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의 허사

한문의 허사(虛詞) 者

耽古樓主 2022. 12. 27. 02:27
한문의 허사(虛詞) 者
者는 고서 중에 자주 보이는 허사로서 용법 또한 다양하다.
者의 허사적 용법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네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 助詞로서 형용사나 동사 또는 형용사구나 동사구 뒤에 쓰여 그러한 성질을 가지고 있거나 동작을 하는 사람이나 사물을 가리킨다.

예를 들면, 大者[큰 것] 小者[작은 것]와 같이 區別詞 뒤에 붙어서 그 말을 명사화하며,
可食者[먹을 수 있는 것] 樂天者[낙천주의자]와 같이 陳述詞 構造 뒤에 붙어서 그 말을 명사화한다.

2. 역시 助詞로서,

古者[옛날에] 昔者[옛날에] 今者[현재] 등과 같이
副詞 뒤에, 특히 시간부사 뒤에 붙어서 아무런 의미 없이 誦讀상 한 음절을 추가하거나 副詞語에 강세를 추가하는 역할을 한다.

3. 者자가 之자의 의미로 쓰이는 용법인데, 이러한 용법은 상고시대에도 흔히 쓰이는 용법은 아니었으며, 후대에 이르러 극히 드물게 보인다. 이 용법도 이해하는 데에는 별로 어렵지 않다.

4. 語氣詞적 용법인데, 이 용법은 비교적 복잡하지만 특징적이어서, 也자나 焉자 등에 비하여 이해하기에 그다지 어렵지 않다.

 

(1) 는 助詞로서
① 상태를 나타내는 말(區別詞또는
② 진술하는 말(陳述詞)과 결합하여 현대 중국어에 있어서의 ”[하는 사람하는 것]와 같은 의미로 쓰인다.

仁者安仁, 知者利仁. 《論語 里仁》

○ 어진 사람은 인을 편안하게 여기고, 지혜로운 사람은 인을 이롭게 여긴다.

 

¶ 若至力農畜 工虞商賈 爲權利以成富, 大者傾郡, 中者傾縣, 下者傾鄕里者, 不可勝數. 《史記 貨殖列傳》

○ 농사 목축 공장 벌목 행상 상업에 종사하면서, 임기응변으로 처세하여 이익을 올림으로써 부를 이룩한 사람들 가운데는, 크게는 1군을 압도하는 사람이 있고, 중간으로는 1현을 압도하는 사람이 있고, 하로는 향리를 압도하는 사람도 있으니, 일일이 다 들 수는 없다.

 

상기 예문에서 상태를 나타내는 말밑에 붙어서 그 말을 명사화하고 있으며, 또한 史記인용문의 傾鄕里者은 그 위의 大者 다음의 모든 를 이어받고, 나아가 몇 개의 단구를 결합하여 명사어화하는 한편 不可勝數[일일이 다 들 수 없다]”라는 구절의 주어가 되고 있다.

 

¶ 不有居者, 誰守社稷?

不有行者, 誰扞牧圉? 《左傳 僖公28年》

○ 나라 안에 남아 있는 자가 없었더라면, 누가 나라를 지켰을 것인가?

또 임금을 따라 국외로 떠돌아다닌 자가 없었다면, 누가 임금님의 마소를 호위했을 것인가?

 

¶ 是故知命者, 不立乎巖墻之下. 《孟子 盡心上》

○ 그러므로 천명을 아는 사람은 위험한 장벽 밑에 서지 않는다.

 

¶ 夫爲天下者, 亦奚以異乎牧馬者哉? 亦去其害馬者而已矣. 《莊子 徐無鬼篇》

○ 천하를 다스리는 일이, 어찌 말(馬)을 치는 일과 다르겠습니까? 그저 말을 해치는 것을 없애주면 될 뿐입니다.

