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편은 익살스러운 말로 남을 감동시킨 사람에 대한 逸話를 열전으로 엮은 것이다.
사마천은 전국시대의 인물인 淳于髡, 優孟, 優旃에 대하여 기록하였으며, 후세에 前漢의 사학자인 褚少孫이 郭舍人, 東方朔, 東郭先生, 淳于髡, 王先生, 西門豹 등 여섯 명의 일화를 덧붙여 놓으며 호사가들의 마음과 귀를 편하고 놀라게 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중 순우곤은 중복되어 있다.
孔子曰:
孔子가 말하였다.
「六藝於治一也。
“六藝가 나라를 다스림에서 있어서는 서로 같은 작용을 한다.
禮以節人,樂以發和,書以道事,詩以達意,易以神化,春秋以義。」
禮記는 인간의 행동을 절제하게 하고, 樂經은 인간의 마음을 조화롭게 하고, 書經은 옛일을 말하여 본받게 하고, 詩經은 감정을 표현하여 전하고, 易經은 천지의 기묘한 변화를 알 수 있게 해주며, 春秋는 大義와 是非를 가르친다.”
▶ 六藝 : 六經을 말하며, <詩經>, <書經>, <禮記>, <易經>, <樂經>, <春秋> 등 6종의 유가의 고대 경전을 지칭한다.
▶ 節人 : 사람의 행동을 절제하게 하다.
▶ 發和 : 조화롭게 하다.
▶ 道事 : 옛 사적을 기술하다.
▶ 達意 : 뜻을 표현하여 전하다.
▶ 神化 : 기묘한 변화를 엿보다.
▶ 義 : 正義.
太史公曰:
天道恢恢,豈不大哉!
談言微中,亦可以解紛。
태사공은 말한다.
“天道는 넓고도 넓으니 어찌 크다고 하지 않겠는가!
대화가 은연중에 정곡을 찌르고 또한 이것으로써 얽힌 일을 풀 수 있다.”
▶ 恢恢 : 매우 넓고 크다.
▶ 談言微中 : 완곡한 말로 정곡을 찌르다.
▶ 解紛 : 얽힌 것을 풀다. 분쟁을 해결하다.
<淳于髡>
淳于髡者,齊之贅婿也。
淳于髡은 齊 사람의 데릴사위였다.
長不滿七尺,滑稽多辯,數使諸侯,未嘗屈辱。
키는 7척도 못 되지만 익살스럽고 변설에 능하매, 자주 제후에게 사신으로 갔으나 굴욕을 당한 적이 없었다.
齊威王之時喜隱,好為淫樂長夜之飲,沈湎不治,委政卿大夫。
齊威王 때 王이 수수께끼를 좋아하고 음탕하게 놀면서 밤새워 술 마시기를 즐기고, 술에 빠져서 나랏일을 돌보지 않고 정사를 경대부에게 맡겼다.
百官荒亂,諸侯并侵,國且危亡,在於旦暮,左右莫敢諫。
백관이 문란하고 제후가 잇따라 침입하여 나라의 존망이 일순간에 놓여 있었으나 측근들은 감히 간언하지 못하였다.
▶ 贅婿 : 데릴사위.
▶ 滑稽 : 익살맞다. 익살스럽다.
▶ 齊威王 : 전국시대 齊의 제 4대 왕(재위 : 기원전 356년 ~ 기원전 320년)이다. 성은 嬀, 씨는 田, 휘는 因齊, 또는 嬰齊이다. 이때부터 齊의 군주는 후작이나 공작이 아니라 왕을 칭하였다. 제위왕 16년 魏軍를 桂陵에서 대패시켰다.
▶ 喜隱 : 수수께끼를 좋아하다. 隱은 수수께끼.
▶ 沈湎 : 술에 젖어서 헤어나지 못함. (주색 따위에 빠지다)
▶ 不治 : 나랏일을 돌보지 않다.
▶ 荒亂 : 사회가 어지럽다. 혼란하다.
▶ 旦暮 : 아침과 저녁. 단시간.
淳于髡說之以隱曰:
「國中有大鳥,止王之庭,三年不蜚又不鳴,不知此鳥何也?」
순우곤이 수수께끼를 이용하여 齊威王을 설득하였다.
“나라에 큰 새가 있어서 왕의 뜰에 머무르며 3년 동안 날지도 울지도 않는데, 왕께서는 이 새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십니까?”
王曰:
「此鳥不飛則已,一飛沖天;
不鳴則已,一鳴驚人。」
왕이 말하였다.
“그 새는 날지 않으면 그뿐이나 한번 날면 하늘 높이 오르며,
울지 않으면 그뿐이나 한번 울면 사람을 놀라게 할 터이다.”
於是乃朝諸縣令長七十二人,賞一人,誅一人,奮兵而出。
이에 縣令과 縣長 72명을 조정으로 부르고, 한 사람에게는 상을 주고 한 사람은 죽인 다음 군사를 일으켜 출병하였다.
諸侯振驚,皆還齊侵地。
제후가 매우 놀라서 侵奪하였던 齊의 땅을 모두 돌려주었다.
威行三十六年。
그 위세가 36년 동안 떨쳤다.
語在田完世家中。
이 일은 ‘田敬仲完世家’에 기록되어 있다.
▶ 說之以隱 : 수수께끼를 이용하여 제위왕에게 유세하다. 說는 설득하다.
▶ 沖天 : 하늘 높이 오르다.
▶ 不飛不鳴 : ‘날지도 않고 울지도 않는다’는 뜻으로 큰일을 하기 위하여 조용히 때를 기다림을 비유한다.
▶ 蜚 : 飛와 같다.
▶ 縣令長 : 현의 행정장관. 인구가 萬戶 이상의 縣을 다스리는 관리를 令이라 하였으며 인구가 만호 미만의 현을 다스리는 관리를 長이라고 하였다.
▶ 奮兵 : 군사를 일으키다.
▶ 振驚 : 몹시 놀라다. 振은 震과 통한다.
▶ 田完世家 : 史記 권46 ‘田敬仲完世家’를 말하며 齊 威王의 치적과 순우곤에 대한 기록이 있다.
威王八年,楚大發兵加齊。
제위왕 8년에 楚가 군대를 크게 일으켜 齊 국경을 침범하였다.
齊王使淳于髡之趙請救兵,齎金百斤,車馬十駟。
제위왕이 순우곤을 시켜 趙에 가서 구원병을 청하게 하였는데 황금 1백 근과 사두마차 10대를 예물로 가지고 가게 하였다.
淳于髡仰天大笑,冠纓索絕。
순우곤이 하늘을 우러르며 크게 웃자 관의 끈이 끊어졌다.
王曰:
「先生少之乎?」
왕이 말하였다.
“선생은 이것을 적다고 생각하오?”
髡曰:
「何敢!」
곤이 대답하였다.
“어찌 감히 적다고 여기겠습니까!”
王曰:
「笑豈有說乎?」
왕이 말하였다.
“웃음에는 무슨 할 말이 있겠지요?”
髡曰:
「今者臣從東方來,見道傍有禳田者,操一豚蹄,酒一盂,祝曰:
『甌窶滿篝,汙邪滿車,五穀蕃熟,穰穰滿家。』
臣見其所持者狹而所欲者奢,故笑之。」
순우곤이 말하였다.
“지금 신이 동쪽에서 오는 길에 길에서 풍작을 비는 자를 보았는데, 돼지 족발 하나와 술 한 잔을 손에 쥐고 빌기를,
‘높은 밭에서는 광주리에 넘치고, 낮은 밭에서는 수레에 가득 차게 하고, 오곡이 풍성하게 익어서 우리 집에 넘쳐나게 하여 주십시오.’라고 하였습니다.
신은 그가 손에 쥔 것은 보잘것없으면서 원하는 것이 지나침을 보았기에, 그것을 생각하고 웃었습니다.”
▶ 威王八年 : 기원전 371년.
▶ 加齊 : 齊 국경을 침범하다. 加는 압박하다.
▶ 之 : 가다.
▶ 齎 : 휴대하다.
▶ 駟 : 고대에 수레 한 채를 끄는 네 匹의 말을 한 駟이라고 하였다.
▶ 冠纓索絕 : 관의 끈이 모두 끊어지다. 索은 다하다.
▶ 傍 : 旁과 통한다.
▶ 禳田者 : 밭의 신에게 기도하는 사람. 禳은 재앙을 쫓는 기도.
▶ 豚蹄一酒 : 돼지 족발과 술 한 잔이라는 뜻으로, 작은 물건으로 많은 물건을 구하려 한다는 뜻. 豚蹄는 돼지 족발.
▶ 甌窶滿篝 : 높은 언덕에는 곡물이 광주리에 가득차다. 甌窶는 높고 협소한 곳. 篝는 광주리. 대그릇.
▶ 汙邪 : 污邪. 움푹 패인 논밭.
▶ 蕃熟 : 무성하고 풍성하다.
▶ 穰穰满家 : 풍년이 들어 창고에 곡식이 가득 찼음을 이르는 말. 穰穰은 곡물이 풍요로운 모양.
▶ 狹 : 조그마하다.
▶ 奢 : 지나치다. 많다.
於是齊威王乃益齎黃金千溢,白璧十雙,車馬百駟。
이에 제위왕이 황금 千溢, 白璧 10쌍, 사두마차 1백대로 예물을 늘려주었다.
髡辭而行,至趙。
곤이 작별인사를 하고 떠나 趙에 이르렀다.
趙王與之精兵十萬,革車千乘。
趙王이 정병 10만과 革車 千乘을 내주었다.
楚聞之,夜引兵而去。
楚가 이 소식을 듣고 밤중에 군대를 이끌고 물러갔다.
威王大說,置酒後宮,召髡賜之酒。
위왕이 크게 기뻐하며 후궁에 술자리를 마련하고 순우곤을 불러서 술을 내렸다.
問曰:
「先生能飲幾何而醉?」
위왕이 물었다.
“선생은 얼마나 마셔야 취하시오?”
對曰:
「臣飲一斗亦醉,一石亦醉。」
순우곤이 대답하였다.
“신은 한 말을 마셔도 취하고 한 섬을 마셔도 취합니다.”
威王曰:
「先生飲一斗而醉,惡能飲一石哉!
其說可得聞乎?」
위왕이 말하였다.
“선생이 한 말을 마시고 취하는데 어찌 한 섬을 마실 수 있겠소!
그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겠소?”
髡曰:
순우곤이 말하였다.
「賜酒大王之前,執法在傍,御史在後,髡恐懼俯伏而飲,不過一斗徑醉矣。
“대왕이 계신 앞에서 술을 내리시면 법을 집행하는 관리가 곁에 있고 御史가 뒤에 있어서 제가 몹시 두려워 엎드려서 마시게 되니 한 말을 못 넘기고 곧바로 취합니다.
若親有嚴客,髡帣韝鞠跽,待酒於前,時賜餘瀝,奉觴上壽,數起,飲不過二斗徑醉矣。
만약 어버이에게 존귀한 손님이 계셔 신이 소매를 걷어 올리고 꿇어앉아 앞에서 모시고 술을 대접하면서 때로는 남은 술을 받기도 하며, 술잔을 받들어 축수하느라 자주 몸을 일어나면 두 말을 못 마시고 곧바로 취합니다.
若朋友交遊,久不相見,卒然相睹,歡然道故,私情相語,飲可五六斗徑醉矣。
만일 벗과 교유함에 오랫동안 만나지 못하다가 갑자기 만나면, 기뻐하며 옛일을 이야기하고 개인적인 사정을 서로 말하면 대여섯 말을 마시면 곧바로 취합니다.
若乃州閭之會,男女雜坐,行酒稽留,六博投壺,相引為曹,握手無罰,目眙不禁,前有墮珥,后有遺簪,髡竊樂此,飲可八斗而醉二參。
그러나 마을의 모임으로 말하자면, 남녀가 섞여 앉아 상대방에게 술을 권하고 머무르며, 육박과 투호 놀이를 벌여서, 서로 짝을 짓고 남녀가 손을 잡아도 벌을 받지 않고, 눈이 뚫어지게 쳐다보아도 금하지 않고, 앞에 떨어진 귀걸이가 있고, 뒤에 잃어버린 비녀가 있을 때면, 제가 삼가 이런 것을 좋아하매 여덟 말을 마셔도 취하기를 2~3할 정도입니다.
