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의 허사

한문의 허사(虛詞) 乃

耽古樓主 2022. 12. 2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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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의 허사(虛詞) 乃
無乃
毋乃
乃纔

“乃” “迺”의 2개 글자는 金文에 보이는데, 일반적으로 대명사로서는 “乃”자를 쓰고, 접속사로서는 “迺”자를 쓴다고 하지만, 그 구별이 쉽지 않아서 대체로 혼용되었으며, 후대에 이르러 점차 구분이 없어졌고, 이제는 글자 모양만 다를 뿐 뜻과 용법에 구별이 없다.



(1) 는 대명사로서 그대의라는 뜻으로 쓰인다.


¶ 命我衆人, 庤乃錢鎛, 奄觀銍艾. 《詩經 周頌 臣工》
○ 우리 백성에게 명하시어, 그대들의 가래와 호미로 일하게 하시니, 곧 수확하게 되리로다.

¶ 必欲烹乃翁, 幸分我一杯羹. 《漢書 項羽傳》
○ 꼭 너의 늙은 아비를 삶으려거든, 나에게도 국 한 그릇을 나누어 주기 바란다.

는 고대 군주가 신하들을 칭찬하고 고무 격려할 때 그대의” “그대들의라는 이인칭 대명사로 비교적 많이 쓰였다.
다만 고서 중에는 가끔 그대라는 뜻으로도 쓰였다.

¶ 朕心朕德, 惟乃知. 《書經 康誥》
○ 짐의 마음, 짐의 덕은 오직 그대만이 알 터이다.

¶ 過此以往, 非迺所知. 《漢書 張良、陳平、王陵、周勃傳贊》
○ 이것 이후부터는, 그대들이 알고 있는 바가 아니다.

¶ 今欲發之, 乃能從我乎? 《漢書 翟義傳》
○ 지금 출병하고자 하는데, 그대는 나를 따를 수 있겠는가?

은 목적어로는 쓰이지 않는다.

(2) 는 부사로서 이와 같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 子産蹴然改容更貌 曰: “子無乃稱!” 《莊子 德充符篇》
○ 자산이 얼굴색을 고치면서 말하기를: “자네는 이렇게 말하지 마시게!”

¶ 謝車騎問謝公: “眞長性至峭, 何足乃重!” 《世說新語 賞譽篇》
○ 謝車騎가 사공에게 물었다: “ 진장은 성격이 너무 날카롭습니다. 어찌 족히 이와 같이 중하게 쓰일 인물이겠습니까?”

(3) 는 앞뒤 상황이 상반됨을 나타낸다보다는 의미가 약하다. “도리어” “오히려


¶ 不見子都, 乃見狂且. … 不見子充, 乃見狡童. 《詩經 鄭風 山有扶蘇》
○ 미남은 보이지 않고, 오히려 미친 사람만 보네. … 건실한 남자는 보이지 않고, 오히려 교활한 사람만 보네.

¶ 當改過自新, 乃益驕溢. 《史記 吳王濞列傳》
○ 마땅히 잘못을 뉘우쳐 스스로 새로워져야 하거늘, 오히려 교만을 더하여 넘치는구나.

¶ 朕日一食者累月, 迺何樂之聽? 《漢書 車千秋傳 漢武帝報書》
○ 짐이 매일 한 끼씩만 먹은 지가 수개월인데, 오히려 무슨 음악을 들으라는 것이냐?

(4) 는 어떤 상황이 뜻밖에 발생함을 나타낸다. “뜻밖에” “의외로


¶ 止主人舍, 而所駕之驢忽然半僵, 蛆蟲流出. 主人遽白之. 子訓曰: “乃爾乎!” 《後漢書 方求薊子訓傳》
○ 주인의 집에 거했는데, 수레를 끄는 나귀가 갑자기 쓰러져, 벌레가 기어 나왔다. 주인이 바로 알려왔다. 자훈이 말했다: “아니 이럴 수가!”

¶ 臣不意永昌風俗敦直乃爾. 《三國志 蜀志 呂凱傳》
○ 신은 영창군의 인심이 뜻밖에도 이토록 충직하고 돈후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5) 는 ” “바로” “그리하여의 뜻으로 쓰인다부사 또는 접속사가 된다.


¶ 將立州吁, 乃定之矣. 若猶未也, 階之爲禍. 《左傳 隱公3年》
○ 장차 州吁를 태자로 봉하고자 하시면, 곧 정하십시오. 만일 여전히 그대로 두면, 그것을 계기로 해서 화를 만들어 내게 될 것입니다.

¶ 椒也知政, 乃速行矣, 無及於難! 《左傳 宣公4年》
○ 투초가 정치를 맡게 되면, 재빨리 그를 떠나가서, 재난에 걸리지 않도록 하라.

이상 예문은 부사로 쓰인 예문이다. 다음 두 개의 예문은 접속사로 쓰인 예문이다.

¶ 以爲諸侯莫足游者, 乃西入關. 《史記 主父偃列傳》
○ 제후 중에는 유세할 만한 자가 없다고 생각한 주보언은, 이에 서쪽으로 가서 함곡관으로 들어갔다.

¶ 士大夫多以不恤國事, 同俗自媚于衆爲善, 上乃欲變此. 《王安石: 答司馬諫議書》
○ 사대부들은 대부분 국가 정사를 마음에 두지 않고, 대중의 취향에 따라 일시적인 기분에 영합했다. 이에 황제는 이러한 풍조를 개변하고자 했다.