 

상기 예문에서 助詞로서, 형용사나 동사 또는 형용사구나 동사구 뒤에 와서, 그 본래의 진술하는 말(陳述詞)’이나 상태를 나타내는 말(區別詞)’의 성질을 변화시켜서 명사화하는 문법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사람을 지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말을 해치는 모든 사물을 지칭하는 害馬者와 같이 사물을 지칭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구조의 자 구조는 문장 안에서 冠形語(定語)가 된다. 이러한 에 대한 관형어가 길어지는 경우, 그 관형어는 현대 중국어에 있어서와 마찬가지로 꾸밈을 받는 명사나 명사어의 앞에 놓는다.

古文에 있어서는 誦讀을 중요시했기 때문에, 만약 송독시 순조롭지 못한 경우에는 꾸밈을 받는 實體詞語(즉 명사나 명사어를 말한다)의 뒤에 冠形語를 두고 를 붙여준다. 현대어로 번역을 할 때도 이러한 예를 따른다.

 

¶ 晉悼夫人食輿人之城杞者. 《左傳 襄公30年》

○ 진나라 도공의 부인이 기나라에 성을 쌓는 사람들에게 식사를 대접했다.

 

¶ 伯有死於羊肆, 子産襚之, 枕之股而哭之, 斂而殯諸伯有之臣在市側者. 《左傳 襄公30年》

○ 이윽고 백유가 양을 매매하는 시장에서 죽었다. 자산은 백유의 시체에 수의를 입히고, 그 시체를 자기 팔에다 누이고 곡을 하고서, 염을 마친 다음에 백유의 신하로서 시장 가까이 사는 사람의 집에다가 안치했다.

 

¶ 於是盡滅春申君之家, 而李園女弟初幸春申君有身, 而入之王所生子者, 遂立爲楚幽王也. 《戰國策 楚策》

○ 이리하여 춘신군의 전가족은 이원에게 죽임을 당했고, 처음에 춘신군의 사랑을 받아 회임한 후 다시 고열왕에게 보내진 이원의 누이동생의 아들로 태어난 자는 태자로서 초나라 왕위를 물려받게 되니 이 이가 바로 楚幽王이다.

 

¶ 請益其車騎壯士可爲足下輔翼者.

○ 거마 장정 등 그대를 도울 자들을 준비하겠습니다.

 

(2) 은 자로 쓰인다.

☞① 助詞로서 현대 중국어의 에 상당하고,

代名詞로서 목적어가 된다. 이러한 용법은 오직 詩經에서만 보인다.

 

① 者가 조사가 되는 예문

¶ 蜎蜎者蠋. 《詩經 豳風 東山》

○ 꿈틀거리는 것은 뽕나무벌레.

 

¶ 裳裳者華, 其叶湑兮. 《詩經 小雅 裳裳者華》

○ 아름다운 꽃이여, 그 잎이 무성하다!

 

② 者자가 목적어가 되는 예문. 선인들이 말하는 “압운(押韻)”이란 것이 이것이다.

¶ 其釣維何? 維魴及鱮. 維魴及鱮, 薄言觀者.

○ 낚시해서 무엇을 하려는가? 방어와 연어. 방어와 연어, 어서 가서 구경해 보리라.

 

¶ 駉駉牡馬, 在坰之野, 薄言駉者. 《詩經 魯頌 駉》

○ 살찌고 커다란 숫말, 아득한 들판에서 논다, 살찌고 큰 말은.

 

(3) 는 助詞로서 일반적으로 시간부사 뒤에 쓴다의미가 없다.

今者不樂, 逝者其耋. 《詩經 秦風 車鄰》

○ 지금 즐기지 못하면, 세월은 흘러 어느덧 늙어버리네.

 

¶ 昔者子貢問於孔子曰. 《孟子 公孫丑上》

○ 옛날에 자공이 공자님께 물어 말하기를.

 

¶ 不念昔者. 《詩經 邶風 谷風》

○ 옛날 일은 생각지도 않네.

