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의 허사(虛詞) 顧 |
顧의 허사적 용법으로서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부사로서 “도리어”라는 뜻으로 쓰이고, 다른 하나는 접속사로서 “다만”의 뜻으로 쓰인다. |
(1) 顧는 부사로서 “오히려”라는 뜻으로 쓰인다. 때로는 “顧反”으로 연용된다. 뜻은 같다.
¶ 子之南面行王事, 而噲老, 不聽政, 顧爲臣. 《史記 燕世家》
○ 子之는 이로부터 실제로 남면하여 왕노릇을 하기 시작하였고, 늙은 연쾌는 정사에 관여하지 않고, 오히려 신하의 위치가 되었다.
¶ 足反居上, 首顧居下.《漢書 賈誼傳》
○발이 도리어 위에 가 있고, 머리가 도리어 아래에 있다.
¶ 夫韓魏之兵未敝, 而我救之, 我代韓而受魏之兵, 顧反聽命于韓也.《戰國策 齊策1》
○ 한나라와 위나라, 두 나라가 아직 지치지도 않았는데, 우리가 나서서 구해주면, 이는 우리가 한나라 대신 위나라의 병화를 입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가 오히려 한나라의 명령을 들어야 하는 처지가 됩니다.
¶ 功臣皆曰: “臣等身被堅執兵, 多者百餘戰, 少者數十合, 攻城略地, 大小各有差. 今蕭何未有汗馬之勞, 徒持文墨議論, 不戰, 顧居臣等上, 何也? 《史記 蕭相國世家》
○ 공신들은 모두 다음과 같이 말했다: “신들은 몸에는 두꺼운 갑옷을 입었고, 손에는 예리한 창칼을 잡았습니다. 많은 자는 100여 차례 전쟁을 하였고, 적은 자는 수십 합을 싸웠습니다. 성을 공격하고 땅을 빼앗음에 있어서 공로의 크고 작음에 각자 차이가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소하에게는 힘들여 싸운 전쟁의 공로가 없습니다. 그는 단지 붓을 잡고 의론을 했을 뿐 전투에 참가하지도 않았는데 상을 내리심이 오히려 우리보다 많으니, 어찌 된 것입니까?”
(2) 顧자는 접속사로 쓰인다.
① “顧…乎?” [그런데 …은 어찌할까?]
② “顧…耳” [단지 …일 따름이다.]
¶ 今者薄暮, 擧網得魚, 巨口細鱗, 狀似松江之鱸, 顧安所得酒乎?《蘇軾: 後赤壁賦》
○ 오늘 해 질 무렵에, 그물로 고기를 잡았는데, 입이 크고 비늘이 가는 것이, 꼭 송강의 농어같이 생겼소. 그런데, 술은 어디서 얻을까?
¶至于梁陳間, 率不過嘲風雪, 弄花草而耳. 噫! 風雪花草之物,《三百篇》中豈舍之乎? 顧所用何如耳. 《白居易: 與元九書》
○ 양조와 진조에 이르러, 오로지 풍설과 화초만을 희롱하였으니, 아! 《詩經》의 작가들은 어찌 이 풍설 화초 따위를 말하지 않았을까? 단지 이것들을 어찌 묘사하고 있는지 바라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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