(6) 는 부사로서 단지” “겨우의 뜻으로 쓰인다. 또한 乃纔로 연용되기도 한다.


¶ 天下勝者衆矣, 而霸者乃五. 《呂氏春秋 義賞篇》
○ 천하에 승자는 많지만, 패자는 단지 5명이다.

¶ 自古有戰, 非乃今也. 《潛夫論 邊議篇》
○ 자고로 전쟁이 있어 왔고, 단지 지금만이 아니다.

¶ 長沙乃纔二萬五千戶. 《賈子 藩彊篇》
○ 장사왕의 관할구는 겨우 2만 5천호에 불과했다.

(7) 는 어떤 행위가 일정한 조건을 갖춘 후에야 비로소 발생하는 것을 나타낸다. “” “비로소


¶ 侯生視公子色終不變, 乃謝客就車. 《史記 信陵君列傳》
○ 후생은 공자 신릉군의 안색이 끝까지 변하지 않는 것을 보고, 비로소 손님과 작별하고 수레에 올랐다.

¶ 先生所爲文始市義者, 乃今日見之. 《戰國策 齊策》
○ 선생께서 나 전문을 위해 義를 사는 것을, 오늘에야 비로소 보았습니다.

은 여기에서 더욱 引申되어 ” “바로의 의미를 갖는다.

¶ 古之王者, 太子乃生, 固擧之以禮. 《大戴禮 保傳篇》
○ 고대의 제왕들은, 태자가 막 태어나면, 바로 예에 접하여 생활하게 했다.

¶ 故太子迺生而見正事, 聞正言, 行正道. 《漢書 賈誼傳》
○ 그러므로 태자는 막 태어나서부터, 정도에 맞는 일만 보고, 정도에 맞는 말만 듣고, 정도에 맞는 일만 행했다.

(8) 는 부사로서 각종의 다른 뜻으로 쓰이기 때문에판단문 중에서 부사 겸 연결동사 역할을 하는 는 상하 문의에 따라 각종의 다른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 呂公女乃呂后也. 《史記 高帝本紀》
○ 여공녀가 바로 여후이다.

¶ 樊噲, 帝之故人也, 功多; 且又乃呂后弟呂須之夫. 《史記 陳丞相世家》
○ 번쾌는 한고조의 옛친구로서 공이 많았다. 게다가 또한 바로 여후의 동생 여수의 남편이기도 하다.

¶ 臣非知君, 知君乃蘇君. 《史記 張儀列傳》
○ 그대를 아는 사람은 제가 아닙니다. 그대를 아는 사람은 바로 ‘소진’입니다.

¶ 嬴乃夷門抱關者也. 《史記 信陵君列傳》
○ 나 후영은 겨우 이문의 문지기를 맡은 하급관리에 불과했다.

¶ 諸將皆喜, 人人各自以爲得大將. 至拜大將, 乃韓信也. 《史記 淮陰侯列傳》
○ 여러 장수들이 모두 기뻐하면서, 사람이면 사람마다 각기 자신이 대장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대장이 배수되었는데, 마침내 그는 한신이었다.

(9) 無乃는 반문구에 쓰인다. “毋乃로도 쓰인다. “~이 아니겠습니까?”


¶ 列御寇盖有道之士也, 居君之國而窮, 君無乃爲不好士乎? 《呂氏春秋 觀世篇》
○ 列御寇는 도를 아는 선비인데, 임금님의 나라에 살면서 궁색하다면, 임금님께서 선비를 좋아하지 않는 것이 되지 않겠습니까?

¶ 襄公曰: “先君薨, 尸在堂, 見秦師利因擊之, 無乃非爲人子之道歟?” 《呂氏春秋 悔過篇》
○ 진양공이 말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시신이 아직 본채에 계신데, 진나라 군대를 칠 유리한 기회를 맞았다고 해서 이를 틈타 공격한다면, 자식된 자의 도리가 아니지 않겠습니까?”

¶ 君反其國而有私也, 毋乃不可乎? 《禮記 檀弓下》
○ 군께서 자기 나라에 돌아와 임금이 되었는데, 사사로운 마음이 있다면, 그것은 잘못된 일이 아니겠습니까?

¶ “天則不雨, 而暴人之疾子, 虐, 毋乃不可乎?” “然則吾欲暴巫而奚若?” 曰: “天則不雨, 而望之愚婦人, 於以求之, 毋乃已疏乎?” 《禮記 檀弓下》
○ “하늘이 비를 내리지 않는데 병든 사람을 몹시 학대한다는 것은 잘못된 일이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무당을 학대하는 것은 어떻겠는가?” “하늘이 비를 내리지 않는데 한낱 어리석은 부인에게 바라니, 거기서 비를 찾는 것은 너무도 어리석은 일이 아니겠습니까?”

(10) 는 접속사로서 어떤 일을 서술하다가 다른 일로 전환하는 것을 나타내며, “으로 말하자면” “에 이르러서는으로 해석한다.


¶ 皆古聖人也, 吾未能有行焉; 乃所願, 則學孔子也. 《孟子 公孫丑上》
○ 모두 고대의 성인들로서, 나는 아직 그들과 같이 실천한 바가 없다. 이에 내가 바라는 것은 ‘공자’를 배우는 것이다.

¶ 非獨政能也, 乃其姊亦烈女也. 《史記 刺客列傳》
○ 비단 섭정만이 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니고, 그의 누이도 역시 장렬한 여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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