史記/世家

世家41-越王句踐世家(월왕구천세가)

耽古樓主 2023. 6. 24. 06:13

이篇은 30세가 중 열한 번째 편으로 周나라의 제후국인 越의 흥망과정 중 越王 句踐에 대한 기록이다.
越은 無余가 周왕실로부터 책봉 받은 국가로 저장성 북부에 본거지를 두고 江蘇省까지 진출했던 제후국이다. 몸에 문신을 하고 단발을 하였으며 漢族과는 다른 東南夷系 민족국가로 기원전6세기 句踐의 아버지 允常 때 楚의 원조를 받고 강대해졌고 吳와 항쟁을 벌였으며, 윤상의 아들 句踐은 오왕 夫差에게 會稽山에서 패하고 한때 은인자중하고 있었으나 부차가 북진한 틈을 타서 吳를 공격해서 멸망시킨 뒤에 북진하여 중원을 제패하였다. 그 후 쇠퇴하여 기원전334년에 楚에게 멸망하였다.
사마천은 太史公自序에서
“少康의 아들 無餘는 남해의 바닷가로 가서 몸에 문신을 하고 머리는 짧게 잘랐으며, 물가에서 큰 자라와 악어와 더불어 살았으며, 封山과 禺山을 지키며 禹임금의 제사를 받들었다. 句踐은 부차에게 치욕을 당한 뒤 文宗과 范蠡를 중용하였다. 구천이 蠻夷들과 있으면서 그 덕을 쌓아 강대한 吳를 멸망시키고 주 왕실을 받든 것을 칭찬하여 제11편 ‘越王句踐世家’를 지었다. ”
라고 하였다.

 

越王句踐,其先禹之苗裔,而夏后帝少康之庶子也。
越王 句踐의 선조는 임금의 후예로 夏后帝 少康의 서자였다.

封於會稽,以奉守禹之祀。
그의 선조는 會稽에 봉해져 우임금의 제사를 받들었다.

文身斷發,披草萊而邑焉。
문신을 하고 단발을 하였으며수풀을 제거하고 성읍을 만들었다.

後二十餘世,至於允常。
그 후 20여 가 지나 允常에 이르렀다.

允常之時,與吳王闔廬戰而相怨伐。
윤상 때 吳王 闔廬와 싸워 서로 원한을 품고 공격하게 되었다.

允常卒,子句踐立,是為越王。
윤상이 죽고 아들 句踐이 즉위하니 그가 越王이다.

句践: 춘추전국시대 후기의 군주로 允常의 아들이다. 책사 범려의 뒷받침으로 당시 화남에서 강세를 자랑하고 있던 를 멸망시켰다. 춘추오패의 한 사람이다.

▶ 禹之苗裔: 夏나라를 세운 禹임금의 후대 자손. 苗裔는 후예. 후대의 자손.
▶ 帝少康: 夏나라의 제6대 왕. 少康帝, 少康王. 姓은 姒, 氏는 夏后이다.
▶ 夏后帝少康之庶子: 越의 시조인 無餘. 夏나라 때 사람으로 小康帝의 庶子이다. 소강제가 禹임금의 자취가 끊겨 종묘제사가 끊길까 염려하여 그를 會稽에 봉하였다.
▶ 文身斷發: 고대 吳越 일대의 풍속. 몸에 문신을 하고 머리를 짧게 잘랐다.
▶ 世: 代.
▶ 允常: 越 제33대 군주로 夫譚의 둘째 아들이며, 越의 제35대 군주 句踐의 아버지이다.
▶ 吳王 闔廬: 제번의 아들인 공자 광이 자객 전제에게 오왕 요를 시해하게 하여 오왕에 즉위하여 오왕 합려가 되었다. 오왕 합려는 楚와 전쟁을 하며, 越과 전쟁 중 부상으로 죽음에 이르게 된다. 이에 아들 부차가 왕위를 이었다.

元年吳王闔廬聞允常死乃興師伐越
월왕 구천 원년(기원전496)에 오왕 합려는 윤상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군대를 일으켜 를 공격하였다.

越王句踐使死士挑戰三行至吳陳呼而自剄
월왕 구천은 결사대로 맞서 싸우게 했는데,  部隊 의 진영에 이르러 고함을 지르며 스스로 목을 베어 죽었다.

吳師觀之越因襲擊吳師吳師敗於檇李射傷吳王闔廬
吳軍이 이를 구경하는 사이  吳軍를 습격하니 吳軍 檇李에서 패하고, 오왕 합려에게 활을 쏘아 부상을 입혔다.

闔廬且死告其子夫差曰
必毋忘越。」
합려가 죽음을 앞두고 그 아들 夫差에게 일렀다.
를 절대 잊지 말아라!”

▶ 死士: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사.
▶ 三行: 죄인들로 편성된 세 小隊를 말한다. 월왕 句踐은 죄가 있어 응당 죽을 자들로써 따로 三行(세小隊)을 편성한 것이다.
‘구천은 죄인 三行으로 하여금 검을 목에 대고서 오군 앞으로 가서
“두 나라 임금께서 작전하시는데, 우리들은 군령을 범하여 군주의 행진 앞에서 민첩하지 못하였습니다. 형벌을 피할 수 없으니 감히 죽겠습니다.”

라고 하고 스스로 목을 베어 죽게 하니, 오군이 이를 괴상히 여겨 주목하자, 越은 그 틈을 이용해 공격하여 오군을 대패시켰다.’ <춘추좌씨전 魯定公 14기원전496년>
▶ 檇李: 지명. 지금의 절강성 가흥시 남쪽.

三年句踐聞吳王夫差日夜勒兵且以報越越欲先吳未發往伐之
구천3(기원전494), 구천은 오왕 부차가 밤낮으로 병사를 훈련시켜 에 보복하려 한다는 소식을 듣고  가 나서기 전에 먼저 를 공격하려 하였다.

范蠡諫曰
不可
臣聞兵者凶器也戰者逆德也爭者事之末也
陰謀逆德好用凶器試身於所末上帝禁之行者不利。」
范蠡가 간언하였다.
안 됩니다.
신이 듣기에 무기는 흉기이며, 전쟁은 덕을 거스르는 일이며, 싸움은 모든 일의 맨 마지막입니다.
음모로 덕을 거스르고, 흉기를 즐겨 사용하며 자신의 몸을 전쟁에 참여시키는 것은 상제께서 금할 뿐만 아니라 행하는 자에게도 불리합니다. ”

▶ 勒兵: 군사의 대오를 정돈하고 점검함. 勒은 통솔하다.
▶ 范蠡: 춘추시대 말기의 정치가. 越왕 구천을 섬겼으며 吳를 멸망시킨 공신이었다. 이후 吳를 떠나 齊로 가 재상에 올랐다.
▶ 兵: 무기.

 

越王曰
吾已決之矣。」遂興師
월왕은 내가 이미 결심하였다. ”라고 하면서 군대를 일으켰다.

吳王聞之悉發精兵擊越敗之夫椒
오왕이 이를 듣고 정예병을 모두 동원하여 를 공격하여 夫椒에서 패퇴시켰다.

越王乃以餘兵五千人保棲於會稽
월왕은 남은 병사 5천 명을 수습하여 會稽山으로 후퇴하여 수비에 들어갔다.

吳王追而圍之
오왕은 추격하여 회계산을 에워쌌다.

▶ 夫椒: 산 이름.
▶ 會稽山: 지금의 浙江省 紹興縣에 있는 산.
▶ 保棲: 후퇴하여 수비하다.

 

越王謂范蠡曰
以不聽子故至於此為之柰何?」
월왕이 범려에게 말하였다.
그대 말을 듣지 않아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어찌 해야 되겠소?”

蠡對曰
持滿者與天定傾者與人節事者以地
卑辭厚禮以遺之不許而身與之市。」
범려가 대답하였다.
가득 찬 것이 지속되려면 하늘이 도와야 하고, 기운 것을 바로 세우려면 사람들이 도와야 하며, 일에 절제가 있음은 땅이 도와야 합니다.
자신을 낮추는 말과 넉넉한 예물을 보내되, 허락하지 않으면 몸으로라도 거래하여야 합니다. ”

句踐曰
。」
구천이 말하였다.
좋소. ”

乃令大夫種行成於吳膝行頓首曰
君王亡臣句踐使陪臣種敢告下執事
句踐請為臣妻為妾。」
대부 文種에게 로 가서 화친을 청하도록 명하자, 문종이 오왕 부차에게 가서 무릎으로 기어가서 머리를 조아리며 말하였다.
군왕의 망국의 신하 구천이 제후의 신하 文種을 보내 오왕께 감히 아뢰기를 구천은 신하가 되고, 처는 첩이 되기를 청합니다. ’라고 하였습니다. ”

吳王將許之
오왕 부차가 이를 허락하려 하였다.