▶ 溢 : 鎰과 통한다. 鎰은 고대 중량의 단위로 1鎰은 20냥 또는 24냥이다.
▶ 璧 : 고대의 玉器. 둥글넓적하며 중앙에 둥근 구멍이 있다.
▶ 趙王 : 전국시대 趙의 군주인 趙成侯 趙種.
▶ 革車 : 보급 전차. 운반용 수레.
▶ 惡 : 어찌.
▶ 徑 : 곧바로.
▶ 嚴客 : 존귀한 손님.
▶ 帣韝 : 소매를 걷어 올리다.
▶ 鞠跽 : 몸을 굽히고 무릎을 꿇다.
▶ 餘瀝 : 먹고 남은 음식이나 술
▶ 奉 : 捧과 같다.
▶ 觴 : 술잔.
▶ 卒然 : 돌연히. 갑자기.
▶ 道故 : 옛일을 이야기하다.
▶ 私情相語 : 서로 마음을 털어놓다.
▶ 若乃 : ~으로 말하면. ~에 관해서는.
▶ 州閭 : 고향의 마을. 시골의 마을.
▶ 行酒 : 술을 권하다.
▶ 稽留 : 머무르다. 체류하다.
▶ 六博 : 고대중국 놀이의 일종. 여섯 가락의 주사위를 던져 승부를 겨룸.
▶ 投壺 : 일정한 거리에 壺을 놓고 편을 갈라 병 속에 화살을 던져 넣는 놀이
▶ 曹 : 짝. 한패.
▶ 目眙 : 노려보다.
▶ 堕珥 : 귀걸이를 떨어뜨리다.
▶ 遺簪 : 비녀를 잃어버리다.
▶ 参 : 三과 같다.
日暮酒闌,合尊促坐,男女同席,履舄交錯,杯盤狼藉,堂上燭滅,主人留髡而送客,羅襦襟解,微聞薌澤,當此之時,髡心最歡,能飲一石。
또 날이 저물어 술자리가 끝나게 됨에, 술통을 모으고 다가앉아 남녀가 동석하고, 신발이 서로 뒤섞이며, 술잔과 그릇이 어지럽게 흩어지고, 마루 위의 촛불이 꺼지고, 주인이 신을 머물게 하고 다른 손님을 배웅하고, 엷은 비단 속옷의 옷깃이 열리면서 은은한 향기가 퍼지니, 이런 경우라면 저의 마음은 한없이 즐거워져 한 섬은 마실 수 있습니다.
故曰酒極則亂,樂極則悲;
萬事盡然,言不可極,極之而衰。」
그래서 말하기를 ‘술이 극도에 이르면 어지럽게 되고, 쾌락이 지극하면 슬퍼진다.’라고 합니다.
만사가 다 그러하니, 극에 이르지 않도록 하고 극에 이르면 쇠해진다는 말입니다.”
以諷諫焉。
이 말로써 풍간하였다.
▶ 闌 : 끝나가다. 다하다.
▶ 合尊 : 술과 술잔을 모으다.
▶ 促坐 : 무릎을 맞대고 앉다. 다가앉다.
▶ 履舄交錯 : 신발이 어지럽게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남녀가 한데 어울려 격의 없이 노닐다. 履는 신발. 舄은 나막신.
▶ 狼藉 : 여기저기 흩어져 어지러움.
▶ 羅襦 : 비단 속옷.
▶ 襟 : 옷깃. 앞섶.
▶ 薌澤 : 짙은 향기. 薌은 香과 같다.
▶ 諷諫 : 넌지시 충고하다. 완곡히 타이르다.
齊王曰:
「善。」
제위왕이 말하였다.
“좋은 말이오.”
乃罷長夜之飲,以髡為諸侯主客。
위왕이 밤새워 술 마심을 중지하고 순우곤에게 제후국의 빈객을 접대하게 하였다.
宗室置酒,髡嘗在側。
宗室의 주연에는 곤이 언제나 왕의 곁에서 모셨다.
▶ 諸侯主客 : 제후국의 빈객들을 접대하는 交際官.
▶ 嘗 : 常과 통한다.
孟子 離婁章句에 다음과 같은 일화가 있어 인구에 회자된다.
淳于髡曰:
「男女授受不親,禮與?」
齊의 淳于髡이 물었다.
“남녀 간에 물건을 직접 주고받지 않는 것이 禮입니까?”
孟子曰:
「禮也。」
맹자께서 대답하셨다.
“예입니다.”
曰:
「嫂溺則援之以手乎?」
“그렇다면 弟嫂가 우물에 빠지면 손을 잡아 구해주어야 합니까?”
曰:
「嫂溺不援,是豺狼也。男女授受不親,禮也;嫂溺援之以手者,權也。」
“제수가 물에 빠졌는데 구해주지 않는다면 이것은 승냥이입니다. 남녀 간에 물건을 직접 주고받지 않음은 예이고, 제수가 물에 빠졌을 때 손을 잡아 구원해줌은 權道입니다.”
曰:
「今天下溺矣,夫子之不援,何也?」
“지금 천하가 도탄에 빠졌는데, 선생께서 구원하지 않으심은 어째서입니까?”
曰:
「天下溺,援之以道;嫂溺,援之以手。
子欲手援天下乎?」
“천하가 도탄에 빠졌을 때는 道로써 구원해야 하고, 제수가 물에 빠졌을 때는 손으로써 구원해야 합니다.
선생은 손으로 천하를 구원하고자 합니까?”
<孟子 離婁章句 上 17>
<優孟>
其後百餘年,楚有優孟。
그로부터 1백여 년 뒤에 楚에 優孟이 있었다.
優孟,故楚之樂人也。
우맹은 과거에 楚의 音樂人이었다.
長八尺,多辯,常以談笑諷諫。
키가 8척이고 말재주가 좋아 언제나 談笑하면서 諷諫하였다.
楚莊王之時,有所愛馬,衣以文繡,置之華屋之下,席以露床,啗以棗脯。
楚莊王 때 왕이 좋아하는 말이 있으매, 수놓은 비단옷을 입히고, 화려한 집에 두고 장막이 없는 침대에서 자게 하며 설탕에 절인 대추를 먹였다.
馬病肥死,使群臣喪之,欲以棺槨大夫禮葬之。
말이 비만병에 걸려서 죽자 신하들에게 상을 치르게 하며, 속 널과 곽을 갖추어 大夫의 예로써 장례를 지내려고 하였다.
左右爭之,以為不可。
주위의 신하들이 諫爭하며 옳지 않다고 하였다.
王下令曰:
「有敢以馬諫者,罪至死。」
왕이 명령하였다.
“감히 말을 가지고 간하는 자가 있으면 죄가 죽음에 이르리라.”
優孟聞之,入殿門。仰天大哭。
우맹이 이 말을 듣고 궁궐의 문으로 들어가서 하늘을 우러러보면서 크게 곡하였다.
王驚而問其故。優孟曰:
「馬者王之所愛也,以楚國堂堂之大,何求不得,而以大夫禮葬之,薄,請以人君禮葬之。」
왕이 놀라 그 까닭을 물으니 우맹이 말하였다.
“말은 왕께서 좋아하시는 것이매 당당한 강대국인 楚가 무엇을 구하여 얻지 못하리오만, 대부의 예로써 장사지냄은 푸대접이오니, 임금의 예로 장사지내기를 청합니다.
”王曰:
「何如?」
장왕이 물었다.
“어찌하면 되겠는가?”
對曰:
「臣請以彫玉為棺,文梓為槨,楩楓豫章為題湊,發甲卒為穿壙,老弱負土,齊趙陪位於前,韓魏翼衛其后,廟食太牢,奉以萬戶之邑。
諸侯聞之,皆知大王賤人而貴馬也。」
우맹이 대답하였다.
“신이 청하옵건대, 옥을 다듬어 관을 만들고, 무늬 있는 가래나무로 외곽을 만들고, 단풍나무, 느릅나무, 녹나무 등으로 횡대를 만들고, 병사를 동원하여 무덤을 파고, 노약자들에게 흙을 져 날라 무덤을 쌓고, 齊와 趙의 사신이 앞에 배석하고, 漢과 魏의 사신이 그 뒤에서 호위하고, 사당을 세워 太牢로 제사지내되, 만 戶의 읍을 봉하여 제사를 받들게 하십시오.
제후가 이 소식을 들으면 모두 대왕께서 사람은 천대하나 말을 귀하게 여김을 알게 될 터입니다.”
▶ 優孟 : 優는 배우를 말하며, 孟은 字이다. 춘추시대 楚의 궁중 예술인.
▶ 故 : 예전의. 과거에.
▶ 樂人 : 음악인. 노래를 잘하고 춤을 잘 추는 예능인.
▶ 諷諫 : 완곡히 타이르다.
▶ 楚莊王 : 춘추 시대 楚 國君
▶ 文繡 : 화려하게 수놓은 옷.
▶ 華屋 : 화려한 집.
▶ 露床 : 장막이 없는 침대.
▶ 啗(담) : 먹이다.
▶ 棗脯 : 대추를 말려서 만든 포. 말린 대추를 설탕에 절인 것.
▶ 棺槨 : 속 널과 외곽.
▶ 文梓 : 무늬가 섬세한 가래나무.
▶ 題湊 : 하관 후 관 옆에 목재를 채우는 일.
▶ 穿壙 : 시체를 묻기 위하여 구덩이를 파는 일.
▶ 負土 : 흙을 져 나름.
▶ 陪位 : 배석하다.
▶ 翼衛 : 호위하다.
▶ 廟食 : 나라에서 유공자를 사후에 사당에 모시어 기리는 일.
▶ 太牢 : 제사 때 소·양·돼지를 제물로 바치는 것. 최고의 제사 예의이다.
▶ 奉 : 제사를 모시다.
王曰:
「寡人之過一至此乎!
為之柰何?」
왕이 말하였다.
“과인의 잘못이 마침내 거기에 이르렀는가!
이를 어쩌면 되겠는가?”
優孟曰:
우맹이 말하였다.
「請為大王六畜葬之。
以壟灶為槨,銅歷為棺,齎以薑棗,薦以木蘭,祭以糧稻,衣以火光,葬之於人腹腸。」
“대왕을 위하여 가축의 장사지내기를 청합니다.
부뚜막을 외곽으로 삼고 구리로 만든 가마솥을 관으로 삼고, 생강과 대추를 섞은 뒤 향료를 넣고, 쌀을 祭物로 하시고, 타오르는 불빛으로 옷을 입혀서 사람의 배와 창자 속에 장사 지내십시오.”
於是王乃使以馬屬太官,無令天下久聞也。
이에 왕이 말을 요리사인 太官에게 넘겨주고 세상 사람들이 영원히 모르게 하라고 명령하였다.
▶ 一至此乎 : 마침내 이와 같은 결말에 이르다. 一은 마침내.
▶ 六畜葬之 : 가축의 장례. 六畜은 말, 소, 양, 닭, 개, 돼지를 말한다. 여기서는 요리로 만들라는 뜻.
▶ 壟灶 : 부뚜막.
▶ 銅歷 : 구리 가마.
▶ 齎 : 배합하다. 고루 섞다.
▶ 薑棗 : 생강과 대추.
▶ 木蘭 : 향료.
▶ 属 : 부탁하다. 교부하다.
▶ 太官 : 궁중에서 황제의 음식을 장만하는 직책.
<孫叔敖>
楚相孫叔敖知其賢人也,善待之。
楚의 재상 孫叔敖가 우맹이 현인임을 알고 잘 대우하였다.
病且死,屬其子曰:
「我死,汝必貧困。
若往見優孟,言我孫叔敖之子也。」
손숙오가 병들어 곧 죽게 되자 그 아들에게 당부하였다.
“내가 죽으면 너는 틀림없이 빈곤해질 터이니, 우맹에게 ‘제가 손숙오의 아들입니다.’라고 말해라.”
