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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穡의 시 9수 본문

漢詩와 漢文

李穡의 시 9수

耽古樓主 2025. 2. 12. 00:10

李穡의 시 9수

 

1.有感

非詩能窮人 窮者詩乃工.
我道異今世 苦意搜鴻濛.

시가 사람을 궁하게 할 수 없고, 궁한 이의 시가 좋은 법이다.

내 가는 길 지금 세상과 맞지 않으니, 괴로이 광막한 벌판을 찾아 헤맨다.

▷鴻濛: ①하늘과 땅이 아직 갈리지 아니한 혼돈 상태. ② 천지자연의 元氣.

 

氷雪砭肌骨 歡然心自融.
始信古人語 秀句在羈窮.

얼음 눈이 살과 뼈를 에이듯 해도, 기꺼워 마음만은 평화로웠지.

옛사람의 말을 이제야 믿겠네, 빼어난 시귀는 떠돌이 窮人에게 있다던 그 말.

▷砭(폄):돌침. 찌르다.

▷融: 녹다. 和하다

 

출전

 

 『牧隱詩藁』 卷之八

 

 해설

 

‘非詩能窮人 窮者詩乃工’은 蘇東坡의「승혜근초파승직(僧惠勤初罷僧職)」에서 그대로 딴 것이다.

古人語란 歐陽修가 「薛簡肅公文集序」에서 말한 “窮者之言, 易工也.”를 가리킨다.

 

2. 觀物

大哉觀物處 因勢自相形.
白水深成黑 黃山遠送靑.

크도다 사물을 바라보는 곳, 형세로 인하여 꼴 지어지네.

흰 물도 깊으면 검게 변하고, 황산도 멀리 보면 푸르게 보이네.

 

位高威自重 室陋德彌馨.
老牧忘言久 苔痕滿小庭.

지위가 높고 보니 위엄 무겁고, 누추해도 덕은 더욱 향기로워라.

늙은 몸 말 잊은 지 이미 오래니, 이끼 자욱 작은 뜰에 가득하도다.

 

3. 讀書

讀書如遊山 深淺皆自得.
淸風來徐寥 飛雹動陰黑.

독서란 산에 오르는 것 같아, 깊고 옅음이 모두 自得함에 달려 있네.

맑은 바람은 천천히 하늘에서 불어오고, 나는 우박은 어두운 곳에서 내려오네.

 

玄虯蟠重淵 丹鳳翔八極.
精微十六字 的的在胸臆.

검은 교룡은 깊은 못에 서려 있고, 붉은 봉황은 하늘로 날아오르네.

精微한 열여섯 글자, 분명하게 가슴에 간직하네.

 

輔以五車書 博約見天則.
王風久蕭索 大道翳荊棘.

다섯 수레의 책 읽어서 돕고, 博約하여 하늘의 법칙을 안다네.

옳은 기풍 오래도록 쓸쓸하고, 큰길은 가시나무에 가려있네.

▷博約(박약): =博文約禮. 문헌을 통해 널리 익히고 이미 익힌 것을 다시 예로써 요약한다는 뜻으로, ‘광범한 지식과 이의 실천적 구현’의 유교용어

▷蕭索(소삭): 쓸쓸함.

▷王風: 周幽王이 포학하여 제위를 잃고, 晉文公과 鄭武公이 평왕을 옹립한다. 平王 재위 50년에 춘추시대가 시작되고, 평왕・桓王・莊王의 3대 10편의 詩를 왕풍이라 한다.

 

誰知蓬窓底 掩卷長太息.

뉘 알랴, 蓬窓 아래에서, 책을 덮고 길이 탄식하는 것을.

 

 

4. 晨興卽事

湯沸風爐鵲噪簷(탕비풍로작조첨) 老妻盥櫛試梅鹽(로처관즐시매염).
日高三丈紬衾暖(일고삼장주금난) 一片乾坤屬黑甛(일편건곤속흑첨).