子胥言於吳王曰
天以越賜吳勿許也。」
伍子胥가 오왕에게 말하였다.
하늘이  에게 주시려는데 허락해서는 안 됩니다. ”

▶ 卑辭: 겸손한 말.
▶ 卑辭厚禮: 말을 공손히 하고 예를 후하게 하다.
▶ 市: 거래하다.
▶ 行成: 화친을 청하다.
▶ 大夫種:文種. 춘추시대 越의 관료 겸 정치가로, 字는 子禽이다. 범려와 함께 구천을 보좌하여 吳를 멸망시키는 데 크게 공헌하였으나, 越의 승상을 지내다가 기원전472년 구천왕에게 모반 혐의를 의심받아 노여움을 사기 직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 膝行頓首: 무릎을 꿇고 나아가 머리를 조아리다.
▶ 陪臣: 제후의 신하가 天子에 대해 자신을 일컫는 말이다.
▶ 執事: 官員. 오왕을 높이고 구천을 낮추어 부른 표현이다.

 

種還,以報句踐。
문종이 돌아와 구천에게 보고하였다.

句踐欲殺妻子,燔寶器,觸戰以死。
구천은 처자식을 죽이고 보물을 불태우고 죽음으로 맞서 싸우려 하였다.

種止句踐曰:
「夫吳太宰嚭貪,可誘以利,請閒行言之。」
문종이 구천을 말리며 말하였다.
 太宰 伯嚭는 탐욕스러워 이익으로 그를 유혹할 수 있으니, 몰래 가서 이를 알리도록 하십시오. ”

於是句踐以美女寶器令種閒獻吳太宰嚭。
이에 구천은 문종에 명하여 미녀와 보물을 몰래  태재 백비에게 바쳤다.

嚭受,乃見大夫種於吳王。
백비가 이를 받고 대부 문종에게 오왕을 만나게 하였다.

種頓首言曰:
「願大王赦句踐之罪,盡入其寶器。
不幸不赦,句踐將盡殺其妻子,燔其寶器,悉五千人觸戰,必有當也。」
문종이 머리를 조아리며 말하였다.
원하옵건대 대왕께서 구천의 죄를 용서하시고, 그의 보물을 다 거두어주시기 바랍니다.
불행하게도 용서하지 않으신다면, 구천은 그의 처자식을 다 죽이고 보물을 불태운 다음 5천 명을 모두 동원하여 죽기로 싸울 터이니 대왕께서도 분명 상당한 대가를 치르실 터입니다. ”

▶ 觸戰: 죽음으로 맞서 싸우다.
▶ 太宰嚭: 伯嚭. 춘추시대 말기 楚 사람. 자는 子餘다. 帛喜 또는 白喜로도 쓰인다. 楚 大夫伯州犁의 손자다. 간신 費無忌가 모함하여 아버지인 백극완을 영윤 囊瓦에게 그의 일가족과 함께 살해하게 하여 吳로 망명하였다. 오왕 부차는 백비를 정경으로 임명하였다.
▶ 閒行: 암암리에 행동하다.

 

嚭因說吳王曰:
「越以服為臣,若將赦之,此國之利也。」
백비가 이어 오왕에게 권하였다.
이 항복하여 신하가 되었으니 용서하시면 이것은 나라의 이익입니다. ”

吳王將許之。
오왕이 이를 받아들이려 하였다.

子胥進諫曰:
「今不滅越,後必悔之。
句踐賢君,種、蠡良臣,若反國,將為亂。」
오자서가 나서며 간하였다.
지금 를 멸망시키지 않으면 훗날 틀림없이 후회할 터입니다.
구천은 현명한 군주이고 문종과 범려는 좋은 신하들이니, 만약 저들을 나라로 돌려보내면 장차 난이 일어납니다. ”

吳王弗聽,卒赦越,罷兵而歸。
오왕은 듣지 않고 끝내 를 용서하고 철군하여 돌아갔다.

▶ 反國: 越로 돌려보내다. 反은返과 같다.

 

句踐之困會稽也,喟然嘆曰:
「吾終於此乎?」
구천이 회계산에서 곤경에 빠졌을 때 한숨을 쉬면서 탄식하였다.
나는 여기서 끝나는 것인가?”

種曰:
「湯系夏臺,文王囚羑里,晉重耳奔翟,齊小白奔莒,其卒王霸。
由是觀之,何遽不為福乎?」
文宗이 말하였다.
임금은 夏臺에 구금되었고, 文王 羑里에 갇혔으며,  重耳 으로 달아났고, 齊 小白 로 달아났으나 끝내 霸王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볼 때 지금의 상황이 어찌 복이 되지 않는다고 하겠습니까?”

▶ 文種: 춘추시대 越의 관료 겸 정치가로, 字는 子禽이다.
▶ 喟然: 한숨을 쉬며 서글프게 탄식함.
▶ 湯系夏臺: 상나라의 탕임금이 하나라 걸왕에게 均台에서 구금당하였다. 夏台는 鈞臺, 均台라고도 한다.
▶ 文王囚羑里: 周文王 姬昌은 상나라 紂王에 의해 羑里에 있는 감옥에 갇혔다.
▶ 晉重耳奔翟: 晋文公 重耳는 일찍이 그의 아버지의 박해로 翟으로 달아났다가 19년간 망명하였다.
▶ 齊小白奔莒: 齊桓公(: 小白)은 내란이 일어나 莒로 달아났다.
▶ 何遽: 어찌.

 

吳既赦越越王句踐反國乃苦身焦思置膽於坐坐臥即仰膽飲食亦嘗膽也
 를 용서하자, 월왕 구천은 환국하여 몸과 마음을 고통스럽게 했는데, 자리에 쓸개를 두고 앉으나 누우나 쓸개를 올려다보았고, 음식을 먹을 때도 쓸개를 맛보았다.


女忘會稽之恥邪?」
자신에게 말하였다.
네가 회계의 치욕을 잊었는가?”

身自耕作夫人自織食不加肉衣不重采折節下賢人厚遇賓客振貧弔死與百姓同其勞
몸소 농사를 짓고 부인은 옷감을 짰으며, 먹을 때 고기반찬을 먹지 않았고, 옷은 색깔 있는 것을 입지 않았으며, 신분을 낮추고 유능한 인재를 존경하고, 빈객을 후하게 접대하고, 가난한 사람을 구제하고 죽은 자를 조문하면서 백성들과 힘든 일을 함께 하였다.

▶ 臥薪嘗膽: ‘장작 위에서 잠자고 쓸개를 핥는다.’ 즉,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어떤 고난도 이겨낸다는 뜻이다.
吳王 闔閭의 아들 夫差가 아버지를 죽게 한 越왕 句踐에 대한 원한으로 섶나무를 깔아 놓고 그 위에서 자면서 복수를 다짐한 것을 臥薪이라 하며, 越 왕 구천이 吳 부차에게 회계산에서 패하고 越로 돌아와 쓸개를 놓아두고 그 맛을 핥으며 복수를 다짐한 것을 嘗膽이라 하여 臥薪嘗膽이라는 고사로 인용되었다.
▶ 女: 너.
▶ 重采: 두 가지 이상의 색깔.
▶ 折節: 자신의 신분을 낮추다.
▶ 下賢人: 자기 자신을 굽히고 현인들을 존경하다.
▶ 振貧: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하다. 振은 賑과 같다.

 

欲使范蠡治國政,蠡對曰:
「兵甲之事,種不如蠡;填撫國家,親附百姓,蠡不如種。」
월왕 구천이 범려에게 국정을 맡기려 하자 범려가 대답하였다.
군대 일이라면 문종이 범려만 못합니다만 나라를 안정시키고 백성을 따르게 하는 일이라면 범려가 문종만 못합니다. ”

於是舉國政屬大夫種,而使范蠡與大夫柘稽行成,為質於吳。
이에 국정을 대부 문종에게 맡기고 범려와 대부 柘稽를 보내 화친을 요청하며 에 인질로 남게 하였다.

二歲而吳歸蠡。
2년 뒤 는 범려를 돌려보냈다.

▶ 填撫: 안정시키다. 填은 진정할 ‘진’. 填은 鎭과 같다.
▶ 親附百姓: 백성들과 친밀하며 백성들이 따르다.
▶ 屬: 囑과 같으며 ‘부탁하다’는 뜻.
▶ 柘稽: 越의 대부. <國語·吳語>에는 諸稽郢으로 기록하고 있다.
▶ 行成: 화친을 청하다.

 

句踐自會稽歸七年,拊循其士民,欲用以報吳。
구천이 회계에서 돌아온 지7(기원전487) 만에 군대와 백성을 잘 다독거려서 에 보복하는 데 쓰려고 하였다.

