상 중 術을 강조하였으며, 한의 昭侯밑에서 相國으로 나라를 다스렸다. <史記列傳권63老子韓非列傳>
▶ 姿睢: 제멋대로 행동하다.
▶ 桎梏: 차꼬와 수갑. 즉 束縛이라는 뜻.
▶ 畜: 통치하다.
▶ 大繆: 매우 잘못됨. 繆는 謬와 통한다. 잘못하다.

 

 

故韓子曰:
「慈母有敗子而嚴家無格虜」者,何也?

그러므로 한비자는
자애로운 어머니에게는 집안을 망치는 자식이 있으나 엄격한 집안에는 사나운 종이 없다.’라고 말했으니 어째서이겠습니까?


則能罰之加焉必也。
그에게 벌을 가함을 기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故商君之法,刑棄灰於道者。
옛날 商鞅의 법에는 길에 재를 버림도 형벌을 주었습니다.

夫棄灰,薄罪也,而被刑,重罰也。
재를 버림은 가벼운 죄이지만 형벌은 중벌이었습니다.

彼唯明主為能深督輕罪。
오직 현명한 군주만이 가벼운 죄를 심하게 꾸짖을 수 있습니다.

夫罪輕且督深,而況有重罪乎?

죄가 가벼워도 엄하게 다스리는데 하물며 중죄가 있음이겠습니까?

故民不敢犯也。
그러므로 백성은 감히 범법하지 못했습니다.

是故韓子曰
「布帛尋常,庸人不釋,鑠金百溢,盜跖不搏」者,非庸人之心重,尋常之利深,而盜跖之欲淺也;
又不以盜跖之行,為輕百鎰之重也。
이런 까닭에 한비자가 말하기를,
布帛이 예사로우면 평범한 사람이 내버려두지 않으나좋은 황금 백 은 盜跖도 훔치지 않는다.’라고 했는데,
보통 사람의 욕심이 많아서 예사로운 이익에 심하고도척의 욕심이 얕아서가 아니며,

또 도척의 행위는 백일의 황금을 가볍게 여김이 아닙니다.

搏必隨手刑,則盜跖不搏百鎰;
而罰不必行也,則庸人不釋尋常。
훔침에 반드시 手刑이 따르므로 盜跖도 백 일을 훔치지 않으며,

형벌이 반드시 이행되지 않으면 평범한 사람도 예사로운 것을 내버려 두지 않을 터입니다.

是故城高五丈,而樓季不輕犯也;
泰山之高百仞,而跛羊牧其上。
그래서 성의 높이가 5이어도 樓季가 가볍게 범하지 못했으며,
泰山의 높이가 100길이어도 절름발이 양치기가 그곳에서 양을 칩니다.

夫樓季也而難五丈之限,豈跛羊也而易百仞之高哉?

누계도 다섯 장의 한계를 어렵게 여겼는데
어찌하여 절름발이 양치기가 100길의 높이를 쉽게 여겼겠습니까?


峭塹之勢異也。
이는 가파름과 평평함의 형세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 敗子: 집안을 망치는 자식. 가산을 탕진하는 자식.
▶ 格虜 : 사나운 노예. 格은 사납다.
▶ 商君之法: 秦의 정치가 商鞅이 추진했던 변법을 말한다.

▶ 尋常: 평범하다. 예사롭다.
▶ 溢: 鎰과 통한다. 옛날의 중량 단위로 20냥, 또는 24냥을 말한다
▶ 仞: 고대 길이의 단위. 한 길[仞]은 7자 또는 8자. 百仞은 높은 것을 비유함.
▶ 樓季: 전국시대 魏의 사람으로 위문후의 동생이며 높은 곳을 잘 뛰어올랐다. <한비자 五蠹>
▶ 跛: 절름발이 양치기.
▶ 峭塹: 가파름과 평평함. 塹은 낮을 ‘점’.

 

明主聖王之所以能久處尊位,長執重勢,而獨擅天下之利者,非有異道也,能獨斷而審督責,必深罰,故天下不敢犯也。
현명한 군주나 어진 왕이 오래도록 존귀한 지위에 머무르며큰 권세를 오래 누리고 천하의 이익을 독차지할 수 있음은특이한 방법이 있음이 아니라혼자 결단하고 살펴서 독책하며 반드시 엄한 벌을 주었으므로천하의 백성들이 감히 범법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今不務所以不犯,而事慈母之所以敗子也,則亦不察於聖人之論矣。
지금 범법하지 않을 방법을 힘쓰지 않고 자애로운 어머니가 아들을 망치는 방법을 본받으면 역시 성인의 이치를 살피지 않음입니다.

夫不能行聖人之術,則舍為天下役何事哉?

무릇 성인의 방법을 행하지 못하여 자신을 버리고 천하를 위해 고생함을 어찌 본받으시겠습니까?

可不哀邪!
어찌 애석해하지 않겠습니까!


且夫儉節仁義之人立於朝,則荒肆之樂輟矣;
諫說論理之臣閒於側,則流漫之志詘矣;
烈士死節之行顯於世,則淫康之虞廢矣。
검소하고 절약하며 어질고 의로운 사람이 조정에 서면 방자한 쾌락이 그치고,
간언이나 논리를 말하는 신하가 곁에서 입을 열면 방만한 의견이 줄어들고,
열사가 절개를 위해 죽는 행동이 세상에 드러나면 음탕한 향락은 사라질 것입니다.

故明主能外此三者,而獨操主術以制聽從之臣,而修其明法,故身尊而勢重也。
그러므로 현명한 군주는 세 부류의 사람을 제외하고홀로 군주의 술책으로 따르는 신하를 제어하며공정한 법을 제정하므로 몸은 존귀해지고 권세가 무거워집니다.


凡賢主者,必將能拂世磨俗,而廢其所惡,立其所欲,故生則有尊重之勢,死則有賢明之謚也。
무릇 현명한 군주는 반드시 세속을 털고 갈아서자신이 싫어하는 것을 없애고 원하는 바를 지키므로 살아서는 존중의 권세를 가지고죽어서는 현명하다는 諡號를 받습니다.

