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한문 공부

한문 해석의 팁 2

耽古樓主 2025. 1. 8.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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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 해석의 팁 2

 

 한자를 많이 알아야 합니다.

 

  우선은 한자를 많이 알아야 합니다. 더불어 한자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뜻들을 함께 외워야 합니다. 영어 공부할 때와 똑같습니다. 처음에는 단어 하나에 뜻 하나를 외웁니다. “take” 하면 “잡다”하고 외웁니다. 그런데 “잡다”만 가지고는 해석이 안 됩니다. 사전을 펼쳐보면 ... 해서 여러 가지 뜻이 나옵니다.

   한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得(득)”자도 우리는 “얻을 득” 하고 “얻다”라는 뜻 한 가지만 외우는데, 사전을 찾아보면 다양한 뜻이 나옵니다. 아래는 <네이버 한자사전>에서 뽑은 것입니다.

 

* 동사 :  얻다,  손에 넣다,  만족하다,  고맙게 여기다,  깨닫다,  알다,  분명해지다,  적합하다,  (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이르다,  이루어지다,  만나다,  탐하다, 탐내다,  사로잡다

* 명사 :  덕(德), 덕행(德行)  이득(利得), 이익(利益)

 

   이렇게 다양한 뜻들 가운데서 가장 적합한 것을 찾아야 합니다.

 

 기본 문법을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문장을 해석하는데 있어 단어는 기본입니다. 하지만 단어를 많이 안다고 해서 꼭 해석을 잘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도 학교 다닐 때 영어 단어의 뜻은 다 알겠는데 문장이 해석이 안 되어 난감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문장 구조에 대한 이해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옛 어르신들의 표현을 빌리면 “문리(文理, 문장의 이치)”를 깨우치지 못했던 것입니다. 오늘날로 하면 “문법”입니다. 한문도 언어인 이상 당연히 문법이 있습니다. 어느 언어를 배우든 기본적인 문법은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다행인 것은, 영어에 비하면 한문법은 굉장히 단순합니다. 서양 언어에 흔히 나타나는 격변화나 인칭, 시제 변화도 없고, 접속사도 발달되어 있지 않습니다. 존댓말과 낮춤말도 없습니다. 어형(語形) 변화가 없다보니 외울 것도 별로 없고, 한나절이면 쉽게 익힐 수 있습니다. 굳이 외울 거라면, 영어의 전치사에 해당하는 허사(虛辭)의 용법만 신경 쓰면 됩니다. 초보자의 경우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한문법들 중에 적당한 거 하나 다운 받아서 공부해도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단순하다는 말은 그만큼 해석이 폭이 넓다는 것입니다. 즉, 문법적 제약이 약하기 때문에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고, 어법보다는 문맥에 의지해야할 때가 더 많다는 것을 뜻합니다. 

 

 한문의 여러 특징

 

1. 압축과 생략

 

   한문은 압축과 생략이 굉장히 심한 언어입니다. 웬만하면 다 생략합니다. 앞에 나왔던 것은 물론 설령 나오지 않았다 하더라도 저자의 생각에 읽는 이가 알 수 있겠다 싶은 것은 다 생략입니다. 어떤 때는 주어와 목적어, 접속사도 생략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표현도 압축해버립니다. “하우(夏禹, 하나라의 우왕)”, “상탕(商湯, 상나라의 탕왕)”, “공맹(孔孟, 공자와 맹자)”... 이런 식입니다. 이러다 보니 한문이 어렵게 느껴집니다.

   

압축과 생략이 심하다는 말은 문맥과 배경지식이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해석하다 보면 어떤 말이 생략되었느냐를 찾는 게 관건입니다. 그런데 이게 쉽지 않습니다. 속된 말로 하면, 눈치가 빨라야 하고 머리를 잘 굴려야 합니다. 좋은 말로 하면, 문맥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또한 중국의 역사, 신화, 전설, 철학 등 배경 지식이 탄탄해야 합니다. “공맹” 한 사람인지 두 사람인지 처음 보는 사람이 어떻게 알겠습니까? 

이것은 한문뿐 아니라 어느 언어를 배우든 마찬가지입니다.

 

2. 문장부호의 부재

 

원래 한문은 띄어쓰기나 문장부호(? , . ! “ ” ‘ ’)가 없습니다. 