大夫逢同諫曰:
「國新流亡,今乃復殷給,繕飾備利,吳必懼,懼則難必至。
且鷙鳥之擊也,必匿其形。
今夫吳兵加齊、晉,怨深於楚、越,名高天下,實害周室,德少而功多,必淫自矜。
為越計,莫若結齊,親楚,附晉,以厚吳。
吳之志廣,必輕戰。
是我連其權,三國伐之,越承其弊,可克也。」
대부 逢同이 간하였다.
나라가 막 유랑하다가 이제 다시 넉넉해졌지만, 군비를 정비하면 가 필시 두려워 할 터이며, 두려워하면 어려움이 닥치기 마련입니다.
또 사나운 새가 공격함에 그 모습을 숨기는 법입니다.
지금 의 군대는  를 공격하고,  에는 원한이 깊으며, 명성이 천하에 높지만, 실제로는 주나라 왕실에 해가 되고 있으니, 덕은 적고 공은 많아서 분명 분수를 넘어 교만합니다.
를 위한 계책은  結親하고, 와 친하게 지내고, 에 의지하고, 를 후대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의 야심이 커지면 전쟁을 가볍게 볼 것이 분명합니다.
이럴 때 우리가 세 나라의 세력을 연결하고 세 나라가 를 공격하고, 우리  의 지친 틈을 이용하면 이길 수 있습니다. ”

句踐曰:
「善。」
구천이 말하였다
좋소!”

▶ 拊循: 위로하다.
▶ 逢同: 越의 大夫.
▶ 流亡: 도주하여 떠돌아다니다.
▶ 殷給: 부유하다.
▶ 繕飾: 손질하다.
▶ 備利: 군비와 무기.
▶ 鷙鳥: 사나운 새. 맹금.
▶ 加: 공격하다.
▶ 淫自矜: 지나치게 자만하다. 淫은 지나치다.
▶ 莫若: ~와 같은 것이 없음.
▶ 厚吳: 吳를 후대하다.
▶ 志廣: 욕심이 크다.



居二年吳王將伐齊
2년이 지나자, 오왕이 를 정벌하려 하였다.

子胥諫曰
未可
臣聞句踐食不重味與百姓同苦樂
此人不死必為國患
吳有越腹心之疾齊與吳疥癬也
願王釋齊先越。」
오자서가 간하였다.
안 됩니다.
신이 듣기에 구천은 두 가지 이상 맛있는 음식을 먹지 않고, 백성과 동고동락합니다.
이 자가 죽지 않으면 틀림없이 우리나라의 근심이 될 터입니다.
에게 있어 은 뱃속의 질병이지만  에게 피부의 옴 정도입니다.
바라옵건대 왕께서는 는 놔두시고 을 우선시하십시오. ”

吳王弗聽遂伐齊敗之艾陵虜齊高國以歸讓子胥
오왕은 듣지 않고 를 공격하여 艾陵에서 패퇴시키고 高張 國夏를 사로잡고 돌아와서 오자서를 나무랐다.

子胥曰
王毋喜!」
오자서가 말하였다.
왕께서는 기뻐하지 마십시오!”

王怒子胥欲自殺王聞而止之
왕이 노하자 오자서가 자살하려고 하니, 왕이 이를 듣고 말렸다.

▶ 子胥: 伍子胥. 이름은 員이며 子胥는 字이다. 楚 출신으로 아버지가 費無忌의 흉계로 인하여 楚平王의 노여움을 사서 아버지와 형이 처형되자 楚를 탈출하였다.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 吳로 망명하여 오왕 闔閭에게 등용되어 손무와 함께 楚를 격파하고 복수를 하였으나, 오왕 합려가 죽고 아들인 夫差가 즉위하자 사이가 벌어지고 모함을 받아 자살하였다.
<史記列傳권66. 伍子胥列傳>
▶ 疥癬: 옴. 피부병.
▶ 艾陵: 齊의 땅 이름. 지금의 山東省萊蕪縣의 북동쪽에 있었다.
▶ 高, 國: 齊의 대신인 高張과 國夏.

 

越大夫種曰:
「臣觀吳王政驕矣,請試嘗之貸粟,以卜其事。」
의 대부 문종이 말하였다.
신이 보건대 오왕의 정치가 교만하니 시험 삼아 양식을 빌려 달라고 하여, 그것으로 일을 점쳐보십시오.”

請貸,吳王欲與,子胥諫勿與,王遂與之,越乃私喜。
식량을 빌려달라고 청하자 오왕이 주려고 하니, 자서가 주지 말라고 간하였으나, 오왕은 끝내 빌려주었고 은 내심 기뻐하였다.

子胥言曰:
「王不聽諫,後三年吳其墟乎!」
오자서가 말하였다.
왕이 간언을 듣지 않으니 3년 뒤면 의 땅이 폐허가 되겠구나!”

太宰嚭聞之,乃數與子胥爭越議,因讒子胥曰:
「伍員貌忠而實忍人,其父兄不顧,安能顧王?
王前欲伐齊,員彊諫,已而有功,用是反怨王。
王不備伍員,員必為亂。」
태재 백비가 이 소식을 듣고 오자서와 에 대한 논쟁을 자주 벌이고, 그로 인해 오자서를 讒訴하였다.
오자서의 모습은 충성스럽지만 실은 잔인한 사람이어서 그 父兄도 돌보지 않았는데 어찌 왕을 돌보겠습니까?
왕께서 전에 를 공격하려 함에 오원이 강력하게 간언하였고, 공을 세우자 이 때문에 오히려 왕을 원망했습니다.
왕께서 오원을 대비하지 않으면, 오원은 반드시 난을 일으킬 터입니다. ”

與逢同共謀,讒之王。
그리고는 봉동과 함께 모의하여 왕에게 오자서를 모함하였다.

王始不從,乃使子胥於齊,聞其託子於鮑氏,王乃大怒,曰:
「伍員果欺寡人!」
오왕은 처음에 그 말에 동조하지 않고 오자서를 에 사신으로 보냈는데, 오자서가 그의 아들을  鮑牧에게 맡겼다는 소식을 듣고 왕이 대노하여 말하였다.
오원이 정말 과인을 속였구나!”

▶ 忍人: 잔인한 사람.
▶ 用是: 이 때문에. = 以是
▶ 鮑牧: 포숙아의 후손으로 포국의 증손이다. 춘추시대 齊의 대부. 제경공이 죽자 노나라에 망명한 공자 陽生을 불러 군주로 옹립하였다.

 

役反使人賜子胥屬鏤劍以自殺
오자서가 사신의 일을 마치고 돌아오자 오왕은 사람을 보내 오자서에게 屬鏤劍을 주면서 자살하게 하였다.

子胥大笑曰
我令而父霸我又立若若初欲分吳國半予我我不受今若反以讒誅我
嗟乎嗟乎一人固不能獨立!」
오자서가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
내가 네 아버지를 패주로 만들었고, 내가 또 너를 옹립하였으며, 네가 처음에 를 반으로 나누어 내게 주겠다고 했지만 나는 받지 않았는데, 얼마 되지 않아 지금 네가 오히려 참언을 듣고 나를 죽이는구나.
, !
혼자서는 절대 나라를 세울 수 없구나!”

報使者曰
必取吾眼置吳東門以觀越兵入也!」
사신에게 전하라며 말하였다.
반드시 내 눈알을 도려내어  동문에 걸어 의 군대가 쳐들어옴을 보게 하라!”

於是吳任嚭政
이에 는 백비에게 정권을 맡겼다.

▶ 役反: 오자서가 齊에 사신으로 갔다가 일을 마치고 吳로 돌아오다.
▶ 屬鏤: 검의 이름.
▶ 而父: 너의 아버지. 즉 오왕 합려를 말한다.
▶ 若: 너.
▶ 報: 알리다.

 

居三年句踐召范蠡曰
吳已殺子胥導諛者眾可乎?」
3년이 지나자 월왕 구천이 범려를 불러 말하였다.
가 이미 오자서를 죽였고, 아첨하여 영합하는 자들이 많으니 를 쳐도 되겠소?”

對曰
未可。」
범려가 대답하였다.
안 됩니다. ”

▶ 導諛者: 아첨하여 영합하는 자.

至明年春吳王北會諸侯於黃池吳國精兵從王惟獨老弱與太子留守
이듬해 봄이 되자, 오왕은 북쪽 黃池에서 제후들과 회합하였으며, 의 정예부대는 오왕을 따라 나섰고, 오로지 노약자와 태자만 남아서 지키고 있었다.

句踐復問范蠡蠡曰可矣」。
구천이 다시 범려에게 묻자 범려가 공격해도 좋습니다.”라고 말하였다.

乃發習流二千人教士四萬人君子六千人諸御千人伐吳
이에 수전을 익숙한 병사 2천명, 훈련된 병사 4만명, 군주의 친위대 6천명, 군관과 예하 병사 1천명을 선발하여 를 공격하였다.

吳師敗遂殺吳太子
의 군대는 패하였고, 의 태자를 죽였다.

▶ 黄池: 지명. 지금의 河南省 封丘縣 서남쪽.
▶ 留守: 황제가 수도를 떠나 순행할 때 대신이 수도에 남아서 지키다.
▶ 發習流: 水戰에 능한 병사들을 선발하다.
▶ 教士: 잘 훈련된 병사.
▶ 君子: 군주의 친위대.
▶ 諸御: 각급 군관과 부하들.