居數年,其子窮困負薪,逢優孟,與言曰:
「我,孫叔敖子也。
父且死時,屬我貧困往見優孟。」
몇 년 뒤 그 아들은 곤궁하여 땔나무를 짊어지고 가다가 우맹을 만나 말하였다.
“제가 손숙오의 아들입니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실 때 부탁하기를 제가 빈곤해지면 우맹을 찾아뵈라고 하셨습니다.”
優孟曰:
「若無遠有所之。」
우맹이 말하였다.
“너는 멀리 가지 말라.”
即為孫叔敖衣冠,抵掌談語。
우맹은 즉시 손숙오의 의관을 걸치고 손숙오의 언행을 흉내 내었다.
歲餘,像孫叔敖,楚王及左右不能別也。
1년 남짓 지나 손숙오와 비슷해지매 초왕과 측근이 구별할 수 없었다.
莊王置酒,優孟前為壽。
장왕이 술자리를 마련하자 우맹이 나아가 축수하였다.
莊王大驚,以為孫叔敖復生也,欲以為相。
장왕이 매우 놀라며 손숙오가 다시 살아났다고 여겨 재상으로 삼으려 하였다.
優孟曰:
「請歸與婦計之,三日而為相。」
우맹이 말하였다.
“집으로 돌아가서 아내와 상의하고 사흘 뒤 재상이 되겠습니다.”
莊王許之。
장왕이 허락하였다.
三日後,優孟復來。
사흘 후 우맹이 다시 왔다.
王曰:
「婦言謂何?」
왕이 물었다.
“아내가 뭐라고 하던가?”
孟曰:
우맹이 대답하였다.
「婦言慎無為,楚相不足為也。
“아내가 절대로 하지 말라고 하면서 楚 재상은 할 만한 가치가 없다고 하였습니다.
如孫叔敖之為楚相,盡忠為廉以治楚,楚王得以霸。
손숙오 같은 분이 楚의 재상이 되어 충성을 다하며 청렴하게 楚를 다스리매 楚王은 그 때문에 覇者가 되었습니다.
今死,其子無立錐之地,貧困負薪以自飲食。
그런데 손숙오가 죽자 그 아들에게 송곳을 꽂을 땅도 없이 빈곤하여 땔나무를 팔아 자력으로 먹고삽니다.
必如孫叔敖,不如自殺。」
꼭 손숙오처럼 되어야 한다면 목숨을 끊느니만 못합니다.”
▶ 孫叔敖 : 춘추시대 楚의 令尹. 성은 羋, 씨는 蔿이며 휘는 敖 또는 艾獵이고 자는 孫叔이다.
[史記列傳] 권119.循吏列傳
▶ 且死 : 죽으려하다. 임종.
▶ 屬 : 부탁하다. 당부하다.
▶ 若 : 너.
▶ 負薪 : 땔감을 짊어지다. 땔나무를 하여 팔다.
▶ 抵掌 : 손바닥을 치다는 뜻이나 여기서는 우맹이 손숙오의 언행을 흉내 냄을 말한다.
▶ 优孟衣冠 : 우맹이 의관을 차려입다. 그럴듯하게 꾸며서 진짜인 것처럼 행세한다는 뜻으로 쓰인다.
▶ 像 : 비슷하다.
▶ 為壽 : 축수하다. 오래 살기를 빌다.
▶ 慎無為 : 절대로 하지 마라. 慎은 절대로.
▶ 無立錐之地 : 송곳 하나 꽂을 자리도 없다. 매우 빈곤하다.
▶ 自飲食 : 자신의 힘으로 먹고살다.
因歌曰:
이어 노래를 불렀다.
「山居耕田苦,難以得食。
“산속에 살면서 밭을 갈고 고생해도 먹을 것을 얻기 어렵다네.
起而為吏,身貪鄙者餘財,不顧恥辱。
몸을 일으켜 벼슬아치가 되면, 탐욕스럽고 비루한 자는 재물을 남기며 치욕을 돌아보지 않는다네.
身死家室富,又恐受賕枉法,為姦觸大罪,身死而家滅。
몸은 죽어도 식구를 부유하게 하려 하면서도 두려워하기를, 뇌물을 받고 국법을 어겨 대죄에 저촉되어 몸은 죽고 집안이 망할까 하네.
貪吏安可為也!
탐욕스러운 관리인들 어찌 될 수 있으랴!
念為廉吏,奉法守職,竟死不敢為非。
청렴한 관리가 되어서 법을 받들고 직책을 지키다, 죽을 때까지 감히 부정을 저지르지 않으려 하네.
廉吏安可為也!
청렴한 관리인들 어찌 될 수 있으랴!
楚相孫叔敖持廉至死,方今妻子窮困負薪而食,不足為也!」
楚의 재상 손숙오는 죽을 때까지 청렴을 지켰건만 지금 처자식은 곤궁하여 땔나무를 팔아 먹고사니 청렴한 벼슬아치도 될 만하지 않네!”
▶ 賕 : 뇌물.
▶ 竟死 : 죽음에 이르러도. 끝끝내.
▶ 不足爲 : ~할 만한 것이 못되다.
於是莊王謝優孟,乃召孫叔敖子,封之寢丘四百戶,以奉其祀。
이에 장왕이 우맹에게 사과하고 손숙오의 아들을 불러 寢丘의 땅 400호를 봉하여 아버지의 제사를 받들게 하였다.
后十世不絕。
10대가 지나도록 끊어지지 않았다.
此知可以言時矣。
이것은 시의적절한 때를 안 것이었다.
▶ 謝 : 사과하다.
▶ 寝丘 : 지금의 하남 침구현 동남편. 침구는 陵墓의 뜻이 포함되어 있다.[列子 8.說符篇]19.孫叔敖의 遺言
▶ 知 : 智와 통하여 지혜.
<優旃>
其後二百餘年,秦有優旃。
그 후 200여 년, 秦에 優旃이 있었다
優旃者,秦倡侏儒也。
優旃은 秦의 광대로서 난쟁이였다.
善為笑言,然合於大道,秦始皇時,置酒而天雨,陛楯者皆沾寒。
우스운 이야기를 잘하였으나 道義에 맞았다. 秦始皇 때 주연을 베풀었는데 비가 와서 섬돌 가의 호위병이 모두 비에 젖어 추워하였다.
優旃見而哀之,謂之曰:
「汝欲休乎?」
優旃이 보고 애처로이 여겨서 말하였다.
“너희는 쉬고 싶은가?”
陛楯者皆曰:
「幸甚。」
섬돌 가의 호위병이 모두 대답하였다.
“그러면 좋겠습니다.”
優旃曰:
「我即呼汝,汝疾應曰諾。」
優旃이 말하였다.
“내가 만약 너희를 부르면 빨리 ‘예’라고 대답해라.”
居有頃,殿上上壽呼萬歲。
잠시 뒤에 大殿에서 황제의 장수를 비는 만세를 외쳤다.
優旃臨檻大呼曰:
「陛楯郎!」
優旃이 난간에 다가가 큰소리로 외쳤다.
“호위병!”
郎曰:
「諾。」
병사들이 대답하였다.
“예”
優旃曰:
「汝雖長,何益,幸雨立。
我雖短也,幸休居。」
優旃이 말하였다.
“너희들은 비록 키가 크지만 무슨 도움이 되느냐? 빗속에 서 있음에 만족하는구나.
나는 비록 키가 작지만, 편히 쉼에 만족한다.”
於是始皇使陛楯者得半相代。
이에 진시황이 호위하는 군사를 절반씩 교대하게 하였다.
▶ 倡 : 歌舞人. 가무와 악기 연주를 생업으로 하는 연예인.
▶ 侏儒 : 난쟁이.
▶ 陛楯者 : 궁전 앞 섬돌 아래 무기를 들고 경호하는 군사. 陛는 궁전의 섬돌. 楯은 盾(방패 순)과 통한다.
▶ 哀 : 불쌍히 여기다. 동정하다.
▶ 幸甚 : 매우 고마움.
幸
1.명사 행복. 행운.
2.동사 (행복에 겨워) 기뻐하다. 즐거워하다.
3.동사 문어 바라다. 희망하다. (→幸勿 아무쪼록 하지 말아 주십시오)
▶ 即 : 만약.
▶ 疾 : 빠르다.
▶ 檻 : 난간.
▶ 半相代 : 절반씩 교대하다.
始皇嘗議欲大苑囿,東至函谷關,西至雍、陳倉。
진시황이 苑囿를 확장하여 동쪽으로 函谷關에 이르게 하고, 서쪽으로 雍과 陳倉에 이르게 하려 하며 의논한 적이 있었다.
優旃曰:
「善。
多縱禽獸於其中,寇從東方來,令麋鹿觸之足矣。」
優旃이 말하였다.
“좋습니다.
그 안에 금수를 많이 길러서 적이 동쪽에서 쳐들어오면 고라니와 사슴에게 뿔로 막게 하면 충분하겠습니다.”
始皇以故輟止。
진시황이 이 때문에 중지시켰다.
二世立,又欲漆其城。
2세 황제가 즉위하여 또 성벽에 옻을 칠하려고 하였다.
優旃曰:
優旃이 말하였다.
「善。
“잘하셨습니다.
主上雖無言,臣固將請之。
주상께서 비록 말씀하지 않으셔도 신이 본래 청하려 하였습니다.
漆城雖於百姓愁費,然佳哉!
성벽에 옻을 칠함은 비록 백성에게 愁苦와 비용을 끼치겠지만 좋은 일입니다!
漆城蕩蕩,寇來不能上。
옻칠한 성벽이 웅장하면 외적이 쳐들어와도 오를 수 없을 터입니다.
即欲就之,易為漆耳,顧難為蔭室。」
그것을 성취하려면 성벽에 칠하기는 쉬우나 다만 그 칠을 말릴 건조실을 만들기 어렵겠습니다.”
於是二世笑之,以其故止。
이에 2세 황제가 웃었다. 그 때문에 그 일을 중지하였다.
居無何,二世殺死,優旃歸漢,數年而卒。
머지않아 2세가 살해되자, 優旃이 漢에 귀순했다가 몇 년 뒤에 죽었다.
▶ 大 : 확대하다.
▶ 苑囿 : 고대에 왕후귀족이 수렵을 통하여 武를 단련하기 위하여 넓은 지역 주위에 울타리를 치고 새나 짐승을 서식시키는 장소로 황제의 사냥터로 활용되었던 곳.
▶ 輟止 : 중지하다.
▶ 二世 : 秦二世皇帝 嬴胡亥.
▶ 漆其城 : 성벽에 옻을 칠하다.
▶ 固 : 본래.
▶ 荡荡 : 광대한 모양.
▶ 顧 : 다만.
▶ 蔭室 : 건조실. 즉, 성벽의 칠을 말릴 거대한 방을 말한다.
▶ 居無何 : 얼마 지나지 않아.
▶ 殺死 : 죽이다.
太史公曰:
태사공은 말한다.
淳于髡仰天大笑,齊威王橫行。
“淳于髡이 앙천대소하자 齊威王이 천하를 橫行하였다.
優孟搖頭而歌,負薪者以封。
優孟이 머리를 흔들면서 노래하자 땔나무를 지던 자가 봉토를 받았다.
優旃臨檻疾呼,陛楯得以半更。
優旃이 난간에서 급히 부르자 호위병이 절반씩 교대할 수 있었다.
豈不亦偉哉!
이 어찌 위대하지 않은가!”
▶ 横行 : 뜻대로 행동하다. 순우곤의 설득으로 제 위왕이 일시적으로 침략하였던 제후를 물리치게 된 사실을 말한다.
▶ 半更 : 절반씩 교대하다.
이하의 문장은 褚少孫이 추가한 부분이다.
褚先生曰:
褚先生은 말한다.
臣幸得以經術為郎,而好讀外家傳語。
“신은 다행히 經學으로 郎官이 되었으나 다른 학파들의 학설을 즐겨 읽었습니다.
竊不遜讓,復作故事滑稽之語六章,編之於左。
삼가 주제넘게 다시 滑稽의 대화에 관한 故事 6章을 지어 아래에 엮어둡니다.