한문만 그런 게 아니라 대부분의 언어가 원래 없었습니다. 이런 표시들이 생긴 지는 얼마 안 됩니다. 우리말도 고전소설 같은데 보면 아무런 표시 없이 글자만 계속 나옵니다. 요즘은 독자의 편의를 위해 구두법 표시가 있는 텍스트가 나오기 시작했지만 원래는 없습니다.

  

처음에는 구두법 표시가 있는 텍스트로 공부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끊어 읽느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합니다. 

 

3. 단문의 연속

 

   영어는 접속사, 전치사, 관계대명사 등이 발달해서 다양한 복문을 만들어냅니다. 쉽게 말하면, 문장이 복잡해진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한문은 그게 없습니다. 거칠게 말하면, 한문은 단문의 연속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한문은 접속사가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중문인지 복문인지 잘 모릅니다. 단지 중문, 복문으로 해석할 뿐이지만 단문의 연속이라고 생각하시면 거의 맞습니다. 물론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만 많은 경우가 그렇다는 것입니다.

   

관건은 이 단문들을 어떻게 이어주느냐는 것입니다. 답은 없습니다. 해석자의 재량입니다. 문맥에 맞게 연결해주면 되는데, 제 경험상 다음 여섯 가지 중에 하나입니다.

    순접 혹은 역접(and 혹은 but)

    때(when, ~할 때),

    이유(because, as, ~이므로, ~ 때문에)

    조건(if, 만약 ~라면)

    양보(though, ~일지라도)

    동시(~하면서).

 

   “天高馬肥(천고마비)”를 예로 보겠습니다. 

   (1)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 (순접) 혹은 하늘은 높지만 말은 살찐다. (역접)

   (2) 하늘이 높을 때 말은 살찐다. (때)

   (3) 하늘이 높으므로 말이 살찐다. (이유)

   (4) 하늘이 높다면 말이 살찐다. (조건)

   (5) 하늘이 높을지라도 말은 살찐다. (양보)

   (6) 하늘이 높으면서 말은 살찐다. (동시)

 

4. 허사의 중요성

 

   한문 해석의 핵심은 “허사(虛辭)”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만큼 중요합니다. 허사는 단어 사이의 관계는 표현하는 품사인데, 영어의 전치사 쯤 됩니다. 자체 뜻은 없고, 문법적 관계만을 나타내는 글자입니다. 학교 다닐 때 영어 전치사의 용법을 따로 정리해서 외웠듯이, 한문을 하려면 허사의 용법을 외워야 합니다. 나올 때마다 정리해서 익혀두시면 좋습니다.

 

 

한문의 유형(type)

 

   한문을 잘 해석하기 위해서는 한문이 어떤 유형(type) 에 속하는 언어인가를 알아야 합니다.

흔히 한문은 우리말보다는 영어에 더 가깝다고 알고 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우리말과 영어의 중간 쯤 되는데, 이 말은 곧 우리말과 영어의 특징을 다 가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굳이 따진다면 우리말에 조금 더 가깝습니다.

 

1. 대표적인 영어적 특징

 

(1) 영어와 마찬가지로 한문은  문장의 순서가 <주어+동사+목적어> 순으로 나옵니다. 이에 반해, 우리말은  <주어+목적어+동사> 순으로 나옵니다.

 

(2) 한문은 고립어(孤立語)이므로 문장 속에서의 위치가 중요합니다.

      일단 정해진 품사가 없습니다. 영어의 “water”가 명사로는 “물”이지만, 동사로는 “물을 주다”입니다. 마찬가지로 한문에서도 “水(수)”가 명사로는 “물”이지만, 동사로는 “(물을) 적시다, 축이다, 긷다, 푸다”의 뜻입니다.

      한문은 문장 위치에 따라서 성분이 달라지는 언어이기 때문에 위치파악을 잘해야 합니다. 이는 영어도 마찬가지이지만 한문이 더 심합니다.

 

2. 대표적인 우리말적 특징

 

 

 <주제+설명어>

  

☞ 이것은 너무나 중요한 부분입니다. 조금 어렵겠지만 잘 이해하고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영어는 <주어(subject)+술어(predicate)> 유형의 언어입니다. 