 

吳告急於王王方會諸侯於黃池懼天下聞之乃祕之
는 급히 왕에게 알렸으나, 오왕은 황지에서 제후들과 회합 중이어서 천하가 이 일을 알까 두려워 비밀에 부쳤다.

吳王已盟黃池乃使人厚禮以請成越
오왕이 황지에서 회맹을 마치고 곧 사람을 보내 후한 예물로 에 강화를 요청하였다.

越自度亦未能滅吳乃與吳平
은 아직 를 멸망시킬 수 없음을 스스로 헤아려  講和하였다.

▶ 自度: 스스로 헤아리다. 度은 헤아릴 ‘탁’.

其後四年越復伐吳
4년 후에 이 다시 를 공격하였다.

吳士民罷弊輕銳盡死於齊
의 군사와 백성들은 지치고 피로한 상태였으며, 정예병들은 모두  과의 전쟁에서 죽었다.

而越大破吳因而留圍之三年吳師敗越遂復棲吳王於姑蘇之山
이에  를 대파하고 의 도성을 3년 동안 포위하니, 吳軍은 패하였고 은 다시 姑蘇山에 오왕을 몰아넣었다.

▶ 罷弊: 지치고 피곤한다. 罷는疲와 통용된다.
▶ 姑蘇之山: 姑蘇山. 지금의 강소성 소주현 서남쪽.

 

吳王使公孫雄肉袒膝行而前請成越王曰
孤臣夫差敢布腹心異日嘗得罪於會稽夫差不敢逆命得與君王成以歸
今君王舉玉趾而誅孤臣孤臣惟命是聽意者亦欲如會稽之赦孤臣之罪乎?」
오왕의 사신 公孫雄 肉袒膝行하여 월왕에게로 나아가 화친을 요청하였다.
고립무원의 신 부차가 감히 속마음을 털어놓으니, 지난날 회계에서 죄를 지었을 때 부차는 감히 명을 어기지 못하고 군왕의 화친 요청을 받아들여 귀국하도록 했습니다.
지금 군왕께서 몸소 옥체를 움직여 신을 토벌하시니 孤臣은 오로지 명을 받들 뿐이며, 회계에서 사면한 것처럼 고신의 죄를 용서하실 수 있으신지요?”

句踐不忍欲許之
구천은 차마 모질지 못해 허락하려 하였다.

▶ 肉袒: 웃통을 벗어 상체를 드러내는 것으로 복종, 사죄 등의 뜻을 나타낸다
▶ 孤臣: 세력을 잃고 지원도 없는 신하.
▶ 敢布腹心: 감히 속마음을 드러내다. 腹心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깊은 속마음.
▶ 異日: 종전. 당초.
▶ 玉趾: 남의 발이나 발걸음의 존칭.
▶ 意者: 1.表示测度。大概,或许,恐怕。 2.表示选择。是……还是……

 

范蠡曰
會稽之事天以越賜吳吳不取
今天以吳賜越越其可逆天乎
且夫君王蚤朝晏罷非為吳邪
謀之二十二年一旦而棄之可乎
且夫天與弗取反受其咎
伐柯者其則不遠』,君忘會稽之?」
범려가 말하였다.
회계의 일은 하늘이  에 줌인 가 취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하늘이  에 줌인데 이 하늘을 거스르면 되겠습니까?
또 왕께서 아침 일찍 조회하고 저녁 늦게 파함은  때문이 아니었습니까?
를 정벌하려 22년간 계획했는데 하루아침에 포기하신다니 될 말입니까?
또 하늘이 주는 데도 받지 않으면 오히려 그 재앙을 받는 법입니다.
나무를 베어 도끼자루를 만듦에 그 본보기는 먼 곳에 있지 않다.’라고 하는데, 왕께서 회계에서의 고난을 잊으셨는지요?”

▶ 早朝晏罷: 아침 일찍 조회하고 저녁 늦게 마치다. 晏은 늦다.
▶ 咎: 재앙. 재난.
▶ 伐柯: 도끼 자루.
▶ 伐柯者其則不遠: 나무를 잘라 도끼 자루를 만드는 데는 예전의 도끼 자루를 본뜨면 되니, 그 본보기는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 있는 것이다. <詩經·豳風·伐柯>
▶ 蚯: 厄의 오류로 보인다. 고난. 고생.

 

句踐曰
吾欲聽子言吾不忍其使者。」
구천이 말하였다.
내가 그대의 말을 따르고 싶지만, 나는 사신에게 차마 그렇게 할 수 없다. ”

范蠡乃鼓進兵
王已屬政於執事使者去不者且得罪。」
그러자 범려는 북을 울려 進軍하면서 말하였다.
왕께서 이미 이 일을 내게 맡겼으니 사신은 돌아가시오, 그렇지 않으면 죄를 얻을 터이오. ”

吳使者泣而去
의 사신은 눈물을 흘리며 떠났다.

句踐憐之乃使人謂吳王曰
吾置王甬東君百家。」
구천이 가엾게 여겨 곧 사람을 보내 오왕에게 말하였다.
내가 왕을 甬東으로 보내고 100를 통치하도록 하겠소. ”

吳王謝曰
吾老矣不能事君王!」
오왕이 사양하며 말하였다.
내가 늙어서 군왕을 섬길 수 없습니다!”

遂自殺
그리고는 자살하였다.

乃蔽其面
吾無面以見子胥也!」
그때 그의 얼굴을 가리게 하면서 말하였다.
내게 오자서를 볼 면목이 없구나!”

越王乃葬吳王而誅太宰嚭
월왕은 이에 오왕을 장사지내고 태재 백비를 죽였다.

▶ 不者: 만약 그렇지 않으면. 不은 否와 같다.
▶ 甬東: 지명. 지금의 절강성 定海縣 동북쪽의 섬.

 

句踐已平吳乃以兵北渡淮與齊晉諸侯會於徐州致貢於周
구천이 를 평정한 후 곧 군대를 거느리고 북쪽으로 회하를 건너 , 의 제후와 徐州에서 회맹하고 주나라에 조공을 바쳤다.

周元王使人賜句踐胙命為伯
周元王은 사신을 보내 구천에게 제사지낸 고기를 내리고 으로 임명하였다.

句踐已去渡淮南以淮上地與楚歸吳所侵宋地於宋與魯泗東方百里
구천은 철수하여 회하 남쪽을 건너 회하 유역의 땅을 에 주고, 가 침탈한 송의 땅을 돌려주고, 노에게는 泗水동쪽 사방100리 땅을 주었다.

當是時越兵橫行於江淮東諸侯畢賀號稱霸王
당시 의 군대가 장강과 회하 동쪽을 주름잡으니 제후들이 모두 하례하며 覇王이라고 칭하였다.

▶ 周元王: 전국시대 주나라의 제27대 왕. 성은 姬씨고, 이름은 仁이다. 敬王의 아들이다. 8년 동안 재위하였다.
▶ 胙: 제사를 지낸 고기.
▶ 伯: 제후들의 맹주. 伯는 우두머리‘패’.
▶ 横行: 제멋대로 행동하다.
▶ 畢: 모두.

 

范蠡遂去自齊遺大夫種書曰
蜚鳥盡良弓藏狡兔死走狗烹
越王為人長頸鳥喙可與共患難不可與共樂
子何不去?」
범려가 월왕을 떠나 에서 대부 문종에게 편지를 보내 말하였다.
새 사냥이 끝나면 좋은 활은 창고에 묻히고, 교활한 토끼가 죽으면 사냥개는 삶겨 죽습니다.
월왕은 목은 길고 입은 새의 부리 같아서, 환난은 함께할 수 있어도 즐거움은 함께할 수 없소.
그대는 어째서 떠나지 않소?”

種見書稱病不朝
문종이 편지를 보고 병을 핑계로 조정에 들어가지 않았다.

人或讒種且作亂越王乃賜種劍曰
子教寡人伐吳七術寡人用其三而敗吳其四在子子為我從先王試之。」
누군가 문종이 난을 일으키려 한다고 중상하자 월왕 구천은 문종에게 검을 내리며 말하였다.
그대가 과인에게 를 공격할 일곱 개의 방법을 가르쳐 주었으나, 과인은 그중 세 가지만 사용하여 를 물리쳤으며, 나머지 넷은 그대에게 있으니 그대는 나를 위해 선왕을 따르며 그것을 시험하도록 하라. ”

種遂自殺
문종은 마침내 자살하였다.