 

(4) 는 語氣詞로서 문장의 중간이나 끝에 쓰여, ‘잠시 쉬어감을 나타낸다어기를 부드럽게 한다.

판단문의 주어 뒤에 쓰여, 주어 밑에 자를 써서 일단 주의를 환기시키고, 술어는 자로 종결짓는다. “AB의 형태로 “AB이다를 뜻한다. 별도의 系詞가 필요 없다.

¶ 童寄者, 郴州蕘牧兒也. 《柳宗元: 童區寄傳》

○ 이름이 寄기라고 하는 소년은 침주지방의 나뭇군 겸 목동이다.

 

¶ 楚左尹項伯者, 項羽季父也. 《史記 項羽本紀》

○ 초나라의 좌윤 항백은 항우의 계부이다.

 

서술문 혹은 묘사문의 주어 뒤에 쓰여, 그 주어가 앞에서 언급된 적이 없었음을 나타내거나 갑자기 출현했음을 나타낸다. 때로는 주어 앞에 를 넣어서 해석하는 것이 좋을 수 있다.

 

¶ 北山愚公者, 年且九十. 《列子 湯問》

○ 북산의 우공은 나이가 구십 살이 되었다.

 

¶ 呂公者, 好相人 《史記 高祖本紀》

○ 여공은 관상 보기를 좋아했다.

 

¶ 有蔣氏者, 專其利三歲矣. 《柳宗元: 捕蛇者说》

○ 장씨라는 이가 있었는데, 그 이익을 독점한 지가 3대가 되었다.

 

¶ 楚之南有冥靈者, 以五百歲爲春, 五百歲爲秋. 上古有大椿者, 以八千歲爲春, 八千歲爲秋. 《莊子 逍遙游篇》

○ 초나라 남쪽에 있는 명령이란 나무는, 5백년을 봄으로 삼고, 5백년을 가을로 삼으며, 상고의 대춘이란 나무는 8천년을 봄으로, 삼고 8천년을 가을로 삼는다.

 

복합문에서, 상구에서는 원인이 되는 현상이나 사실을 말한 다음 뒤에 자를 붙여놓고, 하구에서는 이에 대한 해석을 가한 다음 자로 마치는 용법으로 쓰인다.

 

¶ 漢王所以具知天下厄塞, 戶口多少强弱之處, 民所疾苦者, 以何具得秦圖書也. 《史記 蕭相國世家》

○ 한왕이 후에 천하의 험한 관새(關塞), 호구(戶口)의 많고 적음과 강약, 백성들이 당하고 있는 질고의 내용 등을 상세하게 알고 있었던 것은, 모두 ‘소하’가 챙긴 전적(典籍)과 문헌에 의한 것이다.

 

¶ 蒙恬爲秦將, 北逐戎人, 開楡中地數千里, 竟斬陽周. 何者? 功多, 秦不能盡封, 因以法誅之. 《史記 項羽本紀》

○ 몽념은 진나라의 대장으로서, 흉노를 북쪽 지방으로 몰아내고, 유중 땅 수천리를 개척했으나, 결국 양주에서 자살을 명받고 자결했다. 왜 그랬을까? 공로가 많았지만, 진나라는 그 공에 해당하는 봉토를 봉해주지 못했다. 이로 인하여 법을 빌려 그를 죽였다.

 

¶ 人君無智愚賢不肖, 莫不欲求忠以自爲, 擧賢以自佐. 然亡國破家相隨屬, 而聖君治國累世而不見者, 其所謂忠者不忠, 而所謂賢者不賢也. 《史記 屈原列傳》

○ 군주가 된 자는 자신이 어리석든 지혜롭든 현명하든 불초하든 간에, 충신을 구하여 자기에게 도움이 되게 하고, 현명한 이를 구하여 보좌로 삼지 않는 이가 없다. 그러나 나라와 집안을 망치는 일이 계속해서 생겨나는데도, 성군과 태평성대가 몇 세대가 지나도록 나타나지 않은 것은, 이른바 충신한 사람이 충신하지 않고 이른바 현명한 사람이 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5) 는 語氣詞로 쓰여 의문반문의 뜻을 가진다이 경우 반드시 의문사가 따로 있다.