반면, 우리말과 한문은 <주제(theme)+설명어(comment)>의 언어입니다. 

이게 뭔 소리냐? 쉽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말과 영어 중에서 한문은 어느 쪽에 더 가까울까요? 문법적으로 보면 우리말보다는 영어에 더 가까운 듯 보입니다. 어순만 보더라도 우리말은 <주어+목적어+서술어>인데, 한문과 영어는 <주어+서술어+목적어>입니다.

   그런데, 한문이 영어 확연히 다른 점이 있습니다. 한 문장에 두 개의 주어가 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문장이 접속사로 이어지지 않는 한 영어는 이것이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우리말과 한문은 가능합니다. 예를 들면 다음 같습니다.

 

   (a) 그녀는 이 파랗다.

   “파랗다”라는 서술어에 “그녀”와 “눈”, 주어가 두 개 나옵니다. 우리말에서는 가능하지만, 영어는 불가능합니다. “She is eyes are blue.” 이런 문장은 없습니다. 제대로 하려면, “She has blue eyes.” 혹은 “Her eyes are blue.”라고 해야 합니다.

   한문을 예를 들겠습니다. <명심보감>의 첫 문장입니다.

 

   (b) 爲善者 報之以福

    해석하면, “선을 행하는 자는 하늘이 복으로써 갚아준다.”는 뜻입니다. 여기서도 한 문장 안에 주어(밑줄 친 부분)가 두 번 나옵니다. 

이것은 우리말과 한문이 영어와 다른 유형의 언어이기 때문입니다.

좀 전문적인 용어를 써서 말하면, 영어는 <주어(subject)+서술어(predicat)>의 언어지만, 우리말과 한문은 <주제(theme)+설명(comment)>의 언어입니다. 즉, 주어+서술어로 따질 수 없는 언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엄밀하게 말하면, “그녀는 눈이 파랗다.” 라는 문장에서, “그녀”는 주어가 아니라 “주제(theme)”입니다. “눈이 파랗다”도 서술어가 아니라 “설명(comment)”입니다.

  

너무 어렵게 설명한 거 같은데, 한 가지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한문은 한 문장에 주어가 두 개 나올 수 있다.”

 

 

(1) 자동사와 타동사의 구분

 

   자동사와 타동사의 구분은 간단합니다. 동사 뒤에 목적어가 있으면 타동사이고, 없으면 자동사입니다. 

자동사일 때는 수동, 피동으로 해석하면 됩니다. 그런데 우리말과 한문은 자동사와 타동사의 용법이 영어만큼 분화되어 있지 않습니다. 즉, 자동사와 타동사를 구별하지 않고 써도 의미가 통한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한문 해석의 팁(1)>에서 나온 문장입니다.

   (a) 어느 언어를 배우든 기본적인 문법은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b) 어느 언어를 배우든 기본적인 문법을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a)에서는 동사(“알고 있다”)가 자동사입니다. 반면, (b)에서는 같은 동사(“알고 있다”)임에도 불구하고 목적어(“기본적인 문법을”)가 나오기 때문에 타동사입니다. 

하지만 우리말로는 자동사든 타동사든 둘 다 가능합니다. 물론 어감(語感)의 차이는 있겠지만, 틀린 문장은 아닙니다.

 

   다음 문장을 보겠습니다.

 

   (c) 景行錄曰, 恩義廣施. 人生何處不相逢, 讐怨莫結. 路逢狹處, 難回避

 

   <명심보감>에서 발췌했는데, 밑줄 친 부분(恩義廣施, 讐怨莫結)을 보겠습니다. 보통 다음과 같이 해석됩니다.

 

  (d) 恩義廣施, 讐怨莫結

  (d') 은의(恩義)를 널리 베풀라. 수원(讐怨)을 맺지 말아라

 

   분명, 한문에서는 “은의(恩義)”와 “수원(讐怨)”은 주어의 위치에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말 해석은 목적어로 합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설명을 목적어가 도치되었다고 합니다. 왜 도치되었을까요? 이유는 없습니다. 그냥 우리말 해석에 맞춘 것입니다. 

 

문장 구조대로 “은의(恩義)” 와 “수원(讐怨)”을 주어로 해석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d'') 은의(恩義)는 널리 베풀고, 수원(讐怨)은 맺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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