▶ 遺大夫種書: 范蠡가 越王 句踐을 도와서 패업을 이룩하고 난 뒤 벼슬을 버리고 越을 떠나면서, 함께 越의 부국강병을 주도하였던 大夫文種에게 보낸 편지이다.
▶ 狡兔死,走狗烹: 兎死狗烹. 교활한 토끼가 잡히고 나면 충실했던 사냥개도 쓸모가 없어져 잡아먹게 된다는 뜻으로, 춘추시대 越 재상 范蠡의 말에서 유래된 고사성어이다. 齊에 은거한 범려가 문종을 염려하여 "새 사냥이 끝나면 좋은 활은 감추어지고, 교활한 토끼를 다 잡고 나면 사냥개를 삶아 蜚鳥盡, 良弓藏, 狡兔死, 走狗烹"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 피신하도록 충고하였으나, 문종은 越을 떠나기를 주저하다가 구천에게 반역의 의심을 받고 자결하였다.
▶ 長頸鳥喙: 긴 목에 새부리. 모질게 생긴 얼굴. 목은 길고 코는 새의 부리와 같다는 견해가 있으며, 코가 매부리코라고 한 것으로 이러한 사람은 음흉하고 잔인하다는 뜻이다. 鳥喙는 새 부리.
▶ 七術: 7가지 계책.

 

句踐卒子王鼫與立
구천이 죽자 아들 鼫與가 즉위하였다.

王鼫與卒子王不壽立
석여가 죽자 아들 不壽가 즉위하였다.

王不壽卒子王翁立
불수가 죽자 아들 이 즉위하였다.

王翁卒子王翳立
옹이 죽자 그의 아들 가 즉위하였다.

王翳卒子王之侯立
예가 죽자 아들 之侯가 즉위하였다.

王之侯卒子王無彊立
지후가 죽자 아들 無彊이 즉위하였다.

王無彊時越興師北伐齊西伐楚與中國爭彊
무강왕 때 은 군사를 일으켜 북쪽으로 를 공격하고, 서쪽으로 를 공격하며 중원의 제후국들과 강성함을 다투었다.

當楚威王之時越北伐齊齊威王使人說越王曰
越不伐楚大不王小不伯
圖越之所為不伐楚者為不得晉也
魏固不攻楚
韓之攻楚覆其軍殺其將則葉陽翟危
魏亦覆其軍殺其將則陳上蔡不安
故二晉之事越也不至於覆軍殺將馬汗之力不效
所重於得晉者何也?」
楚威王 때에 이르러 이 북쪽으로 를 공격하자, 齊威王이 사신을 보내 월왕을 설득하였다.
 를 정벌하지 않으면, 크게는 왕 노릇을 할 수 없고 작게는 패주가 될 수 없습니다.
 를 공격하지 않는 까닭은 의 도움을 받지 못해서입니다.
 는 절대로 를 공격하지 못합니다.
한이 를 공격하면 그 군대가 무너지고 그 장수는 죽임을 당하여  陽翟이 위험해집니다.
 역시 를 공격하면 그 군대가 무너지고 장수가 죽임을 당하여  上蔡가 불안해집니다.
그런 까닭에 한과 위가 을 섬겨서, 군대가 무너지고 장수가 죽임을 당하지 않으려고 함이지 말에게 땀을 흘리게 하는 전공을 세우려는 것이 아닙니다.
어찌하여 (:한와 위)을 중하게 여기십니까?”

▶ 王無彊: 춘추전국시대 越의 제44대 군주이자, 마지막 왕으로 월왕 무여의 아들이다. 無彊은 북쪽으로 齊를 치고 서쪽으로 楚를 쳤다가 楚威王에게 대패하여 죽임을 당하여 越이 멸망하였다.
▶ 中國: 중원의 각 제후국.
▶ 楚威王: 전국시대 楚의 군주로 이름은 商이며, 宣王의 아들이다. 재위 기간 중에 齊의 田嬰이 楚를 속이자 병사를 일으켜 齊를 공격하여 齊의 군대를 徐州에서 격파하였다.
▶ 齊威王: 전국시대 齊의 16대 군주이자 桓公의 아들이다. 田因齊 또는 田嬰齊라고 한다. 기원전356년에 등극하여 재임 중에 개혁을 통하여 부국강성한 나라를 만들었고, 스스로 王으로 칭하였다. 魏를 포위하여 趙와 韓을 구원하여 覇主로 일컬어지게 되었다
▶ 王: 왕을 칭하다. 왕 노릇을 하다.
▶ 伯: 霸와 통용된다. 제후들의 맹주.
▶ 圖: 꾀하다. 헤아리다.
▶ 為不得晉: 진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 晉은 韓, 魏, 趙로 분리된 三晋을 말하며, 여기서는 진나라 때의 韓과 魏를 말한다.
▶ 覆: 엎어지다.
▶ 葉: 邑名. 지금의 하남성 섭현 남쪽.
▶ 陽翟: 邑名. 지금의 하남성 우현.
▶ 陳: 邑名. 지금의 하남성 회양현.
▶ 上蔡: 읍명. 지금의 하남성 상채현 서남쪽.
▶ 二晋: 韓나라와 魏나라.
▶ 馬汗之力: 말이 땀을 흘리게 하는 수고.
▶ 重: 중시하다.

 

越王曰
所求於晉者不至頓刃接兵而況于攻城圍邑乎
願魏以聚大梁之下願齊之試兵南陽莒地以聚常郯之境則方城之外不南泗之閒不東宗胡之地夏路以左不足以備秦江南泗上不足以待越矣
則齊魏得志於楚也是二晉不戰分地不耕而穫之
不此之為而頓刃於河山之閒以為齊秦用所待者如此其失計柰何其以此王也!」
월왕 무강이 말하였다.
한과 위에 요구하는 것은 와 무기로 베어 죽이게 함이 아닌데 하물며 성을 공격하고 읍을 포위하라는 것이겠소?
내가 원하는 것은 위가 大梁 아래에 군대를 집결하는 것이고,  南陽 땅에서 군사를 훈련시켜  의 국경에 집결하는 것이니, 이렇게 되면  方城을 넘어 남쪽으로 내려오지 못하고, 회하와 사수 사이에서 동쪽으로 진격하지 못하며, ····宗胡의 땅과  의 일대에서 왼쪽으로 나아가지 못하며, 의 침략에 대비하지 못함으로써 강남과 사수에서는 를 방비하기 부족할 터이오.
이렇게 되면 ··· 에서 자신의 뜻을 얻을 수 있게 되고, 한과 위는 싸우지 않고도 땅을 나눠 가질 수 있고, 농사를 짓지 않고도 수확할 수 있게 되오.
이렇게 하지 않는다면 황하와 華山 사이에서 교전을 해도 와 진에게 이용당할 것이며, 기대하는 바는 한과 위가 이처럼 실책을 범하게 하는 것인데 어떻게 이런 방법으로 왕 노릇을 할 수 있겠는가!”

▶ 頓刃接兵: 무기를 사용해서 서로 베어죽이게 하다. 즉, 교전하다. 頓刃은 칼로 베어 죽이다. 兵은 무기.
▶ 聚: 집결시키다.
▶ 大梁: 魏나라의 國都. 지금의 하남성 개봉현.
▶ 南陽: 지금의 산동성 태산 이남과 문강 북쪽일대.
▶ 莒: 邑名. 지금성 산동성 거현.
▶ 常: 齊의 남쪽 변경의 읍. 지금의 산동성 조장현 서남쪽.
▶ 郯: 齊의 남쪽 변경의 읍. 지금의 산동성 당성현 서북쪽.
▶ 方城之外: 方城의 북쪽. 方城은 산이름으로 당시 楚의 북쪽 경계의 산.
▶ 夏路以左: 楚의 서북부 일대.
▶ 待: 방비하다.
▶ 得志於楚: 楚에서 자신의 뜻을 실현하다.
▶ 河山之閒: 黄河와 華山사이.

齊使者曰
幸也越之不亡也
吾不貴其用智之如目見豪毛而不見其睫也
今王知晉之失計而不自知越之過是目論也
王所待於晉者非有馬汗之力也又非可與合軍連和也將待之以分楚眾也
今楚眾已分何待於晉?」
의 사신이 말하였다.
다행스럽게도 이 아직 망하지 않았군요!
저는 그들이 사용한 지략을 눈앞처럼 귀하게 여길 수가 없으니, 눈은 가는 털끝은 보면서도 자신의 속눈썹은 보지 못하는 법입니다.
지금 왕께서 한과 위의 실책을 알면서도 스스로 의 잘못을 알지 못하니, 이는 目論와 같습니다.
왕께서 한과 위에 기대하는 것은 힘들여 노력하여 공을 세움이 아니고, 또 함께 연합하여 강화를 맺는 것도 아니며, 그저 의 병력을 분산시켜 달라는 정도입니다.
지금 초군이 이미 흩어졌는데 한과 위에 무엇을 기대하십니까?”

▶ 豪毛: 毫毛. 사람 또는 동물의 가는 털. 극히 작은 것.
▶ 不見其睫: 자신의 속눈썹을 보지 못한다. 즉 남의 결점은 잘 알면서 자신의 결점에는 어둡다는 뜻을 비유한 표현이다.
▶ 楚眾: 楚의 군대.

 

越王曰
柰何?」
월왕이 물었다.
어찌하면 좋겠소?”


