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고문진보)

6長短句-9邀月亭(요월정)

耽古樓主 2024. 2. 17. 03:37

古文眞寶(고문진보)

요월정(邀月亭)-마존(馬存)

▶ 激月亭 달맞이 정자그 정자가 어디에 있었는지는 알 길이 없다.

 

亭上十分綠醑酒, 盤中一筯黃金鷄.
정자에 좋은 술 충분하고, 쟁반 속엔 한 점 황금닭 안주 있구나.
十分 : 많은 것. 가득한 것.
綠醋酒 : 녹색 빛이 나는 좋은 술.
一筯(일저) : 로도 쓰며 한 젓가락. 여기서는 한 덩어리를 가리킴.

滄溟東角邀姮娥, 氷輪碾上靑琉璃.
푸른 바다 동쪽 모퉁이에서 달을 맞으니, 얼음 바퀴가 돌며 파란 유리 위로 오르는 듯.
滄溟 : 푸른 넓은 바다. 姮娥 : 달에 산다는 선녀 이름. 여기서는 달을 대표함.
氷輪 : 얼음 수레바퀴. 맑은 달을 가리킴.
碾上 : 수레바퀴가 땅에 마찰하면서 굴러 올라오는 것.
靑琉璃 : 파란 유리. 하늘을 가리킴.

天風洒掃浮雲沒, 千巖萬壑瓊瑤窟.
하늘에 부는 바람이 쓸어가서 浮雲도 사라지니, 千巖萬壑이 옥동굴이네.
瓊瑤窟 : 는 옥돌 이름. 옥돌로 만든 땅굴.

桂花飛影入盞來, 傾下胸中照淸骨.
계수나무 꽃 그림자가 잔 속으로 날아들어, 잔 기울여 가슴에 부으면 맑은 뼈를 비추네.
桂花 : 계수나무 꽃. 달에는 계수나무가 있다는 전설이 있다 [酉陽雜姐].

玉免擣藥與誰餐? 且與豪客留朱顔.
옥토끼는 약을 빻아 누구를 먹이려는가? 우리 호걸에게 주면 젊은 얼굴 오래 간직하련만.
玉兎擣藥 : 옥토끼가 약을 빻다.
留朱顔 : 혈기 좋은 얼굴을 머물러 있게 한다. 늙지 않게 하는 것.

朱顔如可留, 恩重如丘山.
젊은 얼굴 간직될 수만 있다면, 그 중한 은혜 산 언덕 같겠지.

為君殺却蝦蟆精, 腰間老劒光芒寒.
그대 위해 두꺼비 요정 죽여버릴까, 허리에 찬 오래된 칼의 光芒이 싸늘하네.
蝦精 : 는 두꺼비. 두꺼비의 月蝕을 일으킨다는 전설이 있다[事文類聚前集 月部].
光芒寒 : 칼날 빛이 싸늘하다. 칼날이 예리하게 빛남을 형용한 말.

擧酒勸明月, 聽我歌聲發.
술잔 들어 밝은 달에게 권하노니, 내 노랫소리 일거든 잘 들어다오

照見古人多少愁, 更與今人照離別.
옛사람 온갖 시름 비추어 보고도, 지금 사람의 이별을 비추고 있네.

我曹自是高陽徒, 肯學群兒嘆圓缺?
우리는 高陽徒라 자처하거늘, 아이들처럼 달이 찼다 기움을 탄식하려 하겠는가?
我曹 : 우리.
高陽徒 : 高陽河南省의 옛 고을 이름. 그곳엔 호방한 술꾼들이 많아서 굉장한 술꾼을 가리키는 말로 쓰임〔《史記酈食其傳].
肯學 : 배우려 들겠는가? 흉내내려 하겠는가?

 

 

 해설


달 아래 술 마시는 청일한 흥취를 노래한 시李白의 〈把酒問月〉을 생각하게 하는데 작가인 馬存(? ~1096)은 스스로 이백을 매우 흠모하던 사람이었다馬存 〈燕思亭〉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