風爐에는 국 끓고 처마 끝에 까치 울고, 치장 끝낸 아내는 국물 간을 맞추네.

아침 해 높이 떠도 명주 이불 따뜻해, 세상일 나 몰라라 잠이나 더 자자

▷噪(조): 떠들썩하다

▷簷(첨): 처마

▷梅鹽(매염): 신맛과 짠맛. 간을 맞추다.

▷甛(첨): 달다. 곤히 자다.

▷黑甛(흑첨): 단잠. 소동파는 ‘광주를 떠나며[發廣州]’라는 시에서 “석 잔 술을 부드럽게 배불리 마신 후, 한 베개 흑첨의 여유에 드네[三杯軟飽後 一枕黑甛餘]”라고 읊었다. 그리고 그 시구(詩句)의 말미에 스스로 “잠을 속어로 ‘흑첨(黑甛)’이라고 한다”라는 注도 달았다. 당시에 이미 민간에서 속어로 사용하던 ‘흑첨’이라는 말을 사대부의 고상한 시에 과감하게 빌려 사용함으로써 더욱 멋지고 해학적인 표현을 한 것이다. 소동파 이후 사람들은 흑첨에 ‘고을 향(鄕)’을 덧붙여 ‘흑첨향(黑甛鄕)’이라는 말도 사용하였다. 이는 바로 ‘잠의 마을’, 즉 ‘꿈나라’를 이르는 말이다

 

5. 雪軒鄭相宅靑山白雲圖

山本乎止本乎靜, 雲可以西可以東.
本乎止靜者有體而附地, 可以西東者無心而隨風.
一動一靜將觀物所性, 或靑或白已累吾之瞳.

산은 그침이 본색이고 고요함이 본색인데, 구름이야 동서 어디라도 떠다닌다.

그침과 고요가 본색인 것은 형체가 땅에 붙은 탓이고, 동서로 떠다니는 건 무심히 바람을 따른 탓이다.

움직이고 쉬는 데서 사물의 성격을 보았네만, 푸르기도 하고 희기도 해서 내 눈에 누를 끼쳤도다.

 

 

6. 詠雪

松山蒼翠暮雲黃 飛雪初來已夕陽.
入夜不知晴了未 曉來銀海冷搖光.

송악산 푸르름에 저녁 구름 물들더니, 눈발 흩날리자 이미 해는 저물었네

밤들면 혹시나 이 눈이 그치려나, 새벽 되면 은빛 바다에 차가운 빛 출렁이겠지.

 

7. 浮碧樓

昨過永明寺 暫登浮碧樓.
城空月一片 石老雲千秋.

어제 영명사를 찾아갔다가, 잠시 부벽루에 올랐네.

성은 텅 비고 달 한 조각 떠 있고, 바위는 늙어 천 년 두고 구름이 흐르네.

 

麟馬去不返 天孫何處遊.
長嘯倚風磴 山靑江自流.

麟馬는 떠나간 뒤 돌아올 줄 모르니, 天孫은 어느 곳에서 노니시는가?

바람부는 돌계단에 기대어 긴 휘파람 부니, 산은 푸르고 강은 저절로 흐르네.

 

8. 閑寂詩

夜冷狸奴近 天晴燕子高.
殘年深閉戶 淸曉獨行庭.

밤이 차니 고양이는 가까이 붙고, 하늘이 개니 제비는 높이 나누나.

남은 해 깊이 문 닫아걸고, 맑은 새벽 홀로 뜰을 걸으리 .

 

9. 小雨

細雨濛濛暗小村 餘花點點落空園.
閑居剩得悠然興 有客開門去閉門.

이슬비 부슬부슬 작은 마을은 어두운데, 남은 꽃 점점이 빈 정원에 떨어지네.

한가로이 지내며 느긋한 흥취 넉넉하니, 손님 오면 문 열고 떠나면 문 닫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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