楚三大夫張九軍北圍曲沃於中以至無假之關者三千七百里景翠之軍北聚魯南陽分有大此者乎
且王之所求者鬬晉楚也
晉楚不鬬越兵不起是知二五而不知十也
 사신이 대답하였다.
의 세 명의 대부가 九軍을 펼쳐 놓았으니, 북쪽으로는 曲沃 於中을 포위하여 無假關까지 이르는 전선이 장장 37백리에 이르고, 楚 景翠의 군대는 북쪽으로 ,   南陽 일대에 주둔하고 있는데 이보다 더 크게 분포시킬 수 있겠습니까?
또 왕께서 바라는 것은 한·위가 와 싸우는 것인데, ·위가 와 싸우지 않으면 의 군대를 일으킬 수가 없으니, 이는 다섯과 두 개를 알고 열은 알지 못하는 것입니다.

▶ 張: 펼치다.
▶ 無假之關: 無假關. 지금의 호남성 상양현 북쪽.
▶ 景翠: 楚의 大夫.
▶ 鬬晉楚: 한나라와 위나라가 楚와 싸우다.

 

此時不攻楚臣以是知越大不王小不伯
復讎長沙楚之粟也
竟澤陵楚之材也
越窺兵通無假之關此四邑者不上貢事於郢矣
臣聞之圖王不王其敝可以伯
然而不伯者王道失也
故願大王之轉攻楚也。」
이때 를 공격하지 않으면 신은 은 크게는 왕 노릇을 할 수 없고 작게는 霸主도 될 수 없다고 여깁니다.
또한 , , 長沙 의 식량 생산지이고 竟澤陵 의 목재가 많이 나는 곳입니다.
이 군대를 내보내서 無假關을 차지하기만 하면 이 네 지역은 더 이상 수도 으로 공물을 보낼 수 없게 됩니다.
신이 듣기에 왕 노릇을 하려다가 왕이 되지 못하면 적어도 패주는 될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패주도 못 된다는 것은 왕도를 잃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원하옵건대 대왕께서는 군대를 돌려 를 공격하십시오. ”

▶ 讎: 楚의 읍명. 지금의 하남성 섭현 서쪽.
▶ 龐: 지금의 호남성 형양현.
▶ 楚之粟: 楚의 식량 생산지구.
▶ 竟澤陵: 竟陵澤. 고대 운몽7택의 하나. 楚의 목재 생산지.
▶ 窺兵: 무력 시위를 위해 군대를 검열하다. 군대를 진격시키다.
▶ 郢: 楚의 國都. 여기서는 楚를 지칭한 것이다.
▶ 王道: 군주가 어진 덕으로 천하를 다스리는 도리.



於是越遂釋齊而伐楚
이에 은 마침내 를 놓아두고 를 공격하였다.

楚威王興兵而伐之大敗越殺王無彊盡取故吳地至浙江北破齊於徐州
楚威王은 군대를 일으켜 를 쳐서 대파하고 왕 무강을 죽인 다음,   땅에서 浙江까지를 모두 취하고, 북으로 徐州에서 를 깨뜨렸다.

而越以此散諸族子爭立或為王或為君濱於江南海上服朝於楚
그러자 은 이 때문에 뿔뿔이 흩어졌고, 族子들이 왕위를 놓고 다투어 누군가는 왕이 되고, 누군가는 군주가 되어 강남 바닷가 일대에 살거나 의 신하가 되어 조회를 드렸다.

▶ 濱於江南海上: 浙江이남의 연안 지구.
▶ 服朝於楚: 楚의 신하가 되어 조회를 드리다.

 

後七世至閩君搖佐諸侯平秦
이후 일곱 세대가 지나 閩君 에 이르러서는 제후들을 도와 을 평정하였다.

漢高帝復以搖為越王以奉越後
한나라 高帝(: 유방)가 다시 요를 왕으로 삼아 의 후대를 계승하게 하였다.

東越閩君皆其後也
東越 閩君은 모두 그 후예들이다.

▶ 奉: 계승하다.
▶ 閩君搖: 閩越. 秦나라 초기의 福建省 지방에 있던 부락의 명칭으로 백월의 일파이다. 閩越은 뒤에 東越이라고 칭하여졌다. 閩越王 無諸와 越의 東海 王搖는 모두 越王 句踐의 후손으로 성은 騶氏이다. [史記列傳]권114. 東越列傳
▶ 東越: 東甌라고도 하며 閩越과 東甌등 현재의 福建省과 절강성 남부에 거주하였던 越族의 일파이다. 진나라 말기에서 한나라 초에 민월국과 동해국이 동월로 바뀌었다. <史記列傳]권114. 東越列傳>

 

范蠡事越王句踐,既苦身力,與句踐深謀二十餘年,竟滅吳,報會稽之恥,北渡兵於淮以臨齊、晉,號令中國,以尊周室,句踐以霸,而范蠡稱上將軍。
범려는 월왕 구천을 모시면서 이미 고생하며 온 힘을 다했으며, 구천을 도와 20여 년간 주도면밀한 계략을 세워 마침내 를 멸망시키고 회계에서의 치욕을 갚았으며, 군대를 회수 북쪽으로 진군시켜  에 다가가 중원의 각국을 호령하고 주 왕실을 받듦으로써, 구천은 패주가 되고 범려는 상장군이라고 불렸다.

▶ 范蠡: 范少伯. 춘추시대 越왕 구천의 책사이자 중국 최초의 대상인이다. 越이 吳에게 패한 이후 구천을 도와 각고의 노력으로 부국강병을 이루어 결국 吳를 멸망시켰다. 범려는 吳를 멸망시킨 다음 越를 떠나 齊에 가서 이름을 ‘鴟夷子皮’로 바꾸고 재산을 수천만 금이나 모았으나 齊에서 그를 정승으로 삼으려 하자 齊를 떠났다. 그 후 陶지방에 가서 스스로 ‘陶朱公’이라 이름하고 농업과 무역에 종사하면서 끝내 정치에 관여하지 않았다.
▶ 既: 이미. 벌써.
▶ 苦身: 몸을 수고롭게 하다. 고생하다.
▶ 臨: 다가가다.

 

還反國范蠡以為大名之下難以久居且句踐為人可與同患難與處安為書辭句踐曰
臣聞主憂臣勞主辱臣死
昔者君王辱於會稽所以不死為此事也
今既以雪恥臣請從會稽之誅。」
귀국한 뒤 범려는 큰 명성 아래서는 오래 머무르기 어렵고, 또 구천은 사람됨이 근심은 함께 할 수 있어도 편안함을 함께 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구천에게 작별의 편지를 썼다.
신이 듣기에 군왕께 근심이 있으면 신하는 수고를 다하고, 주군이 치욕을 당하면 신하는 죽어야 합니다.
종전에 군왕께서 회계에서 치욕을 당함에, 신이 죽지 않은 까닭은 이번 일을 위해서였습니다.
지금은 설욕했으니 신은 회계의 치욕에 대한 징벌을 청하옵니다. ”

句踐曰
孤將與子分國而有之
不然將加誅于子。」
구천이 말하였다.
내가 나라를 나누어 그대에게 주려하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대를 징벌하겠소. ”

范蠡曰
君行令臣行意。」
범려가 대답하였다.
군주는 법령을 집행하시고 신은 저의 뜻대로 하겠습니다. ”

乃裝其輕寶珠玉自與其私徒屬乘舟浮海以行終不反
이에 범려는 가벼운 패물 등을 챙겨 식구와 노복과 함께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서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於是句踐表會稽山以為范蠡奉邑
이에 구천은 회계산을 범려의 봉읍으로 삼아 표창하였다.

▶ 為此事也: 吳를 멸망시켜 복수하는 일.
▶ 誅: 징벌.
▶ 表: 표창하다.

范蠡浮海出齊變姓名自謂鴟夷子皮耕于海畔苦身戮力父子治產
범려는 바다를 떠다니다 에 도착해서 성과 이름을 바꾸어 자칭 鴟夷子皮라고 하였다. 해변에서 농사를 지으며 괴로움과 고생을 참고 견디며 父子가 생산에 종사하였다.

居無幾何致產數十萬
얼마 되지 않아 재산이 수십만 금이 되었다.

齊人聞其賢以為相
의 군주가 범려의 현명함을 듣고 재상으로 삼았다.

▶ 出: 도착하다.
▶ 苦身戮力: 괴로움과 고생을 참고 견디다
▶ 自謂: 自稱.
▶ 鴟夷子皮: 가죽부대의 모양이 마치 솔개와 같다고 해서 생긴 말로 가죽 주머니로 만든 술 담는 부대를 말한다. 범려는 스스로 이름을 ‘鴟夷子皮’로 바꾸고 사업에 종사하여 재물을 크게 모았는데, 이것을 모두 사람들에게 나누어 준 후 陶땅에 가서 은거하며 호를 陶朱公이라 하고 장사를 크게 하였다.
[史記列傳]권129貨殖列傳
※鴟夷 : 말가죽으로 만든 가죽 부대. 오왕 부차가 오자서에게 칼을 내리자 오자서가 그 칼로 자살하였고 오자서의 시체를 끌어내다가 말가죽으로 만든 자루에 넣어 강물에 던져버렸다. <사기 권 권66伍子胥列傳>
▶ 治: 관리하다.
▶ 居無幾何: 얼마 되지 않아.