可以覽觀揚意,以示後世好事者讀之,以游心駭耳,以附益上方太史公之三章。
열람하여 견문을 확충하고, 후세 호사가들이 읽게 하여 마음을 유쾌하게 하고 귀를 놀라게 하고자, 위의 태사공의 3장 뒤에 덧붙입니다.”
▶ 褚先生 : 褚少孫. 西漢 元帝와 成帝 때 博士가 되었다. 司馬遷이 죽고 난 뒤 <史記>에 누락된 부분이 있었는데, 이를 수집, 보충하는 작업을 담당하였다.
▶ 以經術為郎 : 경학을 통달하여 낭관이 되다. 經術은 經學을 말한다. 경학은 유학의 경서를 연구하는 학문.
▶ 外家傳語 : 당시에는 육예가 正經이었으며, 기타의 역사서나 잡설 등은 외가전어라 하였다.
▶ 竊不遜讓 : 주제넘다. 자기의 분수를 모르다. 遜讓은 겸손하게 사양하다. 竊은 謙辭.
▶ 上方: : 고대의 문자는 세로로 쓰고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썼기 때문에 上方,右方은 ‘위’와 같고 下方,左方은 ‘아래’와 같은 말이다.
▶ 覽觀揚意 : 열람하고 견문을 넓히다.
▶ 好事者 : 好事家. 일을 벌이기를 좋아하는 사람.
▶ 游心駭耳 : 마음이 상쾌하게 하고 귀를 놀라게 하다.
<郭舍人>
武帝時有所幸倡郭舍人者,發言陳辭雖不合大道,然令人主和說。
武帝 때 총애를 받은 歌舞人으로 郭舍人이 있었으며, 그의 발언과 문사가 비록 大道에 맞지는 않았으나 황제를 기쁘게 하였다.
武帝少時,東武侯母常養帝,帝壯時,號之曰「大乳母」。
무제가 어렸을 때 東武侯의 어머니가 일찍이 무제를 길렀으며, 황제가 장년이 되자 ‘大乳母’라고 불렀다.
率一月再朝。
유모는 대략 한 달에 두 번 입조하였다.
朝奏入,有詔使幸臣馬游卿以帛五十匹賜乳母,又奉飲糒飱養乳母。
유모의 入朝를 아뢰면, 황제가 조서를 내려 총신 馬游卿에게 비단 50필을 유모에게 내리고, 또 술과 말린 밥과 익힌 음식을 준비하여 유모를 봉양하게 하였다.
▶ 幸 : 총애하다.
▶ 倡 : 歌舞人. 가무와 악기 연주를 생업으로 하는 연예인.
▶ 舍人 : 시종. 技藝를 가진 자에게 내리는 호칭.
▶ 和說 : 和悅. 마음이 화평하여 기쁨.
▶ 東武侯母 : 東武侯의 모친.
▶ 常 : 嘗과 통하여 일찍이.
▶ 率 : 대략. 대체로.
▶ 再朝 : 두 번 입조하다.
▶ 朝奏 : 황제에게 보고를 올리다.
▶ 幸臣 : 寵臣. 총애하는 신하.
▶ 飮 : 주류.
▶ 糒 : 말린 밥.
▶ 飱 : 익힌 음식.
乳母上書曰:
「某所有公田,願得假倩之。」
유모가 글을 올려 말하였다.
“모처에 있는 公田을 빌려주시기 바랍니다.”
帝曰:
「乳母欲得之乎?」
以賜乳母。
황제가
“유모가 그 땅을 갖고 싶어 하는가?”
하고는 유모에게 하사하였다.
乳母所言,未嘗不聽。
유모가 말한 바를 들어주지 않은 적이 없었다.
有詔得令乳母乘車行馳道中。
조서를 내려 명령하여, 유모가 수레를 타고 馳道를 다닐 수 있게 하였다.
當此之時,公卿大臣皆敬重乳母。
당시에 공경대신이 모두 유모를 공경하고 존중하였다.
乳母家子孫奴從者橫暴長安中,當道掣頓人車馬,奪人衣服。
유모의 집 자손과 노복이 장안에서 횡포를 부리며, 길에서 남의 마차를 가로막고 옷가지 의복을 빼앗았다.
聞於中,不忍致之法。
궁중에 알려졌으나 차마 법으로 다스리지 못하였다.
有司請徙乳母家室,處之於邊。
有司가 청하기를, 유모의 가족을 변경에 살게 하자고 하였다.
奏可。
주청한 일을 허가하였다.
乳母當入至前,面見辭。
유모는 당연히 궁중으로 들어가서 황제를 뵙고 작별인사를 올려야 했다.
乳母先見郭舍人,為下泣。
유모가 먼저 곽사인을 만나서, 사정을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 公田 : 국가의 논밭.
▶ 假倩 : 빌려주기를 청하다. 假는 빌리다. 倩은 請하다.
▶ 馳道 : 황제가 다니는 길.
▶ 奴從者 : 수행하는 노복.
▶ 掣頓 : 가로 막다.
▶ 聞於中 : 소문이 황제에게 까지 전해지다.
▶ 有司 : 담당 관리.
▶ 奏可 : 주청한 내용을 윤허하다.
▶ 下泣 : 눈물을 흘리다.
舍人曰:
「即入見辭去,疾步數還顧。」
곽사인이 말하였다.
“입궐하여 뵙고 작별인사를 올리고 나올 때, 빠르게 걷되 자주 돌아보십시오.”
乳母如其言,謝去,疾步數還顧。
유모가 그 말대로 작별인사를 드리고 나가면서 빠르게 걸으면서 자주 돌아보았다.
郭舍人疾言罵之曰:
「咄!老女子!何不疾行!
陛下已壯矣,寧尚須汝乳而活邪?
尚何還顧!」
곽사인이 급히 말하며 유모를 꾸짖었다.
“쯧쯧! 이 늙은이야! 어찌하여 빨리 가지 않는가!
폐하께서 이미 장년이 되셨는데, 어찌 아직도 당신의 젖을 먹기를 기다리며 사시겠는가?
어찌하여 아직도 자꾸 돌아보는가!”
於是人主憐焉悲之,乃下詔止無徙乳母,罰謫譖之者。
이에 황제가 유모를 가련하게 여겨 슬퍼하며, 조서를 내려 이 일을 중지시켜 유모를 옮겨 살게 하지 않았고, 유모를 해롭게 한 자를 벌주어 문책하였다.
▶ 疾步 : 빠른 걸음.
▶ 疾言 : 빠른 말투.
▶ 咄 : 꾸짖는 소리.
▶ 寧 : 어찌.
▶ 尚 : 아직.
▶ 須 : 기다리다.
▶ 謫 : 귀양 보내다.
▶ 譖 : 참소하다. 모함하다.
<東方朔>
武帝時,齊人有東方生名朔,以好古傳書,愛經術,多所博觀外家之語。
무제 때 齊 사람으로 동방선생은 이름이 朔인데, 옛날부터 전해오는 책과 유가의 經學을 좋아하였고, 다른 학파의 학설에 관한 책을 두루 보았다.
朔初入長安,至公車上書,凡用三千奏牘。
동방삭이 처음 장안에 들어와서 公車府에 가서 상서하였는데 전부 3천 개의 上奏 木簡이었다.
公車令兩人共持舉其書,僅然能勝之。
공거부에서 두 사람을 시켜 함께 그 서책을 메고 가게 해서야 겨우 옮길 수 있었다.
▶ 東方生 : 동방선생. 東方이 姓이다. 아버지는 장씨이나 동녘이 밝아 오기 시작하였을 때 이웃집 여자가 그를 데려가 키워서 동방을 성씨로 삼았다고도 한다.
▶ 外家之语 : 外家傳語. 당시에는 유가의 육예가 正經이었으며, 기타의 역사서나 잡설 등은 외가전어라 하였다.
▶ 公車府 : 漢 때 인재를 선발하던 기관.
▶ 凡 : 모두. 전부.
▶ 奏牘 : 상주하는 글을 쓴 나무 木簡.
▶ 持舉 : 메다.
▶ 僅然 : 겨우. 剛 纔 才
人主從上方讀之,止,輒乙其處,讀之二月乃盡。
황제가 궁전에서 읽었는데 중간에 쉴 때는 그곳마다 기호로 표시하면서 두 달 만에 다 읽었다.
詔拜以為郎,常在側侍中。
조서를 내려 郎官으로 임명하니 동방삭은 늘 황제 곁의 侍中이었다.
數召至前談語,人主未嘗不說也。
자주 御前에 불려가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황제가 즐거워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時詔賜之食於前。
때로 조서를 내려 御前에서 식사하는 특전을 주었다.
飯已,盡懷其餘肉持去,衣盡汙。
식사가 끝나고 먹고 남은 고기를 모두 품고 가매, 옷이 온통 더러워졌다.
數賜縑帛,檐揭而去。
비단도 자주 하사하였는데 어깨에 메고 갔다.
徒用所賜錢帛,取少婦於長安中好女。
하사받은 돈과 비단을 오로지 사용하기를, 장안의 미녀 중에서 젊은 여자를 아내로 삼았습니다.
率取婦一歲所者即棄去,更取婦。
대략 아내를 얻은 지 1년쯤 지나면 그 여자를 버리고 다시 아내를 얻었다.
所賜錢財盡索之於女子。
황제에게 하사받은 돈과 재물을 모두 여자에게 써버렸다.
人主左右諸郎半呼之「狂人」。
황제 측근의 낭관의 반은 그를 ‘미치광이’로 불렀다.
▶ 上方 : 궁전.
▶ 乙其處 : 보던 곳에 기호를 표시하다. 乙: ‘乙’자 모양의 부호. ‘∠’. [옛날, 책을 읽거나 글을 쓸 때, 멈추는 곳이나 삭제·첨가하는 곳 또는 단락이 끝나는 부분에 표시했음]
▶ 侍中 : 古代职官名。秦始置,两汉沿置,为正规官职外的加官之一。고대의 관직명으로 秦에서 兩漢까지 존치하였다. 정규관직 외에 더해주는 관직 중의 하나이다. 황제의 측근에서 시종하고 궁정을 출입하며 조정의 주청에 참여하므로 점점 그 직위가 귀중해져서, 晉에서는 재상의 자리에 상당하였다.
▶ 時 : 항상. 자주.
▶ 縑帛 : 합사로 짠 비단.
▶ 檐揭 : 메다. 檐은 질 ‘담’. 揭는 질 갈.
▶ 徒 : 혼자.
▶ 取 : 娶와 같다. 아내를 얻다.
▶ 所 : 쯤. 정도.
▶ 索(삭) : 다하다.
人主聞之,曰:
「令朔在事無為是行者,若等安能及之哉!」
황제가 알고 말하였다.
“동방삭에게 업무만 보게 하고 그런 행위를 하지 못하게 하면 너희들이 어찌 그에 미치겠는가!”
朔任其子為郎,又為侍謁者,常持節出使。
동방삭이 아들을 천거하여 낭관이 되게 하고 다시 侍謁者가 되게 하니, 그는 늘 符節을 가지고 사신으로 나갔다.
朔行殿中,郎謂之曰:
「人皆以先生為狂。」
동방삭이 궁전을 걸어 다님에 어떤 낭관이 그에게 말하였다.
“사람들이 모두 선생을 미치광이라고 합니다.”
朔曰:
「如朔等,所謂避世於朝廷閒者也。
古之人,乃避世於深山中。」
동방삭이 말하였다.
“나 같은 사람들은 소위 ‘조정에 은거하는 사람’일세.
옛사람들은 깊은 산속에 은거하였지만.”
▶ 令 : 만약.
▶ 無為是行 : 그런 황당한 행위를 하지 않다.
▶ 若等 : 너희 같은 자들.
▶ 侍謁者 : 侍中의 謁者. 궁궐의 일을 전달하는 관리.
▶ 節 : 符節. 사자의 증표.
▶ 避世 : 은거하다.
