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고(擬古)-도연명(陶淵明)
▶ 擬古(의고) : 《陶靖節集》 권4에 있는 <擬古詩> 9수 중의 제5수. 의고란 古詩를 모방했다는 뜻.
東方有一士, 被服常不完.
동방에 한 선비가 있으니, 입은 옷은 언제나 남루하다.
▶ 不完(불완) : 온전치 못하다. 곧 찢어지고 해지고 하였다는 뜻.
三旬九遇食, 十年著一冠.
한 달에 아홉 끼니가 고작이고, 10년을 冠 하나로 지내었다.
▶ 旬(순) : 열흘․ 三旬九食은 30일에 아홉 끼니 먹는 것. 곧 사흘에 한 끼니도 제대로 못 먹음.
▶ 著一冠(착일관) : 한 개의 관만을 써왔다.
辛苦無此比, 常有好容顏.
고생됨 이에 짝이 없으련만, 언제고 좋은 얼굴이더라.
▶ 辛苦(신고) : 매우 고생되는 것. 《도정절집》엔 苦가 勤으로 되어 있다.
▶ 無此此(무차비) : 이에 비길 것이 없다. 이에 더한 것이 없다.
▶ 好容顏(호용안) : 좋은 얼굴. 기분 좋은 얼굴.
我欲觀其人, 晨去越河關.
내 그분을 보고자 하여, 아침에 강나루 건너갔었네.
▶ 晨(신) : 아침.
▶ 河關(하관) : 黃河의 關所. 관소는 나루터에 있었을 것이니 '越河關은 황하 나루를 건너갔다는 뜻. 河는 본시 黃河의 뜻이나 큰 강으로 보아도 좋다.
靑松夾路生, 白雲宿簷端.
푸른 소나무는 길을 끼고 우거졌고, 흰 구름은 처마끝에 걸려 있더라.
▶ 宿簷端(숙첨단) : 처마끝에 머물러 있다. 산속의 아침이라 구름이 나직이 떠 있는 것이다.
知我故來意, 取琴為我彈.
내 일부러 온 뜻을 알고, 금(琴)을 가지고 날 위해 타누나.
上絃驚別鶴,下絃操孤鸞.
윗줄에선 別鶴 곡이 퉁겨나더니, 아랫줄에선 孤鸞 곡을 타내네.
▶ 上絃(상현) : 윗줄, 고음을 내는 줄.
▶ 驚別鶴(경별학) : 別鶴은 琴曲의 이름. 《古今注》 음악 제3에 의하면 別鶴操는 商陵의 牧子가 만든 것이라 한다. 驚은 놀란 듯 음이 갑자기 퉁겨져 나옴을 말한다.
▶ 操(조) : 琴을 연주하는 것.
▶ 孤鸞(고란) : 琴曲의 이름.
願留就君住, 從今至歲寒.
바라건대 여기 남아 그대와 함께, 지금부터 늙기까지 살고 싶네.
▶ 歲寒(세한) : 본시는 한 해가 다 감을 뜻하나, 여기에서는 자기가 늙음에 비유한 것이다.
해설
東方에 남루한 옷을 입고 사흘에 한 끼니도 못 먹는 사람이 있는데, 그의 얼굴을 보면 언제나 유쾌하고 밝단다. 그래서 도연명은 松林 사잇길로 그 사람을 찾아갔다. 그 사람은 연명을 손으로 맞아 琴을 타주었을 뿐인데, 연명은 평생을 그의 곁에서 살고 싶다고 말한다.
蘇東坡는 이 시에 나오는 '東方의 한 선비'란 바로 작자 자신의 化身이라 보았는데 [題跋] 동감이다. 동방의 一士를 빌어 超俗한 인간의 본연을 되찾으려 함이 이 시의 本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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