是以明君獨斷,故權不在臣也。
그래서 현명한 군주는 홀로 결단하므로 권력은 신하에게 있지 않습니다.

然後能滅仁義之涂,掩馳說之口,困烈士之行,塞聰揜明,內獨視聽,故外不可傾以仁義烈士之行,而內不可奪以諫說忿爭之辯。
그런 연후에 인의의 도를 없애고이론을 따지는 입을 막고열사의 행위를 억제함으로써총명을 가리고도 마음속으로 홀로 보고 들을 수 있습니다그러므로 밖으로는 인의와 열사의 행동에 마음을 기울이지 않을 수 있고안으로는 간언하고 忿爭하는 언변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을 수 있습니다.

故能犖然獨行恣睢之心而莫之敢逆。
그래야 군주가 탁월하게 혼자서 마음대로 행동해도 감히 거역하는 자가 없게 됩니다.

若此然後可謂能明申、韓之術,而修商君之法。
이런 후에야 신불해와 한비의 학술을 밝히고 상앙의 법을 닦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法修術明而天下亂者,未之聞也。
법제를 정리하고 治術을 밝히고서 천하가 혼란하였음은 아직 듣지 못했습니다.


故曰「王道約而易操」也。
그러므로 왕도는 간략하여 조작하기가 쉽다.’라고 말합니다.

唯明主為能行之。
오직 현명한 군주만이 이를 행할 수 있습니다.

若此則謂督責之誠,則臣無邪,臣無邪則天下安,天下安則主嚴尊,主嚴尊則督責必,督責必則所求得,所求得則國家富,國家富則君樂豐。
이렇게 하신다면독책함이 진실하다고 이르고신하에 간사한 자가 없고신하에 간사한 자가 없어서 천하가 평안해지고천하가 평안해져서 군주는 존엄해지며군주가 존엄해져서 독책이 기필하며독책이 기필하면 구하는 바를 얻으며구하는 바를 얻으면 국가가 부유해지며국가가 부유해지면 군주의 즐거움도 풍부해집니다.

故督責之術設,則所欲無不得矣。
그러므로 독책하는 방법을 베풀면 원하는 바에 얻지 못함이 없습니다.

群臣百姓救過不給,何變之敢圖?

신하들과 백성들은 과오를 면하려고 겨를이 없을 터이니무슨 변란을 감히 도모하겠습니까?

若此則帝道備,而可謂能明君臣之術矣。
이렇게 한다면 제왕의 도를 갖추어지고군주와 신하의 治術에 밝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雖申、韓復生,不能加也。
비록 신불해와 한비자가 다시 살아나도 보태지 못할 터입니다.”

▶ 獨擅: 독차지하다. 혼자 거머쥐다.
▶ 荒肆: 荒淫하고 放恣함. 거칠고 방자함.
▶ 流漫: 방만하다. 건방지고 꺼림이 없음.
▶ 詘: 줄어들다.
▶ 淫康之虞: 음탕한 향락. 虞는娛와 통하여 향락.
▶ 外此三者: 세 부류의 사람을 배척하다. 外는 배척하다.

▶ 塞聰揜明: 귀를 막고 눈을 가림.
▶ 犖然: =卓犖. 탁월하다. 두드러지게 뛰어남.

 

書奏,二世悅。
글로 奏請하자 2가 기뻐하였다.

於是行督責益嚴,稅民深者為明吏。
이에 독책을 더욱 엄격히 행하며 백성에게 세금 부과를 심하게 하는 자를 훌륭한 관리로 여겼다.

二世曰:
「若此則可謂能督責矣。」

2가 말하였다.
이렇게 하였으니 독책을 잘했다고 할 만하다.”


刑者相半於道,而死人日成積於市。
형벌을 받은 자가 길에서 절반이죽은 사람이 날로 시장에 쌓였다.

殺人眾者為忠臣。
많은 사람을 죽인 자를 충신으로 여겼다.

二世曰:
「若此則可謂能督責矣。」
2가 말하였다.
이렇게 하였으니 독책을 잘했다고 할 만하다.”

▶ 稅民: 백성에게 세금을 징수함.

 

初,趙高為郎中令,所殺及報私怨眾多,恐大臣入朝奏事毀惡之,乃說二世曰:
「天子所以貴者,但以聞聲,群臣莫得見其面,故號曰『朕』。
당초 조고가 낭중령일 때사람을 죽이거나 사사로운 원한을 보복함이 많았으므로대신들이 入朝하여 정사를 아뢰다가 험담할까 염려하여 2에게 말하였다.
천자가 존귀함은 다만 목소리만 들을 뿐 신하들이 얼굴을 볼 수 없으므로 호칭을이라 합니다.

且陛下富於春秋,未必盡通諸事,今坐朝廷,譴舉有不當者,則見短於大臣,非所以示神明於天下也。
또한폐하께서는 연세가 어리셔서 반드시 모든 일에 능통할 수 없으며지금 조정에 앉아서 신하를 꾸짖고 擧用함에 타당하지 않음이 있으면대신들에게 단점을 보여 신명을 천하에 보이는 방법이 아닙니다.

且陛下深拱禁中,與臣及侍中習法者待事,事來有以揆之。
폐하께서는 궁궐 깊은 곳에 팔짱을 끼고 지내시며저와 법에 익숙한 시중과 함께 전사를 기다리시다가정사가 오면 처리하십시오.

如此則大臣不敢奏疑事,天下稱聖主矣。」

이같이 한다면 대신들은 감히 의심스러운 일을 아뢰지 못할 터이고천하의 백성은 聖君이라고 칭송할 터입니다.”