時坐席中,酒酣,據地歌曰:
「陸沈於俗,避世金馬門。
宮殿中可以避世全身,何必深山之中,蒿廬之下。」
때로 앉은 자리에서 술이 거나하게 취하면 두 손을 땅에 짚고 노래를 불렀다.
“세속에 묻혀 살면서 金馬門 안에서 은거하네.
宮殿에서도 은거하여 몸을 보전할 수 있거늘 하필 깊은 산 중의 초가집이랴!”
金馬門者,宦署門也, 門傍有銅馬,故謂之曰「金馬門」。
금마문이란 宦署의 문이니, 문 옆에 銅으로 만든 말이 있으므로 이를 일러 '金馬門'이라고 한다.
時會聚宮下博士諸先生與論議,共難之曰:
그때 學宮에 모인 박사와 선생들이 함께 의논함에, 모두 동방삭을 詰難하며 말하였다.
「蘇秦、張儀一當萬乘之主,而都卿相之位,澤及後世。
“蘇秦과 張儀가 萬乘의 군주를 한 번 만나 卿相의 자리를 얻어 은택이 후대에 미쳤습니다.
今子大夫修先王之術,慕聖人之義,諷誦詩書百家之言,不可勝數。
지금 선생께서는 先王이 治國한 術策을 닦고 聖人이 처세한 도리를 仰慕하여 <시경>과 <서경> 등 제자백가의 말씀을 암송함을 이루 셀 수 없습니다.
著於竹帛,自以為海內無雙,即可謂博聞辯智矣。
竹帛에 저술함에, 스스로 세상에 無雙하다고 여기니, 견문이 넓고 변설이 뛰어나다고 말할 만합니다.
然悉力盡忠以事聖帝,曠日持久,積數十年,官不過侍郎,位不過執戟,意者尚有遺行邪?
其故何也?」
그러나 竭力盡忠하여 聖帝를 섬기면서 오랜 시간을 보내어 수십 년이 되었으나, 벼슬은 侍郎에 지나지 않고 지위는 衛士에 지나지 않으매, 오히려 좋지 못한 행실이 있나 생각됩니다.
그 까닭이 무엇입니까?”
▶ 据地 : 땅에 엎드리다.
▶ 陸沈 : 賢人이 속세에 숨는 일.
▶ 蒿廬 : 초가집. 모옥.
▶ 宦署 : 환관을 관리하는 부서.
▶ 共難之 : 모두 동방삭을 힐난하다.
▶ 蘇秦, 張儀 : 戰國時代의 謀士. 소진은 合從說을 주장하였고, 장의는 連衡策을 주장하였다.
▶ 當 : 만나다.
▶ 都 : 자리 잡다.
▶ 子大夫 : 선생. 그대. 박사와 여러 선생을 대비하여 동방삭을 경칭으로 부른 것이다.
▶ 諷誦 : 암송하다.
▶ 竹帛 : 고대의 글을 쓰던 죽간과 비단.
▶ 悉力 : 있는 힘을 다함.
▶ 聖帝 : 황제를 말한다.
▶ 曠日持久 : 헛되이 시일을 보내면서 오래 끌다.
▶ 執戟 : 衛士. 郎官. 창을 잡고 호위하는 직책.
▶ 遺行 : 좋지 못한 행동.
東方生曰:
「是固非子所能備也。
동방삭이 말하였다.
“이것은 본래 그대들이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 아니오.
彼一時也,此一時也,豈可同哉!
그때는 그때이고, 지금은 지금이거늘 어찌 같을 수 있겠소!
夫張儀、蘇秦之時,周室大壞,諸侯不朝,力政爭權,相禽以兵,并為十二國,未有雌雄,得士者彊,失士者亡,故說聽行通,身處尊位,澤及後世,子孫長榮。
장의나 소진의 시대는 周나라 왕실이 크게 무너져 제후가 조회하지 않았고, 무력으로 정벌하며 권력을 다투고 군사를 동원하여 서로 사로잡아 12개 나라로 합병하여, 자웅이 가려지지 않고, 인재를 얻는 자는 강해지고, 인재를 잃은 자는 멸망하매, 유세객의 말과 계책이 받아들여져 높은 자리에 오르고 은택이 후대에 미쳐 자손들이 오래도록 부귀를 누렸소.
▶ 備 : 완비하다. 완전히 이해하다.
▶ 力政 : 무력으로 정벌하다. 政은 征과 통한다.
▶ 禽 : 붙잡다. 禽은 擒과 통한다.
▶ 十二國 : 秦, 楚, 齊, 燕, 韓, 趙, 魏, 宋, 鄭, 鲁, 衛, 中山을 말한다.
今非然也。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오.
聖帝在上,德流天下,諸侯賓服,威振四夷,連四海之外以為席,安於覆盂,天下平均,合為一家,動發舉事,猶如運之掌中。
聖帝께서 재위하시고, 은덕이 천하에 흐르고, 제후는 복종하고, 사방 이민족에 위엄을 떨치고, 영토는 四海 밖까지 잇달아 방석을 깔아 놓은 듯하고, 엎어놓은 그릇보다 안온하고, 천하가 통일되고 융합되어 1국이 되매, 백성을 동원하여 擧事함이 마치 손바닥의 물건을 놀리듯이 쉽소.
賢與不肖,何以異哉?
현명한 사람과 현명하지 않은 사람을 무엇으로 변별하겠소?
方今以天下之大,士民之眾,竭精馳說,并進輻湊者,不可勝數。
지금 천하는 廣大하고 백성은 많아서 精力을 다하여 유세하기 분주하고, 다들 계책을 올리려 폭주하는 자를 이루 셀 수가 없소.
悉力慕義,困於衣食,或失門戶。
힘을 다하여 道義를 仰慕해도 衣食에 곤란을 받거나 혹 가문의 위상을 잃기도 하오.
使張儀、蘇秦與仆并生於今之世,曾不能得掌故,安敢望常侍侍郎乎!
장의와 소진을 저와 함께 지금 세상에 같이 살게 하면, 아마도 掌故의 자리조차 얻지 못하였을 터인데 어찌 감히 常侍나 侍郎을 넘보겠소!
▶ 賓服 : 복종하다.
▶ 四夷 : 고대에 중국이 인접 국가들을 얕잡아 일컫던 말로 東夷, 西戎, 南蠻, 北狄을 말한다.
▶ 連四海之外 : 나라의 영토가 광활하여 방석을 깔아놓은 듯 사방의 제후국이 서로 연결되어 에워싸고 있다.
▶ 覆盂 : 사발을 엎다.
▶ 竭精馳說 : 있는 힘을 다하여 유세함.
▶ 輻湊 : 바퀴살이 바퀴통에 모이다. 모여들다. 즉 사방에서 한 곳으로 집중한다는 뜻. 輻은 바퀴살 ‘복’.
▶ 或 : 어떤 자.
▶ 門戶 : 관리가 되는 길로 나아가다.
▶ 仆 : 자기의 겸칭.
▶ 掌故 : 나라의 禮樂의 제도를 관장하는 관리.
傳曰:
『天下無害菑,雖有聖人,無所施其才;
上下和同,雖有賢者,無所立功。』
전하여 오는 말에 이르기를
‘천하에 재해가 없다면 비록 성인이 있다 할지라도 그 재능을 펼칠 곳이 없고,
상하가 화목하면 비록 賢者가 있다 해도 공을 세울 수 없다.’라고 했소.
故曰時異則事異。
그래서 이르기를 시대가 다르면 事情도 달라진다고 하오.
雖然,安可以不務修身乎?
비록 그러하나, 어찌 修身에 힘쓰지 않아서야 되겠소?
《詩》曰:
『鼓鐘于宮,聲聞于外。
鶴鳴九皋,聲聞于天。』。
<詩經>에 이르기를,
‘궁궐에서 종을 치면 종소리가 밖에까지 들리네.
학이 九皋에서 울어 소리가 온 하늘에 들린다.’라고 했소.
茍能修身,何患不榮!
修身할 수 있다면 어찌 영달하지 못함을 근심하겠소!
▶ 傳 : 古書를 말한다.
▶ 鼓鐘于宮,聲聞于外. : 궁궐에서 울리는 쇠북소리는 밖에까지 들리네.
귀부인이 사랑을 잃은 아픔을 노래한 시이다.<詩經·小雅·白華>
▶ 鶴鳴于九皋、聲聞于天。魚在于渚、或潛在淵。:
“학이 구택 언덕에서 울어 그 소리 온 하늘에 들린다. 물고기는 물가에 놀다가, 이따금 깊은 못에 잠긴다.” 속세를 떠나 숨어사는 은사의 생활환경을 풍자한 시이다.<詩經·小雅·鶴鳴>
▶ 九皐 : 九澤의 언덕. 구는 그 수가 많음을 나타내며 皐는 물가의 언덕을 말한다. 九皋는 아득히 멀고 깊숙하다는 뜻이라고도 한다.
太公躬行仁義七十二年,逢文王,得行其說,封於齊,七百歲而不絕。
太公은 몸소 인의를 실천하기 72년, 周 文王을 만나 비로소 그의 주장을 시행할 수 있었고, 齊에 봉해지매 그의 자손은 7백 년이 되도록 끊어지지 않았소.
此士之所以日夜孜孜,修學行道,不敢止也。
이것이 바로 선비가 밤낮으로 부지런히 학문을 닦고 道를 행함을 감히 멈추지 못하는 까닭이오.
今世之處士,時雖不用,崛然獨立,塊然獨處,上觀許由,下察接輿,策同范蠡,忠合子胥,天下和平,與義相扶,寡偶少徒,固其常也。
지금 세상의 處士는 당세에 비록 등용되지 못하여도 우뚝 솟아 自立하고, 홀로 거처하면서도 위로는 許由를 보고 아래로는 接輿를 살피며, 계책을 세움은 范蠡와 같고 충성심은 伍子胥와 같으나, 천하가 평화스러워 道義를 위하여 서로 도우매 짝이 없고 벗이 적음은 본래 平常의 일이오.
子何疑於余哉!」
그대들이 어찌 나를 의심하시오!”
於是諸先生默然無以應也。
이에 선생들이 침묵하며 응답하지 못하였다.
▶ 太公 : 齊의 太公 呂尚. 강태공.
▶ 文王 : 周文王 姬昌。
▶ 孜孜 : 부지런하다.
▶ 處士 : 초야에 묻혀 있는 선비. 隱士.
▶ 崛然 : 우뚝 솟은 모습.
▶ 塊然 : 홀로 있는 모양.
▶ 偶 : 짝. 같은 등급의 다른 사람.
建章宮後閣重櫟中有物出焉,其狀似麋。
建章宮 뒤뜰 殿閣의 이중 난간에서 동물이 나타났는데 생김새가 고라니와 비슷하였다.
以聞,武帝往臨視之。
이 소문을 듣고 무제가 직접 와서 보았다.
問左右群臣習事通經術者,莫能知。
측근의 신하로서 경험이 많고 경학에 능통한 자에게 물었으나 아는 자가 없었다.
詔東方朔視之。
동방삭에게 조서를 내려, 보게 하였다.
朔曰:
「臣知之,願賜美酒粱飯大飱臣,臣乃言。」
동방삭이 말하였다.
“신이 알고 있으매, 신에게 맛있는 술과 기름진 쌀밥을 내리시어 마음껏 먹게 해주십시오. 그러면 신이 말씀드리겠습니다.”
詔曰:
「可。」
조서를 내려
“허가한다.”
라고 하였다.
已又曰:
「某所有公田魚池蒲葦數頃,陛下以賜臣,臣朔乃言。」
음식을 먹은 후 또 말하였다.
“모처에 公田과 고기를 기르는 연못과 갈대밭 몇 이랑이 있으니, 폐하께서 그것을 신에게 하사하시면 신이 말씀드리겠습니다.”
詔曰:
「可。」
황제가 조서를 내려 말하였다.
“허가한다.”
▶ 建章宫 : 武帝 太初 원년(기원전 104년)에 지어졌으며 지금의 섬서성 서안에 있다.
▶ 後閤 : 뒤뜰 殿閣.
▶ 重櫟 : 이중 난간.
▶ 大飱 : 풍성한 주연.