 

范蠡喟然嘆曰:
「居家則致千金,居官則至卿相,此布衣之極也。
久受尊名,不祥。」
범려는 한숨을 쉬고 탄식하였다.
집에서는 천금의 재산을 이루고, 벼슬로는 경상에까지 이르렀으니 이는 보통 사람으로는 至極함이다.
존귀한 명성을 오래 갖고 있으면 상서롭지 못하다. ”

乃歸相印,盡散其財,以分與知友鄉黨,而懷其重寶,閒行以去,止于陶,以為此天下之中,交易有無之路通,為生可以致富矣。
이에 재상의 도장을 돌려주고 재물을 모두 나누어 친구와 마을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리고 귀한 보물만 가지고 남몰래 떠나 라는 읍에 도착하여, 거기는 천하의 중심이자 교역의 통로가 원활하여 장사를 하면 치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於是自謂陶朱公。
그래서 자칭 陶朱公이라 하였다.

復約要父子耕畜,廢居,候時轉物,逐什一之利。
다시 아들과 함께 농사와 목축을 하며 물건을 싸게 사두었다가 때를 보아 비싸게 팔되 1할의 이윤을 남길 것을 약속하였다.

居無何,則致貲累巨萬。
오래 지나지 않아 억만 금의 재산을 모았다.

天下稱陶朱公。
천하가 도주공을 칭송하였다.

▶ 喟然: 한숨을 쉬며 서글프게 탄식함
▶ 布衣之極: 평민으로서는 최고의 지위에 오르다.
▶ 鄉黨: 시골의 마을. 마을 사람. 주나라 제도에500가구를 黨이라 하였으며12, 500가구를 鄕이라 하였다.
▶ 閒行: 間行. 남몰래 가다.
▶ 陶: 읍 이름. 지금의 산동성 정도현 서북쪽. 춘추시대 송나라에 속했다가 전국시대 齊에 속하였다.
▶ 為生: 장사하다.
▶ 約要: 약정하다.
▶ 廢居: 상품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 이익을 얻다.
▶ 候時轉物: 때를 기다려 다시 팔다.
▶ 逐什一之利: 1/10의 이윤을 얻다.
▶ 巨萬: 막대하다. 억만 금.
▶ 稱: 칭송하다.

 

朱公居陶生少子
도주공이 읍에서 살면서 막내아들을 낳았다.

少子及壯而朱公中男殺人囚於楚
막내아들이 장성할 무렵 도주공의 둘째 아들이 사람을 죽여 의 감옥에 갇혔다.

朱公曰
殺人而死職也
然吾聞千金之子不死於市。」
도주공이 말하였다.
사람을 죽였으니 죽는 것이 본분이다.
그러나 내가 듣자 하니 천금의 집 자식은 저자에서 죽지 않는다.”

告其少子往視之
막내아들에게 시키기를, 가서 형을 살펴보게 하였다.

乃裝黃金千溢置褐器中載以一牛車
그리고 황금 천 을 마대자루에 넣어 소가 끄는 마차에 실어 가져가게 하였다.

且遣其少子朱公長男固請欲行朱公不聽
막내아들을 보내려는데 도주공의 큰아들이 한사코 자신이 가겠다고 나섰으나 도주공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 職: 본분.
▶ 千金之子: 부귀한 집의 자제.
※千金之子不死於市 : 천금을 가진 부잣집 자식은 저잣거리에서 죽지 않는다는 뜻으로, 돈이 많은 사람은 죄를 지어도 형벌을 면할 수 있음을 비유하는 고사성어이다.
▶ 溢: 鎰과 통한다. 鎰은 20냥 또는 24냥이다. 고대 황금의 계량 단위로 1斤 또는 1鎰을 1金이라 하였다.
▶ 褐器: 마대자루.

 

長男曰
家有長子曰家督今弟有罪大人不遣乃遺少弟是吾不肖。」欲自殺
장남이 말하기를,
집안의 장남을 家督이라 하는데, 지금 동생에 죄가 있어도 아버님께서 저를 보내지 않고 막내를 보내심은 제가 불초해서입니다. ”
라고 하며 자살하려 하였다.

其母為言曰
今遣少子未必能生中子也而先空亡長男柰何?」
그의 어머니도 말하였다,
지금 막내를 보내어 둘째를 꼭 살리는 것도 아닌데, 먼저 헛되이 장남을 잃을 지경이니 어찌합니까?”

朱公不得已而遣長子為一封書遺故所善莊生
도주공이 하는 수 없이 장남을 보내면서, 밀봉한 편지 한 통을 써서 오랜 친구인 莊生에게 보내었다.


至則進千金于莊生所聽其所為慎無與爭事。」
말하기였다.
도착하면 바로 장생의 집에 천금을 드리고 그가 하는 말을 잘 듣되 이 일을 놓고 다투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여라. ”

長男既行亦自私齎數百金
장남은 떠나면서 자기도 개인적으로 수백 금을 지참하였다.

▶ 家督: 집안을 상속할 맏아들의 신분.
▶ 大人: 부친.
▶ 慎: 삼가다. 조심하다.
▶ 齎: 휴대하다. 가져가다.

 

至楚,莊生家負郭,披藜藋到門,居甚貧。
에 도착하니 장생의 집은 성곽 근처였는데, 잡초를 헤치고 문에 도달하니 살림이 몹시 가난하였다.

然長男發書進千金,如其父言。
도주공의 장남은 편지와 천금을 내놓으면서 그의 아버지 말대로 하였다.

莊生曰:
「可疾去矣,慎毋留!
即弟出,勿問所以然。」
장생이 말하였다.
가능하면 빨리 떠나되, 절대 여기 머무르지 마라!
동생이 석방되거든 그 이유를 묻지 말라. ”

長男既去,不過莊生而私留,以其私齎獻遺楚國貴人用事者。
장남은 장생의 집에서 나와서 장생의 집에 들르지 않고 사적으로 머무르면서 자기가 가져간 황금을 의 지위가 높은 권력자에게 바쳤다.

▶ 負郭: 성곽과 가깝다. 郭은 外城.
▶ 藜藋: 들풀. 잡초.
▶ 不過: 다시 방문하지 않다.
▶ 獻遺: 선사하다. 증여하다.
▶ 用事: 권력을 장악하다.

 

莊生雖居窮閻,然以廉直聞於國,自楚王以下皆師尊之。
장생은 비록 누추한 곳에 살고 있었지만 청렴하고 강직함이 나라에 알려져, 왕 이하 모두가 그를 스승으로 존중하였다.

及朱公進金,非有意受也,欲以成事後復歸之以為信耳。
도주공이 금을 보내오자, 그것을 받으려는 뜻이 아니라 성사된 후에 다시 돌려주어 신의를 행하려 하였다.

故金至,謂其婦曰:
「此朱公之金。
有如病不宿誡,後復歸,勿動。」
그런 까닭에 금을 받자 부인에게 말하였다.
이것은 도주공의 금이요.
제사 전에 齋戒하지 못하여 괴롭듯이 하니 나중에 다시 돌려줄 터이오. 건드리지 마시오. ”

而朱公長男不知其意,以為殊無短長也。
그러나 도주공의 장남은 장생의 뜻을 모르고 그에게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여겼다.

▶ 窮閻: 窮閻漏屋. 거처가 매우 보잘것없고 변변치 않다.
▶ 有如: 마치~과 같다.
▶ 病不宿誡: 고대에는 병이 나면 불길하다고 여겨 재계를 못하므로 제사에 참석하지 못하였다.
▶ 宿誡: 宿戒. 고대에는 제사를 지내기 전에 이틀을 재계하였으므로 숙계라고 한다. 期日에 앞서 하는 齋戒.
▶ 無短長: 방법이 없다. 상관없다. 短長은 시비를 논하다.

 

莊生閒時入見楚王
某星宿某此則害於楚」。
장생은 기회를 엿보아 입궁하여 초왕을 만나 아뢰었다.
어떤 별이 어느 곳으로 이동했는데 이는 에 해가 됩니다. ”

楚王素信莊生
今為柰何?」
왕이 평소 장생을 믿기에 말하였다.
지금 어떻게 하면 되겠소?”

莊生曰
獨以德為可以除之。」
장생이 대답하였다.
오직 덕을 베푸셔야만 이를 제거할 수 있습니다. ”

楚王曰
生休矣寡人將行之。」
초왕이 말하였다.
선생께서는 돌아가 편히 쉬시면 과인이 그렇게 하겠습니다. ”

王乃使使者封三錢之府
왕이 곧 사신을 보내 三錢의 창고를 봉하였다.

