成化間 有淳安程氏者治河于濟 濟南 多名士 彬彬有伏生之遺風焉.
成化 년간에 淳安程氏라는 분이 황하지방을 濟南에서 다스렸는데, 濟南에는 명사들이 많아 찬란하게 伏生의 遺風이 있었다.
▶ 伏生: 秦末·漢初의 學者인 伏勝으로 秦나라에서 詩·書를 불태우자, 딸에게 《書經》을 암송시켜 今文尙書를 전하게 하였다.
因與其徒 日講小學 辨質訂正 爲註疏六卷 以畀東使之聘上國者 東人始得欣覩焉.
그로 인하여 그 門徒와 날마다 《小學》을 강론하여 변론하고 질정하여 註疏 6권을 만들어, 東國의 사신으로 중국에 聘問갔던 자에게 주니, 東國 사람들은 비로소 기쁘게 읽었다.
▶ 東使之聘上國者 : 東使는 東國〔朝鮮〕의 사신이란 뜻으로 濯纓 金馹孫을 가리키며, 上國은 明나라를 높여 부른 것으로, 濯纓의 舊遊賦 序에 말하였다.
“내가 지난해 京師에 갔더니 員外郞 程愈가 자신이 지은 《集註小學》을 주었으므로 나는 가지고 와서 곧 간행했다.”
其後 何吳陳氏之說 稍稍出海外 而學士局於井觀 猶守株先入 崇信程說.
그 후 何氏·吳氏·陳氏의 해설이 조금씩 해외로 나왔지만, 배우는 선비들은 우물 안 소견에 국한되어 아직도 先入見을 지켜 程氏의 해설을 崇信한다.
▶ 局於井觀 猶守株先入: 井觀은 坐井觀天의 줄임말이며 守株는 守株待兎의 줄임말로, 모두 안목이 좁고 어리석음을 비유하는 말이다.
殊不知諸家語有短長 理或抹摋 余嘗病之 妄欲參校會趣 以便考閱.
諸家의 말에 장단점이 있으며 이치가 혹 말살되었음을 전혀 알지 못하니, 나는 일찍이 이것을 병으로 여기고, 망령되이 참고하여 교열하고 뜻을 모아 상고하여 봄에 편리하게 만들고자 하였다.
一日 金鐵原長生 見訪 因語及之 金言栗谷已先宰割 子何重勞 遂以其所藏一帙見示.
하루는 金鐵原 長生이 방문하였으매 인하여 이것을 언급하였더니, 金鐵原이 말하기를 “栗谷께서 이미 먼저 宰割하셨는데, 그대가 무엇 때문에 거듭 수고하려는가?”라고 하고는 그가 소장하던 한 帙을 보여주었다.
▶金鐵原長生 : 당시 沙溪 金長生이 鐵原府使로 있었으므로 이렇게 칭한 것이다.
余甲管曰
不亦善乎 儘師逸而功倍矣.
나는 붓을 놓고 말하였다.
“좋지 않은가? 참으로 선생은 편안하면서도 공효는 배이다.”
▶ 甲管 : 甲은 匣과 통하며, 管은 붓대로, 붓을 붓통에 넣어둠을 이른다.
▶ 師逸而功倍 : 《禮記》〈學記〉 ‘善學者師逸而功倍 不善學者師勞而功半’이라고 보인다.
因續史纂入梓 以壽其傳.
《續史纂》의 인쇄를 인하여 그 전함을 오래도록 하였다.
都提調 推忠奮義平難忠勤貞亮竭誠效節協策扈聖功臣 大匡輔國崇祿大夫 議政府左議政 兼領經筵事 監春秋館事 世子傅 鰲城府院君 李恒福 謹跋
都提調 推忠奮義平難忠勤貞亮竭誠效節協策扈聖功臣 大匡輔國崇祿大夫 議政府左議政兼領經筵事 監春秋館事 世子傅 鰲城府院君 李恒福이 삼가 跋文을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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