이때 은 번역하지 않거나 기타의 의문어기사로 해석한다.

 

飄風不終朝, 驟雨不終日. 孰爲此者? 天地. 《老子 23章》

○ 회오리바람은 아침 내내 불지 않고, 소나기는 종일토록 내리지는 않는다.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천지가 하는 일이다.

 

¶ 仲卿! 京師尊貴在朝廷人, 谁逾仲卿者? 《漢書 王章傳》

○ “중경님! 도읍에는 높고 귀한 분들이 조정에 있지만, 누가 당신보다 낫겠습니까?”

 

¶ 惠公夷吾元年, 使丕鄭謝秦曰: “始夷吾以河西地許君, 今幸得人立. 大臣曰: ‘地者, 先君之地; 君亡在外, 何以得擅許秦者’” 《史記 晉世家》

○ 진혜공 원년, ‘비정’을 진나라에 보내어 사과의 말을 전했다. “처음에 ‘이오’가 하서 지방을 군왕에게 드리기로 하여 이제 다행히 환국하여 왕위에 올랐소이다. 대신들이 말하기를 ‘토지는 선군의 토지인데 주군께서 국외로 도주하셨다가 무엇을 믿고 마음대로 진나라에게 허락하셨습니까?’”

 

(6) 는 助詞로서구절의 끝에 쓰여, “추측” “형세” “비교를 나타낸다. “처럼” “와 같다등으로 해석한다.

夫子爲弗聞也者而過之. 《禮記 檀弓下》

○ 공자님께서는 짐짓 못들은 것처럼 하시고 그를 지나치셨다.

 

¶ 陽虎僞不見冉猛者. 《左傳 定公8年》

○ 양호는 거짓으로 염맹을 보지 않은 것처럼 했다.

 

¶ 且年未五十而諄諄焉如八九十者. 《左傳 襄公31年》

○ 게다가 나이가 50이 안 됐는데도, 한 말을 되풀이하는 것이 마치 8,90세인 것과 같았다.

 

¶ 吾視郭解, 狀貌不及中人, 言語不足采者. 《史記 游俠列傳》

○ 나는 곽해를 봤는데, 용모도 중간에도 미치지 못하고, 말도 취할 만한 가치가 없는 사람인 것 같았다.

 

¶ 公曰: “周其弊乎?” 對曰: “殆於必弊者.” 《國語 鄭語》

○ 공이 말했다: “주나라 왕실은 장래 쇠미해질 것인가?” 답했다: “거의 반드시 쇠미해질 것 같습니다.”

 

(7) 은 語氣詞로서 복합문의 上分句에 쓰여 가설을 나타낸다이 는 현대 중국어로 옮기기가 어렵다부득이 가설접속사를 사용할 수 있다. “만약한다면으로 해석한다.

範蠡乃擊鼓進兵, 曰: “王已屬政於執事, 使者去! 不者, 且得罪.” 《史記 越世家》

○ 이에 범려는 북을 쳐 병사를 진격시키며 말했다: “왕께서는 이미 나에게 소임을 맡기셨으니, 사자는 가시오. 만약 가지 않으면 그대에게 죄를 묻겠소.”

 

¶ 吾奢有二子, 不殺者, 爲楚國患. 《史記 楚世家》

○ 오사에게는 아들이 둘 있는데, 만약 이들을 죽이지 않으면, 초나라에 화근이 될 것이오.

 

¶ 皇太后詔: “必不來者, 宜罷朝.” 《晉書 蔡謨傳》

○ 황태후가 조서를 내려 말했다: “만약 반드시 오지 않는다면, 조회를 파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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