▶ 朕: 천자의 자칭. 兆朕.
▶ 毀惡: 험담.
▶ 富於春秋: 나이가 어리다. 富는 어리다.
▶ 譴舉: 견책과 천거.
▶ 拱: 아무 일도 하지 않다.
▶ 揆: 연구.

 

 

二世用其計,乃不坐朝廷見大臣,居禁中。
2세가 그 계책을 채용하여 조정에 앉아 대신을 만나지 않고 禁中에 머물렀다.

趙高常侍中用事,事皆決於趙高。
조고는 언제나 시중과 정사를 처리하니국사가 모두 조고에게서 결정되었다.

高聞李斯以為言,乃見丞相曰:
「關東群盜多,今上急益發繇治阿房宮,聚狗馬無用之物。
臣欲諫,為位賤。
此真君侯之事,君何不諫?」

조고는 이사가 자신에 대해 말하려고 함을 듣고 승상을 만나 말하였다.
關東에 도적떼가 많은데 지금 주상께서 급히 부역을 더욱 징발해 아방궁을 짓고,
개나 말 같이 쓸모없는 물건을 모으고 계십니다.
신이 간언하고자 하나 지위가 미천합니다.
이는 참으로 군후께서 하실 일인데 어찌 간언하시지 않습니까?”


李斯曰:
「固也,吾欲言之久矣。
今時上不坐朝廷,上居深宮,吾有所言者,不可傳也,欲見無閒。」
이사가 말하였다.
당연하오내가 말씀드리려고 한 지 오래되었소.
지금 황제께서 조정에 나오시지 않고 궁중 깊숙한 곳에 머무르시니내게 말할 바가 있어도 전하지 못하며 뵙고자 해도 기회가 없었소.”


趙高謂曰:
「君誠能諫,請為君候上閒語君。」

조고가 이사에게 말하였다.
군후께서 진실로 간언하겠다면 군후를 위해 황제께서 한가한 때를 알려드리겠습니다.”


於是趙高待二世方燕樂,婦女居前,使人告丞相:
「上方閒,可奏事。」

이에 조고는 2가 연회를 즐기며 미녀들이 앞에 있을 때를 기다려사람을 보내 승상에게 알렸다.
황제께서 지금 한가하시니 일을 아뢰실 수 있습니다.”


丞相至宮門上謁,如此者三。
승상이 궁문에 도착하여 알현을 청하기를 세 번 거듭하였다.

二世怒曰:
「吾常多閒日,丞相不來。
吾方燕私,丞相輒來請事。
丞相豈少我哉?且固我哉?」
2가 화가 나서 말하였다.
나는 늘 한가한 날이 많았으나 승상은 오지 않았다.
내가 막 연회를 즐기려는데 승상이 번번이 와서 사무를 아뢰려 한다.
승상은 나를 가볍게 여기는가아니면 나를 비루하다고 여기는가?”


趙高因曰:
조고가 인하여 2에게 말하였다.

「如此殆矣!

夫沙丘之謀,丞相與焉。
이렇게 대하시면 위험합니다!
저 沙丘의 모략에 승상도 참여했습니다.


今陛下已立為帝,而丞相貴不益,此其意亦望裂地而王矣。
지금 폐하께서는 이미 즉위하여 황제가 되셨지만승상의 존귀함은 더해지지 않았으니그의 뜻은 봉지를 얻어 왕이 되는 것입니다.

且陛下不問臣,臣不敢言。
또한폐하께서 신에게 묻지 않으셨기에 신이 감히 말씀드리지 못하였습니다.

丞相長男李由為三川守,楚盜陳勝等皆丞相傍縣之子,以故楚盜公行,過三川,城守不肯擊。
승상의 장남 李由는 삼천태수인데의 도적 진승 등은 모두 승상의 이웃 고을의 사람이므로초의 도적이 공공연히 행진하여 삼천군을 지나가도 성을 지키며 공격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高聞其文書相往來,未得其審,故未敢以聞。
저는 그들이 문서로 왕래한다고 들었으나 아직 조사하지 못했으므로 감히 아뢰지 못했습니다.

且丞相居外,權重於陛下。」

또한승상은 궁 밖에 있으나 권세는 폐하보다 무겁습니다.”

二世以為然。
2가 그렇다고 여겼다.

欲案丞相,恐其不審,乃使人案驗三川守與盜通狀。

승상을 심문하고 싶었으나그 사실이 확실하지 않을까 두려워서사람을 보내어 삼천태수가 도적과 내통한 죄상을 조사하였다.

李斯聞之。
이사도 그 소식을 들었다.

▶ 繇: 役事: 토목이나 건축 따위의 공사. 繇는 徭와 통하여 徭役. 부역.

▶ 燕樂: 잔치를 벌이고 즐기다.
▶ 少: 경시.
▶ 固: 鄙陋. 식견이 좁다.

▶ 殆: 위험.
▶ 傍縣: 이웃 고을.
▶ 公行: 공공연히 다니다.
▶ 審: 살피다. 조사하다.
▶ 案驗: =按驗. 죄상을 조사하다.

 

是時二世在甘泉,方作觳抵優俳之觀。
이때 2는 甘泉宮에서 바야흐로 어릿광대의 씨름을 관람하려 하였다.

李斯不得見,因上書言趙高之短曰:

이사는 알현할 수 없어서 상서하여 조고의 허물을 말하였다.

「臣聞之,臣疑其君,無不危國;
妾疑其夫,無不危家。
신이 듣건대 신하가 그 군주와 대등하면 나라를 위태롭게 하지 않음이 없으며,
아내가 그 남편과 대등하면 가정을 위태롭게 하지 않음이 없다고 합니다.

今有大臣於陛下擅利擅害,與陛下無異,此甚不便。
지금 폐하의 대신 중에 利害를 멋대로 하는 자가 있어폐하의 권력과 다를 바가 없으니이것은 매우 불편합니다.

昔者司城子罕相宋,身行刑罰,以威行之,朞年遂劫其君。
옛날 司城子罕이 의 相國으로 몸소 형벌을 집행함에위세를 행사한 지 1년 만에 마침내 그 군주를 위협했습니다.