▶ 已 : 먹고 마신 후를 말한다.
於是朔乃肯言,曰:
「所謂騶牙者也。
遠方當來歸義,而騶牙先見。
其齒前后若一,齊等無牙,故謂之騶牙。」
이에 동방삭이 기꺼워하며 말하였다.
“소위 騶牙입니다.
먼 나라에서 귀순할 즈음에 추아가 먼저 나타납니다.
그 이빨은 앞뒤가 하나같으며 가지런하고 어금니가 없어서 추아라 부릅니다.”
其後一歲所,匈奴混邪王果將十萬眾來降漢。
그 후 1년쯤 지나, 흉노의 渾邪王이 과연 10만의 백성을 거느리고 와서 漢에 투항하였다.
乃復賜東方生錢財甚多。
이에 다시 동방삭에게 돈과 재물을 하사함이 무척 많았다.
▶ 騶牙 : 중국 전설에 나오는 상서로운 동물. 성인의 덕에 감동하여 나타나는데, 흰 호랑이 모양에 검은 무늬가 있음. 살아있는 풀은 밟지 않고 살아있는 생물은 먹지 않는다고 한다.
▶ 混邪王 : 무제 元狩 2년(기원전 121년)에 흉노 渾邪王이 휴도왕을 죽이고 군사를 이끌고 漢에 항복하였다.<사기 권110. 흉노열전>
至老,朔且死時,諫曰:
늙어서 동방삭이 죽을 때가 되자 간언하였다.
「《詩》云
『營營青蠅,止于蕃。
愷悌君子,無信讒言。
讒言罔極,交亂四國』。
願陛下遠巧佞,退讒言。」
“<시경>에 이르기를,
‘앵앵대는 쉬파리 떼 울타리에 앉았네.
온화하신 군자여, 참언을 믿지 마오.
참언하는 무리 끝이 없어 온 나라를 어지럽히네.’
폐하께서는 아첨하는 신하를 멀리하시고, 讒言을 물리치십시오.”
▶ 營營青蠅, 止于蕃 : 시경 소아 청승의 일부분이다.
“營營青蠅、止于樊。豈弟君子、無信讒言。營營青蠅、止于棘。讒人罔機、交亂四國。:
앵앵대는 쉬파리 떼 울타리에 앉았네. 온화하신 군자여, 참언을 믿지마오.
앵앵대는 쉬파리 떼 가시나무에 앉았네. 참언하는 무리들 끝이 없어 온 나라를 어지럽히네.”<詩經 小雅 靑蠅> [참고] [고문진보후집/歐陽修集] 78.憎蒼蠅賦
▶ 營營 : 앵앵거리며 왔다 갔다 하는 모양. 세력이나 이익을 얻으려고 골똘함.
▶ 青蠅 : 쉬파리. 남을 헐뜯는 소인배.
▶ 蕃 : 藩과 통한다. 울타리.
▶ 愷悌 : 부드럽다. 온화하다.
帝曰:
「今顧東方朔多善言?」
怪之。
황제가 말하기를,
“요즈음 도리어 동방삭에게 착한 말이 많을까?”
하고 괴이하게 생각하였다.
居無幾何,朔果病死。
얼마 되지 않아 동방삭이 과연 병사하였다.
傳曰:
「鳥之將死,其鳴也哀;
人之將死,其言也善。」
전해오는 말에 일렀다.
“새가 죽으려 할 때는 그 울음소리가 구슬프고,
사람이 죽으려 할 때는 그 말이 선하다.”
此之謂也。
이것을 이름이다.
▶ 顧 : 도리어.
▶ 鳥之將死.. : 새가 죽을 때는 그 울음소리가 슬픈 것 같이, 사람이 죽을 때는 자연히 그 본성으로 돌아가서 그 하는 말이 착함. <論語 太伯篇>
증자가 병이 나자 맹경자가 그를 문병하러 가서 한 말의 일부분이다.
<東郭先生>
武帝時,大將軍衛青者,衛后兄也,封為長平侯。
무제 때 대장군 衛靑은 衛后 衛子夫의 오빠로 長平侯에 봉해졌다.
從軍擊匈奴,至余吾水上而還,斬首捕虜,有功來歸,詔賜金千斤。
종군하여 흉노를 무찌르고 余吾水에 이르렀다가 돌아왔는데, 참수와 포로에 공을 세우고 돌아왔으므로 황제가 조서를 내려 황금 1천 근을 하사하였다.
將軍出宮門,齊人東郭先生以方士待詔公車,當道遮衛將軍車,拜謁曰:
「願白事。」
위청 장군이 궁문을 나설 때 齊 사람 東郭先生이 方士로 초빙되어 公車府에서 황제의 조서를 기다리고 있다가, 길에 나와 위청장군의 수레를 막고 배알하면서 말하였다.
“사정을 말씀드리려 합니다.”
▶ 大將軍 衛青 : 전한의 장군으로 자는 仲卿이며 平陽縣 사람이다. 작위는 長平侯다. 누이는 무제의 황후 무사황후이다. 생질 곽거병과 함께 무제 때 흉노를 일곱 차례나 물리쳐 관직이 大司馬‧大將軍에 이르렀다.[史記列傳] 권111.衛將軍驃騎列傳
▶ 衛后兄也 : 위장군표기열전에는 위후가 위청의 누나로 기록되어 있다.
위후는 衛子夫. 武思皇后 衛氏. 漢武帝의 두 번째 황후이다. 미천한 가문 출신이었던 위자부는 漢武帝의 누이 平陽公主의 집 歌女였는데 漢武帝의 눈에 띄어 후궁이 되었다. <사기 세가 권 49. 외척세가>
▶ 余吾水 : 강 이름.
▶ 東郭先生 : 인명. 東郭은 성곽 동쪽에 사는 사람이라는 뜻. 위장군표기열전에는 산동사람인 寧乘으로 기록되어 있다.
▶ 方士 : 신선의 술법을 닦는 사람.
▶ 待詔 : 관리로 임명되기 위하여 황제의 명령을 기다리다.
▶ 遮 : 가로막다.
▶ 白事 : 사유를 말하다.
將軍止車前,東郭先生旁車言曰:
장군이 수레를 멈추고 앞으로 오게 하니, 동곽선생이 수레 곁으로 와서 말하였다.
「王夫人新得幸於上,家貧。
“王夫人이 새로이 황제께 총애를 받고 있으나 집이 가난합니다.
今將軍得金千斤,誠以其半賜王夫人之親,人主聞之必喜。
지금 장군께서 황금 1천 근을 하사받으셨으니 만약 그 절반을 왕부인의 부모에게 주시면 황제께서 듣고 틀림없이 기뻐하실 터입니다.
此所謂奇策便計也。」
이것이 소위 ‘교묘하고 편리한 계책’입니다.”
▶ 王夫人 : 漢武帝의 寵姬. 齊 懷王 劉閎을 낳았다.
▶ 誠以其半賜王夫人之親 : 위장군표기열전에는 寧乘이 위청에게 권유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사기 권111 衛將軍驃騎列傳>
▶ 誠 : 만약.
▶ 親 : 부모를 말한다.
▶ 奇策便計 : 교묘하고 편리한 계책.
衛將軍謝之曰:
「先生幸告之以便計,請奉教。」
위장군이 감사하며 말하였다.
“선생께서 다행히 편리한 계책을 알려주셨으니 가르침을 받들겠습니다.”
於是衛將軍乃以五百金為王夫人之親壽。
이에 위장군이 황금 500근으로써 왕부인의 부모에게 축수하였다.
王夫人以聞武帝。
왕부인은 이것을 무제에게 말하였다.
帝曰:
「大將軍不知為此。」
황제가 말하였다.
“대장군은 그렇게 할 줄 모르오.”
問之安所受計策,對曰:
「受之待詔者東郭先生。」
누구에게 계책을 받았는지 물으니 위청이 말하였다.
“황제의 명을 기다리고 있던 동곽선생에게서 얻었습니다.”
詔召東郭先生,拜以為郡都尉。
황제가 詔書로 동곽선생을 불러 郡의 都尉에 임명하였다.
東郭先生久待詔公車,貧困饑寒,衣敝,履不完。
동곽선생이 공거부에서 오랫동안 조서를 기다리는 바람에, 빈곤하여 굶주림과 추위를 겪었고, 옷은 해지고 신발도 온전하지 못하였다.
行雪中,履有上無下,足盡踐地。
눈 속을 걸어감에 신발에 위는 있어도 바닥이 없어 발바닥이 모두 땅을 밟았다.
道中人笑之,東郭先生應之曰:
「誰能履行雪中,令人視之,其上履也,其履下處乃似人足者乎?」
길 가던 사람이 비웃자 동곽선생이 응답하였다.
“누가 신을 신고 눈 속을 감에, 남이 보기에 위는 신발이고 아래는 사람의 발과 비슷하게 할 수 있겠소?”
及其拜為二千石,佩青緺出宮門,行謝主人。
2천 석의 관리에 임명되어 푸른 색 印綬를 차고 宮門을 나가서 숙소의 주인에게 감사하였다.
▶ 幸 : 다행히.
▶ 安所 : 어디에서.
▶ 履行 : 구멍 난 신발을 신고 길을 가다.
▶ 青緺 : 푸른색의 인끈. 벼슬의 등급을 나타내는 관인을 몸에 차기 위한 끈.
故所以同官待詔者,等比祖道於都門外。
예전에 동료로서 조서를 기다리던 자들이 도성 문밖에 늘어서서 송별연을 베풀었다.
榮華道路,立名當世。
영화가 도로에 빛났고 당대에 이름을 떨쳤다.
此所謂衣褐懷寶者也。
이것이 소위 ‘남루한 옷을 입고 보물을 품은 사람’이다.
當其貧困時,人莫省視;
至其貴也,乃爭附之。
그가 빈곤하였을 때 거들떠보는 사람이 없더니,
그가 귀하게 되자 앞을 다투어 그를 따랐다.
諺曰:
「相馬失之瘦,相士失之貧。」
其此之謂邪?
속담에 이르기를
“馬을 감정함에 말이 여윔에서 실수하고, 선비를 감정함에 선비의 빈궁에서 실수한다.”라고 하더니 이것을 이름일 터이다.
▶ 等比 : 정렬하다.
▶ 祖道 : 멀리 떠나는 자를 송별하는 연회. 일설에는 옛날의 黃帝의 아들 누조라는 이가 여행 중에 죽었으므로 후세 사람이 그를 도로의 신으로서 제사 지내고 그의 이름 한자를 따서 송별하는 제사의 이름으로 하였다고도 한다.
▶ 人莫省視 : 사람들이 거들떠보지 않다. 省視는 거들떠보다. 살펴보다.
▶ 相馬失之瘦,相士失之貧 : 말을 살필 때 그 말이 여위었다고 하여 천리마임을 몰라보고 놓치게 되고, 선비를 볼 때는 가난 탓으로 초라하게 보이므로 賢士인 줄을 몰라보게 된다. 즉, 외모가 초라하거나 가난하면 기회를 잃을 수도 있다는 뜻.
<王夫人>
王夫人病甚,人主至自往問之曰:
「子當為王,欲安所置之?」
왕부인의 병이 심하여 황제가 몸소 가서 문병하였다.
“아들을 마땅히 왕으로 삼아야겠는데 어느 곳에 배치하기를 바라는가?”
對曰:
「願居洛陽。」
왕부인이 대답하였다.
“낙양에 있도록 하여 주십시오.”
人主曰:
「不可。
洛陽有武庫、敖倉,當關口,天下咽喉。
황제가 말하였다.
“안 되오.
낙양에는 무기고와 식량 창고가 있고 관문 입구라 천하의 목구멍과 같은 곳이오.
自先帝以來,傳不為置王。
先帝 때부터 전해오기를 왕을 두지 않소.
然關東國莫大於齊,可以為齊王。」
그러나 關東의 나라에 齊보다 큰 것은 없으니 齊王으로 삼으면 되겠소.”
王夫人以手擊頭,呼「幸甚」。
왕부인은 손으로 머리를 두드리며 외쳤다.
“크나큰 행운입니다.”