楚貴人驚告朱公長男曰
王且赦。」
 귀인이 놀라 도주공의 장남에게 말하였다.
왕이 사면령을 내리려 하오. ”


何以也?」
장남이 물었다.
무엇 때문에 압니까?”


每王且赦常封三錢之府
昨暮王使使封之。」
귀인이 말하였다.
왕께서 사면령을 내리려 함에 늘 삼전의 창고를 봉합니다.
어제 저녁 사람을 보내 삼전의 창고를 봉하였소. ”

▶ 閒時: 적당한 기회를 엿보다.
▶ 某星宿某: 하늘에 어떤 별이 어느 곳으로 위치를 이동하다. 星宿는 별자리.
▶ 生休矣: 선생은 쉬십시오.
▶ 行之: 장생이 말한대로 그대로 처리하다.
▶ 三錢之府: 金·銀·銅 세 가지 재물을 각각 보관하는 창고를 가리킨다. 사면령이 내릴 때가 되면 도둑들이 훔칠 것을 우려해서 이 창고를 미리 봉하는 조치를 내렸다.

 

朱公長男以為赦弟固當出也重千金虛棄莊生無所為也乃復見莊生
도주공의 장남은 사면이 내려지면 동생도 당연히 석방될 텐데, 큰돈 일천 금을 장생에게 허비할 까닭이 없다고 생각하여 다시 장생을 찾아뵈었다.

莊生驚曰
若不去邪?」
장생이 놀라며 말하였다.
자네 아직 안 갔는가?”

長男曰
固未也
初為事弟弟今議自赦故辭生去。」
장남이 대답하였다.
원래 가지 않았습니다.
당초 동생 일을 처리하려 했는데, 동생은 지금 자연히 사면이 논의되고 있다 해서 선생께 작별인사를 드리려 합니다. ”

莊生知其意欲復得其金
若自入室取金。」
장생은 그가 속으로 황금을 다시 가지려 함을 알고 말하였다.
자네, 방에 들어가 황금을 가져가게나.”

長男即自入室取金持去獨自歡幸
장남은 곧 방으로 들어가 황금을 가지고 떠나면서 혼자 다행이라고 좋아하였다.

▶ 重: 중시하다. 아깝다.
▶ 虛棄: 허비하다.
▶ 若: 너.
▶ 固未也: 원래 가지 않았다.

 

莊生羞為兒子所賣乃入見楚王曰
臣前言某星事王言欲以修德報之
今臣出道路皆言陶之富人朱公之子殺人囚楚其家多持金錢賂王左右故王非能恤楚國而赦乃以朱公子故也。」
장생은 소인배에게 조롱당함이 수치스러워 입궁하여 초왕을 뵙고 말하였다.
신이 일전에 어느 별에 관한 이야기를 말씀드렸더니 왕께서는 덕을 베풀어 하늘에 보답하려 하셨습니다.
지금 신이 밖에 나가니 길에서 모두들 말하기를, 富者 도주공의 아들이 살인하여 에 갇혀 있는데 그 집에서 금을 많이 갖고 와서 왕의 측근에게 뇌물을 쓴다고 하며, 그런 까닭에 왕께서 를 돌보려 사면함이 아니라 도주공 아들 때문이라고 합니다. ”

▶ 為兒子所賣: 범려의 장남에게 조롱당하다.

 

楚王大怒曰
寡人雖不德耳柰何以朱公之子故而施惠乎!」
초왕이 대노하여 말하였다.
과인이 비록 부덕하기로 어찌 도주공의 아들 때문에 은혜를 베푼단 말이오!”

令論殺朱公子明日遂下赦令
판결을 내려 도주공의 아들을 죽이라고 명령하고 그 다음날 사면령을 내렸다.

朱公長男竟持其弟喪歸
도주공의 장남은 결국 동생의 시신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갔다.

▶ 論: 판결하다.

其母及邑人盡哀之唯朱公獨笑
吾固知必殺其弟也
彼非不愛其弟顧有所不能忍者也
是少與我俱見苦為生難故重棄財
至如少弟者生而見我富乘堅驅良逐狡兔豈知財所從來故輕棄之非所惜吝
前日吾所為欲遣少子固為其能棄財故也
而長者不能故卒以殺其弟事之理也無足悲者
吾日夜固以望其喪之來也。」
집에 도착하니 그의 어머니와 마을 사람들이 모두 슬퍼하는데 도주공 혼자만 웃으면서 말하였다.
내가 본래 동생을 죽게 할 줄 알았다!
그놈이 동생을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단지 돈을 아까워하며 차마 쓰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나와 함께 고생하고 생활의 곤란을 겪어서 재물을 중하게 여기고 쓸 줄 모른다.
막내 놈에 대해 말하면, 태어나면서부터 내가 부유하고 튼튼한 수레를 타고 살찐 말을 몰며 토끼를 사냥함을 보았으니, 돈이 나오는 곳을 어찌 알겠는가?
그래서 쉽게 돈을 쓰고 인색하지 않다.
일전에 내가 막내를 보내려 했음도 본래 그놈은 재물을 기꺼이 포기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큰 놈은 그렇게 못하여 결국은 동생을 죽이니, 사물의 이치가 슬퍼할 일이 못 된다.
나는 밤낮으로 둘째의 시신이 오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

▶ 顧: 단지. 다만.

 

 

한문의 허사(虛詞) 顧

한문의 허사(虛詞) 顧 顧의 허사적 용법으로서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부사로서 “도리어”라는 뜻으로 쓰이고, 다른 하나는 접속사로서 “다만”의 뜻으로 쓰인다. (1) 顧는 부사로서 “오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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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不能忍者: 돈을 쓰는 것을 용인하지 못하다. 돈을 아까워하다.
▶ 見苦: 고생한 적이 있다.
▶ 至如: ~으로 말하면.
▶ 乘堅驅良: 乘堅策肥. 튼튼한 수레를 타고, 살찐 말을 채찍질하다. 생활이 호화롭다.
▶ 逐狡兔: 토끼 사냥을 하다.
▶ 惜吝: 인색하다.

 

故范蠡三徙,成名於天下,非茍去而已,所止必成名。
범려는 세 번을 옮기고도 천하에 명성을 떨쳤으니 단지 떠나기만 함이 아니라 머무는 곳마다 필시 명성을 날렸다.

卒老死于陶,故世傳曰陶朱公。
마침내 땅에서 늙어 죽은 까닭에 도주공이라 대대로 전해온다.

▶ 三徙: 세 번을 옮기다.
▶ 苟: 다만. 단지.
▶ 所止: 머무는 곳.
▶ 世傳: 대대로 전해오다.

太史公曰
禹之功大矣漸九川定九州至于今諸夏艾安
及苗裔句踐苦身焦思終滅彊吳北觀兵中國以尊周室號稱霸王
句踐可不謂賢哉
蓋有禹之遺烈焉
范蠡三遷皆有榮名名垂後世
臣主若此欲毋顯得乎
태사공은 말한다.
임금의 공이 크구나! 아홉 개 하천의 물길을 터서 소통시키고 아홉 개의 주를 안정시키니, 지금에 이르기까지 중원이 태평하도다.
후예인 句踐에 이르러 몸을 괴롭히고 노심초사하며 끝내 강성한 를 멸망시켜, 북쪽으로 중원에 군대의 위세를 보였으며, 주 왕실을 받들고 패왕으로 칭해졌다.
구천을 현명하다 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는 아마도 우임금이 후세에 남긴 공적일 터이다.
범려는 세 번을 옮기고도 모두 영예로운 명성이 있었고 그 명성이 후세에게까지 드리웠다.
신하와 군주가 이러했으니 명성이 드러나지 않을 수 있겠는가?”

▶ 禹之功大矣: 우임금은 순임금의 명을 받아 치수사업을 하여 九山과 九川의 治水를 완료하였다. [史記本紀]권02. 夏本紀

 

 

본기2. 夏本紀(하본기)

夏本紀는 夏나라의 역사에 대한 기술이다. 夏는 옛 부락이었으며, 堯와 舜시대에 禹가 치수사업의 공을 세워 순이 죽은 후 제위에 올랐으며, 우임금의 아들 啓가 이어받아 왕조를 건립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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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漸九川:9개 하천의 물길을 소통시키다. 九川은 弱水, 黑水, 黃河, 瀁水, 長江, 沇水, 淮河, 渭水를 말한다.
▶ 定九州: 9주를 안정시키다. 九州는 冀州, 兗州, 靑州, 徐州, 揚州, 荊州, 豫州, 梁州, 雍州를 말한다.
▶ 諸夏: 夏 왕조의 분봉 받은 각국. 중원의 제후국.
▶ 艾安: 안정되어 평온하다. 태평하다.
▶ 觀兵: 군대의 위세를 보임.
▶ 遺烈: 후세에 길이 남는 공적.
▶ 榮名: 美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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