▶ 甘泉: 감천궁. 궁전 이름.
▶ 觳抵: 角抵와 같다. 씨름.
▶ 優俳: 어릿광대극.
▶ 疑: 擬와 통하여 대등하다. 본뜨다.
▶ 子罕: 춘추 때 宋의 賢臣으로 司城子罕을 말한다. 성은 樂이고 이름은 喜다. 근검 청렴한 관리로 이름이 높았다. 한비자에서는 戴歡과 皇喜가 총애를 다투다가 마침내 황희가 임금을 죽이고 정권을 빼앗았다고 한다. 또 司城子罕이 송군을 대신하여 형벌을 행하니 마침내 임금을 침해하였다고 한다.
▶ 朞年: 1년.

 

田常為簡公臣,爵列無敵於國,私家之富與公家均,布惠施德,下得百姓,上得群臣,陰取齊國,殺宰予於庭,即弒簡公於朝,遂有齊國。
田常은 齊簡公의 신하인데작위와 서열로 나라에 필적할 자가 없었고私家의 재산이 공실과 비슷해지자 은혜와 덕을 베풀어 아래로는 백성을 얻고 위로는 신하를 얻어 은밀히 를 빼앗고자宮庭에서 宰予를 죽이고 조정에서 제간공을 시해한 뒤 결국 를 차지했습니다.

此天下所明知也。
이것은 천하가 분명하게 아는 바입니다.

今高有邪佚之志,危反之行,如子罕相宋也;
私家之富,若田氏之於齊也。
지금 조고가 사악한 뜻을 품고 반역을 행함은 子罕이 의 相國임과 같고,

私家의 부유함은 전상이 에 있을 때와 같습니다.

兼行田常、子罕之逆道而劫陛下之威信,其志若韓玘為韓安相也。
전상과 자한의 반역의 수법을 병행하여 폐하의 위엄과 신망을 위협함은그 뜻이 韓玘가 韓王 安의 相國일 때와 같습니다.

陛下不圖,臣恐其為變也。」
폐하께서 대책을 세우지 않으니 은 그가 변란을 일으킬까 두렵습니다.”

▶ 田常: 齊의 대부 陳恒을 가리킨다. 齊의 임금 簡公을 시해하고 平公을 옹립한 다음 자신은 相國이 되었다.
▶ 宰予: 孔子의 제자 가운데 학행이 뛰어난 十哲 중 한 사람으로 字는 子我•宰我이다. 말을 잘하고, 齊에 벼슬하여 大夫가 되었다. 그와 뜻을 같이하지 않았던 원항에 의해 살해된다.
▶ 弒: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죽이다.
▶ 齊簡公: ? ~기원전481년. 齊의 제29대 후작이다. 이름은 壬이다.
▶ 韓王 安: 전국시대 韓의 제11대 왕. 韓 桓惠王의 아들. 한은 한희왕과 한환혜왕 대의 계속된 패배 누적을 견디지 못하고 멸망하였다. 기원전226년 韓의 옛 수도인 신정에서 반란이 일어나 秦은 반란군을 진압하였다. 이 반란으로 韓의 마지막 군주인 韓王安이 처형됐다.
▶ 圖: 대책을 세우다.

 

二世曰:
2가 말하였다.

「何哉?

무슨 말이오?

夫高,故宦人也,然不為安肆志,不以危易心,絜行修善,自使至此,以忠得進,以信守位,朕實賢之,而君疑之,何也?
조고는 본래 환관이었으나편안하다고 멋대로 하지 않았고위태롭다고 마음을 바꾸지 않았으며 행실을 깨끗이 하고 선행을 닦아서 지금의 자리에 이르렀으니충성으로 승진하고 신의로 지위를 지키니 짐은 실로 그를 현명하다고 생각하는데그대는 그를 의심하니 무슨 까닭이오?

且朕少失先人,無所識知,不習治民,而君又老,恐與天下絕矣。
또한짐이 어려서 선친을 잃고 아는 바가 없어 백성을 다스리는 일이 익숙하지 못했고그대도 늙었기에 천하의 일과 동떨어질까 두려웠소.

朕非屬趙君,當誰任哉?

짐이 조고에게 국사를 맡기지 않으면 누구에게 맡겨야 하겠소?

且趙君為人精廉彊力,下知人情,上能適朕,君其勿疑。」
조고는 사람됨이 청렴하고 부지런하여 아래로 인정을 알고 위로는 짐의 뜻에 맞으니 그대는 의심하지 마시오.”

▶ 絕: 단절시키다. 차단하다.
▶ 屬: 부탁하다.

 

 

李斯曰:
「不然。

夫高,故賤人也,無識於理,貪欲無厭,求利不止,列勢次主,求欲無窮,臣故曰殆。」
이사가 말하였다.
그렇지 않습니다.

무릇 조고는 본래 미천한 출신으로 도리를 알지 못하며탐욕하여 만족이 없고이익을 추구함을 그치지 않는데권세는 군주의 다음으로욕심을 끝없이 부리고 있기에 신은 위험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二世已前信趙高,恐李斯殺之,乃私告趙高。
2는 이전부터 조고를 신임했기에 이사가 그를 죽일까 두려워해서 조고에게 남몰래 알렸다.

高曰:
「丞相所患者獨高,高已死,丞相即欲為田常所為。」

조고가 말하였다.
승상의 근심거리는 저뿐이며제가 죽고 나면 승상은 곧 田常이 행한 바를 하려 할 것입니다.”


於是二世曰:
「其以李斯屬郎中令!」
이에 2가 말하였다.
이사를 郎中令에게 맡겨라!”

▶ 列勢: 지위. 권세.
▶ 屬郎中令: 郎中令인 趙高에게 조사하도록 함.

 

趙高案治李斯。
조고가 이사를 조사하였다.