王夫人死,號曰「齊王太后薨」。
왕부인이 죽자
“齊王의 태후께서 돌아가셨다.”라고 하였다.
▶ 王夫人 : 漢武帝의 寵姬. 齊 懷王 劉閎을 낳았다.
▶ 置 : 배치하다.
▶ 敖倉 : 秦과 漢 시대 국가의 곡물창고가 있던 곳.
▶ 傳 : 전해오다.
<淳于髡>
昔者,齊王使淳于髡獻鵠於楚。
옛날 齊王이 순우곤을 사신으로 보내 고니를 楚王에게 바쳤다.
出邑門,道飛其鵠,徒揭空籠,造詐成辭,往見楚王曰:
순우곤은 도성 문을 나서자 길에서 고니를 날려 보내고 빈 새장만 든 채 그럴듯한 말을 꾸미고 楚로 가서 楚왕을 뵙고 말하였다.
「齊王使臣來獻鵠,過於水上,不忍鵠之渴,出而飲之,去我飛亡。
“齊王께서 신을 보내어 고니를 바치라고 하셨는데, 물가를 지나다가 고니의 목마름을 차마 보지 못하여 꺼내어 물을 마시게 했더니 저를 떠나 날아갔습니다.
吾欲刺腹絞頸而死。
저는 배를 찌르거나 목을 매어 죽으려 하였습니다.
恐人之議吾王以鳥獸之故令士自傷殺也。
사람들이 저의 왕이 새 때문에 선비가 자살하게 만들었다고 비웃을까 걱정되었습니다.
鵠,毛物,多相類者,吾欲買而代之,是不信而欺吾王也。
고니는 털을 가진 생물로 비슷한 것이 많으매, 제가 사서 대신하려 하였으나 이것은 신의가 없는 행위로 우리 왕을 속이는 짓입니다.
欲赴佗國奔亡,痛吾兩主使不通。
다른 나라로 도망가려 하였지만 두 나라 군주께서 앞으로 사신의 왕래를 끊을까 봐 가슴이 아팠습니다.
故來服過,叩頭受罪大王。」
그래서 와서 잘못을 자백하고 머리를 조아려 대왕께 벌을 받으려 합니다.”
楚王曰:
「善,齊王有信士若此哉!」
楚王이 말하였다.
“훌륭하구나. 齊王에게 이렇게 신의 있는 선비가 있다니!”
厚賜之,財倍鵠在也。
楚왕이 순우곤에게 후한 예물을 내리니, 재물이 고니가 있을 경우보다 배나 되었다.
▶ 淳于髡 : 익살과 다변으로 유명하였던 전국시대 齊의 변론가이며 滑稽를 잘하여 여러 차례 제후에게 사신으로 갔으나 굴욕을 당하지 않았다. 齊威王을 설득하여 따르게 하고, 齊 주변의 제후가 齊를 침략하자 기지로 이를 막아냈다. 이 편 제일 처음에 언급된 인물이다.
▶ 鵠 : 고니.
▶ 邑門 : 도성 문.
▶ 徒揭空籠 : 단지 빈 새장을 들다. 徒는 단지.
▶ 議 : 비웃다. 조롱하다.
▶ 佗 : 他와 통한다.
▶ 受罪 : 죄에 대한 형벌을 받다.
<王先生>
武帝時,徵北海太守詣行在所。
무제 때 北海 태수를 불러 황제가 행차한 장소로 오게 하였다.
有文學卒史王先生者,自請與太守俱,「吾有益於君」,君許之。
문서를 담당하는 관리인 왕선생이라는 자가 태수와 함께 가기를 자청하며
“제가 태수에게 유익할 터입니다.”라고 하여 태수가 허락하였다.
諸府掾功曹白云:
「王先生嗜酒,多言少實,恐不可與俱。」
태수부의 관리와 功曹가 아뢰었다.
“왕선생은 술을 좋아하고 말은 많고 실속이 없어 아마도 함께 가서는 안 되겠습니다.”
太守曰:
「先生意欲行,不可逆。」 遂與俱。
태수가 말하기를,
“선생이 가겠다고 하니 거스르지 못한다.”하고 함께 갔다.
行至宮下,待詔宮府門。
궁에 이르러 궁부의 문밖에서 황제의 명령을 기다렸다.
王先生徒懷錢沽酒,與衛卒仆射飲,日醉,不視其太守。
왕선생이 지니고 있던 돈으로 술을 사서 衛兵의 우두머리와 함께 마시며 날마다 취할 뿐, 자신의 태수는 만나지도 않았다.
太守入跪拜。
태수가 행재소로 들어가서 황제께 무릎을 끓고 인사를 드렸다.
王先生謂戶郎曰:
「幸為我呼吾君至門內遙語。」
왕선생이 문지기에게 말하였다.
“나 대신 우리 태수를 불러 문에서 멀리 떨어져서 말하게 해주시오.”
戶郎為呼太守。
문지기가 태수를 불렀다.
太守來,望見王先生。
태수가 와서 왕선생을 바라보았다.
王先生曰:
「天子即問君何以治北海令無盜賊,君對曰何哉?」
왕선생이 말하였다.
“천자께서 태수께 묻기를 어떻게 북해를 다스렸기에 도적이 없게 하였느냐 하시면, 태수께서는 무엇이라 대답하시겠습니까?”
對曰:
「選擇賢材,各任之以其能,賞異等,罰不肖。」
태수가 대답하였다.
“‘현명한 인재를 뽑아 각자의 능력에 따라 일을 맡겼으며, 상의 등급을 달리하고 현명하지 못한 자들을 벌하였습니다.’라고 말하겠소.”
王先生曰:
왕선생이 말하였다.
「對如是,是自譽自伐功,不可也。
“그렇게 대답하시면 자신을 칭찬하고 자신의 공로를 자랑함이매 안 됩니다.
願君對言,非臣之力,盡陛下神靈威武所變化也。」
태수께서 말씀하시기를 ‘신의 힘이 아니라 모두 폐하의 신령함과 威武로 변화시킨 바입니다.’라고 하십시오”.
太守曰:
「諾。」 召入,至于殿下,有詔問之曰:
「何於治北海,令盜賊不起?」
태수가 ‘알았다.’
하고 불려 들어가서 御前에 이르니 황제가 물었다.
“어떻게 북해를 다스렸기에 도적이 일어나지 않게 했는가?”
叩頭對言:
「非臣之力,盡陛下神靈威武之所變化也。」
머리를 조아리며 대답하였다.
“신의 힘이 아니라 모두 폐하의 신령함과 위무가 변화시킨 바입니다.”
武帝大笑,曰:
「於呼!安得長者之語而稱之!
安所受之?」
무제가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
“아아! 그대는 어디에서 長者의 말을 듣고 그렇게 말하는가!
어디에서 들었는가?”
對曰:
「受之文學卒史。」
태수가 대답하였다.
“문학졸사에게서 들었습니다.”
帝曰:
「今安在?」
황제가 말하였다.
“지금 어디 있는가?”
對曰:
「在宮府門外。」
태수가 대답하였다.
“궁부의 문밖에 있습니다.”
有詔召拜王先生為水衡丞,以北海太守為水衡都尉。
황제가 조서를 내려 왕선생을 불러 水衡丞에 임명하고, 북해태수는 水衡都尉로 임명하였다.
傳曰:
「美言可以市,尊行可以加人。
君子相送以言,小人相送以財。」
전해 오는 말에 이르기를,
“아름다운 말은 남에게 팔 수 있으며, 높은 행실은 남에게 베풀 수 있다.
군자는 서로 좋은 말로 선사하고, 소인은 서로 재물로 선사한다.”라고 하였다.
▶ 徵 : 부르다.
▶ 行在所 : 황제가 지방 순시 때 머무는 처소.
▶ 文学卒史 : 문서를 담당하는 관리
▶ 俱 : 함께 가다.
▶ 府掾功曹 : 태수부에 소속된 관리.
▶ 多言少实 : 사실보다 과장하여 말하다.
▶ 待詔 : 황제의 명령의 기다리다.
▶ 沽酒 : 술을 사다.
▶ 衛卒仆射 : 위병의 우두머리. 仆射는 大臣.
▶ 跪拜 :무릎을 끓고 엎드려 절하다.
▶ 遙語 : 멀리 떨어져서 이야기하다.
▶ 不肖 : 현명하지 않다.
▶ 自誉自伐功 : 자기 자신을 칭찬하고 자기의 공로를 칭찬하다. 伐功은 자기의 공로를 내세워 자랑함. 伐은 자랑하다.
▶ 於乎 : 嗚呼. 감탄사로 ‘아’. ‘어허’.
▶ 長者 : 나이가 많고 덕이 있는 사람.
▶ 水衡 : 漢 때 稅務를 담당하는 관직.
▶ 美言可以市,尊行可以加人。: 아름다운 말은 남에게 팔 수 있으며, 높은 행실은 남에게 베풀 수 있다. 즉, 道에서 나온 아름다운 말은 이익을 줄 수 있고 고상한 행동은 남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는 뜻. <老子 道德經 62>
▶ 君子相送以言,小人相送以財. : 군자는 서로 좋은 말로 선사하고, 소인은 서로 재물로 선사한다. 즉, 군자는 남에게 주는 것을 언어로 하고, 서인은 남에게 주는 것을 재물로써 한다는 뜻.(“君子贈人以言,庶人贈人以財.”) <荀子 大略 79>
<西門豹>
文侯時,西門豹為鄴令。
魏文侯 때 西門豹가 鄴의 현령이 되었다.
豹往到鄴,會長老,問之民所疾苦。
西門豹가 업현에 부임하여 長老들을 불러놓고 백성의 괴로움이 무엇인가 물었다.
長老曰:
「苦為河伯娶婦,以故貧。」
장로가 말하였다.
“河伯이 아내를 취하는 일로 괴로움을 당하고 있으며 그 때문에 가난합니다.”
豹問其故,對曰:
西門豹가 그 까닭을 묻자 대답하였다.
「鄴三老、廷掾常歲賦斂百姓,收取其錢得數百萬,用其二三十萬為河伯娶婦,與祝巫共分其餘錢持歸。
“鄴의 三老와 아전이 해마다 백성에게 세금을 부과함에, 수백만 전을 거두고 그중에서 하백의 娶妻를 위하여 20~30만 전을 쓰고, 그 나머지 돈을 무당들과 나누어서 가지고 돌아갑니다.
當其時,巫行視小家女好者,云是當為河伯婦,即娉取。
그 시기가 되면 무당이 돌아다니면서 어려운 집안의 딸로서 아름다운 처녀를 보면
‘이 처녀가 하백의 아내가 되어야 한다.’라고 말하고 즉시 폐백을 주고 데려갑니다.
洗沐之,為治新繒綺縠衣,閒居齋戒;
為治齋宮河上,張緹絳帷,女居其中。
처녀를 목욕시키고 새로 비단옷들을 지어 입히고 홀로 머물게 하며 재계시킵니다.
齋宮을 물가에 짓고 붉은 장막을 치고 처녀를 그 안에 머물게 합니다.
為具牛酒飯食,行十餘日。
쇠고기와 술과 밥을 갖추어 먹이고 10여 일을 보냅니다.
▶ 魏文侯 : 전국시대 魏의 초대 제후이다. 성은 姬, 씨는 魏, 이름은 '斯', 또는 '都'이다. 李悝·吳起·樂羊·西門豹 등 인재를 등용하였고, 魏를 전국시대 최초로 패국으로 만들었다.
▶ 西門豹 : 전국시대의 魏 정치가. 12개의 수로를 파서 논으로 강물을 끌어들이는 관개사업을 하여, 농업생산 증대에 이바지하였다. 또 그 고장 사람들이 해마다 미녀를 골라 강물에 던지는 폐습을 일소하였다.
▶ 鄴 : 河北省 臨漳縣 서쪽.
▶ 疾苦 : 고통. 괴로움.
▶ 河伯 : 황하의 神.
▶ 三老 : 백성의 교화를 담당하는 鄉官.
▶ 廷掾 : 아전.
▶ 常歲 : 매년.
▶ 賦斂 : 세금을 부과하여 거둠.