李斯拘執束縛,居囹圄中,仰天而嘆曰:

이사는 구속되어 묶인 채로 감옥에 갇히자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였다.

「嗟乎,悲夫!

不道之君,何可為計哉!
슬프도다!
無道한 군주에게 무엇을 계책이라고 말하겠는가!

昔者桀殺關龍逢,紂殺王子比干,吳王夫差殺伍子胥。
옛날 桀王은 關龍逢을 죽였고 紂王은 왕자 比干을 죽였으며 吳王 夫差는 伍子胥를 죽였다.

此三臣者,豈不忠哉,然而不免於死,身死而所忠者非也。
이 세 신하가 어찌 불충하였으리오만죽음을 면하지 못하였으니죽어서 충성할 임금이 아니었다.

今吾智不及三子,而二世之無道過於桀、紂、夫差,吾以忠死,宜矣。
지금 나의 지혜는 세 사람에게 미치지 못하고, 2의 무도함은 걸왕주왕부차보다 더하니내가 충성을 다하고도 죽음은 마땅한 일이다.

且二世之治豈不亂哉!

장차 2의 정치가 어찌 어지럽지 않겠는가!

日者夷其兄弟而自立也,殺忠臣而貴賤人,作為阿房之宮,賦斂天下。
지난날 그는 형제를 죽이고 스스로 즉위하더니충신을 죽이고 천한 자를 귀하게 여겼으며아방궁을 짓고 백성들에게 세금을 거두었다.

▶ 案治: 조사하여 처리하다.
▶ 拘執束縛: 체포하여 형구를 채우다.
▶ 囹圄: 감옥.
▶ 桀: 夏왕조의 마지막 임금, 폭군으로 알려져 있다.
▶ 關龍逢: 걸왕 때의 충신, 直諫을 하다 걸왕에게 죽임을 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 紂: 殷왕조의 마지막 임금, 하나라 걸왕과 함께 폭군의 대명사로 일컬어진다
▶ 王子比干: 紂王의 숙부, 은나라 주왕의 폭정을 간하다가 심장을 가르는 형벌로 죽임을 당하였다.
▶ 吳王夫差殺伍子胥: 夫差는 越王 구천을 용서하는 일에 적극 반대하는 오자서를 죽여 가죽 부대에 넣어 강에 띄워 버렸다.
▶ 賦斂: 조세 등을 나누어 매겨서 거둠.

 

吾非不諫也,而不吾聽也。
내가 간언하지 않음이 아니라 내 말을 듣지 않았다.

凡古聖王,飲食有節,車器有數,宮室有度,出令造事,加費而無益於民利者禁,故能長久治安。
무릇 옛날 聖王은 음식에도 절제가 있고 수레나 물건도 일정한 개수가 있었고궁궐을 짓는데도 한도가 있었으며조칙을 내려 일함에 비용만 들고 백성의 이익에 무익한 것을 금하였으므로 오랫동안 평안히 다스릴 수 있었다.

今行逆於昆弟,不顧其咎;
侵殺忠臣,不思其殃;
大為宮室,厚賦天下,不愛其費:
三者已行,天下不聽。
지금 형제에게 忤逆하고도 그 허물을 돌아보지 않으며,
충신을 살해하고도 그 재앙을 생각하지 않으며,
궁궐을 크게 짓고 백성에게 무겁게 세금을 걷고도 그 비용을 아끼지 않는다.

세 가지 일이 자행되고 있으니 천하가 따르지 않을 터이다.

今反者已有天下之半矣,而心尚未寤也,而以趙高為佐,吾必見寇至咸陽,麋鹿游於朝也。」
지금 반역하는 자가 천하의 절반을 차지했는데도 마음속으로 아직 깨닫지 못하고조고를 보좌로 삼으니나는 틀림없이 도적이 함양에 쳐들어오고 (도성이 황폐되어고라니와 사슴이 조정에서 노는 꼴을 보겠구나.”

▶ 行逆: 倒行逆施. 도리에 순종하지 않고 일을 행함.
▶ 昆弟: 형제.
▶ 麋鹿: 고라니와 사슴.

 

於是二世乃使高案丞相獄,治罪,責斯與子由謀反狀,皆收捕宗族賓客。
이에 2는 조고에게 李斯를 투옥하여 처벌토록 하니이사와 아들 이유를 모반 혐의로 추궁하고 일족과 빈객을 모두 체포하였다.

趙高治斯,榜掠千餘,不勝痛,自誣服。
조고가 이사를 심문하면서 천여 번이나 고문하며 매질하자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허위로 자백하고 말았다.

斯所以不死者,自負其辯,有功,實無反心,幸得上書自陳,幸二世之寤而赦之。
이사가 자결하지 않은 이유는 자신의 언변을 자부하고공로가 있으며실제로 모반할 마음이 없었으므로다행히 상서하여 자신을 진술하여 2가 깨닫고 용서하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 榜掠: 고문하여 때림.
▶ 誣服: (고문 받아)억지 자백하다.
▶ 幸得: 다행히~을 얻다.

 

李斯乃從獄中上書曰:
이사는 이에 옥중에서 글을 올렸다.

「臣為丞相治民,三十餘年矣。
신이 승상이 되어 백성을 다스린 지 30여 년입니다.

逮秦地之陜隘。
이전에 의 땅은 협소했습니다.

先王之時秦地不過千里,兵數十萬。
선왕 때 의 땅은 불과 천 리에 병력도 수십 만이었습니다.

臣盡薄材,謹奉法令,陰行謀臣,資之金玉,使游說諸侯,陰修甲兵,飾政教,官鬬士,尊功臣,盛其爵祿,故終以脅韓弱魏,破燕、趙,夷齊、楚,卒兼六國,虜其王,立秦為天子。罪一矣。
신은 변변치 못한 재능을 다하여 삼가 법령을 받들고 은밀하게 지모 있는 신하를 보내 보물을 주며 제후에게 유세하게 했으며은밀하게 군비를 갖추고정치와 교육을 정비하고 투사에게 벼슬을 주고 공신을 존중하여 그들의 작위와 봉록을 높였으며그리하여 끝내 을 위협하고 를 약화하고 과 를 무찌르고 와 를 평정하여마침내 여섯 나라를 합병하고 왕을 포로로 잡고 秦王을 천자로 옹립하였습니다.
이것이 저의 첫 번째 죄입니다

▶ 逮: 옛날에. 이전에.
▶ 陜隘: 협소하다. 좁다.
▶ 兼: 병탄하다. 합병하다.

 

地非不廣,又北逐胡、貉,南定百越,以見秦之彊。罪二矣。
영토가 넓지 않은 것도 아니었으나 더욱 북쪽으로 와 을 내쫓고 남쪽으로 百越을 평정하여 의 강성함을 보여주었습니다.
두 번째 죄입니다.


尊大臣,盛其爵位,以固其親。罪三矣。
대신들을 존중하고 그들의 작위를 높여서 군신의 친밀함을 견고하게 하였습니다.
세 번째 죄입니다.


立社稷,修宗廟,以明主之賢。罪四矣。
사직을 세우고 종묘를 修築해 군주의 현명함을 밝혔습니다.
네 번째 죄입니다.


更剋畫,平斗斛度量文章,布之天下,以樹秦之名。罪五矣。
눈금을 고치고 斗斛과 도량형과 문자를 통일해서 천하에 널리 시행해 의 명성을 드높였습니다.
다섯 번째 죄입니다.


治馳道,興游觀,以見主之得意。罪六矣。
馳道를 고쳐 유람과 관광을 일으킴으로써 군주의 得意함을 보였습니다.
여섯 번째 죄입니다.

緩刑罰,薄賦斂,以遂主得眾之心,萬民戴主,死而不忘。罪七矣。
형벌을 낮추고 세금을 가볍게 하여 군주께서 민심을 얻도록 했으며모든 백성이 군주를 받들어 죽어도 은혜를 잊지 않게 했습니다.
일곱 번째 죄입니다.

若斯之為臣者,罪足以死固久矣。
저같이 신하된 자로서죄가 죽기에 족함이 진실로 오래되었습니다.

上幸盡其能力,乃得至今,願陛下察之!」

폐하께서 다행히 저의 능력을 다하게 하시어 至今하였으니부디 폐하께서는 살펴주십시오!”

書上,趙高使吏棄去不奏,曰:

“囚安得上書!”
글이 올라오자 조고는 관리를 시켜서 폐기하고 아뢰지 못하게 하고는 말하였다.
죄수가 어찌 상서한단 말인가!”

▶ 貉: 貊과 통한다. 貊國은 중국 북방에 있었던 나라.
▶ 百越: 百越은 百粤로도 쓴다. 五嶺이남은 唐虞와 三代시대에 오랑캐 나라에 해당하는 곳으로百越지역이라 한다.
▶ 剋畫: 尺度와 衡器에 새겨진 눈금을 말한다.
▶ 平: 통일.
▶ 斛: 부피의 단위로 1곡은 열말이다.
▶ 文章: 文字.
▶ 馳道: 천자나 귀인이 다니는 길.

 

趙高使其客十餘輩詐為御史、謁者、侍中,更往覆訊斯。
조고가 자신의 빈객 10여 명을 거짓으로 御史謁者侍中으로 꾸미고 번갈아 가서 이사를 반복하여 심문하게 하였다.

斯更以其實對,輒使人復榜之。
이사가 다시 사실대로 대답하면 그때마다 사람을 시켜서 또 매질하였다.

後二世使人驗斯,斯以為如前,終不敢更言,辭服。
나중에 2가 사람을 시켜 이사를 심문하자이사는 전과 같으리라 여기고 끝내 감히 말을 바꾸지 못하고 죄를 인정하였다.

奏當上,二世喜曰:
「微趙君,幾為丞相所賣。」

奏當을 올리자 2가 기뻐하며 말하였다.
조고가 아니었다면 승상에게 속을 뻔하였다.”


及二世所使案三川之守至,則項梁已擊殺之。
2가 삼천태수를 조사하기 위하여 보낸 사람이 도착하니項梁이 이미 그를 쳐죽인 후였다.

使者來,會丞相下吏,趙高皆妄為反辭。
사자가 왔을 때 李斯는 형리에게 넘겨졌고 조고는 모반의 진술서를 모두 날조하였다.

▶ 榜: 매질하다.
▶ 辭服: 죄를 인정하여 자백하다.
▶ 微: 아니다. 없다.
▶ 幾: 거의.
▶ 賣: 속이다.
▶ 妄: 거짓. 제멋대로.

 

二世二年七月,具斯五刑,論腰斬咸陽市。
22(기원전208) 7이사에게 五刑을 가하고 함양의 시장에서 허리를 자른다고 판결하였다.

斯出獄,與其中子俱執,顧謂其中子曰:
「吾欲與若復牽黃犬俱出上蔡東門逐狡兔,豈可得乎!」

이사가 감옥에서 나오며 함께 투옥된 둘째 아들을 돌아보며 말하였다.
내가 너와 함께 다시 누런 개를 이끌고 고향 상채의 동쪽 문으로 나가 교활한 토끼를 사냥하려고 했거늘 어찌 가능하겠는가!”


遂父子相哭,而夷三族。
이어 부자가 서로 통곡하였고 삼족을 멸하였다.

▶ 五刑: 옛날 중국의 다섯 가지 형벌로 살갗에 먹물:墨刑, 코:劓刑, 발뒤꿈치:刖刑, 불알:宮刑, 사형:大辟을 말한다. 腰斬刑은 대벽의 하나로서 작두로 허리를 잘라 죽이는 형벌이다.
▶ 咸陽市: 李白은 襄陽歌에서 “咸陽市中嘆黃犬 : 咸陽의 시장에서 黃犬을 한탄함.”이라는 표현을 하여 이 장면을 묘사하였다. 秦의 李斯가 아들과 함께 처형될 때에 탄식하기를 “어떻게 하면 다시 누런 개를 끌고 東門에서 놀며 교활한 토끼를 잡을 수 있겠는가.”라고 하였음을 인용한 것이다.
▶ 中子: 차남.