▶ 祝巫 : 무당.
▶ 行視 : 순시하다.
▶ 小家女 : 빈곤한 집의 딸.
▶ 娉取 : 폐백을 보내 데려가다.
▶ 繒綺縠衣 : 비단 옷.
▶ 齋戒 : 제사 전에 부정한 일을 멀리하고 심신을 깨끗이 하다.
▶ 治 : 짓다. 建造하다.
▶ 齋宮 : 재계를 위한 집.
▶ 張緹絳帷 : 붉은 장막을 치다. 絳帷는 진홍색의 휘장.
共粉飾之,如嫁女床席,令女居其上,浮之河中。
시기가 되면, 다 같이 물에 뜨는 장비를 마련하되, 시집가는 여자의 이부자리와 방석처럼 만들고 여자를 그 위에 앉힌 뒤 물에 띄워 보냅니다.
始浮,行數十里乃沒。
처음에는 물에 뜨지만, 수십 리를 가면 가라앉습니다.
其人家有好女者,恐大巫祝為河伯取之,以故多持女遠逃亡。
예쁜 딸을 가진 집은 큰 무당이 하백에게 시집보낼까 두려워하매 딸을 데리고 멀리 도망가는 집이 많습니다.
以故城中益空無人,又困貧,所從來久遠矣。
이 때문에 城이 갈수록 비고 사람이 없어 더욱 가난해진 지가 오래되었습니다.
民人俗語曰『即不為河伯娶婦,水來漂沒,溺其人民』云。」
백성의 속담에 이르기를, ‘만약 하백에게 신부감을 바치지 않으면 물이 넘쳐 백성을 빠져 죽일 것이다.’라고 합니다.”
▶ 粉飾 : 장식하다.
▶ 床席 : 이부자리와 방석류.
▶ 又 : 더욱 더.
▶ 即 : 만약.
▶ 俗語 : 속담.
西門豹曰:
「至為河伯娶婦時,願三老、巫祝、父老送女河上,幸來告語之,吾亦往送女。」
西門豹가 말하였다.
“하백을 위하여 신부감을 바침에, 삼로와 무당과 父老가 처녀를 강물에 띄워 보내려 하거든 내게 알리기 바라오. 나도 가서 처녀를 전송할 터이오.”
皆曰:
「諾。」
장로들이 모두 말하였다.
“알겠습니다.”
至其時,西門豹往會之河上。
때가 되어 西門豹가 물가로 가서 그들을 만났다.
三老、官屬、豪長者、裏父老皆會,以人民往觀之者三二千人。
삼로, 아전, 유지들과 마을의 父老가 모두 모였고 구경하러 온 백성까지 합쳐서 2천~3천 명이었다.
其巫,老女子也,已年七十。
무당은 늙은 여자로서 나이가 이미 일흔이었다.
從弟子女十人所,皆衣繒單衣,立大巫后。
따르는 여제자가 10명가량인데 모두 비단의 홑옷을 입고 큰 무당의 뒤에 섰다.
西門豹曰:
「呼河伯婦來,視其好醜。」
西門豹가 말하였다.
“하백의 신부감을 불러오거라. 내가 그가 예쁜지 보겠다.”
即將女出帷中,來至前。
즉시 처녀를 데리고 장막을 나와서 西門豹 앞으로 왔다.
豹視之,顧謂三老、巫祝、父老曰:
「是女子不好,煩大巫嫗為入報河伯,得更求好女,后日送之。」
西門豹가 보더니 삼로, 무당, 부로를 돌아보며 말하였다.
“이 처녀는 예쁘지 않으니 수고스럽겠지만 큰 무당 할멈이 들어가서 하백에게 다시 예쁜 처녀를 구하여 다음에 보내겠다고 보고하여라.”
即使吏卒共抱大巫嫗投之河中。
곧 아전과 군사를 시켜 함께 큰 무당 할멈을 안아서 물에 던졌다.
有頃,曰:
「巫嫗何久也?
弟子趣之!」
조금 있다가 西門豹가 말하였다.
“무당 할멈이 어째서 이렇게 오래 걸리는가?
제자가 재촉하라!”
復以弟子一人投河中。
다시 제자 한 사람을 물에 던졌다.
有頃,曰:
「弟子何久也?
復使一人趣之!」
조금 있다가 말하였다.
“제자는 어째서 이렇게 오래 걸리느냐?
다시 한 사람을 보내 재촉하게 하라!”
復投一弟子河中。凡投三弟子。
또 제자 하나를 물에 던졌다. 모두 제자 3명을 강에 던졌다.
西門豹曰:
「巫嫗弟子是女子也,不能白事,煩三老為入白之。」
西門豹가 말하였다.
“무당과 제자들이 여자라서 사정을 말하지 못하는 듯하니 삼로가 번거롭겠지만 들어가서 알리시오.”
復投三老河中。
다시 삼로를 강물에 던졌다.
西門豹簪筆磬折,向河立待良久。
西門豹가 붓과 같은 비녀를 모자에 꽂고 허리를 굽혀 절을 하면서 물을 향하여 한참을 기다렸다.
長老、吏傍觀者皆驚恐。
장로, 아전, 곁에서 구경하는 사람들이 모두 놀라고 겁을 먹었다.
西門豹顧曰:
「巫嫗、三老不來還,柰之何?」
西門豹는 이들을 돌아보면서 말하였다.
“무당과 삼로가 돌아오지 않으니 이를 어찌하면 좋겠소?”
欲復使廷掾與豪長者一人入趣之。
다시 아전과 고을 유지에게 한 사람씩 들어가서 재촉하라고 하였다.
皆叩頭,叩頭且破,額血流地,色如死灰。
모두 머리를 조아렸는데, 조아리다 머리가 깨지니 이마의 피가 땅에 흐르고 얼굴빛이 꺼진 잿빛이었다.
西門豹曰:
「諾,且留待之須臾。」
西門豹가 말하였다.
“좋다, 우선 멈추고 잠시 기다려 보자.”
須臾,豹曰:
「廷掾起矣。狀河伯留客之久,若皆罷去歸矣。」
잠시 후 西門豹가 말하였다.
“아전들은 일어나라. 하백이 손님을 오래 붙잡고 있는 모양이니 너희들은 모두 마치고 돌아가라.”
鄴吏民大驚恐,從是以後,不敢復言為河伯娶婦。
업현의 아전과 백성이 몹시 놀라고 두려워하며, 이 일 이후로는 감히 다시는 하백을 위하여 신부감을 바치자고 말하지 못하였다.
西門豹即發民鑿十二渠,引河水灌民田,田皆溉。
西門豹가 곧 백성을 징집하여 12개의 도랑을 파서 강물을 끌어다가 백성의 논에 물을 대니 논마다 모두 물이 대어졌다.
當其時,民治渠少煩苦,不欲也。
당시 백성은 도랑을 개통함이 다소 번거롭고 힘들다고 여기고 원하지 않았다.
豹曰:
「民可以樂成,不可與慮始。
今父老子弟雖患苦我,然百歲後期令父老子孫思我言。」
西門豹가 말하였다.
“백성이란 그들과 함께 성취된 일을 즐거워할 뿐이지, 그들과 함께 사업의 시작을 계획해서는 안 된다.
지금 부로와 자제가 비록 나를 증오하겠지만, 100년 후를 기약하며 부로와 자손에게 내 말을 생각하게 하라.”
▶ 幸 : 바라다.
▶ 官屬 : 하급 관리. 지방 관청의 아전.
▶ 豪長者 : 지방 유지.
▶ 裏父老 : 동네에서 나이가 많은 어른.
▶ 以人民往觀之者三二千人 : 以는 전치사로서 與와 같은 용법으로 쓰인다. “…와 함께” “…에게”
후대에 들어 이러한 용법은 극소화되었다.
¶ 天下有變, 王割漢中以楚和. 《戰國策 周策》
○ 천하에 변고가 생기면, 왕께서는 한중 땅을 떼어주고 초나라와 강화하십시오.
¶ 陛下起布衣, 以此屬取天下. 《史記 留侯世家》
○ 폐하께서는 포의로 일어나서, 이러한 사람들과 함께 천하를 얻으셨습니다. <허사 以 참조>
▶ 所 : 가량.
▶ 繒單衣 : 비단으로 만든 홑옷.
▶ 是 : 此.
▶ 嫗 : 할머니.
▶ 趣 : 促과 통용되어 재촉하다.
▶ 凡 : 모두. 전부.
▶ 白事 : 사정을 말하다.
▶ 煩 : 번거롭다.
▶ 簪筆 : 모자에 붓과 유사한 비녀를 꽂다.
▶ 磬折 : 石磬처럼 허리를 굽혀 공경하는 모습을 보이다.
▶ 且 : 잠시. 우선
▶ 須臾 : 잠시.
▶ 若 : 너. 너희들.
▶ 發民 : 백성을 징집하다.
▶ 灌 : 관개. 물을 대다.
▶ 渠 : 도랑.
▶ 少 : 다소
▶ 患苦 : 증오하다.
▶ 期 : 바라다.
至今皆得水利,民人以給足富。
지금까지도 모두 이 水利를 얻으매 백성이 이것 때문에 물자의 공급이 풍부하여 졌다.
十二渠經絕馳道,到漢之立,而長吏以為十二渠橋絕馳道,相比近,不可。
12개의 도랑이 馳道를 가로지르고 있는데, 漢이 건립되자, 지방의 수장이 12개 도랑의 다리가 馳道를 끊으며 서로 가까이 있으니, 안 된다고 여겼다.
欲合渠水,且至馳道合三渠為一橋。
도랑의 물을 합치고 또 馳道에 이르는 세 도랑을 합쳐 하나의 다리로 만들고자 하였다.
鄴民人父老不肯聽長吏,以為西門君所為也,賢君之法式不可更也。
그러자 업현의 백성, 부로가 長吏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으니, 西門豹 어른이 하신 일이매 어진 어른의 법도는 고쳐서는 안 된다고 여긴 것이다.
長吏終聽置之。
長吏도 결국 그 주장을 받아들여 본래대로 두었다.
故西門豹為鄴令,名聞天下,澤流後世,無絕已時,幾可謂非賢大夫哉!
그리하여 西門豹는 업의 현령이 되어 이름을 천하에 떨치고, 은택이 후세에 流傳하며 끊어져 끝난 적이 없으니, 어찌 어진 대부가 아니라고 이를 수 있겠는가!
▶ 經絕 : 횡단하다. 절단하다.
▶ 馳道 : 황제가 다니는 길.
▶ 長吏 : 고을 수령.
▶ 比近 : 접근하다.
▶ 法式 : 법도.
▶ 置 : 내버려두다. 포기하다.
▶ 幾 : 어찌.
傳曰:
「子產治鄭,民不能欺;
子賤治單父,民不忍欺;
西門豹治鄴,民不敢欺。」
古書에 일렀다.
“子産이 鄭을 다스리자 백성이 그를 속일 수 없었고,
子賤이 單父를 다스리자 백성이 차마 그를 속이지 못하였고,
西門豹가 업현을 다스리자 백성이 감히 그를 속이지 못하였다.”
三子之才能誰最賢哉?
세 사람의 재능에 누가 가장 뛰어날까?
辨治者當能別之。
治道를 아는 자는 마땅히 분별할 수 있을 터이다.
▶ 子產治鄭 : 鄭子産의 姓은 公孫, 이름은 僑, 字는 子産이다. 鄭의 현명한 大夫로 春秋時代 후기의 뛰어난 정치가이다. 子産이 정사를 맡게 되자 竹刑이라고 하는 刑法을 만들었다.<사기 권119. 순리열전>
▶ 子賤治單父 : 宓不齊. 춘추시대 말기 魯 사람. 성은 宓이고, 이름은 不齊며, 자는 子賤이다. 孔子의 제자로 30살 年下이며 單父(지금의 山東省 單縣)의 수령을 지냈는데 백성이 그를 몹시 존경하였다. 그가 스승 공자에게 자신의 정치를 이야기하자 공자는 복부제는 더 큰 지방도 다스릴 수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사기 권67. 중니제자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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