李斯已死,二世拜趙高為中丞相,事無大小輒決於高。
이사가 죽은 후 2는 조고를 中丞相으로 삼으니일이 크든 작든 상관없이 항상 조고에게서 결정되었다.

高自知權重,乃獻鹿,謂之馬。
조고는 스스로 권세가 중함을 알고 사슴을 바치면서 말이라고 하였다.

二世問左右:
「此乃鹿也?」

2가 좌우 시종에게 물었다.
이것은 사슴이 아닌가?”


左右皆曰

「馬也」。
측근이 모두 말하였다.

말입니다.”

二世驚,自以為惑,乃召太卜,令卦之,太卜曰:
「陛下春秋郊祀,奉宗廟鬼神,齋戒不明,故至于此。
可依盛德而明齋戒。」

2가 놀라서 자신이 미혹됐다고 생각하여 太卜을 불러서 점을 치게 하자 태복이 말하였다.
폐하께서 봄과 가을에 교외에서 제사를 지내며 종묘의 귀신을 받들 때재계를 분명하게 하지 않았으므로 이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덕을 많이 쌓고 재계를 분명히 해야 합니다.”


於是乃入上林齋戒。
이에 上林苑으로 들어가서 재계하였다.

▶ 郊祀: 교외에서 지내던 제사.
▶ 齋戒: 부정한 일을 멀리하고 심신을 깨끗이 함
▶ 太卜: 관직명. 卜官의 長. 궁중의 卜筮를 관장하였다

 

日游弋獵,有行人入上林中,二世自射殺之。
날마다 사냥하면서 노닐었는데 행인이 상림원 안으로 들어왔다가 2가 활을 쏘아 죽였다.

趙高教其女婿咸陽令閻樂劾不知何人賊殺人移上林。
조고는 사위인 咸陽令 閻樂을 시켜 탄핵하기를 누구인지는 모르는 사람이 살인하여 상림원에 옮겼다라고 하였다.

高乃諫二世曰:
「天子無故賊殺不辜人,此上帝之禁也,鬼神不享,天且降殃,當遠避宮以禳之。」

조고가 이에 2에게 간언하였다.
천자가 이유 없이 죄 없는 사람을 賊殺하였는데 이는 上帝가 금하는 일이니귀신도 제사를 받지 않을 것이고 하늘 또한 재앙을 내릴 것이니마땅히 궁궐에서 먼 곳으로 피하여 재앙을 쫓는 기도를 해야 합니다.”


二世乃出居望夷之宮。
2가 이에 望夷宮으로 나가 살았다.

▶ 弋獵: 사냥.
▶ 女婿咸陽令閻樂: 조고의 사위인 함양령 염락.
▶ 劾: 탄핵. 죄상을 조사하여 꾸짖음.
▶ 賊殺: 살해하다.
▶ 不辜人: 죄 없는 사람.
▶ 不享: 제사를 받지 않음.
▶ 禳: 재앙을 쫓는 기도. 액막이.
▶ 望夷宮: 長陵 서북쪽에 있으며 涇水에 임하여 지어서 北夷를 바라본다.

 

留三日,趙高詐詔衛士,令士皆素服持兵內鄉,入告二世曰:
「山東群盜兵大至!」

3일을 머무르자 조고가 衛士에게 거짓 조서를 내려軍士들을 모두 흰옷을 입혀 병기를 가지고 궁궐로 들여보내고 입궁하여 2에게 고하였다.
산동의 도적떼가 크게 쳐들어왔습니다!”


二世上觀而見之,恐懼,高既因劫令自殺。
2가 樓觀에 올라가서 보며 두려워하자 조고는 이 틈에 위협하여 자살하게 하였다.

引璽而佩之,左右百官莫從;
上殿,殿欲壞者三。
옥새를 꺼내 찼으나 좌우의 백관이 따르지 않았고궁전으로 오르자 궁전이 세 번이나 무너지려고 하였다.

高自知天弗與,群臣弗許,乃召始皇弟,授之璽。
조고는 하늘이 허여하지 않으며 신하들도 허락하지 않음을 알고 始皇의 동생을 불러서 옥새를 주었다.


子嬰既位,患之,乃稱疾不聽事,與宦者韓談及其子謀殺高。
子嬰이 즉위했으나 조고를 두려워하여 병을 핑계로 정사를 돌보지 않고환관 韓談 및 그의 아들과 함께 조고를 죽이려 모의하였다.

高上謁,請病,因召入,令韓談刺殺之,夷其三族。
조고가 알현하자 병을 핑계 대며 안으로 불러들이고 한담을 시켜 조고를 찔러 죽이고 그의 삼족을 멸하였다.

▶ 內鄉: 궁궐로 들여보냄. 鄉은 向과 통한다.
▶ 高既因劫令自殺: 조고의 사위인 閻樂이 앞으로 나아가 二世를 꾸짖어 말하기를 “足下가 교만하고 방자해서 사람들을 죽여 무도하기 때문에 천하가 모두 배반하니, 스스로 계책을 세우라.”하였다. 2세가 말하기를 “한 郡을 얻어 왕이 되기를 원한다.”라고 하였으나 허락하지 않고, “萬戶의 侯가 되기를 원한다.”라고 하였으나 또 허락하지 않았다.
“처자와 함께 평민이 되기를 원한다.”라고 하자, 閻樂이 말하기를 “신이 승상에게 명을 받아 足下를 죽이겠다.”라고 하고 軍을 지휘하여 나아가니, 二世가 자살하였다. <通鑑節要 卷之三>
▶ 乃召始皇弟,授之璽: 조고는 황제에 맞는 적임자를 찾았고, 그 적임자가 바로 억울하게 죽은 시황제의 황태자 부소의 장남 子嬰이었다. 자영은 장수들과 협조하여 조고를 죽일 계획을 세웠고, 즉위식 전에 은밀히 자객들을 보내 조고와 그 가문을 몰살시켰다. <秦始皇本紀>

 

 

본기6. 秦始皇本紀2(진시황본기2)

七月丙寅,始皇崩於沙丘平臺。 7월 병인일, 시황이 沙丘의 平臺에서 세상을 떠났다. 丞相斯為上崩在外,恐諸公子及天下有變,乃祕之,不發喪。 승상 이사는 황제가 외지에서 서거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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子嬰立三月,沛公兵從武關入,至咸陽,群臣百官皆畔,不適。
자영이 즉위하고 석 달 만에 沛公의 병사가 武關으로 들어와서 함양에 이르자신하와 백관이 모두 배반하고 맞서 싸우지 않았다.

子嬰與妻子自系其頸以組,降軹道旁。
자영은 처자와 함께 옥새가 달린 끈을 자기 목에 걸고서 軹道부근에서 항복하였다.

沛公因以屬吏。

패공은 자영을 관리에게 넘겼다.

項王至而斬之。
項王(項籍항우)이 와서 그를 참수하였다.

遂以亡天下。
마침내 은 천하를 잃었다.

▶ 沛公: 劉邦.
▶ 不適: 저항하지 않다. 適은 敵과 통한다.
▶ 自系其頸以組 : 고대 군주의 항복의 예절. 組는 인끈을 말하며 오색의 실을 사이사이 섞어 짜서 옥새를 묶어서 허리에 띠는 것이다. 係頸(목에 묶다)은 항복을 하여 자살하고 싶다는 것을 보인 것이다.
“沛公이 霸上에 도달하니 秦王 子嬰이 흰말이 끄는 흰 수레를 타고 인끈을 목에 감고서 황제의 옥새와 부절을 봉하여 軹道의 옆에서 항복하였다.
장수들이 죽이기를 청하자, 패공이 말하기를, “처음에 懷王께서 나를 보낸 것은 진실로 내가 너끈히 관용을 베풀 수 있기 때문이었다. 또 이 사람이 이미 항복을 했으니 죽이는 것은 상서롭지 못하다.”라고 하고 바로 옥리에게 넘겼다.”<資治通鑑綱目>
▶ 軹道: 雍州萬年縣동북쪽.
▶ 項王至而斬之: 子嬰은 즉위한 뒤에 趙高를 죽이고, 漢高祖 劉邦의 軍이 霸上으로 쳐들어오자 옥새를 바치고 항복하였으나 한 달쯤 뒤에 항우에게 죽임을 당하였다. 劉邦과 項羽는 당시 모두 楚의 將軍으로 秦을 공격하였는데, 유방이 먼저 秦의 도성인 咸陽에 들어가 秦王 子嬰의 항복을 받았다. 이에 항우가 크게 노하여 유방을 공격하려 하니, 유방은 항우가 머무는 홍문으로 찾아가 사죄하였다.
▶ 遂以亡天下: 秦은 莊襄王으로부터 子嬰에 이르기까지 모두 43년이며, 子嬰은 왕이 된 지 46일 만에 漢나라에 항복하였다. (통일 후 秦은 장양왕(자초)를 태상황으로 추존하여 그 이후를 통일 秦의 역사로 본다)

 

太史公曰:
태사공은 말한다.

李斯以閭閻歷諸侯,入事秦,因以瑕釁,以輔始皇,卒成帝業,斯為三公,可謂尊用矣。
이사는 평민 출신으로 제후을 거치고 에 들어와서 기회를 틈타서 始皇를 보좌하게 되어마침내 帝業을 이루고이사는 三公이 되었으니 높게 등용되었다고 할 만하다.

斯知六藝之歸,不務明政以補主上之缺,持爵祿之重,阿順茍合,嚴威酷刑,聽高邪說,廢適立庶。
이사는 六藝의 要旨를 알면서도밝은 정치로 군주의 결점을 고침에 힘쓰지 않고爵祿의 막중함을 지녔으나 아부하면서 구차하게 영합했으니조칙을 엄하게 하고 형벌을 가혹하게 하며 조고의 간사한 말을 듣고 적자를 폐하고 서자를 세웠다.

諸侯已畔,斯乃欲諫爭,不亦末乎!

제후가 배반하고 나서 이사가 간하려 하였으니 늦지 않았는가!

人皆以斯極忠而被五刑死,察其本,乃與俗議之異。
사람들은 모두 이사가 충성을 다하고도 오형을 받아 죽었다지만그 근본을 살펴보면 세속과는 의론이 다르다.

不然,斯之功且與周、召列矣。
그러하지 않았다면 이사의 공적은 거의 周公이나 召公의 반열일 터이다.”

▶ 瑕釁: 틈. 틈새.
▶ 六藝: 六經을 말하며, <詩經>, <書經>, <禮記>, <易經>, <樂經>, <春秋>등 여섯 종의 유가의 고대 경전을 가리킨다.
▶ 歸: 要旨.
▶ 阿順: 비위를 맞추며 순종함.
▶ 廢適立庶: 嫡長子인 扶蘇를 폐하고 庶子인 胡亥를 왕으로 세웠다.

▶ 且: 且는 부사로서 사람이나 사물이 어느 시점에 근접한 것을 나타낸다. “머지않아” “거의” 허사 참조
▶ 周, 召: 周公旦과 召公奭. 周公 姬旦은 문왕의 아들이고 무왕의 동생이자 成王의 숙부였다. 召公 姬奭은 周왕실과 同姓의 사람으로 주공과 함께 주나라의 대표적인 현신으로 일컬어지는 사람이다. 두 사람은 함께 武王의 혁명을 돕고 무왕의 아들 성왕을 보좌하여 천하를 다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